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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적구창신
당선작
1930년까지만 해도 대상지에는 산과 들, 하천만이 존재했다.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땅에 마을의 기억이 더해졌다. 자연과 마을의 기억 위에 한국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의 흔적이 새겨졌으며, 이제 고속도로가 자리했던 땅은 공원으로 변모할 준비 중이다.
오래된 기억과 흔적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는 ‘적구창신跡舊創新’을 목표로 자연, 마을, 산업의 흔적이 쌓인 땅에 ‘천년의 숲’을 만들고자 한다. 사람과 건축물은 백 년도 견디기 어렵지만 숲은 천 년이 지나도 남는다. 천년의 숲은 어머니의 품처럼 자연과 인간 역사를 품고, 도시의 과거, 현재, 미래를 품는 공원의 큰 틀로 기능한다. 수명이 긴 수종으로 구성된 숲을 만들어 공원과 도시의 경계를 허물어 공원과 도시가 하나 되는 ‘공원도시’를 조성하고자 한다.
공원도시를 품는 천년의 숲 조성을 위한 전략
천년의 숲을 조성하는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오랜 세월을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한 땅을 일군다. 아스팔트를 걷어낸 대지에 충분한 면적의 녹지를 확보한다. 녹지에 빗물이 흐르고 스며들어 땅이 회복됨으로써 천년의 숲의 모태가 형성된다. 둘째, 경인고속도로의 기억과 흔적을 공간 조성의 토대로 삼는다. 지하화되는 경인고속도로의 흔적을 드러내는 광장, 보행로, 지하도 광장을 마련한다. 신규 지하 차도 상부 인공 지반의 유효 토심은 60cm부터 7m까지 이르는데, 이 같은 다양한 토심을 고려한 식재 계획을 수립한다. 셋째, 주변 도시의 토지 이용에 대응하는 공원도시를 계획한다. 주변 환경을 고려해 고밀도 개발 지역 인근에는 광장을, 저밀도 지역 인근에는 녹지를 조성한다. 넷째, 미세 먼지에 대응하는 안전한 공원을 제공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 씨토포스(Ctopos) + 건축사사무소 리옹(LEEON Architects) + 스튜디오 이공일(Studio 201) + 라디오(LADIO) + 에스엘디자인(SL Design) + 건축사사무소5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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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임프린티드 라인
2등작
근현대의 유산 국회대로
한국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는 서울과 인천을 잇는 도로로, 제물포길이라 불리며 한국 근현대사에 두꺼운 역사적 지층을 형성했다. 경인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길로서 개통된 국회대로는 일종의 차량용 활주로였다. 국회대로 상부 공원 조성에는 두 가지 의의가 있다. 하나는 차량이 달려 나갈 준비를 했던 대로를 공원화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격변하는 현대사를 거친 서울에 쌓인 시간의 지층에 또 다른 층을 더하는 작업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의의는 과거 위에 새로운 미래를 세운다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도시 역사의 흔적 위에 보행을 위한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자동차에서 보행으로
‘과거 위에 다시 쓰인 새로운 미래’라는 지향점을 토대로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 자동차의 속도가 만든 질서로 세워진 도시에 보행의 속도를 되돌려 준다. 둘째, 경인고속도로로 인한 깊은 지역 단절의 생채기를 봉합한다. 셋째, 봉합된 지점을 완전히 아물게 하기보다 과거를 기억할만한 흔적을 조성한다. 국회대로의 차선 위에 보행 중심의 공원을 덧씌우는 전략을 택했다. 차선을 바닥과 식생 경계, 바닥 조명, 크고 작은 공간을 형성하는 스트리트 퍼니처,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하는 소규모 시설과 미디어 월, 커뮤니티 시설로 변형한다. 이로써 국회대로는 대로가 아니면서도 대로인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 인시추(INSTTU) + 종합건축사사무소 가람건축 + 에이치이에이(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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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리질리언트 커넥터
3등작
‘리질리언트 커넥터(Resilient Connector)’는 성장 위주의 도시에 나타나는 사회적·환경적 취약성을 회복하고, 미래 이용자와 환경 변화에 의연하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공간적 제안이다.
설계는 자연환경의 역동성과 공원의 사회적 역할, 개인의 일상적 삶과 공원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성장하는 숲은 바람과 함께 자연의 감성을 도시로 끌어들인다. 주민의 다양한 필요와 지역 문화·예술 활동을 수용하는 공원 프로그램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이야기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보다 강력한 지역 커뮤니티를 만들어간다. 인접 학교와 녹지, 문화 공공재를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장치들은 필요에 따라 그 용도를 달리하며 공원으로의 접근성을 높인다.
회복 탄력성을 만드는 전략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그린 인프라:풍부한 녹지와 숲은 폭염과 폭우, 미세 먼지와 같은 환경 문제에 대응하며, 도시 안으로 시원한 바람을 유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빗물 정원, 생태 수로, 투수 포장 등의 LID 시설은 공원 내 강수량의 76%를 자연적으로 침투시키고, 상습 침수 지역의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여 환경적 취약성을 개선한다.
쉽고 안전한 공원과 도시의 연결: 공원은 기존 도시 조직에 대응하도록 계획되어 단절되었던 지역 간 교류를 증진하고, 안전한 통학로를 제공한다. 사거리를 가로지르는 스카이 워크(공중 보행로)는 공원과 공원을 입체적으로 연결하며, 문화 거점인 커뮤니티 시설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 동해종합기술공사 + 리튼브릿지(Leton bridge) + 생각나무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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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스프레드 서울
가작
‘스프레드 서울(Spread Seoul)’은 대상지 주변의 지역 자원과 연계되는 공원을 조성해 다양성과 지역과의 연결성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커뮤니티는 오늘날의 도시 구조를 재편하는 데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도시는 일종의 공유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용객 중심의 이벤트 및 활동 공간이 되어야 한다.이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도시에 여러 개의 작은 입자(공간)를 조성하고 확산시켜 문화적,사회적,물리적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한다.국회대로 상부 공원은 도시의 뒤뜰이 되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조화로운 장소로 기능할 것이다.
목표는 다섯 가지다. 첫째, 도시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다. 둘째, 도시와 커뮤니티를 재건한다. 셋째, 다채로운 이벤트와 생산 활동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넷째, 이용객이 만들어 나가는 도시를 계획한다. 다섯째, 인간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다양한 규모의 오픈스페이스를 조성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 수퍼스페이스(Superspace) + P 디자인(P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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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리커버 플랫폼
가작
대로의 재탄생
대상지는 조선 시대 한양과 제물포를 잇고 사람과 마을, 숲을 연결하는 활기찬 거리였다. 하지만 도시가 발달하고 물자 이동이 급증하면서 거대한 차로가 들어섰고, 이웃과 지역 간 소통이 단절됐다. ‘리커버 플랫폼(ReCover Platform)’은 비행기 및 자동차 소음, 미세 먼지가 가득한 국회대로에 새로운 덮개를 덧대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한다. 국회대로 상부 공원은 도시의 녹색 공간으로, 집 앞 정원처럼 일상이 스며드는 공간으로, 시민 중심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서남권 도시재생과 국회대로 명소화
서울 서남권 상권의 중심은 다양한 도소매 상권이 있던 양천구와 강서구에서 목동으로 넘어갔고, 중공업이 쇠퇴하면서 영등포에서 국회의사당 주변의 여의도로 옮겨갔다. 8차선의 국회대로는 지역 간 단절을 야기하는 거대한 경계로 전락했다. 국회대로 상부 공원을 명소화하는 동시에 일상화하는 전략으로 도시를 재생한다. 랜드마크와 이벤트 공간을 조성하고, 일상적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공간을 마련해 주민들의 교류를 돕고 지역 문화를 육성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 한길로 + 인우 + 정안 + 오월건축건축사사무소 + 라인소울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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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헬시 시티 DNA 파크
가작
‘헬시 시티 DNA 파크Healthy City DNA Park’는 건강하고 탄력적인 도시 환경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21세기의 공원은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단절된 도시 공동체, 생태적 가치를 아우르는 국회대로 상부 공원을 조성한다.
건강한 도시 공원의 DNA를 이루는 세 가지 공간을 계획한다. 첫 번째는 생산적 공간이다. 도시에서 소비되는 음식과 에너지 등의 자원을 생산하며, 도시의 탄소 발생량을 상쇄하는 공원을 조성한다. 두 번째는 역동적 공간이다. 선형 공원을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을 도모하는 통로로 활용하고, 운동, 행사, 문화 전시 공간을 제공해 도시민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한다. 세 번째는 생태적 공간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 식물을 위한 다양한 생태계를 육성하고 생태계 간 유기성과 회복 탄력성을 높인다. 생산성, 역동성, 생태성 세 가지 특성을 다양하게 조합하고 유기적으로 연계해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의 기반을 마련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 서영엔지니어링 + 오피스 오유(Office Ou) + IBI 그룹(IBI Group) + 씨지에스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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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셰어링 커먼즈
가작
공유의 공원
‘공유의 공원(Sharing Commons)’은 단순히 시설과 공간을 함께 소유하는 공원이 아니다. 과거와 내일, 회한과 희망, 서로 다른 가치, 자연 경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삶의 터전이다.
동네는 도시와는 다른 개념이다. 동네洞內라는 단어는 물을 함께 나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도시가 익명의 타자성에 근거한다면, 동네는 공동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동네가 공유하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달과 은행나무에 얽힌 아득한 기억, 고속화도로의 혜택과 대가, 철거민의 상흔과 서남권 최고의 부촌이라는 영광 등 수많은 삶의 요소를 하나의 혼재된 심상으로 공유한다. 이 같은 동네의 특성은 도시에 가려져 드러나지 못한 잠재성으로 남아 있다. 선형의 공원은 자본과 효용의 논리를 넘어 공유의 가치를 일깨우고 더 나은 도시의 삶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전략
새로운 대로, 1960년대에 계획된 도시 조직, 1980년대에 만들어진 신시가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까지, 동네의 물화된 시간을 세 가지 전략을 통해 담아낸다. 체계의 공유: 공원은 도시의 체계를 공유한다. 국회대로는 여러 동네를 연결하는 동시에 분리시킨 체계다. 한때 대로였던 곳을 공원으로 바꾸어 광역적 도시 자원들을 연결한다. 대로가 상하수도, 가스관, 전선이 결합된 기반 시설이었다면, 선형 공원은 보행로, 자전거 도로, 레인 가든, 미세 먼지 저감 숲이 결합된 복합 기반 시설이 된다. 차량을 위한 교차로는 보행의 결절점으로, 하수도는 생태 수로로 활용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 동심원 조경기술사사무소 + 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PRAUD) + 동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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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 포레스트120
가작
공원을 통해 시민들이 자연과 도시,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국회대로 상부 공원은 자연과 도시를 매개한다. 서로 다른 사회적 계층을 포용하며, 땅이 가진 고유한 맥락을 존중한다. 또한 획일적 가치, 배타적 가치, 자본주의적 질서에 압도되지 않는 도시 공간으로서, 지역의 미래를 선도적으로 그려나간다.
‘포레스트 120Forest 120’은 차량 위주의 공간 논리에서 소외됐던 지역에 보행 중심 도시의 역사를 더하는 공원이다. 과거에는 국회대로까지 화곡의 봉제산, 신월의 매봉산 자락이 펼쳐져 있었다. 두 산자락 사이에서 목동의 논을 지나 안양천으로 흐르던 물길이 바로 곰달래(강)이며, 현재는 복개되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경인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단절됐던 두 동네가 50여년만에 연결된다. 두 동네가 공유하던 물길을 기억하고자 한다.
전략
서울의 대표 선형 공원으로서 도시 브랜드를 보여주는 명소보다는, 지역의 도시 고민을 해결하는 공원을 만들고자 한다.
과제는 세 가지다. 첫째,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자주적 의사 결정에 기반해, 느리지만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루는 공원을 계획한다. 둘째, 녹색 마케팅이나 명소 만들기를 위한 수단이 아닌, 진짜 자연으로서 도시를 치유하는 공원을 계획한다. 셋째, 지역 사회와의 유대와 연계를 강화하는 구조를 통해 배타적이지 않으며 지속가능한 거주 환경을 달성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 HLD + 동일기술사 + 씨에이플랜(CA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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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스케이프] 모자이크 스케이프
이번 사진은 어떻게 할까? 늘 원고를 쓸 때마다 하는 고민이지만, 이번 사진은 좀 더 특별한 느낌이 드네요. ‘이미지 스케이프’는 2015년 3월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이라는 이름으로 『에코스케이프Ecoscape』에서 처음 시작했습니다. 습관처럼 SNS에 사진과 글을 올리던 제 모습을 본 남기준 편집장이 연재를 제안했는데, 사진 한 장과 관련된 짧은 글을 쓰면 된다는 이야기를 별 고민 없이 덜컥 수락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연재하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채 몇 달이 안 걸리더군요. 시작할 때에는 한 3년쯤 지나면 사진과 글이 어느 정도 쌓일 테니 그걸로 개인적인 기념 책자라도 만들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당연히 연재도 그때쯤 마무리할 생각이었고요. 그런데 습관이란 게 역시 무섭습니다. 3년이 지나고도 계속 다음 달에는 무슨 사진으로 글을 쓰지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 이번 글이 5년을 꽉 채운 60번째입니다.
뭔가 완결된 느낌을 주는 숫자 60. 그래서 이번에는 그동안 ‘이미지 스케이프’에 소개했던 사진들을 모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럴듯한 모자이크가 될 것 같았거든요. 이미지 모자이크 기법을 활용해서 작은 이미지들을 모아 큰 이미지를 만들면 좀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연재된 사진만으로는 큰 이미지를 만들기에 부족해서,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좀 더 추가했습니다. 잘 안 보일 수도 있는데, 실눈(?)을 뜨고 좀 뒤로 물러서서 보면 철원역에서 금강산으로 향하는 철도를 찍는 제 모습이 살짝 보일 겁니다.
아쉬운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이번 사진과 글로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사진과 글을 통해 독자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막상 연재를 마치려고 하니 섭섭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네요. ‘이미지 스케이프’를 통해 잠시나마 휴식과 위안을 가진 적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사진과 글에 관심 가져 주신 독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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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 파이프라인
투박하고 빈티지한 분위기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며, 카페와 요식업계 실내 디자인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숨겨졌던 설비들이 외부로 노출되면서 디자인 요소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 하나로 다양한 시설의 뼈대를 이루지만 마감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았던 철재 파이프를 활용한 시설을 소개한다.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제비어린이공원의 파이프 조형물이다.
조형물은 여섯 개 구간으로 구분되며, 각 구간은 위치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담는다. 아치구간은 공원 후면 진입부에 자리하는데, 철망설치구간의 좌측과 더불어 동선을 가로지르는 입구 역할을 한다. 파이프가 땅 밑으로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들도록 구조물 끝점을 나란히 배치했다. 아치구간과 게이트구간은 안전사고를 고려해 어린이가 쉽게 매달릴 수 없는 높이와 두께로 설계했다. 철망설치구간은 녹지 안에 위치하는데, 반투과식 철망을 파이프 사이사이에 설치해 뒤편의 놀이터와 시각적·심리적 분리를 꾀했다. 파이프와 나란히 놓은 안개분수는 관수에 활용될 뿐 아니라 폭염 시 놀이터 주변의 온도를 낮춘다.소리설치구간은 놀이 시설로 진입하는 동선 중 가장 넓은 곳에 있다. 바람이 불면 스테인리스 각관에 스테인리스 파이프가 부딪쳐 소리가 나는데, 각기 다른 길이의 파이프가 다양한 높낮이의 음을 낸다. 벤치구간에는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세 겹의 파이프를 나란히 배치했다. 한여름 열에 의한 화상을 입지 않도록 파이프를 목재로 감싸 디자인의 연속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휴게 시설로 충분히 기능하게 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83호(2020년 3월호)수록본 일부
김창한은 서울시립대학교를 졸업했다. 기술사사무소 렛(LET)을거쳐 조경그룹 이작에서 실시설계 내역실을 이끌고 있다. 작은 교량하부 공간부터 도시 기반 시설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현재는 실시설계 디테일 제작과 내역 실무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작업으로는 신한은행 진천연수원, 제비어울림공원, 충북혁신도시,의정부고산지구, 진주 영천강 천변 특화설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