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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녹색 정책의 변화와 비전
Changes and Visions of Green Policy of USA미국 주요 도시의 녹색 정책 사례미국의 녹색 정책이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광역자치기구의 리더십과 제도적 개편을 통해, 각 지역의 경제개발에 수반되는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왔지만 무엇보다 각 지방정부의 역할과 비전은 실제 지역환경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인 힘이 되고 있다. 미국의 지방정부(city and town)는 50개 주에 걸쳐 약 1만 9천여 개가 넘게 분포되어 있어 이들의 녹색 정책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오리건의 포틀랜드와 일리노이의 시카고, 뉴욕 등은 전통적으로 실험적이고 선진적인 녹색 정책의 선두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도시성장한계선이라는 주정부의 강력한 법규를 따르는 포틀랜드는 교통시스템과 연결된 효과적 토지이용(Transit-Oriented Development)과 다운타운 리노베이션, 체계적 녹지체계 구축 등을 통해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방지하고 기존 도심의 토지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포틀랜드포틀랜드는 시민들과 민간 환경단체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2040 지역발전 장기계획(Region 2040)’을 마련, 이미 지역의 핵심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경전철(MAX) 노선을 따라 고밀도 주택 및 상업지역 개발을 유도하는 한편, 시민들로 하여금 인근 강과의 접근성을 높이고 수변공원을 적극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틀랜드는 강 주변을 가로지르는 고가도로를 철거, 대규모 워터프론트 공원으로 조성하고 다운타운의 주차장 건물을 허물어 시민들을 위한 문화행사 공간으로 재창출한다는 구상이다. 포틀랜드는 이러한 녹색 정책의 체계적 계획과 집행을 위해 시장 직속 지속가능개발 담당부서(Office of Sustainable Development)를 설치, 전문가 및 지역단체, 그리고 지역주민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개발에 대한 원칙과 방향, 구체적 실행방안을 조율해 나가고 있으며 주요 정책과제로는 그린빌딩 조성을 위한 기술개발 및 지원, 에너지 보존 및 효율성 강화, 자원 재활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포틀랜드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 10년간 시의 인구가 약 15%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Greenhouse Gas)는 오히려 1990년대 초의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성과를 이루어 내기도 했다.
시카고시카고는 최근까지 5연속 재임하는데 성공한 리차드 데일리(Richard Daley) 시장의 의욕적인 노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푸른 도시”를 만들겠다는 슬로건에 맞게 다양한 녹색 정책을 구상, 시행해오고 있다. 인구 8백만의 시카고는 데일리 시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대대적인 옥상녹화사업을 필두로 전 지역에 걸친 나무심기, 폐주유소와 폐산업부지의 공원화 운동 등을 적극 주도해 오고 있다. 시카고는 2020년을 목표로 시 전체의 20% 면적에 3백60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한다는 구상이며 현재까지 17.2%의 면적에 식수가 이루어졌다. 또한 재생에너지 사업촉진의 일환으로 태양열 활용을 위한 광전지 패널을 시건물 옥상에 설치해 나가고 있으며 시 전체에 필요한 20%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지난 2002년 폐공장 부지에 그린 테크놀로지 센터(Center for Green Technology)를 설립, 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한 기술개발과 교육을 주도하고 있으며 향후 대규모 태양열 에너지 플랜트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007년에는 도시 내 2천여 구간에 달하는 작은 보행로들을 빗물이 흡수되는 친환경 포장으로 대체해 도시 내 우수로 인한 공해물질의 강 유입을 줄이고 지하수의 보존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린주택/빌딩 공모전’을 정기적으로 개최, 이를 시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가고 있다.
뉴욕뉴욕은 2007년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시장의 주도 아래, “PlaNYC: A Greener, Greener New York”라는 강력한 녹색 플랜을 수립하면서 21세기 생태적으로 가장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든다는 시정 목표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고 있다. 뉴욕의 이런 녹색 플랜은 2030년까지 1백만 명의 인구가 추가로 증가한다는 가정 아래 이를 친환경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토지이용과 주택, 녹지, 수자원, 교통, 에너지를 마련하고 대기 및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뉴욕은 녹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폐산업부지와 폐철로, 그리고 고가도로 철거부지 등을 새로운 주택개발 지역으로 적극 활용해 나가고 있다. 또한, 모든 시민들이 도보 400m 거리 내에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전 지역에 걸쳐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며 녹색거리프로그램(Green Streets Program)을 새롭게 구상,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콘크리트 주차장을 녹색공간으로 바꾸며 시 전역에 옥상녹화를 적극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옥상녹화를 실시할 경우 지난 2007년부터 최고 35%까지의 공사비를 부동산 세제 감면혜택으로 지원해오고 있다.한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2030년까지 약 30%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사용과 고효율 그린빌딩 건설에 대한 지원, 그리고 맨해튼 지역 등 특정 구역에 대해 자동차 혼잡세 징수 등을 실시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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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녹색성장 정책
Green Growth Policy of Japan일본 녹색 정책의 배경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타개 및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수단으로서 녹색성장이 새로운 발전전략의 정책적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환경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경기회복을 도모하고자 2008년「녹색 성장과 사회변혁」보고서를 통해 녹색뉴딜 개념을 도입하고, 민간자본으로 재원을 확보하여 환경시장의 규모확대와 고용창출을 꾀하는 일본판 녹색뉴딜정책을 구상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목표와 가이드라인, 법제도의 정비 등을 추진해가고 있다. 일찍이 일본은 교토의정서 합의를 통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6%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국토교통성 2010 회계년도 동안 건물부문에서 3천8백만 톤, 하수도부문 90만 톤, 에너지 고효율장비 사용부문에서 20만 톤의 저감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최근에는 녹색뉴딜정책을 통한 녹색성장 및 경제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구상 및 실천방안의 일환으로서 지자체를 지원하여 각 지자체별로 공공건물 및 공공시설 적용 가이드라인인‘녹색공공건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였다. 또한, 기존 건물 개보수 방안과 내진설계 및 태양광 발전설비 확충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학교뉴딜’정책 수립 등 다양한 정책구상 및 제도적 지원을 단계적으로 시행해가고 있다.한편, 민간건축 부문에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에너지 절약법 제정,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설비 개선, 친환경 주택보급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토목부문에서는 토양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재인식하고 토양오염 대응조치법을 시행, 오염된 토지소유자의 오염저감시설 및 공사발주 증가 등을 통한 친환경적 건설산업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 글에서는“녹색 정책, 해외를 가다”의 사례로서, 최근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녹색성장 관련 정책의 핵심적 구상으로 부각된 녹색뉴딜정책을 중심으로 일본의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 개괄적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녹색 정책 및 녹색성장 구상의 경위일본은 일찍이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에너지 절감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1974년 에너지 위기 타개를 위한 태양에너지, 지열에너지의 이용, 석탄의 액화가스화 등 신에너지 개발을 위한 ‘선샤인 계획(sun shine project)’으로부터 에너지 절약대책인 1978년 ‘문라이트 계획(moonlight project)’, 태양전지의 양산 및 실용화 계획인 1993년 ‘뉴 선샤인 계획’까지 저탄소 환경정책은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 개발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2007년에는 저탄소사회 구축을 위한 ‘Cool Earth 50’ 선언 및 기술 로드맵의 작성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구상, 적용해왔다.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전 세계적인 국가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른 일본 녹색 성장을 위한 정책구상 및 정책수단으로서 3R(Reduce, Reuse, Recycle) 제도 추진을 통한 자원절약,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산업계의 자발적 참가 유도, Cool Earth 50에 근거한 기술 로드맵 작성 등을 바탕으로 2009년 일본판 녹색뉴딜정책구상이 완성되었다.
녹색뉴딜정책의 주요 내용녹색뉴딜정책이란 에너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 등에 대한 투자 등을 촉진하는 정책으로 정의될 수 있다.따라서, 녹색뉴딜정책은 환경조경적 관점보다는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배출 등과 관련된 지구환경문제, 화석연료 등의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는 수단으로서 에너지 절감,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대체에너지원 확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등 지구적 규모에서의 환경문제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기술개발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일본의 녹색뉴딜정책과 관련하여 주목할 점은 위에서 언급한 환경적,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자연환경, 지역활성화, 도시공간환경 및 건설산업과 관련된 정책적 구상 및 정책목표 등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다.녹색뉴딜정책의 핵심적 구상이 된「녹색성장과 사회변혁」보고서에서 제안된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①녹색환경의 사회적 자본 구축 및 공공지출을 통한 신수요 창출 ②녹색성장 중심의 지역공동체 활성화 ③녹색소비 촉진 및 장려 ④녹색성장 관련 산업 장려 및 녹색투자 촉진 ⑤녹색성장 관련 기술개발 ⑥환경관련 정책의 국제적 공조를 통한 아시아의 녹색성장에의 공헌 등을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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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녹색 정책의 희망, 시민 참여
Citizen Participation, a Hope of Green Policy in Germany독일하면 우리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생태’와‘환경’이다. 이는 독일인들의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지나칠 정도로 열정적이라 우리에게도 그 의도가 전달되고도 남았음이다. 그렇다면 독일의 이런 생태 이미지는 어떻게 얻어질 수 있었던 것일까? 과연 그들이 갖추고 있는 시스템과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본 고는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해보고자 한다.역사적 배경과 개념유럽의 환경에 대한 인식은 지난 19세기까지 대기 및 수질위생에 집중되어 있었다. 당시 급속도로 퍼진 콜레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으로 오염된 식수원이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특히 독일의 루르지역이 대중적 관심을 얻게 되었고 환경보호정책이 요구되었다. 이후 1992년 리우선언에 의한 Agenda 21에 따라 기후변화에 의한 대처 방안으로 녹색으로 대표되는 에너지원 및 환경, 조경공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게 되면서 기존의 수동적 보호 개념에서 능동적 생산개념으로 정책적 쟁점이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이 문제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곳은 역시 유럽으로, 지난 산업혁명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 공해문제가 자신들의 산업화가 가져올 엄청난 재앙에 대한 경고임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들은 각자 신재생에너지 연구 및 온실가스 저감 대책 등의 환경 및 오픈 스페이스 공간과 연계된 녹색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세워 현재 많은 실효를 거두고 있다. 독일의 녹색 정책은 따라서 이러한 역사적 기조에 따라 기존의 환경(수질)보호정책에서 에너지 및 조경공간의 능동적 관리방안으로 발달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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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경관법, 전통 경관의 보존
Landscape Law of Italy경관, 나라마다 다른 정의들오렌지와 올리브가 이곳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배경인 지중해라는 것을 알려 주듯이, 경치 좋은 곳엔 흔히 옛 황제들과 귀족들의 별장이 에메랄드 빛 바다를 향해 있고 지층처럼 쌓인 수많은 유적지들은 이들의 삶과 야망의 흔적을 나타낸다.용맹한 로마인들의 땅이 인간 탐욕의 결정체인 세계대전으로 또 다시 폐허가 되자 각지에서 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고, 이러한 배경으로 1939년 6월 29일 탄생한 이탈리아 경관법은 no. 1497로부터 경관과 미적 가치가 있는 것을 보존하려는 흐름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우선 경관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관”이란 자연 및 인공적 요소, 그들의 상호작용들로 이루어진 특성을 인간이 있는 그대로 감지하는 영역을 말한다.- 2000년 EU경관협약 중 art.1 모든 것이“경관”이다.- Lucien Kroll
번역이나 의미 전달의 부정확성 등으로 인해‘경관’이라고 흔히 번역되는 Landscape(E), Paysage(F), Paesaggio(I)는 정확한 한가지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EU경관협약에서 정한‘경관’의 정의도 각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고, 경관법의 역사나 경관법 비교 분석 논문 자료에서 조차도 오류를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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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물 정책과 조경 정책
Landscape & Water Management of Netherlands물의 육지, 육지의 물, 네덜란드국토의 65% 이상이 해수면보다 낮은 나라, 유럽의 가장 큰 하천 삼각주 저지대 중 하나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 그래서 폴더(polder: 제방에 둘러싸인 저지로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간척지)와 풍차를 만들어 토지를 조성하고 총 연장 1만 7천km의 댐과 제방을 갖추어 물로부터 안전을 구축하는 나라. 바로 네덜란드다. 라인강Rhine과 뫼즈강Meuse, 그리고 쉘드강Scheldt의 삼각주는 약 8천년 전, 당시 북해North Sea의 수면이 지금보다 15m나 낮았던 시기에 형성되었다. 네덜란드인들은 이미 약 8백년부터 둑을 쌓아 토탄지를 일구었으며, 중세시기 지역관리인들을 통한 체계적인 강의 준설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지방 물 관리위원회Waterschappen: Water Board와 국가 물 관리위원회Rijkswaterstaat의 설립 역사는 각각 13세기와 179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1953년 1천8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홍수 이후 네덜란드 정부는 델타 프로젝트Delta Project를 시작해 전 국토에 대한 홍수방어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항상 물과 같이 살아야 하는 네덜란드의 환경과 조경 정책은 선진적인 물 정책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을 터인데, 지난 해 12월에 개정된 국가 물 정책(Het Nationaal Waterplan 2009.2015: The National Water Plan, 이하 NWP)은‘방어’보단 물과의‘공생’이란 방식으로 발상 전환을 도모하고 있어 각 국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본문은 새롭게 도입된 이 NWP의 배경과 의미, 목표를 치수사업 시각에서 정리해보고 지방 행정기관과 비정부기구, 민간/사업부문과 어떠한 시행적 상호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며, 특히‘강을 위한 공간Ruimte voor de Rivier: Room for the River’이라는 모범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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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녹색 정책을 바란다
Looking forward to Green Policy지난 지방자치의 반성2010년 5기 지방자치제는 한국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 지난 10여 년은 지방자치가 익어가는 시대였다. 특히 민선 4기에 있어서는 주민의 행정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되어 환경, 경관, 어메니티, 녹지 등 다양한 분야가 크게 성장했다. 반면 지자체장 선거와 대선이 엇갈려 혼돈과 불일치로 시민생활에 어려움도 많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소신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스스로‘영혼이 없는 집단’이라고 평가한 것은 극단적인 폐해를 반영한다.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외적으로 사건, 사고가 넘쳐 이번 지방선거에는 과거처럼 참신한 이슈가 나오거나 여론이 고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주민이나 전문가, 시민단체의 주요 이슈 선점이나 다른 목소리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1995년 1기 지자체로부터 현재까지 선출직 공직자들에게는 비전과 목표, 의무와 책임감이 절실히 요구되어 왔다. 지자체장은 단순히 행정 수요의 증가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구축, 청년실업 해소, 환경과 자연의 개선과 보호, 살기 좋은 지역형성, 사회복지, 사교육비 없는 공교육, 다가가는 시민문화, 눈높이 행정, 쉽고 편한 교통 등 다양한 실험대에서 지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한다. 즉, 복합화된 주민의 요구에 대해 행정도 일대 전환점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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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Architecture, Asking a Possibility of Governance
조경, 거버넌스의 가능성을 묻다거버넌스와 시민참여거버넌스(governance)는 그리스어의 ‘kybenan’과 ‘kybernetes’에서 비롯된 용어로 키를 ‘조정한다(steer)’와 ‘항해한다(pilot)’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거버넌스는 한 조직 혹은 사회가 스스로의 방향키를 조정하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는 커뮤니케이션과 통제의 역동력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여기서 시민참여는 좋은 거버넌스(good governance)의 핵심요소로서 거버넌스를 대표하는 전략적 수단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은 공공문제의 의사결정에서 직접 혹은 기타 합법적인 중간 기관을 거쳐 자신들의 이익을 표출시킬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거버넌스 체제하에서의 시민참여는 이러한 공식적인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다양한 행위자들 스스로 공공문제에 대해서 참여와 토론을 통하여 정부 의사결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참여방식도 포함하고 있다. 과거에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물질적 재정력과 다양한 정보와 권한이라 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대 행정에서는 시민사회의 중심인 NGO가 사회복지 서비스의 당사자, 이행자로서 자원을 공유 배분받는 것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부와 NGO는 대립관계에서 협조적인 관계로 개선되고 있다.도시문제에 있어서 시민의 참여, 시민제안 등 시민이 무대 앞으로 나선 것은 최근의 일이다. 1960년대의 새마을운동이 관주도의 경제살리기 운동으로 전 국민 참여의 큰 획을 그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시민주체의 지역활성화, 환경보존운동 등의 참여운동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국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도시만들기에 있어서 시민의 참여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자발적’인 ‘시민’이 존재하여야 하며, 나아가 ‘창조적’ 혹은 ‘창의성’있는 발상이 따라야 한다.
시민적 창의성과 거버넌스‘시민적 창의성’이란 공공성을 가진 목적에 상상력이 풍부한 해결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공공재에 관여하는 공무원과 기타 관계자가 자신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사회적, 정의적 가치의 틀 내에서 보다 고차적인 가치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고 수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여기에는 아이디어와 행동에 관한 책임감, 주인의식, 신뢰 등을 교섭할 수 있게 된다.서로 경합하는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교섭이 이루어지고, 균형이 취해지고, 조화를 이루는 것 그 자체가 창의성인 것이다. ‘시민적’이라는 것은 가치있고, 필수적이며, 공적인 것을 지향하는 것으로 비추어지는 반면에, ‘창의성’이라는 것은 자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그리고 모험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이 양자가 결합할 때 시민생활은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이다. 시민적 창의성은 시민의 열정과 비전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질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시민적 창의성이 행정과 결합하게 될 때에 이상적인 거버넌스가 형성되는 것이다.최근 ‘나’를 넘어선 ‘우리들’의 생각이 환경이나 도시문제에서 활발히 표현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의 우려가 있을 때에는 절대적인 보존 우선의 모습을 보이기만 하던 환경운동의 모습이 근래에 들어서는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시작하였다. 관도 시민단체에 기존의 보수적인 사고에서 발전하여 점차 이러한 창의적 제안들을 수용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나아가 민·관 거버넌스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의 전환, 시민참여의 유도 및 지원, 시민참여에 의한 녹색도시 만들기의 제안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거버넌스단체부산그린트러스트의창립
거버넌스를 위한 과제앞으로 조경 거버넌스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극복해야하는지, 문제는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첫째, 대중의 관심과 참여에 관한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공원조성이나 관리 등의 부분에서 거버넌스의 사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기업이나 일반 대중의 관심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며 또한 거버넌스에 대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른다. 특히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리더라 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coordinator)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라 부르는 진행자가 필요한데 이러한 인재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시민과 기업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방법의 모색과 함께 리더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기금확보방안 등이 절실하다.둘째, 행정의 사고에 관한 부분이다. 행정은 거버넌스를 말하고 있지만, 아직 실무자들은 거버넌스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일부에서는 공원의 유지관리에 있어서 주민참여에 의한 거버넌스적 관리에 대해 행정적 일자리의 박탈이라는 피해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성과에 있어서는 과정(process)이나 질적인 면보다는 양적인 가시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는 참여자의 숫자에 치중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민과 관이 함께 일을 수행하는 경우에 있어, 행정이 부담한 비용의 사업부분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사업의 평가나 비용정산 시 갑과 을의 관계로 착각하고, 민간을 파트너라기보다는 을(乙)로 생각하고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관(官)의 입장에서 풀어나가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회계정산의 경우 행정은 시민파트너를 마치 용역업체나 시공업체 수준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대비하는 공무원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이는 현재 거버넌스를 실행하고 있는 서울그린트러스트, 부산그린트러스트에서 나타난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거버넌스의 정착을 위해 민관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요구된다.셋째, 사회적인 시스템, 제도적인 부분이다. 거버넌스를 시행할 제도적인 여건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못하다. 공원이나 녹지의 조성 및 관리시 거버넌스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아직 이를 위한 사회적인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일본에서는 최근 공원조성 시 지역의 주민참여를 토대로 한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 외에도 거버넌스에 있어서 기금모금, 행정적 지원의 방법, 참여를 위한 사회적인 분위기의 창출 등을 위한 적극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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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ctivities and Tasks of Hialeah Park Forum
하얄리아 공원포럼의 활동과 과제하얄리아 공원포럼하얄리아 공원포럼은 지난 2008년 초 하얄리아공원 조성이 조금씩 진전되어 감에 따라 공원조성의 주요 이슈들을 재점검하고, 공원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찾으며, 나아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원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뜻을 합쳐 만들어졌다. 조경, 도시, 건축, 문화, 복지, 여성분야의 전문가들과 시, 시의회, 시민단체 및 언론계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모여서 공원의 거버넌스를 목표로 공부하고 연구하며 나아가 시민이 참여하는 공원 문화의 바탕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부지에 대한 관리권이 부산시로 옮겨오고 부지출입이 가능해 짐에 따라 하얄리아 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방식도 점차 새로운 양태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공원에 대한 정보수집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얄리아 공원포럼은 이런 맥락에서 보다 구체적인 공원의 조성과 관리 운영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으는 활동의 장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해 하얄리아 공원포럼의 활동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일은 부산시와 공동으로 정기적으로 진행하였던 공원거버넌스 세미나와 미국 국무성이 주최하는 IVLP(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이라 하겠다. 포럼의 활동으로서 세미나를 중시하는 것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원문화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익숙한 일이 아니며, 시의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조차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원의 기획과 조성, 운영과 관리에 시민참여가 어떻게 이루어 질 수 있으며, 또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하얄리아공원의 경우에는 어떤 가능한 방법들이 있을 수 있는지 논의하였다. 세미나는 작년 하반기에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포럼의 회원과 외부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발표하고 논의하였다. 3회 포럼 때에는 부산시장이 참석하여 회원들과 의견을 나누었으며 6회 때에는 하얄리아공원의 기본계획을 담당한 미국의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를 직접 방문하여 조경가 제임스 코너와 함께 공원의 계획과 설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하였다. 이 세미나의 성과라면 논의의 테이블에 시의 담당 공무원들이 함께 참석하여 서로 의견을 나누었을 뿐만 아니라 그런 논의들이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도 자세히 전달되었다는 점이라 하겠다. 포럼에서의 논의가 잘 정리되어 신문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됨으로써 많은 시민들이 공원과 공원문화에 대해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경험의 공유는 자연스럽게 공원의 조성과 운영에 시민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선진사례들을 직접 보고 확인하고 싶다는 데에까지 이르게 되어 작년 12월에는 미국의 IVLP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미국 공원운영 및 관리 답사하얄리아 공원포럼의 회원들은 ‘공원개발과 관리’를 목적으로 2009년 12월 5일부터 12월 15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어바인, 샌디에이고, 뉴욕시를 방문하여 동시대 도시공원의 조성과 관리에 대해 여러 모로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이번 답사는 하얄리아 공원을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공원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 좋은 아이디어를 구하는데 주목적이 있었으므로 크게 보아 공원관련 기관과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는 일, 공원의 운영과 관리에 참여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방문하는 일, 공원 디자인을 담당하는 주요 조경회사를 방문하는 일, 그리고 대표적인 공원들을 직접 방문하는 일들이 주된 내용이었다.
수십 명의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면서 얻은 결론은 우리시대의 공원들이 도시 내에 위치한 단순한 한 조각 녹지의 차원을 넘어서 도시의 대표적인 상징으로서, 도시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문화를 담는 그릇으로서, 시민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커뮤니티의 장으로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의 목적지로서, 나아가 주변 지역의 활력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도시재생의 수단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공원을 이루는 방법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었다. 첫째는 무엇보다도 공원의 모습을 근사하게 계획하고 설계하는 일이다. 공원을 설계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나, 그곳을 이용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나 칭찬받고 사랑받는 공원의 물리적 바탕을 먼저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설계경기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조경가를 찾는 것은 모두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며 이런 과정 속에서 조경가의 지혜와 이용하는 시민들의 바램들을 조화롭게 펼쳐내는 일이 좋은 공원의 출발이 된다. 두 번째는 그런 그릇을 채우는 일이다. 그동안 많은 공원들이 그릇을 만드는 일에만 관심을 두고 그것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하는 점에는 소홀히 했지만 좋은 공원은 공원 속에 담기는 컨텐츠와 프로그램에도 섬세한 배려를 할 때 가능해 진다. 지속가능한 공원들은 공원의 물리적이고 생태적인 환경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함께 갖출 수 있도록 시와 시민이 힘을 모아 노력하고 있었다. 세 번째는 이러한 그릇과 내용물이 어느 한 시점에서만 작동되고 그쳐버리게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활기차며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구조를 갖추도록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원들은 전부 예외 없이 전문 운영조직을 갖추고 있는데, 이러한 조직은 일반적인 행정관리 조직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협치(協治)의조직을 지향해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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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endency of Governance seen in High Line
하이라인에서 보여진 거버넌스의 동향하이라인이 약 50년동안 화물수송에 이용되던 고가 철로였으며, 뉴욕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금전적인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 6에이커에 해당하는 ‘공원 녹지’를 뉴욕 맨해튼과 같은 고밀도·고지가 지역, 그것도 사유지에 건설하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하이라인의 디자인은 개장 후 뉴욕 부문 미국건축가협회상(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 혹은 AIA New York Chapter Urban Design Award)을 비롯한 수개의 상을 휩쓸고 각종 매스컴을 장식할 만큼 훌륭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시작, 공원화가 결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친 연구, 그리고 여러 단체들의 관심과 협조가 없었다면 하이라인이 현재의 모습을 지니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이라인의 설계는 10여 년에 걸친 시간에 의해 마련된 여건을 바탕으로 하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활약한 민간단체인 ‘하이라인의 친구들(Friends of High Line, FHL)’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였을까?
하이라인, 어떻게 공원이 되었나?하이라인 구조물의 소유자는 CXS라 불리던 철도회사였으며, 하이라인 아래 부지의 소유자는 첼시 프로퍼티 오너스(Chelsea Property Owners, CPO)라고 불리던 개인들, 그리고 뉴욕 주였다. 하이라인의 철도로서의 이용이나, 다른 방식으로의 전환, 운영자의 변경은 연방정부의 조직인 지상교통 위원회(Surface Transportation Board, STB)의 최종적인 허가가 있어야 가능한 상황이었다. 1980년 이후 하이라인 철도의 사용이 중단되면서 각기 다른 두 레벨의 소유자들은 하이라인의 존폐 그리고 재이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고 궁극적으로 철거를 고려하였으나, 철거 비용을 부담할수 없었던 CPO, 다른 용도로의 사용이나 철도공사에 매각하는 안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던 CXS, 그리고 각기 다른 비전으로 목소리를 내오던 민간단체들의 오랜 시간에 걸친 공방은, 다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하이라인 공원화 프로젝트를 이끈 민간단체인 ‘하이라인의 친구들(Friends of High Line, FHL)’이 결성된 것도 이 시점이다. 1999년 하이라인의 버려져 있지만 고즈넉한 모습에 매료되어 있었던 첼시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인 FHL은 하이라인이 공원으로 남아주기를 바랬을 뿐만 아니라, 공원화가 지닌 경제·사회적 가능성에도 믿음을 가졌다.연방 정부에 레일 뱅킹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개발 방향에 대한 뚜렷하고 실현 가능하며 매력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금과 역량이 있음을 증명해야 했다. 부지의 소유자도 아니고, 정부기관도 아닌, 그저 민간단체였을 뿐인 FHL이 택한 방법은 이미 뉴욕 시와 확실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던 민간단체인 ‘공공 공간을 위한 디자인 트러스트(Design Trust for Public Space, DT)’에 제안서를 낸 것이다. DT는 정부 기관과 지역 주민들을 이어주고, 시로부터 의뢰를 받아 설계자와 발주자를 연결하거나, 혹은 시에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하는, 뉴욕 시를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신념으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DT는 FHL에 기금을 보조하여 두 건축가를 고용, 가상의 설계를 의뢰하기도 하고, 이들의 제안 내용을『Reclaiming the High Line』이라는 책으로 출판하는 등의 지원을 한다. 이 책에는 하이라인의 이용 계획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비롯하여, 자금 조성계획 등 구체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가 수록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FHL은 뉴욕 시, 뉴욕 주와의 협력 관계가 프로젝트의 성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을 예견하고, 이를 구축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언론을 통해 꾸준히 자신들의 입장을 널리 알렸다.2002년 FHL은 또 한 번의 연구 용역을 수행하는데, 이는 하이라인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이었으며, 해밀턴 라비노비츠 애슐러(Hamilton, Rabinovitz andAlschuler, Inc, HR&A)에 의해 완성되었다. 이는 공원 조성에 부수적으로 따르게 되는 부동산 가치상승의 통계를 하이라인의 상황에 적용시킨 후, 시에서 얻게 되는 세금 증가를 하이라인 공원화에 소요되는 예산과 비교함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르면 하이라인의 공원화 비용 6천5백만달러를 뉴욕 시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형식으로 지원한 후 2022년까지 세금을 통해 환수하게 되는 돈은 1억 4천4백만달러이며, 이는 뉴욕 시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딜(Deal)이라 할 수 있었다.
FHL이 이끌었던 2008년 제2공구 디자인 공청회하이라인, 어떻게 설계되었고 공사되었나?FHL의 설립자는 첼시에 거주하던 두 아티스트인 조슈아 데이빗(Joshua David)과 로버트 해몬드(Robert Hammond)였다. 각각 작가와 화가인 두 사람은 하이라인의 철거를 막기 위해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이를 위해 투신할 만큼 문화와 예술에 깊은 애정을 가진 동시에, 하이라인이 위치한 첼시 지역의 장소성에 익숙하고, 이 지역에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깊은 고찰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건축가를 영입하여 디자인 자체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는데 주력했다. 좋은 디자인에 대한 기대와 그에 대한 존경, 그리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기꺼이 자금을 조달하려고 하는 노력은 설계자들에게 있어 상당히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FHL이 민간단체이면서도 정부 기관들과 동등함 이상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까닭은 주민들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사실이 주는 권위, 그리고 하이라인을 하나의 공원 프로젝트에서 나아가 브랜드로 진화시켰다는 점, 그로 인해 예상을 뛰어넘는 기금 조성에 성공했다는 점 등에서 찾을 수 있겠다.정확한 비율은 공식화되지 않았으나, 하이라인의 1, 2공구의 총 공사비용인 1억 5천만달러 중 30%가량에 해당하는 자금을 FHL이 담당하였다. 참고로 FHL이 지난 10여 년간 조성한 기금은 1억 3천만달러에 이른다. 주민 공청회에서 만난 두 사람이 생각한 것은 사람들의 하이라인 철거에 맞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자는 단순한 발상이었으나, 그 결과와 파급 효과는 가히 엄청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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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Governance?
거버넌스란 무엇인가1990년대 이후 정치학, 행정학, 사회학, 사회복 지학 등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용어가 거버넌스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반 시민사회에서도 즐겨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럼에도 거버넌스가 어떤 개념과 의의를 지니 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학자들 사이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시민들이 혼란을 겪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런 현상일 수도 있다. 따라서 본 글은 학술적인 성격을 지양하고 일반 독자들이 거버넌스의 개념을 쉽고 명료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시도된 글이다. 거버넌스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유 민주주의와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이해부터 갖추어야 하며 나아가 자유방임주의와 시장의 실패, 복지사회주의와 정부의 실패 및 제3의 길이라는 개념들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논의하면 아래와 같다.
자유 민주주의와 인간의 기본권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은 인간의 기본권을 존중하고 보호·신장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생명, 재산, 행복추구 등 남에게 양도할 수도 없고 남으로부터 침해받을 수 없는 기본권을 지니고 태어났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사상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인간의 기본권을 보호·신장시키기 위하여 작은 정부를 구성하여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지나치게 신장되면 오히려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크기 때문에 정부는 제한된 권한과 이를 위한 통치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작은 정부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권력분립, 견제와 균형, 사법심사 등의 사상이 제시되었으며, 작은 정부 하에서 경제는 자유방임주의에 기초한 자본주의가 인간의 기본권을 신장시켜 줄 것으로 믿었다. 작은 정부는 국방, 외교, 재정 등 최소한의 역할과 기능만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믿었다. 자유민주주의의 이념 하에서 인간의 평등권은 기회균등을 의미하였으며 사람간의 경쟁을 촉진시키고 이를 보장하는 작은 정부야 말로 인간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선의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작은 정부의 틀 하에서 경제는 자유방임주의에 기초하여 운영되었으며 정부의 규제는 극히 최소한에 그쳤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시장의 메커니즘을 통하여 얻었다. 인간은 경쟁을 통하여 얻은 재화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재화를 시장을 통하여 구매하는 형태가 발전되었다. 19세기 산업자본주의는 이러한 이념 하에서 발전된 경제체제이다. 따라서 당시의 정부는 관세에 의하여 유지되는 작은 정부였으며, 인간은 대부분의 재화와 서비스를 시장의 메커니즘을 통하여 구매하는 형태를 띠었다.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역할 강화 18세기부터 19세기에 걸쳐 이룩한 산업혁명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방임주의 및 자본주의의 이념에 기인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규제가 없는 체제 하에서 기업과 시장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전개하였으며 그 결과 산업혁명으로 선진국은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 시기의 인간의 평등권은 기회의 균등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는 결과보다는 절차의 정당성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었다. 선진적으로 산업혁명에 성공한 국가에 있어서 전체적인 부의 크기는 신장되었으나 개인간에 발생한 부의 격차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지게 되었다.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격차와 그들간의 갈등이 점차 사회문제로 확산되었다. 시장 메커니즘이 인간의 기본권을 보호·신장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를 두고“시장의 실패”라고 부른다.시장의 실패에 따른 빈곤, 사회계층의 격차 등이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상가들이 등장하여 새로운 이념을 제시하기 시작하였다. 칼 막스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벤덤의 공리주의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며,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던 미국에 있어서도 진보주의의 이름 하에 정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기 시작하였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유산층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소득세를 도입하였다. 당시 소득세의 도입은 자유방임주의를 신봉하였던 유산층에게는 혁명의 수준에 가까운 조치였다. 그 후 미국의 대공황을 거치면서 정부의 역할과 기능은 경제의 활성화, 소득의 재배분, 사회복지의 확대를 포함하는 등 더욱 강화되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사회복지는 모든 국가의 지상 목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