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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Hillstate Prugio Juan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은 인천 구시가지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 환경과 가로가 열악한 단지다. 주변 도시와 연결하기보다는 대단지임을 고려해 내부 자연 요소와 프로그램을 통해 주변 도시 환경을 아우르는 단지를 조성하고자 했다.
트리플 그라운드
주안동이 가진 도시의 풍경과 지역적 특성에 주목했다. 장방형의 길고 큰 단지에 변화하는 섬, 구릉, 산, 세가지 자연 풍경을 담아 트리플 그라운드(Triple Ground)라는 콘셉트로 걸음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만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단지를 계획했다. 장방형의 긴 축을 따라 왕벚나무를 식재해 주요 흐름을 유도하고 그 사이사이에 테마 식재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러운 시선의 흐름을 유도했다.
블루밍 아일랜드
단지 중심 공간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담고자 넓은 잔디광장, 수경 시설, 휴게 공간을 조성했다. 풍부한 녹음과 수종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들의 시너지가 모여 단지의 상징적이면서 거대한 복합 광장을 이룬다.
윈드 라운지: 넓은 잔디광장이 있는 공간으로 티하우스에서 광장을 바라볼 수 있다. 팽나무 녹음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배롱나무의 수형과 꽃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다.
가든 라운지: 자연과 대비되는 인공 소재의 구조물로 목가적 공간을 만들었다. 섬을 형상화한 곡선의 플랜터로 입체적 공간을 꾸몄다. 이곳에는 단풍이 매력적인 서어나무를 식재하고 서어나무 아래 화산석과 초화를 배치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블루 라운지: 수경 시설의 청량함과 자연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산수정원이다. 석가산은 장방형의 긴 축이 가진 열린 경관을 저해시키지 않는 동시에 공간의 위압감을 해소시킨다.
선큰 라운지: 지나가는 위요된 공간이 아닌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밝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교목은 배제하고 다양한 관목과 초화류를 식재했다. 자연 친화적 시설과 포장을 적용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환경과조경422호(2023년 6월호)수록본 일부
글 라모디자인그룹
사진 유청오
조경 특화설계 라모디자인그룹
시공 현대건설, 대우건설
위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동 1425-2번지 일원
조경 식재 장원조경
조경 시설 조경사엔앤씨
놀이 시설 플레이잼
규모 2,958세대
대지 면적 105,997.70m2
조경 면적 45,389.50m2
준공 2023. 6.
라모디자인그룹의 ‘라모’는 랜드스케이프와 모자이크의 합성어(landscape+mosaics)로 우리의 삶을 채우고 있는 많은 경관과 조각의 조합을 뜻한다. 2003년에 설립되어 마스터플랜부터 조경 및 도시계획, 주거 등 다양한 규모와 유형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대지가 들려주는 소소한 속삭임, 사회적 요구, 변화하는 삶을 담아낼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설계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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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버 공원
Tavor Park
키랴트 얌Qiryat Yam 시 달렛Dalet 지구는 1970년대 건설주택부가 조성한 주거지로 전국적으로 건설된 대규모 공공주택 모델에 기반해 조성됐다. 주로 새로운 이민자와 기존에 살던 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인근 공원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황폐하고 주변과 단절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목표
설계 목표는 흩어진 정원을 통합하고 확장해 만남, 놀이, 휴식이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어 주민에게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 참여를 원칙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기존 장소의 기능을 해치지 않고 각 기능을 연계하는 보행 체계를 더했다.
공원 설계
설계의 첫 번째 단계로 보행로를 연장해 모든 공간을 연결했다. 총 연장 240m에 달하는 보행로는 공공주택과 정원, 휴식 공간, 간단한 놀이와 운동이 가능한 광장, 반려동물 놀이 공간을 이어준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수목은 보존하고, 휴식 공간에는 그늘을 제공하는 수목을 새로 심었다. 또한 기능성 수목을 식재하고, 유출수 저감을 위한 식재 방식과 지역 토착종을 활용했다. 평평한 공원에 잔디 언덕을 만들어 걷는 재미를 더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산책로를 만들고, 돌담과 목재로 플랫폼을 조성했다. 콘크리트, 아스팔트, 돌과 같이 흔한 재료를 선택해 세심하게 활용했다.
*환경과조경421호(2023년 5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s BO Landscape Architects, Beeri Ben Shalom and Orna Ben Zioni
Lead Architects Ari Fine, Rotem Even
Client Qiryat Yam Municipality
Location Qiryat Yam, Israel
Area 9,000m2
Completion 2020
Photograph Yoav Peled
BO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츠(BO Landscape Architects)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환경 설계에서 엔지니어링까지 다양한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 공원, 자연 보호 구역, 국립공원에 이르기까지 지역과 도시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계획을 통해 대상지에 맞는 설계 해법을 제공한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긍정적 태도로 프로젝트에 접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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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란 광장
Prahran Square
프라란 광장(Prahran Square)은 도심 내 새로운 형태의 널찍하고 독창적인 공공 공간을 제시한다. 리옹 건축사무소(Lyons Architecture)와 ASPECT 스튜디오는 건물로 밀집한 도시에 시민들을 위한 공공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지상주차장을 광장 아래로 이동시켰다. 새롭게 만든 지하주차장은 2층 규모로 500대의 차를 수용할 수 있다.
도시공원, 광장, 원형 극장, 놀이터, 잔디밭, 주차장, 상점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유형의 공간을 탄생시켰다. 여러 공간의 기능을 융합해 주민, 쇼핑객, 관광객을 위한 문화와 여가 공간을 조성했다. 광장의 본질인 공공성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상업과 민간 기업 간의 교류를 촉진시켰다.
리본 형태의 경계
구불구불한 경계부는 광장을 둘러싸는 리본 형태를 띠고 있어 독특한 거리 풍경을 만들고, 주차장 진입부, 계단, 상점, 커뮤니티 공간 등을 감싼다. 경계부는 광장 내부의 경관을 만들고 주변 도로의 차량으로부터 광장을 보호하며, 공공 공간과 주변 상업 시설을 구분하는 일종의 층으로 기능한다. 리본 형태의 경계는 네 면을 감싸고 있는데, 세 면은 내부 광장으로 이어지는 경사로이며 나머지 한 면은 인근 상점과 연결된다.
*환경과조경421호(2023년 5월호)수록본 일부
Team Lyons Architecture, Waterforms International, WSP, Artists(Paul Carter, Bruce Ramus)
Traditional Owners & Ongoing Custodians of the Land Wurundjeri Woi-Wurrung Country
Client City of Stonnington
Location Melbourne, Australia
Area 10,000m2
Design 2016~2018
Completion 2019
Photograph Peter Bennetts, John Gollings
ASPECT 스튜디오(ASPECT Studios)는 조경가, 도시 디자이너, 전략가, 도시계획가로 구성된 팀으로, 전 세계 곳곳에 새로운 공공 공간을 창조해왔다. 사람들이 공공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 공간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억에 남을만한 공공 공간의 경험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호주 시드니, 멜버른,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퍼스,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베트남 호치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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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닛 스프링 파크
Bonnet Springs Park
168에이커 규모의 대상지는 1880년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레이클랜드 레일야드(Lakeland Railyard)로 사용됐다. 원래 이 철도 기지는 미국 동부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이동하는 각종 화물이 오가는 물류의 허브였다. 하지만 1952년 철도 기지가 문을 닫으면서 대상지는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 갔다.
2015년 레이클랜드 도심은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였고, 일각에서는 레이클랜드의 자연 경관을 보존하는 동시에 중앙 공원으로 기능할 수 있는 보닛 스프링 파크(Bonnet Springs Park) 조성을 제안했다. 이후 보닛 스프링 파크 건립 위원회의 제안으로 공원 마스터플랜 수립이 시작됐다. 우리는 6개월 동안 모은 시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설계의 콘셉트와 방향을 정했다. 생태학적 보석, 문화적 자석, 그리고 하나로 연결된 지역 커뮤니티를 설계 목표로 설정했다. 공원은 헤리티지 가든, 캐노피 산책로, 조각 공원, 놀이터 등 녹지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새로운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공원의 주요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생태학적 보석
대상지는 오랜 시간 산업 용지로 쓰이고, 수십 년간 낙후된 방식으로 빗물을 처리해 생태계 일부가 훼손됐다. 우리는 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자연 생태계를 회복하고, 해로운 오염 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했다. 침입 외래종을 제거하고 빗물 처리를 위한 습지와 생태 건천을 구축했다. 오염된 토양 위에는 두 배 이상 높이의 언덕을 쌓아 오염을 막고 전망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풍성한 참나무들을 보전하고, 굽이쳐 흐르는 수로를 개선해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꾀했다. 네이처 센터는 중심 공간으로 인근의 보닛 호수Lake Bonnet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공원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호수를 감상하며, 플로리다 중앙부의 생태적 특성을 배울 수 있다. 네이처 센터는 강의실, 전시 공간을 포함해 카페 및 보트 대여 시설 등을 갖춘 교육·문화 시설로 사용될 예정이다.
문화적 자석
도심에 위치한 공원의 지리적 여건은 예부터 문화, 교육, 예술을 장려했던 레이클랜드의 전통을 이어나가기에 적합하다. 웰컴 센터의 전시로 이 지역의 농업, 산업과 문화의 역사를 보여주고, 야외 공간에는 대규모 식물원을 조성했다. 공원 곳곳에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익스플로레이션 V 어린이 박물관(The Explorations V Children’s Museum)은 공원의 중심부로 이전해 공간을 더 확장하고, 공원을 위한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다.
연결된 지역 커뮤니티
공원은 도시 전역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연령대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방문객들을 수용하고, 교통 인프라와 도시 구조상의 간극으로 인해 나눠진 여러 지역을 하나로 연결할 것이다. 새로운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 출입이 쉬운 진입로, 원활한 대중교통 등을 통해 공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벤트 센터의 대형 연회장, 웰컴 센터의 레스토랑, 중앙 이벤트 잔디광장은 시민들을 사회적으로 연결한다. 트리 하우스, 자연 놀이터 등 소규모 공간은 일상에서 공원을 더 친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유형의 이용자들이 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신체적, 사회적 평등이 실현되는 공원으로 계획했으며, 이러한 계획을 통해서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하고자 했다.
Landscape Architect Sasaki
Client Bonnet Springs Park Inc.
Location Lakeland, Florida, United States
Area 168ac
Completion 2022
Photograph Sasaki
사사키(Sasaki)는 도시 설계, 건축, 토목 공학 등과의 협업을 통한 다학제간 디자인을 추구하며 전 세계의 대규모 국제 사무소, 문화지구, 고등 교육을 위한 캠퍼스, 소규모 사무 공간을 설계해왔다. 다양한 스케일의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대상지의 문제점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해 넓은 스펙트럼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유연한 도시 설계와 균형 잡힌 프로그램, 역동적인 공공 영역 등을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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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프라야 스카이 파크
Chao Phraya Sky Park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 성행하는 가운데 방콕 시정부는 차오프라야 스카이 파크(Chao Phraya Sky Park)(이하 CPSP)를 개장했다. 약 40년 동안 방치됐던 공간이 태국 최초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조성된 선형 공원으로 탄생했다. 이 다리는 방콕에서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지역에 위치하며,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의 마을과 현대적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CPSP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 공공 녹지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 우리는 방치된 기존 도시기반 시설을 활용해 시민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건강한 도시 환경을 재구축하고자 했다. 방콕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평행한 도로와 다리 양쪽 끝에 있는 기존 공원들을 연결해 공공 녹지를 넓히고, 보행 편의성을 높였다. 버려진 기존 도시 기반 시설을 재활용해 공사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도시에 새롭게 생긴 녹지 공간은 시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 유휴 공간의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미래 도시 공간 조성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미완성의 꿈을 마무리하다
1984년 방콕 시민들은 동남아시아 최초로 스카이 트레인을 건설한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라발린 스카이 트레인(Lavalin Skytrain) 철도는 차오프라야 강(Chao Phraya River)을 가로지르며 문화 유산 지구를 거쳐 통근자들을 실어 나를 예정이었다. 철도는 8.5m 간격을 두고 280m 길이로 건설된 프라포클라오 브리지(Phrapokklao Bridge)의 두 개 도로와 하중을 나눠 갖는 식이었다. 프라포클라오 브리지 구조물 완성 후 정치적 간섭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정부도 프로젝트를 방치하면서 결국 실현되지 못한 채 구조물만 남겨졌다.
40년 동안 완성되지 못한 거대 기반 시설은 방콕의 미완성 꿈이자 빛을 보지 못한 채 남겨진 상실을 의미한다. 대도시로 발전한 방콕에서 라발린 스카이 트레인의 구조물은 도시 경관 한복판에서 시민들에게 잊힌 건축물이 됐고, 불완전한 구조물인 데다가 접근할 수 없어서 ‘사판 두안(Saphan Duan)’ 또는 ‘절단된 다리’로 불렸다.
2015년 방콕시 산하의 도시 계획 및 개발부, 쭐랄롱꼰 대학교(Chulalongkorn University)의 쭐라 유니서치(Chula Unisearch) 및 도시 디자인 개발 센터(Urban Design Development Center)는 방콕의 중심가 활성화를 위해 방콕 250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의사 결정 과정에 대중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라발린 스카이 트레인의 구조물을 강 건너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위한 보행로로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계기로 지역 주민들은 도보로 강을 건널 수 있는 권리를 요구했다.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공공 녹지 공간의 필요성과 미완성의 꿈으로 남은 라발린 스카이 트레인을 통해 도시를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결과적으로 이 다리는 도시의 선형 공원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됐다.
과거와 현재를 잇다
도시의 중요한 역사 구역 한가운데 절단된 채 남겨진 구조물은 태국의 기념물 메모리얼 브리지(Memorial Bridge) 옆에 있었다. 이 브리지는 차오프라야 강을 가로지르는 최초의 차량용 교량으로 현 태국 왕조의 초대 국왕 라마 1세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으며 사판 푸트(Saphan Phut)로 불린다. 메모리얼 브리지의 여러 요소에서 모티프를 얻어 새 구조물 대신 기존의 구조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했다. CPSP는 메모리얼 브리지의 곡선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기존 구조물의 경사면과 방콕의 스카이라인을 조화롭게 만들었다.
한 세기 동안 메모리얼 브리지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차오프라야 강이 흐르는 방콕의 전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였다. CPSP에서 바라봤을 때 메모리얼 브리지가 시야의 한 부분에 걸리도록 경관을 조성했다. 보행자들은 메모리얼 브리지의 전경을 감상하며 아룬 사원(Wat Arun), 왓 포(Wat Po), 위차이 프라싯 요새(Wichai Prasit Fort) 등 방콕 기념 엽서에 등장하는 유명 랜드마크를 조망할 수 있다. 차오프라야 강 너머로 방콕의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방콕이란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입체적 보행 경험
CPSP는 다리 양쪽 끝의 공원을 서로 연결한다. 강을 가로지르는 두 도로 사이에 남겨진 8.5m 폭의 공간에 두 개의 엇갈리는 동선을 만들어 공간의 분할을 꾀했다. 동선을 중심으로 분리된 공간의 형태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산책 등 다양한 속도의 보행 경험을 가능하게 만든다. 안전한 보행 환경을 구축하고, 교통 소음 등 각종 공해를 줄이기 위해 모든 구조물은 양쪽 차도보다 높게 설치했다.
두 방향으로 나뉜 길이 만나는 중간 지점에는 오르내릴 수 있는 언덕과 같은 곡선 지형을 조성해 입체적인 보행로를 만들었다. 보행로에서 다리의 끝점이 보이지 않도록 끝나는 구간에 계단을 조성해 마치 탐험하는 기분이 드는 입체적인 보행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계단식 좌석 공간을 설치해 휴식을 취하거나 각종 공연 및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무대로 활용되도록 했다.
공원에서는 방콕의 역사적인 경관과 현대적인 스카이라인을 모두 감상할 수 있고, 강 위에서 일출과 일몰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단차의 보행로를 통해 선형 공원의 선을 강조하고, 열린 공간을 조성해 보행 환경의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누구나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승강기, 휠체어 경사로 등 배리어 프리 시설을 설치했다.
한계를 극복하다
40년 동안 방치되고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스카이 레일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업이 아니었다. 현장 조사가 어려워 추정에 기반한 설계를 진행해야 했다. 중량 제한으로 인해 토양의 깊이와 추가 구조물 설치는 설계에서 중요한 사안이었다.
두 개의 도로 사이 공간에 자리 잡은 CPSP는 설계뿐만 아니라 시공 과정에서도 양쪽에서 이루어지는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가로막아서는 안 됐다.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프리캐스트 GRC 블록의 모듈 시스템을 이용해 모든 구조물을 설치했다. 덕분에 공기를 줄이고 비용을 절약했다. GRC 블록으로 설치한 벽, 플랜터, 좌석 등은 공원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전체적 보행 경험을 만들어낸다.
바람도 설계에서 주요 고려 요소였다. 토양이 덜 필요하고 바람과 태양에 저항력이 높은 다양한 저관리 식물과 보행과 운전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가지와 형태가 넓게 퍼지지 않는 식물로 식재를 구성했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은 계절에 따라 색을 바꾸며 도시에 새로운 활기를 더할 것이다. 토착종을 식재해 곤충을 위한 미기후와 서식처를 제공하고 도시의 생물 다양성에 기여하고자 했다.
유휴 공간의 재발견
CPSP는 방콕의 첫 번째 팬데믹 봉쇄 시기에 개장했다. 기후위기와 함께 공중 보건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공 녹지의 필요성과 회복 탄력성을 갖춘 도시의 필요성이 커졌다. 설계를 구현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온갖 역경이 있었지만, 건축가, 엔지니어 등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친환경적 도시 환경을 위한 솔루션으로 기존 구조물을 재활용해 시공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CPSP는 보행 편의성을 갖춘 공원으로 도시의 공중 보건과 기후 회복
탄력성에 기여할 것이다.
미완성의 꿈을 완성한 CPSP는 우리의 이웃, 그리고 우리의 환경과 건강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기후 변화, 팬데믹 등 앞으로 닥쳐올 불확실한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한정된 자원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필요가 있다. 버려진 기반 시설 등 도시의 유휴 공간을 재발견해서 활용한다면 더 나은 미래 도시 환경을 구축해 나갈 수 있다.
Landscape Architect Kotchakorn Voraakhom
Architect Chakdao Navacharoen
Project Leader City Planning and Urban DevelopmentDepartment(BMA) / Chula Unisearch, Chulalongkorn University
Urban Designer Urban Design DevelopmentCenter(UDDC), Chulalongkorn University
Civil Engineer Pisitsak Serklin, Sukkawich Thepchana
Structural Engineer Thummanuun Susumphao
Project Contractor SGR Enterprise Company LimitedCommunity Participation Cultural Tourism Community Kadi Chin-Klong San
Client Bangkok Metropolitan Administration(BMA)
Location Bangkok, Thailand
Area 3,800m2
Completion 2020
Photograph Landprocess, Panoramic Studio, Stargazer Club
랜드프로세스(Landprocess)는 2011년 꼿차꼰 보아콤(Kotchakorn Voraakhom)이 설립한 방콕의 조경설계사무소다. 땅과 사람의 조화를 꾀해 미래의 불확실한 기후에 대응하며, 옥상 녹화,도시 숲, 습지, 공원과 같이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경관을 보존하고 확장하고자 한다. 대상지와 그곳의 환경, 사람들과 대화하는 과정의 힘을 믿으며 현지 문화와 역사, 땅의 맥락을 존중하는 설계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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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일루미스테이트
Bucheon Illumistate
부천 일루미스테이트는 여러 아파트 브랜드가 함께 만든 단지다. 보편적 단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가장 빛나는 곳에서 머물다’라는 콘셉트를 설정했다. 콘셉트를 바탕으로 네 개 블록을 대표하는 세 가지 빛의 보석을 통해 세련되고 여유로운 리조트의 분위기를 담고자 했다.
단지를 하나로 묶는 통일감 있는 경관
대상지는 단차로 인해 생긴 벽면으로 조망이 제한되고, 대규모 단지지만 도로로 인해 공간이 분절된다. 이를 고려한 외부 공간과 중정 형태의 구조로 분리된 공간을 연결하는 계획이 필요했다. 현대적인 풍경의 ‘현대’, 조명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두산’,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코오롱’의 브랜드 정체성을 적절히 살리면서도 서로 잘 어우러지고 일관성이 있는 디자인을 담고자 했다. 1블록은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여가 공간으로, 소규모 단지인 2, 3블록은 통합해 정원으로, 4블록은 숲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숲 공간으로 특화해 조성했다.
사파이어 힐 - 1블록
사파이어 힐은 하늘빛 언덕길을 따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복합 여가형 블록이다. 세 개의 단을 하나로 잇는 블루로드, 소규모 공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주변 공원과 커뮤니티 시설을 연계한 아웃도어 그라운드를 계획했다.
복합문화공간인 아웃도어 그라운드는 세 종류다. 사파이어 그라운드는 소나무와 높낮이가 다른 세 개의 석가산으로 연출한 입체적 공간이다. 원형 티하우스에 앉아서 석가산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청량함을 즐길 수 있다. 주변에 수형이 아름다운 팽나무를 식재해 숲 경관을 연출했다.
어린이집 근처에는 놀이터 역할을 겸하는 스카이 그라운드를 조성했다.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실제 규모보다 두 배 넓은 공간을 쓰는 효과를 내고, 놀이형 셸터를 설치해 어린이 놀이터와 유아 놀이터가 하나의 공간으로 느껴지도록 했다.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액티브 그라운드는 순환형 트레이닝 공간과 휴게 시설을 접목한 복합형 운동 공간이다. 운동 시설 주변에 부족한 그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대형 수목을 식재했다.
*환경과조경421호(2023년 5월호)수록본 일부
글 라모디자인그룹
사진 유청오
조경 특화설계 라모디자인그룹
시공 현대건설(정한조경/조경사N&C/디자인파크), 두산건설(에코밸리),코오롱글로벌(그린에이드)
발주 계수범박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정진성)
위치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계수·범박동 일원
규모 4,254세대
대지 면적 148,604m2
조경 면적 64,750m2
준공 2023. 2.
라모디자인그룹의 ‘라모’는 랜드스케이프와 모자이크의 합성어(landscape+ mosaics)로 우리의 삶을 채우고 있는 많은 경관의 조각의 조합을 의미한다. 2003년에 설립되어 마스터플랜부터 조경 및 도시계획, 주거 등 다양한 규모와 유형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대지가 들려주는 소소한 속삭임, 사회적 요구, 변화하는 삶을 담아낼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설계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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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펜스트라트 공원
Kempenstraat Antwerp
부둣가를 따라 펼쳐진 녹색 가장자리
벨기에 캠펜스트라트(Kempens traat)와 노르데를란(Noorderlaan) 사이에 앤트워프 병원 네트워크(Hospital Network Antwerp)(ZNA)의 병원 ZNA 카딕스Cadix와 새로운 주거 타워 두 동이 건설되고 있다. 자전거도로와 북부 라인(north line) 철도가 연결되면, 이 지역은 도시와 항구의 경계에 있는 교통 요충지로 거듭날 것이다. 앤트워프 시는 새로운 병원과 부두 사이에 풍부한 녹지, 자전거 네트워크, 트램 정류장, 병원 방문자와 응급 서비스를 위한 출입구를 갖춘 공공 공간을 조성했다.
친환경 설계
부두와 ZNA 사이에 조성된 새로운 공공 공간은 스포르 노르트(Spoor Noord) 공원과 에일란디어(Eilandje) 지역을 연결한다. 인접한 공공 공간의 미학적 특성에 부합하는 식물과 소재를 사용해 녹지를 설계했다. 하르덴보르트(Hardenvoort) 다리 아래의 자전거 및 보행자 도로 주변 녹지에는 와디wadi(평소 건천이지만 비가 내리면 물이 흐르는 강)를 조성하고, 스포르 노르트 공원에 심은 것과 비슷한 야생화와 수목을 선정해 식재했다.
병원 앞 중앙 공간은 5,000m2 규모의 다년생 식물이 심긴 정원이다. 정원 중앙을 가로지르는 넓은 길을 조성하고, 정원 사이를 통과하는 좁은 오솔길을 만들어 동선을 보완했다. 병원 방문자들은 이 고요한 정원에서 사색을 즐길 수 있다.
정원 식재 디자인은 희망과 생명을 상징하는 어린이의 초상화를 기반으로 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식물이 자라나면, 병원에서 차츰차츰 완성되는 초상화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 숨겨진 초상화는 MAS 미술관에 설치됐던 석재 모자이크 ‘데드 스컬Dead Skull’(2010)을 향한 헌사이기도 하다.
정원에 약 38,000주의 다년생 식물과 37,000개의 구근을 심었다. 정원 일부는 지하 주차장과 응급실 바로 위에 위치해, 지하 건축물로 떨어지는 빗물을 흡수하고 저류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 모인 빗물은 최대 100㎥의 우수를 담을 수 있는 6개의 지하 콘크리트 수조에 저류되어 건기에 관개용수로 사용된다.
다년생 식물과 야생화는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스포르 노르트 공원과 에일란디어를 잇는 강력한 연결고리가 된다. 부두를 따라 자라는 플라타너스 주변으로 더 넓은 녹지를 마련하고 투과성 석재 블록으로 포장해 토양을 개선함으로써 수목이 생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 부두 가장자리에는 켐피스(Kempisch) 부두를 조망할 수 있는 좌석을 설치했다.
높은 접근성
ZNA 입구에는 새로운 트램 및 버스 정류장이 있다. 트램 1호선과 600번대, 700번대 버스가 이곳에서 정차한다. ZNA는 대중교통 네트워크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특히 트램 1호선은 뤼흐트발(Luchtbal)에서 출발해 자위트(Zuid) 종점까지 운행해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노선이며, 여러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오페라 메트로 역도 지난다.
하르덴보르트 다리 아래에는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양방향 자전거도로와 자전거 터널을 조성했다. 자전거 터널은 스포르 노르트 공원, AP 응용과학대학(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캠퍼스, 병원을 위한 실용적이고 새로운 연결로이며, 복잡한 교차로를 건너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지름길이 되어준다.
ZNA와 부두 사이에 공공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새로운 병원으로 향하는 차량 통행은 가능한 지하에서 이루어지게 했다. 노르데를란에서 오는 방문자는 첫 번째 출입구를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안내된다. 응급실도 지하 2층에 위치하며, 두 번째 출입구를 통해 바로 접근할 수 있다.
글 OMGEVING
Landscape Architect OMGEVING
Main Contractor Aertssen Infra
Stability VK Architects & Engineers
Client AG VESPA + City of Antwerp
Location Antwerpen, Belgium
Area 3ha
Completion 2022
Photograph Lucid
옴헤빙(OMGEVING)은 벨기에 앤트워프에 있으며, 건축가, 조경가, 도시계획 및 환경 계획 전문가로 구성된 디자인 그룹이다. 주변을 뜻하는 플라망어 ‘omgeving’를 사명으로 삼아, 우리를 둘러싼 주변 공간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힘쓰고 있다. 다양한 규모의 중첩을 모색하면서 문화·사회·환경적 차원에서 공간의 연결 고리를 탐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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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파크
Albert Park
벨기에 할레(Halle) 중심부에 위치한 알버트 파크(Albert Park)는 유기적인 산책로 동선, 풍부한 수목 경관, 기념비, 그리고 다채로운 경관축이 특징이다. 우리는 랜드 스케이프 파크 할레(Landscape Park Halle) 연구를 통해서 도시 경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낙후된 알버트 파크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를 바탕으로 할레 시는 동선 재설계, 완성도 높은 공원 시설물 설치 등을 위한 알버트 파크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설계 과정에서 후원과 실현성 높은 계획안을 위해 시 정부 및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의견 조율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글 OMGEVING
Landscape Architect OMGEVING
Client City Council of Halle
Location Halle, Belgium
Area 1.2ha
Completion 2022
Photograph Tim Delmoi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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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목장
2011년 초록이 지천이던 여름,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내려 오면서 오대산에서 병풍처럼 펼쳐졌다가 동쪽으로 휘어져 선자령과 대관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다시 서쪽으로 갈려 나온 완만한 능선을 따라 초지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 골짜기의 중턱에 우사와 방목한 소들이 있었다. 건너편 능선에는 목구조와 블록으로 지어진 오래된 우사가 지어진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 안에는 소들이 있었다. 구름이 수시로 모습을 바꾸는 하늘 아래 바다처럼 너울지는 초지와 소 울음소리, 풍력발전기의 두툼한 굉음이 들리는 낯선 풍경의 역사는 1970년대 중반 목장이 들어서면서 만들어졌고, 지난 40여 년간 공식적으로 외부에 개방된 적은 없었다. 이 300만 평의 목장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기로 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새가 날개를 펼친 형상의 목장은 송천이 만든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단지로 나뉘어져 있다.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 1단지에 신축 우사가 지어지면서 2단지의 우사는 폐쇄되었지만 초지에서는 여전히 일 년에 두 번 이상 수확한다. 목장 내에 있는 연수원은 제한적으로만 이용되고, 목우원이라 이름 붙은 정원은 조심스럽게 손질되어 왔지만 이용한 지 오래되어 쇠락해버렸다. 초지와 초지를 잇던 촘촘한 작업로는 목장일이 기계화되면서 주요 동선을 제외하고는 이용되지 않았다. 흔적만 남은 길 위에는 온갖 풀이 우거져 발길을 놓을 수 없었고, 목장 여기저기에 오래된 살림살이가 버려진 듯 적재되어 있었다. 목장에는 생산지로서 정돈되지 않은 어수선함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풍경의 호방함과, 목축과 목초 재배를 위해 필요한 시설과 숙소 이외에는 군더더기가 없는 목장은 시간의 켜가 쌓이고 지켜진 또 다른 자연이었다. 개방에 따른 공간의 재구성에는 목장의 고유한 기능인 목축과 꼴牧草의 생산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관람객을 맞이할 것인가, 목장이 가진 압도적인 풍광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어떻게 온전히 느끼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제는 쇠락해버린 정원을 어떻게 다시 살려낼 것인가 하는 실질적인 과제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어떤 방식으로 개방을 할 것인지, 거기에 따른 개발의 수위와 방식을 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기존 목장의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계획하는 일은 목장 고유의 기능을 유지하고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공간을 기능적으로 분리하여, 목축을 위한 기존 공간에 체험 목장의 다양한 프로그램 공간이 충돌하지 않고 엮일 수 있도록 재구성하고 시설을 집중하였다. 여기에 작업로를 매개로 공간을 엮었다. 또 기존 시설과 지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새로운 기능의 공간으로 바꾸고, 쓰임의 가변성을 위해 비우거나 내버려두기도 했다. 이렇게 무심한 풍경 속으로 들어가 그 자체가 되거나 풍경을 마주한 자리에 ‘작은’―물론 ‘작다’는 것은 상대적 의미지만― 표식만 놓아 고개 들어 바라보게 하였다. 목장의 축척과 사람의 축척을 이어주는 매개로서 시설물을 놓고, 이것들이 이 낯선 풍광에 어울리는 새로운 경험을 위한 트랜지스터(transistor)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단계별 개발을 위해 실행의 우선순위에 따라 실시설계와 공사가 진행됐다.
글 이수학
사진 유청오
설계 및 감리 아뜰리에나무(이수학)
1·2단지 마스터플랜계획: 서은진, 조정원
1단지 실시설계: 윤중열, 신상의, 서은진, 송현정
1단지 산책로 실시설계: 윤중열, 송현정, 박윤하
감리: 윤중열
시공 한일개발
발주 한일산업, 우덕축산
위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면적
1 ·2단지 마스터플랜계획: 11,032,700m2
1단지 실시설계: 5,889,700m2 중 초지마당,
놀이정원, 목우원, 우사구역, 산책로
준공 2014. 08.
아뜰리에나무는 처녀자리 초은하단의 국부은하단 속 오리온팔 끝에 있는 태양계 중심별의 세 번째 행성에 뿌리를 내린 나무, 이 우주의 극소미립자로, 우주 시간의 찰나(刹那)로 지내면서 정원, 마당, 공원, 광장, 거리, 마을, 도시의 하부 구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꿈은 당신의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는 것. 마음의 뜰과 숲을 만드는 일, 그리고 그 풍경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일. 불시착한 2002년부터 체류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www.ateliernam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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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외고 트위트 가든
관계의 재구성, 그리고 모두의 정원
이화학원, 첫 만남
창립 128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이화학원 캠퍼스는 정동 일대의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른 녹음이 우거져 있다. 오래된 수목들이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고, 이곳을 찾아드는 다양한 산새들은 재잘재잘 거리며 교정을 날아다닌다.
이화학원은 1886년 선교사인 스크랜턴(William Benton Scranton, 1832~1909년) 여사가 창설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교육 기관으로, 고종 황제가 이화학당이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임을 입증하듯, 캠퍼스 곳곳에는 세월의 두께를 간직하고 있는 석등, 벅수, 물확 등이 놓여 있다. 하지만, 그 위치가 산발적이었고, 시설들과 어우러지는 연출이 좀 아쉬웠다. 특히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진 부분은 지형이었다. 스크랜턴관 앞 오픈스페이스는 비교적 넓은 공간임에도 세 개의 단으로 나뉘어 분절되어 있었고, 시야도 답답했다. 가장 높은 단은 경사면에 여러 수목들이 밀집되어 있고, 중간 단은 넓은 잔디밭으로 되어 있었으나 주변을 장미로 둘러싸 그 안으로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장 낮은 단은 노후화된 콘크리트 휴게 시설 몇 세트가 놓여 있는 열악한 휴게 공간이었다.
이러한 대상지의 문제점과 잠재력을 파악한 후,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들의 생기발랄한 활동들을 담아 내고, 자부심을 느끼는 캠퍼스가 될 수 있도록 기본 구상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학교 측의 첫 번째 요구는 집중 강우 시 스크랜턴관 안으로 빗물이 들이치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땅의 레벨이 미세하게 건물 방향으로 낮아지는 형세였고, 배수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호우 시 빗물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거나 지상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잔디밭 하부의 토양은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식물 생육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땅을 전반적으로 다듬기로 하였다. 표면 배수가 건물 쪽이 아닌 운동장 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면서, 단차를 줄여 기능적으로 사용가능한 터를 만들기 위해 레벨을 조정했다. 또한 배수 시스템을 파악하고 기존 우수관을 활용하되 우수와 오수는 분리되도록 계획함으로써 악취를 제거하고, 잔디밭 하부에는 맹암거를, 건물 전면부와 경사지 하단부에는 트렌치 등을 추가 설치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상지의 물리적 관계를 재구성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글 김이식
사진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조경 설계 조경설계 이화원
토목 설계 유진ENG
시공 대현조경
발주 학교법인 이화학원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순화동 1-1
면적 9,200m2
완공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