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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오브 날리지(Tunnel of Knowledge), 장충풍경
2017 근대 도시건축 Re-Birth 디자인 공모전 대상작
지난 6월 8일 한국도코모모가 주최한 ‘2017 근대 도시건축 Re-Birth 디자인 공모전’의 당선작이 발표됐다. 한국도코모모는 근대 문화유산의 보전과 활용을 위해 활동하는 학자, 건축가, 전문가 연합체로, 근대 문화유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모으기 위해 매년 다양한 주제의 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있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남산2호터널과 장충동 일대의 문화적 재생’으로, 남산과 장충단을 역사적으로 조명한다. 교통 기능이 취약해졌을 뿐만 아니라 시대적 역할을 다한 남산2호터널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냉전이라는 비극적 역사를 극복할 수 있는 도시건축적 해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대지와 프로그램의 범위는 “응모자가 스스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석과 디자인 제안의 방향에 따라, 제공된 도면 외부로의 확장”도 가능했다. 명확하지 않은 설계 범위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최측의 예상과 달리 “꽤 구체적이고 당장 실현가능한 안에서부터, 장충동 일대의 장소성을 근간으로 이상적인 메니페스토manifesto를 제안한 안 등 폭넓은 응모작”들이 접수됐다. 총 150여 개의 작품 중 대상 2점(국토부장관상, 문화재청장상), 우수상 2점(한국도코모모 설립추진위원장상, 새건축사협의회장상), 특별상 2점(도코모모 인터내셔널회장상, 심사위원장상), 특선 7점, 입선 26점 등 총 39점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조민석 대표(매스스터디스, 심사위원장), 김찬중 대표(더시스템랩), 정현아 대표(디아건축), 조남호 대표(솔토건축), 한광야 교수(동국대학교 건축학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공모전에 참여하는 과정의 반 이상은 좋은 질문을 찾아내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침이 제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여작이 작품의 완성도와 설득력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심사 총평을 밝혔다. ...(중략)...
*환경과조경351호(2017년 7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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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 해도 되는 일, 하면 안 되는 일
공영선 안무가
성큼성큼 걷는다, 손을 잡는다, 음악을 들으며 마음으로 춤춘다.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럼 다음의 경우는 어떤가. 한발로 오래 서 있는다, 바닥을 만진다, 책을 읽다가 베고 잔다.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주위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옷을 몽땅 벗고 나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공공장소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지난 5월 20일 윤슬(p.44 참고) 개장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윤슬 사용법’은 우리에게 “어느 순간 사회적인 제약에 묶여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익숙해져 하고 싶은 것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된 것은 아닌지” 물었다. 윤슬 내부를 자유롭게 뛰노는 어린이 퍼포머를 선두로 아홉 명의 무용수(공영선, 강진안, 최민선, 장홍석, 김승록, 박유라, 허효선, Pieters Alma, Yena)가 ‘안무’보다는 ‘행위’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상대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등 놀이 같은 퍼포먼스에 어린이들이 끼어들어 놀기 시작했고, 윤슬 상부의 루버 사이로 푸른 공이 쏟아지며 공연은 극에 달했다. 간간이 말소리만 울리던 선큰 공간이 십여 분 만에 아이들이 신나게 공을 튀기는 놀이터로 바뀌어 있었다. 이런 독특한 형식의 공연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는지 ‘윤슬 사용법’의 콘셉트 기획과 안무를 맡은 공영선 안무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51호(2017년 7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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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서재] 반란의 도시
독회 모임의 세 번째 책은 S가 고른 데이비드 하비의 저작이었다. 그에 대한 수식은 대략 이렇다.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중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인문학자 20인 중 1인, 급진 지리학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이론가, 세계적인 비판적 지성, 유연한 마르크스주의자….” 책날개를 펼친 순간 대학교 4학년 때 스터디를 하며 개념어와 씨름했던 『포스트 모더니티의 조건』(데이비드 하비 지음, 구동회 옮김, 한울, 1994)이 떠올랐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책을 고른 S에 대한 원망이 몇 줌 섞여 있는 두통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1970년대 중반 무렵 파리에 머물던 나는 우연히 생태주의자가 붙인 한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로 시작한 책은 “우리는 폐허 위에서 대안을 구축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는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의무, 피하려고 해서도 안 되는 의무이다”로 끝났다. 첫 문장에서 엿볼 수 있듯 개인적 경험과 구체적 사례가 책의 후반부까지 이어졌다. 아주 가끔 서울이 등장했고, 중국은 약간 더 비중 있게 다뤄졌다. 보충 도서로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데이비드 하비 지음, 최병두 옮김, 창비, 2017)까지 읽고 온 S의 발제는 이해도를 높였다. P는 매끄러운 번역을 칭찬했다. 일동은 고개를 끄덕였다.
1870년대 파리 대개조, 1930년대 대공황, 1950~1960년대 도시 재개발과 교외화,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와 부동산 버블 등 여러 사회 혼란의 근원으로 하비는 소수에 의해 사유화된 도시를 주목한다. 도시의 위기는 곧 자본주의의 위기이기도 하다. 어쩌면 ‘자본주의적 도시화’가 현대 도시의 위기를, 또 현대 사회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도 있겠다.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로 이야기를 시작한 하비는 ‘약탈에 의한 축적이 자행되는 도시에서 주변부로 추방당했던 99%의 도시에 대한 권리 주장’을 강조하며 글을 맺는다. 밑줄 그었던 문장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도시 네트워크를 통한 운동은 계급적 지배와 상품화된 시장의 결정이라는 제약을 넘어서 보편적인 인간성이 꽃피는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마르크스는 물질적 제약을 넘어설 때 진정한 자유의 세계가 시작된다고 했다. 반자본주의 투쟁을 위해 도시를 되찾고 조직하는 것은 그 위대한 출발점이다.”
물론 독회 모임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공유지의 비극, 공유재를 둘러싼 투쟁, 도시 공유재의 비극, 공유재 거버넌스 메커니즘, 도시 공유재를 되찾자’ 등에 대한 독후 소감이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공원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에도 이야기의 흐름이 잠시 머물렀다. 하비는 마지막 장에서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를 거론하며 “권력의 지렛대가 밀집한 장소 부근의 중심적인 공공 공간 즉 공원과 광장을 빼앗아 거기에 눌러앉는 방법으로 공공 공간을 정치적 공유재”로 바꾼 점에 주목하며 “공공 공간에 사람이 모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항수단”이라고 갈파했으나, 독회 멤버들은 공원의 근원적 필요성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해했다.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 바로 우리 모두의 것이다!”라는 하비의 주장에 격하게 공감하며 이어진 2부 독회에서는 ‘나의 도시’에 대한 추억이 하나둘 소환되었다. 지난번에 『당신의 사물들』(허수경 외 48인 지음, 한겨레출판, 2015)을 읽고 각자의 사물을 두 가지씩 꼽아보았던 것처럼, 나의 도시를 정해보기로 한 것.
‘나의 도시 이야기’는 과천, 필라델피아, 베이징, 항저우, 경주, 파리, 하바나, 수원, 치앙마이, 에든버러를 거쳐 서울에서 끝났다. ‘나의 도시’는 태어나서 자란 도시, 그래서 속속들이 가장 알고 있는 도시이기도 했고, 오래 머물렀으나 여전히 모르는 도시이기도 했으며, 우연히 다섯 번이나 방문한 바다 건너의 어떤 도시이기도 했다.
L은 가보지 못한 도시인 쿠바의 아바나Havana를 꼽았다. 송일곤 감독의 다큐멘터리 ‘시간의 춤’을 본 적이 있냐고 물으면서…. ‘인생은 노래처럼, 혁명은 춤처럼!’ 길거리, 공터, 집, 장소를 불문하고 이어지는 쿠바인들의 낭만과 멋을 이야기할 때 그의 감탄사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반면 S는 뜻밖에(?) 서울 예찬을 펼쳤다. ‘박철수 교수가 그 사람이 누군지 알려면 책장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자신의 책장을 보았더니 서울에 대한 책이 가장 많았다’는 부연 설명과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있는 도시가 서울이고, 가족과 집이 있으니 그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냐면서. 한강철교를 건널 때 드디어 서울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는 유머(?)도 곁들여가면서.
5월호 ‘편집자의 서재’ 말미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숙제, S가 애착을 넘어 집착하는 손톱깎이란 사물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하지 못한 채 글을 닫는다. P가 추천한 다음 책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를 하며 할 수 있을까? 어쩌면 결핍의 도시로 에든버러를 기억하는 K의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4차 독회 모임은 짧은 여행을 떠나기로 했으니 말이다.
참, 요즘 모임은 누가 일부러 유도하지 않아도 ‘기 승 전 서울역 고가’로 귀결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두고자 한다. 이 날의 독회 모임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서울역 고가는 다들 가봤어요? 어땠어요?’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툭 던지면 다들 두 마디씩 거든다. 정체성부터 과정과 그 결과물까지 참으로 논쟁적인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논쟁적 = 부정적’이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일단, 논쟁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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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A] 열린 결말
미즈무라 미나에의 『본격소설』은 에밀리 브론테의 연애 소설 『폭풍의 언덕』을 근대 일본을 배경으로 다시 쓴 소설이다. 책을 읽어주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소설가 김영하는 이 소설이 근대에 쓰인 고전을 다시 쓰거나 해체하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 문학에 속한다고 설명하며 그 특유의 저음으로 소설의 일부를 낭독했다. 스마트폰 메모장에 책 이름을 저장하며 옛날이야기를 현대에 되살릴 때 어떻게 현대 독자를 사로잡을 매력을 만들어낼지 궁금해했다. 2014년 11월의 일이다. ‘다시 쓰기’라는 표현 때문이었을까. 당시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 구상이 등장하며 논란이 피어나던 시기라 고가를 어떻게 다시 쓸지, 다시 쓸 대상인 서울역 고가는 소설로 치면 ‘고전’이라 부를 만큼 시대를 초월한 가치가 있는지 등을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스마트폰 안에서 잠자고 있던 기억을 다시 소환한 것은 역시 서울역 고가였다.
7월호 특집으로 준비한 서울역 고가, 이제는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어째 쉽게 입에 붙지 않는다. 참 고민스러운 기획이었다. 이미 2015년 7월호에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결과를 비평과 함께 특집으로 다뤘고, 2년 만에 그림이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서울로가 실체를 드러내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점화된 디자인 논란. 그 핵심은 설계자의 콘셉트를 부정하는 것이고, 이는 설계공모라는 절차를 통해 만들어진 설계안을 존중해야 한다는 당연한 원칙에서 벗어난다. 그런데 그 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되었는지 질문한다면 논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과연 고가를 보존해야 하는가 혹은 고가 보존이 과연 보행 친화 도시를 만드는 길인가, 그 여부를 사회적으로 합의했는가, 그리고 우리 사회는 당선안을 잘 이해하고 수긍했는가 등의 이슈로 소급된다. 이미 2015년 2월 김영준 서울역 7017 MP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사업 자체를 되돌리는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정해졌으니 정해진 상황에 맞는 논의를 하란 말인데, 기본 취지에 동의하는 과정이 없었는데(혹은 워낙 빠르게 지나갔는데) 어떻게 그 다음 이야기를 할지 난감해진다.
이번 특집의 방향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한동안 갈팡질팡했다. 한참 논란이 되고있는 세부적인 디자인이나 식재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할지, 혹은 서울로 7017이 표방한다고 알려진 도시재생 차원에서 넓게 보고 이야기할지, 아니면 다시 절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그런데 그건 너무 늦어버린 주제가 아닌지…. 어쨌건 세부적 디자인 논란은 이번 특집의 핵심이 아니라는 데 편집부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리하여 과정과 결과를 잘 정리하고 각 주체의 의도를 충분히 드러내 앞으로 이어질 논의의 기초 자료로 제공하겠다는 큰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세부적인 주제 중 하나로 거버넌스에 대해 짚어보고 싶었다. 그간 서울로는 운영을 민간에 위탁하거나 민간 공동 운영과 같은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논의의 중심에는 시민 단체인 서울산책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민간 위탁은 무산되었고, ‘협치’는 실패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있다. 많은 공공 프로젝트에서 ‘협치’, ‘거버넌스’, ‘플랫폼’, ‘허브’ 같은 말로 시민과의 동행을 표현한다. 결국 절차의 문제와도 연결되는데, 과연 우리 사회에 공공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의하거나 반대할 의지를 가진 시민이 존재하는가. 과연 관은 누구와 협치를 할 것인가. 김영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는 설계공모 직후 마련된 특집의 비평 지면에서 “이 프로젝트에서 시민들은 과연 존재하는가” 질문한다. 해외 사례에서 목도하는 주도적인 시민의 개념이 우리 사회에서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것 아닌지 꼬집는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역 고가의 ‘거버넌스’는 어떤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진일보한 점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우리에게 하이라인 친구들 같은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시민이 없다면 거버넌스는 실패한 것인지, 과연 우리 사회에서 협치란 무엇인지, 홍보용 보도 자료에 등장하는 ‘선한’ 용어로서 협치 대신 현실적으로 어떤 것이 가능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서울연구원의 라도삼 박사(도시사회연구실 선임연구위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라 박사는 소위 협치에는 여러 가지 방식(단계)이 있을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행정 주체 간의 협치, 즉 부서(기관)를 넘어서 서로 도와가며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행정과 시민 단체/주민 단체와의 협치. 그리고 세 번째는 주민 속에서 소통하며 이루어지는 주민과의 협치로 나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단계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우니, 서울로의 과정 중에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MVRDV의 이교석 씨가 밝혔듯이 서울시를 넘어 부처 간의 협치, 즉 경찰청, 문화재청, 코레일과의 협의에는 어려움이 컸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재인 구 서울역사를 압도하는 쇼핑센터(롯데마트)는 조성이 가능한데, 서울로에서 서울역광장으로 이어지는 연결로를 못 만들 이유가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조반장(서울산책 공동대표)은 행정 기관 사이의 협치는 덜컹거렸지만 서울시 내부의 협치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평했다. 시민 활동가인 조반장이 관의 전략 회의에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의미 있는 선례가 되겠다 싶지만,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을 기한 내에 완수하기 위해 서울시 내부의 여러 부서가 협력한 것이 과연 협치의 진전으로 볼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조반장은 또 현장시장실을 운영한 시의 시도에도 의미를 부여했지만, 남대문시장 상인과 지역 주민의 관심이 보행로 혹은 공원의 성격에 있던 것은 아니니, 과연 이 공공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관심이 있는 지역 주민이 있었는가도 의문이다. 그리고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과연 시민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에 관해서는 자세한 기록이나 선명한 답변을 얻기 힘들었다. 결국 첫 번째, 두 번째 협치에 대해서도 물음표 투성이다.
온수진 주무관은 “현재 우리의 경제 수준이나 사회 시스템 아래서 온전히 자발적인 민간에 의한 운영 방식이 불가능한 것인지 고민스럽다”는 솔직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그의 고민에 공감하면서도, 서울시에서 조직한 그린트러스트같은 시민 단체가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역할과 색깔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 비록 처음에는 관변 단체처럼 시작했지만 서울산책의 내적 진화도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사회만의 해법과 문화가 있을 것이란 희망도 가져보고 싶다.
결국 어떤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이번 기획을 마무리 했다. 어쩌면 성급하게 답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서울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지켜보며 또 다른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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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어스그린코리아(주) 빗물저장형 잔디보호블록 ‘그린100’ 출시
잔디 생육 환경 개선, 뛰어난 내구성과 지반 밀착력
어스그린코리아(주)가 빗물저장형 잔디보호블록 ‘그린100’을 출시했다. ‘그린100’은 빗물 저장·투수 기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잔디의 생장점과 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돌기가 있어 잔디의 생육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5 × 205 × 40mm 규격으로 제작되었으며, 설치와 해체가 편리해 블록 일부가 파손되더라도 쉽게 교체할 수 있다.
블록 연결 부위가 벌어지지 않는 맞물림 구조로 설계해 잔디 보호판 침하나 토사 융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블록을 구성하는 육각형의 벌집 구조는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또한 경사지에 블록을 설치해도 잘 밀리지 않는 지반 밀착력을 지녔다. 간단한 커팅만으로 다양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공원, 산책로, 골프장, 카트 도로, 특별 행사장 등 다양한 장소에 활용할 수 있으며, 특히 잔디 훼손이 예상되는 구간이나 토사 유출 방지가 필요한 법면에 적용하면 효과적이다.
한편 어스그린코리아(주)는 LID형 빗물 침투 기술을 적용한 30여 건의 특허를 지니고 있으며 NEP 신제품인증, 조달청 우수제품 지정 등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물순환 도시를 조성하는 데 필요한 10여 개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가로수 생육 환경을 개선하는 ‘생육 삼통관’과 ‘생태형 가로수 보호판’이 있다. 이 제품들은 현재 일본, 베트남은 물론 중국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TEL. 02-858-2970 WEB. www.earthgre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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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문재인 정부와 용산공원
용산공원과 관련된 글을 쓸 때면 늘 첫 문장을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금단의 땅, 미지의 땅 용산 미군기지가 공원이라는 새 옷을 입고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이 질곡의 땅은 과연 언제, 어떤 모습의 공원으로 부활할 것인가. 한미 양국이 기지 이전에 합의한 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용산공원은 안개 속에 갇혀 있다. 1,700만 촛불이 함께 만든 문재인 정부는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돌이켜보면 2012년이 용산기지 공원화 프로젝트의 분수령이었다. 1990년 6월,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한미 간의 기본합의서와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기지 활용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공원보다는 임대 주택 건설, 주거 단지 개발, 복합 상업 시설 개발 등이 논의의 주를 차지했지만 점차 주거지 개발론과 공원화론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흘렀다. 이전 비용 부담 문제로 소강상태에 들어간 논의는 2003년 5월,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용산기지 이전에 합의함으로써 급물살을 타게 된다. 정부 내에 담당 조직과 위원회가 설립되고 다양한 연구와 구상 프로젝트가 줄을 잇는다. 이 과정을 거치며 종래의 주거지 개발론은 자취를 감추고 ‘민족·역사’와 ‘생태’를 키워드로 한 공원화론이 대세를 이루게 된다. 이즈음 공원화 논의를 정부 차원에서 공론화한 최초의 계획인 ‘용산기지 공원화 구상’(2005)이 발표됐고, 참여정부는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2006)과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제정(2007)을 통해 용산공원 프로젝트의 토대를 마련했다. 공원화 프로세스에 가속이 붙는다.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2009)와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2011)을 통해 공원의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2012)를 통해 기본계획안의 밑바탕을 마련한다. 2012년 설계공모는 20년 넘게 계속된 공원화 담론을 디자인 단계로 이행하는 분수령이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정작 용산공원은 얼어붙는다. 설계공모 당선작을 바탕으로 진행된 웨스트 8West8의 기본설계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공전했다. 참여정부가 시동을 건 일이고 임기 내에 착공조차 시작되지 않는 일이어서였을까. 환경복지를 대표적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는 용산공원에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한 국회의원이 주도해 설계비가 전액 삭감돼도 수수방관의 기조를 지켰다. 정부 주도 공공사업의 전형을 되풀이하며 사업의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형식적 절차만 챙겼다. 2005년 구상, 2011년 기본계획, 2012년 설계공모를 관통하는 철학이었던 과정 중심적 계획, 열린 계획, 단계별 계획, 시민 참여는 장식적 구호로 전락했다. 반대 여론이 일어나면 정치 공세라고 억울해할 뿐 소통과 대화의 의지없이 4년을 흘려보낸다. 작년에는 국토부가 난데없이 용산공원 내 콘텐츠 선정안을 발표하면서 서울시로부터 ‘토건 시대의 난개발’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여러 언론과 시민 사회도 정부의 일방통행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대선 직전인 지난 4월 24일, 문재인 당시 후보는 이른바 ‘광화문 대통령’ 공약의 일환으로 광화문광장 재구성과 용산 생태자연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되면 뉴욕의 센트럴 파크 같은 생태자연공원이 조성될 것”이고 “북악에서 경복궁, 광화문, 종묘, 용산, 한강까지 이어지는 역사, 문화,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 벨트가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용산공원을 통해 “서울은 세계 속의 명품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용산공원 조성은 노태우 대통령 이후 역대 정권에서 항상 추진되어 온 사업이다. 늘 센트럴 파크, 생태 공원, 문화벨트, 명품 도시를 말해 왔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는 용산공원 프로젝트에서 지난 30년 간 가장 소홀히 해온 게 무엇인지 반성하고 교정해야 한다. 전문가의 고민과 계획안은 늘 있었다. 하지만 수사와 구호로만 소비되고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더 소중하다.
문재인 정부는 누가 어떻게 만들고 보살펴야 용산공원이 다음 세대를 위한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지 시민과 전문가 모두의 지혜를 모으는 참여의 장을 계속 마련해야 한다. 지난 5월 19일부터 소통과 공론화에 방점을 두고 시작된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1.0’과 같은 계기를 수시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용산공원을 둘러싼 서울시와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용산공원의 표류 이면에는 중앙정부와 서울시 사이의 공원 조성 주도권을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있어 왔다. 비단 2016년에만 그랬던 게 아니다. 예컨대 2006년에도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을 놓고 한바탕 기 싸움을 벌였다. 당시는 대통령-서울시장의 정치적 노선이 2016년과 반대였지만, 갈등 양상은 엇비슷했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당시 건교부가 공원 부지 용도 변경권을 갖겠다고 하자 서울시는 부지 일부를 개발해 기지 이전 비용을 충당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했고, 2007년 제정된 특별법에는 서울시 주장대로 공원을 다른 목적으로 용도 변경할
수 없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그러나 국가가 주도한다는 의미의 ‘국가 공원’으로 지정됨으로써 서울시는 조성의 주도권을 잃게 된다. 1990년대에는 용산공원 논의를 앞에서 이끈 서울시였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이후에는 ‘용산공원 평론가’로 위치가 바뀐다. 모처럼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통령과 서울시장의 정치 이념이 다르지 않다. 소유권, 기지 이전과 공원 조성 비용 부담, 조성 주도권 등은 정치적 지향이 같다고 해결될 만만한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협치의 지혜를 발휘해 용산공원과 관련된 서울시와의 대립을 풀어야 한다. 생태 공원, 기존 건축물 재활용 같은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문재인 정부가 노력해 다루어야 할 또 하나의 의제는 용산공원 영역과 경계의 문제다. 용산기지 본체 부지는 이미 1990년대부터 반환되기 시작해 용산가족공원,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이 들어섰다. 이후 한미 협정에 따라 드래곤힐 호텔과 방호 부지가 사우스포스트의 요지를 계속 차지하게 됐다. 미대사관이 메인포스트 북쪽에 들어설 계획이며, 반환될 예정이던 한미연합사 부지도 전시작전권이 이양될 때까지 공원 영역에서 제외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국방부는 부지를 계속 사용한다. 이대로 조성된다면 정상적인 공원 형태가 아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영역과 경계의 문제를 외교, 한미 관계, 안보, 방위의 차원이라는 이유로 용산공원과 별개로 취급했다. 미국 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 문재인 정부는 오랜 굴절과 질곡을 딛고 귀환하고 있는 이 땅의 기형적 영역과 경계를 놓고 미국과 대화하고 협상하는 외교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국방부 이전 이슈도 검토해 주기 바란다. 공원 계획과 나란히 진행해야 할,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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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5년 보고서
『환경과조경』의 특집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에 신생 디자인 오피스의 하나로 우리 HLD가 소개된 지 벌써 일 년이다(2016년 5월호 참고). 이번 호 칼럼을 의뢰받고 ‘창업, 그 후 일 년’에 대한 글을 쓰려 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루하루 조경가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의 상당 부분이 푸념 같고, 10주년, 20주년, 30주년을 맞은 선배들 앞에서 감히 경험에 대해 주름잡기도 어렵다. 다들 겪는 어려움에 엄살을 부리기도 싫고, 어쩌다 잘 되고 있는 일로 거드름을 피우고 싶지도 않아 셀프 검열을 하다 보니 점점 손가락만 굳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지 않을 때는 괜찮지 않다고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우리의 지난 1년 반을 뒤돌아봤다. 우울할지라도 이야기의 시작을 설계비로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경험과 풍문을 기반으로 추정해 보면 한국의 조경 설계비는 미국의 절반에 훨씬 못 미친다. 굳이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지난 10년간 설계비의 추이를 보면 현재 설계비와 10년 전 설계비 둘 중 하나는 잘못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설계비로 좋은 설계가 나온다면 그건 기적에 가깝다. 보통 그런 기적이 일어나려면 잦은 야근, 아드레날린 펌핑, 자가 복제, 눈속임, 주변의 도움, 그리고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설계자의 오지랖 (이른바 자진감리) 등이 필요하다.
업계에서 조경의 목소리가 왜 이렇게 힘을 잃었을까 생각해 보면, 적은 설계비나 급한 일정 때문에 때로는 토목에 걸친 부분은 토목에게, 건축에 물린 부분은 건축에게 넘겨버리는 와중에 우리가 가진 전문성에 마땅한 시장을 잃은 것 같다. 클라이언트의 장단에 잘 맞춰야 다음 일이 있겠다는 생각에 보고 보조 업무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갑 님’들의 요구에 장단을 맞추다 보면 컨설턴트에게 줄 돈이 녹록지 않아서,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프로젝트를 담보로 여러 컨설턴트에게 공짜 협력을 구걸하기도 한다.
돈을 비교적 쉽게 벌 수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지만 사실 신생 업체에게는 못 먹는 감인 경우가 많다. 엔지니어링 업체나 기술사사무소만 참가 가능한 일도 있지만, 법적으로 이런 요건이 요구되지 않는 경우에도 괜스레 자질을 의심받는 경우가 있다. 여전히 알음알음 인맥이나 로비가 강한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왜 굳이 ‘자격’이나 ‘실적’을 중시하게 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것들은 강자독식 구도를 견고히 하는 데 아주 톡톡한 역할을 한다. 뭐가 좋은 설계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을 때는 이런 기준이라도 있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누군가 말한다. “자리 잡으려면 5년은 걸리지.” 이건 대답이 아니라 도피적인 화제 전환에 가깝다. 여기에 공감하는 바가 있다면, 그건 이 악순환에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에 대한 논의가 무의미하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흑인 운동의 상징적 지도자 엘드리지 클리버Eldridge Cleaver가 말했듯, “적극적으로 해결책이 되려고 하지 않으면, 나도 문제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노력한다. 설계를 할 때는 낮은 설계비 핑계를 대지 않고 최선을 다하되, 낮은 설계비가
직원들이나 컨설턴트의 공짜 노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비 책정은 최대한 꼼꼼하게, 가격 협상은 때론 공격적으로, 과중한 추가 업무에 대한 불평은 최대한 전문적으로 하려고 한다. 나름 평생 ‘독한년’ 소리 듣고 살아온 나에게도 이런 역할이 때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함께 싸우는 동지를 만나기도 하고 운이 좋게 훌륭한 발주처나 시공자를 만나서 일이 잘 풀리기도 하니, 계속 싸워나갈 의지가 생기고 희망이 보인다.
설계비 낮다고 구시렁대면서도 자존심일지 책임감일지 모르는 독한 마음으로 도면을 납품하면, 이런 도면은 처음 받아봤다는 칭찬을 듣기도 한다. 특히 상세도면이나 정지계획도, 도면에 달린 각종 노트에 대해서 그런 반응이 많다. 물론 시공자가 우리의 정지계획도나 상세도를 너무 어려워하거나 예산이 없어 결국 시공자가 원래 알던 방식으로 시공되는 일이 허다하지만, 적어도 도면에 전문성이 추가되면 설계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은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외부적인 문제 말고도, 낮은 설계비와 짧은 설계 기간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삽질을 줄여야 연구할 시간이 나온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HLD는 매주 지식 공유 세션을 갖고 있다. 회사 구성원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동료에게 전수한다. 이제는 ‘캐신(캐드의 신)’과 ‘포신’, ‘스신’의 비법이 회사 표준이 되었고, 지식 공유 세션의 내용들이 매뉴얼로 쌓여가고 있다. 모든 사람이 모든 툴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 같다. 인원이 얼마 되지 않는 우리 회사 내부 밑천이 떨어질 때면 외부 인사, 특히 시공의 최전방에 나가 있는 전문가를 모셔 특강을 진행해 압축적으로 현장 지식을 전수받고 있다. 자격증 취득으로는 가질 수 없는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
함께 설계비 좀 올려 보자.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나 품위 유지비 벌이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다.
이해인은 서울대학교와 UC 버클리에서 도시계획을, 하버드 GSD에서 조경 설계를 공부했다. 미국 AECOM과 POPULOUS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2015년 이호영과 함께 HLD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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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파크 물 재생 프로젝트
Sydney Park Water Re-use Project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계속된 소위 ‘밀레니엄 가뭄’으로 호주는 사상 최악의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시드니 시는 2012년 가뭄 종식이 공식적으로 선포될 때까지 멀리 떨어진 강에서 물을 끌어와 사용해야 했다.
이 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시드니 시는 ‘지속가능한 시드니 2030Sustainable Sydney 2030’의 일환으로 ‘분산적 수자원 마스터플랜Decentralized Water Master Plan(2012~2030)’을 시행하고 있다. 레인 가든, 초목 시스템vegetated system, 우수 재활용, 차세대 에너지trigeneration plants 등을 활용해 수자원 소비와 낭비를줄여나가는 것이 목표다.
시드니 파크 물 재생 프로젝트Sydney Park Water Re-Use Project도 ‘분산적 수자원 마스터플랜’의 일부로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시드니 시는 호주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어 ‘국립 도시 수자원 및 담수화 계획National Urban Water and Desalination Plan’을 통해 프로젝트를 시행했으며, 이는 시가 진행한 환경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다. 시드니 시는 호주 남동부의 불규칙적인 강수량 패턴을 토대로 기후 변화를 예측하고, 도시에 필요한 수자원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통합적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다. ...(중략)...
Landscape Architect Turf Design Studio & EnvironmentalPartnership
Project Team Turf Design Studio & Environmental Partnershipwith Alluvium, Turpin + Crawford Studio and DragonflyEnvironmental
Water and Environment Alluvium
Public Art Turpin + Crawford Studio
Ecology Dragonfly Environmental
Structural Partridge, Arup
Lighting and Electrical Lighting Art and Science
Irrigation HydroPlan
Soils Invetigation SESL Australia
Environmental Management A.D. Envirotech Australia
Lead Contractor Design Landscapes
Client City of Sydney
Location St Peters, NSW, Australia, 2044
Area 16,000m2
Design 2012. 2.
Completion 2015. 5.
Photographs Ehtan Rohloff, Simon Wood
터프 디자인 스튜디오 앤 인바이런멘틀 파트너십(Turf Design Studio &Environmental Partnership, TDEP)은 마이크 혼(Mike Horne)과 아담 헌터(Adam Hunter)가 이끄는 디자인 협업 팀이다. 지난 10년간 독특한 디자인 전략, 숙련된 실무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도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계획과 설계, 생태학을 엮어 살기 좋은 장소를 만들되 설계자의 의도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데 힘쓰고 있다.
*환경과조경350호(2017년6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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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보러 인민공원
Xinjiang Bole People's Park C, D, F Block
이 작품은 신장Xinjiang(新疆) 보러Bole(博樂) 시에 위치한 인민공원People's Park을 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다. 새로운 경관을 창출하기보다 장소가 지닌 특성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의 옥외 거실 역할을 하는 공간을 설계하고자 했다. 또한 일반적인 설계 기법과 평범한 재료를 사용해 지나치게 복잡한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했다. 이로 인해 각각의 요소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현 상태를 기저로 장식적인 요소를 지양하면서 경관을 담
담하게 그려냈다.
공존 속의 나눔
대상지는 인민공원의 세 블록으로 원화남로文化南路의 동쪽(F 블록)과 서쪽의 호수(D 블록), 주 출입구(C 블록)다. F 블록은 본래 공원 부지가 아니었는데 잘 형성된 녹지대가 있어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공원 부지로 편입됐다. 이곳은 도시의 녹색 통로로 공공 녹지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무가 밀식되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구릉을 조성해 산책로를 걷다가 잠시 머무를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적절히 배치했다.
Design R-land
Concept Design Zhang Jun Hua, Bai Zu Hua, Zhang Peng,Wang Zhao Ju
Development Design Zhang Jun Hua, Wang Zhao Ju,Wang Hong Lu, Zhang Ying, Zhang Guang Wei
Construction Documents Design Zhang Jun Hua, Hu Hai Bo,Yu Feng, Ma Shuang, Yang Xiao Hui, Li Wei, Jing Si Wei,Wang Kun, Liu Jing Yi, Zhang Quan
Electrical, Water Supply and Drainage Yang Chun Ming,Xu Fei Fei, Li Song Ping, Hou Shu Wei
Architecture Yuan Lin, Song Li Ying
Structure Xu Ke, Song Zheng Gang, Ma Ai Wu
Design Assistance Shen Jun Gang(Bo Zhou City,Xinjiang Province Construction bureau)
Builder Bole City, Xinjiang Province Garden Engineering
Client Bole City, Xinjiang Province Urban and Rural PlanningBureau
Location Bole City, Xinjiang, China
Area 13.55ha
Design Period 2012. 4. ~ 2012. 12.
Completion 2015. 7.
베이징 웬수경관계획설계사무소(源樹景觀規劃設計事務所, R-land)는 중국의 환경 전문 설계사무소다. 2004년 설립된 이래 경관 계획, 공공 공간, 관광·휴양지, 테마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대지 경관 설계와 자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대표작으로는 롱후·얀란산(龍湖·灧瀾山), 시산 이하오위안(西山壹號院), 홍쿤·린위수(鴻坤·林語墅), 징터우인타이·탄샹푸(京投銀泰·檀香府), 완커·관청비에수(萬科·觀承別墅), 중예·더시안공관(中冶·德賢公館), 우칭청터우·시허위안(武清城投·熙和園), 신화리안 온천호텔(新華聯溫泉酒店), 자동차 박물관, 웨지화(月季花) 박물관, 베이징 중하이 오일연구개발센터(北京中海油研發中心), 나나야A4지구(阿那亞A4區) 경관 프로젝트 등이 있다.
*환경과조경350호(2017년6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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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들 몰
Rundle Mall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Adelaide에 위치한 런들 몰Rundle Mall은 지난 40년간 쇼핑, 식사 그리고 여가를 즐기는 장소로 이용되었다. 2012년 애들레이드 시의회는 하셀HASSELL과 아럽Arup에게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이 공간을 재개발해 줄 것을 요청했고, 런들 몰은 활력 넘치고 번영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커뮤니티 참여와 지역 경제 활성화
1976년 런들 몰은 보행자 전용 쇼핑 지구pedestrian shopping district로 지정되었다. 현재 상점 700여 개, 사무소 350개, 백화점 3개와 아케이드 15개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 시설들은 면적이 10,000㎡에 달하는 공공 공간으로 연결된다. 하셀과 아럽은 런들 몰의 도시적 환경을 제고하고 다양한 방문객을 유치하고자 했다. 방문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려 지역 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협력적 설계 프로세스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시뿐만 아니라 상점주들과 긴밀히 협력해 방문자의 공간적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
새로운 런들 몰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와 발맞춰 성장하고, 단순한 구매 활동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장소로 기능해야 한다. 유동적이며 향후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벌일 수 있는 공간을 위해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and play’ 인프라를 구축했다. ...(중략)...
Landscape Architect HASSELL
Collaborators Arup
Consultants BB Architects, Disability Consultancy Services,Diadem, Dryden + Crute, Jam Factory, Adelaide Fringe
Client Adelaide City Council
Location Adelaide, Australia
Area 10,000m2
Completion 2015
Photographs Peter Bennetts, Duy Dash(Courtesy of RundleMall Redevelopment Authority)
하셀(HASSELL)은 호주, 중국, 동남아시아와 영국에 사무실을 둔 국제적인 설계사무소다. 좋은 설계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며,사람들이 경험하는 공간의 의미, 연계성, 소속감과 관련이 깊다는 철학아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경가, 도시설계가 등 전문 컨설턴트로 구성된 통합적 설계팀을 꾸려 혁신적인 디자인 문화를만들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환경과조경350호(2017년6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