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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하라! PWP에 빠진 이 남자 열정 하나로 피터 워커와 만남 … “다음 목표는 세계 일주”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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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

가천대학교 조경학과

 

 

가천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규태 씨는 조경에 대한 열정만으로 무작정 바다를 건너가 조경가 피터 워커Peter Walker(PWP 대표)를 만나고 온 다소 무모한 끼가 충만한 청년이다.

 

그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해군에 입대했다. 그가 병역 생활을 하던 2014년 봄,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군은 사고 수습에 투입됐는데 그는 헌병으로 근무한 탓에 바다에 나갈 수는 없었지만, 현장에 나간 동료들에게 상황을 전해 들었다. 사건 현장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은 그의 감정을 고조시켰고, 사회적 아픔을 조경이 어루만질 방법은 없는지 고민에 빠졌다.

 

해답을 찾던 중 뉴욕의 9.11 메모리얼 파크와 이곳을 설계한 조경가 피터 워커를 알게 됐다. 이후 그의 머릿속엔 피터 워커뿐이었다. 전역 후 휴학을 연장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피터 워커의 작품을 보러 일본과 싱가포르 등지를 답사했다. “피터 워커를 만나고 싶어 메일을 보냈다. 세 번째부터는 수신 확인이 안 돼서 전화도 해보고 손 편지도 계속 써서 보냈다.쉬울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회사 앞에서 노숙이라도 하려고 침낭을 준비해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그런데 군대에서 다친 허리 통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고 치료 후 학교에 복학했다. 계속 피터 워커를 만날 방법을 찾던 중, PWP에 한국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박수정이란 분이 예쁜 글씨로 정성껏 답변을 보내주셨다”고 편지를 직접 보여주며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말을 이었다. 2015년 7월 1일, 드디어 그는 피터 워커의 회사 문턱을 밟았다. 그는 직원 소개로 무작정 회사를 찾아갔는데, 방문 당일 피터 워커와 만날 기회를 갖게 됐다. 천운으로 꿈에 그리던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미리 약속한 게 아님에도 피터 워커는 기꺼이 시간을 내줬다. 약 30분간 진행된 대화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질문은 “조경가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였다. 이에 대해 피터 워커는 “학생 때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마라”고 답했다. 눈과 몸으로 공간을 온전히 이해하란 조언이었다. 또한 “조경을 하려면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회에서 조경가의 역할은 무엇인가”란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선 “우리는 단지 도시와 자연을 연결해 주는 작은 공간을 만들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답을 찾으러 간 곳에서 또 다른 의문을 갖게 됐다. 그는 배운 점도 많지만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생긴 의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 지금은 세계 일주를 계획 중이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이번엔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일지 찾아보려 한다.”

세월호 사건은 그가 조경에 대한 사명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세월호 메모리얼 파크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힌 그는 답을 찾기 전까지 세계를 유랑할 계획이다. 혹시 미아가 된 이 청년을 보시거든 도움의 손길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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