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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원의 귀환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 다시, 정원을 말하다
    정원을 공부하겠다고 십여 년 전 정원사의 한 부분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겠다고 나섰을 때, 지도 교수님과 연구실 선배들은 다소 의아해했다(그게 미술사학과 논문이 될 수 있을까?). 회화와 조각, 사진과 건축, 양식사 연구와 작가론이 주를 이루던 학과의 교과 과정 상, 아무리 풍경화를 토대로 한다 하더라도 정원은 생경했기 때문이리라.우여곡절 끝에 졸업을 하고 공부를 계속하려 하자 이번에는 학부부터 조경학과에서 공부한 분이 말문을 흐렸다(재미는 있겠는데… 그게 요새 조경학과에서 다룰영역인가?). 모두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격언이 정원의 역사 공부에서도 반복되었다. 이게 소위 ‘한국적 현실’인가 싶어 외국에서는 어떻게 하나 찾아보아도 정답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원사를 연구한다고 한 뒤 가장 많이 듣게 된, 그리고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은밀한 걱정은 ‘너무 마이너하지 않아’였다. 가뜩이나 공부해서 먹고 사는 장래도 불확실한데, 기왕이면 좀 잘 팔릴 것 같은 게 낫지 않나. 미술사학에서도 조경학에서도 지극히 마이너한 분과로 보이는 정원, 게다가 서양의 정원을 한국에서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염려는 당연했다. 그런데 요 근래에 들어서 이런 걱정이 기우였나 싶을 정도로 정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정원을 만들고, 이야기한다. 공원을 만들자고 외치던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이제 정원을 조성하자고 하고, 시민가드너 양성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정원박람회가 큰 구경거리가 되고, 2013년 조경대전의 공모 주제도 ‘열린 정원’이었으며, 정원문화협회도 발족되었다. 정원잡지만 한 해에 세 개가 창간되었고, 영향력이 큰 포털사이트에도 정원을 주제로 삼은 글이 연재된다. 여기저기 기업에서도 가드닝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논의된다. 해외 가든 쇼에서 수상한 작가가 중앙 매체에서 국가 대표 대접을 받는다. 서점에 가서 ‘정원’으로 키워드 검색을 하면 수십여 권의 책이 화려하게 쏟아져 나와 훑어보기도 버겁다. 그야말로 정원이 ‘핫’한시기이다. 정원 예술과 가드닝 사이에서 이렇게 정원이 ‘핫’하고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만들고 이야기하고 활동의 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런 뜨거운 열기를 좀 더 찬찬히 살펴보면 이는 정원 열풍이라기보다는 가드닝, 즉 원예적인 정원 가꾸기의 세련된 형태의 유행에 더 가깝게 보인다. 휴식과 힐링을 위한 정원 가꾸기, 안전하고 경제적인 먹거리 마련을 위한 텃밭 정원, 미니 가든, 학교 정원… 우리는 이러한 다양한 것들을 모두 정원이라고 부른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를 예술로서의 정원으로 볼 수 있을지는 앞으로 좀 더 오래 생각해볼 일이다. 물론 정원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형태인 채원, 즉 키친 가든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일차적으로는 식량의 자급자족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오늘날에는 무엇인가를 심고 키우며 가꾼다는 것에 더 큰 가치가 부여된다. 이는 커뮤니티 정원 운동에서 더욱 부각된다. 실질적인 목적이 있으면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고, 머무는 시간을 연장하고, 나아가 가꾸는 기쁨도 알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도시 내 공지나 옥상에 텃밭을 만들고 (자원이 순환되면 금상첨화이다), 여기에서 수확한 먹거리를 나누는 ‘착한’ 정원은 도시경관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까지 건강하고 아름답게 조성하니 한 평 공원보다 더 착하고 발전된 형태로 보인다. 여기에서도 강조되는 것은 정원이라는 대상보다는 가드닝이라는 행위와 그 과정이다. 정원이 있다는 점, 도시 속에서 몸소 정원을 가꾼다는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럽다. 하지만 도시 농업적 가드닝의 유행과 조경의 중심 영역으로의 정원의 귀환을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정원 문화의 확대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숙으로의 이행을 반증하고, 정원이 조경의 기본 영역임을 강조한다”1고 하지만, 현상에서 담론을 찾는 것은 시기상조일까. 행위 혹은 현상으로서의 가드닝과, 이론적 체계를 갖춘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의 정원이 혼용되고 있다. 물론 이를 엄격하게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자칫 무의미한 공론으로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이론이라는 토대 위에 뿌리 내리지 못한 정원 실천은 지속되지 못하고, 또 다른 공허한 외침에 그칠 것이다. 게다가 정원열풍이 표방하는 정원의 대중화를 통한 저변 확대라는 것이 정원 문화의 확산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장으로서의 정원 산업의 팽창인지, 그 목적을 짚어보아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경계는 모호하지만, 무엇이 추구하는 본질이고, 무엇이 부수된 것인가는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더 나아가 최근의 정원 열기, 조경의 토대로서의 정원을 부각하는 것 또한 인접 분야에서의 산업·제도적 측면에서의 침습에 대한 방어적 반응이 아닐지도 반추해보아야 한다. 황주영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과 영문학을 공부하고, 미술사학과에서 풍경화와 정원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전공에서 19세기 후반 도시 공원의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술과 조경의 경계 사이를 넘나들며 문화사적 관점에서 정원과 공원을 보는 일에 관심이 많고, 관련된 책 몇 권을 함께 쓰고 옮겼다.
  • 다시, 정원을 말하다
    가히 정원 열풍이다. 심지어 정부와 여러 지자체까지 나서서 시민을 위한 다양한 정원 교육 프로그램과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있다. 특히 지난 해 개최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대중적 호응을 얻으며 이러한 열풍을 거세게 증폭시켰다. 여러 매체에서 정원 관련 콘텐츠를 앞다투어 쏟아냈고, 2013년도에만 3개의 정원 잡지가 연달아 창간되기도 했다. 새롭게 조성되는 공간에 ‘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늘어나, 이제 정원은 사적인 공간을 넘어 공공의 환경을 가꾸는 새로운 키워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들썩임은 정원 문화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런데 우리에게 서양에서 태동한 ‘정원’ 문화라는 것이 있기는 했던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버전의 ‘자연’ 상품화일까? 지금 정원이 유행처럼 소비되고 있다 해도, 에덴을 원형으로 하는 정원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나 다름없었다. 정원은 조경이라는 전문 분야를 탄생시킨 모태이자, 공공적 도시 공간의 상징인 공원의 전신이다. 긴 시간 동안 정원에는 다양한 가치가 누적되어 왔다. 정원은 가장 근본적으로는 자연과 문화의 중간지대였고, 탄생과 죽음의 공간이었으며, 일상적인 생산과 노동의 장이었다. 또 정원은 감각적 경험과 미학적 쾌락이 충만한 환경이자 여러 예술이 연합하는 극장이기도 했다. 트렌드라는 미명 하에 별다른 반성 없이 소비되기 시작하고 있는 동시대의 정원과 그 문화를 다시 독해할 필요가 있다. 정원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가 정원을 요청하고 있는 현상의 이면은 무엇인가? 4월호 특집은 ‘다시, 정원을 말함으로써’ 정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한 자리다. 그것은 잃어버린 정원을 다시 찾는 일에 다름 아니다. 1. 정원의 귀환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 _황주영 2. 다시, 되새겨야 할 정원의 정체성 _이준규 3. 3인 3색 정원 단상 1 나는 살구나무 아저씨였다 _함성호 2 정원, 천천히 준비하고 기다려야 찾아올 문화 _오경아 3 불가능한 정원의 꿈, 콘크리트 공원과 텃밭 _반이정 4. 정원, 책으로 말하다 _남기준 5. 어느 정원의 8경 _정욱주
    • 편집부
  • [공간 공감] 세 번째 공간 탐색, 성곡미술관
    대로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성곡미술관은 주변에 보이는 고층 아파트만 아니라면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 한때 신정아와 함께 사회면을 요란하게 장식했던 미술관이지만, 이제는 시간이 흘러 예전의 여유와 정취를 되찾은 듯하다. 미술관처럼 보이지 않는 미술관, 조각 전시 공간이라기보다는 뒷산자락에 가까운 풍모는 “공간 공감”의 의도에 걸맞은 대상지라는 확신을 첫눈에 주지는 않았다. 넉넉히 천 평 정도 되어 보이는 완만한 사면에는 산책로, 조각작품, 오래된 나무, 그리고 두 동의 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썰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잠깐의 검색과 조사를 통해, 이곳이 쌍용그룹 창업자인 성곡 김성곤 선생의 자택이 있던 자리였고, 외국인전용 임대 빌라로 신축되어 사용되다가 1995년 성곡 미술문화재단에 의해 미술관으로 개조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술관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했고, 이 사실을 통해 과거의 주택 후원이 조각 정원으로 변모한 것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느린 산보를 마친 후, 세 가지 관점에서 성곡미술관 외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첫 번째는 조각 정원으로서의 가치다. 외부 공간의 크기와 조각의 밀도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지만, 조각의 배치와 구성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스케일 측면에서 주변의 경관과 어울리는 조각이 아니거나, 개별 조각이 각각의 전시 영역을 구축하지 못하고 다른 조각의 이미지와 혼재되어 보이는 서투름이 쉽게 감지되었다. 심지어는 관람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조각품이 엉뚱하게 자리를 잡은 경우도 있었다. 지피류와 관목류가 다소 산만하게 식재되어 있어서 조각으로 집중되어야 할 시선이 방해 받기도 하였다. 처음부터 정교하게 조각 정원을 기획한 것이 아닌 듯하였고, 조각 정원으로서의 공간 디자인적 가치도 높지 않아 보였다. 두 번째 관점은 오래된 정원으로서의 가치다. 정확한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지만, 전술한 대로 이곳은 성곡 선생 자택의 후원이었다. 정욱주는 이 연재를 위해 작은 모임을 구성하였다. 글쓴이 외에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랜드스케이프 디자인 스튜디오 knl의 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시립대학교의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하였고,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 그 정원(가)은 젊다
    가보지 않은 정원에 대해 말하기 “개인 소유여서 현장에 가서 직접 보기는 힘들 것 같아요.” 한 젊은 조경가의 정원에 대해 글을 써야 했지만 정작 정원에 가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가보지 않은 정원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 입이 있으니 물론 말할 수는 있다. 이어지는 질문이자 답하기 힘든 문제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이다. 변명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학자의 입을 핑계 삼아, 소위 ‘극장의 우상’에 기대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뒤졌고 다행히 적합한 우상 하나를 발견했다. 정원 산책을 인생 여정의 작은 한 지점이라 한다면, 피에르 바야르Pierre Bayard의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의 몇 구절을 빌려와 먼저 변명하는 것도 좋겠다. “사실 작가는 장소―지리학적 담론의 지시 대상으로서의―가 아니라 어떤 다른 차원의 것, ‘장소의 영혼’이라 일컬을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그것은 오직 문학적 글쓰기만이 언어를 통해 펼치는 점진적인 변화들을 통해 포착하여 그 정확한 형상화를 희구할 수 있을 것이다. … 장소의 영혼은 이상화 작업을 전제한다. … 장소의 주된 특징들이 단순화되고 일반화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이상화 작업이다. 그래야 그 장소는 글쓰기의 창조력에 의해, 현재에는 물론 미래에도 모든 사람들의 상상적 소유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이상화는 마치 장소의 진실이 장소 속에 있지 않기라도 하듯 현실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빚는다.” - 피에르 바야르, 김병욱 역,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여름언덕, 2012, p.215.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서라면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말할 수 있고 그 장소의 영혼마저 길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바야르의 생각이다. 이러한 문학적 창조력은 이상화 작업이 전제되어 있고 그러므로 현실로부터 유리되는 결과를 낳을 위험성도 도사린다. 변명은 이만하면 된 것 같다. 이 글은 그가 보내온 정원 사진들, 한 시간 동안의 대화 기록, 대화 중 끼적인 메모, 그가 작성한 원고로부터 시작하여 가보지 못한 어떤 정원과 그 정원을 만든 한 청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젊은 조경가를 만나다 그를 만나는 날, 이른 봄비가 내렸다. 남기준 편집장, 이형주 기자, 그리고 나(이하 우리)는 먼저 도착해 식당 입구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십 분 후에 그가 도착했다. 인상착의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베이지색의 두터운 오리털 점퍼와 유사한 색상의 편한 면바지 차림에 등산화를 신고 한 손에는 기다란 검정 우산을 쥐고 있다. 아직 비에 젖지 않은 흙먼지가 등산화 윗등을 덮고 있다. 나중에 확인했지만 우리와의 만남은 이날 그의 두 번째 일정이었다. 새로 시작한 정원 일로 고객과 함께 산에서 나무를 보고 오는 중이었다. 희끗희끗 흰 머리가 섞여있고 웃음에서는 선비 같은 인상이 배어난다. 검고 동그란 안경테가 깊은 눈동자를 도드라지게 한다. “얼마 안 된 회사고 실력도 아직 부족해서 잡지에 실린다는 게 부담스러워요.” 겸손하게 말문을 연다. 하나의 나무를 뜻하는 에이트리는 설계 회사를 다니던 김상윤(이하 그)과 시공 회사를 다니던 그의 학창시절 지인 박지호가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로, 말하자면 젊은 시절 꿈의 실현체다. “젊으면 어떠냐 부딪혀 보자고 했어요.” 젊은이의 패기를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했다지만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해냈다. 유년 시절을 경남 산청의 ‘산골짜기’에서 지낸 진귀한 기억을 간직한 그는 전부터 정원 공부를 틈틈이 해오고 농장을 다니면서 식물 보는 일을 즐겨온 준비된 조경가이자 정원 설계가다. “정원 일은 바로바로 피드백 받으면서 설계를 진행하게 돼요. 설계보다 시공이 중요하고, 둘 사이 구분이 없죠. 도면으로 표현 안되는 게 많아요. 도면으로는 큰 얼개만 잡습니다. 현장에서의 판단이 중요해서 최초의 설계안과 변경될 때가 많은데, 저는 이런 과정이 재미있어요.” 고객의 취향을 신뢰한다 정원은 여느 조경 설계보다 사적이다. 사적인 공간을 다뤄야 하고 그 공간의 주인인 개인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 젊은 나이에 설계 회사를 꾸려가는 이에게 가장 궁금한 건 설계 일을 어떻게 맡게 되는가이다. 일이 과연 들어올까. 그도 가장 우려한 점이었다. “가만히 있는데 건축주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건축가 문훈이 설계한 롤리팝 하우스 정원을 맡게 된 경위에 대해 물으니 그렇게 답한다. 예전에 그와 함께 작업한 적 있던 시공사가 롤리팝 하우스 시공사였고 건축주는 시공사를 통해 그에게 연락을 해왔다. 건축 시공이 끝난 후 설계가 시작되었다. 건축물이 먼저 들어선 뒤 지정된 자리에 정원을 만들면 되었다. 건축가와의 협의는 없었다. “우연찮게도 지금까지 제가 일한 건축주들은 대부분 젊은 분들이었어요.” 그도 젊지만 그의 고객도 젊다. 정원 설계에서 진정한 설계가는 사실 전문 설계가가 아닌 고객이고, 또 그래야 한다. “고객에게 최대한 맞춰주는 편이예요. 요구 사항을 엄청나게 늘어놓으세요. 가족 모두. 장모님도 가세하실 때가 있죠. 하하하.” 그는 고객의 취향을 존중하고 고객과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고객은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이다. 한 시간 동안 이를 세 번 강조하여 말했다. “제 고객은 재정적으로 그리 여유가 있는 분들은 아닌데 인테리어와 조경 비용에서 인테리어 비용에 많이 투자하는 편이세요.” 보통 개인 주택을 지어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은 스스로 인테리어도 하고 정원도 꾸미고 싶어하지만 조경보다는 인테리어에 공을 들인다고 한다. 그는 정원 설계 시 재정의 열악함을 아쉬워한다. 돌파구는 있다. 목공이나 용접은 전문업체에 따로 맡기지만 젊은 그들은 인부를 자청한다. 불필요하게 값비싼 재료는 지양하고 가격대비 미적 효과를 중요하게 여긴다. “소나무나 배롱나무는 너무 비싸요. 대신 청단풍이나 다른 낙엽수를 추천해요.” 낙엽수를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이 궁금해진다. 이명준은 전주에서 태어나 자랐고,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거쳐 어느새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조경의 이론과 역사를 공부하면서 자연의 재현 양상을 탐구하고 있다. 『환경과조경』에서 주최한 ‘2011 대한민국 조경비평대상’에 “지금 여기, 아름답고 신비하고 신묘하다 -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공원의 희망적 시간”을 출품하여 가작을 수상했으며, 조경비평 봄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명준[email protected] / 서울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박사과정 수료
  • 파주 주택 정원 Paju House Garden
    꽃과 나무를 둘러보는 정원 파주시 문발동에 위치한 흰색 건물의 주택. 푸드스타일리스트 부부의 집이다. 직업 때문인지 젊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집의 외관과 인테리어까지 흠 잡을 데 없다. 땅을 매입하고 집을 지을 시공사를 선정하며 집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건축주가 직접 많은 일에 참여하였고, 건축 시공사와 함께 설계를 진행하였다고 한다.건축주의 감각은 정원이 들어서게 될 배치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단지 내 도로에서 진입하는 집의 전면부는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만을 남겨두었고, 한쪽에 주차 공간이 있을 뿐이다. 주차 공간을 지나 집의 후면부로 들어가면 적당한 면적의 외부 공간이 나타난다. ‘ㄴ’자 형태의 배치로 후원을 확보하고 택지 뒤로는 완충 녹지대가 있어 진입 공간 외에는 막혀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정원의 배치를 생각하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자유로운 정원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후원의 확보가 가장 확실한 해법이다. 이 집의 경우 확실한 해법으로 이미 정원의 틀을 잘 갖추고 있다. 전정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서울 근교의 일반적인 개인 주택 단지에서 전정과 후정을 완벽하게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경기도권의 아주 일반적인 개인 주택 단지를 보면, 주거와 생활을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당연한 해법이 있음에도 그렇지 않은 주택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단순히 단지 내 법규를 지키고 적당한 위치에 집을 올려놓으며 나머지 외부 공간은 정원이라기에는 옹색한 형태로 들어서 있다. 이처럼 집을 만들 때부터 정원의 배치를 고민하는 경우는 드문데, 건축 설계 시 정원에 대한 컨설팅을 같이 진행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 무엇보다 정원에 대한 건축주의 의지가 중요하다. 조경 설계 및 시공 에이트리 위치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면적 260m2 완공 2012
    • 김상윤 / 에이트리
  • 롤리팝 하우스 정원 Lollipop House Garden
    경기도 용인의 한 마을, 개인 주택이 즐비한 이곳에 유난히 눈에 띄는 집이 있다. 특유의 강렬한 색상과 패턴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롤리팝 하우스다. 개인 주택 정원을 만드는 일은 건축주와의 만남과 인터뷰를 통해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와 달리 롤리팝 하우스는 건축주가 의뢰 메일과 함께 보내온 집에 대한 몇 장의 사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독특한 건물의 형태와 색상은 정원을 계획하고 만들기에 앞서 많은 고민을 하게 하였다. 집과 정원의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설정부터 새롭게 접근해야 될 듯 했다. 그리고 진행된 건축주와의 만남. 젊은 부부와 어린 딸아이가 살고 있는 가족은 롤리팝 하우스와 잘 어울렸다. 아직 외부 공간은 길 하나 없는 흙바닥이었다. 집과 함께 가족에게 잘 어울리는 정원이 절실히 필요해 보였다. 정원에 대한 건축주의 바람은 간단하다. 길이 중심이며, 정원에서 잠깐 쉬고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늘 그렇듯 간단하지만 어려운 문제다. 집과 정원의 만남 개성이 강한 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원과의 만남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줘야 할 지부터 방향을 잡아 나갔다. 건축 입면 특유의 스트라이프 패턴을 정원으로 받아들이되, 대지와 분리된 듯한 집의 느낌을 상쇄시킬 수 있는 요소를 만들기로 했다. 정원은 자연스러움과 인위적인 형태의 중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야 했다. 정원이 집을 땅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물 자체가 주는 강렬한 색상과 매스의 무게를 반감시켜줄 정원이 필요했다. 택지 지구의 특성상 정원 면적이 그렇게 크지 않으며, 마을 전체의 외부 공간의 활동이 개방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었다. 집의 반복적인 색상과 패턴은 정원에서 다양한 식재수종의 패턴으로 변환된다. 정원의 프레임은 단순하되 식재의 질감과 색상으로 집을 둘러싼다. 건축주는 잔디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길과 화단의 경계, 활동을 위한 포장 등 요소들 간에 상충되는 경계를 설정하고 색상과 질감을 조정하는데 집중했다. 조경 설계 및 시공 에이트리 건축 설계 문훈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청덕동 면적 150m2 완공 2012
    • 김상윤 / 에이트리
  • 판교 주택 정원 Pangyo House Garden
    숲의 정원 2012년 한여름의 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날씨에 어느 한 젊은 건축주로부터 연락이 왔다. 판교 택지 지구에 현재 집을 짓고 있는데, 미팅 후 정원 설계와 시공을 의뢰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보통 정원 설계 의뢰는 여름이나 겨울에 많이 들어온다. 정원 시공의 특성상 수목의 고사를 피하기 위해 여름과 겨울에 시공이 힘든 점을 감안한다면 설계를 하기 위한 시점으로 가장 적기이기도 하다. 그것을 아는지 건축주는 제 시간에 연락을 준 것이다. 판교 택지 지구의 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서울 근교의 최신 건축 경향을 반영하는 세련된 집들과 오밀조밀 붙어있는 택지들, 그리 크지 않은 정원 등 집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택지 전체 분위기에 의해 많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곳이라 상상했다. 첫 미팅을 진행하기 위해 현장에 방문했을 때, 집은 비계를 해체하고 막바지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어수선한 현장 분위기 속에 보이는 정원의 위치와 크기는 한눈에 들어올 정도의 작은 면적이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집은 거대한 매스의 노출콘크리트로 시선을 차단하고 있었다. 건축주의 집은 옆집과는 굉장히 대조되는 느낌이다. 목조 주택의 담백한 느낌과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건축주는 주변의 집들과 다르게 건축은 평범하고 조용하되, 정원의 특성을 통해 집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정원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이보다도 고마운 건축주는 없을 것이다. 정원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경로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적절한 예산(충분한 예산은 아직 욕심일 것이다)과 관심을 가지고 실제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경 설계 및 시공 에이트리 건축 설계 및 시공 동화SFC하우징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면적 135m2 완공 2013 에이트리는 정원 문화의 확산을 위해 설립된 젊은 창작 집단이다. 설계를 맡은 김상윤 대표는 풍경에 대한 시각적 구성에 관심이 많다. 어린시절부터 뛰놀던 지리산 골짜기의 자연 풍경은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 과정에 있으며, 정원 풍경에 대한 평면적 구성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우건축사사무소를 거쳐 스튜디오 테라에서 근무하였으며, o3scope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시공을 맡은 박지호대표는 흙을 만지고 꽃과 나무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을 좋아하고 자유분방한 삶을 동경한다.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한 후, 여러 시공사에서 실무를 거쳐 2011년에 김상윤 대표와 함께 에이트리를 설립했다.
    • 김상윤 / 에이트리
  • 물과 놀이에 대한 탐색 앤드류 그랜트 인터뷰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싱가포르에 조성된 대형 공원으로, 개장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이름이다. 베이 사우스 가든Bay South Garden이 가장 먼저 개장하고 나머지 구간이 차례로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올해 초 파 이스트 오가니제이션 어린이정원이 새로 문을 열어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 사우스 가든과 어린이정원을 설계한 그랜트 어소시에이츠Grant Associates의 앤드류 그랜트Andrew Grant 대표는 놀이 공간의 개념설정과 기술 구현을 위해 다양한 협업체계를 구축했다고 한다. Q.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에 위치한 어린이 정원의 설계 주안점은 무엇이었는가? A.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자연스러운 본능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위치한 파 이스트 오가니제이션 어린이 정원에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뛰어놀고, 숨고, 기어오르고, 탐험하고, 색칠하고, 요리하고, 그리고 땅을 팔 수 있는 혁신적인 시설물을 만드는 것과 이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맞춤형 놀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명감이 필요하다.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놀이 패키지, 놀이기구, 그리고 위험 관리가 상존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비록 모든 아이디어가 최종안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놀이시설물을 상상하고 프로젝트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면서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놀이공원에 대한 아이디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프로젝트 초기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던 비전은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유쾌한 환경을 마련하여 열대 우림이 지닌 마력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었다. 그랜트 어소시에이츠는 전문적으로 놀이 공간을 설계하는 회사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시작 단계부터 보스턴에서 온 하울러Howeler와 윤Yoon에게 물놀이 시설을 위한 개념 설정에 도움을 청했다. 이후 우리는 현지 놀이시설 업체인 플레이포인트Playpoint 및 CT-ART와 함께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들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플레이포인트는 네덜란드 업체 카브Carve를 소개해주었는데, 카브는 트리하우스Treehouses에 대한 우리의 초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독특한 놀이 경험을 창조해냈다.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맞춤형 조형물들 또한 우리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 전반에 걸쳐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원예팀은 굉장히 공감각적이고 유쾌한 식재 콘셉트를 밀어붙였는데, 덕분에 놀이 공간에 적절한 그늘과 계층 구조가 마련되었다. Q. 설계에 있어 제한 사항이나 조건 등이 있지는 않았는가? 예를 들면 비용, 장소, 설계, 혹은 건축상의 한계 같은 것 말이다. A. 새로운 디자인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지지해줄 뿐만 아니라, 창조적 과정에 동참할 수 있는 클라이언트의 응원과 신뢰가 필요하다. 건축과 다른 분야를 적절히 조화시키기위해서는, 특히 비슷한 전례가 없거나 앞선 기술적 실험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라면,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협업과 인내 그리고 끈기가 요구된다. 제한된 시간 안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둬야한다는 것 역시 우리에겐 커다란 도전 과제였는데, 실험해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었고, 설계상의 몇몇 아이템들은 현장에서 직접 실험해봐야 했기 때문이다.
    • 박경의, 이윤주
  • 파 이스트 오가니제이션 어린이 정원 Far East Organization Children’s Garden
    가든스 바이 더 베이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의 1단계 구역인 베이 사우스 가든Bay South Garden은 2012년 6월에 개장한 이후 지금까지 7백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자연과 기술, 환경 관리 그리고 상상력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원예 및 정원 예술의 전시장으로서 풍부한 식물의 세계를 싱가포르인들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싱가포르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베이 사우스 가든의 하이라이트는 25m에서 50m 높이의 수직 정원인 18곳의 슈퍼트리Supertree로 밤에는 조명으로 빛을 낸다. 윌킨슨 에어 아키텍츠Wilkinson Eyre Architects가 설계한 두 곳의 냉각 온실Cooled Conservatory과 ‘식물과 인간’, ‘식물과 지구’를 테마로 기획된 다채로운 모습의 원예 정원Horticulture Garden도 손꼽히는 이곳의 명물이다. 지난 1월 이곳에 파 이스트 오가니제이션 어린이 정원이 문을 열었다. 설계를 담당한 그랜트 어소시에이츠는 슈퍼트리의 디자인과 베이 사우스 가든의 기획을 담당한 바 있다. 54ha 규모의 베이 사우스 가든에 새롭게 추가된 어린이 정원은 마리나 저수지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조성되었으며, 물놀이, 열대 우림 트리하우스, 산비탈 트래킹, 그리고 토피어리 퍼골라 등이 설치되어 모든 연령의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놀이 체험을 가능케 했다. 물놀이 체험 파 이스트 오가니제이션 어린이 정원의 핵심은 물놀이다. 하이드로 볼츠Hydro Vaults, 워터 스플라인스Water Splines 선인장 모양의 스플래시 버킷Splash Bucket 등 현대적 물놀이 기술을 동원해 물 터널, 수구Water Mound, 그리고 물기둥 등으로 구성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다. 걸음마 단계의 아이들을 위해서는 기어오를 수 있는 물고기 조각상이 마련된 피쉬파운틴Fish Fountain을 조성했다. 트리하우스 열대 우림의 울창한 숲 속에 자리 잡은 두 채의 트리하우스는 모험을 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고, 나무들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높이 솟은 플랫폼과 집들은 계단, 경사로 그리고 미끄럼틀 등으로 서로 연결되는데, 곳곳에는 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 망원경, 오름망, 해먹 의자 등의 시설물이 배치되어 있다. Landscape Architect Grant Associates Project Manager PMLink Quantity Surveyor Langdon & Seah Singapore Pte Ltd Lighting Consultants LPA Inc. Irrigation Consultants WET Pte Ltd Main Contractor Swee Hong Play Equipment Play Point Singapore Pte Ltd Treehouses Carve Original Concepts for Water Play Howeler & Yoon Water Play CT-Art Creation Pte Ltd Topiaries Contractor Candy Floriculture Pte Ltd Location 18 Marina Gardens Drive Singapore Area 1ha Completion 2013 Grant Associates는 여러 건축가 및 디자이너들과 협력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영국과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창의적인 조경 설계를 통해 사람과 자연의 연결을 꾀하고자 하며, 삶의 사회적·환경적 질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자연과 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첨단 디자인을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고, 다양한 유형의 전략적 조경 계획, 마스터플랜, 도시 디자인 및 재생프로젝트, 관광지를 비롯한 생태 경관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 Grant Associates / Grant Associates
  • 선전 증권거래소 정원 Shenzhen Stock Exchange Gardens
    선전 증권거래소 신관에는 건물의 건축적, 문화적 열망을 표상하는 4가지 유형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여러 중정과 기단 및 하늘 정원, 그리고 건물의 북쪽 동을 따라 조성된 넓은 공원은 건물 내부와 외부의 공간을 시원하게 만드는 칸막이 역할을 하며, 직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6세기에 중국과 서양의 문화 교류가 이루어진 이후 그리고 중국의 고대 전통이 유럽의 언어로 번안된 17세기 이후로, 유교는 서양철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사유의 교류는 중국풍의 유럽식 정원에 시각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즉 유럽의 기하학과 중국 정원의 지적인 비대칭성이 조합되어 있다. 원과 직선적 길 혹은 구불구불한 길은 중국 정원과 유럽의 정원 모두에서 중요한 구성 요소다.이곳에서는 증권거래소 건물과 정원이 하나의 장소, 즉 서로 융합된 문화와 옛것이 현대적인 감성으로 승화될 수 있는 장소로 해석되었다. 건물과 정원, 내부와 외부,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정보와 예술, 미학과 기능을 서로 엮어냄으로써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경 설계가 이루어졌다. 동쪽 및 서쪽의 광장과 북쪽 공원은 건물을 에워싸고 있다. 화강암으로 마감된 광장은 열대 정원Tropical Garden의 수벽Green Screen을 지나 건물 입구의 홀과 대규모 아트리움으로 이어진다. 이 녹화된 벽은 건물의 기단부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공공 영역인 북쪽의 공원은 물결처럼 출렁이는 잔디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광물질과 식생, 물로 이루어진 6개의 원이 이 잔디를 가로지르고 있다. 건물의 떠 있는 기단 위에 조성된 옥상정원은 태피스트리 패턴을 모티프로 디자인 되었다.이 패턴은 다양한 공간들을 형성하고, 공간의 분위기와 기능을 다양하게 만들어준다. 지상층 광장 지상층 광장Ground Floor Plaza’s과 공원의 전반적 디자인은 영국풍과 중국풍이 조합된 정원 양식에서 영향을 받았다. 동쪽 광장의 어두운 톤 사선 패턴은 서쪽 광장의 밝은 톤 사선 패턴과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건물의 서쪽 파사드를 따라 조성된 그린 패치에서도 이와 동일한 방향과 리듬이 반복된다. 밝은 색의 화강암과 어두운 색 화강암의 조합이 체커보드 모양을 이루는 것이다. 이 패턴은 좀 더 단순화된 모양으로 로비와 아트리움까지 이어진다. 화강암은 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조달되는 석재이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며 사용도가 높고, 습한 계절이 반복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석은 대규모 공적 환경에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북쪽 공원 북쪽 공원North Park은 식물과 물로 만들어진 여러 개의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원들은 구불구불하게 연속된 테라스 모양의 면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사각형 속에 새겨진 원의 이미지는 우주적인 조화를 암시한다. 몇몇 원형 정원들은 좀 더 넓게 조성되면서 사각형의 대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6개의 원 중에서 3개는 나무로만 채워져 있기 때문에 탁 트인 목초지와 대비를 이룬다. 각각의 원에는 고유한 종의 수목과 특색 있는 지피식물들이 식재돼 있다. Landscape Architect INSIDE OUTSIDE Architect OMA Engineer SADI Local Landscape Architect SED Lighting Consultant Arup Green Wall Consultant Verte Client Shenzhen Stock Exchange Location Shenzhen, China Total Surface 45,000m2  Public Park 7,210m2  Tropical Greens Walls 1,400m2  Native Living Walls 416m2  Podium Garden(Roof) 11,655m2 Completion 2013 Photographers INSIDE OUTSIDE, Philippe Ruault 1991년에 페트라 블라이세(Petra Blaisse)가 설립한 INSIDE OUTSIDE는 예술가, 건축가, 조경가, 디자이너로 이루어진 종합디자인 회사다. 조경 설계 및 전시, 커튼, 표지판, 내부 가설물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천연 자재, 색감, 빛, 소리, 시간을 소재로 역동적인 환경을 창조해 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콘셉트 디자인에서부터 최종 디자인에 이르는 모든 작업에 건축주와 건축가의 의도를 녹여내고 있다.
    • INSIDE OUTSIDE / INSIDE OUT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