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노들 글로벌 예술섬] 프롬나드 링 Promenade Ring
    단절된 순환, 고립된 장소들, 조각난 섬 노들섬은 동쪽과 서쪽이 단절된 두 개의 섬이다. 서측 문화 시설과 동측 자연 요소는 무관하게 존재한다. 동측 맹꽁이 숲은 섬에서 소외되어, 방문자는 시설이 집중된 서측 노들마당에만 머문다. 이는 노들섬을 통해 만나게 되는 한강의 경험을 제한하고 섬의 가능성을 축소시킨다. 2km에 달하는 노들섬 둘레에 지상부와 기단부를 연결하는 요소는 4개소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옹벽 안쪽과 외부가 나뉘고 섬의 많은 부분이 수변 공간과 단절된다. 인공섬인 노들섬은 자연화된 영역의 범위가 얼마 되지 않는다. 특히 동측의 옹벽과 콘크리트 호안은 강의 경험을 삭막하게 한다. 프롬나드 링 ‘프롬나드 링(Promenade Ring)’은 노들섬에 이미 존재하는 자연 요소와 문화 시설을 이어주며, 조각난 섬을 하나의 섬으로 만드는 경관 경험의 루프다. 이 루프를 기반으로 하나의 노들섬을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을 세웠다. 하나의 섬을 위한 순환 고리, 프롬나드 링: 섬의 동서 양안을 강하게 묶어 통합하는 보행 체계인 프롬나드 링을 제안한다. 이 링은 섬의 모든 곳에 도달하며 고립을 해소하는 일종의 보행 고속도로다. 인공화된 섬의 재자연화, 자연의 후광: 낮은 제방을 기초로 삼아 섬 경계에 플랜터를 쌓는다. 이로써 선형 공원을 연장하고, 하안을 늘려 물을 담고, 수면 위 새로운 경계에 수생 비오톱을 품을 수 있다. 섬 안팎의 상호 전이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밴드: 섬의 경계를 보행로, 전망대, 전시장 등 다양한 건축 요소와 결합된 프로그램 밴드로 만든다. 밴드는 경험을 파편화하지 않으며 다양한 감각의 층위를 형성한다. 수변과 지상부의 수직적 연결, 링의 내외부를 수평 연결하는 총체적 매개 장치: 한강대교 남북단에서 건너 온 보행자가 섬 입구에서 바로 순환에 합류할 수 있게 한다. 4개소의 입체 교차로에서 노들섬 보행 체계에 바로 올라탈 수 있으며, 이곳에서 섬 곳곳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링에서 지상부 및 옹벽 아래 자연형 순환 공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러 수직 동선을 최소 100m마다 계획한다. 링과 기존 시설을 잇는 연결로를 계획하고, 체험형 가든(맹꽁이 숲)과 같은 레벨에서 언제든 숲으로 접근할 수 있는 확장된 판과 숲을 조망하며 머물 수 있는 좌석을 마련한다. 노들 프롬나드 링과 한강공원 노들지구: 노들섬의 위 아래를 연결하는 프롬나드 링은 한강을 새로운 방식으로 거닐게 한다. 한강 오픈스페이스의 선적 네트워크에서 노들 프롬나드는 잠수교, 한강연결공원과 함께 한강을 즐기는 입체적인 보행 명소가 된다. 노들섬 둘레를 따라 펼쳐지는 다채로운 소공원들의 집합은 한강공원 노들지구로서 한강공원의 새로운 목적지가 된다. 이는 노량~흑석 생활권에 한강변 공원을 제공하고 여의도와 반포를 잇는 구심 역할을 한다. *환경과조경435호(2024년 7월호)수록본 일부
    • 강예린(서울대학교)+SoA+최영준(서울대학교)
  • [노들 글로벌 예술섬] 더 리플즈 The Ripples
    서울 중심에 위치한 노들섬은 문화와 정원이 함께 어우러진 대표 명소다.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을 뜻하는 ‘노돌’에서 유래된 노들섬의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노들섬은 새가 자주 찾는 섬이었으며 생태 서식지이기도 하다. 지리적 이점에도 노들섬이 서울의 대표 정원이자 문화적 명소가 되지 못한 이유는, 섬이라는 대상지의 특성으로 인해 도시와 물리적으로 단절되어 있고 도시의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노들섬의 인프라를 재구상하고 지역 여건을 개선하며 주변 맥락과 환경을 활용하는 해결책을 제안한다. 세 가지 제안 첫째, 노들섬을 통합한다. 노들섬을 횡단하는 도로 위에 도로를 가로지르는 대담한 구조물을 놓아 분리된 섬을 다시 하나로 연결한다. 새롭게 놓일 이 구조물은 대로의 소음과 오염이 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뿐 아니라 장애 요소를 진입 관문으로 탈바꿈시키는 통합적 디자인 요소가 된다. 둘째, 공간 활성화를 도모한다. 노들섬 중심에 위치한 캐노피는 다목적 중앙 허브로써 노들섬의 모든 방향으로 뻗어 있다. 이 구조물은 노들섬의 독특한 환경 조건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제공한다. 그늘을 제공하고 비를 막아주는 등 다양한 상황으로부터 방문객을 보호하는 쉼터로써 기능하고, 기존 건물들을 연결하면서 숲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산책로가 되어준다. 건물과 캐노피가 유연하게 엮인 모습은 섬의 역동적 정신을 상징하며 다양한 상호 작용과 참여를 이끌어낸다. 셋째, 다양한 발견의 경험을 제공한다. 고립되었던 노들섬의 공간들을 수변부에서부터 숲 꼭대기까지 이르는 길과 조화롭게 연결해 하나의 탐험 경로를 만든다. 이러한 동선은 방문객이 다양한 야외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자연적인 휴식처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이는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펼쳐진 수상 예술 무대로 이어져 노들섬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한다. *환경과조경435호(2024년 7월호)수록본 일부
    • Bjarke Ingels+BIG+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 [노들 글로벌 예술섬] 셰어링 노들 Sharing Nodeul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노들섬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노들섬의 제한된 가용 면적은 늘어난 방문자를 수용하기엔 역부족이며, 강과 단절된 섬의 형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불리하다. 이러한 노들섬의 표면을 입체적으로 확장해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데 편리한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이는 대규모 공연을 즐기는 사람과 산책을 즐기는 이들에게 노들섬을 자연스럽게 나누어 쓸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표면 확장을 통해 증가한 흙의 양은 생물 다양성의 기반이 되어 다음 세대에게 풍성한 숲의 노들섬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입체적 표면 확장 노들섬은 가로지르는 도로를 기준으로 오른쪽 공간은 맹꽁이 숲과 헬기장으로, 왼쪽 공간은 노을마당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으로 나뉜 노들섬을 완만한 경사를 지닌 마운드로 연결해 하나의 섬으로 만들고자 한다. 기존 건물과의 관계를 고려한 마운드를 형성하기 위해 새로운 컨트롤 라인을 제안한다. 노들섬은 여름의 뜨거운 남동풍과 겨울철 매서운 북서풍 영향을 받는다. 마운드를 넓게 절개해 여름철에는 맹꽁이 숲을 지나며 차가워진 남동풍이 왼쪽 내부로 스며들도록 유도해 지면의 열기를 식힌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북서풍이 사면을 넘어가게 되어 오른쪽 내부의 안정적인 환경 유지를 꾀할 수 있다. 정밀한 절개는 노들섬과 기존 건물을 연결해 섬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더불어 건물 주변에 계단형 옹벽을 조성함으로써 수변부와의 연결성을 강화했다. 노들섬의 공간 기존 엘리베이터를 수직으로 연장해 마운드 상부와 연결시켜 내부와 외부 공간을 유연하게 연결하고 공간의 쓰임새를 풍성하게 한다. 기존 잔디 광장을 입체적으로 확장해 잔디마당과 야외 무대, 생태로, 루프탑 등 여러 공간을 조성한다. 노들섬의 북쪽과 남쪽에 한강의 깊이와 유속 차이를 고려한 수변 공간을 조성한다. 기존 노을마당을 이용자의 밀도를 조절하기 위해 확장한다. 기존 라이브하우스 옥상은 마운드로 덮인 실내 데크 공간으로 만들어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활용한다. 완만한 경사의 상단부에서는 피크닉을 즐기고, 노을을 바라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환경과조경435호(2024년 7월호)수록본 일부
    • 김찬중+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정욱주(서울대학교)+JWL
  • [노들 글로벌 예술섬] 숨
    서울 한강의 중심에 위치한 노들섬은 단순한 섬이 아니다. 도심 속 섬이라는 특수성을 극복해야 하는 단점으로 여기기보다 장점으로 극대화해야 한다. 노들섬은 땅과 물, 자연과 도시, 일상과 비일상이 부딪히며 공존하는 살아 있는 지형 공간이다. 지형은 늘 변화한다. 살아 숨쉬는 한강 위의 플랫폼으로서 노들섬의 가능성을 바라본다. 도시의 허파 글로벌 예술섬 조성 전략으로 그리드 체계의 퓨처 인프라(future infra), 그물망 형태의 공중 보행로 지오웹(geo web), 작동하는 생태섬으로서 네이처 노드(nature node)를 제안한다. 퓨처 인프라는 노들섬과 미래 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유동하는 그리드 구조를 통해 랜드마크를 형성한다. 공중 보행로 지오웹은 낮은 언덕 같은 지형으로 도로로 인해 분절된 노들섬을 연결해 하나의 섬으로 인지하고 이동하게 한다. 공중 보행로 중간 중간에 놓은 징검돌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예술섬으로서의 상징성을 드러낸다. 섬 전체를 하나의 통합적인 생태계로 만들기 위해 지형과 수환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재구성하고 자연의 순환 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지속가능한 장소를 만든다. 이를 통해 노들섬은 서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도시의 허파가 될 것이다. 한강의 자연을 감각하다 모두에게 열려 있고 접근이 용이한 수변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콘크리트 호안, 옹벽, 도로 등 인공 구조물로 분절된 영역들을 큰 지형의 흐름 속에 통합한다. 이를 통해 섬 전체를 통합 생태계로 만들어 지형과 수환경이 자연스럽게 연속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기존 잔디마당과 인공 호안은 생태 호안, 습지 등 수위 변화에 회복탄력성을 갖는 생태 공간으로 계획했다. 억새와 들풀을 심은 생태 호안은 사계절 변화하는 풍경을 선사하며, 호안부를 따라 섬을 둘러볼 수 있는 순환 산책로에서는 한강의 자연과 도시 경관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계단식으로 나뉜 기단부와 호안부를 하나의 둔덕으로 연결하고, 습지 정원을 통해 지상부로부터 집수된 물을 단계적으로 저류해 자연 정화 과정을 거쳐서 한강으로 흘려보낸다. 이외에도 부유식 수상 무대 등을 통해 한강을 배경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수상 예술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 *환경과조경435호(2024년 7월호)수록본 일부
    • 나은중+유소래+ 네임리스건축사사무소+ 오픈니스 스튜디오
  • [노들 글로벌 예술섬] 비평: 인간과 자연, 유토피아의 의미를 묻는 노들 예술섬 공모
    2005년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해 시작됐던 노들섬 프로젝트는 수차례의 공모와 건설을 거친 뒤 지금에 이르렀다. 이번 공모에서는 국내 건축가 네 팀은 안타까운 고배를 마셨고, 떠오르는 논쟁적인 영국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헤더윅 스튜디오)의 ‘소리 풍경(Soundscape)’이 당선작으로 결정되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발주처의 공모 의도와 절차에 대한 의구심부터 당선작에 대한 호불호 논란까지, 그야말로 건축계의 여러 관점을 한꺼번에 엿볼 수 있는 요즘이다. 공교롭게도 나는 작년에 헤더윅의 신간 『더 인간적인 건축(Humanize)』을 번역하고 올해 출간을 기다리던 참에 이 공모 결과를 접했고, 궁금한 마음에 너덧 시간에 걸친 공개 심사 영상을 찾아서 봤다. 여러 모로 한국 건축의 현 상황을 잘 보여준 의미 있는 발표회였다. 도시의 아이콘을 만들려는 발주처의 공모 의도가 확실히 공표되었고, 초대된 국내외 건축가들이 취한 접근도 인상적으로 대비되었다. 당선작은 공모의 의도에 가장 부합한 것으로 보이며, 당선작 선정에 관해 심사위원들 간의 이견은 없었다고 언론은 전한다. 하지만 건축계의 온라인 공론장에서는 여전히 당선작에 대한 불호가 상당해 보이고, 국내 건축계의 불황 속에서 용산 일대의 개발주의에 랜드마크 건축을 동원하려는 시 당국의 움직임은 당선작에 대한 불호를 더 부채질하는 느낌이다. 헤더윅의 당선작은 서울시의 아이콘주의에 동원된다는 의심을 피해 갈 수 없지만, 작품 자체는 단순한 아이콘을 넘어 사회적 자연의 매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단지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대중이 머무를 객석의 용도로 공중 공간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꾀한 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헤더윅의 말대로 구조물을 떠받치는 기둥을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얼마나 아름답게 장식할지, 그리고 얼마나 다채롭고 유기적인 조경이 이뤄질지가 관건일 것이다. 구조물과 유리된 채 모래알처럼 분산된 조경과 무표정한 고가도로 하부를 남긴 서울로7017을 재탕할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의 실험 정신이 한국에서 얼마나 예산 초과를 하지 않고 제대로 실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그에 비해 위르겐 마이어는 구름을 개념으로 하여 전반적으로 더 시적이면서도 무난한 현실감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안을 발표했지만, 헤더윅의 더 극적이고 음악적인 제안에 심사위원단의 맘이 기운 듯하다. 해외 건축가 세 팀 가운데 작년 1차 대시민 포럼에서 발표된 디자인을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한 경우는 헤더윅과 비야케 잉겔스(BIG)로 보이는데, 잔물결을 주제로 한 비야케의 안은 상징성이나 시학, 기능, 심지어 발표 면에서도 모두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아울러 국내 건축가들의 발표를 보면서 인상적으로 느낀 점 하나는, 노들섬의 윤곽과 둘레길의 유행 때문인지 몰라도 참여한 모든 국내 건축가의 안에서 중정형 회로 개념이 가족유사성처럼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강예린+SoA는 타원형 둘레길 자체가 주된 콘셉트고, 나은중+유소래(네임리스건축사사무소)는 비정형적으로 흘린 산책로를 두었음에도 그 위에 직사각형 회로를 덮었으며, 김찬중(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은 타원형 회로를 복수로 증식시켜 중간 중간 자르고 가지를 친 느낌이다. 신승수(디자인그룹오즈건축사사무소)는 길보다 벽의 객석에 가까워 보이지만 역시 길이 회로처럼 공간을 두르고 있다. 작년 1차 포럼에서는 이런 가족유사성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1년간 무 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공개된 1차 경쟁작들을 보면서 모두 이렇게 유사한 기하학에 이끌리게 된 계기라도 있었던 것일까? 경쟁의 압박 속에서 작위적인 선을 그리지 않겠다는 합리성에 대한 강박이 작동한 것이었을까? 뭐가 됐든 간에 노들섬처럼 그야말로 자연 속에 펼쳐질 공간에서도 자유로운 선을 느끼기 어렵다면, 도시의 격자에 매여 사는 대중은 어디서 인간의 자유로운 선을 느껴야 할까? 물론 자유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나은중+유소래는 강력한 직사각형 밑에 우연성에 입각한 듯 자유로운 곡선의 지오웹(geo web)을 대비시켰지만, 그 곡선 또한 마치 물감을 흘려 그린 듯한, 그러니까 역시 자연 법칙에 기대고서야 그릴 수 있었던 추상적 형상으로 보인다. 언뜻 나비의 날갯짓을 연상시키는 비야케의 안은 중심부에서 요동치는 휘황찬란한 곡선을 사용했지만, 사람들의 다채로운 경험을 반영하기에는 지나치게 자기만의 형태적 자유에 사로잡힌 모양새다. 반면에 헤더윅의 곡선은 사람들을 위요하고 떠받치는 사용성을 갖추면서도 인간의 손으로 그려낸 느낌을 준다. 숲 속에서 인간을 떠받쳐 주는 깔때기 식물 같은 곡선의 이미지는 초월적 자연의 무위성을 추상적으로 재현한게 아니라, 서울의 산세에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인간적 공간을 구상적 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는 무위의 자연이나 개인적 표현의 자유보다 자연 속에서 여럿이 함께 경험하는 자유가 더 중시되고 있다. 헤더윅의 안은 인간적인 표현으로 자연을 유비하지만, 반대로 김찬중과 나은중+유소래의 안은 역시 인공적이면서도 외부의 패시브한 시스템보다 내부의 액티브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거나 미래 변화에 대비한 수직 격자 시스템을 덮어씌우는 식의 기계적 충동을 강력하게 드러낸다. ‘인공(人工)’이라는 한자말은 주로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이라는 의미로 쓰여 기계적인 것과 혼동되곤 하지만, 사실 축자적 의미로는 그저 ‘인간이 만든’ 것을 뜻할 뿐이다. 기계적인 것은 인공의 일부일 뿐, 인공 자체가 기계적인 것은 아니다. 인공물의 부자연스러움을 극복하고자 더 ‘자연스러운’ 인공물을 원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 따른 욕망이지만, 그것을 기계적 충동으로 대체하려는 것은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더 소외시키는 페티시즘이다. 이것은 분명 헤더윅의 안에 담긴 가우디적 영감과 반대되는 것이다. 물론 가우디의 구조는 매우 과학적이지만, 그의 조형은 자연을 유비하는 인간적인 손맛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중의 사랑을 받고 오랫동안 기억되어 왔다. 헤더윅은 실제로 가우디 때문에 건축을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기도 하다. 자연에 대한 접근은 이번 참가작들의 성격을 가르는 중요한 논점이다. 김찬중과 나은중+유소래의 기계적 충동이 인공을 페티시화한다면, 강예린+SoA는 인공을 최소화하며 자연을 회복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기존 노들섬의 자연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방향을 취하면서 강과 면하는 외측 콘크리트 경계를 없애는 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경계의 해체는 헤더윅의 안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다. 강예린+SoA의 안은 자연을 가급적 건드리지 않기 위해 인공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그렇게 최소한으로 두른 타원형 공중 도로는 인공적인 기하학의 전형을 보여준다. 반면에 헤더윅의 안은 자연과의 유비 속에 비교적 자유로운 인공을 녹여낸다. 전자는 여전히 인공과 자연의 이분법에 기초하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인공이 자연을 모방하는 충동으로 나타난다. 이번 공모의 결과는 인간-자연의 이분법에 기초한 자연 중심주의보다 자연 속에서 공생하려는 인간의 유토피아적 충동, 말하자면 인간적 자유와 자연의 적극적인 어울림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김찬중과 나은중+유소래의 기계적 충동, 그리고 강예린+SoA의 자연 회귀 욕망은 모두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한편 인간과 자연 모두를 기계적 합리화로 귀속시키려는 전자의 페티시즘은 인간-자연의 이분법에 사로잡힌 후자의 강박을 뒤집은 도착적인 충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두는 헤더윅의 인간-자연 공생주의와 대비를 이룬다. 그렇게 한국 팀들은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함께 음악을 즐기는 공간보다 보행자를 개별화시키는 길에 치중했다.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서 대중이 누릴 자유를 맘껏 상상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들의 자유로운 상상을 가로막은 것은 결국 이분법에 사로잡힌 윤리적 명령인 듯하다. 마치 ‘인간은 자연을 해치는 존재이니 가급적 자연을 멀리하고 자연에서는 자유를 자제해야 한다’는 식의 초자아적 명령 말이다. 하지만 그런 금지의 이분법에 빠질수록 인간은 자연과 접촉하지 못한 채 더 소외되고, 소외가 지나칠수록 더 기계화하기 마련이다. 산업 문명에 대한 비판적 사상가로 유명한 이반 일리치(Ivan Illich)는 ‘공생공락(共生共樂, conviviality)’의 윤리를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환경 사이의 창의적이고 조화로운 관계 맺기를 주문한 것이었다. 즉 인간은 자연을 멀리할 게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함께 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회와 자연은 하나의 ‘사회적 자연’으로 만난다. 어쩌면 우리는 그간 자연과 동떨어진 콘크리트 환경 속 각자도생에 길들여진 나머지, 자연 속 공생공락에 대한 상상을 억압해왔던 것이 아닐까? 물론 헤더윅의 소리 풍경이 그런 공생공락의 기능을 잘 해낼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이 작품은 애초에 상류층을 위한 오페라하우스로 시작됐던 노들섬 기획을 대중을 위한 음악섬으로 바꾸는 사회적 자연의 유토피아를 지향하지만, 문제는 그런 충동에 찬물을 끼얹는 계획이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유토피아’라는 말에 오해가 없기 바란다.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적 형태의 세계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현실을 바꾸려는 충동 자체를 말할 뿐이다. 서울시는 인근 용산 정비창 부지에 무려 100층 안팎에 이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초고층 건물군이 들어설수록, 헤더윅이 설계한 공중 구조물의 율동적인 곡선들과 불협화음이 생길 것이다. 서울시는 ‘예술섬’과 용산 초고층 단지를 모두 ‘랜드마크’ 개발로 묶어 진행하고 있는 듯하지만, 정작 그 예술섬 랜드마크의 주된 특징인 ‘대중을 위한 랜드스케이프’를 초고층 랜드마크가 해치며 탈취한다는 사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우리는 이 모순적인 개발 이데올로기를 더 비판해야 하지 않을까? 경관을 사유화하는 기업 자본의 초고층 이데올 로기를 비판하고, 공공을 위한 유토피아적 충동은 방어해야 할 때가 아닌가. * 이 글은 필자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수정·확장해 쓴 글이다. 조순익은 건축과 도시, 디자인, 비평 분야를 전문으로 작업해온 번역가로, 다수의 단행본과 간행물을 번역했다. 주로 정신 분석과 문화 비평의 관점에서 건축 현상을 해석하는 데 관심이 있으며, 저서로 『보는 기계와 읽는 인간: 건축문화 텍스트 읽기』가 있다.
    • 조순익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네이처(The) Nature 주최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협회, 한국조경가협회 주관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 환경과조경 후원 늘푸른 심사위원장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심사위원 김준연 STOSS 디렉터 박소현 코네티컷대학교 교수 오화식 사람과나무 대표 이영주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사무관 정홍가 쌈지조경 대표 최혜영 성균관대학교 교수 대상 에이비언 엑소더스 앳Avian Exodus at GMP_김아윤·김도연(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금상 타이들스케이프Tidalscape: 대지의 주름, 자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관_최준영·신재호·백지웅(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은상 티핑Tipping –3℃_신아영·권가령·양찬희(동아대학교 조경학과) 둠벙_김현우·김한빈·박초현·안민지·김지응(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 동상 시간의 메타포: 세 개의 숲_민세린·박나리·정인주(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브레이킹 더 월Breaking The Wall_Ke Fangni(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Mai Haotian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조경학과 석박통합과정 탈바꿈: 경사지를 복원하다Metamorphosis: Restore a Slope_이희수·이민서·권용조·최민 배재대학교 조경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대상: 에이비언 엑소더스 앳 GMP
    공항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드스트라이크 발생률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새들이 한국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고 항공기 운항률이 높아지며 증가하는 추세다. 버드스트라이크는 비행기 조종사가 가장 기피하는 사고이며 피해액도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1조억 원에 달한다. 사고의 경중에 상관없이 버드스트라이크가 일어나면 비행기는 회항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조류로 인해 비행기가 추락하는 대참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김포공항은 국내 공항 중 버드스트라이크 발생률이 가장 높다. 한강 하류와 굴포천, 아라뱃길 같은 수계공간과 새들의 좋은 먹이원이 많은 대장동 농경지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항은 24시간 새들을 모니터링해 연간 비행 경로와 이동 패턴을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로 인해 새들의 취식지인 대장동 농경지가 사라질 경우, 혼란을 겪은 새들이 흩어지고 예측 불가능한 동선으로 움직이며 버드스트라이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목표 동물의 시각에서 자연을 설계하고자 했다. 대장동 농경지를 개발하기 전, 새들에게 미리 한강 근처에 안전한 서식처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밤섬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하중도를 설계했다. 새들이 선호하는 하중도의 특징을 고려해 섬의 형성 과정을 계획하고, 빠르게 형성될 수 있도록 소형 테트라포드를 사용했다. 목표종 분석 큰기러기와 흰뺨검둥오리의 경우, 취식지인 대장동 농경지에서 휴식지인 한강 본류와 굴포천으로 이동하는 도중 활주로 14 지역 상공에서 비행기와 충돌할 위험이 높다. 여름 철새인 황로와 왜가리는 공항 근처 산에서 번식한다. 번식처와 취식지, 한강을 오가다 비행기와 마주할 확률이 높다. 설치류를 먹는 황조롱이는 농경지와 한강을, 중부리도요는 장항습지를 많이 오가며 비행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김아윤·김도연(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금상: 타이들스케이프(Tidalscape): 대지의 주름, 자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관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일대는 8,000년에 달하는 긴 시간에 걸쳐 형성된 송도 갯벌이 있던 곳이다. 풍부한 해안 생태계가 형성된 생명의 터였지만, 행락지가 개발되며 32헥타르의 갯벌이 간척되었고 송도유원지가 조성됐다. 송도 해상 신도시 개발이 시작된 후 기존 갯벌의 절반 이상이 간척되었고, 대상지의 일부도 콘크리트로 매립됐다. 그 과정에서 도시 한가운데 위치하게 된 송도유원지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고, 결국 폐장되어 현재는 중고차 수출단지로 이용 중 이다. 2020년부터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유원지 용도 구역이 해제되었고, 난개발이 우려되어 2023년까지 개발행위허가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도시와 자연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과연 보편적인 도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까. 대상지가 속한 연수구가 대도시로 성장함에 따라 기존의 개발 논리보다 더 고양된 방향성이 필요하다. 송도 갯벌의 원형 경관 복원과 해안 서식처의 회복은 중요한 과제다. 다만 도시 개발의 속도는 자연적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자연이 온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자연의 섭리 속에서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연수구는 문명의 혜택을 누린 시간만큼 자연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공동의 기억과 도시의 성숙 구 송도유원지 일대는 도시의 문화적 장소였지만, 콘크리트 복개로 인해 장소성이 소멸하고 그 기억의 흐름도 끊어졌다. 옛 기억과 공동이 만들어 가는 기억으로 도시는 점차 성숙해간다. 기억의 흐름을 다시 연결하면 대상지는 사람들의 기억과 개성, 자부심 있는 연수구 시민들을 키워낼 것이다. 갯벌, 송도유원지,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억이 중첩되며 대상지는 함께 배우고 만들어가는 원도심과 송도 국제도시의 화합의 장이 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최준영·신재호·백지웅(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은상: 티핑(Tipping) –3℃
    감전동 사상공업단지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통해 공업 지역으로 성장했다. 조립 금속 등 제조업 비중이 큰 산업 단지였지만, 1990년대 이후 단지의 전통적 주력 사업이 쇠퇴했다. 이후 방치된 노후 건물이 늘어나고, 각종 소음과 악취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전락했다. 그 중 대상지가 위치한 학장동은 공업 지역으로 인근 상업 지역과 주거 지역에 비해 대기 중금속 농도가 각각 7.3배, 5.6배 정도 높았다. 대상지 반경 2km 이내에 산과 수변이 있어 생태적 이점이 있지만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산시 녹지 부족 지역으로 선정될 정도로 그린 인프라가 몹시 부족하다. 바람길 도시의 공업화는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공업화로 인해 뜨거운 공기가 도시 안에 갇히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그린 인프라 단절, 찬 공기 유입 차단, 폭염 지속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빌딩 숲, 자동차 매연, 산업 단지 등으로 인한 열섬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 내 오염 물질의 분산이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숲을 통해 도심과 외곽 녹지를 연결하는 바람길에 주목했다. 바람길은 도시 외곽 산림과 도심 속 숲을 연결해 차가운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인다. 이를 통해 공기 순환을 촉진하고, 미세 먼지 등 대기 오염 물질과 뜨거운 열기를 도시 외부로 배출한다. 티핑포인트 대상지 일대에 다양한 숲을 조성해 그린 인프라를 구축하고, 바람을 끌어들여 공기의 순환으로 온도를 낮추고자 한다. 흔히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작은 변화들이 기간을 두고 쌓여, 더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하는 단계를 일컫는다. 우리는 공단에 일종의 티핑포인트를 만들고자 했다. 공단 내의 온도 3도 감소를 목표로 점·선·면적 녹지로 바람길을 계획했다. 3도라는 변환점을 통해 공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 바람이 불어올 수 있는 환경을 구상했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신아연·권가령·양찬희(동아대학교 조경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은상: 둠벙
    선조들의 지혜, 둠벙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는다.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도에 위치한 신기마을은 매년 극심한 가뭄으로 생업을 위협받고 있다. 과거의 연평균 강수량을 고려해 만든 관개 시설은 현재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직렬로 연결되어 있어 교체가 어렵다. 누수가 일어나거나 부식되어 파이프가 터져야만 수리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상수도 의존도가 높은 오늘날 이러한 문제는 여러 경제적 손실을 불러오고,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 영위를 힘들게 하고 있다. 비교적 연 강수량이 낮고 지형 특성상 대규모의 댐을 만들 수 없는 남부 지역, 그중에서도 특히 규모가 작고 갯수마저 적은 댐에 의존해 사는 섬 지역 주민은 장마철 전봄에 극심한 가뭄을 겪는다. 이러한 문제를 자연적이고 본질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선조들의 지혜를 빌렸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주로 벼농사를 지어왔다. 비와 지하수에 의존했던 과거에 선조는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둠벙이라는 수리 시설을 고안해 이용했다. 이러한 둠벙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탄생시켜 농작물 관개 방식을 향상시키고, 각종 생물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자 한다. 정화하고 모아주는 방지턱 둠벙 암태도의 신기마을은 지반이 암석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환경에 자리 잡고 있다. 가파른 경사의 산에 둘러싸여 있고, 일직선 형태의 물길은 우수를 그저 흘려보낼 뿐 토양에 제대로 침투시키지 못한 채 바다로 보낸다. 이 때문에 저수지 아래로 흘러가버린 물을 다시 펌프로 퍼 올려 저수지에 저장해 사용하고 있다. 여러 방면에서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방지턱 둠벙은 강수 시 빠르게 유실되는 물의 유속을 낮추어 지하수를 모아주는 동시에 방지턱을 통해 물을 정화해 주는 둠벙이다. 덕분에 집수한 물을 농업용수뿐 아니라 생활용수와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방지턱 둠벙에 물이 모이며 형성되는 둠벙은 다양한 생물의 삶의 터전이 되어, 가뭄을 겪고 있는 동물에게도 해갈을 선사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김현우·김한빈·박초현·안민지·김지응(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
<<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