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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2) _ 조경가의 사회참여로 늘어가는 녹색공간
김승환(동아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100만평문화공원 운영위원장)
김승환 교수는 지난 12년 동안 100만평공원 운동을 이끌어 왔다. 이 운동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그는 지치지 않고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녹지가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조경전문가로서 사회참여 활동에 관심을 기울여온 김 교수는 이외에도 공간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쾌적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뭉친 김승환 교수. 그는 오늘도 모두가 함께 나눌 건강한 환경을 늘려나가기 위해 달리고 있다.
조경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전문가들은 처해진 여러 가지 사회 환경 속에서 공간·환경 개선, 마을만들기, 하천 살리기, 도시녹화 등 바람직한 미래의 예측이나 방향 설정, 대안 마련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아이디어의 제안으로 우리의 생활환경, 도시공간을 바꾸어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선이나 기부와 같이 이익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은 많으나, ‘이익을 벌어들이는 방식’에서 사회적 책임은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이익의 창출은 기업에서 전제되는 것이지만, 조경의 기업은 이익의 과다를 넘어 보다 좋은 설계, 제대로 된 시공으로 쾌적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간다고 하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특히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는 내셔널트러스트운동 참여를 통해 지켜야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사회적 배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공공공간의 조성 과정에서 공간의 확보, 수목 기증, 벤치 등 시설물 설치에도 사회참여, 기부를 통한 책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면서 사회적으로 조경인, 조경기업의 신뢰감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조경의 사회적 참여는 조경계의 사회적 인식제고, 나아가 조경업역의 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경의 활발한 사회적 기여를 통해 조경과 조경업이 사회적으로 신뢰성이 높은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 만든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매우 바람직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을 통해 조경과 관련된 많은 사람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경의 사회적 기여방법, 참여를 조직적·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조경인들이 조경분야를 통해서 가지게 된 행복과 재산을 조경의 발전, 나아가 자신의 보다 큰 행복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부의 재능과 재산을 조경활동을 통해 나누어 가지는 기쁨을 함께 누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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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3) _ ‘사회참여’ 전문가의 사회적 필요성 불러와
주대관 엑토건축 대표((사)문화도시연구소 상임대표,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 10년, 이 오랜 시간 동안 농촌의 복지 특히 농촌건축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건축가가 있다. 바로 주대관 건축가(엑토건축 대표, (사)문화도시연구소 상임대표)이다. 그의 대안에는 낡고 허문 집을 고쳐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이 담겨있다. 독거노인주택, 저소득층주택, 장애인 주택, 귀농자 주택, 마을도서관, 농촌형 임대주택까지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거복지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해 온 그에게 ‘사회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전문가에게 ‘참여’는 전문가의 작업영역 그 자체일 뿐”이라고 답한다.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신가요?1997년 어느 봄날 강원도 태백시의 탄광촌을 지나고 있었는데, 길가의 5층 아파트 발코니 창문이 모두 닫혀 있는 것이 이상해서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더니 차창 밖 마을에 인적이 없다는 것, 탄광촌 마을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차를 세웠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석탄산업 호황기에 탄광촌은 검은 노다지를 찾아 꿈을 찾아 전국에서 모여든 많은 사람들과 가족들로 북적이는 곳, 거리와 산천이 모두 검은 색이지만 광부들 스스로 건축가가 되어 판자를 구해서 뚜덕이어 지은 집들로 이루어진 도시였는데, 이제 그 도시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그 전날에도 나는 농부건축가가 지은 집-집주인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구상하고 스스로 노동하여 지은 집-이 최고의 집이라고 학생들에게 열변을 토했었는데, 광부건축가의 집들이 이렇게 허망하게 집이 아닌 폐허나 심지어 개집이 되어 있었던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건축에 대한 지식과 집에 대한 생각들 모두를 부정하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2년을 고민하고 준비하여 1999년 가을에 몇몇의 건축가들과 함께 그 마을에 다시 가서 탄광촌회생작업이라는 것을 시작했었습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전문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결국 사회참여는 전문가가 마을이나 지역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마을’이나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지역’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그곳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공간이고 또 살아갈 공간이며, 따라서 많은 사회적인 것들이 축적되어 경관화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과 경관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된다고 봅니다. 여기서 사람의 문제는 디자이너가 흔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품성이나 영감의 원천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라포(rapport: 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하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의 경관에 대한 깊은 리서치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경관이란 자동차나 고속열차를 타고 지나며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 지역이나 마을의 전부 – ‘지역적 총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그 마을이나 지역의 사람과 시간이 공간상에 축적되고 기록된 어떤 것이기 때문에, 지역의 건축과 장소와 경관 속에는 그 지역의 문화와 지리는 물론 사회적/경제적 신뢰와 연결망, 생산과 분배, 부와 빈곤까지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경관의 독해를 통해서만이 전문가로서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을 디자인하고 지역을 도울 수 있다고 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안타까움이 있더라도 거주자들의 충분한 토론과 타협 그리고 합의agreement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역할이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포괄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관이 그 지역의 사회적인 것들조차도 포괄하고 있다고 보면, 여기서의 합의는 단순한 결과로서의 합의가 아니라 미래의 경관에 대한 가능성 즉, 지역의 미래 그 자체라고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을이나 지역은 주민들이 가꾸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저희가 2002년부터 시작한 어린이건축교실프로그램은 그간의 참여와 홍보에 의해서 일반인들의 건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초등학교용 건축교과서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사회참여는 이 사회의 혜택을 더 많이 받은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아울러 자신이 속한 전문영역과 그 전문가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준다고 믿습니다. 참여를 통해, 조경가나 건축가가 이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일이야말로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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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4) _ 배려와 기부는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
변금옥((주)이산 조경부 전무이사)
지난 2010년, 국내 조경계의 이목을 받은 한 사건이 있었다. 여성조경가들이 힘을 합쳐, 놀이시설이 아직 열악한 라오스 비엔티안에 어린이놀이터를 조성·기부하고 돌아온 것. 이 프로젝트는 여성조경인((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의 주최로 한국 놀이시설물 업체의 시설물 기부와 관련 업체 등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숙련된 기술진으로 구성된 기부사업단은 단기간에 정확한 시공 및 조립으로 현지인들을 놀라게 했고 라오스 아이들에게는 기쁨을 주었다. 한국의 조경가로, 여성으로서 희망을 전달하고 돌아온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변금옥 전무((주)이산 조경부)가 있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조경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도 혹자는 “한국에도 기부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도와줄 사람이 많은데 왜, 2010년 그때 라오스까지 가서 기부사업을 했느냐?”고 묻습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 ‘Vision’을 넓히기 위한 시험이었습니다. 또 과정이었습니다. 행동으로 옮긴 첫걸음이었습니다. 기부행사 이후 LAWN(Landscape Architect Woman’s Network, 여성조경인모임)을 결성하여 각 분야의 여성조경인이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기부와 나눔을 통해 나를 알고 서로를 알고 세계를 알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로서 사회참여활동을 하는 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혹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라오스 어린이 놀이터는 라오스 내에서는 유일무이한 공간이고 관광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놀이터 벽화에 새겨 넣은 한국조경사회 및 참여 업체의 기부사업의 의미는 가끔 우리 관광객들의 감상을 통해 소소히 전달받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이미 기부된 시설의 유지관리를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느냐 입니다. 라오스 놀이터는 2회 정도 유지관리 할 수 있는 금액을 남겨놓았고, 각 업체에서는 비정기적이긴 하나 개별적으로 설치된 시설의 사후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만 결국은 기부 받은 라오스 비엔티안시에서 관리하여야 하는 것이 늘 걱정스럽습니다. 벌써 놀이터 공간에 기타 조악한 시설과 잡상인들이 북적되고 있더군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문화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회참여활동 중 기부사업은 이후에 계속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유지관리업무에 관한 직접적이고도 총괄적인 마인드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배려와 기부는 아무리 어려워도 실행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인색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학습하고 실천해야하는 ‘최고의 선’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조경 선배로서 실천을 통해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원조 받았던 우리가 멀리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은 그들도 언젠가는 또 다른 이웃을 도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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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5) _ 조경의 사회참여, 모두의 혜택
한승호 _ (주)한설그린 대표이사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가치관이 있고, 저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에겐 특이하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이다. 사회적 활동과 기부행위도 그러하다. 요즘 사회적 활동과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남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러한 활동에 대한 관심도 하나의 사는 방식이라고 말한 한승호 대표에 따르면 “누구나 기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들은 있지만 기회가 없어서 못할 뿐”이라고. 그가 살아가는 방식, 지금부터 들어보자.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 여유가 생기면 직업적으로 하던 일 외에 어떤 걸 해보려 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하는 세계 일주라든지, 이런 것들이 자기 나름대로 인생의 가치관에 의한 방식일 겁니다. 저의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대한 관심도 그냥 사는 방식입니다.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들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면 사회적인 활동들에 참여하게 되죠. 여유가 없으면 어렵습니다. 테레사 수녀처럼 자신의 모든 시간을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저는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려고 합니다. 무언가를 어떤 계기로 갑자기 했다고 하기는 어렵지요. 사회적인 기부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하지만 누구나 그런 마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기부를 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를 못 만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때 자선냄비에 돈을 안 낸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다가 깜빡했다면서 내는 사람도 있고, 자선냄비를 쫓아가서 기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는 거고, 그 모습을 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배우게 되겠죠.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크건 작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네팔에 위치한 비레탄티 초등학교 건립을 후원했는데, 학교 앞 공터를 놀이터로 조성하여 학업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까지 조성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조성, 그 바탕에는 어떠한 생각이 있었습니까?한설그린의 시작이 놀이터 사업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입사한 곳이 ‘환타지코리아’라는 목재 놀이시설물업체였습니다. 대표님이 덴마크에서 조경공부를 하다가 오신 분이었는데, 회사를 이끌던 중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해오던 공사를 이어가야 했기에 계속 이 일을 하게 됐습니다. 실패도 있었지만 1984년도에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한설그린을 창립했습니다. 놀이터와 관련된 사업을 하다 보니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에 네팔에 놀이시설물을 지원해주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돈으로 하는 다른 지원도 가능했겠지만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린이들한테 중요한 건 노는 겁니다.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반면 한국은 학교 운동장의 크기도 점차 줄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동복지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아동시설에 어린이시설 의무설치 조항이 폐지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점차 줄어드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놀이공간이 놀이 기능이 아니더라도 오픈스페이스가 되는 공간인데, 그게 없어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놀이터를 만들어놔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요새 우리 동네 같은 경우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영어학원에다 피아노학원, 태권도학원…. 놀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놀이터의 활용도가 떨어지게 된 겁니다. 이용자가 줄어드니까 없어져도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든 활동적으로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배드민턴도 치고 자전거도 타고. 자주 안 쓴다고 없애버리면, 다이어트 한다고 밥 좀 덜 먹었더니 그 다음부터 아예 밥을 안 주는 것과 같은 겁니다. 땅을 조금이라도 더 써서 뭐라도 분양하려는 경제 원리가 우선이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보편적으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놀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그런 공간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고령화시대에는 놀이터가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결국 실버사회로 가는 단계인데,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공간, 아이들하고 어른들이 같이 공유하는 공간을 살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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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참여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할 만한 키워드로 ‘환경복지’가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사회의 핵심가치로 떠오르면서 ‘환경복지’란 말은 비단 국가와 국민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기업도 사회의 일원인 만큼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보다 나은 환경조성에 앞장서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번 특집 ‘조경분야의 사회참여’의 마무리로 지역사회나 지역주민을 위한 ‘환경복지’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참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된 사례에는 1,020억 원을 투자해 2006년 울산대공원을 조성한 SK그룹, ‘주민참여 공원만들기’ 라는 목표로 (사)걷고싶은도시만들기 시민연대와 함께 ‘한평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신한은행, 환경복지의 대표 사례기업인 유한킴벌리, <오래된 나무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는 키엘, GS칼텍스가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직접 조성하여 대전시에 기부체납한 ‘유림공원’, ‘(사)희망의 망고나무’와 함께 아프리카에 망고나무 묘목을 심고 있는 더페이스샵, 빗물저장탱크 설치를 통해 지역민의 생활용수와 식수용수의 원활한 보급에 기여하고 있는 예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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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미노믹스 시대, 조경계 여성 리더들
Women Leaders of the Field of Landscape Architecture in Womenmics Era
첫 여성 대통령이 취임했다. 외국에서는 이미 특별할 것도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근대 이후, 아니 지난 1,000여 년 이래 최초의 국가리더이다.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우리 사회로서는 역사적 사건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제 우리도 사회적 영역에서 여성들의 설 자리가 굳건해진 것일까? 벌써부터 사회 일각에서는 볼멘소리로 ‘역차별’을 운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 모계사회’ 도래까지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한들 고진(Karatani Kojin)의 말처럼 모계사회가 반드시 모권사회이지는 않다. 객관적인 지표를 살펴보자. UNDP(유엔개발계획)의 2012년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남녀평등지수는 세계 146개국 중에서 11위이다. 그런데, 세계경제포럼WEF은 2012년에 한국의 성평등 순위를 세계 135개국 중에서 108위로 발표했다. 이렇게 상반된 통계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여성 근로 문제가 제도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인 것임을 잘 보여준다. 모성사망률, 교육률, 경제활동참가율 등의 양적 지표UNDP의 지표는 전세계 톱 텐을 바라본다. 그러나, 질적인 면으로 들어가면 우리는 성평등 면에서 세계가 공인한 후진국일 뿐이다. 구미와의 비교는 처음부터 어불성설이다. 필리핀(6위), 스리랑카(39위), 몽골(44위), 중국(69위) 등 아시아권 국가들에도 한참 뒤진다. 추가로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 보고서를 하나 더 보자. 아시아 744개 기업에서 여성임원비율을 조사한 자료이다. 한국은 간신히 1명 이상의 여성임원이 있는 국가에 들어갔지만,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보다 한참 뒤진다. 한국 사회에서 유리천장은 아직까지 이렇게 견고하다.그러나 햇살에 얼음 녹듯이 변화의 조짐은 보이고 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21세기는 여성의 세기’로 못 박았고, 인류학자 헬렌 피셔(Helen Fisher)는 “미래 산업구조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세기에는 여성들에게 여성성을 버리고 남성처럼 일할 것을 주문했다. 그런데 이젠 남성처럼 일하지 말고 여성처럼 일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산업혁명 이후 양적 생산의 효율성을 중시한 사회에서는 통제를 위한 수직적 리더십이 필요했으나, 창의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문화와 정보기술의 시대에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감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특유의 수평적 리더십으로 여성이 경제와 산업 전반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이른바 ‘위미노믹스(womenomics)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럼에도 조경분야는 건설업 특유의 보수성 때문에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소규모 기업으로서 비교적 창업이 용이한 설계사무실에서는 여성 리더가 적잖다. 그러나 엔지니어링으로 가면 그 수는 대폭 줄어들며 건설사는 더 심하다. 공공부문은 상대적으로 여성 진입이 용이하지만 근무 연수가 길어질수록 그 비율이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시점에서 엔지니어링, 건설사, 공공부문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 조경가 6인을 만났다. 냉정한 현실로 존재하는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에서 어떻게 지내왔는지, 어려운 고비는 어떻게 넘겼는지, 자기관리의 노하우는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일상을 작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6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이제 들어보자.
참여자엔지니어링박기숙·(주)이산 조경부, 상무박승자·(주)평화엔지니어링 조경부, 부사장
건설사김태연·(주)대우건설 조경팀, 부장
박유정·(주)삼성물산 토목조경팀, 차장
공공부문김선미·한국토지주택공사 녹색경관처, 처장오순환·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 동부공원녹지사업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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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것인가, 달릴 것인가?
설계와 시공분야의 4인4색 지상좌담회
조깅을 하다 비를 만나는 수가 있다. 여우비면 다행이다. 그러나 장대비가 찐득하게 내리면 곤혹스럽다. 대단한 각오로 차를 몰고 한강변까지 왔는데, 주차장에서 상당히 멀리까지 달려왔는데, 어떡할 것인가? 갈등이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홱 스치고 지나간다. 가장 좋은 것은 계속 달리는 것이다. 잘못 비를 피하다가는 오히려 젖은 옷이 체온을 낮춰 감기몸살에 걸리기 십상이다. 힘들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달려보자. 몸에서 계속 열이 발산되고 체온이 유지된다. 걷지 않는 한 오히려 안전하다. 그렇게 달려서 출발지점으로 돌아가 젖은 몸을 닦는 것이 최선이다.작년 한해, 쉽지 않았다. 가까스로 넘겼다. 그런데도 여전히 경기는 먹구름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자. 사실 나만 힘들지 않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설계, 시공, 소재 등 모든 분야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비슷한 처지이다. 다들 어떻게 이 겨울을 넘기고 있는지 지상좌담회를 열었다.설계와 시공에서 각각 두 분. 총 네 분이 지면에서 모였다. 다양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모습들을 보기 위해 기성업체와 신생업체를 같이 묶었다. 설계와 시공을 비교해 보고, 연륜과 패기를 견주어 보자. 연륜에서는 적지 않은 세월 속에서 갖추어진 ‘자기 배려’가 돋보이고, 패기에서는 이를 따라가기 위한 ‘자기의 테크놀로지’가 엿보인다. 이들의 언어에서는 아쉬움과 안도감이 공존한다. 두려움과 자신감이 같이 발화된다.이제 어떡할 것인가? 언제 그칠지 모르는 이 소나기를 마냥 피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달릴 것인가?
참여자설계 김종택, 임복철(조경설계 고우) 오두환(기술사사무소 예당)시공 김경한((주)자연과조경) 최봉수(수락산조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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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것인가, 달릴 것인가?
설계와 시공분야의 4인4색 지상좌담회
조깅을 하다 비를 만나는 수가 있다. 여우비면 다행이다. 그러나 장대비가 찐득하게 내리면 곤혹스럽다. 대단한 각오로 차를 몰고 한강변까지 왔는데, 주차장에서 상당히 멀리까지 달려왔는데, 어떡할 것인가? 갈등이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홱 스치고 지나간다. 가장 좋은 것은 계속 달리는 것이다. 잘못 비를 피하다가는 오히려 젖은 옷이 체온을 낮춰 감기몸살에 걸리기 십상이다. 힘들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달려보자. 몸에서 계속 열이 발산되고 체온이 유지된다. 걷지 않는 한 오히려 안전하다. 그렇게 달려서 출발지점으로 돌아가 젖은 몸을 닦는 것이 최선이다.작년 한해, 쉽지 않았다. 가까스로 넘겼다. 그런데도 여전히 경기는 먹구름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자. 사실 나만 힘들지 않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설계, 시공, 소재 등 모든 분야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비슷한 처지이다. 다들 어떻게 이 겨울을 넘기고 있는지 지상좌담회를 열었다.설계와 시공에서 각각 두 분. 총 네 분이 지면에서 모였다. 다양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모습들을 보기 위해 기성업체와 신생업체를 같이 묶었다. 설계와 시공을 비교해 보고, 연륜과 패기를 견주어 보자. 연륜에서는 적지 않은 세월 속에서 갖추어진 ‘자기 배려’가 돋보이고, 패기에서는 이를 따라가기 위한 ‘자기의 테크놀로지’가 엿보인다. 이들의 언어에서는 아쉬움과 안도감이 공존한다. 두려움과 자신감이 같이 발화된다.이제 어떡할 것인가? 언제 그칠지 모르는 이 소나기를 마냥 피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달릴 것인가?
참여자설계 김종택, 임복철․조경설계 고우 오두환․기술사사무소 예당시공 김경한․(주)자연과조경 최봉수․수락산조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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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조경학회, (사)한국조경사회 신임회장 2013 신년대담
혁신을 위한 신진(新陳)전략
유럽발 경제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가 장기불황으로 이어지면서 조경분야도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도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산업계 전반에 불어 닥친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 2013년에는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고, 동시에 조경분야를 대표하는 (사)한국조경학회와 (사)한국조경사회도 새로운 단체장이 이끌게 되면서 변화에 대한 희망으로 조경분야 전반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라펜트와 함께 새로 취임하는 신임 단체장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고변을 들어보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사람의 변화와 함께 분야 전반에 드리운 어려운 상황에도 긍정적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면서…
일시 _ 2012년 12월 10일(월)장소 _ 한국과학기술회관 신관 1007호 (사)한국조경학회 사무국주최 _ 환경과조경, 라펜트대담 _ 김한배·(사)한국조경학회 제21대 회장,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정주현·(사)한국조경사회 제17대 차기회장, 경관제작소 외연 대표사회 _ 오정학·본지 전문위원, 경기도시공사 최자호·라펜트 부장, 총괄팀장정리·사진 _ 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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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올해의 조경인 [특별상]: 황지해
Hwang, Ji Hae(주)뮴 대표
남다른 그녀, 황지해전 세계 정원 예술가들의 꿈의 무대이자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에서 지난해 한국의 전통화장실을 주제로 한 ‘해우소 가는 길’로 아티즌 가든(Artisan Garden) 부문 최고상과 금상을 동시에 수상해 전 세계 정원마니아들을 놀라게 했던 황지해 작가. 한국인 최초의 수상자이자 첼시 플라워쇼 사상 처녀 출전으로 수상자가 된 유일한 인물인 그녀가 2012년 또다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올해 또다시 출전한 첼시 플라워쇼에서 ‘고요한 시간: 비무장지대 금지된 정원(Quiet Time: DMZ Forbidden Garden)’으로 쇼가든 부문(200㎡ 규모 대형정원)에서 금상을 수상하여 2회 연속 진출, 2회 연속 금메달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운데 이어, 영국왕립원예협회 회장상의 초대 수상자가 되는 등 첼시 180여 년의 역사를 통틀어 찾아보기 힘든 진기록을 세운 것. 특히, 올해 신설된 영국왕립원예협회 회장상은 첼시 전체 참가자 800여 개 기관 중 최고작에게 수여되는 명예로운 상으로, 한국정원이 첫 수상작이 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와 전통, 기록을 중시하는 영국사회에서 또 한 번의 이변을 만들어 낸 점은 황지해 작가만의 능력이자 한국문화계에 큰 쾌거가 아닐 수 없다.“저에게 이런 소중한 마음을 써주신 분들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권유와 격려라고 생각하고 주어진 자리에서 더욱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진실 되게 살아가는, 가난하지만 부유한 예술가들과 그리고 우리 조경인들과 이 기쁨을 함께 하겠습니다.” 2012년 이례적인 수상기록을 세워 “디테일의 귀재”, “세계 가드닝의 흐름을 자연주의로 회귀시키는 중요한 전환점”, “첼시 역사상 가장 창조적인 작품 중 하나” 등의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황지해 작가. 이젠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수상보다 올해의 조경인 수상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순박한 미소를 전하는 그녀는 과연 조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조경, 정원 그리고 정원문화“자연과 함께하는 조경가가 가장 본질적이고, 현실적이며, 열정과 미래를 향한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라 생각해요. 잃어버린 가치와 화해하고 회복시키는 작업이 조경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조경분야는 균열과 상처가 있는 곳에 영혼을 어루만질 수 있는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세상에서 가장 고상한 언어로 말하는 분야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그녀의 말에서 정원과 조경에 그녀 스스로 부여한 높은 이상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국제대회에서의 수상은 당연히 이러한 생각에 황 작가만의 풍부한 감성과 예술적 재능이 더해져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된 결과지만, 사실 첼시 플라워쇼나 국제정원박람회에 나가는 것은 하나의 정원을 조성하는 ‘공사’의 개념이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주제를 정하고 디자인을 도출해, 컨셉에 맞추어 국내에서 반출한 식물의 개화시기를 맞추는 등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정원문화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요원한 한국의 사회적 상황에서 함께 출전할 스폰서에 대한 부담까지 떠안아야하는 실정이다 보니 참가하는 작가 1인에게 부과되는 부담은 상상 그 이상이다. “지난해 해우소를 마치고 스폰서와 지속적인 연락과 타진을 해나갔습니다. 올해 사이트 배정이 확정되었고, 긍정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는데, 순탄히 진행되다가 믿고 있었던 마지막 스폰서까지 잃게 되어 한동안 공황상태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시장님을 비롯해 남광건설, 호반건설 등 지역의 기업들과, 런던의 펜셔너들과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마음을 모아주어 70명의 기부자와 함께 DMZ Garden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작품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술이나 체력적인 문제보다 예산과 관련한 어려움이 더욱 크고, 출품무산위기에 대한 불안감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지 크나큰 압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2011, 2012년 첼시 플라워쇼의 연속 수상 및 2012년 최고상 수상은 물론, 첼시 플라워쇼 수상 경력을 가진 세계 각국의 정원 디자이너들이 세계 최고의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2012 일본 가드닝 월드컵 초청 및 수상, 2013년 쇼몽국제정원박람회 초청 등 자그마한 체구에 가냘픈 몸의 동양 여성이 세계 언론을 집중시키고 유럽 정원분야에 한류를 이끌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앞으로 한국 정원문화와 산업의 관심을 끌어올릴 촉매제이자 밝은 청사진이 보이는 듯하다.
작가 황지해의 꿈황지해 작가는 현재 (주)뮴의 대표로서 국내에서의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국제대회들에 대한 관심도 늦추지 않고 있으며, 2012년 첼시 플라워쇼 출품작인 DMZ Garden이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파크에 영구적으로 유치됨으로써 정원이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적인 활동과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꿈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어려서 막연하게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막상 작가라는 말을 듣다 보니 부끄러워지더군요. 글 쓰는 작가들은 고전이 되는 명서를 남기는데, 저는 글 쓰는 것이 서툰 대신 좋은 책 한 권 같은 정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원이 문화와 산업에 있어 두루 중요한 원론적인 이유는 정원이 선진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로망이자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문화예술의 결정체이기 때문 아닐까요.” 한국의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뛰어난 감성과 실력을 겸비한 잠재되어있는 작가들의 생각과 표현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황지해 작가는 현재 우리 정원문화의 한 단계 비상을 꿈꾸며 순천만정원박람회에 집중하고 있는데, 다가오는 순천박람회가 그런 계기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분주했던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그녀의 꿈과 열정에 이번 제15회 올해의 조경인 수상이 모든 조경인들의 기대와 응원으로 더해져 한류 조경작가로서의 정원문화 외교에 보다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