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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지붕의 녹색 커튼
  • 야마다 히로유키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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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부키(茅葺) 지붕을 덮은 카이로나팔꽃

 

 

1. 초등학교 옥상녹화

 

오키나와현 류큐마을의 녹색 식물 커튼

사진은 오키나와현 온나촌(沖縄県 恩納村)에 있는 류큐 마을(琉球村)의 건물이다. 가장 안쪽에는 가야부키(茅葺) 지붕의 건물이 있고, 절반의 초가와 절반의 기와를 사용한 변칙적인 지붕의 건물도 있다. 사진 오른쪽에는 넝쿨이 올라가고 있다. 이것은 물소를 기르는 커다란 외양간을 가리고 있는 모습의 일부이다. 이 넝쿨에는 연보라색 꽃이 많이 피어 있어서 매우 화려하다.

이 식물은 카이로나팔꽃이라 불리는 고구마속(Ipomoea)의 외래종이다.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역으로 전해지지만, 동남아시아에도 넓게 분포돼 있다. 오키나와의 도로변이나 수림지 등에서도 번성하고 있다. 병해충이 거의 없어서 잎이나 꽃의 상태도 깨끗하다.

 

류큐마을의 이 건물 넝쿨은 자연발생적으로 올라 간 것이 아니라 지붕을 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식재됐다. 사진의 변칙적인 지붕을 보면 넝쿨을 지지하는 와이어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넝쿨이 무성하게 자라서 건물 안쪽의 기초 구조가 잘 보이진 않지만, 여기에도 와이어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 지붕은 띠풀을 엮어서 만든 것이 아니다. 혹은 카이로나팔꽃의 얇은 가지가 오랜 세월 동안 겹겹이 쌓여서 띠풀을 엮은 형태가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것을 가야부키 지붕이라고 믿고 있었으므로 가까이에서 확인하지는 않았다.

띠풀로 만들었든, 카이로나팔꽃이 쌓였든, 그대로는 꽤 궁상스럽게 보여야 할 지붕이 이렇게 식물로 가려져 품격 있는 오래된 민가로 보이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오키나와에서는 넝쿨식물로 지붕을 덮는 공법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담쟁이덩굴로 지붕을 모두 가린 민가는 나하(那覇) 시내에서도 볼 수 있고,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평지붕 위에 네트를 깔고, 쥐꼬리망초과 식물로 덮은 건물도 본 적이 있다. 공법적으로는 등나무 퍼걸러를 건물 위로 연결하거나 녹색 식물 커튼을 지붕까지 연장하는 것이 있다.

 

녹색 식물 커튼은 토양을 지붕 위에 두지 않아서, 적재하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따라서 적재하중의 여유가 없는 오래된 평지붕 구조의 건물이나, 프리패브 건물 등에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장 큰 문제점은 식물의 가는 가지가 겹겹이 지붕에 내려 쌓이는 점일 것 이다. 이러한 급경사 지붕이면 문제는 적지만, 평지붕 형태에서는 배수로의 배수성 확보가 어려워진다.

 

가는 가지를 없애는 등 배수로 주위의 관리로 장기간 배수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연 2회 청소는 필수적이다.

이 정도의 청소는 빌딩 유지관리 매뉴얼에도 반드시 기재돼 있지만, 실제로 실시하는 건물주는 찾기 힘들다. 이러한 유지관리에 대한 타협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도시녹화의 기법으로 보급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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