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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
설계공모 경과와 심사평
구시대의 가치를 반영하는 노후 공간으로 인식되던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을 시민의 사랑을 받는 새로운 공간으로 제안하는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의 결과가 지난 10월 10일 발표됐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은 지역 주민과 인근 상권 이용객, 관광객이 유동하는 서울의 핵심적인 거점이다. 대상지는 조선시대 말부터 광장의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 일제식민지기에는 근대적 번화가로 발전하며 3.1운동 시위대와 일제 관헌의 격돌지가 되었고, 해방 후에는 뉴스의 거리, 유통과 상업의 중심지로 활기를 띠며 6월
민주항쟁의 대표적 장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광장의 상당 부분은(38%) 1978년 이일영 작가에 의해 조성된 분수대가 차지하고 있으며 시설이 노후화되고 주 지역을 오가는 보행 동선이 단절되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교통섬으로 전락한 상태다. 서양의 역사주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주변 건물들로 인해 대상지는 근대 건축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지만 광장 동쪽에는 10차선 도로(소공로)가, 북쪽에는 8차선 도로(남대문로)가 위치해 출퇴근 시간 외에도 교통량이 많다. 이뿐만 아니라 차량 소음과 매연으로 존재감을 잃은 공간이 되었다.
중구청과 신세계그룹은 이러한 문제에 공감하고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새로운 관광 벨트를 만들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분수광장 리뉴얼 사업을 합의했다. 2015년 6월 업무 협약을 맺어 신세계그룹이 개발하고 중구청에 기부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중구청장 주관 하에 세 번의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열어 사업의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했으며 시민의 기대를 모으고 신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자는 취지에서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를 개최했다.
공모전에는 총 322팀이 작품을 접수해 경합을 벌였다. 이중 심사를 통해 최우수상 2팀, 우수상 2팀, 장려상 10팀을 선정했으며 공모전 홈페이지에서 시민들의 추천을 받아 우수상 1팀을 ‘시민추천상’으로 선정했다.
당초 대상과 최우수상을 각 1팀씩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대상을 선정하지 않고 최우수상에 2팀을 선정하고 각 팀에 6천5백만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향후 선정될 설계자의 전권 하에 분수광장 설계안이 도출될 예정이며, 201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리뉴얼 사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다음은 심사위원장 조경진의 심사평 전문이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는 건축, 조경, 미술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일반인이 참여해 수준 높은 디자인을 제시했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에 대한 새롭고 흥미로운 상상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전은 깊은 의미를 가진다.
심사위원회는 논의를 거쳐 몇 가지 심사 기준을 도출했다. 첫째, 도시적 맥락과 장소성을 존중해야 한다. 둘째, 주변에 문화재가 있는 만큼 과도한 수직 요소를 지양하고 유연한 공간을 확보한다. 셋째, 공간에 물, 지형, 테크놀로지, 자연 등의 매력 요소를 도입하고, 넷째, 지상과 지하 공간을 연계한다. 그리고 아이디어 공모전 정신에 부합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참신한 디자인을 선정하고자 했다.
수상작 모두 실현 가능하고 특색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 향후 실제 설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총 322작품 가운데 최우수상 2점과 우수상 2점, 장려상 10점의 작품을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대상을 수여하지 않는 대신, 최우수상 2점을 선정했다. 두 작품 모두 심사위원이 설정한 네 가지 심사 기준에 잘 부합하는 우수한 작품이었고, 우열을 판단하기보다 두 안의 장점을 존중하고자 했다.
두 작품의 광장은 변화하는 도시의 활동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유연한 공간을 제안했다. ‘서울담경’은 미세한 물 높이 변화와 반사를 통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여백의 광장을 제안했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풍경과 용도가 변화하는 광장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소리-광장’은 기존의 분수광장을 소리와 하늘을 품은 새로운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오목한 지형을 형성하면서 특별한 분위기의 위요된 공간을 연출했다. 다만 대지가 인근 지역의 지상과 지하 보행 네트워크가 수직적으로 만나는 지점임에도 이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우수상 2점은 기존의 분수대의 높이를 조정하거나 반전해 새로운 외부 공간을 재구성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는 분수광장을 외부 수공간과 선큰 광장으로 나누고, 지상과 지하를 연계하여 새로운 동선을 유도했고, ‘리버스드Reversed’는 과거의 분수대를 뒤집어 흔적을 이미지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번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프로젝트는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는 행사로 다른 사업과 차별성을 가지며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공모전은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고, 천편일률적인 생각이 아니라 여러 관점에서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추후 실제 분수광장이 재조성 되었을 때 기존에 있던 근대 건축물과 잘 조화된 공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최우수상
서울담경 건축사사무소 제이비디
소리-광장 설종환, 고정석
우수상
리버스드Reversed 김영민, 송민원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 이여빈, 김종현, 심기화
우수상(시민추천상)
그 이상의 것 안에 송은아, 황지은, 장요한
장려상
광장거울 손주희
그때, 이곳 우지효, 차윤지, 최윤미
기억의 언덕이용훈, 백두산, 이승연, 최동인, 이채영
다원광장 AbCT, OURStudio
분수대-길이범희, Mario Vicente
시 더 올드 뱅크See The Old Bank 건축사사무소 공유
크로니클러Chronicler 김유재, 이철규
클라우드Cloud 신동하, 최상혁
튜브 시티Tube City 서영애, 김아연
하나의 길, 두 개의 광장배정한, 손은신, 이형관, 권영란, 신명진, 유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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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기후변화와 조경의 역할
심사 총평
올해로 열세 번째를 맞이한‘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은 예년처럼‘작은 규모의 대상지,큰 생각’과‘대규모 대상지,미시적 접근’의 두 개 부문으로 열렸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조경의 역할’을 고민케 한 주제의 성격을 감안할 때,개인적으로는‘대규모’에 작품이 편중되지 않을까 우려도 했었지만,두 부문의 출품 수가 비교적 균등하여 안도했습니다.그러나 막상 작품들을 살펴보니,작품의 성격과 표현 형식으로 볼 때 출품 분야를 달리해 제출되는 것이 옳아 보이는 작품들도 다수 발견되었으며,많은 심사위원들 역시 공감하였습니다.물론 대상지와 이를 대하는 생각에서의 크고 작음과 거시적·미시적 관점이라는 것이 상대적이고도 주관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 그 적실성을 객관화하기는 어려우나,심사 당시 아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추후에는 최종 제출에 앞서 보다 심도 있는 고민과 확인이 있었으면 합니다.
심사는 전 세계적으로도,그러면서도 국지적으로도 보편화된‘기후변화 현상에 조경 분야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해야 하는가’의 측면에서 이루어졌습니다.전체적으로 볼 때,새롭고 참신한 제안들이 부분적으로 발견되면서도,다른 쪽으로는 이미 학계나 실무에서 보편화된 제안들이 대상지들을 달리해가며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딜레마는 전자의 참신한 제안들은 효과성을 검증하기 어려웠으며,후자의 작품 유형들은 기성 안들의 답습처럼 비추어져 큰 반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여기에서 모든 공모전에서 예외 없이 제기되는‘창의성과 실현가능성’이라는 상반될 수 있는 준거 사이에서의 고민이 본 심사에서도 반복되었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 경우 개인적 기준은 조경은 본질적으로 실천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 적용 가능성에 좀 더 큰 방점을 두고자 했습니다.
이번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주제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의 주제로서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작품들이 충실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한 점이 돋보였으나,많은 작품들이 기후변화를 단편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이러한 점은 두 부문에서 나란히 조경학회장상을 받은‘후포리 물들이다’와‘바이-패스’가 각각‘녹색 방파제의 구축’과‘사행 하천으로의 복원’이라 는 단순 명쾌한 설계 전략을 부각하는 것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이는 문제 인식에 대한 강력한 해법을 전달하는 힘으로도 작용하나,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의 일부 측면만을 주목하고 있는 약점을 노정시키게도 했습니다.반면, ‘작은 규모의 대상지,큰 생각’부문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은‘소막사마을,하모니카에 바람 불어넣기’는 애정 어린 눈으로 쪽방촌을 조사 분석한 결과로서,빈집을 제거 또는 활용하고 이를 통한 바람길의 숨통을 제공하고,다양한 휴게·편의·문화 공간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다만 리사이클을 강조하기 위해 빈집 제거에서 발생되는 잔재를 개비온의 골재로 활용하는 전략은 공해와 비산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운 해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적 문제 인식만을 넘어 문화와 경제·사회적 측면과 같은 중층적 측면에서 대상지에 접근한 태도는‘대규모’부문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은‘백 투 더 퓨처’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부산 다대동의 공단 일대를 단지 계획의 차원에서 접근한 이 계획은 환경적 문제 해결과 더불어 포구를 활용한 문화 코어의 확보 전략이 특히 돋보였습니다.그러나 이 작품에 있어서도 용지 및 재원 확보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면 현 단계에서의 실현가능성은 다소 도전받을 수 있어 보입니다.
한편,계획안과 내용 표현에 있어 기성 제도권의 표현형식이 다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모방 또는 답습되는 경향도 발견되어,대학생 공모전의 참신함을 오히려 저감시킨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이러한 점은 각 계획안이 주장하고자하는‘본질’을 충실히 드러낼 수 있는 표현 기법을 더욱 고민하는 방향에서 보완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모전을 운영하는 주관 기관에서는 예년보다 다소 열기가 식어가는 듯한 본 공모전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가까운 장래에 우리 조경계를 이끌어 갈 출품자 여러분의 노고를 위로하고 감사드리며,소망하시는 분야에서의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홍윤순 심사위원장
Small Scale, Big Idea or Big Issue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국토교통부장관상 소막사마을, 하모니카에 바람 불어넣기
이민근·김병걸·손영탁·이민호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한국조경학회장상 후포리, 물들이다
이윤경·백규리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한국조경사회장상 葦갈대 위, 흐르되 머물게
주이슬·오혜민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늘푸른재단상 서스테이너블 커뮤니티Sustainable Community
김영민·신혜수·박지수·김희성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정지뜰, 강물이 머무는 자리
허지선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워터-7000% 시스템Water-7000% System
문엽·이승현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랜드필스케이프Landfillscape
손하람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Big Scale, Micro View or Micro Analysis
대규모 대상지, 미시적 접근
국토교통부장관상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정민수·김혜령·이광재·이무진·최은호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한국조경학회장상 바이-패스By-Pass
정봉균·박의빈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한국조경사회장상 김포공항 담장 넘어
안재란·김규성·김준일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늘푸른재단상 스며드는 경계
김민우·강현이·김진희·김관수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힘내力川
김지한·김혜수·이지현 강원대학교 생태조경디자인학과
환경과조경상 시드필Seedfill
이민선·박현아·최선경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숨: 숲을 틔우다
김혜인·권은송·정윤조·이연지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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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작: 서울 그린 닷
노들꿈섬 공간·시설조성 3차 설계공모
노들꿈섬, 네버랜드
노들꿈섬은 피터팬의 네버랜드처럼 때 묻지 않은 기억과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반면 현재의 서울은 복합적인 고밀도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지향하는 ‘콤팩트 시티’로 빈틈없이 개발되어 왔다. 서울이 살기 즐겁고 꿈꿀 수 있는 도시, 진정한 지속가능한 도시로 그려져 나가기 위해서는 빼곡하고 복잡한 도심을 변화시켜 줄 기폭제가 필요하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네버랜드인 노들꿈섬에서 그린 닷 프로젝트Green Dot Project는 단계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디자인 모델이자 플랫폼을 제안하고자 한다. 노들꿈섬은 문화적, 상업적, 사회적 수요와 용도에 따라 유기적으로 반응하고 변화할 것이며, 그린 닷 프로젝트는 새로운 도시적 삶의 방식을 제안할 것이다.
그린 닷 마스터플랜
그린 닷은 크게 플라자Plaza, 게이트웨이Gateway, 빌리지Village, 비치Beach, 폰드Pond, 포레스트Forest라는 여섯 개 장소로 구성된다. 이 안에는 모임, 작업, 문화·예술, 스포츠, 생태, 교육, 친환경 에너지 시설, 농장, 컨벤션, 휴식, 쇼핑 등을 위한 공간이 형성될 것이다. 이와 같은 공간을 통해서 노들섬은 다양한 행사, 기획, 활동의 중심이 되고 여러 사람들의 활발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도심 속 또 하나의 특별한 도시가 된다.
디자인 전략
오늘날 우리가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식은 많은 양의 자원을 소비하며 생태계의 심각한 불균형을 가져오고 있다. 지속가능성, 경제성, 사회적 가치, 유연성, 친환경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여섯 가지 디자인 전략을 제안한다. 노들섬은 현대의 문제와 도전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며, 앞으로 다가올 도시의 요구를 예측할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의 발전을 장려하는 플랫폼으로서 시민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노들섬은 현대 도시의 이상적인 디자인 모델이 되고자 한다.
- group8asia, 남성택, Boydens engineering, Ney + partners / group8asia, 남성택, Boydens engineering, Ney + part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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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작: 노들 플랫폼
노들꿈섬 공간·시설조성 3차 설계공모
문화 네트워크의 플랫폼
노들섬은 한강을 넘어 도시로 확장되어 도시적, 문화적, 자연적 네트워크의 구성 요소가 되어야 한다. 도시 속 고립된 섬이 아닌, 시민들이 쉽게 다가가 점유할 수 있는 문화 네트워크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도시 네트워크의 회복: 노들섬은 한강으로 나뉜 강북과 강남의 연결점에 놓여있다. 이곳에 도시와 문화 시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광장의 역할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보행자가 섬에 진입하고 서로 연결되는 도시 네트워크가 구성된다.
자연 네트워크의 흐름: 옥외 전시·휴식·이벤트 공간, 자연 공원, 산책로 등을 연계시킨 자연 네트워크를 조성한다.
문화 네트워크의 중심: 문화의 감상·창작·정보 제공·체험 등을 통해 작품과 관객이 교류하고 이해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조를 제공한다. 공연장, 창작 지원 시설, 다목적홀, 전시장, 미디어 센터 등과 연계된 문화 네트워크의 새로운 중심 공간을 구성한다.
인터랙티브 문화 스테이지
노들섬은 서울의 문화·음악·예술을 담는 새로운 그릇으로서 스테이지 역할을 해야 한다. 노들섬을 변형해 랜드스케이프, 이벤트, 퍼포먼스, 콘서트, 문화 창작 등 다양한 코드의 음악적·문화적 결합을 가능하게 만드는 문화적 광장을 구현한다. 문화, 예술, 자연, 도시 등다양한 코드를 설정해 노들섬을 입체적인 문화 스테이지로 변모시킨다. 이를 통해 노들섬은 자연을 넘어 음악적 깊이와 젊음의 문화를 만들어 서울의 문화 코드를 대표하는 다차원적인 장소가 된다. 또한 다양한 예술적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음악 광장이 될 것이다.
- 운생동, 서로아키텍츠, KnL 환경디자인, EMA / 운생동, 서로아키텍츠, KnL 환경디자인, 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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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작: 재구성된 땅, 노들마을
노들꿈섬 공간·시설조성 3차 설계공모
오랫동안 고립된 노들섬을 어떤 환경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열어줄 것인지가 이번 공모의 핵심이다. 우리는 노들섬의 땅을 재구성해 한강대교와 한강변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연환경, 서울의 풍경이 어우러지는 노들마을을 제안한다.
기존의 양녕로와 노들섬 사이의 레벨차를 이용해 도로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플랫폼을 제안한다. 이 새로운 플랫폼은 상층과 하층으로 나뉘는데, 상층에는 유연한 공간 활용을 통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담을 수 있는 오픈스페이스와 녹지를 문화 시설과 함께 배치한다. 다목적 스탠드는 하층의 노들마당과 연결되어 상층을 하나의 큰 문화 마당으로 만든다. 양녕로 동측에는 노들숲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하층에는 대중예술 공연장과 다양한 창작·창업 지원 시설, 광장, 보행로, 녹지 등을 배치해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노들마을을 조성한다. 또한 보이드, 계단, 엘리베이터 등 수직 동선을 배치해 상층과 하층을 물리적·시각적으로 연결한다.
설계 개념
연결: 섬의 상단부 외곽과 하단부를 잇는 두 가지 루프를 조직한다. 이를 통해 노들마당과 노들숲이 연결되어 한강대교부터 한강변까지 이어지는 복합적인 자연적·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열기: 섬 상단부의 서측에 노들마당을 배치해 한강을 향한 조망을 확보한다. 한강과 서울의 풍경을 노들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의 배경으로 만든다.
프로그램: 노들섬의 자연 경관을 되살리고 필요한 공공장소를 적절히 배치해 시민에게 열린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다. 섬의 서측에는 대중음악 공연장, 창작·창업지원 시설, 노들마당을 배치한다. 동측에는 다목적 홀, 강의실을 배치하고 노들숲을 보존·개선해 연결한다.노들숲과 섬의 하단부에는 생태 교육 센터, 전망대, 카페, 야외 공연장, 노들 비치, 자전거 센터 등이 마련되어 시민들은 섬 곳곳을 탐험하고 즐길 수 있다.
- Studio MMK, 박태형 / Studio MMK, 박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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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꿈섬 공간·시설조성(3차) 설계공모
NODEUL DREAMS ISLAND MASTER PLAN AND SPACE·FACILITY DESIGN COMPETITION: THE 3RD STAGE
설계공모 경과와 심사평
6월 22일 노들꿈섬 공간·시설조성(3차) 설계공모의 당선작으로 Studio MMK와 박태형의 ‘재구성된 땅, 노들마을’이 선정되었다. 이로써 2015년 6월에 시작해 총 3단계로 진행된 노들꿈섬 공모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2015년 6월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운영구상(1차) 공모가 열렸고, 103개 팀 중 10개 팀이 선정됐다. 같은 해 9월, 10개 팀을 대상으로 진행된 운영계획·시설구상 공모(2차)에서는 어반트랜스포머 팀(대표 김정빈)의 ‘밴드 오브 노들’이 당선됐다. 밴드 오브 노들의 목표는 노들섬을 ‘음악을 중심으로 한 예술 창작 기지’로 만드는 것이다. 서울시가 추진했던 ‘노들섬 예술센터’(2005)나 ‘한강예술섬’(2009)처럼 음악을 콘텐츠로 삼고 있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그간 서울시는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처럼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강조된 오페라 극장, 야외무대 등을 조성해 노들섬을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 공연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반면 서현 교수(노들섬 총괄계획가)의 말에 따르면, 밴드오브 노들은 “노들섬이 생계 걱정 없이 음악을 할 수 있는 실험실이자 억눌린 마음을 표출하는 해방구가 되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음악을 매개로한 공공 문화 예술 프로그램과 여러 분야가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서현 교수는 “노들섬 예술센터가 한강변에서 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자 했다면, 밴드 오브 노들은 한강과 서울의 풍경을 노들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의 배경으로 만들 것”이라며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노들꿈섬 공간·시설조성(3차) 공모는 노들섬을 크게 건축 가능 영역, 1등급 비오톱 영역, 하천 부지, 도로로 나누어 다뤘다. 이를 바탕으로 시설 배치, 동선, 조경, 친환경 계획에 대한 설계 지침이 마련됐다. 대부분 섬의 동측에 위치하고 있는 1등급 비오톱의 파괴를 막기 위해 이용이 빈번한 시설(공연장, 창작·창업 지원 시설)은 섬의 서측에,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낮은 다목적 시설은 동측에 배치해야 했다. 보행로와 차도 역시 비오톱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획해야 한다. 양녕로로 인해 동서로 분리된 섬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였다. 동서측뿐만 아니라 노들섬의 상단부(양녕로 레벨)와 하단부(노들섬 지면 레벨)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동선 계획이 요구됐다. 특히 섬의 서측에 조성되는 보행로 사이에는 음악 공연 등 소규모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등의 보행 약자를 위한 수직 동선의 조성 유무도 심사 대상이었다.
이번 공모의 핵심 목표는 2차 공모의 당선 팀이 제안한 7개의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공연장의 경우 어반트랜스포머 팀이 요구한 면적과 세부 기능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특히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가변성’ 있는 공간 조성이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했는데, 이는 많은 작품들이 비슷한 설계전략을 취하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서현 교수는 “확장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하도록 유도한 지침이 격자 혹은 테트리스 타입의 구조물을 제안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등작과 2등작 역시 격자 타입의 구조물을 제안했는데, 접근 및 배치 방식이 달랐다. 이어서 그는 “1등작은 양녕로와 같은 레벨의 판을 조성하고, 그 아래에 모든 공간을 집어넣었다. 이로 인해 공간이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강점이다. 2등작은 대부분의 작품이 노들섬을 동서로 나눈 것과는 다르게 남북으로 나누어 해석한 것이 독특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시설의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서울시는 2·3차 당선자와 협의 및 조정 과정을 거쳐, 기본 및 실시설계를 위한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성공적인 노들꿈섬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밴드 오브 노들의 파일럿 테스트도 노들꿈섬 완공 목표 시점인 2018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다음은 노들꿈섬 공간·시설조성(3차) 설계공모의 심사평의 전문이다.
“노들섬과 관련해 2005년 이후 지난 십 년의 과정은 우리 사회가 바라보고 있는 지향점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대규모 문화 시설인 ‘노들섬 예술센터’ 조성을 위한 두 번의 국제 설계공모에도 불구하고, 여러 내외부적 문제로 인해 ‘한강예술섬 설립·운영에 관한 조례’마저 폐기되면서 동력을 잃고 중단됐다. 문화조차도 규모와 경제 가치로 평가되는 시절이 지나자, 한편에서는 시민 사회가 주도하는 자생 문화가 더 중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라났다. 이후 2년여에 걸친 다양한 시민, 전문가의 의견 수렴 과정과 더불어 노들꿈섬을만드는 운영구상(1차), 운영계획·시설구상(2차), 공간·시설조성(3차)에 이르는 긴 공모 과정이 있었다. 이는 최고의 랜드마크가 될 작품을 선정하는 일이 아니라, 시민과 다양한 분야가 참여함으로써 경험과 사유가 집적되어 만들어지는 민주주의 실험 과정의 결과물이다.
심사위원회는 총괄계획가와 2차 공모 당선자인 ‘밴드오브 노들’ 운영 팀에게 공모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자체 논의를 거처 다음과 같은 심사 기준을 갖게 됐다. 첫째, 새로운 시설은 시대의 흔적을 담을 수 있는 운영 전략을 바탕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미래의 변화에 대해 유연하면서도 현재에도 충분한 완성도를 갖추고 작동하는 시설이어야 한다.
심사에 앞서 제출된 48개 작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기술 심사에서 지침의 내용을 위반한 작품들이 일부 보고 되었으나, 실격 사유는 아니었기 때문에 심사대상에 포함했다. 수상작의 범주에 들 경우 감점 여부를 재론하기로 했으나, 이에 해당하는 작품은 없었다.
심사위원회는 매 단계 심사에서 위원별로 복수의 수상후보작을 추천했고, 단 한 표를 받은 작품의 경우에도 추천한 심사위원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듭했다. 심사위원회는 7개의 상위 수상작 외에 세 작품을 추가 선정했는데, 공모가 지향하는 목표에부합하는 수준 높은 작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념비적인 형태보다는 프로그램에 반응하는 고유한 결합 방법을 가진 작은 단위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들이 많았다. 자연환경과 시설, 사람들의 활동이 융합되어 시간의 흐름 속에 덧씌워져가는 서사적 풍경을 이루는 작업들이 심사위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 좋은 작업들 사이에서 당선작은 도시와 강, 자연환경 사이에서 보다 명확한 태도와 실현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결정되었다.
재구성된 땅, 노들마을은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가변적인 공간 모듈을 배열하되 노들섬의 중앙 도로인 양녕로 높이에 맞는 새로운 레벨을 만들었다. 이 레벨을 경계로 하부의 수평적으로 확장되는 공간과 상부의 단순한 볼륨이 대비되며 이루는 공간 구조의 가능성이 높이 평가됐다. 근소한 차이로 2등이 된 노들 플랫폼은 자연지형을 연상하는 작은 픽셀들이 모여 도시와 강을 배경으로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순환 동선과 다양한 레벨의 옥상의 활용성이 지적됐다. 3등작인 서울 그린 닷은 투명성을 갖는 철골 프레임으로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흐리며 시적으로 통합시킨 수준 높은 작업이다. 하지만 계획 구역 전체를 둘러싼, 완결된 형태가 아쉽다.
노들꿈섬 공모는 건축가의 개성이 강조되거나 화려한 형태를 뽑는 경연이 아니다. 다양한 계층의 의견 수렴을 통해 운영 및 시설 계획이 만들어졌고, 예측 가능한 방법과 민주적 절차에 의해 건축과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경험을 축적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당선자는 서울시와 운영 팀과의 수많은 조정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새로운 방법은 늘 낯설고 어렵다. 지금 계획된 프로그램을 담기에 최선인 건축이라 하더라도 세월이 지나면 변하기 마련이다. 이제부터 중요한 일은 잘 만들 수 있도록 건축가에게 끊임없는 신뢰와 지지를 보내는 일이다.”
1등작재구성된 땅, 노들마을Reconfigured Ground, Nodeul Maeul
Studio MMK, 박태형
2등작노들 플랫폼Indeterminate Platform
운생동, 서로아키텍츠, KnL 환경디자인, EMA
3등작서울 그린 닷Seoul Green Dot
group8asia, 남성택, Boydens engineering,Ney + partners
가작노들, 언 플러그드Noduel, (Un) Plugged
HLD, Ilshin Architects and Associates, 유은정, 정승영, Mingyu Yin
가작노들마당Nodeul Madang
Studio Akkerhuis, Buro Happold International (Hong Kong),
Theatre Projects Consultants, 건축공방, Anne-Sophie Verriest
가작수석Susok
NAAD, François Bourgine, Viviane Le Deunff, Elia Viesi,Teizo Okumura
가작시민을 위한 섬Citizen’s Stage
Juhyunkim Architecture
심사위원 특별상음악 회랑The Music Cloister
PlaceMakers
심사위원 특별상노들 빌리지Nodeul Village
동심원조경, PRAUD, salmworkshop, 예창건축사
심사위원 특별상컬티베이팅 터레인Cultivating Terrain
Urban Terrains Lab, 건축실험실, Studio OL, 인터조경, 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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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홍예 빛의 숲
서소문밖 역사유적지 설계경기
도시 속의 메모리얼
천주교의 도입과 박해의 역사는 비단 한 종교의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수많은 켜를 관통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 역사의 중심지인 서소문 밖 성지는 천주교 성인들을 기리는 추모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추모해야 마땅하지만 잊힌 모든 한국인을 품고기리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러한 ‘보편적 추모’는 강한 오브제를 세워서는 이루기 어렵다. 최대한 비워내야만 이 땅이 하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그래야만 대형화하는 다른 종교 시설들과 다른, 복잡한 주변 도시 환경 속에서 더욱 가치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
홍예
이를 위해 지침에서 요구한 건축 프로그램은 모두 지하 3개 층에 배치하고 지상부는 지하의 천장 구조가 곧 지면의 지형으로 드러나는 메모리얼로 설계했다. 기본 구조물을 최대한 활용하되, 주어진 프로그램을 담기 위해서는 존치 구조의 보강과 새로운 구조 형식의 설계가 불가피했다. 이에 동서양 건축에 모두 존재하면서 약현 성당과 잃어버린 서소문의 공통언어이기도 한 홍예虹霓, arch를 구조 형식으로 정했다. 기존 슬래브 중 가장 윗부분을 걷어내고 소성당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에 각각 알맞은 아치 구조를 설계했다. 지붕에는 다양한 간격으로 30×30cm의 사각 천공을 뚫어 빛이 쏟아져 들어오도록 했다.
땅
지하 1층 천장의 아치와 천공은 곧 지상부 메모리얼에서 각각 지형과 하늘을 담는 땅의 패턴으로 보이게 된다. 기념 성당의 상부에 설치된 야외 제대 주변에서는 현재처럼 매주 금요일 오전 야외 미사가 열리게 되며, 수천 명이 몰리는 대규모 미사 시에는 제대 북쪽의 광장이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된다. 식재는 부지의 북쪽과 동쪽의 경계부에만 집중시켜 성당 상부와 광장 주변 지형의 흐름이 옛 처형장이 있던 땅을 온전히 기념하도록하였다. 한편 현재 대상지 경계에 존재하는 단차를 없앰으로써 메모리얼이 모든 이들에게 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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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Seosomun Memorial Parkv 서소문역사공원
서소문밖 역사유적지 설계경기
기념 공원
본 계획안의 기념 공원에는 서소문이 가지고 있는 비극적인 순교 역사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구체적인 물체는 없다. 대신 서소문공원 전체를 울창한 숲으로 조성하여 공원에 발을 딛는 순간 도시로부터 떠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공원을 찾는 사람들 각자가 공원을 거닐면서 자신만의 길과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공원 내에 어떠한 길도 뚜렷하게 정의하지 않았으며, 길을 향해 열리고 닫히는 나무숲을 지나면서 서서히 올라가는 경사 지면을 걷게 된다.
새롭게 조성된 언덕 정상에 이르면 숲 한 가운데에 크고 명확한 원형의 터Gigantic Lens가 펼쳐지는데 이곳이 서소문역사공원의 중심 공간이다. 높은 나무나 별다른 구조물이 없는 빈 공간으로 하늘을 향해 트여 있으며, 공원의 다른 곳과 달리 기하학적인 형태가 부여된 곳으로 거대한 구의 흔적을 상징한다. 공원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원형의 터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과거의 의미가 흔적으로 남아 숲을 거닐다가 그곳에 도달한 사람에게 경외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 속에 넓게 트인 공간이 된다. 원형의 터에서 자유롭게 머물면서 살아있는 기억을 느끼거나 중심에 이동식 제단을 설치해 야외 행사 장소로 사용하면서 서소문의 역사와 깊은 유기적 관계를 형성한다.
지하 주차장 일부를 보존하고 그 위를 녹지로 덮어 새로운 환경을 만들었다. 대지 남쪽에는 서울역과 서소문공원을 이어주는 어반 플라자와 광장으로 향하는 순교 성당을 계획했다. 공원으로의 접근은 여러 방향에서 가능하다. 북쪽과 서쪽에서는 도로와 같은 레벨로 접근이 가능하며, 광장의 남동쪽 모서리에서 시작하는 계단은 원형의 터까지 연결된다. 계단 끝에서 이어지는 남북 방향의 길은 무장애 공간을 고려했고 길의 한쪽 면은 열 주랑을 계획했다. 이는 기차 통행 시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하고, 지하 구조를 위한 기술 장비를 보호하며 햇빛과 비를 막아준다.
- 유원건축 + Sapienza-Università di R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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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Groundscape 땅의 풍경
서소문밖 역사유적지 설계경기
대지의 도시적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서울 도심의 경계이자 프로그램의 상충 지역, 대지를 가로지르는 경의선과 서소문 고가도로, 의주로 등 혼재된 주변 맥락과 공원이라는 일방적 프로그램은 대지가 도시적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고립시켰다.
땅의 형상을 다듬어 동측의 철도 부지를 물리적으로 막고, 주변 맥락과 맞닿은 경계를 따라 사람들이 접근가능한 ‘열린 광장’을 만들었다. 열린 광장은 도시의 여러 맥락 속의 사람에게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 열린 광장은 역사 문화 공원과 순교 기념 광장의 진입 공간이며, 이질적인 두 프로그램의 유입과 흐름 그리고 소통을 만들어주는, 대지의 도시적 역할을 위한 필수 공간이다.
광장을 경계로 내부 땅의 북쪽은 들어 올려 열린 광장의 활력을 유지시켜주는 편의 시설이 위치하고, 남쪽은 땅속으로 움푹 내려가서 순교 기념 공간으로의 자연스러운 유입을 유도한다. 열린 광장의 경사진 땅은 동쪽 경의선과 의주로의 시각 및 청각적 소음을 막는
풍성한 녹지 공간이며, 자연스러운 경사와 식재 밀도조절을 통해 역사 공원과 순교 광장을 연결 혹은 독립적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행장 추정지에 배치한 우물은 순교자를 위한 추모의 공간이자 이용객이 장소성을 느끼게 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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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작: 가시加時 물성과 초월성
서소문밖 역사유적지 설계경기
연속적으로 이어져 수평으로 펼쳐진 대지는 자유로운 점유를 기다리는 열린 장소가 되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축을 설정하거나 확인할 수 없는 도시적 스케일의 연결을 강제하기보다는 그 장소에 체화된 기억과 반향이 주변과 자연스럽게 연계되도록 의도했다.
대지의 중심부에 위치한 순교 광장은 8천여 개의 철제가시를 담고 있다. 공간을 가로지르거나 분절하지 않고 쌓아 올린 전체로서의 ‘가시’ 구조물은 이 땅에 적층된 순교자의 영혼들을 상징한다. 광장으로 접근하는 회랑을 거닐며 경험하는 그 날카로운 존재감, 불규칙적으로쌓인 무거운 형상은 이곳이 박해와 처형의 현장이었음을 즉각적인 경험으로 깨닫게 한다.
광장에 도착하여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인지하게 되는 구조물 사이로 비치는 눈부신 빛과 그림자의 교차는 순교를 통하여 영원히 기억되고 부활한 성인들의 정신을 상징한다. 다양한 빛으로 상징화된 순교자의 영혼들은 성당에서 비로소 하나의 공간, 하나의 빛으로 수렴된다.
성당을 나와 빛을 따라 천천히 올라와 만나게 되는 넓고 푸른 공원은 부활의 공간이자 생명으로 가득한 환희의 공간이다. 공원에 심어진 44그루의 포플러는 박해 이후 한 세기 넘도록 이어져온 순교의 정신이다. 무심한 듯 펼쳐진 자연을 거닐며 차분히 기억을 쌓아가는,시간을 초월한 장소로 구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