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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중심문화업무지구
Xi’an CCBD
고대 중국의 수도
중국 중부 산시(Shanxi) 지방의 수도인 시안(Xi’an)은 사원, 역사적 랜드마크, 보행자와 자전거를 탄 방문객이 많이 찾는 성곽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진시황의 무덤을 위해 만든 2,000년 역사의 테라코타 군대(병마용)가 바로 고대 수도인 시안의 유산이다. 8천 구 이상의 진흙 조각상을 보러 매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시안을 방문한다. 하지만 이 병마용은 오늘날까지 시안에 이어지고 있는 도예 문화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8백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시안의 고대 유적지와 북적거리는 도심은 모든 관광객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장소다. 한편 역사적 성곽 밖 지역은 중국의 빠른 도시화를 보여준다. 고층 거주지가 엇비슷한 형태로 펼쳐지고, 거대한 도로가 중심부로부터 뻗어나가며 끝이 없을 것 같은 그리드를 형성한다.
도심 밖 새로운 지구를 설계하는 시안 중심문화업무지구(이하 시안 지구) 프로젝트를 맡은 헤더윅은 자문했다. 이처럼 외곽에 놓인 지역을 방문할 가치가 있는 장소로 만들 수 있을까.
평범한 과제와 특이한 접근 방식
시안 지구 프로젝트는 2020년 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무렵 시작됐다. 시안 지구를 대상으로 한 공모에 세 개 회사가 초청됐고, 헤더윅 스튜디오는 평범한 공모 과제에 상업 시설을 곁들인 대규모 쇼핑 시설과 복합 활용 고층 빌딩이라는 독특한 접근법을 제시했다. 유리벽과 강철로 구성된 거대 덩어리를 만드는 대신, 장소 특정적이고 인간 중심적 스케일의 도시 지구로서, 문화, 사회, 상업의 중심지인 쇼핑몰의 개념을 제고하고자 했다. 특히 대규모 산업화와 저렴한 건설을 추구하는 시대에 공예, 돌봄, 장기적 고찰에 뿌리를 둔가치가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을지 고심했다.
155,000㎡ 규모의 대상지에는 몇 가지 난제가 있었다.새로 건설되는 공간에 둘러싸여 있어 장소 정체성을 부여하는 어떤 역사적 요소도 대상지에 남아 있지 않았다. 동쪽의 시안 천단天壇 유적, 서쪽의 산시 TV 송신 탑 사이에 위치한, 옛것과 새로운 것의 중간에 놓인 땅이기도 했다. 이 도시적 위치의 중요성을 인지한 그룹 리더인 맷 캐시(Mat Cash)는 “두 개의 축이 만나며 서로 다른 방향성이 한데 모아지는 어떤 순간, 그 중심의 필요성이 야기됐다”고 설명했다.
헤더윅 스튜디오 팀은 클라이언트와 2년간 소통하며 언어와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시안과 동떨어진 곳에서 대상지의 복잡한 역사를 연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설계 팀은 2023년 처음으로 시안 지구 대상지를 방문했는데, 이때 시안 북동부의 화산에 올라 본 풍경으로 인해 설계 방향을 극적으로 틀게됐다. 프로젝트 리더인 루이스 사크리스탄 무르가(Luis Sacristán Murga)는 이때의 경험은 설계에 지형을 통합시키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화시켰고, 시안 지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안 트리(Xi’an Tree)의 공중 경관에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2024년 12월 공개된 시안 지구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완공의 전 과정을 4년 안에 해내야 하는 초고속 프로젝트였다. 시안 지구를 안정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건 3천여 명의 건설 노동자의 노력 덕분이다. 설계 팀은 시안 지구를 발견과 탐험의 장소로 상상하며 보행을 위한 거리, 정원, 테라스를 구상했다. 완전히 새로우면서도 시각적으로 복잡하고 심지어 부분적으로는 거칠게 보이길 바랐다. 무엇보다 시안 지구를 시안 시와 공명하며 역사를 기념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좀 더 부드럽고 풍요로우며 독특한 방식의 중국 도시 개발의 모델이 되기를 바랐다.
도시, 거리, 문
맷 캐시는 방문하고 싶고 의미 있는 시안 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시에서 생겨나는 어떤 정신, 다양성, 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계 팀은 다양한 스케일에서 시각적 복잡성, 내구성,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이 어떻게 도시와 거리, 문의 높이에서 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탐구해 새로운 시안 지구에 필요한 요소를 갖추려 했다.
인간 중심 스케일의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 필요했다. 거대 블록을 쪼개 사회적 교류가 벌어지는 작은 공간을 만들고, 불필요하게 넓은 유리 평면을 줄이고, 부드럽고 마감이 완벽하며 질감이 살아 있는 소재를 더해 손을 뻗어 만져보고 싶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복합 쇼핑몰은 타워 상단의 사무 공간이나 아파트로 연결되는 공공시설을 갖고 있다. 이러한 두 개 블록 덩어리는 설계하기 용이할 수 있으나 정체성의 차원에서 이점이 없고 아름답지도 않다. 시안 지구에도 공공 가로와 타워가 있다. 87,760㎡의 사무 공간, 110,000㎡의 아파트, 35,000㎡의 호텔이 있지만 서로 구분하기 어렵다.
쇼핑 시설의 계단식 옥상은 24m에 달하는 높이를 자랑하며 공중 테라스, 정원, 광장으로 이어지는 분리된 건물들의 군락을 형성한 것처럼 보인다. 흙색 세라믹 타일로 덮인 78개의 기둥과 휘어진 빔beam은 중국의 전통적인 네스팅 테이블(nesting table)과 사원을 연상시킨다. 지구 경계부에는 좀 더 낮은 높이의 지붕이 중앙을 향해 솟아오르며 사람들의 시선을 시안 트리를 향해 돌린다. 시안 지구는 고대 그리스 같은 공간으로 변한다. 서로 보고 보이는 상업적이며 사회적인 공간이다.
건축과 경관을 통합했다. 상업 시설의 옥상은 정원으로 변모하고, 유리벽은 외부 공간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시안의 가로수에서 영감을 받아 시안 지구 전체를 엮을 수 있는 식재 계획을 세웠다. 상업 시설의 다섯 개 층 사이를 연결하는 포장된 테라스와 선큰 정원은 만남, 휴식,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그늘을 제공한다. 이 경관은 도시로 연장되어 주변 거리로 확장된다.
도시 스케일에서 시안 지구는 서양의 도시계획에서 그 리드를 활용하기 훨씬 이전에 등장한 시안의 독특한 그리드 체계를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평면형 그리드가 도로와 블록을 구성하는 데 반해, 시안 지구의 그리드는 수직으로 올라가며 삼차원 도시 시스템을 구획하고 복잡한 도형에 논리를 만들어낸다.
모든 설계에서 너무 평범한 건 피하려 했다. 동일한 포장 패턴을 계속 사용하기보다 길을 알려줄 수 있고 문 화적 함의가 있는 방식으로 패턴을 만들었다. 한 건물 앞 공간을 은행잎 형태의 패턴으로 포장했는데, 이 패 턴은 1,400년 역사의 고관음선사(Guanyin Temple) 앞뜰 의 은행나무를 상징하는 것으로 장수, 인내, 희망, 평화를 의미한다.
작은 요소에도 주목했다. 도예 장인이 만든 세라믹 타 일로 건물 외벽을 장식하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덮었다. 휘어지는 난간의 끄트머리는 한손에 잡히는 구 형태로 부풀어 오른다. 이러한 작은 디테일은 기억에 남는 장 소의 촉감과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수직 정원
식물원이자 조각 작품인 시안 트리는 공공 공간의 중 심이자 사회적 자원이다. 지하층에서부터 높이 57m에 이르는 시안 트리는 지구 중심의 만남의 장소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도시를 기념한다. 시안은 4,000마일 에 달하는 길인 실크로드의 동쪽 끝에 있던 도시로 장거리 여행을 시작하고 끝내는 지점이었다. 시안 트리의 가지처럼 뻗어 나온 구조물을 걸어 오르는 경험은 실크로드의 미니어처 위를 걷는 기분을 자아내며 고대 유통로에서 시안이 담당했던 역할을 상기시킨다.
시안 트리에는 꽃잎이라 불리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길 이 6~7m의 테라스가 중앙 기둥을 휘감아 올라간다. 이 꽃잎은 터키에서 중국 동부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거쳐 가는 일곱 종류의 생물 군계를 의미한다. 방문객 은 온대 스텝지대에서 시작해 알파인 툰드라, 산간 수 림, 온대 아한대 숲, 건조한 관목숲을 통과하는 돌계단을 걸어 다양한 색채와 질감을 경험하고 건조한 스텝 지대에 도달해 시안 지구와 그 너머의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내부 나선형 계단과 엘리베이터는 유통, 생태, 공동체를 상징하는 이 연속적 정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미래 유산을 빚다
시안 지구 프로젝트는 현대 공예의 정수를 보여준다. 컴퓨터 렌더링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반적인 건물과 달리, 수 세대에 걸쳐 시안의 명성을 쌓은 장인정신의 공예 과정을 드러낼 수 있는 불완전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손수 제작한 오브제는 아름다울 뿐 아니라 고유한 형태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맷 캐시는 “산업화가 가져온 효율성과 완벽함은 종종 인간성의 감각을 상실시킨다. 우리는 모두 다른 결함을 갖고 있기에 불완전함에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라믹은 시안의 문화적 맥락을 보여줄 뿐 아니라 시각적 복합성, 삼차원적 질감, 더 나은 방문객 경험을 제공해 시안 지구에 인간미를 더한다. 건물 표면을 뒤덮기 위해 30,000㎡의 세라믹 타일 시공 계획을 세웠는데, 기계로 만든 표준 규격의 타일로는 불가능했다. 시안의 장인들의 솜씨가 필요했고, 거대한 복합 쇼핑몰을 타일 공예품으로 덮는 설계에 클라이언트가 동의할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클라이언트가 도전에 응했으며, 실제 크기로 구조와 자재 조립 목업을 만드는 데도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하지만 소규모 작업을 주로 하 는 장인들은 시안 지구 프로젝트에 필요한 많은 양의 타일을 만들어낼 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 한편 대규모 제작소는 동일한 형태의 결함 없는 타일을 만드는 데 특화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설계 팀은 일 년 반에 걸쳐 실험, 협력, 제작, 재제작 과정을 진행했다. 장인들의 작업량을 늘리고, 대규모 제작소가 공예 개념을 수용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고자 했다. 세리믹 공장 답사를 하며 상호반복적 배움이 이루어졌다. 2,000여 번의 실험을 거 치는 동안 제작소 직원들은 설계안이 담은 의도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 현장 중심적 과정은 특수한 자재 실험으로 이어졌고, 그중 하나가 일대일 스케일의 프로토타입 제작이었다. 최종적으로 휘어지고 골이 진, 100,000m 길이의 타 일이 완성됐다. 3~9층으로 바른 유약은 갈색과 크림색 이 회오리치는 매력적인 타일의 표면을 만들어냈다.
한 번의 시도 vs. 프로토타입
시안 지구 프로젝트를 다른 맥락의 대상지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클라이언트의 대담함과 예산은 헤더윅 스튜디오가 이처럼 독특한 프로젝트를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시안 지구는 하나의 현재진행형인 연구로 발전했으며, 다른 중국 도시도 따라할 수 있는 새 로운 제작 방식과 설계 방법을 이끌어냈다.
시안 지구 프로젝트의 진정한 의미는 공예의 가치와 인간 중심적 스케일의 사고 방식에 있다. 이 원칙은 다 른 대상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 루이스 사크리스탄 무르가는 돌봄과 연민의 마음가짐은 “도시를 공예로 손수 만든 마을로 설계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성공적 프로젝트는 어떤 건물의 맥락과 함께 작업하는 데서 오는 것이지 사전에 형성된 생각을 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도전하면 대상지와 이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가장 좋은 아이디 어로 당신을 이끌 것이다.
글 Heatherwick Studio
Design Heatherwick Studio
Design Director Thomas Heatherwick
Group Leader Mat Cash
Project Leader Luis Sacristan Murga, Simon Winters, Angel Tenorio
Project Manager Consuelo Manna, Jimmy Hung, Technical
Design Leader Nick Ling, Maura Ambrosiano
Collaborator 10 Design(architects), GP Architects(towers A&B), Lacime(towers C&D), KPF (original masterplan and towers)
Consultant Arup(facade engineering), RBS(structure engineering), WSP(MEP engineering), Surbana Jurong(structure tree engineering), CFT(facade tree engineering), WTD(landscape), Landworks(landscape), Speirs+Major(lighting), MIR(visualisation), Devisual (visualisation), Slashcube(visualisation), Robotics Plus(engineering)
Local Design Institute JZFZ(overall LDI), KTF(facade LDI), Sky Design(interior LDI), Green(landscape LDI), HDA(lighting LDI)
Ceramic Manufacturer HEDE(north podium), TOB(south podium), Yi Design(lift buttons)
Client China Resources Land
Location Xi’an, China
Area 155,000㎡
Completion 2024. 12.
Photograph Zhu Qingyan, Raquel Diniz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는 250여 명의 건축가, 디자이너, 메이커, 엔지니어, 조경가로 구성된 팀으로,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런던과 상하이에 있는 공동 워크숍과 디자인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건물, 공간, 마스터플랜, 오브제, 기반 시설을 만든다. 우리 주변의 건물과 장소를 근본적으로 더 즐겁고 매력적인 곳으로 탈바꿈시켜 인간적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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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밍턴 워터프런트 프롬나드
Wilmington Waterfront Promenade
태평양의 아름다운 자연과 이어져 있었던 로스앤젤레스의 윌밍턴(Wilmington) 지역은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확장으로 인해 해안에서 서서히 분리됐다. 로스앤젤레스 항만청은 북미에서 가장 분주한 컨테이너 항구이자 인근 지역의 주요 경제 원천인 이곳의 커뮤니티를 확대하고자 노력해왔다. 이 점을 고려해 윌밍턴을 지역의 매력 요소이자 경제적 원동력으로 만드는 데 전념했다. 로스앤젤레스 항만청과 직원, 지역 사회, 관련 기관과 협력해 윌밍턴 지역과 항만 사이에 자연스러운 완충 지대를 만들었다. 윌밍턴 지역의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자연에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과 산업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개발했다. 윌밍턴 워터프런트 공원, 아발론 북쪽 스트리트스케이프, 윌밍턴 워터프런트 프롬나드의 세 공공 공간이 마련됐다.
마스터플랜
항만청은 두 단계로 나누어 마스터플랜을 실행했다. 첫 단계는 2011년에 개장한 윌밍턴 워터프런트 공원이다. 유휴 부지를 해안으로 평행하게 뻗은 30에이커 규모의 공원으로 탈바꿈시켜 지역 사회와 항만 사이 완충 지대 역할을 하도록 했다.
두 번째 단계는 공원과 지역 사회를 바다와 연결하는 것이다. L자 형태의 신규 개발 부지로 산업 지구, 아발론(Avalon) 거리와 새로운 워터프런트 프롬나드를 연결했다.
공원 구성
항구의 영향으로부터 윌밍턴 워터프런트 공원을 보호하기 위해 평평한 기존 지형을 4.88m 들어 올려 견고한 조형 지형을 조성했다. 이곳은 그늘이 드리우는 완만한 잔디 경사로와 다목적 운동장을 하나로 통합한다. 들어 올린 지형 위에 만든 엘 파세오 프롬나드El Paseo Promenade는 벤치, 전시 정원, 캘리포니아 해안 철도 선로와 연결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종의 순환로로 기능한다.
향후 아발론 북쪽 지구의 보행자 통로가 대상지와 연결되면 방문객들은 산업 항구 부지를 지나 윌밍턴 워터프런트 프롬나드의 랜딩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곳은 조형 지형 꼭대기에서 LA 항구의 시원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입구가 된다. 흙으로 만든 돔 아래 화장실과 서비스 시설들을 교묘하게 배치했다. 공원 앞쪽에 있는 광활한 잔디밭을 가로질러 무대 역할을 하는 산책로를 걸어가면 오닉스를 깎아 만든 거친 돌로 된 계단식 좌석을 만나는데, 이곳에 앉아 물과 만나는 항구의 탁 트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환경과조경442호(2025년 2월호)수록본 일부
글 Sasaki
Lead Landscape Architect Sasaki(Zachary Chrisco, Philip Dugdale)
Local Landscape Architect Studio-MLA
Client Port of Los Angeles
Location Los Angeles, California, United States
Area 10ac
Completion 2024
Photograph Millicent Harvey, Barrett Doherty
사사키(Sasaki)는 도시설계, 건축, 토목 공학과의 협업을 통한 다학제간 디자인을 추구하며 전 세계의 대규모 국제 사무소, 문화 지구, 고등 교육을 위한 캠퍼스, 소규모 사무 공간을 설계해왔다. 다양한 스케일의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대상지의 문제점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해 넓은 스펙트럼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유연한 도시설계와 균형 잡힌 프로그램, 역동적인 공공 영역 등을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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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나드 사뮈엘 드 샹플랭
Promenade Samuel-De Champlain
프롬나드 사뮈엘 드 샹플랭(Promenade Samuel-De Champlain)(이하 사뮈엘)은 황량했던 2.5㎞ 길이의 고속도로와 철도 노선을 세인트로렌스강(St. Lawrence River)을 따라 펼쳐진 중요한 문화 거점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1단계 이후 15년 만에 완공된 3단계에서는 이전과 동일한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유지하되 차별화된 방문객 편의 시설을 만들어야 했다. 한때 이곳은 지역 주민에게 넘어설 수 없는 장벽이었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일반 도로로 바뀌고 철도 노선이 이전된 뒤 강변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15만㎡ 규모의 부지가 확보됐다. 설계 목표는 지역 주민에게 강을 되돌려주는 것이었다. 사뮈엘은 캐나다 퀘벡 주정부가 주도하는 수도 유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사회적 사명감을 설계의 원동력으로 삼고, 마스터플랜부터 건축과 조경, 가구와 신호 체계까지 모든 디자인 요소에 종합적이고 다학제적 방식으로 접근했다.
강의 회복
우선 세인트로렌스강의 존재감을 강화하고자 했다. 대상지의 본질을 포착하고, 이 지역의 역사적 상징성과 고유한 해안 생태계를 드러냈다. 디자인 영감은 목재 무역과 조선업을 기반으로 했던 대상지의 역사에서 얻었다. 19세기 초 기업가들의 창의적 발상을 디자인에 반영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간결하고 강력한 디자인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산업 유산의 관점에서 귀중한 자원인 목재를 통해 여러 세대에 걸쳐 부둣가 잔해와 더미가 형성했던 기존 해안선 경관을 떠올리게 하고자 했다.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는 지난 세기 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플라주 뒤 푸롱(Plage du Foulon)을 연상시키는 해변을 개발하는 것으로 매력적인 휴게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두 개의 볼륨
주요 편의 시설인 파빌리온 데즈 베노르(Pavillon des Baigneurs)는 볼륨감 있는 두 개의 직사각형이 길쭉하게 놓인 형태다. 하나는 해변 장벽에서 뻗어나가는 화강암 구조물로, 다른 하나는 화강암 기단 위에 놓인 목재 구조물인 파노라마 전망대로 독특한 볼륨감을 선사 한다. 전망대 내부에는 고성능 난간 유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실내외 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활기찬 해변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흰색 목재 중심의 실내 인테리어로 따뜻한 해안가 분위기를 연출하고, 캔틸레버 목재 구조물의 돌출부는 수변 공간의 문지방으로서 1층 해변 스낵바와 테라스를 장식하는 예술적 디자인 요소가 된다.
강변의 휴양지
사뮈엘은 건축가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나이, 개인적 배경,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오가며 즐길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은 시민을 위한 새로운 안식처가 된다. 미러폰드와 수영장은 강과 조화를 이루며 파빌리온에서 해변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연결을 만들어낸다. 인피니트 풀의 무한한 수평선은 이용자들에게 마치 강물 속에서 헤엄치고 산책하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해변 장벽과 바다 라임 잔디(sea lyme grass) 군락을 따라 만 들어진 모래 해변은 물길과 조화를 꾀하는 강변의 휴양지 같은 경관을 연출한다.
해안 산책로
해변을 따라 다양한 기능과 분위기가 있는 산책로가 펼쳐진다. 서쪽 방향 산책로에서는 자연적 지형에 융화되며 고유한 해안 경관을 드러내는 해안 초원을 연상시키는 정원을 가로질러 갈 수 있다. 파빌리온 드 라 코 트(Pavillon de la Côte)와 프롱트낙 키(Frontenac Quay)에는 현대적 감성을 담아냈다. 동쪽 부둣가 산책로는 기존 습지를 강조하며 드넓은 녹색 평원으로 마무리된다. 이 평원에는 파빌리온 드 라 부알(Pavillon de la Voile), 스포츠 시설, 피크닉 플랫폼, 강변 진입로 등 다양한 공간이 어우러진다.
지역 생태계와 공공 공간
대상지 지역의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기 위해 교목 1,055그루, 관목 2만8,950그루, 자생종 초화류 11만 7,000본 등 다양한 식물을 심었다. 생미셸(Saint-Michel) 습지를 활성화해 지역의 동식물군에 반드시 필요한 생태계를 보존하고자 했다.
다학제적 노력의 결과물이 잘 반영된 사뮈엘은 개장 후 방문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프로젝트 는 공중 보건, 기후변화 대응, 생태학, 생물 다양성 등 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완성도 높은 공간을 통해 구 현하고, 이용자에게 유의미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 한다는 공공의 목표를 달성하며 공공 공간의 위상을 높이고 좋은 공공 공간의 필요성을 역설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글 Daoust Lestage Lizotte Stecker
Lead Designer(Architect, Urban Design, Landscape Architect)Daoust Lestage Lizotte Stecker, Réal Lestage, Eric Lizotte, Caroline Beaulieu, Lucie Bibeau, Grégory Taillon, David Gilbert, Mélissa Simard, Luca Fortin, Maria Benech
Landscape Architect Consortium Daoust Lestage Lizotte Stecker, Option aménagement et Williams Asselin Ackaoui
Collaboration
Project Manager: Société Québécoise des Infrastructures(SQI)
Partner: Ministère des Transports et de la Mobilité Durable
Engineering: AtkinsRéalis, WSP, Tetra Tech
Process Engineering: François Ménard
Construction Manager: Pomerleau
Contractor: Construction BML(Station de la Côte, Station de la Voile et Boulevard), Construction Deric(Station de la Plage, Mirror of Water and The Swimming Area), Construction Citadelle(Pavillon de la Côte et Pavillon de la Voile), Bauvais & Verret(Pavillon des Baigneurs)
Client Commission de la Capitale Nationale du Québec(CCNQ)
Location Québec, Canada
Area 150,000㎡
Completion 2023
Photograph Adrien Williams, Stéphane Groleau, Maxime Brouillet, Nicole Grenier, Radio-Canada/Erik Chouinard
도스트 레스타주 리조트 슈테커(Daoust Lestage Lizotte Stecker)는 1988년 설립되어 건축, 조경, 도시설계를 다루는 다학제 디자인 그룹이다. 디자인 관습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시설계, 건축, 조경,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을 선보인다. 대상지와 주변 환경의 본질적 특성을 주의 깊게 살피고, 명확한 현대적 디자인 언어를 통해 과거의 흔적을 드러내는 방식을 추구한다. 간결함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건축의 관점에서 유의미하고 완성도 높은 공간을 설계하며 소규모 지역 단위부터 국제적 규모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 Daoust Lestage Lizotte Ste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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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첸뷔엘 공원
The Park, Recreational Area Butzenbüel at Zurich Airport
2017년 스위스 취리히 국제공항 인근 부첸뷔엘(Butzenbüel) 언덕을 재설계하기 위해 더 파크(The Park) 공모전이 개최됐다. 스튜디오 풀칸의 설계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공원은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Yamanotork Riken)이 설계한 18만 평 규모의 비즈니스 센터인 서클 단지와 함께 2020년 개장되어 고속도로, 공항, 서클 사이에 위치한 휴양지이자 평화로운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상지는 역동적 인프라로 둘러싸여 있으며 자연과 유사한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언덕에는 자연과 인공 경관의 역사적 층위가 쌓여 있다. 원래 이곳은 1960년대 고속도로를 만들며 나온 굴착토가 쌓인 빙하 퇴적물이었다. 1970년대에 인공 숲, 초원, 습지가 조성되면서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곳을 자연 보호, 여가 활동, 산림 활용 등 언뜻 보기에 서로 상충하는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설계를 통해 탈바꿈시키고자 했다.
상징적 경관 조각품
부첸뷔엘 공원은 그 자체로 상징적 경관 조각품이며, 서클 단지의 요구 사항에 부응하고 자연과 숲을 보존하고 있다. 주로 대상지에서 찾은 재료를 사용했는데, 한 예로 퇴적물 속 자갈을 산책로와 벽에 활용했다.
디자인 콘셉트와 두 가지 주요 개입
하늘, 숲, 빙하 퇴적물, 지형이라는 대상지의 네 가지 층위를 설계에 반영했다.
숲 개간: 나무들을 지름 200m의 타원형 공원 주변으 로 둘러 트리 링을 만들었다. 트리 링은 상징 공간이자 고요한 공간을 조성한다. 이곳은 언덕을 공원의 랜드 마크로 바꿔주는 ‘천상의 아레나’로 기능한다.
산과 고원: 언덕의 수직적 층위를 강조했다. 언덕 아래에는 스위스 빙하 퇴적물이 있고, 그 위에는 스위스 숲이 있다. 빙하 퇴적물을 활용해 추상적 조형물을 만들었다. 이 조형물은 하늘과 날씨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스카이 플랫폼과 함께 산의 정상 구역을 형성한다. 서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스카이 플랫폼에 갈 수 있다. 공원은 숲 순환 산책로, 스카이 순환 산책로, 파빌리온, 거울 연못으로 구성된다. 빛을 반사하는 거울 연못은 공원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추가 설계
순환 산책로: 두 개의 주요 동선인 숲 순환 산책로와 스카이 순환 산책로를 조성했다. 두 산책로는 기존 빙퇴석 자갈로 만들었다. 숲 산책로는 공원 입구와 공원을 연결하고 다채로운 숲을 관통한다. 스카이 산책로는 개간지와 고원으로 이어진다.
장소와 용도: 자연에 대한 경험을 방해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시설물만 설치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 게 했다. 작은 고원에 숲 파빌리온을 설치해 조용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블카는 경사면의 기슭과 스카이 산책로를 연결하고, 대상지를 가로질러 빙퇴석 벽을 볼 수 있게 한다.
자연과 숲 보호
숲 보호를 핵심 설계 목표로 삼아 휴양과 자연 보호 기능을 결합했다. 목표 지향적 유지·관리를 통해 밀도, 수종 구성과 분위기가 다른 여러 구역을 만들고자 했다. 공원은 재설계를 통해 숲과 자연을 보호할 뿐 아니라 방문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다목적 여가 활동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글 Studio Vulkan
Landscape Architecture Studio Vulkan Landschaftsarchitektur with Robin Winogrond
Ecology Oeplan
Forest BauSatz
Objects Winfried Schneider Produkt Design
Furniture Inch Furniture with Luis Bischoff
Client Zurich Airport AG
Location Zurich Airport, Switzerland
Area 1,131㎡
Realisation 2017~2021
Competion 2021
Photograph Daniela Valentini
스튜디오 풀칸(Studio Vulkan)은 2014년 조경설계사무소 슈바잉 루버 출라우프(Schweingruber Zulauf)와 로빈 비노그론트(Robin Winogrond)를 합병해 만든 회사다. 취리히와 뮌헨에 본사를 두고 10개국에서 온 40명의 전문가가 조경 팀을 이끌고 있다. 조경, 도시설계, 도시계획, 예술, 전통에 대한 전문 지식과 스위스, 독일,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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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티 캠퍼스
Hilti Campus
줄리아니 횡거 아키텍트(Giuliani Hönger Architects)와 협업해 리히텐슈타인의 샨(Schaan)에 위치한 전동공구기업 힐티Hilti 본사 건물을 전통적인 산업 부지에서 혁신과 지식의 캠퍼스로 탈바꿈시켰다. 캠퍼스의 오픈스페이스는 만남의 장소로 기능하는 동시에 자연 전이 공간 역할을 한다. 조경설계의 콘셉트는 라인 계곡(Rhine Valley)과 쓰리 시스터즈 마시프(Three Sisters Massif) 산맥의 경관에서 영감을 얻었고, 남동쪽 숲은 공간의 배경 역할을 한다.
그린 파사드 주차장
프로젝트 첫 단계(2017)는 복층 주차장을 조성해 대상지 내 주차 공간을 줄이고, 다양한 조경 공간을 갖춘 캠퍼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공원을 마주하고 있는 주차장 건물 입면을 덮은 10m 높이의 키 큰 덩굴 식물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색과 꽃을 통해 방문객에게 계절감을 선사한다. 녹화된 입면은 공원을 위한 인상적인 배경을 만들며, 공원의 북쪽 끝을 알리는 안내판 역할을 한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진 통경축은 대상지 너머 인접한 자연 경관까지 확장되며 주변 자연 경관과 통합된다.
공원과 퍼걸러
생태와 디자인적 요구 사항과 더불어 설계의 핵심 콘셉트는 공원과 안뜰에 직원과 방문객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야외 활동의 기회를 만들어내며 기존의 업무 공간을 보완하고자 했다. 울타리와 풍성한 교목 군락으로 구성한 다양한 크기의 장소에서 담소와 회의, 팀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힐티 캠퍼스에서 가장 중요한 오픈스페이스는 퍼걸러다. 오픈스페이스 콘셉트에서 독립적 요소로 기능하는 퍼걸러는 주차장 계단에서 캠퍼스를 가로지르며 오피스 노르드(Office Nord) 건물의 아케이드까지 이어지는 산책로 역할을 한다. 이 퍼걸러는 대상지 내 다른 건물 입면과 맞닿지 않고 북쪽 오피스 건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다양한 녹색과 노란색의 몰딩 유리를 퍼걸러의 콘크리트 지붕 원형 개구부에 설치했다. 원뿔형 채광창은 태양의 위치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반사 효과를 더욱 극대화한다. 퍼걸러는 캠퍼스 공원의 연출 요소 중 하나로 다양한 공간적 확장을 통해 공간을 연결하며 휴식과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한다. 공원 중앙에 위치한 퍼걸러 끝 지점은 파빌리온처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행사 장소나 북쪽 오피스 건물 이용자들을 위한 야외 다이닝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탁 트인 초원 너머 외딴 나무, 숲과 숲 경계 구역은 이용자의 시선에서 보면 경계선이 모호하다. 힐티 캠퍼스는 이러한 주변 자연 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퍼걸러는 주변의 식재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시퀀스와 어우러진 매력적인 전망을 선사한다. 숲 근처에는 서어나무, 물푸레나무, 참나무, 소나무, 단풍나무 군락이 있고, 대상지 동쪽에는 계수나무, 체리나무, 호두나무뿐 아니라 피나무, 아이언우드, 뽕나무, 사과나무와 같은 과실수와 조경수를 볼 수 있다. 공원의 넓은 잔디밭과 다양한 수종의 나무, 다간형 수목은 충분한 야외 활동 공간을 제공한다.
*환경과조경442호(2025년 2월호)수록본 일부
글 Vogt Landschaftsarchitekten
Landscape Architect Vogt Landschaftsarchitekten
Architect Giuliani Hönger Architects
Client Hilti
Location Schaan, Liechtenstein
Area 28,900㎡
Design 2016~2023
Completion 2023
Photograph Vogt Landschaftsarchitekten
보그트(Vogt Landschaftsarchitekten)는 2000년 취리히에 설립한 조경설계사무소로 베를린, 런던, 파리 등 여러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다. 광범위한 분야와 사무소 간의 물리적 거리라는 한계 속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통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끊임없이 성장 중이다. 특히 유럽의 도시 경관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만들고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밀도 높은 담론을 마련하며, 새로운 도시 담론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담론을 토대로 조경가로서 지리학자와 식물학자의 시선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그 결과를 다양한 프로젝트와 전시, 출판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
- Vogt Landschaftsarchitek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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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 포레온
Olympic Park Foreon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
재개발 추진부터 준공까지, 부동산 뉴스에 등장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이슈가 가득하고 관심을 많이 받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둔촌주공아파트 143개동 5,930세대를 85개동 12,032세대로 재건축한 단지다. 약 17만㎡녹지에 교목 1만 6천 주, 관목 15만 5천 주, 초화 100만 본이 식재됐다. 티하우스와 퍼걸러 60여 개, 수경 시설 16개, 어린이 놀이터 18개(물놀이터 6개), 주민 운동 시설 12개소, 휴게 정원 30여 개소가 설치됐고, 옥상 녹화 면적은약 2만2천5백㎡에 달한다. 4개 시공사와 4개 설계 본부가 1년에 걸쳐 조경 특화설계를 진행하고, 시공을 하면서 현장 상황과 요청에 맞추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의 결과를 위해 함께 설계를 조율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단일 공동 주택 단지로는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조경 공사비는 물론 역대 최대의 설계·시공 전문가를 투입해 완성한 단지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올림픽공원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대형 공원이며 강동구 주민의 생활권 공원이다. 단지명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올림픽공원과 푸른 자연 위에 자리한 따뜻하고 평온한 곳”이라는 의미로, 올림픽공원을 향한 둔촌주공아파트 주민의 각별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에 주목해 올림픽공원의 랜드마크를 단지의 조경 공간에 옮겨 담아 단지와 공원의 관계성을 높이고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설계 목표로 삼았다. 넓은 단지의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자연의 경관을 담는 ‘메가 네이처 파크(Mega Nature Park)’라는 콘셉트로 조경 계획을 진행했다.
단지를 일곱 개 선형 공간으로 나눈 뒤 세부 공간을 계획했다. 단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중심 클러스터는 메가 포레스트와 메가 그린필드로 구성된다. 단지를 동서 방향으로 관통하는 축인 포레스트웨이와 스트림웨이는 자연 그대로의 녹음을 단지 내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레벨 차가 있는 곳에는 선형 마당인 스케이프라인과 비스타라인을, 올림픽공원과 단지를 연결하는 대형 보행로에는 아티스틱 애비뉴를 조성했다.
메가 포레스트
둔촌동 습지를 포함해 생태경관 보전지역과 경계가 맞닿아 있는 단지 동측은 주동의 층수가 낮고 인동간격이 충분하다. 이를 활용해 녹음이 단지로 흘러들어와 자연 그대로의 숲과 정원이 된 듯한 공간을 계획했다.
에버그린가든: 메가 포레스트의 핵심 공간인 에버그린가든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숲을 콘셉트로 한 공간으로 대형 팽나무 숲, 넓은 잔디밭 등으로 구성된다. 배롱나무 대형목과 아름다운 조형미를 보여주는 소나무는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포시즌가든: 팽나무 대형목을 중심으로 넓은 잔디밭과 티하우스, 데크가 조화를 이루는 안락한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함께 바뀌는 자연의 색채를 담아내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고요하고 평온한 휴식처로 조성했다.
메가 그린필드
단지를 가로지르는 녹지를 수목으로만 가득 채우는 것을 경계했다. 비움과 채움 공간을 구분해 리드미컬한 오픈스페이스 공간을 만듦으로써 주동과 주동 사이의 조경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했다.
거석원(巨石園): 돌 사이에서 자란 소나무가 있는 바위산을 등산하다 보면 험한 환경을 이겨내는 식물의 생명력, 소나무가 바위산을 짊어진 듯한 강인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돌과 소나무의 아름다움을 단지 내에 표현하고자 했다. 울주, 횡성 일대에서 모양이 자연스럽고 야생 들풀이 피어난 거석을 수집해 레벨차가 생기는 단지 외곽 경사면에 배치하고 조형 소나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메가 그린필드: 단지 중앙의 메인 외부 공간인 메가 그린필드는 넓게 펼쳐진 잔디광장이다. 독특한 형태의 수경 시설인 아이파크 워터 오브제, 조형적 티하우스, 특색 있는 형태로 시선을 끄는 대형목이 너른 잔디밭과 어우러져 있다.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조명을 통해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계획했다.
예원(藝園, Artistic Bosque): 공간 강조와 배경의 구분을 위해 주동 사이에 위치한 사각형의 공간을 몬드리안 방식으로 분할했다. 레이아웃의 특징이 두드러지도록 조형 퍼걸러, 잔디마당, 산책로, 수목 식재 패턴을 평면 속 직선과 맞추어 배치했다. 이로써 평면을 구성하는도시적 선형이 3차원 공간을 경험하는 이용자에게도 전달된다. 정형적으로 식재된 수목 사이의 좁은 산책로를 따라 진입하면 넓게 열린 잔디광장을 만나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 오픈스페이스 사방을 야생적인 분위기의 신단풍 숲이 감싸고 있어 이용자는 열려 있지만 동시에 위요감을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신단풍 숲 하부에는 골재 크기가 작은 쇄석을 포설하고 작은 초화류를 심었다. 더불어 정원형 의자를 배치해 이용자가 자유롭게 접근해 원하는 방식으로 휴식하도록 유도했다. 총림을 배경으로 놓인 비정형의 3D 프린팅 벤치, 이끼를 품은 자연의 돌, 저녁을 밝히는 갈대등, 공간 확장 효과를 내는 스테인리스 미러월이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일상 속 예술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다양한 상(2024 K-디자인 어워드 위너 및 2024 우수디자인상품 선정 및 동상 수상)을 수상했다.
둔촌진경원(遁村眞景園): 9호선 둔촌오륜역에서 단지로 들어서 제주 팽나무길을 지나면 둔촌진경원이 펼쳐진다. 산을 표현한 가벽을 배경으로 식재된 왕벚나무 대형목과 주변을 둘러싼 석가산이 어느 깊은 계곡 주변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국영상대학교 교수진과 협업을 통해 계획한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아트를 석가산에 맵핑해 야간에는 색다른 경관이 연출된다.
비스타라인
비스타라인은 강동대로에서 단지 출입구를 지나 풍성로에 이르는 남북 통경축이다. 이 통경축의 시작점인 북쪽과 남쪽에 장방형의 오픈스페이스를 조성했다.
송류원(松流園): 비스타라인 북측에 위치한 송류원은 약 200m 길이의 잔디마당이다. 잔디마당의 녹지와 포장의 경계를 허물고 아름드리 소나무를 심었다. 소나무라는 수종의 조형미와 한국의 미가 공간에 잘 드러나도록 식재 위치를 선정하고 사계절 푸르른 경관을 느끼게 했다.
북측 진입부에는 1.5m 단차를 활용한 캐스케이드를 조성했다. 단지로 들어설 때 들리는 청량한 물소리는 앞으로 펼쳐질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이는 효과를 낸다. 캐스케이드와 소나무에 둘러싸인 2층 티하우스에서는 다채로운 경관을 다양한 방향에서 관망하고 휴식할 수 있다.
남측 입구에는 둔촌주공아파트의 흔적인 ‘둔촌축제 기념비’를 설치했다. 기념비 주변에 대형 배롱나무를 식재하고 바 테이블, 통석 벤치 등 휴게 시설을 배치했다. 이곳에서 주민들은 백일 동안 화려하게 피어 있는 배롱나무 꽃을 감상하며 서로 소통하고 추억을 나누게 될 것이다.
라이브러리 앤드 가든(Library & Garden): 비스타라인 남측 잔디마당에는 성균관대학교 최혜영 교수가 디자인한 정원을 조성했다. 주민 편의 시설 인근이라는 점을 고려해 정원으로 이루어진 도서관이라는 콘셉트로 설계됐다. 이 커뮤니티 정원에서 주민들은 사색하며 일상의 지친 심신을 달래고 서로 교류하며 생각과 지혜를 나누게 된다. 정원 맞은편에는 연못에 담긴 듯한 2층의 티하우스를 설치했다. 이곳에 올라 넓은 잔디마당을 배경 삼아 정원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포레스트웨이
포레스트웨이는 강동구 생태 자연의 중요 요소인 일자산의 숲 경관을 단지 내로 잇는 녹지축이다. 일자산~올림픽파크 포레온~올림픽공원~성내천~한강으로 연결되는 녹지 흐름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공공보행통로가 될 것이다.
녹음이 흘러들어오는 단지 동측에서 연결된 소나무 숲길에 한 폭의 진경산수화 같은 자연을 생생하게 구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석가산과 세 개의 폭포가 흐르는 연못, 그 규모에 어울리는 2층의 티하우스를 조성해 웅장한 분위기의 쾌적한 공간을 만들었다.
지형으로 인해 공공보행통로 내 데크 층에 단차가 발생하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도록 곡선형 보행로 주변으로 자연을 닮은 휴게 정원인 슬로프 가든을 조성했다. 물, 돌, 곡선 등 자연의 요소를 단순화해 다양하게 조합한 미술품 ‘바람의 탑’을 중심으로 바람에 흩날리는 초화류를 심고 화산석을 배치해 거친 야생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공보행통로를 따라 단지 서측으로 이동할수록 짙은 소나무 향을 느낄 수 있다. 소나무로 가득 찬 숲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 유려한 곡선의 산책로를 조성했다. 산책로를 느리게 걸으며 오감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산책로 곳곳에 목재 데크와 곡선형 앉음벽 등을 설치했다.
스트림웨이
스트림웨이는 단지 외곽의 둔촌동 습지를 포함한 생태 경관 보전지역의 우수한 자연 요소를 테마로 한 공공보행통로다. 공공보행통로를 따라 다양한 수공간을 배치해 단지의 동서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습지를 마주하고 있는 단지 경계에서 시작된 정형적 형태의 폰드 세 곳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폰드와 다양한 수목들 사이에서 풍부한 삶의 감성을 느끼기를 바랐다. 폰드 중심에 위치한 티하우스에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공공보행통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 풍성한 단풍나무 숲길을 만날 수 있다. 이 숲길을 따라 배치한 자연형 계류 종점에 2층의 티하우스를 배치했다. 티하우스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의 모습이 이곳을 단지 내 핫스폿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스트림웨이의 서쪽 끝에는 유려한 곡선의 중첩이 돋보이는 조형 폰드와 공중에 떠 있는 돌(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워터 라운지인 투영의 정원을 조성했다. 해가 뜰 무렵에는 떠오르는 햇살이 돌 뒤에서 흩뿌려지는 풍경이 만들어지고, 저녁에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조명이 독특한 경관을 연출해 물의 정원이자 빛의 정원으로 기능하게 된다.
아티스틱 애비뉴
아티스틱 애비뉴는 강동대로와 양재대로가 만나는 사거리에서 단지로 진입하는 입구에서 출발하는 보행로다. 롯데월드타워와 올림픽공원을 잇는 경관축을 단지로 끌어들이는 중심보행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두 그루의 큰 나무를 형상화한 높이 12m의 미술 작품을 설치해 단지의 시작을 알리는 랜드마크로 삼았다.
송경원(松徑園): 아티스틱 애비뉴가 단지에서 레벨이 가장 낮은 공간이라는 점을 활용해 중후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이를 위해 채도가 낮은 마감재를 사용하고, 웅장한 분위기의 소나무를 심고 하부에 야성적이고 거칠게 다듬은 바위를 배치했다. 탁 트인 잔디마당에는 폭포형 수경 시설과 오픈형 티하우스를 설치하고, 고풍스러운 소나무가 식재된 길을 조성했다. 티하우스에는 공동 주택 최초로 AI 기술을 활용한 공간별 실시간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기술을 적용했다.
보타닉 가든-30여 개의 휴게 정원
레스팅가든: 칠엽수를 단일 수종으로 군식해 집중력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반면 하부에는 다양한 초화류를 식재해 다채로운 경관의 변화를 느끼게 했다.
미스틱가든: 과거 둔촌주공아파트 4단지에 있던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재현했다. 더불어 아름다운 암석을 배치하고 미스트 분수를 곳곳에 설치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휴게 정원을 조성했다.
힐링웨이가든: 외곽 산책로의 시작점에 있는 힐링웨이가든을 둔촌습지와 연계해 약 100m 길이의 자연형 생태연못으로 조성했다. 단풍나무 가로수길, 야생 초화가 거칠게 자란 암석원을 따라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외곽 경계의 단차를 활용해 단지 외부의 자연을 시각적으로 끌어들여 숲속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성읍원(城邑園): 팽나무 숲 사이로 데크 길을 의도적으로 구불구불하게 놓아 바쁜 일상 속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공간을 조성했다. 무심히 놓은 이끼석과 현무암 괴석이 곳곳에 핀 야생화, 팽나무와 어우러져 제주의 작은 마을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을 자아낸다. 돌 틈 사이에 설치한 미스트는 숲속의 신비로운 경관을 연출하는데, 동틀 녘 나지막한 현무암 돌담에 앉아 있으면 안개 낀 제주의 고즈넉한 아침 분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휴휴원(休休園): 휴휴원에는 색조Hue(휴)와 쉼休(쉴휴)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이곳에서 청량한 물소리,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채로운 색감을 보여주는 식재, 그 중심을 지키는 바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물위에 떠 있는 바위산을 뜻하는 부소담악(浮沼潭岳)에서 착안해 70m의 계류와 연못, 그 위에 네 개의 석가산이 떠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1m 정도의 레벨차를 활용해 계류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었다. 계류의 시작, 중간, 끝부분에 연못과 함께 조성한 휴게 공간에서 한국의 돌과 물이 만든 풍경 속에서 쉬고 또 쉬어갈 수 있다.
아뜰리에 가든: 몬드리안의 격자 추상 작품을 모티브로 설계했다. 산책길에 높낮이를 만들어 공간에 깊이감을 더하고 고풍스러운 고벽돌 플랜터로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키 큰 소나무 숲을 조성해 숲속에 조성된 정원 같은 풍경을 연출했다. 정원을 방문할 때뿐 아니라 주동에서 내려다볼 때도 격자 추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정원을 완성했다.
사유원: 차분한 색상과 통일된 설계 언어를 통해 충분한 사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 마운딩과 수목을 더해 경관의 입체적 변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진회색 길 주변으로 짙은 녹색의 초화류와 관목을 밀식해 자연스러운 시선의 이동을 유도하고, 다간형의 배롱나무를 흩뿌리는 방식으로 식재해 자연스럽게 입체감을 형성했다. 이용자의 시선은 중첩되는 마운드의 선형을 따라가게 되는데, 특히 높은 마운드
로 둘러싸인 공간에 테이블 의자를 배치해 온전히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밝은 색의 휴게 시설과 갈대 조명, 가을이면 붉게 물드는 초화류의 모습은 조화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색채의 대비를 만들어낼 것이다. 예원과 더불어 2024 K-디자인 어워드에서 위너로 선정됐다.
안녕? 올림픽파크 포레온!
사라진 둔촌주공아파트를 기억하고 기록하고자 시작된 ‘안녕, 둔촌주공아파트’(2013~) 프로젝트를 이끈 주역은 이곳을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이었다. 도시에서 ‘고향’이라는 단어가 아파트를 지칭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곳에서 평생을 보낸 원주민에게는 너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단지 내 기록관을 세워 40여 년간 쌓은 기억을 전시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장소에 대한 주민들의 애착을 읽을 수 있다. 조경설계도 이에 발맞춰 기존 단지 외부 공간에 있던 의미 있는 시설을 보존해 다시 설치하거나 재해석해 새로 조성하는 노력을 더했다. 새롭게 변신한 공동주택 단지에서 살아가며 장소 애착을 갖게 될 또 다른 아파트 키드가 이 지면에 소개하지 못한 다른 조경 공간에서도 추억을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글 그룹한어소시에이트, 시공사 컨소시엄
사진 유청오
기본설계 서인조경
조경 특화설계 그룹한어소시에이트
시공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조경 시공 유일종합조경, 다원, 미담, HDC랩스, 동영조경, 아세아종합건설
휴게 시설 아르디온, 원앤티에스, 드림월드, 플레이잼
놀이 시설 스페이스톡, 아르디온, 플레이잼, 원앤티에스, 드림월드
석가산 미담, 수림원, 아세아종합건설
위치 서울시 강동구 둔촌1동 170-1 일대
규모 12,032세대
대지 면적 462,793.3m2
조경 면적 170,691.72m2
준공 202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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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파주가든
지난 9월 26일, 파주 운정중앙공원에서 LH 파주가든(이하 파주가든)이 공개됐다. 파주가든은 세종과 평택, 인천에서 열렸던 기존 LH가든쇼의 명맥을 잇는 공공 정원 프로젝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부터 일상과 정원이 함께하는 공원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LH 도시정원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이번 파주가든에서는 초청정원, 작가정원, 학생 및 주민참여정원 등 총 21개 정원이 조성됐다.
초청작가로는 김단비(숲을위한주식회사), 박종완(플레이스랩기술사사무소), 유충헌(스케이프360), 이상수(스튜디오이공일 조경기술사사무소)가 초대됐다. 작가정원에는 김초롱(세종정원연구소), 박성준(엠엠엠 디자인 스튜디오), 윤채영(숲을위한주식회사), 이정연(서브디비전), 이현승(사이트닷), 이호우(담), 박희수(디엘피 조경기술사사무소)의 작품이 선정됐다. 작가정원 공모는 올해 1월 23일부터 2월 23일까지 진행됐으며, 주제는 ‘도시의 색, 숨, 삶’이었다. 공공 정원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정원을 통해 도시에 ‘색’을 입히고, ‘숨’을 불어넣어, 주민들의 ‘삶’의 일부로 지속가능한 공공 정원 디자인을 제출했다. 아울러 인접한 정원을 고려한 내부 동선 계획, 구조적 안정성, 유지·관리를 위한 작업로와 관람객 동선 디자인 등이 요구됐다. 현장 심사와 품질 유지·관리 심사를 통해 추후 수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박동선 LH 국토도시본부장은 “파주가든의 대상지가 교하지구와 운정지구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입지인 만큼 심혈을 기울여 조성했다”라며 “앞으로도 도시가 곧 정원이 되고 정원을 통해 도시의 브랜드가 구현되는 다채로운 도시 정원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디자인 팽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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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최 LH
위 치 경기도 파주시 파주운정3지구 수변공원1호(운정중앙공원)
주 제 도시의 색, 숨, 삶
규 모 초청작가정원 4개소(200m2/개소당)
작가정원 7개소(150m2/개소당)
주민참여정원 5개소(10m2/개소당)
학생참여정원 5개소(10m2/개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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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정원
부서진 시간, 피어난 용치_김단비
운중산책@운정_박종완
어반 네이처(urba_N_ature)_유충헌
망중유한(忙中有閑), 삶의 여백 그리고 한가로움_이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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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원
푸른 빛으로 함께 흘러가는 것_김초롱
네이처 시네마(Nature Cinema)_이현승
도간루: 닿은 순간_윤채영
일월운정(⽇⽉雲庭), 해와 달, 구름이 쉬어가는 정원_박성준
클라우드_이정연
끌림: 더 컬러 오브 파주(The Color of Paju)_박희수
빅(Big) 282_이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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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파주가든] 부서진 시간, 피어난 용치
초청정원
파주는 세계 유일 분단국의 접경 도시다. 이곳에 들어서는 공공 정원은 파주의 역동성과 평화로움을 상징하는 실증이다. 파주 곳곳에 남은 분단국의 잔해를 재해석해 보여줌으로써 불안정속의 안정, 아픔과 애환 속 희망을 전달하고 기억하고자 한다.
파주의 유일함에 대한 소회, 개활지에 촘촘히 설치된 전쟁의 상흔을 정원에 담았다. 파주시의 도시 화석으로 자리 잡은 ‘용치’는 땅을 뚫고 자라난 생명력을 느끼게 하며, 부서진 시간을 보상하듯 새살을 피어 댄다.
*환경과조경439호(2024년 1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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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파주가든] 운중산책@운정
초청정원
구름 운(雲), 우물 정(井). 구름 우물을 뜻하는 파주 운정의 지명에서 모티브를 얻어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정원을 계획했다. 정원 속 다채로운 식물과 구름 패턴의 시설물은 주제를 강조한다.
흰색 철재 구조물의 정원 셸터로 구름을 형상화했다. 천장에 매단 아크릴 코팅 한지는 바람의 영향을 받는 구름의 특성을 재현할 뿐 아니라 내리쬐는 햇빛을 적당히 투과해 독특한 효과를 낸다. 중앙의 운중화단에는 계절의 변화를 고려해 다채로운 색과 높낮이를 가진 식물을 심었다.
*환경과조경439호(2024년 1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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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파주가든] 어반 네이처
초청정원
사각형(square)은 도시 빌딩의 대표적 형태이자 영어로 광장이란 뜻을 가진다. ‘도시’를 상징하는 콘크리트와 금속 소재의 사각형 공간 11개를 연결했다. 높이가 다른 각 공간이 모여 만든 풍경은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연상시킨다. 내부 동선은 도시 속 시민들의 흐름을 뜻하며, 도시, 자연, 사람을 연결한다. 식물과 구조물 사이에 놓인 중앙부의 수공간을 통해 자연과 대비되는 차가운 도시의 느낌을 연출하고자 했다.
풍성한 주변 식재를 통해 자연과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구조물 사이에서 곧게 뻗어 올라오는 메타세쿼이아, 공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활엽수 등을 통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입체적 경험을 선사한다.
*환경과조경439호(2024년 11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