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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성사 - 상토 생산 30년, 부엽토의 산 역사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상토의 산실 조경수목 이식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토양개량제인 상토의 역사는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1960년대 후반은 낙엽을 땔감으로 사용하던 그야말로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그렇다보니, 조경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전무하던 시절이었고, 수목 이식을 위한 토양개량제나 수목용 비료는 꿈도 꾸지 못하던 때였다. 대성사를 33년째 경영하고 있는 박용구 사장은 그런 시절에 지금의 상토를 개발해냈다. 남산식물원에 근무하던 지인과의 대화 도중 우연히 낙엽을 활용한 퇴비의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는데, 이 아이디어를 떠올리자마자 곧바로 부엽토 생산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이야 토양개량제를 생산하는 업체도 상당수 있고 시장규모도 일정 수준 이상이지만, 조경이 막 태동하기 시작하던 당시는 판로도 막연하고, 토양개량에 대한 인식도 미미하던 때였기에, 박용구 사장의 판단은 무척 과감한 결정이었다. 부엽토에서 상토로 물론, 초창기에는 판매처 확보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수목의 정상적인 생육을 위해서는 토양 개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널리 알린 끝에,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지인의 도움으로 첫 번째 납품을 한 남산식물원이며, 지금은 없어진 서울시 사방관리사업소, 서울시 양묘장 등이 초창기 주요 납품처였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상토를 고집하고 있는 포항제철과 광양제철은 지금의 대성사를 가능케한 일등공신이라고 한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1985년에는 몇 만 포대를 생산해냈는지 모를 정도로 상토의 절정기였지만, 부엽토라는 명칭으로 판매되던 상토는 일부 업자들이 톱밥이 섞인 품질미달의 부엽토를 각종 수목공사에 납품하면서 품질에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박용구 사장은 1989년 상토라는 명칭으로 특허를 획득하게 되었다. 일반명사인 부엽토와 차별화된 상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자 한 것이다. 오직 상토, 단일제품으로 30년 대성사의 생산품은 상토가 유일하다. 오직 상토만을 생산하고, 판매한다. 지금은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도 않지만, 매출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박사장은 그 비결로 상토에 대한 자부심을 꼽는다. 혼합비율과 정성스런 제조과정에 30년의 노하우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낙엽과 토탄과 수피를 혼합하면 부엽토가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결코 상토는 아니라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전성기 시절에는 다른 곳에 한눈을 팔았을 법도 한데, 박 사장은 상토를 만들고 남는 시간에는 정원을 가꾸었다고 한다. 정원 가꾸기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다름 아니라 바로 이 정원이 상토의 효능을 시험하는 실험장이기 때문이다. 수종별 효능 점검과 적정량 테스트 등이 모두 이 정원에서 이루어졌는데, 일례로 몇 년간의 관찰 결과, 식물을 옮겨 심을 때 기준량보다 많이 넣어도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자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직접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와 폐차장을 돌아다니며 입수한 부품들로 낙엽을 균일한 상태로 분쇄하는 분쇄기도 제작했다고 한다. 보다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인데, 성능 시험결과 제법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도 했다고 한다. 참고로, 현재의 생산능력은 1일 3천포대 정도이고, 상토의 주요 특징으로는 식물의 도장(웃자람) 방지, 공해에 찌들은 토양의 산성화 방지, 식물의 고유 형태 유지 등이 있다. 식물을 옮겨 심을 때 뿌리가 잘린 부분에 닿아도 전혀 부작용이 없고 발근이 잘되어 빨리 착근할 수 있고, 토양을 입단화하여 통기성, 통수성을 높이고 한발의 피해를 줄이며 발근을 촉진시켜 식물의 건강을 돕는 점도 장점. 미니 인터뷰 "많이 심는 것 보다 제대로 심는 것이 중요!" - 박용구 · 대성사 대표 - "상토는 가족입니다." 이 한마디에 스스로를 촌사람이라고 말하는 박용구 사장이 얼마나 상토를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더 이상의 헌사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마치 대성사와 상토와 박용구 사장은 하나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상토를 자식처럼 아끼는 박용구 사장이 그동안 안타깝게 느꼈던 점은 무엇일까? 박사장은 굳이 대성사에서 생산되는 상토가 아니라 다른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제발 정석대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몇몇 현장에서 수량을 채우는데만 급급해서, 토양개량제를 올바로 시공하지 않고, 심지어는 나무를 식재한 후에 그냥 형식적으로 분 주위에 흩뿌리는 경우도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몇 년에서 길게는 십년 넘게 농장에서 애지중지 키운 나무들을 이식시의 무신경과 잘못된 인식으로 고사시킨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이 있겠냐는 것. 그리고, 한 때는 많이 심는 것이 중요했다고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심는 것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단 1그루를 심더라도 그 나무가 죽지 않고 제 수형을 유지하며 정상적으로 생육할 수 있도록, 수목을 다루는 조경인들이 보다 애정을 갖고 일 해주기를 당부하기도 했다. 나무는 꽂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이라는 박사장의 말 역시 같은 맥락으로 생각되었는데, 사업 마인드만 있는 사람에게 나무는 꽂는 대상일 뿐이겠지만, 나무는 애정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키워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퇴비를 다루고, 또 일 자체가 고되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일하기를 꺼려해서, 앞으로 누가 대성사를 맡아나 줄지 미지수이지만, 힘 닿는 한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상토를 보급하고 싶다는 박용구 사장의 상토 사랑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
  • 버스 정류장과 가로등
    - 괴로운 천민 자본의 징표 - 강철과 유리의 모더니즘 20세기말, 서울의 버스 정류장들은 세기 초의 간결한 모더니즘으로 되돌아갔다. 아니 되돌아갔다고 말하는 것은 뭔가 잘못되었다. 생각해보니 모던에 제대로 접근한 적이 없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드디어 모던한 형식에 이르렀다고 해야 할 듯 하다. 서울 시내의 버스 정류장들은 강철과 유리라는 두 종류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두 가지 물질은 현대 건축을 이루는 뼈대이다. 고층 빌딩을 가능하게 한 철골구조와 그 철골 사이에 끼워넣어 벽이자 곧 창이되는 유리. 강철은 튼튼한 프레임이 되고 유리는 투명함으로 빛난다. 그리고 거기에 끼여든 광고판까지 해서 버스 정류장은 20세기적 전형을 이룬 셈이 된다. 그 전형은 곧 바로 상점 쇼 윈도와 커다란 유리창이 달린 원두 커피점과 닮았다. 버스 정류장의 기능은 사람들로 하여금 버스를 기다리도록 하는 데 있다. 아마 더 편하게, 비가 오면 비를 맞지 않으면서 여유 있게 기다리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물론 버스 정류장이 이런 기능을 하는 경우란 극히 예외적이어서 출퇴근 시간이 모두 지나 한가할 때뿐이다. 그럴 때 사람들은 신문을 읽고 담배를 피우면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 그런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버스 정류장은 구조물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단지 버스를 기다리는 장소일 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뛰고, 밀치고, 타고, 내리는 대도시의 정류장에서 비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구조물이란 거의 무의미한 것이다. 구조물 안에서 도대체 몇 사람이나 차분히 서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대개의 버스 정류장은 팻말과 숫자로만 이루어진다. 하나의 기호로서의 역할만 하면 충분한 것이다. 빈약한 문화 자본, 넘치는 학력 자본 그러나 구조물로서의 버스 정류장은 기호 이상의 어떤 것이고자 한다. 모던한 디자인의 기다림의 장소이자 일종의 피난처이고자 한다. 물론 피난처로서는 다소 썰렁하지만 신선해 보인다. 그것은 이른바 포스트모던한 혹은 키치 형태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한 단순한 기능성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생각할 것이다. 디자인과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강철과 유리로 된 단순함과 기능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것이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러나 20세기 말 서울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부르디외 식으로 말하면 대개 학력 자본과 문화 자본이 부족할 것이다. 물론 학력 자본과 문화 자본의 부족이 서울 시민, 혹은 대한민국 국민의 교육열이 낮고 학교 졸업장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다. 제도화된 졸업장은 흘러넘친다. 낮은 문맹률, 경제적 자본을 희생해서라도 얻어내는 제도화된 학력 자본과 문화 자본의 축적은 아마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이때 문화 자본은 학위나 졸업장으로 대표되는 학력 자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에 대한 관심, 문화를 읽을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이것은 문화적 실천 즉, 아비튀스에 가깝다. 몇 사람이나 버스 정류장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왜 여기 서 있는지 생각해 볼까. 그리고 이것을 문화라고 여길까. 아마도 버스 정류장은 아무것도 읽히지 않은 채 그냥 서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 키치 만세! 불 켜진 광고판을 매단, 강철과 유리로 된 버스 정류장은 거리 가구(Street furniture)들에서는 극히 예외적이다. 거리 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 연원이 불분명한 키치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키치적 형식이라고 해서 꼭 나쁠 것은 없다. 부담스럽지 않고 가벼운 즐거움을 준다면 비난할 것도 없다. 그것이 개인적인 취향을 드러내는 데 그치는 사적인 소유물일 경우에는 더구나 별상관이 없다. 그러나 공공시설물일 경우 키치적인 취향은 많은 사람들을 괴롭힌다. 건축과 거리 가구 모두 마찬가지이다. 건축의 경우 본래는 키치적이 아닌 것도 키치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리 나라의 문화와 관련된 건축들을 보면 그것은 명확해진다. 나라가 작아서인지 취향이 비슷해서인지 서울과 지방 도시에 건립된 미술관이나 공연장들은 한결같이 화강암을 외벽 마감재로 쓰고 있다. 화강암이라는 재료 자체는 키치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그러나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해서 예술의 전당, 국립 현대 미술관을 비롯해서, 심지어는 안기부 청사와 전쟁 기념관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화강암으로 도배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똑같은 화강암을 재료로 쓰면서도 어쩌면 불국사와는 이렇게 다를까 하는 한탄이 나온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화강암이라는 좋은 재료를 유행처럼 흉내내서 씀으로써 키치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즉 화강암은 그것을 사용한 맥락에 의해 키치화된 것이다. 길거리의 시설물도 마찬가지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제는 사라져버린 인사동에 서 있던 철제 가로등이다. 이 가로등에 대해서 이미 몇 차례 디자인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러 사람이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끄떡없이 서 있다가 인사동 길이 재정비됨에 따라 드디어 사라진 이 가로등은 그야말로 조악한 키치의 산 표본이며 시대 착오적이고 국적 불명이다. 국제적이고 시대 착오적이라는 것은 그 기본적인 디자인의 원형이 가스 가로등을 켜던 서양식이라는 의미이다. 서양식이니까 나쁜 것은 물론 아니다. 루이 14세 때 파리에 처음 설치된 이래 서양식 가로등은 그 도시의 환경에 맞게 디자인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의 도시, 서울은 서양 도시와 여러 모로 다르다. 즉 주위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신경이 끔찍한 것이다. 게다가 그 디자인에 대한 사고 방식과 감각은 디자인의 초창기인 150년 전의 에서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가로등이라는 기본적인 기능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장식과 무늬들이 가로등 전체에 미친 듯이 들어박혀 있다. 그 무늬 또한 터무니없다. 무궁화에서부터 고대 이집트에서 쓰이던 아칸사스 잎 무늬, 포도 덩굴을 거쳐 연꽃 무늬까지 전 지구상의 꽃무늬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모두 모여 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철제 가로등 위에 구리 가루까지 발라놓았다. 환상적이다. 철이면서 철이 아닌 척 위장할 수 있도록 구리 가루를 바른 그 의도는 짐작이 간다. 주철이 주는 거무튀튀한 색보다는 녹슬어 가는 구리의 푸르스름한 녹이 주는 분위기를 흉내내고 싶은 것이다. 아마 이 가로등의 디자인 수준은 대한민국의 경제, 정치적 수준과 같을 것이다. 모르긴 해도 배후에는 관료들과의 유착이 있지 않나 하는 의심까지 든다. 왜냐하면 그 가로등은 인사동에서 이제야 비로소 사라졌을 뿐 전국 어디서나 무수히 목격되기 때문이다. 불국사, 선운사, 조각공원, 서대문 독립 공원, 국립 미술관, 미술관들, 명동, 그리고 문화와 관련 있는 곳이나 문화적인 척해야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서 있다.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 서 있는 가로등 꼭대기에는 놀랍게도 가짜 갈매기까지 올라앉아 있다. 이쯤되면 만세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키치 만세! 만세! 가로등 만세! 물론 이런 가로등 말고 주위 환경과 어울리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다. 여의도 국회 의사당 정문으로 뻗어있는 큰길가의 가로등은 시각적으로 즐겁다. 비록 돔을 머리에 얹은 의사당이 빵떡 모자를 눌러쓴 비대한 사이비 예술가처럼 보여 거슬리기는 하지만 가로등은 유쾌하다. 날씬하고 높은 몸체 위에 두 개의 등을 얹고 있는 이 가로등은 꼭대기의 갈라진 부분의 곡선 때문에 마치 새처럼 보인다. 날개를 편 기러기나 갈매기가 날아가는 듯한 선의 리듬이 딱딱한 직선보다는 훨씬 가볍고 시원하다. 천민 자본주의와 관료주의가 만나서 도대체 어떻게 한 도시의 정류장, 가로등, 그 밖의 거리의 가구들이 이렇게 분열적일 수 있을까.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거리를 조성하고 만드는 공권력을 가진 기관들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다. 그것은 우선 거리 환경을 조성할 때 거리를 걸을 만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의도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비의 개념으로 다가가기 때문이다. 걷기에 괜찮은 공간의 조성이 아니라 감사에 적발되지 않을 일 처리가 주목적이 되면 디자인, 주위 환경과의 고려 등은 부차적일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거리가 문화적 환경의 하나라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설치, 관리를 전담하는 종합적인 디자인 체제가 갖춰지지 않고 즉흥적인 발상과 처리, 관료적 임시변통의 관행이 보태진다. 뿐만 아니라 거리의 가구들을 설치하는 주체가 서로 달라 일관성과 조화를 유지할 방법이 없다. 공중 전화, 가로 매점, 신호등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기관이 서로 나뉘어져 있다. 아마도 기관 상호간의 의사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공중 전화 박스는 한국통신이, 전신주는 한국전력이, 나머지는 대개 시청과 구청이 나눠 맡는 시스템이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낸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물론 요즘 조성된 몇몇 거리들은 유달리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아직도 대다수의 거리는 예전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누군가는 도시가 구석마다 범행 현장이 아닌 곳이 없고, 지나가는 사람마다 범인 아닌 사람이 없다고 했지만 좋든 싫든 도시는 문화 경관이다. 그리고 그 경관은 문화적 의식과 물리적 배경이 합치된 당대의 상징이다. 그렇다면 건축물, 간판, 거리 가구들이 비명을 지르며 모여 있는 서울의 경관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천민 자본주의와 천박한 관료주의라는 답 이외에 다른 답이 떠오르지가 않는다. 그러니까 아무리 학력 자본이 많고 아무리 폼을 잡아도 우리는 천박한 문화 경관 속에서 사는 천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강 홍 구 Kang, Hong Gu·미술가, 인하대·경원대 강사
  • 갈대매트- 유속이 완만한 중하류 하천호안 녹화를 위한 식생매트
    최근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저수로 식생호안은 식물, 나무말뚝, 사석 등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사행하는 저수로를 만들고, 하천변 식생을 복원시킴으로서 다양한 하천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하천의 현장조건에 따라 유속이 완만하거나 정체되어 콘크리트나 석재와 같은 경성재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완류하천, 혹은 호수, 저수지 등의 호안은 최대한 자연재료를 이용한 방식을 사용하여 조기에 하천고유의 식물로 녹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의 포트식재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는 도입식물의 뿌리엉김이 치밀하지 못하고 원지반에 활착되는 기간이 길어 이식 초기에 피복율이 저조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종자파종방식과 마찬가지로 건조지식물, 귀화식물 등과의 경쟁에서 피압당해 갈대류 식물에 의한 녹화율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완류하천에 적용하는 자연형하천공법으로서 저수호안의 녹화시 유수에 의한 침식 및 세굴, 식생기반유실을 완화하며 귀화식물과의 경쟁에 도태되지 않는 매트형태의 갈대식재공법을 개발하였다 (특허 345807호). ▲ 시공직후(2001.11)와 시공 6개월 후(2002.5) 갈대매트 갈대매트는 중, 하류의 저수호안에 식물뿌리를 강하게 고정시켜 초기기반환경을 조성, 활착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침식방지 및 녹화용 식생기반 매트이다. 특징 및 효과 1. 기존포기심기 방식에 비해 활착율이 높고 뿌리엉김이 활발하여 호안의 침식 및 세굴완화 효과가 뛰어남 2. 군락이 형성된 상태에서 현장에 적용되므로 환삼덩굴 등 귀화식물 침입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 3. 하천호안, 인공연못, 호소의 수변부에 토양안정 및 녹화효과가 뛰어남 (본 원고는 요약문 입니다)
  • 환경 생태 전문기업 (주)공간세라믹
    -기술로 세계에 도전장 낸다- 공장을 가다 국산화, 고품질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 장비의 현대화, 친환경·생태적인 제품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주)공간세라믹(대표 조백일 사장)은 1983년 공간상사를 시작으로 현재 제1공장(안성), 제2공장(상주), 환경기술벽돌 연구소를 두고 있다. 1만여평 부지의 제1공장이 들어 서 있는 경기도 안성을 방문하고 나서 지금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지난 20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겹도록 쏟아지던 장마비가 잠시 멈추었던 한여름의 오후는 습한 공기와 높은 온도로 인해 온몸을 끈적하게 만들고 있었다. 한시간이 넘게 차를 달려 도착한 안성 공장에서 우리를 처음 맞아준 사람은 공장의 부지를 선정할 때부터 줄곧 이곳 공장과 동고동락해 온 박익동 전무이사였다. 시원한 음료수 한잔 마시며 잠시의 여유를 가져야 겠다는 기대와는 달리 도착하자마자 전무이사의 손에 이끌려 들어선 곳은 점토벽돌을 생산하는 원료가 보관되어 있는 곳. (주)공간세라믹의 벽돌이 생산되는 공정을 돌아보기 위한 첫관문이다. 벽돌을 만드는 공정을 간단히 설명하면, 우선 사질이 많은 백토, 점질이 많은 백토, 이차점토, 적점토 4가지를 각각 공급기에 넣어 돌을 걸러주고 배합을 한다. 두 번의 분쇄 작업을 거쳐 10일정도 숙성을 시킨 뒤 2차 혼합과정을 거친다. 그리고나서 반죽을 하여 벽돌의 모양새를 갖추어 건조시키고 소성로에 구우면 벽돌이 만들어진다. 어떠한 원료를 어느 정도의 비율로 배합하는지, 얼마나 숙성시키는지, 어떤 방법으로 건조하고 굽는지 등이 모두 벽돌의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원료 검사, 배합비 검사, 수분 검사 등 철저한 검사를 통해 품질 유지와 향상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밖으로 나오자 덥던 공기도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작업장은 찜통같이 더웠다. 이글거리는 소성로의 열기를 받으며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땀이 세계적인 벽돌을 만드는 원천임을 몸소 깨닫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작업공정을 모두 둘러보고 인터뷰를 위해 사장실로 올라갔다. 더운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앞에 두고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는 것이 조백일 사장의 철학이라 사장실도 덥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런게 (주)공간세라믹의 숨겨진 힘이 아닐까. 고급 점토벽돌 순수 국내 기술로 생산 점토벽돌은 기존의 벽돌에 비해 미적인 효과가 뛰어나 현대 조경공간에서 매력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주)공간세라믹은 수입에 의존해 오던 고급 점토벽돌의 국산화를 위해 연구와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국내 최초로 점토 및 고령토 황토 장석 등을 주원료로 하는 고품질의 천연 점토벽돌 개발에 성공하였다. 그 결과 환경표지인증서와 특허기술개발사업으로 벤처기업 확인서 취득, 토목, 건축분야 기술경쟁력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 조달청 우수제품 인정서 획득 및 ISO9001인증서를 획득했고, 관급공사와 대기업은 물론 일본, 대만 등 해외까지 수출하여 우수기술경쟁업체 및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공인기관으로부터 인증받는 건실한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러한 성장은 연구와 신제품 개발로 이어져서 현재 (주)공간세라믹의 기술연구소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1999년 5월부터 승인받아 계속 연구활동 중에 있으며, 공장 자체내에서의 연구와 더불어 강원대학교 내 석재신소재센터에 입주하여 산·학연 공동연구개발체재를 갖추고 "환경 생태 친화적인 점토벽돌"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향후 전개될 생태건축 현장에서 사용될 것들로 생태적 성질과 기능성을 추구한 새로운 점토벽돌을 개발하여 고부가가치와 환경 생태 친화성이라는 두가지의 목표를 모두 달성하겠다는 욕심이다. 신제품 대표적인 신상품에는 왈츠몽블랑하프, 왈츠몽블랑미니, 방오제품(왈츠프러스), 투수벽돌이 있다. 왈츠몽블랑 하프, 왈츠 몽블랑 미니는 고품격 현장과 특화를 원하는 곳에 사용하면 좋다. 다양한 패턴개발에 적극 활용되었으며 많은 호응을 얻었다. 방오제품(왈츠 프러스)은 광(光)기능작용을 이용하여 점토벽돌 표면에 부착되는 오염물질을 분해 제거하고 백화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셀프 크리닝(self-cleaning)작용에 의해 초기와 같은 색상 발현으로 시각적인 안정감과 주위환경과의 조화로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투수벽돌은 기존의 단순한 벽돌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환경적인 투수기능을 발휘하는 점토벽돌이며 여름의 장마철이나 집중호우시 대부분 하천으로 유입되는 빗물을 지반내부에 일부 저장함으로써 하천의 범람이나 홍수 저지에 일조하는 제품이다. 또한 벽돌내부에 형성되어있는 기공을 통하여 우수가 통과할 때 벽돌이 필터 역할을 하므로 수질 정화효과도 기대된다. 이 제품은 우천시 흡수한 수분을 일단 내부에 저장한 후 천천히 땅속으로 보내는 작용을 하므로 급격한 물의 증가나 범람을 방지하고 땅속의 수분을 적당하게 증발시키는 기회작용으로 지표온도를 유지하므로 heat-island를 억제하며 높은 투수성으로 지하수의 고갈을 절감하고, 식생을 지키며 녹화를 도와주므로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드는데 공헌한다. 기술로 무장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구와 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듯 기업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인적 물적인 자원들의 보이지 않는 조화가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 환경과 생태라는 지향점을 가지고 다각적인 경영을 실천하는 (주)공간세라믹이 21C의 중심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그린블록파크 - 환경친화형 주차장 잔디블록
    우리나라의 환경친화적인 공간 조성 기법은 이미 수년간에 걸쳐 시도되어 왔고, 도심지의 녹화율을 높히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도심지 내·외부 공간에서 주차공간이나 광장의 아스팔트 포장면은 아직도 녹화율이 낮고, 시각적으로 삭막하여 일반적으로 녹화가 불가능한 대표적인 공간으로 인식되어 있다. 이것은 위의 공간들이 자동차나 보행하중의 영향으로 녹화행위가 쉽지 않기 때문이며, 이와같이 이용률이 높은 외부공간들은 일종의 건축공간으로 치부되어 환경친화적인 움직임이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주)한설그린은 잔디밭을 주차장 또는 다목적 집회광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환경친화형 투수성 잔디블록인 그린블록파크를 개발하였다. 이 잔디블록은 차량이나 보행자의 하중압력으로부터 잔디를 보호해 주며, 특히 잔디주차장이 가지고 있는 관리상의 어려움과 그에 따르는 이용의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내부에 관수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것은 잔디밭의 관수·시비 및 약제살포 등의 관리를 전자식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점적관수 시스템을 적용시킴으로써, 잔디의 생육관리 및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된 것이다. 또한, 이 시스템은 투수성이라 지하수 자원의 고갈을 방지하고, 녹화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주차장을 녹화하여 환경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린블록파크깔기 구조 및 형태 500mm×500mm×72mm 규격, 특수H.D.P.E. 재질의 블록이며, 블록 상단부의 받침점이 조밀하게 분포되어 있는 열주식 개방구조이다. 블록과 블록이 견고하게 후크(hook)로 연결되어 블록전체가 일체화되어 있어서 시공 후 이탈이나 유동이 전혀 없으며, 블록 내부에 점적관수 튜브를 내장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효과 및 특성 이 제품은 들잔디와 같이 포복번식형 초종의 생육에 적합한 열주식 개방구조로 차량의 하중을 분산시키고 식생공간을 최대한 확보하여 뿌리와 생장점의 훼손을 방지하므로써 잔디만이 갖는 투수성 향상, 미기후 조절, 방음, 방진 효과 등의 특성을 살릴 수 있다. 또한 시공 후 제품의 노출이 거의 없어 천연잔디의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운반, 절단, 시공이 간편하다. -녹피율 최대 녹피율이 97%로, 기존 잔디블록 보다 높은 녹피율을 자랑한다. -들잔디(한국잔디) 생육에 유리한 형태 기존의 잔디블록의 셀구조는 들잔디와 같이 포복번식형의 잔디가 번지기에는 불리한 막힘구조인데 비하여 그린블록파크는 독립 지주식 형태로 사방이 개방되어 있어 들잔디가 생육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관수 관리의 자동화 시스템 그린블록파크 내부에 점적관수 튜브를 내장시켜 잔디밭의 생육관리를 위한 관수·시비 및 약제를 공급하는데 유용하며, 잔디에 물을 공급할 때 주변의 차량이나 이용자에게 물이 튀는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는다. 또한 타이머와 토양수분측정기를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관수 시기와 양을 조절할 수 있어 이용률이 높은 잔디밭의 생육 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수자원의 재활용 아파트 주차장과 같이 지하주차장 상단(slab)에 그린블록파크로 잔디주차장을 조성하는 경우 관수나 우수의 침투수를 집수장치에 저장하여 관수시에 재활용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주차라인 마크 백색의 미려한 주차 라인캡(line cap)의 사용으로 산뜻하게 주차구간을 표시하거나, 장애인용 표시등의 모자이크식 그래픽이 가능하다. -견고한 조립 구조 시스템 견고한 후크식 연결 구조로 그린블록파크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고, 차량의 빈번한 출입과 차량바퀴의 무리한 회전에도 블록이 이탈되거나 변형되지 않는다. -쾌적한 승차감 차량의 하중을 받아주는 힘점이 조밀하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차량의 진행시에 부드럽고 쾌적한 승차감을 갖게 한다. 용도 및 전망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잔디밭으로 구성된 외부공간은 주로 이용되지 않는 녹지로서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하는 공간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 잔디의 특성 및 생육 등과 연관된 결과로 보여진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여, 설치가 용이하고 보행자나 차량의 하중으로부터 잔디를 보호해 주며 점적관수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어 생육관리의 효율적인 제어가 가능한 그린블록파크는 잔디 생태 주차장, 골프장 카트 이용로, 다목적 집회 잔디 광장, 잔디 포장 산책로 등에 이용할 수 있으므로 우리의 환경을 더욱 더 푸르게 해주는 환경친화적 제품으로 폭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제공 : (주)한설그린 (02)3463-0084 www.hgreen.com)
  • 중국의 도시조경
    중국의 조경은 조형미에 반하는 생물다양성을 배제함과 동시에 자연성을 잘라내는데 가장 큰 특징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경관구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경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 중국의 도시조경이다. 독일에서 가로수 주변이나 노지의 주차장은 물론이고 옥상까지 Biotope 개념에 바탕하여 동물과 연계된 서식지를 조성하여 유지하려는 것과는 상반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나라가 갖지 못하는 또 다른 중국 조경의 원천은 중국의 문화와 역사가 바탕이 되고 중국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점이다. 왕궁으로 세워진 정원이 그러하고 만리장성이나 태산으로 다듬어 올린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중국의 조경이 그러하다. 북경 도시조경의 주요한 반영구적 구성요소는 건축물과 나무와 수로이고 수시로 변화하는 구성요소는 꽃과 조명이고 설치물과 행사이다. 도시의 화원에 있어서는 조합하여 맞추는 조경성을 살려내기 위하여 땅에 식재한 나무와 풀에 바탕하여 경관을 세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가능한 한 화분을 사용하여 경관을 조성해내는 데 익숙해져 있는 것이 중국이다. 국경절인 10월 첫 주가 오면 천안문 광장이나 다른 도시의 중요한 장소에 세워지는 꽃동산에서 이러한 형태가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본고에서는 중국의 도시조경을 시가조경과 왕궁조경 및 공원과 사찰의 조경형태에서 특징적인 모습을 찾고 평을 가하여 이에 비추어 우리나라 도시조경의 지향점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중국 문화와 역사가 길러낸 환경조경분야를 둘러보고 국내 환경조경분야의 좌표를 찾고자 하였다. 조경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도시와 국가의 산업경쟁력에 작용하는 힘을 증폭시키는 일에도 환경분야가 눈을 돌려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 국경절에 정원으로 꾸며진 천안문 광장의 한 구석 시가조경 중국 도시조경의 전형은 북경에 잘 새겨져 있다. 비약하는 중국의 수도를 지향하여 모든 것을 중국의 수도답게 꾸며내는 북경에 중국 도시조경의 오늘과 미래가 담겨있다. 북경의 도시조경을 구분짓는 획이 되는 것이 시가이고 시가조경을 창출하는 바탕의 하나에 공간기술연구소가 자리한다. 도시계획에서 환상도로나 대로는 그 양변에 폭 50m 정도의 녹지를 두게 하는 것이나 교통량이 적은데도 넓게 길을 열어두는 것도 공간기술연구소의 일과 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 아파트까지도 단지마다 그 형체와 색상이 다른 것도 이와 관계가 깊은 듯 싶다. 북경에 현대적인 고층빌딩이 들어서면서도 서구적인 빌딩을 벗어나 지붕과 벽면에 중국적인 디자인을 가하여 도시에 빌딩을 세우는 일이 하나 하나의 빌딩을 지어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 하나의 빌딩이 모자이크가 되어 만리장성을 연상시키는 중국성을 이루어감도 공간조형에 충실한데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경의 시가조경은 공항과 역에서 시작되고 천안문 광장으로 절정에 달해 오른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공항고속도로가 양수대로이다. 도로 양편으로 평지에 높게 들어선 폭 50m를 넘는 포플라 숲은 독일의 숲(Wald)을 연상시킨다. 시원하고 아름답게 쭉쭉 벋은 숲길을 달리다보면 북경으로 들어서는 것이 공항고속도로이다. 도로를 바탕으로 하는 시가조경은 건물과 가로수를 병치시켜 짜여지는데 마구 잘려진 가로수를 보기 어렵고 커다란 나무가 많은 곳이 북경 시가이다. 가로수 수형의 미가 온전한 형태의 나무에서 비롯되고 연륜을 더하여 완성도를 더해가는 그림이 도처에서 그려진다. 가로수에서 포플러와 수양버들이 적지 않은 것도 북경에서 특이하다. 북경의 가로수에서 우리와 유난히 다른 것이 키 큰 포플라가 길게 늘어선 점이요 물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수양버들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수양버들은 물길이 아니라도 시내에 길게 심어져 가지를 겹겹이 늘어뜨려 있기도 한다. 50년을 자라면 거목이 되는 포플라가 우람하여 여름이 시원하고 잎이 물들고 햇빛에 더 없이 아름다운 계절이 가을이다. 수로가 많기도 하지만 물가에만 기대지 않고 도로 곳곳에 길게 심어 자전거행렬이 달리고 물결치는 수양버들가지가 춤추는 곳이 북경이기도 하다. 많은 종류의 가로수가 저마다 있는 곳에서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이루도록 무리를 이루어 심어내는 묘를 터득한 북경의 거리를 지나는 일이 단조롭지 아니하다. 뜨거운 여름이 사람을 지치게 하지 않고 삭막한 겨울이 춥지 않게 해 주는 것도 가로수가 북경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불꽃놀이를 조명으로 재현하는 것도 중국에 특이한 시가조경의 한 모습니다. 야간 조명이 과도하게 강조되는 곳이 북경이고 중국의 도시이고 명소이다. 천안문 앞 전문의 조명시설과 같이 전구로 지붕선을 촘촘히 잇는 조명이나 불꽃놀이형 조명에서 지나침을 피하여 절제미를 지향하는 변화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정원수에 대한 조명이 확장되어 나타나는 것이 가로수 조명이다. 조명등이 보도에 묻히기도 하고 비스듬히 올려 비치는 등이기도 하고 위에서 사방으로 뿜어내는 형태를 취하기도 하는데 조명방식이 수종과 수형에 따라 조화로운 형태를 띤다. 시가조경에서 또 하나 두드러지는 것이 바람길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하루 이틀 바람이 불지 않고는 먼 장성의 산이 보이지 않고 다시 하루 바람이 없고는 향산이 모습을 감추고 하루 이틀 바람 없는 날이 더 이어지고는 가시거리가 1㎞ 정도로 급격히 떨어지는 북경 시내에서 숨쉬고 사는 것은 바람의 길이 크게 열려서이다. 막힌 골목이 아니라 크게 뚫린 시가지 형상으로 바람이 시내에서 정체되지 않고 불어 지나가게 되어 있다. 보기에도 시원하고 정체된 공기를 없애준다는 점에서 조경만이 아니라 생활환경 차원에서도 유용한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평지에 위치한 도시가 적어 얼마 달리지 않아 산으로 막히고 바람길이 시원하게 뚫린 것이 아니라 해도 바다에서 멀지 않고 산으로 산 바람이 일고 자는 것으로 공기가 정체되지 않게 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길이 구부러지고 곳곳에서 바람을 막아 국부적으로 공기가 정체되어 여름이 무덥고 공기가 탁해짐을 가중시키는 부분을 없애는 것은 바람의 길을 열어주는데 있다. 물길을 열어 물이 고이면서 썩는 것이 방지되듯 바람도 바람의 길이 열려 공기가 정체되면서 오염이 방지된다. 물과 공기를 살리는 것은 물흐름이고 바람에 다름 아니다. (김 종 민 Kim, Jong Min·국립환경연구원)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Drill & Fill 에어레이터 - 최상의 그린 컨디션을 위한 필수 장비
    특징 1. 답압이나 뻘이 형성되어 있는 10∼20㎝ 깊이 보다 더 깊이 드릴이 들어가 썩고 다져진 흙을 뽑아내고 새로운 배토사를 채워주므로 수직 배수를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잔디 뿌리의 부패를 방지해, 건강한 잔디 생육을 가능케한다. 2. 한여름 지열로 인해 발생하는 그린 개스를 원활하게 분출시켜 지표면 온도를 낮추어 주므로 발병율이 현저히 줄어든다. 3. 버티 드래인과 쏘일 릴리버 같은 에어레이터의 통펀치로 깊이 찔렀다 빼는 에어레이선 작업은 몇일 후 다시 구멍이 막히나 Drill & Fill은 썩고 다져진 흙을 뽑아냄과 동시에 새로운 배토사를 바로 30㎝깊이까지 채워주므로 효과가 1년 이상 지속된다. 4. 기존의 에어레이터는 펀치로 찍을 때 흙이 밀려들어가 답압을 더욱 가중시켜왔고, 펀치가 들어갔다 나올 때 그린을 들며 나오므로 잔디 뿌리를 모두 끊음으로써, 고온기에는 작업이 불가능했는데 드릴식 에어레이터는 펀칭식이 아니라 답압을 전혀 주지 않고 그린에 진동이나 들림 현상이 없어 고온기에 사용을 하여도 잔디에 피해가 없다. 효과 1. 골프장의 그린 및 잔디 전용구장의 답압이나 뻘층은 10∼20㎝ 깊이에 형성이 되어있고 그 밑은 초기에 조성된 바와 같이 깨끗한 상태이므로 Drill & Fill 작업을 하게 되면 그린을 들어내지 않고도 초기 조성시의 그린 컨디션을 유지 할 수 있다. 2. 답압이나 뻘층이 없어져 원활한 수직 배수가 되고 밑에서 올라오는 개스 분출이 잘되어 뿌리가 깊이 자라며 잔디가 건강해진다. 3. 골퍼들에게는 최상의 그린으로 쾌적하고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골프장의 이미지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자료제공 : 서일산업 (031)946-2700)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N-Soil 포장공법 - 보행로와 운동장의 환경 친화적인 포장
    보행로 포장은 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아름다움과 쾌적함, 이용과 유지관리의 편의성 등 많은 순기능이 요구되어지지만 동시에 포장에 의한 역기능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보행로 포장은 자연토이며, 폐기물의 발생이나 동하절기의 수축 팽창에 의한 파손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포장 재료의 필요성으로 N-Soil 포장공법이 개발되었다. ▲ 시공완료 후 N-Soil 포장의 특징 · 시공 두께에 비해 공사비가 저렴하고 현장의 토사를 포장재료로 유용이 가능하다. · 간편하고 시공이 빠르며, 시공직 후 보행이 가능하고, 기층골재를 포설 할 필요가 없다(연약지반 개량제임). · 동·하절기 수축 팽창에 의한 파손이 전혀 없다. · 배수가 양호하여 비가 온 뒤에도 통행이나 운동장 사용이 가능하며 경사지의 유실이 없다(사면보호용재임). · 성토지반 침하시 보수가 용이하다(철거할 필요가 없이 덧씌우기로 끝남). · 간이 포장이나 주차장으로 사용한 후 혹은 선형 변경시에 철거하면 자연흙으로 환원이 되므로 폐기물 발생이 없어 환경친화적이다. N-Soil이란? N-Soil은 기존의 석회계나 시멘트계의 개량제와 달리 초목의 생육촉진, 산성토양의 중성화, 2차 환경오염 방지 등의 특징을 갖는 친환경적 지반안정 토질개량제로 다공질 다면체의 개량제이다. N-Soil 포장 시공 방법 · 원지반 고르기 및 다짐 - 백호와 인력으로 고른 후 1톤 로라로 3회 다짐한다. · N-Soil의 혼합 - 재료의 배합은 소일 믹서기, 백호, 스테빌라이져를 현장 여건에 따라 선택한다. - 배합비는 각층 6%로 하되 현장 반입토질에 대한 비중 시험 결과에 따라 N-Soil양을 조절 결정한다. (N-Soil 소요량 산출 산식 : 토양1㎥, 토양비중1.7, 6% 배합기준 = 60kg × 1.7 = 102kg) - 최적 함수비는 약 15%로 조절한다. · 포설 - 포설 두께는 표층은 10cm를 표준으로 하며, 기층은 현장 여건에 따라 10∼20cm를 선택 시공한다. · 다짐 및 살수 - 포설 및 다짐은 혼합 후 2시간안에 완료한다. - 층별로 혼합토를 포설하고 포장면을 고르게 한 후 다짐한다 - 포설한 후 다지기 전에 비가오면 비닐로 덮어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고 비가 겐후 다짐을 한다. N-Soil 포장 시공 사례 포장 총두께 20cm중 기층10cm는 거친 흙과 혼합교반하여 포설한 후 전압하고 표층10cm는 8mm체에 쳐진 흙과 혼합교반한 후 전압하고 살수 후 다시 전압하였다. 시공 약 5개월 후인 봄에 현장 관찰 결과 시공완료 시점보다 표면상태는 더 양호한 상태였으며 겨울철 기온강하로 인한 동결파손이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 (자료제공 : 삼익종합개발(주) (02)552-1235 [email protected])
  • 바이오 파라소
    - 초경량 맞춤형 인공지반 녹화토양 - 과거 10여 년 동안 인공지반 녹화토양의 대명사로 알려진 펄라이트계 인공토양인 「파라소」는 투수성 보수성 등의 물리성이 우수하고, 양분보유력이 없어 수목의 과성장을 막아 하중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나, 반대로 양분보유력이 없어 초기 수목활착율이 떨어지고, 다량의 비료성분을 요구하는 초화류 및 잔디 등에 있어서는 생육이 양호하지 못하였고, 표면건조로 인해 토양입자의 비산 및 증발량 과다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었다. 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해 (주)삼손에서는 국내 및 국제 특허출원된(국내특허출원 : NO. 01-0038922, 국제특허출원 : NO. 01143467.8) 「기능성 펄라이트」를 활용하여 양분보유력(CEC ; cation exchangeable capacity) 및 비료성분의 량을 조절하여 수목의 성장조절이 가능하고, 초화류 및 잔디의 생육을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육성용토양 「바이오 파라소」와 토양입자의 비산 및 증발량 과다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표토층 「바이오 파라소탑」을 개발하게 되었다. ▲ 바이오 파라소 육성용 토양과 바이오 파라소탑 토양(좌,우) 바이오파라소 바이오파라소는 입도별 팽창펄라이트에 기능성 펄라이트를 용도에 알맞게 최적비율로 배합하여 팽창펄라이트의 단점인 양분보유력을 향상시키고, 식물별 특징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구별되는 초경량 맞춤형 인공토양이다. 특징 1. 적용용도와 식물별 특징에 맞는 양분보유력과 비료성분을 함유하여 어떠한 식물이라도 건전한 생육이 가능하고, 용도별로 일반조경용, 잔디용, 초화류용, 발코니용, 실내조경용으로 세분화하였다. 2. 인공지반상부의 열악한 환경조건 하에서도 건전한 식물생육과 건축물 보호 및 손쉬운 유지관리가 가능하도록 배수·통기·보수·경량·단열·내구성 및 수목지지력 등 각종 토양 물성이 양호하다. 3. 순수 무기질 토양으로 분해 및 소실의 염려가 없어 시간이 경과하여도 안정적인 식재기반조성이 가능하다. 4. 포화흡수시 중량이 450kg/㎥ 미만으로 기존의 파라소 600kg/㎥와 일반토양의 1800kg/㎥보다 가벼워 하중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바이오파라소탑 기능성 펄라이트를 활용한 인공지반 상부 녹화토양의 마감용 표토층 토양이다 특징 1. 양분보유력(CEC)과 일정량의 양분을 보유하고 있어 식물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2. 최단기간 내에 바이오 필름(이끼류)을 형성하여 토양의 증발량을 최소화하고, 표토층의 비산을 막아준다. 3. 자연 색상(황토색)과 동일하며 수목이 받는 광피해를 최소화한다. 자료제공 : (주)삼손 ((02)559-8181 www.samson.co.kr)
  • 시간의 정원, 발견의 디자인 : 선유도공원이 전하는 말
    The Garden of Time, Design as a Discovery : What Seonyudo Park Criticizes 0.1 비평 선유도공원은 애초부터 비평을 의식한 작품이다. 그리고 비평이 필요한 작품으로 태어났다. 0.2 그곳은 예상 밖이었다 비평의 렌즈를 들이대야 한다는 임무 때문에 선유도공원에 대한 갖가지 사연을 듣고 읽고 그곳에 갔다. 사람의 도시 서울 안에 있지만 갈 수 없는 미지의 섬, 30년 가까이 영등포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해 온 정수장, 원래는 섬이 아니었으나 일제강점기의 큰 홍수 후 제방을 쌓기 위해 암석을 채취하면서 섬으로 변한 곳,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신선(仙)이 노니는(遊) 봉우리(峰)"라는 이름처럼 빼어난 절경과 넉넉한 풍류를 자랑하던 곳, 겸재 정선의 화폭에 담긴 단골 메뉴―대충 이 정도가 급히 챙긴 그 땅의 역사적 정보였다. "한강 최초의 섬 공원"이자 "국내의 첫 재활용 생태공원"을 지향하며 열렸던 지난 1999년 말의 설계경기 수상작들을 다시 리뷰하기 위해 먼지 쌓인 잡지를 다시 꺼냈고, 잡지 반쪽 크기로 실린 조경설계서안(주)의 당선작 패널을 해부하기 위해 돋보기의 힘도 빌렸다. 서안은 적어도 다른 팀들에 비해 선유정수장의 시설과 흔적을 과감히 살리려 했다는 점에서만은 달랐다. 설계를 총괄한 성종상 소장이 수차례 언급했듯이 선유도공원은 피터 라츠(Peter Latz)의 를 벤치마킹한 것이었다는 점(참고 : 성종상, "선유도공원:다시 우리 곁으로 온 섬, 선유도," 환경과조경 170호, 2002년 6월호, p.55, 주3. 되스부르그-노드파크 및 그 일대의 엠셔파크(IBA Emscher Landscape Park)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Topos 26권(1999)의 특집을 참고할 것. 엠셔파크가 동시대 공원 설계와 관련하여 갖는 의의에 대해서는 다음 졸고를 참조할 것. 배정한, "동시대 조경 이론과 설계의 지형(5): 변신을 꿈꾸는 공원," {환경과 조경}159호, 2001년 7월호, pp.82-87.) 또한 다시 기억해야 했다. 프랑스 건축가 루디 리치오티(Rudy Ricciotti)가 설계한 한강 최초의 보행자 전용다리 "선유교"는 빈번한 매스컴 보도를 통해 가서 보지 않고도 친숙한 상태였다. 선유도공원이 "서울의 무게중심이 계속 서쪽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보여주는 단면의 하나라는 한 전문가의 평가는 선유도와 서울의 도시 구조 전반을 연관지어 생각하게 했다. 이처럼 나는 이것저것을 모자이크한 결론을 미리 가지고 있었다. 결론은 버킹검, 내가 구축한 버킹검은 대강 이런 그림이었다: "선유도공원은 근대화의 산물인 수도공장의 황폐화된 시설을 철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용해 디자인한 공원이며, 전통과 생태의 습관적 폭식으로 인해 만성 소화불량에 걸린 한국의 도시공원 설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것이다. 그리고 향후 점점 늘어날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사이트(Post-industrial site)의 재활용 설계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선유도공원은 상당히 논리적인 문법을 구사하며 구성되었을 것이고 다른 공원에서 맛보기 어려운 고급 테크놀러지 비슷한 무언가를 선보이고 있을 것이라는, 교목과 잔디밭과 정자와 벤치를 비벼놓은 이 동네 저 동네의 판박이 공원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자연과 전통의 콤비네이션 피자 여의도공원과는 다를 것이라는, 적어도 그것은 공장의 기억을 함몰시키고 녹색의 분첩으로 두껍게 화장한 영등포공원이나 천호동공원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예상―물론 크게 빗나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산역 거쳐 한강시민공원 지나 선유교 건너 힘겹게 찾은 선유도공원은 내 예상의 폭이 얼마나 좁았는지를 "감각적"으로 전해 주고 있었다. 1.0 감각의 지배 산업시설의 부지와 구조물을 남겨서 그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재활용한 선유도공원임에도 불구하고 테크놀러지와 디자인의 논리적 결합이 가져다주는 이성적 공간이 연출되지 않는다.(참고 : 물론 다양한 방식의 생태적 테크놀러지가 선유도공원의 가동을 지탱시켜주는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테면, 수생식물의 경우, 수생식물에 의해 정화된 물이 정원을 순환하며 다시 꽃과 나무를 키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간의 정원 내의 수로와 벽천을 흘러내린 물은 회수조로 집수되었다가 다시 물탱크로 순환된다. 보다 상세한 정보는 성종상, 앞의 글을 참조할 것.) 이것이 예상의 영토 바깥에 거주하고 있는 선유도공원의 첫인상이다. 바꿔 말하자면, 이성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깨뜨리는 감성적인 면, 정체 불명의 감각적인 면이 선유도공원을 지배하며 유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유교와 몸을 맞대고 있는 지극히 가벼운 느낌의 목재 데크로 불어오는 쓸쓸한 강바람, 한번에 경험되는 서울의 풍경과 냄새, 정수장의 거친 콘크리트 잔해와 새로운 철제 재료의 동거가 만들어내는 몽타쥬, 밝음보다는 우울함에 가까운 메시지, 땀 흘리는 움직임보다는 엄숙한 성찰의 발걸음을 요구하는 사색의 원로―그것은 다분히 "미학적"이다. 미학적 판단은 논리적 판단이 아닌 "감성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감각을 통해 파고드는 선유도공원의 이 모호한 분위기를 어떠한 미학적 카테고리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아름다움(the beautiful) 및 픽춰레스크(the picturesque)와 함께 18, 19세기의 3대 미적 범주의 하나였던 "숭고"(the sublime)에 가까울 지도 모르겠다―폐허의 무거움이 연출하는 숭고함.(참고 : 영문으로 출판될 예정인 비평문 "기억의 공간 만들기: 선유도공원 디자인의 의미"(현재 미출판 상태)에서 조경진은 선유도 공원 디자인의 미학을 멜랑콜리와 숭고미로 해석한다. 그는 "감미롭기보다는 엄숙한" 선유도공원의 미적 경험은 "내면적 참여"를 통해 요청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생산과 발전이 동일시되던 20세기의 상징인 거대한 굴뚝들이 줄지어 늘어선 엠셔파크의 미학적 층위를 "공업적 숭고"(industrial sublime)라고 압축한 매트 스타인글래스의 표현과도 일맥상통한다. 다음을 참조할 것. Matt Steinglass, "The Machine in the Garden," Metropolis 20(2), Oct. 2000, pp.166-67.) 숭고만으로 선유도공원을 지배하는 감각의 아우라(aura)가 해명될 수 있을까?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 온 삼 백장 넘는 사진을 다시 본다. 다양한 앵글의 사진을 계속 반복시켜도 그 모호하고 애매한 감각이 시각적으로 재생되지 않는 것을 보면 선유도공원이 담고 있는 감흥의 열쇠는 공감각적(synaethetic) 경험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각의 패권을 비웃는 공감각. "미루나무가 불러들이는 바람 소리에 취해도 보고, 강 건너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며 사색의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습니다. 바람 소리에 귀가 먹먹해질 때쯤 지하 공간으로 내려오면 놀라울 정도로 고즈넉한 정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수장 건물의 흔적들, 남아 있는 기둥과 벽, 그리고 물을 담아두었던 사각 공간 안에 자라는 식물들은 평온한 사색의 시간을 안겨줍니다.……낡은 것은 낡은 채로, 비어 있는 것은 빈 채로……." 방문자 안내소에서 얻어 볼 수 있는 발주처 서울시의 홍보 책자에 실린 글의 한 구절이지만 그저 과장된 레토릭일 뿐이라고 젖혀두기에는 선유도공원을 지배하는 감각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다. ▲ 물성의 노출, 시간의 반성 : 녹색기둥의 정원 2.1 시간의 지층 높이 9m의 콘크리트 옹벽 아래 둔치 습지에서 목재 데크를 관통하며 뻗어 올라간 한 그루 나무는 선유도공원에 쌓인 시간의 지층이 얼마나 두꺼운 지 쓸쓸히 고백하고 있다. 예사롭지 않은 이 감각의 섬의 패스워드는 공간에 있지 않다. 이 섬의 역동적인 요소가 시간임을 알아채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과 보이지 않는 지층 곳곳을 시간과 역사와 기억이 관통하고 있다. 절경의 선유봉에서 버려진 섬으로, 다시 정수장으로, 그리고 공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사실 변화라는 두 글자로 요약되는 서울에서 선유도는 그나마 근대사의 변화 세례를 덜 받은 운 좋은 땅덩이가 아닐 수 없다. 선유도공원의 시간 암호가 매력적인 것은 시간의 경험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참고 : 한국의 조경설계가 인스턴트화된 전통의 강요에 얼마나 시달렸고 또 얼마나 강박증적으로 전통을 재생산하고 복제하는데 봉사해 왔는가를 다시 논하는 일은 식상의 범위마저 벗어난다. 물론 선유도공원에서도 어김없이 본래의 설계의 의도를 꺾고 한 자리를 차지한 정자 선유정은 시간 경험의 강요가 갖는 모순을 아낌없이 드러내주기에, 차라리 비평적이다.) 오히려 선유도공원은 감각적인 기억의 메카니즘에 호소하고 있다. 방문자 안내소 건너편의 수질정화식물원과 온실이 원래는 노천형 수조로 구성된 약품침전지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굳이 알 필요가 없다. 한강전시관이 송수펌프실 건물이었고, 녹색기둥의 중정이 지하 정수지였다는 점도 예습할 이유가 없다. 수생식물원과 시간의 정원이 정수장의 여과지와 약품침전지였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한강에 몸체를 내밀고 한쪽 다리를 담근 카페 나루가 강에서 물을 직접 끌어오던 취수펌프장이었다는 사실을 몰라도 그만이다. 야외무대와 놀이마당과 환경교실과 화장실이 각각 두 개의 원형 농축조와 조정조를 개조한 것이라는 사실도 선유도공원의 경험을 위한 필요조건은 아니다. 걷고 보고 듣고 만지며 경험하는 선유도공원의 시간은 그러한 변화의 도식에서 벗어난다. 오히려 우리는 허물어진 콘크리트, 거친 표면의 시멘트 기둥, 녹슬고 부식된 철제 배관 같은 파편화된 물체를 통해 시간의 아우라를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근대사의 한 단면을, 산업화의 이면을 비로소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고착화된 녹색 자연의 이미지가 시간의 함수 속에서는 얼마나 허구적인지 깨닫게 된다. 연속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그러한 흐름 속에는 복잡하게 뒤얽힌 단편적 기억과 잘 재생되지 않는 더 깊은 심연의 기억이 두터운 층위를 이루며 공존한다는 성찰을 하게 된다. 서울의 풍요로운 여백 한강, 그 속의 작은 정원 선유도공원에 "시간의 정원"이라는 메타포를 대입할 수 있는 이유. 2.2 두껍게 하기 선유도공원에서는 다음 발걸음을 어디로 옮겨야 할 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로 치자면 롱테이크 기법보다는 몽타쥬 기법이라고 해석될 법한 이 동선 체계의 생경함은 높고 낮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조경진이 말하듯, "가까이에서 보는 수생식물의 사잇길, 위에서 조망하는 시간의 정원의 보행가교, 옹벽 주위로 연결된 산책로, 정수장 외곽을 걷는 오솔길, 각각의 주제 정원 사이를 관통하는 길"이 "시선의 줌인, 줌아웃이 교차되듯이 변화"하며 다양한 궤적을 그린다. 그래서 선유도공원은 "한 눈에 잡히지 않는 공원"이다.(참고 : 조경진, "기억의 공간 만들기: 선유도공원 디자인의 의미," 앞의 미출판 원고.) 특히 하나의 층에 축이나 격자를 가지고 질서를 부여하는 수평적 공간 구성과 동선 시스템과는 달리 선유도공원은 수직적 공간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여러 갈래의 길이 여러 층의 공간과 뒤섞이면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다양한 깊이의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두껍게 하기"(thickening)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 입체적 디자인 전략은 공간 자체의 구성뿐만 아니라 그것의 경험과 이용 층위를 두껍게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선유도공원의 핵심부라고 할 만한 시간의 정원은 두껍게 하기의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약품침전지라는 본래의 공간 조건을 살려 조성한 4미터 깊이의 선큰 공간에서는 소정원 여덟 개와 그것을 구획하는 콘크리트 기둥의 수직성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위를 지나는 지상 레벨의 목재 마루와 길에서는 아래에 펼쳐진 정원에 대한 호기심을 숨긴 채 한강의 바람과 냄새를 경험할 수도 있다. 아래층을 통해 계속 수생식물원 쪽으로 걸음을 옮길 수도 있지만 무너진 콘크리트 사이의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가 수생식물원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통과해서 녹색기둥의 정원으로 다시 한층 내려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두껍게 하기는 공간 디자인의 전략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두껍게 하기의 대표적 사례 아드리안 구즈(Adriaan Geuze)의 에서 볼 수 있는 작위적인 공간 레이어링(layering)(참고 : 보다 상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할 것. Alex Wall, "Programming the Urban Surface," in Recovering Landscape: Essays in Contemporary Landscape Architecture, ed. James Corner (New York: Princeton Architectural Press, 1999), pp.244-46.)과 달리, 선유도공원의 두껍게 하기는 오히려 우연과 시간을 지향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시간의 정원을 예로 든다면, 우선 아래층은 과거의 시간을, 위층은 현재의 시간을 구성하며 경험되는 시간의 깊이를 두껍게 하고 있다는 손쉬운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같은 도식은 환원적 도식일 뿐이다. 이 두꺼운 공간은 경험자 나름의 해석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층, 즉 지하 공간에서 과거의 층위를 경험하는 가운데 새로 심겨진 방향식물과 덩굴의 초시간적 동거를 경험할 수도 있고, 위층, 즉 지상을 걸으며 현재의 시간 밑에 침전된 과거의 시간을 궁금함과 혼란함의 접점을 넘나들며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껍게 하기 전략은 시간의 차원과 결합되면서, 또 부지에 던져진 역사라는 조건과 복합되면서 선유도공원의 시간 지층을 더욱 깊이 있게 한다. 그 두께를 더 두껍게 하는 것은 경험자의 몫이다. 2.3 물성이 전하는 이야기 "두껍게 하기"와 함께 선유도공원에 의도된 시간 전략의 또 다른 축으로 "물성(physicality)의 노출"을 꼽을 수 있다. 울퉁불퉁한 생살처럼 드러난 콘크리트 벽과 기둥, 지워지지 않는 물의 얼룩과 녹슨 자국이 전해 주는 것은 쓸모 없어 폐기된 산업의 잔재가 아니라 재료 자체의 물성이다. 그 물성은 또한 시간의 흔적을 가감 없이 노출시킨다. 노출된 물성과 그것에 녹아있는 시간의 이야기는 자연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과거의 산업 재료와 새로운 방식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꽃은 식물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문화와 함께 거주해 온 자연의 역동성을 물질적으로 전하고 있다. 직각 방향으로 공원을 가로지르며 선 한강전시관 앞의 녹색기둥의 정원은 물성의 노출을 통해 시간을 성찰하고 자연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반성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지하 정수지 위의 콘크리트 상판을 걷어내고 기둥만을 남겨 조성한 녹색기둥의 정원. 위층에서 산책하며 조감하면 일정 간격으로 늘어선 콘크리트 기둥의 조합이 마치 의도된 조각 작품처럼 경험되지만, 램프를 따라 아래층에 내려가 부감의 형식으로 콘크리트 기둥을 대면하면 이곳에 남겨진 시간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기둥 하단부를 따라 감겨 올라가기 시작한 식물은 콘크리트와 식물은 지극히 이질적이라는 선입관을 비웃으며 자연의 문화성을 잔잔히 웅변한다. 물성의 노출 전략은 이처럼 비평적 메시지를 경험자에게 전하며 공원 곳곳에 투입되어 있다. 또한 스타일이나 형태의 디자인을 뛰어넘는 물질의 디자인이 지니는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물질의 생살에서 시간을 읽고 느끼는 경험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전개된다. 3.0 사이트의 힘, 발견의 디자인 이렇게 선유도공원은 수도공장의 잔재와 흔적을 기억하고 있다. 우울하면서도 사색적인 감각적 아우라를 시간의 깊은 지층 속에 심고 있다. 또 두껍게 하기와 물성의 노출 같은 전략적 디자인을 통해 시간의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노래방이나 돼지갈비집처럼 흔해 빠진 도시 공원의 전형을 형식과 내용면에서 모두 극복하는 대안적 실험장이라는 평가가 과장되게 들린다 하더라도, 적어도 공간적 기억상실증의 표상인 영등포공원이나 천호동공원의 실패만큼은 만회했다는 평가에 고개 저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공장의 기억을 몰개성의 반복으로 장식해 버린 1990년대 말의 "공장 및 시설 이적지 공원화 사업"에 대한 비판은 다음 졸고를 참조할 것. 배정한, "기억의 상실," (참고 : 조경과 비평:Locus 2}(서울:도서출판 조경, 2000), pp.115-30.) 그러나 우리는 아주 근본적인 물음에 마주하게 된다. "선유도공원이 숭고와 공감각의 미적 경험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의 지층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공간과 시간을 두껍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 재료의 물성을 과감히 노출하며 스타일과 형태 위주의 디자인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과연 조경가의 디자인 능력 덕분인가?" 간명한 대답이 요청된다면, 당연히 "아니오"다. "그것은 선유도라는 사이트에 주어진 조건에 힘입은 것 아닌가?"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그렇다." 사이트의 힘. 근본적인 물음 또 하나가 우리를 기다린다. "그렇다면 선유도공원에서 조경가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만일 "없다"라는 대답에 동의한다면, 과업을 책임진 정영선, 설계를 총괄한 성종상, 설계를 진행한 정우건,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안의 여러 멤버들뿐만 아니라 우리 조경가 모두는 아주 심각한 전문성의 위기 또는 정체성의 공백에 빠지게 된다. "그는, 그들은 운 좋게 살아남은 땅 선유도를 실험실로 선물 받은 운 좋은 사람들에 불과한가?"(참고 : 물론 그는, 그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운 좋게 잠재력 있는 사이트를 부여받고도 과장된 형태나 강박적 관념으로 땅의 힘을 무력화시킨 선례에 우리는 너무도 익숙하다.) 억지를 쓰지 않더라도 "아니다"라는 대답을 마련할 수 있음을 어렵지 않게 깨닫는다. 그는, 그들은 선유도의 시간 속에 담긴 사이트의 힘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힘을 발견하고 그 힘 속의 잠재적 가능성을 극대화시킨 "발견의 디자인"을 선유도의 시간에 선물했기 때문이다. 4.0 또는 0.3 선유도공원을 넘어, 비평을 넘어 선유도공원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쟁점을 의식하고 있는, 아주 다양한 각도의 비평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다: 인간-자연 이원론을 극복할 수 있는 문화적 자연, 전통적 도시 공원의 위기를 해소하는 대안적 실험,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사이트의 재활용 전략, 형태중심적 디자인을 넘어서는 물성의 실험. 물론 선유도공원은 이런 거창한 쟁점의 소재가 될 자격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나는 선유도공원을 놓고 한국 조경의 동시대적 환부를 진단하고 미래의 좌표를 처방하는 하는 책무를 다른 지면에, 다른 비평가에게 넘기려 한다. 단지 선유도공원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 한가지를 알리고 싶다: "그것은 새로움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새로움은 아주 오래된 시간에서 발견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