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리스트
- 서울둘레길 1년, 왜 완주하냐고 묻거든
- 최현실 서울시 푸른도시국 자연생태과 과장 “회갑을 맞은 초등학교 동창 8명이 157km의 서울둘레길을 모두 완주했다. 처음엔 뭔가 기념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는데, 둘레길을 완주한 후 비만에 고혈압을 앓았던 한 친구의 몸무게가 15kg이나 줄어 건강이 좋아졌다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둘레길이 조성된 지 1년 만에 완주자가 6500명을 넘어 섰다. 이는 서울시의 완주자 인증을 받은 사람만 따진 수치고, 비공식적으로 완주한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서울둘레길은 서울 외곽을 둥글게 도는 길로, 기존 숲길, 하천길, 마을길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끊어진 곳을 이어서 만들었으며, 지난 2014년 12월에 공식 오픈했다. 처음 조성을 시작한 것은 당시 제주 올레길을 필두로 전국적인 ‘걷기 열풍’이 불면서, 서울시도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로서의 장점을 활용해, 산 중턱의 길들을 이어 외곽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코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1코스 수락·불안삼, 2코스 용마·아차산, 3코스 고덕·일자산, 4코스 대모·우면산, 5코스 관악산, 6코스 안양천, 7코스 봉산·앵봉산, 8코스 북한산으로 이뤄져 있다. 최현실 서울시 푸른도시국 자연생태과 과장은 서울둘레길에 대한 자랑거리를 한보따리 풀어놓으며 애정을 과시했다. 이 둘레길에는 공원과 유적 등 명소들이 포함돼 있고, 지역별 이야기가 있는 등 각 코스별로 특징들이 있어서 8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특히 그가 강추한 코스는 묵동천,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을 연결하는 2코스로,가족 단위 피크닉이 가능한 중랑캠핑장과 한용운, 방정환 등의 유명인사가 묻힌 망우묘지공원, 아차산 보루 등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산이 높지 않은데도 한쪽으로 서울시가, 다른 쪽으로는 구리시의 전경이 다 보여 마치 높은 산에 오른 듯 풍광이 제일 좋다는 평이다. 그 외에 그냥 편안하게 걷고 싶다면 3코스인 고덕·일자산 코스를 추천하고, 4월 벚꽃이 만발할 때는 6코스인 안양천 코스를, 10월 억새철에는 월드컵공원이 있는 7코스인 봉산·앵봉산 코스가 좋다. 시는 코스 중간중간에 설치된 28개의 스탬프를 스탬프 북에 모두 찍어 오면 서울시장 이름의 완주자 인증을 해주고 있는데, 지난 연말에는 “한 해가 가기 전에 꼭 완주자가 되겠다”며 인증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단다. 최현실 과장은 그저 길을 이어줬을 뿐인데, 시민들에게는 걷는 이유와 목표를 부여하게 된 셈이라면서, 예상치 못한 호응에 놀랐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는 서울둘레길을 관광자원화하는 데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서울둘레길의 브랜드화를 통해 머그잔이나 스카프, 배지 등 방문을 기념하는 물품 판매까지 고민하고 있다. 관광이라는 것이 보고 듣고 즐기다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 아닌가.”
- 주목하라! PWP에 빠진 이 남자
- 김규태 가천대학교 조경학과 가천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규태 씨는 조경에 대한 열정만으로 무작정 바다를 건너가 조경가 피터 워커Peter Walker(PWP 대표)를 만나고 온 다소 무모한 끼가 충만한 청년이다. 그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해군에 입대했다. 그가 병역 생활을 하던 2014년 봄,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군은 사고 수습에 투입됐는데 그는 헌병으로 근무한 탓에 바다에 나갈 수는 없었지만, 현장에 나간 동료들에게 상황을 전해 들었다. 사건 현장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은 그의 감정을 고조시켰고, 사회적 아픔을 조경이 어루만질 방법은 없는지 고민에 빠졌다. 해답을 찾던 중 뉴욕의 9.11 메모리얼 파크와 이곳을 설계한 조경가 피터 워커를 알게 됐다. 이후 그의 머릿속엔 피터 워커뿐이었다. 전역 후 휴학을 연장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피터 워커의 작품을 보러 일본과 싱가포르 등지를 답사했다. “피터 워커를 만나고 싶어 메일을 보냈다. 세 번째부터는 수신 확인이 안 돼서 전화도 해보고 손 편지도 계속 써서 보냈다.쉬울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회사 앞에서 노숙이라도 하려고 침낭을 준비해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그런데 군대에서 다친 허리 통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고 치료 후 학교에 복학했다. 계속 피터 워커를 만날 방법을 찾던 중, PWP에 한국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박수정이란 분이 예쁜 글씨로 정성껏 답변을 보내주셨다”고 편지를 직접 보여주며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말을 이었다. 2015년 7월 1일, 드디어 그는 피터 워커의 회사 문턱을 밟았다. 그는 직원 소개로 무작정 회사를 찾아갔는데, 방문 당일 피터 워커와 만날 기회를 갖게 됐다. 천운으로 꿈에 그리던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미리 약속한 게 아님에도 피터 워커는 기꺼이 시간을 내줬다. 약 30분간 진행된 대화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질문은 “조경가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였다. 이에 대해 피터 워커는 “학생 때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마라”고 답했다. 눈과 몸으로 공간을 온전히 이해하란 조언이었다. 또한 “조경을 하려면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회에서 조경가의 역할은 무엇인가”란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선 “우리는 단지 도시와 자연을 연결해 주는 작은 공간을 만들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답을 찾으러 간 곳에서 또 다른 의문을 갖게 됐다. 그는 배운 점도 많지만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생긴 의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 지금은 세계 일주를 계획 중이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이번엔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일지 찾아보려 한다.” 세월호 사건은 그가 조경에 대한 사명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세월호 메모리얼 파크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힌 그는 답을 찾기 전까지 세계를 유랑할 계획이다. 혹시 미아가 된 이 청년을 보시거든 도움의 손길을 부탁드린다.
- 힘든 시기, 건설사 동료들과 애환 나누고 싶다
- 조영철 건설사조경협의회 회장, GS건설 부장 “사람은 줄었는데 일은 많아지고 구조조정으로 불안한 분위기도 있다. 건설사가 요즘 힘든 시기인 것 같다. 선·후배 동료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 조영철 GS건설 부장이 건설사조경협의회 신임 회장직을 맡았다. 지난해 국내 주택시장은 사상 최대의 분양 성과를 기록했지만, 그와 달리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요즘 건설사다. 이에 건설사 내 조경의 위상과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주택 시장, 올해 아파트 조경 시장과 트렌드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와 달리 최근 주택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작년 말부터 미분양이 늘고 있고, 최근에는 공급 과잉 우려로 정부가 분양 물량 조정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리면서, 이를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조영철 회장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며 올해 아파트 시장을 한마디로 ‘과도기’라는 말로 정리했다. 그는 시장이 너무 확 달아오르는 것도 문제고 너무 확 꺼지는 것도 문제라면서,주택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적당한 ‘온기’를 유지하는 것인데, 지난해 초기 분양이 90~100%까지 이뤄진 것은 오히려 이상 증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주택 시장이 정상적으로 안착하는 과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올해는 경쟁력을 갖춘 물량들이 시장을 채워간다는 의미에서도 과도기가 될 전망이다. 사실 지난해에는 밀어내기 식 분양으로 악성 물량들도 대거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입주자들이 좋아할 만한 잘 팔리는 물량들이 선별적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조경 시장 측면에서 보면, 설계 물량은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까지는 신규 분양이 호조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이다. 시공은 하반기부터 숨통이 조금씩 트일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분양됐던 물량들이 차차 시공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아파트 조경 설계에 트렌드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특징이다. 그간 불황을 겪으면서 건설사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것이 설계 개선 및 원가 절감인데, 조경도 과거에 비해서는 슬림화됐지만 이미 입주자들의 눈이 높아지다보니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정원이 아파트 조경에 유행처럼 적용되고 있다.조영철 회장은 이에 대해 “단독 주택에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정원을 도입하는 것에서 입주민과 함께 조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높아진 관심과 달리, 건설사 내 조경의 위상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조영철 회장은 회원 명부를 정리하면서 최근 부침이 매우 컸다는 느낌을 받았단다.조경직이 아예 없어지거나 인원이 줄어든 경우가 많았던 것. 하지만 조경의 중요성을 설득시킬만한 자료들이 너무 없어서 대응이 힘들다. “조경이 잘돼서 분양이 잘됐다거나 집값이 올랐다는 데이터가 없다”며 아파트 조경에 대한 학문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건조회는 모두 회사원들이다. 회사원들이 겪고 있는 불안감이나 노후대책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주제로 특강을 열거나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고 싶다.”
- 자연에서 놀고, 배우고, 베끼기
- 김봉찬 더가든 대표 “자연에서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 어떻게 군을 이루고 어떻게 생존하는지 그리고 형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찰하다 보면 정원에 적용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김봉찬 대표는 식물생태학을 전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암석원 조성 및 고층습원 조성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가을부터 ‘자연에서 공부하는 정원 모임’을 주관해 왔고, 최근 건설사와 조경설계사무소, 식물원·수목원 등의 특강 요청을 받아 ‘자연에서 노는 법’을 설파하고 있는 인기 강사다. ‘자연에서 노는 법’을 알아야 좋은 정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봉찬 대표는 요즘 서울에 조성되는 두 개의 수목원과 풍부한 자연을 바탕으로 회색 인프라가 조성되는 제주의 개발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 마곡지구에 조성 중인 화목원과 수목원의 개념을 내세운 서울역 고가는 잠재력이 있음에도 끌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수목원은 식물을 수집 및 육종하고 종을 보전하거나 연구 개발해 일반에 보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목적에 맞도록 비슷한 성격의 식물을 모아 주제별로 전시해 놓은 게 수목원의 정원이다.그런데 화목원은 부동산 투기 등으로 본질을 상실했고, 서울역 고가는 본질적으로 수목원의 개념만 차용한 수준인데 그조차 조악한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생물자원 확보는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화두다. 그 역할은 수목원에서 수행한다. 개념이든 실제든 수목원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추진한 이상 기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요즘 제주는 건설 붐이다. 전국적으로 건설 시장이 얼어붙어 있지만 제주는 다르다. 제주시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도 상반기 제주시 건설업 신규 등록 건수는 종합 29건, 전문 80건으로 총 109건이 증가했다. 최근3년 평균 대비 42%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지난해 제주시 건설기계 등록대수는 5606대로 2014년 5108대에 비해 9.8% 늘었다. 일감이 워낙 많은 탓에 육지에서 건설 노동자가 유입되고, 시멘트와 골재 수요량이 급증해 수급난으로 공사가 지연되기도 한다.하지만 개발 붐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무분별한 개발로 생물종 서식처가 위협받거나 경관이 훼손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제주에서 조경회사를 운영하는 김봉찬 대표는 자연에서 배운 내용을 구현함으로써 훼손을 저감할 수 있고, 조경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이에 건설 붐에 힘입어 제주에 지사를 설립하는 조경회사들과 제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조경회사들이 제주의 자연을 제대로 배우고 설계에 임해줄 것을 부탁했다. “억새밭에 억새만 있는 게 아닌데, 사람들은 억새만 본다. 그런데 알고 보면 수많은 종이 자라 경관을 이루고, 같은 억새밭이라 해도 다른 경관을 만들어 낸다. 디자인 사례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의 형상, 색, 질감이 달라지는 것을 분석하면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인다. 자연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
- 조경인들의 ‘공감’이 필요합니다
- 김재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회장, 방림이엘씨 대표 “요즘 같은 세상에도 이런 일이 있습니까” 식재공사업종 하도급 관행을 들은 법학과 교수, 자문 변호사, 정부 관계자 등 20여 명은 이구동성으로 반문했다.남들이 보기엔 몰상식에 가까운 하도급 거래 관행이 그 어디도 아닌 바로 조경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이 외부의 반응이다. 이에 지난해 건설업종 최초·유일의 공종별 표준하도급 계약서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제정됐다.바로 ‘조경식재공사 표준하도급 계약서’다. 김재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회장에 따르면, 식재·시설물 시장의 규모는 최절정기였던 2009년 5조 원에서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에는 3조원까지 추락했다. 여기에 경쟁이 심해져서 단가가 떨어진 데다,개정 주택법으로 하자 기준이 강화되면서 리스크가 추가로 발생되고 있으며,기상이변으로 인한 식재의 떼죽음과 부동산 분양 시기에 맞춘 무리한 부적격 식재가 많아지는 등 하자 발생 환경도 높아져 이래저래 조경업체들이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식재공사에서 ‘하자 공사’는 결국 재시공을 말하며, 원가를 두 번 투입하게 된다. 하지만 생물체의 특성상 재해나 관리 문제로 인한 하자가 많지만, 100%하도급자가 책임지고 재시공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에 원도급자와 하도급자가 수평적 차원에서 책임을 지자는 것이 이번 조경식재공사 표준하도급 계약서의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 들면, 우선 식재 후 기성검사를 완료한 경우 그 이후에 이뤄지는 유지관리에 대해 원사업자는 하도급업자에게 별도로 관리비를 줘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가뭄,한해, 염해, 이상고온, 기상이변, 병충해’를 불가항력 사항으로 추가해, 이로 인한 하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하도급자만이 아닌 원도급자도 공동으로 책임을 지게 했다. 김재준 회장은 이번 하도급 계약서가 원도급자에게도 발주처로부터 관리 비용을 별도로 요구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협회에서는 이미 7~8년전부터 하도급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와 제도 개선책을 진행해 왔다. 예를 들어 조경공사 시방서에 식재 후 하자 면제 사항을 만들었고, 2013년에는 표준품셈 조경공사에서 유지관리비를 별도 계상하는 내용을 반영해 이미 제도상으로 관리비를 별도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이에 협회에서는 현재 원도급자가 이 비용을받을 수 있게 ‘원도급 계약서’를 만드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협회는 이외에도 조경식재공사 유지관리비 전국 확대 시행, 조경 건설업자의 산림사업 참여, 조경수목의 자연재해 판정기준 제정,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제도 개선 등 조경업체들의 실질적인 권익을 위한 사업들을 다수 추진하고 있다.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못 받다니 아직도 이런 세상이 있느냐고 말하더라. 남들 보기에는 조경식재업의 하도급 거래 관행이 매우 심각한데, 과연 조경인들은 얼마나 공감해 왔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이번 하도급 계약서를 국토부의 강제 사항으로 만들어 공정한 계약 관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 NCS 취업, 어떻게 준비할까?
- 이민주 치악산국립공원 자원조사직 주임 이민주 주임은 조경학과 졸업생으로는 처음으로 NCS 기반 채용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강원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한 이 주임은 대학 2학년 때부터 대학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환경·생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했으며, 동 대학에서 관련 분야 석사까지 마쳤다. 재학 중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논문발표상 최우수상, 한국조경학회 우수졸업상, 조경학과 총동문회 졸업작품전 최우수상 등을 받았고, 졸업 후에는 조경 및 생태복원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실무 능력을 바탕으로 지원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취업 과정은 의외로 수월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NCS 기반 채용은 별도의 준비 과정을 요하기보다 직무에 적합한 역량을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것. 지원자가 체감하는 NCS 기반 채용 과정의 온도를 직접 들어봤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지원한 배경은? 조경을 전공해 환경 관련 공공기관이나 기업에 취업을 준비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직원을 선발하는 것을 알게 돼 지원했다.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면서 NCS를 도입하는 초기 단계라는 걸 알게 됐다. 지원당시 정보가 많지 않았지만 직무 능력을 중심으로 채용을 한다고 하니 내게 유리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 어떤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보는가? 환경·생태 관련 연구실 생활을 오래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대학원까지 진학해 관련 분야에 대해 더 깊이 공부했다. NCS 체제로 바뀐 게 내겐 오히려 기회였다. 대학 때 남들처럼 토익 등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준비했다. 막상 입사원서를 쓸 때는 어학 점수 기간이 만료돼서 쓸 수가 없었는데 NCS 기반이었기 때문에 전공만으로 승부할 수 있었다. 문제와 면접이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 중심이라 제대로 답변할 수 있었다. 취업을 하려는 곳의 요강에 맞춰 공부를 하기 보다는 평소에 얼마나 공부를 했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모집 공고부터 연수까지 한 달 안에 모든 게 이뤄져 평소에 공부하고 익힌 지식이 아니라면 취업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NCS 체제라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NCS란 말을 어렵게 생각하기보다는 그 분야에 맞는 사람을 뽑는다는 의미로 봐서 기존의 채용 방식과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느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를 뽑는다는 의미가 된 것 같다. 조경을 전공했으면 조경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하고, 회계를 전공했으면 전공을 한 만큼 확실히 알아야 문제를 풀고 면접을 볼 수 있도록 바뀐 것 같다. 조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경의 범위가 넓다는 점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NCS에 적용될 수 있는 접점이 많기 때문이다. 조경학과에서는 환경계획, 생태·환경, 디자인, 건설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었고, NCS 방식에도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 모든 공공기관에서 각자에 맞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동안 공통된 이슈, 시사로 질문을 만들어서 일관된 방식으로 채용을 해왔다. 그 기관과 상관없는 시사문제로 사람을 채용했다. NCS로 바뀌면서 역량에 맞는 생태적인 질문, 당면한 문제를 생태 전문가라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그 직무에 맞는 사람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라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앞으로 포부는? 환경·생태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관련 공부를 해나가고 싶다. NCS 기반 채용을 통해 내가 배운 내용과 밀접한 부문에서 실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하는 일 자체가 공부가 되고 있다. 이론과 실무를 접목해서 경험을 쌓아 환경·생태 분야의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 취업을 준비하는 조경학과 후배들에게 조경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경이란 분야가 워낙 다양한 범위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그게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단점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를 장점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취업이 어렵다고 남들이 다 준비하는 토익이나 컴퓨터 활용 능력자격 같은 데 집중하는 것보다, 본인이 배우는 분야를 보다 깊이 있게 익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 조경 분야, NCS 기반 교육 어디까지 왔나?
- NCS 기반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NCS 개발1의 기본 단위는 세분류로서 NCS 분류체계에 기초를 두고 있다. NCS 분류체계는 2013년부터 관련 산업계와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수차례 수정 보완을 거듭했으며, 현재도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보완해 나가고 있다. 즉 산업 기반을 가진 대부분의 대학 내 전공 분야는 관련된 NCS 세분류가 존재하게 됐으며, NCS 개발이 돼 있지 않다는 것은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산업체가 없음을 의미하게 됐다. 조경 분야의 NCS는 2007년부터 개발돼 수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듬어져 왔기 때문에, 어느 분야보다도 산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형태로 진화해 왔다. 물론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고 수정이 필요한 것이사실이지만, 한 번도 산업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 본 경험이 없는 다른 전공 분야에서는 당장 운영해야 할 NCS 기반 교육과정이 먼 산의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교육과정은 한 번 개발되면 해당 학번의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까지는 바꿀 수가 없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대학과 학과가 처한 현재의 위치와 상황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진단해야만, NCS 도입을 위한 명확한 처방전을 쓸 수 있다. NCS 기반 교육과정 신규운영(2015) 시범운영의 축적된 경험으로 신규운영에서는 비교적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교육과정 개발 및 교과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특히 각 산업 분야별로 대부분의 NCS가 이미 개발됐고, 한국연구재단에서 ‘NCS 기반 교육과정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거나 운영하는 데 있어서 절차와 양식상의 혼란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다만 정부 정책과 재정지원사업, 구조개혁 등과 맞물려 진행되면서 다소 경직된 채 운영됐고, 교육 현장의 여러 여건을 반영하기보다는 성과를 내기 위한 서류 중심의 소비적이고 불필요한 작업들이 많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1) NCS 기반 교육과정 신규 개발 NCS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체 검증을 거친 교육과정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연구재단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총 9단계의 표준개발절차를 제시하고 있다. 신구대 환경조경과에서도 해당 가이드라인의 표준개발절차를 최대한 준수해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추후 NCS 기반 교육과정 개발을 원하는 대학이 있다면 해당 절차를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각 단계별로 중요성을 논하긴 어렵겠지만, 1단계와 4단계는 NCS 기반 교육과정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1단계의 환경분석과 요구분석은 학과의 인재 양성 목표를 정하고 세분류를 선택하기 위한 단계로서 객관적인 분석과 논리적인 해석이 핵심이다. 이후 4단계에서는 선정된 직무를 NCS에 기반해 직무 모형을 작성하는 단계다. 특히 기존 교육과정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학자체능력단위6를 선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론 중심 전공기초교과들을 직무모형에 도입해야 한다. 5단계 이후의 과정은 객관적인 절차를 준수한다면 큰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는 과정이다. 교과목을 명명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NCS 능력단위명을 그대로 사용토록 권고한 교육부 조치에 따라 교과목명이 선정됐다. 이것은 가급적 직무수행능력평가의 대상인 능력단위와 교과목명을 일치시킴으로서 능력단위 이수에 대한 혼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교육부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인 교육과정상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과 유사한 교양:전공기초:NCS=1:3:6의 비율로 나타났다. 비록 그 비중은 30% 정도에 해당하지만 전공기초에 해당하는 기본 과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다. 해당 비율은 전공별로 상이할 수 있으며, 학생이나 학과, 대학, 지역 산업 등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교양-전공기초-NCS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교육과정 개발 단계에서 교과 운영에 필요한 기자재와 장비 등의 교육시설과 교육환경에 대한 고민을 수반해야 한다. 현장 중심의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강의실 위주의 교육현장을 떠나 현장성을 강화한 실습장, 특히 야외 실습장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과정 중에 산업체와의 긴밀한 협조와 조언을 통해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구대학교 환경조경과에서는 2013년 개발된 조경관리 NCS를 운영하기 위해 2014년부터 2015년까지 NCS 조경관리 기준에 따라 야외 실습장을 구축했다. NCS 시범운영 기간에는 실습장 구축 등의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강의실과 기존에 구축된 실내 실습장을 중심으로 NCS 교육과정이 진행됐는데, 신규 NCS 기반 교육과정 운영에서는 특성화 재정지원 사업의 지원을 통해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야외 실습장을 구축할 수 있었으며, 실질적인 산업 현장을 재현해 내고 이곳에서 실습과 함께 교육훈련을 소화해 낼 수 있었다. 이처럼 현장 중심 교육을 위해서는 산업현장을 재현해 내는 것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많은 재정적 지원이 요구되므로, 대학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정지원과 산업체의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많은 경비가 소요되는 장비에 있어서는 관련 산업체와 연계한 지역별 대학 연합체를 통해 고가 기자내나 실습장 등의 공동 활용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2) NCS 기반 교육과정 신규운영 2009년 시범운영이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방법론과 문제점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신규운영은 해당 문제점을 보완하고 성과를 도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교과목 운영을 위한 상세한 절차와 증빙자료들이 제시되고 있다. 예컨대 기존 교육과정에서 사용했던 강의계획서나 성적표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6가지 기본 양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해당 양식들은 하나의 교과목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로서 기존의 강의 관련 양식들에 비해 좀 더 구조화됐다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과정평가형 자격제도에 대응하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정비를 위해서는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에 있어서 객관성과 합리성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에 해당 양식과 같은 인증을 위한 기초 자료들이 구비돼 있어야 할 것이다. 평가체계에 있어서도 기존과 같은 개별 교과목 평가가 아닌 능력단위 위주의 평가로 전환돼야 한다. 하나의 교과목에서 능력단위 하나가 소화될 수도 있지만, 학과나 교수자, 혹은 학습자의 상황에 따라 2개의 능력단위가 한 교과 혹은 한 개의 능력단위가 몇 개의 교과로 쪼개어 운영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평가 계획을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잘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능력단위와 교과목을 분리해 생각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처럼 능력단위 위주의 평가 즉 직무수행능력평가가 진행되면, 이를 최종적으로 종합해 인증할 수 있다. 직무능력성취도라는 이름으로 제시돼 해당 직무의 종합적 이수 여부를 판정할 수 있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해당 이수 집계표를 통해 과정평가형 자격제도를 대비할 수도 있다. 해당 서류들은 각각의 교과목을 운영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빙이기 때문에 서류 중심의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교수자 중심의 교육에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매개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류 중심 행정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현재까지의 행정업무를 경감시킬 수 있는 전산시스템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신구대학교에서도 정부지원을 통해 상기 서류 작업들을 간소화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을개발했으며, 이를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NCS 교과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자료, 즉 수업 운영을 위해 필요한 6가지 양식의 개념이 이해됐다면,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교과 운영이 가능하다. 우선 필자가 운영했던 교과목7은 조경설계 NCS 중 ‘조경기본구상(1405010103_14v2)’에 해당하는 ‘공원녹지계획’이다. 해당 교과는 조경설계 중 계획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로드맵 상의 능력단위로서 교과목과 1:1로 대응 가능하다. 조경설계 중 계획 업무 수행을 위해 ‘조경기본구상’ 이외에도 ‘환경조사분석’과 ‘조경기본계획수립’ 능력단위에 해당하는 교과목을 교육과정 로드맵 상에 함께 구성했다. ‘조경설계프레젠테이션’과 ‘조경설계도서 작성’이라는 능력단위도 보조적이지만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따라서 두 개의 능력단위 역시 정규교육 과정 중에 교과목으로 포함했다. 다만 NCS상에서도 요구하는 실수가 크고 실제 업무상 기능적인 숙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해진 정규시간만으로는 입직 수준에 만족할 만한 교육 성과를 내기 어려운 능력단위다. 이에 따라 정규 수업 이외에도 학과 내의 전공 동아리나 튜터링 성격의 학습 동아리를 통해 해당 능력 단위의 성취를 독려했다. 한편 수업 운영 중 교수자가 소화해 내지 못하는 최신의 산업체 기반 전문 교육훈련 내용은 해당 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산업체 인사를 초대해 활용할 수 있다. 공원녹지계획 수업에서도 최근 회사에 입사한 지 5년 미만의 졸업생을 섭외해 산업체 인사 특강을 의뢰했다. 특강이라고 한다면 경험이 많고, 그 분야에서 권위 있는 인물에게 의뢰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NCS 교과 운영에서는 입직 수준에 맞는 눈높이 실무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입사한 지 5년이 넘지 않는 인사를 섭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변재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중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으며, 박사 취득 후에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동경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박사 후 연수 과정을 수행했다. 조경 분야 최초의 NCS 개발(2007년)과 이에 기반한 표준교육과정 개발 사업(2008년)에 참여했으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 신구대학교 환경조경과에서 NCS를 적용한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는 신구대학교 NCS 지원센터 전문위원으로 다양한 NCS 정책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조경 분야 NCS표준 및 학습모듈 개발의 검토위원으로 NCS 개발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NCS 생태 분야 개발 현황 및 과제
- 추진 경위 기존 국가직무능력표준 분류체계에서 대분류 ‘환경·에너지·안전’에는 중분류인 산업환경(대기관리, 수질관리, 소음진동관리, 토양관리) 및 산업보건관리 등 2개 종목이 있었다. NCS 전면 확대 방침에 따라 환경보건, 자연환경, 환경서비스, 에너지자원, 산업안전 종목이 2014년도에 신규로 개발됐다. ‘자연환경’에는 직무 구분을 ‘생태복원 및 생태관리’로 개발했다. 개발 과정 자연환경보전법 등 생태복원과 관련한 법규에서 규정한 각종 생태복원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직무내용과 국가기술자격법에서 규정한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생태복원기사, 생태복원산업기사 및 생물분류기사의 직무내용을 분석해 능력단위를 선정했고, 그에 따른 능력단위요소를 개발했다.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의 주관으로 환경생태조사, 생태복원설계, 생태복원사업 및 생태관리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한 전문가들이 개발에 참여해 치열한 토론을 통해 개발했다. 개발 결과 1) 생태복원 직무 정의는 ‘생태복원 직무는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원하기 위하여 환경생태 조사, 계획 및 설계, 조성하는 일이다’라고 돼 있다. 2) 생태관리 직무 정의는 ‘생태관리 직무는 보전 또는 복원된 자연환경이 지속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모니터링, 평가 및 관리하는 일이다’라고 돼 있다. 앞으로의 과제 현재 세분류인 생태복원, 생태관리를 생태조사분석, 생태설계, 생태복원시공, 생태관리 등 4개 분야로 확대 개편해 생태복원사업 전반에 걸쳐 효과적인 직무능력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생태복원 관련 설계기준, 사업시방서 등을 제정해 직무능력표준을 구체적으로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바탕으로 대체자연조성, 환경영향평가, 생태계서비스, 생태교육, 생태관광 등 관련 사업에 대한 기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NCS 생태복원 및 관리 분야는 기존 개발 결과물의 보완, 학습모듈 개발 등을 추가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NCS가 일학습병행제, 新자격체계 등의 제도를 거쳐 산업 현장 및 교육 현장에 실제적용이 가능하도록 추진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NCS는 직무능력 향상에 주목적을 두고 있고 직업윤리, 직무태도 등에 관한 부분에 대한 기준이나 내용이 비교적 소홀한 측면이 있다. 또한 인문학적인 내용이 기초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등 단점도 있고, NCS 위주 교육의 시행은 기술이 우수한 사람을 양성하는 쪽으로 교육의 목적이 치우칠 수 있다는 한계점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NCS상에서 보완하거나 혹은 별도의 교육체계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NCS에 대한 접근과 이해도 다양하고 종합적으로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홍태식은 서울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하고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자격을 갖고 있다. 1983년부터 조경시공 및 생태복원 시공업에 종사해 왔으며, 2000~2003년까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시설물협설치공사업협의회 회장을 맡아 전문건설업체의 권익을 위한 활동에 매진했다. 현재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 NCS 조경 분야, 개발 현황 및 과제
- 김은성은 유림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조경사회 수석부회장과 감사를 역임하고 현재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NCS를 개발하는 데 있어 조경관리와 조경감리 부문의 WG(Working Group) 심의위원을 맡았고, 조경설계 개발전문가로 참여했다. 또한 조경관리, 조경감리, 조경설계, 조경시공 부문 책임자로 NCS 학습모듈 개발에도 참여했다. 조경 분야에 대한 국가직무능력표준은 2008년도에 종합적으로 일괄해서 개발된 적이 있으며, 그 당시에는 NCS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았고 KSS(Korean Skill Standards)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졌다.직무명세서에 제시된 핵심능력으로는 조경계획, 조경설계, 조경소재 개발 및 생산, 조경시공, 조경감리, 조경관리 그리고 조경업 경영으로 총 7가지가 표준화돼 조경이라는 하나의 직무에 포함됐다. 그 이후 약 5년이 지나서 개발 보완 시점이 됐고, 정부의 정책적인 차원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조경분야의 직무가 새롭게 표준화됐다.조경 분야는 대분류(건설)-중분류(조경)-소분류(조경)-세분류(조경설계, 조경시공, 조경관리, 조경감리)의 체계로 규정돼 있으며, 세분류를 분리해 조경관리 및 조경감리 세분류를 2013년에 개발하고, 조경설계 및 조경시공 세분류를 2014년에 개발 완료했다. 조경 분야에서의 NCS 활용 방안 및 향후 과제NCS 개발 및 학습모듈의 개발 과정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한 여러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조경분야의 직무를 설계, 시공, 관리 및 감리 분야로 표준화—비록 생산·유통·경영 등이 빠져 있지만—했고 51권의 학습모듈도 완성됐다. 이를 국가직무능력표준 홈페이지(www.ncs.go.kr)에서 열람할 수 있다.개발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산업계의 다양한 경험을 최대한 개발 내용에 담으려고 애썼고 고등학교, 전문대학, 대학교, 훈련기관 등의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여러 계층의 학생들과 훈련생들의 교육훈련에 적합하도록 맞춤 교재를 만들려고 열과 성을 다했다.아직 NCS에 대한 조경 분야 산업계의 전반적인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나 국가 정책의 중요한 기조 중의 하나인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과정에서 점점 NCS의 파급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교육계, 특히 특성화고등학교나 전문대학에서는 절대적으로 교육 체제의 전환을 가져오고 있고, 4년제 대학에서도 부분적으로 관심을 갖고 강의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자격시험 출제기준에도 점차적으로 포함될 예정이다.정부의 지원 및 평가를 고려해 점차 확산일로에 놓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학교뿐만 아니라 각종 조경기능사, 조경기사 등의 시험 및 훈련 대비 기관에서도 이제는 NCS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정부 인증을 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고, 훈련기관의 평가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여러 공공기관의 채용시험에 NCS 관련 내용이 도입되고 있으며 정부 정책 차원에서 조만간 상당수의 기관에서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각종 조경 전문 매뉴얼 작성 시에도 NCS 내용이 부분적으로 포함되고 있다.민간 기업에서는 당장 적용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볼 수 있으나 점차 대기업 위주로 정부 정책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되며, 중소기업들도 표준화된 NCS를 잘 활용하면 채용, 배치, 승진 등의 과정에서 편리하고 빠른 시간 내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다. 신입사원의 직무교육에도 잘 활용하면 빠르고 적절한 적응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비록 현재 만들어진 NCS 내용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조경 분야의 주요 기능을 표준화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둘 수가 있다. 조경의 표준화에 일부 반론도 있지만, 추후 계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2008년도에 개발된 국가직무능력표준에 포함된 조경생산·유통·조경경영 등의 내용은 향후 추가로 보완 개발될 것으로 희망하며, 개발 과정도 중요하지만 NCS의 효율적인 활용으로 국가와 개인의 낭비 요소를 줄이고 직무능력을 배가시키는 데 전 조경인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간절히 기원한다. *에코스케이프 91호(2016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NCS란 무엇일까?
- 김규섭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선임연구원으로 기술자격출제실 생활과학팀에서 농업 및 국토개발, 자연환경분야의 출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2004년 공단에 입사하여 13년간 조경 분야(조경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및 생태 분야(자연환경기술사, 자연생태복원기사, 산업기사) 등의 국가기술자격을 신설·운영, 관리, 평가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종목의 발전과 양질의 시험 문제 출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NCS의 개념국가직무능력표준은 산업 현장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으로, 개인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표준화된 능력과 이러한 능력의 성취 여부를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표준화된 준거로 구성돼 있다. 즉 업무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표준화된 지식, 기술, 태도 등의 능력과 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조직화된 내용이 포함된다. 또 국가직무능력표준은 해당 직업에서 요구되는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모든 능력이 포함돼야 하므로, 개인에게 요구되는 지식, 기술 등의 능력뿐만 아니라 그러한 지식, 기술들을 응용해 새로운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도 직업 능력으로서 제시된다.이러한 국가직무능력표준의 개념들을 정리해 볼 때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첫째, 능력의 개념은 산업 현장에서 업무의 과정보다는 업무의 성공적 수행(performance based)에 초점을 둔다. 능력은 근로자가 어떻게 업무를 수행하였는가 보다는 업무에서 우수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어떠한 일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관심을 가진다.둘째, 국가직무능력표준은 관찰 가능한 행동(activity based)에 초점을 둔다. 단순히 지식, 기술 등을 아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이러한 지식, 기술 등이 우수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관찰 가능하고, 평가 가능한 행동으로 표현돼야 함을 의미한다.셋째, 국가직무능력표준은 질 중심(quality based)이다. 단순히 개인이 얼마나 많은 종류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평가하기보다 그러한 능력의 질이 일정수준에 도달했는가 여부에 초점을 둔다.향후 추진 방향 등우동을 만드는 전문기술이 있는 명인(名人)은 우동 만드는 기술을 가업으로 자식에게 물려주기 싫어 양복을 입고 앉아서 일하는 일반 사무직 업무를 수행할 분야의 공부를 권유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서울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을 근무하다 돌연 전문적인 일을 위해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그만두고 몇 년씩 기초적인 고생을 하며 일을 배우는 내용의 기사를 심심치 않게 대한다. 우리 사회가 알게 모르게 직무 능력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한국산업인력공단은 1만 여 개가 넘는 직업을 887개로 구분지어 표준화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은 조경설계, 조경시공, 조경관리, 조경감리 등과 같은 업무의 경우 조경 카테고리로, 산림자원조성, 산림관리, 임산물생산·가공 등과 같은 업무는 임업 카테고리로 정리해 자신이 이 업무와 맞는지 자가진단 테스트를 하고 경력 개발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소개하고 있다. 무작정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입시 맞춤형 기초 학문만 공부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과거 모든 청년들은 입시에 열을 올리고, 명문대 명문학과 입학을 위해 재수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으며, 그에 따라 취업 준비의 목표는 ‘유명 회사’, ‘돈 많이 주는 회사’, ‘안정적인 회사’였다. 그래서 대기업과 공기업을 선호하고 취업 쏠림 현상이 심하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신이 어떤 직종의 전문가가 될지를 선택해야 한다. 직장보다 직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지금까지의 채용공고는 경영분야 00명, 토목분야 00명 등으로 공고를 내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앞으로 회계직군 0명, 행정직군 0명 등으로 세분화되고 이에 맞는 사람을 뽑기 위해 채용기준도 바뀔 것이다.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채용에선 토익, 해외 연수, 인턴 경험 등 9대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 이런 걸 했다고 해서 가점도 주지 않는다. 다만 그 분야에 적합한 경험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선발하기 위해 관련된 직무 위주로 보고 결정한다. 영어가 필요한 업무라면 어학능력을 중점적으로,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월등한 수준의 어학능력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2014년 30개 공공기관이 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입을 위해 컨설팅을 받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한국토정보공사 등이 국가직무능력표준 채용을 시범 실시했다. 2015년 하반기부터는 한국전력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100개 기관이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채용을 실시했다. 연말 능력중심채용 우수사례 경진대회 등을 진행해 높은 점수를 받은 공기업은 경영평가에 가점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공공기관들도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채용을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차츰 확산되면 전체 공기업에 국가직무능력표준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스케이프 91호(2016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조경의 新지형도
- 고용노동부는 최근 정부 합동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16년까지 특성화고 475개교, 2017년까지 100개 전문대 교과과정 및 모든 훈련기관(약 2만개 과정)에 NCS 적용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공무원은 올해 민간경력경쟁채용 시 NCS 기반의 직무능력 평가 도구 활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은 2015년 100개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전 공공기관에 적용할 예정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은 능력중심사회 구현,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NCS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특히 조경 분야에서도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 호에서는 특집으로 조경 분야의 NCS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NCS의 개념과 추진방향을 비롯해, NCS개발 현황, 대학 시범사업과 공공기관 채용 사례 등을 살펴봄으로써 NCS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조명해 봤다. — NCS란 무엇일까? _ 김규섭 — NCS 조경 분야 개발 현황 및 과제 _ 김은성 — NCS 생태 분야 개발 현황 및 과제 _ 홍태식 — 조경 분야 NCS 기반 교육 어디까지 왔나? _ 변재상 — NCS 취업 어떻게 준비할까? _ 이형주
- [기자수첩] 공 넘어온다. 마이 볼!
- 약수터배 배드민턴 복식 대회를 보면, 한 번씩 연출되는 장면이 있다. 가끔 동네 아저씨 족구 경기에서도 목격되는 장면이다. 상대 진영에서 네트를 넘어 공은 날아오는데, 아무도 공을 쳐 낼 생각은 않고 가만히 바라보다 어이없이 실점하는 경우다. 그런 공은 주로 선수와 선수 사이에 떨어진다. 누가 이 공을 쳐 냈어야 하는지 애매한 위치다. 자기 잘못이라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애매하니까.” 그냥 다음에 잘하자며 눈웃음 한 번주고받으면 그만이다. 이런 실수를 하고 나면 나름 작전을 짜기 시작한다. 어느 구역으로 오는 공은 누가 치고, 어려운 공은 누가 받아 낸다든가 하는 것이다. 애매한 것을 줄여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경학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마이 볼”을 외치고 있다. 그간 조경학회와 발전재단, 조경사회 간 역할이 명확치 않았다며,이제부터는 학회가 조경계를 리드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지난해 건설기술자 조경직무 자격 범위에 산림, 원예 등의 기술자들이 대거 포함돼 조경계가 분노로 들끓었을 때, 재단과 사회에서는 학회가 나서라고 했고, 학회는 왜 일방적으로 떠넘기냐며 반발했다. 위기를 맞고 보니 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교통 정리가 안 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대해 학회 차기 회장 후보들도 의견이 갈렸다. 한 후보는 “당시에는 재단이 법이나 제도적인 문제를 다루는 조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다른 후보는“학회가 리드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조경계 원로들이나 역대 단체장들의 생각도 서로 달랐다. “재단을 만들었을 때 조경계를 대표해 법과 정책을 챙기고자 했다”는 주장과 “재단은 그런 일을 하는 조직이 아니다”는 주장이다. 과거 굵직한 조경계 현안들은 조경학회와 조경사회가 함께 나서서 해결해 왔다.그러나 재단이 만들어지면서 조경계를 대표하는 연합체 성격의 조직이 생겼다는 믿음이 있었다. 물론 착각일 수 있다. “애매하니까.” 그럼 학회, 사회, 재단 사이에 다시 작전을 짜면 된다. 위상이란 상대적인 것이고, 역할이란 나누기 나름이다. 국가도시공원법을 재단에서 챙긴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고, 학회가 서명을 받는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누구든 분야를 위해 나서주면 기꺼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선거는 희망을 품게 한다. 이번 학회 선거는 학회, 사회, 그리고 재단 사이에 있었던 그간의 역할 공방을 극복하고, 누구든 조경계의 위기에 발벗고 나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품고 있다. “공 좀 못 차면 어떤가요. 마이 볼을 외쳐주세요.”
- 포레노리
- 숲 속에 어울리는 친환경 자연체험 놀이시설 숲 속에는 아이들이 다양한 숲 체험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며 오감을 깨울 수 있는 흥미롭고 다이내믹한 놀 거리들이 가득하다. 가이아글로벌은 영국 내셔널트러스트가 선정한 50가지 자연놀이를 국내 실정에 맞도록 응용해, 어린이가 12살이 될 때 까지 숲 속에서 도전해야 할 모험놀이 30가지를 선정하고 이를 현실화한 체험시설 포레노리를 개발했다. 포레노리는 ‘아이들을 자연에서 놀게 하자’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방부 처리하지 않은 천연 아까시나무 원목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제작한 친환경 숲 체험놀이시설로,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숲에서 대화하기’, ‘숲 속 탐험하기’, ‘숲 속 모험놀이’로 이루어진 3가지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울창한 숲, 변화 많은 지형에도 안전하게 설치 포레노리는 설계 및 제작 시 사전조사를 통해 현장 여건을 충분히 반영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시공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방식을 고집함으로써 현장(숲 속)의 수목과 지형 훼손을 최소화한다. 또한 모든 제품에 대해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근거한 안전 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충족시킴으로써 체험 활동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방부 처리가 필요 없는 1등급 아까시나무 원목 적용 목재를 사용할 때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수분함유량 변화에 의한 수축 팽창 시 발생하는 할렬과 부식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화학적 방부 처리를 하고, 철물을 사용해 지면(수분)과 물리적으로 분리시키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포레노리의 경우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 글루램으로 만들지 않고도 솔리드 그자체로 땅에 박아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원목재인 북유럽산 1등급 아까시나무를 사용함으로써 숲 속 환경에 최적화됐으며, 이미 옥외 놀이시설물 분야에서도 이포레e-fore 브랜드로 그 성능을 검증받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제품 문의: 02-521-3875, www.gaiaglobal.co.kr
-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23
- 개요 칸세이寛政 원년(1789)부터 케이오慶応 4년(1868)까지를 에도 시대 말기로 편년한다. 에도 시대 중기부터 부농富農, 호상豪商, 촌장村長 등을 중심으로 정원 문화가 형성되던 분위기는, 에도 시대 말기가 되면 더욱 두드러져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정원 문화가 대유행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에도 시대 말기는 일본 정원사에서 정원 문화가 가장 극성을 보였던 시대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에도 시대 말기의 정원은 중기의 정원과 마찬가지로, 석조石組의 규모가 작아지고 식재를 중심으로 하는 정원이 지속적으로 유행한다. 그러나 역으로 특별히 석조가 중심이 되는 호화로운 정원이 조성되는 특별한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지방에 조성된 정원 가운데에서 아주 뛰어난 석조조형과 공간의 구성이 우아한 정원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정원에 대한 관심이 대중적으로 더욱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에도 시대 말기에 들어서면서 작정비전서의 편집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편집된 작정서의 보급이 한층 더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중에서 아키사토 리토秋里籬嵨는 칸세이 11년(1799)에 『都林泉名勝図会(도림천명승도회)』를, 분세이文政 11년(1828)에는 『築山庭造伝後編(축산정조전후편)』을 출판해 전국적으로 유포했다. 전자는 140장 이상의 삽화가 실려 있고, 소개된 정원만 해도 약 90여 개에 달하는데, 료안지龍安寺 정원과 로쿠온지鹿苑寺 정원 등 유명한 정원을 대체로 망라해 소개하고 있다. 후자는 정원을 우선 축산築山과 평정平庭으로 구분하고 그것을 각각 진真·행行·초草로 분류했으며, 여기에 다정茶庭, 즉 노지露地 정원을 포함해 상세히 도해하고 있다. 이러한 책들이 정원을 만드는 안내서로 광범위하게 출판·보급되었기 때문에 그 시대의 정원 문화는 보다 융성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키사토 리토는 분세이文政 10년(1827)에 『石組園生八重垣伝(석조원생팔중원전)』도 저술했는데, 이 책에서는 정원에 도입되는 각종 시설물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리토는 작정서의 저술에 주력함으로써 에도 시대 말기에 작정기술의 보급을 위해 커다란 공적을 쌓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西桂, 2005). 이 시대에 들어와 기존에 있었던 다이묘의 정원에 대한 대대적인 수리가 많았던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에도의 작정가들이 지방에 내려와 특색있는 유파를 형성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센다이仙台의 시미즈 도칸淸水道竿, 아이즈会津의 메구로 죠죠目黒浄定, 타지마但馬의 이와사키 키요미츠岩崎淸光, 이즈모出雲의 사와 겐탄沢玄丹, 분고豊後의 이시타쓰石龍등을 들 수 있다. 한편 이 시대의 대표적인 작정 사례를 보면, 치란후모토知覧麓정원군(가고시마현), 고모이케안古茂池庵정원(효고현), 도카이안東海庵정원(교토시), 요스이엔養翠園(와카야마시), 곤고린지金剛輪寺정원(시가현), 미토 가이라쿠엔水户偕楽園(이바라키현 미토시), 칸쇼우지観正寺정원(효고현 도요오카시) 등이 있다(西桂, 2005). 정원 문화의 융성기를 맞이한 에도 시대 말기에 특히 주목되는 지역이 있다. 바로 류큐琉球지방인데, 이곳에 만들어진 정원은 일본의 정원 양식과는 또 다른 류큐의 독자적인 양식을 보인다. 과거 류큐 지방에 해당되는 오키나와현沖縄県에는 현재 국가지정명승 또는 특별명승으로 지정된 정원이 4건이나 있다. 특별명승으로 지정된 정원은 나하시那覇市의 시키나엔識名園이며, 명승으로 지정된 정원은 나하시의 이에돈치伊江殿內정원, 이시가키시石垣市의 이시가키 씨石垣氏정원과 미야라돈치宮良殿內정원이다. 이정원들은 하나같이 류큐산호석회암琉球珊瑚石灰岩을 사용하고 있어 특별한 경관을 보이며, 에도 시대의 일반적인 정원들과는 작법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류큐의 정원문화는 15세기에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것은 류큐 지방에서 15세기 이전의 유구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큐 지방에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정원유구는 15세기 말에 창건된 엔카쿠지円覚寺앞의 원감지円鑑池유구이다. 그 후 칸세이 10년(1798) 류큐의 쇼온왕尙溫王이 시키나엔을 조영하였고, 분세이 2년(1819)경에는 이시가키 섬의 이시가키 저택과 미야라돈치에 정원이 만들어진다(西桂, 2005). 혼마 씨 별저정원 혼마가本間家는 데와出羽에서 으뜸가는 부농으로 전후 농지해방 당시 논밭이 1600여 정보에 이를 정도로 부자였다고 한다. 겐로쿠元禄 2년(1689) 분가해 니가타야新潟屋라는 상호를 가진 잡화상을 경영한 혼마 모토미쓰本間原光는 분가한 혼마가의 초대 당주로 재력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분수에 맞게 그리고 바른 도리를 가지고 사회에 그것을 환원하라는 유훈을 남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초대 당주의 유훈을 지키고자 혼마가는 대를 이어 흉년이 들거나 홍수로 피해를 입은 곤궁한 시절에 번藩과 농민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헌금을 봉납했다고 한다. 특히 3대 미쓰오카光丘는 사카이酒井 번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을 때, 이를 넘길 수 있도록 여러 차례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번 재정의 입직立直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상인이면서 500석을 받는 무사이기도 하였고, 쇼군將軍의 직속 무사에게나 주어졌던 2000석 규모의 대저택을 지닐 수 있도록 묵인되었다고 하니, 당시 사카이 번에서 혼마가의 입지가 어떠하였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혼마가에서는 4대 고도(光道, 1757~1826) 대인 분카文化 10년(1813)에 하마하타浜畑에 별장을 짓는다. 고도는 이 별저에 속한 정원을 만들면서 일부러 겨울철에 조성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실업대책으로 선대의 유훈을 생각한 처사였다. 이때 조성한 정원은 5대 고키光暉대인 분세이文政 10년(1827)에 지금과 같은 지천회유 양식으로 개조된다. 그는 분큐文久 3년(1863)에 별장에 은거하여 차를 벗하며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정원은 한 가운데 섬을 둔 굴곡이 심한 못을 중심으로 사방에 축산을 한 지천회유 양식을 보인다. 정원의 구성은 멀리 동북 방향에 자리 잡고 있는 초카이산鳥海山이 중심에 들어오도록 의도했다. 못 서측에 지은 청원각淸遠閣역시 초카이산을 차경할 수 있도록 건물의 남북축을 동쪽으로 30도 정도 틀어놓아, 방에서 응시할 때 동북쪽에 있는 초카이산이 정면에 들어오도록 했다. 지금도 날씨가 좋으면 건물의 중심이 되는 응접실에서 푸른 산과 만년설에 덮인 흰 산봉우리가 잘 보인다. 이 건물의 이름을 청원각이라고 한 것은 멀리에 있는 초카이산의 맑은 기운을 받고자 하는 염원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원은 곡지曲池를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을 보인다. 못의 북측에는 마른 폭포가 깊은 계곡을 이루며 길게 못과 닿아 있고, 서측에는 못에 널다리板橋를 놓아 청원각 쪽으로 동선을 유도한다. 중문을 들어서서 축산에 조성한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지그재그식 다리가 나타나 학이 내려와 춤을 춘다는 섬, 학무도鶴舞島로 인도하는데, 섬에서 주변을 살피며 서성거리다 보면, 위로 청원각 건물이 있어 자연스럽게 널다리를 건너 청원각으로 향하게 된다. 못의 동남쪽으로는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수로를 따라 못으로 들어오도록 되어 있으며, 이 수로에도 다리를 놓아 회유정원을 완성하고 있다. 정원에는 북전선北前船으로 실어온 사도佐渡의 적옥석赤玉石과 이요伊子의 청석靑石같은 명석들이 이곳저곳에 배치돼 있어 특이한 암경岩景을 보여준다(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특히 중도에는 이러한 명석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으며,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어 에도 시대 정원으로서의 품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암경과 더불어 식생경관 또한 훌륭해 봄이 되면 초목에서 움트는 녹색의싹, 초여름 철쭉의 화려한 색, 가을철의 울긋불긋한 단풍, 겨울의 백설이 연출하는 경관은 외지에서 가져온 암석과 조화를 이루어 사계의 풍경으로 나타난다.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경기도 문화재위원, 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 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 현재는 한국 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전통조경』, 『한국의 전통수경관』, 『정원답사수첩』 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식물 디자인의 발견] Case Study: 거트루드 지킬
- 아트 앤 크래프트와 거트루드 지킬 오늘날과 같은개념의 식물 디자인 세계를 구축한 사람을 꼽으라면 역시 영국의 거트루드 지킬(1843~1932)을 꼽게 된다. 그녀 이전의 유럽 가든 디자인은 분명 식물이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녀를 기점으로 식물 자체가 지니고 있는 색, 질감, 형태를 이용한 식물의 예술적 심기, 즉 식물 디자인의 세계가 펼쳐졌다. 물론 거트루드 지킬이 이런 독창적 식물 디자인의 영역을 단독적으로 일궈낸 것은 아니다. 당시의 시대 상황과 새로운 사조를 만들어 낸 철학가, 예술가들과의 합동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거트루드 지킬의 식물 디자인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먼저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녀는 1843년에 태어나 1932년으로 생을 마쳤다. 그때의 유럽은 이미 산업혁명(1760~1824)이 휩쓸고 간 직후로 사람들은 일종의 획일적인 대량생산의 경제 논리에 회의감을 가지면서 옛것으로의 회귀가 문화·사회적으로 재조명됐던 때다. 그리고 이 회귀를 이끌었던 가장 큰 문화의 축이 바로 아트 앤 크래프트 운동(Art & Craft Movment,1880~1910)이라고 볼 수 있다. 아트 앤 크래프트는 간단히 축약하면 모든 생활용품들을 장인의 예술 감각에 의해 한정품으로 만들던 중세 시대의 공예 예술 감각을 다시 회복하자는 운동이다. 거트루드 역시 이때의 아트 앤 크래프트 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예술인으로 가든 디자인에 있어서도 공예 예술성을 무척 강조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정원의 아름다움을 논하는 관점이 인위적 예술성보다는 ‘식물의 아름다움’으로 변화가 찾아왔다는 점이다. 거트루드가 살았던 바로 전 시대 17세기의 유럽 정원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에서처럼 한 치의 어김없는 형태와 기하학적 패턴, 정교함, 인위적인 예술성이 극치에 달했다. 그러던 것이 18세기로 접어들면서 17세기의 풍을 완벽하게 깨는 자유로움, 자연스러움, 낭만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영국 풍경화식 정원의 등장이다. 그리고 거트루드가 살았던 19세기 초가 되면서 다시 새로운 철학이 등장하는데 그것을 일깨운 사람이 바로 저널리스트이면서 원예가였던 윌리엄 로빈슨(William Robinson,1838~1935)이다. 그는 ‘식물 자체가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정원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최고급아름다움’임을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통제적인 17세기의 바로크 정원과 식물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풍경연출에만 급급했던 영국 풍경화식 정원을 동시에 비난한다. ‘식물의 자연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이 로빈슨의 철학적 배경을 가든 디자인의 세계로 구체화시킨 사람이 바로 거트루드 지킬인 셈이다. 독창적인 다년생 초본식물 화단 디자인의 탄생 거트루드 이전의 정원 속의 식물 디자인은 대부분 교목, 관목을 이용해 특정한 패턴을 만들거나 구조적인 형태를 만들고, 혹은 캐노피를 연출해 자연스러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 수준이었다. 거트루드는 이런 상황 속에서 이른바 초본식물(단단한 줄기와 캐노피를 지니고 있지 않은 다년생 혹은 일년생 풀)을 이용한 화단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초본식물의 꽃의 색을 이용한 화단 디자인은 사실 거트루드 이전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크게 유행했다. 그러나 이때의 디자인은 식물의 종류가 매우 단조로웠고, 단순히 극단적인 색상의 꽃을 대비시키는 획일적인 방식이었다. 이에 대해거트루드 지킬은 “이런 방식의 디자인은 식물 고유의 아름다움보다는 지나친 화려함만이 있을 뿐이다(The Gardener’s Essential Gertrude Jekyll , Colour Scheme, 2009)”라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디자인 기법을 제시했다. 그것은 식물의 색채를 차가운 색감에서 뜨거운 색감 그리고 다시 그레이 색감 등으로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지금까지도 식물을 색으로 디자인하는 중요한 노하우로 여겨지고 있다. NOTE - ‘화단(Border)’은 담장이나 생울타리 등의 배경이 있는 길쭉한 형태의 식물을 심을 수 있는 별도의 구획된 공간을 말한다. - 거트루드 지킬이 권장한 화단의 형태는 그 길이가 60m, 폭이 4.2m에 달하는 길쭉한 직사각형이다. 이런 형태의 화단은 이후 ‘롱 보더(Long border)’라는 용어로 불렸고, 거트루드 이후 많은 후배 디자이너에 의해서 활발히 만들어졌다. 거트루드 지킬의 색의 연출 노하우 1) 색의 조합이란? 색의 조합이란 단순히 어떤 식물을 어떤 식물과 함께 심었을 때 아름답게 보이는가를 보는 작업이 아니다. 전체의 화단을 생각하고, 이 화단을 어떤 연속되는 색의 배열로 연출할 것인지, 그리고 이 연출이 어떤 그림을 만들어 내는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2) 색의 배열 노하우 ① 화단의 시작은 차가운 느낌(cool colour scheme)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연분홍, 파랑, 흰색, 연노랑으로 시작을 하고 ② 그 옆으로 조금 더 진한 색감의 노랑, 빨강, 주황의 색감이 배열되고, ③ 그 옆으로 가장 진한 색상의 진빨강을 넣되, 여기에 조금은 부드러운 빨강, 어두운 주황을 함께 연출하고, ④ 그 옆으로는 다시 앞서의 진행을 역순으로 완화된 노랑, 빨강, 주황을 넣어주고, ⑤ 다시 보라, 연분홍 등으로 구성을 하되, 맨 끝 가장자리 즈음에서는 라벤더와 백묘국과 같이 잎의 색상에 흰빛을 띄고 있는 식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3) 차가운 색감의 중요성 차갑고, 연한 파스텔 톤(연한 분홍, 보라, 파란색, 흰색이 가미된 초록의 잎)의 색감은 아직은 색상이 뚜렷해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 눈에 준비 작업을 시킨다. 여기에 먼저 우리의 눈길이 머물게 한 뒤 뜨겁고 강렬한 색감(빨강, 주황, 노랑)을 보게 되면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거트루드 지킬의 가든 디자인 따라잡기 “식물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색의 연출이다. 그리고 색의 연출은 식물들이 지니고 있는 색상에 대한 시각적인 효과에 대한 공부와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 “가장 좋은 가든 디자인은 식물의 자리를 잘 잡아주는 것이고 이게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이다.” “화단은 하나가 아니라 다양한 크기로 여러 개를 만드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각각의 화단은 특별한 계절에 하이라이트 효과를 내도록 구성하고, 하나의 화단에 시간차를 두고 두 번의 절정이 나타날 수 있도록 안배할 수도 있다(Double border의 개념)” “식물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식물의 꽃, 잎을 가장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방법으로 연출하는 것이다.” “색의 정원은 무엇보다 같은 색이지만 다양한 톤의 연출에 그 디자인의 완성이 달려 있다.” 거트루드 지킬은 자신의 가든 디자인 철학을 1000편이 넘는 글을 통해 남겼다. 그 안에는 그녀가 지니고 있었던 정원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은 물론이고, 디자인에 대한 철학도 잘 담겨 있다. 지금도 많은 연구자들이 그녀의 디자인 원리를 공부 중이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발전되고 진화된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기도 한다. 그녀는 단순히 식물을 심는 장소인 ‘화단’의 개념을 화가의 그림 그리기로 바꾸어 놓았다. 인상주의 화가인 클로드 모네가 거트루드 지킬의 화단 구성법을 그대로 따라 자신의 정원 지베르니 정원을 조성했고, 이 정원을 화폭에 담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이기도 하다. 그녀의 화단 디자인의 가장 큰 특색은 ‘색’의 연출이다. 그녀는 자연 상태의 식물이 피워내는 꽃과 잎의 색상에 관심을 가졌고, 이 색을 이용해 ‘그레이 가든’, ‘골든 가든’, ‘블루 가든’, ‘그린 가든’ 등을 연출했다. 그러나 거트루드 지킬을 단순한 화단 식물 디자이너로만 여길 수는 없다. 그녀는 건축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식물 디자인의 연출 세계를 끊임없이 제시했다. 건물의 가장 앞에 자리하는 테라스 가든을 단순한 공간적 기능에서 정원 연출의 요소로 탈바꿈시킨다. 계단 틈에 식물을 심고, 테라스 가든을 받치고 있는 벽체에 식물을 심어 정원의 요소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또 정원을 가르는 수로길, 연못 등의 물의 공간 디자인을 연출하고, 여기에 심겨야 할 수생식물 디자인을 선보였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위틀 칼리지(Writtle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 [식재기법] 그늘정원 조성 기법(2)
- 음지(full shade)에 서식하는 식물을 그늘식물 또는 음지식물(full shade plants)이라고 한다. 자연에서 음지식물은 대부분 숲 속에 분포하는데 그중에서도 음수림의 식물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숲은 기후대에 따라 다른 천이과정을 보이는데 여기서는 온대림의 음수림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음수림은 대표적인 음지다. 키가 큰 교목들이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어 숲은 늘 그늘이 진다. 단풍이 지는 늦가을부터 새순이 나오기 전인 이른 봄까지를 제외하면 숲 안으로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시간은 거의 없다. 햇빛은 겹겹이 놓인 나뭇잎 사이를 거치면서 점차옅어지고 순해진다. 식생의 천이과정에서 보면 음수림은 가장 마지막 단계에 있다. 천이란 일정 지역 내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식생의 변이과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식물이 존재하지 않는 나지에서 시작해 음수림에서 완성된다. 극상림 또는 원시림으로 불리는 이 숲은 또 다른 교란으로 계속되는 순환과정을 밟아 나가지만 천이과정 중 가장 안정적인 완성형의 구조를 지닌다. 음수림의 가장 큰 특징은 과도한 경쟁 구조가 아닌 생물 간의 안정적인 공존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음수림의 식물들은 생존에 필수적인 햇빛과 유기물ㆍ수분 등을 나눠 쓰는 지혜를 터득했고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킬 만큼의 분량 그 이상을 탐하지 않는다. 숲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 간의 관계 맺기 속에 보이지 않는 규율과 질서가 있고 이로 인해 조화로운 균형을 만들어 낸다. 음수림의 이러한 특징은 형태적으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선 잡목림이나 양수림에 흔히 나타나는 공격적인 덩굴성 식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서로 치열하게 우위를 다투며 비슷한 크기로 성장하는 경쟁적인 모습이 아닌 뚜렷한 식생의 층위 구조를 보인다. 숲 내부는 교목층, 아교목층, 관목층, 초본층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며 그 안에서 지나치게 도드라지게 성장하거나 근경을 길게 뻗어 과감하게 영역을 확장하는 식물은 없다. 음수림 내부에 들어서면 우리는 다른 시간대의 숲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숲 안은 형용하기 어려운 평온함과 신비로운 분위기로 가득하고 오래된 나무는 선각자가 지니는 경외감 같은 것을 주기도 한다. 이것은 우리가 음수림 내부의 엄중한 질서 즉 생태적 균형(Ecological Balance)을 직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숲 안으로 들어서면 사람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대부분은 나무의 수간부(Trunk)다. 음수림에는 무성하게뻗어나는 잡목들이 없고 시간이 더해지면서 나무는 일정한 굵기 이상으로 커진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적당한 간격이 유지되고 간격이 주는 여백 안에서 멀고 가까운 곳에서 겹쳐지며 만들어 내는 선의 형상은 그 어떤 동양화보다 깊이 있는 울림을 준다. 숲 내부는 바람의 영향이 적어서 습도가 높다. 오랜 시간 퇴적된 낙엽과 유기물들은 풍성한 부엽토층을 형성하고 있다. 가지각색의 이끼와 버섯, 수많은 양치식물이 지천으로 가득하고 1000여 종이 넘는 숲 속 야생화가 숲 이곳저곳에서 자라고 있다. 숲 속 야생화들은 그늘정원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음지식물이다. 단아한 형태와 부드러운 질감의 잎, 맑고 은은한 색감의 꽃은 때로는 순수하고 때로는 고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화려한 꽃은 그 아름다움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손을 뻗어 꺾도록 하지만 숲 속의 꽃들은 시공간이 멈춘 것처럼 멍하니 서서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우뚝 솟아난 나무기둥 사이로 이른 봄 눈밭을 뚫고 피어난 바람꽃과 복수초가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극상의 음수림은 없다. 그러나 깊은 산이나 계곡 사이로 산불이나 벌채 등의 영향을 적게 받은 원시림에 가까운 음수림이 제한적으로 나타난다.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숲을 찾아가 숲이 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직접 보고 체험하기 바란다. 숲의 생태와 경관을 익히면 그늘정원을 만드는 일은 아주 간단해질 수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부대끼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생물들이 삶의 지혜와 순리를 익혀 나누고 공존하는 숲의 미덕을 느껴보길 권한다. 그늘음지식물의 특징 음지식물은 수목과 초본의 경우 그 특징이 조금 다르다. 수목의 경우 음지식물 즉 음수라고 부르는 나무들은 발아부터 초기 성장기까지는 음지에서 서식하지만 성목이 된 이후에는 대부분 양지에서 자란다. 여기서는 다 자란 이후에도 교목층 아래 놓이는 초본층과 관목층을 중심으로 음지식물의 특징을 정리한다. 1) 잎과 줄기가 부드럽다 숲 속은 강한 바람이 없고 공중 습도가 높다. 직사광선도 거의 없고 초식동물에게 공격을 받는 일도 드물다. 때문에 음지식물의 잎과 줄기는 연약할 만큼 부드럽다. 이것은 양지식물에서는 볼 수 없는 중요한 형태적 특징이다. 만약 식물에 대한 정보가 없고, 잎과 줄기가 부드럽다면 강한 바람과 뜨거운 오후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식재하기를 바란다. 2) 지나치게 커지지 않는다 음지식물은 적은 양의 빛 아래에서도 효율적으로 나눠 쓰는 데 적응한 식물군이다. 따라서 이웃하는 식물과 경쟁하며 보다 높게 자라기 위해 무리하게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무성하게 자라고 번져가는 양지식물과 달리 음지식물은 제자리를 고수한다. 화단에 앵초를 심어 몇 해가 지나도 앵초는 그 자리에서 분얼 숫자만 늘릴 뿐 위로 커지거나 주변으로 확대되는 일이 없다. 배식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이러한 성장 속도나 특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3) 땅속 뿌리줄기(근경)가 없거나 짧다 식물이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동물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식물도 영역을 확장하거나 보다 나은 서식지로 이동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뿌리줄기다. 뿌리줄기는 땅속으로 자라는 줄기를 말하는데 양지식물의 경우 뿌리줄기를 길게 뻗어 더 나은 환경(특히 광조건)을 탐색하고 적합한 서식지를 찾으면 그곳에서 새잎을 내서 성장한다. 그러나 안정된 숲 속 생태에 적응한 음지식물은 이러한 뿌리줄기가 필요 없다. 설령 그 형태가 남아 있다고 해도 매우 짧게 나타난다. 단 조릿대(Sasa) 종류는 예외적으로 근경이 발달하는 식물임에도 음지에서의 적응력이 뛰어나 때로는 음지식생을 장악하여 문제가 되기도 한다. 조릿대 종류를 식재할 때는 독립적인 화단에 단일수종으로 식재하거나 식재지 하부에 시트를 설치해 근경이 뻗어 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4) 비교적 천천히 자라며 여름철까지 크기 변화의 폭이 작다 원추리와 같은 양지식물은 여름철이 되면 키가 더욱 커지면서 무성해진다. 그러나 맥문동(Liriope)이나 둥굴레(Polygonatum) 등의 음지식물은 봄에 순이 나와 성장하고 나면 그 후 크기의 변화가 거의 없다. 간혹 이러한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양지식물과 음지식물을 혼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성장 후 크기가 맞지 않거나 양지식물이 음지식물을 뒤덮어 미관을 해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5) 발아 후 꽃이 피는 성묘가 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걸리는 종류가 많다 일반 야생화의 경우 발아에서 개화까지 약 1~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얼레지, 복수초, 바람꽃류, 앉은부채, 복주머니란, 연영초 등과 같은 음지의 다년생 초본식물은 최소 4~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또한 극상림의 안정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6) 털이 거의 없다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 나는 털은 혹독한 건조나 추위, 바람, 염분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기관으로 숲 속에 자라는 식물에게 필요하지 않다. 다만 앵초 등과 같이 일찍 피는 봄꽃이면 식물 전체에 털이 나 있기도 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없어진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 [옥상녹화 A to Z] 정원이와 알아보는 옥상녹화의 모든 것(3)
- 정원 와, 독일의 사례는 옥상녹화와 연못이 한 폭의 그림 같네요. 킬 하세(Kiel Hassee)는 독일의 어디에 있나요? 팀장 다녀온 지 10년 정도 되었네요. 독일의 최북단이에요. 함부르크에서도 더 올라간 바닷가의 작은 마을입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비용을 모아 생태마을을 조성한 유명한 단지입니다. 설계를 한 사람도 직접 거주하고 있고요. 언젠가 생태마을에 대해 이야기해 줄 기회가 있으면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도록 할게요. 그리고 안내판은 너무 간단하지만 비오톱에 대한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어요. 육생비오톱은 잘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위의 사례에서는 참나무 종류를심고 나뭇가지와 돌무더기를 쌓아 곤충들이 서식하기 좋은 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물론 곤충이 많아지면 새도 많아지는 것이 당연하겠죠. 봄이 되면 멋진 사진을 찍어 보여주도록 할게요. 수생비오톱도 마찬 가지로 산에서 흐르는 물을 모아 연못을 조성해 새나 수서곤충들이 살 수 있도록 조성했습니다. 특히 새가 와서 쉴 수 있도록 횃대도 만들었습니다. 여기도 좋은 사진을 나중에 보여주도록 할게요. 지금은 너무 썰렁하답니다. 이렇게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것을 비오톱이라고 합니다. 도시에서는 이런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옥상에 비오톱을 조성하면 생물다양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되겠지요. 물론 옥상이라는 한계 때문에 이렇게 체계적이고 커다란 비오톱을 만들지 못하지만 작은 공간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한답니다. 정원 이제야 정확하게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면 옥상에는 어떤 방식으로 조성해야 하나요? 팀장 조성 방법은 설계 단계에서 배울 수 있을 거예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연못이 아니라 습지를 만들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어느 정도 물만 있으면 수서생물과 새들이 알아서 모여든답니다. 비오톱이 없더라도 종로성당의 옥상정원에 주변에서 메뚜기가 날아온 것도 관찰되었답니다. 도심의 옥상에 메뚜기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건강한 자연환경이 생겼는지 가늠하는 척도가 됩니다. 추가적인 것은 실제 설계에서 도면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겁니다. 정원 알겠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또 있습니다. 옥상의 배수구는 위치와 형태가 건물마다 다를 것 같은데 배수로와 점검구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건 가요?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처음부터 강조한 부분 중에 하나가 방수 문제이고 방수 문제는 배수로와 배수구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했지요. 그래서 더 자세하게 설명이 필요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다른 여러 가지 사항과 마찬가지로 나중에 설계를 배울 때 각 상황에 알맞은 도면을 가지고 설명을 해 주도록 할게요. 정원 역시 다른 생각이 있으셨군요. 도면을 보면서 공부를 하면 훨씬 더 쉽게 배울 수가 있겠네요. 그렇다면 포장이나 포장 재질 그리고 디딤석 등의 여러 가지 재료들에 대한 궁금함도 있는데 그때까지 참아야겠죠? 팀장 하하! 당연히 그렇죠. 지금은 용어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시간이니 다음 단계에서는 더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나도 철저하게 공부를 해야겠네요. 다만 궁금하다니 몇몇 사진(사진4~7)을 가볍게 보고 가죠. 정원 감사합니다. 역시 사진을 보며 공부하니 훨씬 쉽게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면 이제 기본용어에 대한 공부는 다 끝난 건가요? 옥상녹화 설계의 기본지식들을 배우다! 팀장맞아요. 지난 시간에는 설계의 기본자세에 대해 짧게 공부했고요, 기본용어 외에 설계를 위해 알아야 할 지식들이 추가로 더 있답니다. 정원실제 설계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기초지식들이 의외로 많네요. 팀장그렇죠. 기초지식이 풍부한 설계자가 좋은 설계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기초지식들에 대해 많은 시간을 내서 설명을 하는 거구요. 아까 배수불량의 사례 사진을 보았죠? 또 다른 옥상녹화의 실패 사례를 볼까요? 정원 역시 설계가 중요하네요. 특히 경사지붕에서는 쉽게 수분 부족 현상이 생기는 것 같아요. 팀장 그렇죠. 물을 저장할 공간과 토심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경사지붕의 옥상녹화는 나중에 별도로 다루기로 할게요. 다시 한 번 설계 실패의 원인을 짚고 넘어가죠! TIP1 왜 옥상녹화설계를 실패하고 실패를 계속 반복하는가? - 심사숙고하지 않은 설계 - 지식의 부족 - 설계 후 현장을 방문하지 않아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함 정원 반복하시는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니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도전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는 거울삼도록 해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팀장 훌륭한 다짐입니다. 정원 양이 훌륭한 설계가가 되리란 믿음이 듭니다. 자, 이제 설계에 필요한 용어들에 이어 설계를 위해 알아야 할 지식들이 추가로 있으니 한번 살펴보도록 할까요? 우선 세 부분으로 나눠서 설명할게요. 표1. 옥상녹화 설계를 위한 기본지식 - 옥상의 허용하중 - 옥상의 토양 - 옥상의 토심 - 방수와 방근 - 배수 팀장 우선 <표1>은 지난번에 가볍게 다룬 것이지만 중요한 부분이라서 별도로 분류했고, 실제 설계를 배울 때 각 항목별로 추가로 설명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표2>입니다. 이 부분은 설계에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항입니다. 표2. 옥상녹화설계의 주요 고려사항 - 관련 법규 - 건물의 종류 및 건축주의 의향 - 사용목적 및 옥상녹화 효과에 대한 기대치(건축주나 발주자의 성향) - 옥상녹화 종류의 결정 - 조성지역의 기후 특성 - 조성 금액 - 유지관리 및 급수의 문제 - 조명 - 조망권 - 안전 - 설계에 필요한 자료들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 기타 설계에 필수적인 추가사항은 있는지 파악 정원 역시 법규가 우선 나오는군요.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팀장 당연하죠. 관련 법규에 어긋나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만든 것과 마찬가지랍니다. 그리고 <표3>은 옥상조경에서 추가로 다룰 사항들입니다. 표3. 옥상녹화설계 시 추가로 알아둘 사항 - 평지붕과 경사지붕의 문제 - 옥상도시농업 - 치유정원 - 신축건물과 기존건물의 옥상녹화 차이점 - 벽면녹화 - 비오톱 조성 정원 비오톱 조성을 별도로 둔 것은 왜인가요? 팀장 중요한 사항이기는 하지만 보통 비오톱이라고 하면 연못이나 습지를 조성해야 하는데 옥상에 그런 것을 조성하는 것이 쉽지 않아 개인적으로 그다지 권장하지 않아 별도로 뺐어요. 나중에 비오톱의 조성이 어려운 이유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설명하도록 할게요. 정원 알겠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가만 생각을 해 보면 학교에서 배워 알고 있는 것도 있고, 일부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누구나 알 것 같은 사항들인데도 이렇게 정리해 놓으니 더 복잡하고 심각한 사항들 같네요. 팀장 사실 차분하게 생각하면 가장 상식적인 사항들이기는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늘 놓치는 부분이죠. 기초만 튼튼하고 약간 섬세하기만 해도 옥상녹화 설계의 중간은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디자인과 기능의 문제를 더 첨가하면 고급스럽고 독창적인 설계가 되겠지요.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 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오고 있다. 현재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독일 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제시하고자 한다.
- [도시생태복원] 도시 자투리 공간의 복원과 활용(3)
- 지난 두 차례의 원고에서는 자투리 공간의 개념, 형성, 유형 그리고 생태놀이터를 포함한 자투리 공간을 생태적으로 활용한 사례들을 살펴봤다. 이번 글에서는 자투리 공간에 남겨진 문제점과 활성화를 위해 함께 고민할 것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원고의 말미에서 언급했듯, 자투리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걸음은 자투리땅을 보는 시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자투리 공간을 가능성의 공간으로 봐야 한다. 많은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과연 자투리 공간이 생태적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그럴 때 필자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말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오톱(biotop)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비오톱은 소생태계로 해석하고 있고, 자연환경보전법에도 담겨 있는 용어이다. 용어를 처음 만든 독일의 생물학자 Dahl은 1908년에 비오톱을 ‘생물공동체의 서식처(Lebensstaette von Biozoenosen)’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이 말은 비오톱을 면적의 개념으로 보는 것보다는 생물 구성원들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오톱을 소생태계(小生態系)로 해석하면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엄격하게 그 유형을 분류하는 것을 보면, 대규모 산림과 같이 대단히 넓은 면적도 하나의 비오톱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관생태학의 위계에서도 비오톱과 지오톱(Geotop)의 합은 에코톱(Ecotop)의 구성인자가 된다. 여기서 지오톱이 물리적인 환경인자라면, 비오톱은 생물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면적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생물체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독일 베를린은 아파트 베란다에 놓은 화분도 비오톱의 유형 중 하나로 구분하고 있다. 화분 안에 식물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토양에서 자랄 것이며, 그 토양에는 수많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화분 안의 식물 또한 나비나 벌들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화분 하나가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되는 것이다. ‘화분 하나가 무슨 생물서식공간이 될 수 있겠는가’라는 부정적인 의문을 지워버리길 바라는 마음이다. 비오톱의 개념을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여 주제를 벗어난 느낌은 있으나 자투리 공간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보는 관점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는 과하지 않다고 본다. 모쪼록 교통섬이든 작은 규모의 정원이든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생명체들이 서식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는 자투리 공간의 유형별 환경특성을 분석하고 그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자투리땅은 다른 일반적인 공원이나 녹지와 같이 넓은 면적을 확보할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특수한 환경조건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주제의 첫 번째 원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투리 공간은 쓸모없는 땅이거나 버려지기 쉬운 땅이 된다. 무엇보다 자투리 공간은 생물종들이 서식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곳이다. 빛이나 물, 바람과 같은 기반환경이 악조건에 놓인 곳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투리 공간의 유형별로 가진 환경특성을 잘 파악하고, 좋지 않은 환경요건을 고려해 적절한 서식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가도로의 하부는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그늘에 노출되거나 음지로만 존재하는 문제가 있다. 더불어서 고가도로에서 모이는 우수를 별도로 처리하 지 않으면 도로면에 있던 각종 오염물질이 빗물에 쓸려서 하부에 모이기도 한다. 이런 공간은 음지에 강한 식물들을 이용하는 동시에 수질정화의 기능을 함께 할 습지나 실개천들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통섬의 경우에도 자동차의 통행량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항상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노출돼 있어야 하고, 상대적으로 열려 있는 공간이면서 바람이 많아서 건조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렇게 특수한 상황에 적합한 비오톱 도입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에 많이활성화되고 있는 저영향개발기법(LID)의 한 유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도로변 완충녹지대와 자연배수로 등도 마찬가지이다.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다가 평상시에는 건조한 환경에 노출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공간에 잔디를 식재하거나 자갈로 두는 경우가많았지만, 가급적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하였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양대학교와 한경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 있다.
-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담쟁이 발자국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요? 호랑이는 동물원에서만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사람은 죽어서 확실히 이름을 남기긴 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매체가 발달한 세상에서는 죽기 전에도 이미 이름을 알리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지요.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가 문제가 되긴 합니다만. 이름을 남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물리적인 존재는 사라지더라도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것일까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정말 멋진 일이군요. 후세에까지 계속해서 그 사람의 업적을 기억하는 것이라니. 그러나 역시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럼 식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길까요? 이름을 남길까요? 글쎄요… 이 사진을 보니 식물은 발자국을 남긴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발자국? 네. 맞습니다. 발자국. 우리가 벽면을 녹화할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소재라면 역시 담쟁이를 떠올리시겠지요? 송악이나 인동 같은 덩굴도 있다지만 역시 담쟁이가 가장 친숙한 소재입니다. 한여름 벽면을 풍성하게 채운 모습이나 가을에 담을 온통 붉게 물들인 모습은 정말 운치가 있지요. 특히 벽돌건물에 담쟁이덩굴은 정말 잘 어울립니다. 시각적인 측면과 아울러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건물의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여러 가지로 아주 훌륭한 소재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겨울철인데, 잎이 다 떨어지고 난 후에 남은 줄기들이 지저분하게 보이기도 해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겨울철이 되기 전에 소위 ‘관리’를 하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담쟁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벽에 붙어 있는 덩굴 줄기를 떼어내 없애버리는 것이지요. 깨끗하게 보이라고. 제가 살던 아파트에서도 이렇게 관리를 했던 모양입니다. 하루는 무심코 옹벽 옆을 걸어가고 있는데, 새 발자국처럼 보이는 게 있었습니다. 이게 뭔가 싶어서 길을 멈춰서고 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그건 새 발자국이 아니라 덩굴식물의 발흡반이 남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제야 눈치를 챈 거죠. 이곳에 담쟁이가 있었다는 걸 말이죠. 담쟁이 줄기는 제거했는데 벽에 남은 발 부분은 다 없애질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야말로 담쟁이 발자국. 자세히 살펴보니 아주 재미있더군요. 걸어가는(?) 방향도 햇빛을 향해서 가는 것이 나름 이유가 있어 보였습니다. 보폭(?)이 일정한 것도 신기하기도 하고 말이죠. 콘크리트 표면의 기포 같은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기어이 한발 한발 전진하고 걸 상상하고 있자니 마치 살아 움직이는 동물을 추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이 녀석들이 이렇게 해서 담을 타고 올라가는구나.’ 그러면서 철컥! 바로 며칠 전 페이스북을 통해 읽은 글이 생각이 납니다. ‘사진을 취미로 선택하면 좋은 20가지 이유’라는 글이었죠. 20가지가 모두 공감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중에 꽤 그럴듯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모르고 살았던 존재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저도 그런 편이지만, 참 요즘 사람들 바쁘게 살아갑니다. 작은 것에는 신경 쓸 짬이 없죠.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 때문인지 아니면 현대사회의 속도감 때문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정말 숨 쉴 틈 없이 일주일,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가끔은 좀 일부러 천천히 갈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작은 것, 우리가 미처 잘 몰랐던 것에도 관심을 두면서 말이죠. 어떤 시인이 이렇게 노래했다고 하지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봄이 되면 주변에 관심 둘 것들이 많아지지요? 카메라 얼른 찾으십시오. 그리고 주변을 산책이라도 하는 건 어떨까요?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2013년부터(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 1.초등학교옥상녹화 오키나와현 류큐마을의 녹색 식물 커튼 사진은 오키나와현 온나촌(沖縄県 恩納村)에 있는 류큐 마을(琉球村)의 건물이다. 가장 안쪽에는 가야부키(茅葺) 지붕의 건물이 있고, 절반의 초가와 절반의 기와를 사용한 변칙적인 지붕의 건물도 있다. 사진 오른쪽에는 넝쿨이 올라가고 있다. 이것은 물소를 기르는 커다란 외양간을 가리고 있는 모습의 일부이다. 이 넝쿨에는 연보라색 꽃이 많이 피어 있어서 매우 화려하다. 이 식물은 카이로나팔꽃이라 불리는 고구마속(Ipomoea)의 외래종이다.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역으로 전해지지만, 동남아시아에도 넓게 분포돼 있다. 오키나와의 도로변이나 수림지 등에서도 번성하고 있다. 병해충이 거의 없어서 잎이나 꽃의 상태도 깨끗하다. 류큐마을의 이 건물 넝쿨은 자연발생적으로 올라 간 것이 아니라 지붕을 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식재됐다. 사진의 변칙적인 지붕을 보면 넝쿨을 지지하는 와이어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넝쿨이 무성하게 자라서 건물 안쪽의 기초 구조가 잘 보이진 않지만, 여기에도 와이어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 지붕은 띠풀을 엮어서 만든 것이 아니다. 혹은 카이로나팔꽃의 얇은 가지가 오랜 세월 동안 겹겹이 쌓여서 띠풀을 엮은 형태가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것을 가야부키 지붕이라고 믿고 있었으므로 가까이에서 확인하지는 않았다. 띠풀로 만들었든, 카이로나팔꽃이 쌓였든, 그대로는 꽤 궁상스럽게 보여야 할 지붕이 이렇게 식물로 가려져 품격 있는 오래된 민가로 보이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오키나와에서는 넝쿨식물로 지붕을 덮는 공법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담쟁이덩굴로 지붕을 모두 가린 민가는 나하(那覇) 시내에서도 볼 수 있고,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평지붕 위에 네트를 깔고, 쥐꼬리망초과 식물로 덮은 건물도 본 적이 있다. 공법적으로는 등나무 퍼걸러를 건물 위로 연결하거나 녹색 식물 커튼을 지붕까지 연장하는 것이 있다. 녹색 식물 커튼은 토양을 지붕 위에 두지 않아서, 적재하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따라서 적재하중의 여유가 없는 오래된 평지붕 구조의 건물이나, 프리패브 건물 등에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장 큰 문제점은 식물의 가는 가지가 겹겹이 지붕에 내려 쌓이는 점일 것 이다. 이러한 급경사 지붕이면 문제는 적지만, 평지붕 형태에서는 배수로의 배수성 확보가 어려워진다. 가는 가지를 없애는 등 배수로 주위의 관리로 장기간 배수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연 2회 청소는 필수적이다. 이 정도의 청소는 빌딩 유지관리 매뉴얼에도 반드시 기재돼 있지만, 실제로 실시하는 건물주는 찾기 힘들다. 이러한 유지관리에 대한 타협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도시녹화의 기법으로 보급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 [디자인 유랑 인 호주] 여행자를 걷게 만드는 다문화도시, 멜버른
- 멜버른 풍경읽기 지난 2008년 10월의 한적한 오후, 인천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몸을 싣고 11시간의 여정 끝에 도착한 멜버른은 사실 내가 가장 처음으로 만난 호주였다. 이러한 설렘 덕분일까? 빅토리아풍 건축물 사이로 안개 자욱한 아침 풍경은 화려하기보다는 유럽의 여느 도시처럼 은은했고, 남반구의 초여름 날씨만을 생각하고 공항을 벗어난 나는 하루에도 십 수도가 오르내리는 일교차에 고생했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아련하다. 허겁지겁 옷가지를 추스르고 택시에 올라 도심으로 향하던 당시에는 초당 100원씩 올라가던 미터기가 배낭여행객인 나에게 무척이나 야속했지만, 굽어진 언덕 아래로 펼쳐진 도크랜드(Melbourne Docklands)의 풍광이 언짢은 마음을 어루만질 만큼 환상적이었다. 19세기 후반, 골드러시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며 호주 제2의 도시로 거듭난 멜버른은 채광업자와 노동자의 가혹한 탄압으로 태동한 유레카 혁명의 도시답게 거리를 거닐다 보면 멜버니언(Melbournian)이 사랑하는 광장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중심업무지구인 허들 그리드(Huddle Grid)와 버려진 항만시설을 리노베이션한 도크랜드가 유일한 도심일 만큼, 1000만 명이 북적이는 서울에 비해 매우 소박한 풍경이다. 허들 그리드를 순환하는 35번 트램에 올라 도심 곳곳을 누비다 만나는 고풍스러운 거리나 야라 강(Yarra River)에서 호각에 맞춰 힘차게 노를 젓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멜버른만의 수수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모래알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마저 감미로운 세인트 킬다 해변(St. Kilda Beach)은 그들만의 안식처처럼 평온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석회암 절벽의 아름다운 풍치를 만끽할 수 있는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12사도 바위(The Twelve Apostles)와 원시림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오트웨이 국립공원 내 우듬지(Otway FlyTreetop Walk)도 경험해보길 바란다. 멜버른 산책 하나. 페더레이션 스퀘어 지난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로 우리에게 친숙한 플린더스역(Flinders Street Station)을 둘러보다가 기차역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인파에 떠밀려 도착한 곳은 멜버른의 키 낮은 랜드마크인 페더레이션 스퀘어(Federation Square)였다. 3.6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의 이 연방 광장은 호주연방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다. 내가 찾았던 당시의 광장 풍경은 멜버른 최고의 축제인 ‘멜버른 컵(Melbourne Cup)’이 열리던 날이라 그런지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행사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로 활기찼다. 중심업무지구와 야라 강(Yarra River) 사이의 좁은 부지에 위치한 이 시민광장은 인공지반에 조성된 공공 공간으로, 불과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도시의 연료 공급을 담당하던 빅토리아 가스석유공사와 졸리몬트 철도부지, 프린스 브리지역이 자리하던 산업시설단지였다. 하지만 도시 미관을 해치는 낙후시설로 전락하면서 도심에서 야라 강으로의 접근을 단절시켰다. 구도심 내에는 시민을 위한 만남의 장소와 공공문화시설이 부족했다. 그래서 시정부는 멜버른의 관문으로서 시각적 경관을 회복하고 플린더스 스트리트와 야라 강의 연결을 촉진하기 위한 광장 조성 사업을 추진했고, 두 차례의 국제 현상공모를 통해 영국의 기반을 둔 랩건축사무소(Lab Architecture Studio)와 멜버른 지역 건축가인 베이츠 스마트(Bates Smart)의 컨소시엄의 설계안으로 결정됐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 LH 진주신사옥
-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5년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공공기관을 11개의 지방혁신도시로 나누어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계기로 지역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미래형 도시를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장기계획이다. 이중 경남혁신도시에는 LH본사신사옥을 비롯한 주택건설관련기관 3개, 산업지원관련기관 3개, 기타 기관 5개 등 11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된다. 우수한 교통 여건과 남해의 유서 깊은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기계, 항공 등 국내 주요 기간산업의 핵심인 지능형 로봇산업 클러스터로서 메카트로닉스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LH본사신사옥은 현상공모(무영건축, 토문엔지니어링) 및 실시설계가 기 완료된 상황에서 ‘기술제안 입찰방식’을 통해 현대건설 컨소시움이 최종 건설사로 선정됐다. 설계 개념인 ‘천년나무’에는 다가올 천 년의 삶을 준비하는 집을 짓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외관 디자인에서도 커다란 나무를 상징하는 디자인 개념이 나타나며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설계됐다. 영천강, 남강, 월아산의 통경축과 수변공원을 연계하는 녹지보행축이 외부공간계획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천년지가’를 천년의 삶, 아름다움, 기억, 여유 등 네 가지 해석을 통해 상징적인 경관, 자연 경관, 전통 경관, 생활 경관으로 구현했다. 더불어 교육, 운동, 전시 활동 등 이주 직원을 배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립했고, 지역주민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공개공지계획 및 자전거 녹색교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저영향 개발기법으로 우수 재활용, 탄소저감수종 도입, 주변 식생을 반영한 식재모델을 적용했다. 지방 중·소도시에 LH사옥을 짓다 경남혁신도시는 경남지역에서도 다소 소외(?)됐다고 평가받던 진주시 동부지역과 문산읍 일대에 위치하는데, 총 11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된다. 전체 공사가 모두 한꺼번에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공공기관 건설공사 외 주거 및 인프라 시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서 기능인력 및 장비 수급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 현장의 경우 공사 피크 시에는 하루에 1200명이넘는 근로자와 30대가 넘는 중장비가 투입됐는데, 지방 중소도시에서 모두 공급하기 어려워 인근 지역 및 대도시에서 보충했다. 특히 원거리 이동이 어려운 대형 장비들이 문제였는데 지역 내에 노후된 장비들이 많아 안전상의 이유로 사용이 어려웠고 외부에서 장비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지역조합에서의 거부감이 심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투입이 최고조였던 시기가 건설공사 비수기인 11월부터 1월이었기 때문에 부족함을 메울 수 있었다. 조경 분야 BIM 활용 ‘BIM’은 Builing Information Modeling의 약자로 빌딩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의미이며, 여러 정보의 유기적 관계를 데이터 베이스Data Base화하여 연동 활용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메가급 프로젝트에 한정적으로만 활용됐으며, LH사옥 신축공사는 건축, MEP, 토목, 조경 전 공종에서 설계 단계부터 시공, 유지관리 단계까지, 또한 공정/비용 정보까지 Full BIM이 적용된 국내 최초 사례다(건축시공학회지, 2015. 9.). 미국 오토데스크사의 ‘나비스웍’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오토 캐드 프로그램과 호환돼 기본적인 사용법이 크게 어렵지 않아 업무활용도가 높았다. 구축된 BIM 프로그램을 활용해 공사 전 지하주차장 건축 구조물과 외부 계단 간 오류를 검토했고, 인공지반 상부 조경토 마운딩 하중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들까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건물 외장으로 사용됐던 옥상 세덤녹화의 디테일 문제가 중요한 문제가 됐는데, 지붕방수공법이 당초 TPO방수에서 폴리우레아 방수(강판지붕)로 실시설계가 바뀐 것이 공종별로 공유가 되지 않아 발생된문제였다. 다행히 BIM을 통해 공사 전에 확인할 수 있어 Mock up 및 새로운 금형 준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보완할 수 있었다. 공사내용조경공사,실내조경,옥상조경 외 공사기간2014. 9. ~ 2015. 2. 조경면적62,372m2 설계(원안)토문엔지니어링,그룹한어소시에이트/ (제안)사람과나무 시공사현대건설(금솔개발,방주,장원조경) 박현은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 후 현대건설에서 13년째 근무 중이며, 본사와 현장을 두루 수행하면서 많은 프로젝트에 관여해 왔다. 서울숲 조성공사를 첫 시작으로 킨텍스 2단계, 김포한강신도시 자연앤 힐스테이트, LH본사 신사옥에서는 조경담당자로서 현장에서 직접 근무했고, 인공지반녹화대상 환경부장관상, 굿 디자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경의 영역 확장과 타공종과의 관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대건설의 열혈 조경맨 중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