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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노시티애시앙 Inno City Aesiang
    이노시티애시앙은23동1,478세대,용적률155퍼센트의 저밀도 주거 단지다.나주 혁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도록 상징적 외부 공간을 연출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쾌적한 자연환경과 입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사람과 자연이 동화될 수 있는 푸른 단지를 만들고자 했다.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탐닉하고 계절의 변화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경관을 마련했다.인접한 자연 녹지와 근린공원을 연결하는 소통의 길(공공보행통로)을 단지 한가운데 내고,이를 기준으로 풍성한 숲과 다채로운 친수 공간을 조성했다. 일곱 개의 정원 ‘자연으로 완성되는 정원의 이야기’를 주제로 크고 작은 일곱 개의 정원을 조성해 외부 공간에 특색을 더하고,주민들에게 쉼과 여유가 있는 일상을 선사했다.세 개의 큰 정원과 네 개의 작은 정원은 공간별 특성에 맞는 시설 및 수종으로 이루어져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정원마다 테마와 기능,규모와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시설 마감과 식재 패턴을 통일시켜 공간에 연속성과 질서를 부여했다. 공공보행통로와 커뮤니티가든 단지 중심부의 공공보행통로는 본래 대규모 포장 공간으로 계획되어 있었다.주요 휴게 공간과 녹지가 단절되지 않도록 계획된 포장 면적을 줄이고 잔디 광장을 마련했다.이 오픈스페이스 주변으로 석가산이나 바닥 분수 같은 흡인력 있는 수경 시설을 배치해 단지 중심부가 주민 커뮤니티 허브로 기능하게 했다. 탁 트인 전망으로 개방감을 선사하는 잔디 광장은 단지 주 출입구와 인접해 많은 주민의 시선과 발길이 닿는 곳이다.광장 가장자리를 따라 배롱나무,반송,은목서 등을 식재해 공간에 특색을 더하고 중심 오픈스페이스로서의 상징성을 강화했다.공공보행통로를 따라 놓은 예술 작품,벤치,티하우스 등의 다양한 휴게 시설은 주민들의 추억을 담는 요소가 된다. 잔디광장에 사용한 스텔라stellar잔디는 일반 잔디보다 엽폭이 좁고11월 늦가을까지 녹색을 유지한다.생육력 또한 뛰어나 유지·관리가 용이하다.일반적으로 공동 주택 현장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품종이지만 최소한으로 도입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후략) *환경과조경 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기술사사무소 아텍플러스, 정한조경 시공부영주택 조경 시공정한조경(정영한, 김태우, 최강욱, 김응조, 최윤재) 위치전라남도 나주시 빛가람동 1 규모1,478세대 면적 대지 면적: 106,626m2 조경 면적: 45,000m2 완공2020. 8. 2002년에 설립된정한조경은 신용과 품질을 추구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민간 및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쾌적한 주거 환경과 여가 활동을지원해 차별화된 공간을 연출한다. 참여한 주요 프로젝트로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나인원한남, 디에이치라클라스, 롯데백화점 동탄점 등이 있다.
    • 정광조
  •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 Gaepo Raemian Forest
    포레스트11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는 개포시영아파트를31동2,296세대 규모로 재건축한 단지다.주변의 녹지와 단지 외부 공간을 적극적으로 연계해 숲세권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대상지는 대모산과 달터공원 사이에 위치하며 양재천에서 대모산을 연결하는 강남그린웨이와도 인접해 풍부한 자연을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남측 달터공원으로의 통경축을 고려한 주동 배치는 이 같은 이점을 살린 것으로,단지 중심의 보행로 양측에 비슷한 규모와 형태의 선형 공간들이 반복되는 특징이 나타나게 되었다. ‘포레스트11’은 이러한 단지 구조가 만들어 내는 열한 개의 선형 공간에 대응하는 콘셉트다.다양한 특성을 갖는 숲을 조성해 달터공원의 숲과 연계하고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경관에 변화를 주면서 풍부한 녹음을 제공하고자 했다.더불어 물,예술,환경 기술의 개념을 숲과 결합해 숲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주민 일상에 필요한 기능을 더하는 설계 기반으로 활용했다. 자연숲과 커뮤니티숲 동과 동 사이에 조성된 열한 개의 숲에는 배롱나무,느티나무,자작나무 등 숲에 성격을 부여하는 중심 수종이 있다.경관 변화,옥외 공간의 균형,커뮤니티 공간과의 조화를 고려해 수종을 선정했고,각 수목이 선사하는 계절감과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배식법을 찾고자 했다.큰 특징은 동의 전면과 후면에 조성한 숲의 성격을 달리했다는 점인데,한쪽은 다층 식재 구성과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자연숲’으로,다른 한쪽은 건축의 선을 따르는‘커뮤니티숲’으로 조성했다.주동을 기준으로 교차하는 두 가지 숲은 휴식과 산책 등 이용 목적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동 간 균형을 맞추면서도 접근성이 높아 일상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후략) *환경과조경399호(2021년 7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조경 시공 삼성물산 식재 장원조경 시설물 청우개발 놀이 시설 청우펀스테이션 위치 서울시 강남구 개포로 264 규모 2,296세대 면적 대지 면적: 98,563m2 조경 면적: 45,832m2 완공 2020. 9. 사진 우경선, 유청오 그룹한 어소시에이트는 1994년 창립 이래, 도시인에게 자연과 호흡하는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제시해 왔다. 삭막한 주거 환경의 한복판에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린 시절의 추억,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가치를 구현하며,여유와 즐거움이 넘치는 문화 환경을 헌정한다.
    • 김기천
  • 서울국제정원박람회 Seoul International Garden Show
    지난 5월 14일부터 7일간 손기정체육공원, 만리동광장, 중림동 일대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된 서울정원박람회는 코로나19 여파로 한 해 연기되어 올해 6회를 맞았다. 서울시는 도시재생형 정원박람회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다양한 국적을 가진 작가들의 정원을 선보이고자 이번 박람회를 국제정원박람회로 계획했다. 행사의 국제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조경가를 초청해 정원을 조성하고 작가정원 국제공모를 열어 변화를 꾀했다.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를 주제로 해외 초청정원, 작가정원, 학생정원, 동네정원, 팝업가든, 세계가족정원, 모델정원을 선보였다. 초청정원 작가로는 조경가 앤드류 그랜트(Andrew Grant)(그랜트 어소시에이츠 대표)가 참여했다. 2020년 6월 12일부터 7월 17일까지 진행된 작가정원 국제공모에는 총 19개국 80팀(국내 50팀, 해외 30팀)이 참가했으며, 심사를 거쳐 6개국(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프랑스, 한국, 홍콩) 5팀이 선정됐다. 5월 12일 현장에서 최종 심사가 이루어졌으며 5월 14일에 열린 개막식에서 순위가 발표됐다. 그 결과 테오 히달고 나체르(Teo Hidalgo Nacher)와 데이비드 바르디(David Vardy)의 ‘분홍섬(The Pink Island)’이 금상작으로 선정됐다. 분홍섬은 만리재로에서 손기정체육공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조성된 정원으로, 커다란 루프 모양의 조형물을 중심으로 꽃댕강나무, 수크령, 병꽃나무, 아스틸베 등 다채로운 분홍빛 식물을 만나볼 수 있게 한 작품이다. 최윤종 국장(서울시 푸른도시국)은 “세계 각국의 정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서울의 정원 문화와 조경 산업이 세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조성된 초청정원, 작가정원, 학생정원, 동네정원은 행사 종료 후에도 존치된다. 진행 김모아, 윤정훈 사진 유청오 디자인 팽선민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주최 서울특별시,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주관 환경과조경 위치 만리동광장, 손기정체육공원 및 중림동 주제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Link Garden, Think Life) 규모 초청정원 1개소(150m2) 작가정원 5개소(150m2/개소당) 학생정원 5개소(8m2/개소당) 동네정원 16개소 작가정원 지원금 4,500만원(개소당) 작가정원 상금 금상 1,200만원(1팀) 은상 480만원(1팀) 동상 240만원(3팀) 전시2021. 5. 14. ~ 5. 20.(박람회 이후 존치) 초청정원 덩굴의 그물망 앤드류 그랜트 작가정원 금상 분홍섬 테오 히달고 나체르·데이비드 바르디 은상 기층+꿰다 이반 발린·나탈리아 에체베리 동상 공감의 정원 제허르 달렌베르흐·캉탱 오브리 동상 기억을 걷는 시간 원종호·박태영 동상 결승선, 자연의 위로 홍광호
    • 편집부
  • 메이펑 커뮤니티 공원 Meifeng Community Park
    중국 선전 푸톈 지구Futian District 북쪽, 메이린(Meilin)은 오래된 집과 공업 부지가 혼재해 많은 도심 맹지를 양산하는 지역이다. 이곳에 새로 조성된 ‘메이펑 커뮤니티 공원(Meifeng Community Park)’은 중캉(Zhongkang)거리와 베이환(Beihuan)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본래 공공 시설이 들어설 땅이었으나 계획이 무산됐고, 이로 인해 개발사와 토지주 간 분쟁이 일어나 2000년부터 20년이 지난 최근까지 방치됐다. 대상지는 철근 콘크리트 바닥에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삭막한 공터였으며 주변 지대보다 높이가 다소 낮았다. 오랜 시간 이용되지 않은 탓에 주차장과 쓰레기장으로 전락했고, 마구 자라난 잡초와 각종 쓰레기가 나뒹구는 풍경은 담장 너머의 깔끔한 도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2019년, 대상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대한 지역 사회의 합의가 이루어져 같은 해 3월 ‘샤오메이싸이 어반 마이크로 디자인·메이린 액션(Xiaomeisai Urban Micro Design·Meilin Action)’ 공모전이 열렸다. 생태, 생활, 예술이 융합된 작은 커뮤니티 공원을 설계하고, 소방서와 공공 예술 공간 등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수용하는 것이 목표였다. (후략) *환경과조경398호(2021년 6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Zizu Studio Leader Designer & Team Liang Ruihua, Huang Danxia, DuMengbi Project Planning Shenzhen Center for Design Planning Team Lei Liu,Ya Liu, Ying Ye Construction Shenzhen Institute of Building ResearchArt Shenzhen Center For Public Art(Shenzhen SculptureAcademy) Sculpture Installation Xiaozheng Lv(Seeking For Plum Blossom),Yuanliang Lu(Witness), Guodong Liu(Flowers Blooming) Client Meilin Sub-district Office of Shenzhen Futian District Location Futian District, Shenzhen, China Area 4,674m2 Cost 15,000,000¥ Design 2019 Completion 2020 Photographs Zizu Studio 쯔쭈 스튜디오(Zizu Studio)는 2017년에 설립되어 중국 선전을 기반으로활동하는 조경설계사무소다. 조경, 도시 재개발, 시설물 등에 있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해법을 제공하여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공간 만들기를 목표로 삼고 있다.
    • Zizu Studio
  • 창리 정원 Changli Garden
    엑스포 공원 남쪽에 있는 저우자두 거리 구역(Zhoujiadu Street Neighborhood)은 전형적인 대규모 주거 커뮤니티가 모여 있는 고밀도 주거 블록이다. 대상지가 있는 반원 곡선의 난마터우(NanMaTou)거리가 이 지역을 관통해 지나간다. 2018년 상하이 시는 불법 건축물을 철거하기 시작했는데, 난마터우 거리 동쪽에 들어선 무허가 상점들도 그 대상이었다. 불법 상점이 사라지자 뒤편에 숨겨져 있던 길이가 350m에 달하는 녹지가 드러났다. 무허가 건물을 막고자 녹지에 세워진 담벼락이 인근 창우 커뮤니티(Changwu Community)를 나누는 길고 단조로운 경계를 이뤘는데, 황폐하고 쓸모없는 유휴지를 둘러싸 주변과 단절시키고 있었다. 이 경계선을 재구성하고 거리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 ‘창리 정원(Changli Garden)’ 프로젝트의 목표가 되었다. (후략) *환경과조경398호(2021년 6월호)수록본 일부 Design TM Studio Principal Architect Tong Ming, Ren Guang Design Team Guo Hongqu, Yang Liuxin, Xie Chao Client People's Government of Zhoujiadu Street, Pudong NewArea, Shanghai Collaborator Shanghai Pudong New District Planning Construction DesignConstruction Shanghai Pudong New Area Sanlin Urban-rural Construction and Development Location Nanmatou Road, Pudong New Area, Shanghai,China Area 2,100m2 Design 2019 Completion 2020. 5. Photographs Tian Fangfang, TM Studio 퉁 밍(Tong Ming) 교수가 이끄는 티엠 스튜디오(TM Studio)는 대학에 기반을 두고 건축, 도시설계 및 연구를 수행하는 스튜디오다. 학문과 전문 기술의 결합을 통해 전통과 현대성, 지역성, 일시성 사이의 관계를 변증법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건축 설계는 도시주의의 맥락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모든 건축 활동은 특정한 사회적 가치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 TM Studio
  • 역삼 센터필드 Yeoksam Centerfield
    삼성동과 역삼동을 잇는 강남의 상징적 도로인 테헤란로, 그 한복판에 놓인 교차로는 흔히 르네상스호텔 사거리로 불려왔다. 1988년 개관해 최근까지 그 존재감을 지켜온 르네상스호텔은 한국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의 작품이다. 건축사적 의미도 크지만 입지와 규모면에서도 강남을 대표하는 호텔로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르네상스호텔이 2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테헤란로 237 개발사업’을 통해 센터필드로 재탄생했다. 테헤란로의 맥락 테헤란로는 원래 삼릉로라는 이름의 도로였다. 서울시와 이란의 자매결연을 기념하며 테헤란로라 명명되었고, 1984년 중심 상업 및 업무 지역으로 지정되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한국종합무역센터COEX가 지어진 1987년부터 대형 건축물이 잇따라 들어서기 시작했고, 199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오피스 건물들이 생겨나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약 3.7km에 달하는 구간이 짧은 시간 동안 형성되다 보니 테헤란로에는 일관된 풍경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유사한 경관이 반복되는 맥락을 고려해 역삼 센터필드는 어떠한 공간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때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후략) *환경과조경398호(2021년 6월호)수록본 일부 기본설계 사람과나무 특화설계 지드앤파트너스(장재삼, 이세환, 박상현, 조은옥, 김민수, 박민형) 시공 현대건설(박현, 엄진희) 식재 정한조경(김태우, 김응조, 황서준) 시설물 한설그린(김태준, 김학영, 한창욱, 하태양) 대지면적 18,489.7m2 위치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231 준공 2021. 1. 사진 유청오 지드앤파트너스는 2010년 설립한 조경설계사무소다. 작가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전략적 디자인, 디자인된 전략을 고민하는 팀이다. 설립된 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실패를 담보로 프로젝트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료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의견을 나누며 발견하는 새로운 공감대에 기쁨을 느낀다. 함께하는 이들에게 좋은 일터가 되어주고, 조경가라는 직업의 장으로서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 박상현
  • 에르푸르트 부가 2021, 될 박사의 실험
    지난 4월 23일 독일 튀링겐 주의 수도 에르푸르트(Erfurt)시에서 2021 연방정원박람회(BUGA)가 막을 열었다. 코로나의 악조건 속에서도 무사히 준비를 마쳤으나 개막을 목전에 두고 4월은 두어 차례 눈을 뿌리는 잔인함을 보였다. 그러나 체리나무는 눈보라 속에서도 곱게 꽃을 피워 주었다. 에르푸르트 부가Erfurt BUGA 2021 지리적으로 볼 때 에르푸르트 시는 독일의 거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동서남북으로 여러 길이 교차하여 중세에 이미 대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도시 한복판, 언덕 위에 우뚝 선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성당과 교회가 그때의 영화를 증언하고 있다. 에르푸르트의 풍경은 역사만큼 깊다. 중간 산맥의 능선이 멀리 바라보이고 남서쪽에선 튀링겐 숲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맑은 게라 강이 동쪽에서 도시를 감싸고 돌다가 북으로 사라지는데, 이 강이 부려놓은 비옥한 땅에 중세부터 꽃을 키워 꽃의 도시라 불렸다. 19세기 후반에는 유럽 최초의 정원박람회가 바로 이 도시에서 열렸다. 1961년부터 ‘사회주의 국제정원박람회’가 꼬박꼬박 개최되었던 도시다. 꽃의 도시, 정원의 도시 에르푸르트. 그러다가 통일이 되고 나서 어쩐 일인지 30년 동안 잠잠했었다. 늘 같은 장소에서 정원박람회가 열렸는데 이를 ‘에가 공원(Ega Park)’이라 고쳐 부르고 조용히 지내는 듯했다. 그러다 하필 코로나의 시대에 성문을 다시 활짝 열었다. ‘에르푸르트 부가’는 두 곳에 나눠서 열린다. 전통의 에가 공원에서 전형적인 정원박람회 프로그램이 전개된다면 새로 조성된 ‘페테르스베르크 요새공원(Zitadelle Petersberg)’에서는 튀링겐 주의 유구한 정원사를 고대까지 되짚어간다. 바로 이 요새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한국의 LH정원이 조성된다. 도시 북쪽 게라 강변에는 50헥타르의 자연공원도 완성되었다. 원래 부가 제3의 장소가 될 예정이었으나 그러자면 울타리를 치고 입장료를 받아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북구에 사는 지역민 7만 명을 위한 휴양 공간이 되어야 할 곳에 4.5km에 걸쳐 울타리를 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려 그대로 개장했다. 그 대신 시야를 돌려 튀링겐 주 전체를 바라보았다. 독일의 루아르 지방이라 일컬어지는 튀링겐 주에는 오래된 성이 25여 개가 넘게 남아 있다. 이들을 모두 새로 단장해 부가에 수렴시켰다. 이로써 2021년의 부가는 에르푸르트만의 축제가 아니라 튀링겐 주 전체의 축제가 되었다. 에르푸르트 시 녹지국장 사샤 될 박사Dr. Sascha Doll는 “한국에서 온다면 대환영이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볼 것이 너무 많다. 3~4일 관람 프로그램을 짜서 안내하겠다”고 약속했다. 에르푸르트 부가 홍보실에서 내보내는 자료가 차고 넘치지만, 바쁜 녹지국장에게 굳이 인터뷰를 청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조사하며 떠오른 물음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걸 풀기 위해서는 시에서 내보내는 공식 자료보다 깊은 정보가 필요했다. 예를 들어, 왜 통일되고 30년이 지난 지금에야 부가를 개최하는지 궁금했는데 사샤 될 국장은 시원하게 답변해 주었다. 우선 동과 서의 이념 차이를 극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에르푸르트 입장에서는 사회주의 정원박람회야말로 진정한 정원 축제고 서쪽의 정원박람회는 상업성을 내세우는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편견이 꽤 오래 갔다고 했다. 사샤 될 박사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녹지국장들이 대체로 고리탑탑한데 그는 다이내믹한 신세대에 속한다. 부가 준비가 이미 괘도에 오른 2018년 뒤늦게 합류했다. 달리는 기차에 덥석 뛰어올라 기관차를 몰아야 하는 입장은 어떤 것일까? LH정원 조성 제안에 흔쾌히 동의하고 좋은 자리도 잡아 주어 호감이 갔다. 사실 우리 쪽에서 제안했을 때는 이미 모든 계획이 마무리된 것은 물론이고 공사가 한창이었기에 오히려 의외였다. 사샤 될 국장은 튀링겐 사람이다. 부친이 식물 재배원을 운영했기에 어려서부터 정원 일이 몸에 뱄고 자연스럽게 조경학과에 진학했다. 드레스덴 대학 우르스 발저(Urs Walser)교수 밑에서 석사를 하고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다가 카셀대학의 슈테판 쾨르너(Stefan Korner)교수의 연구실로 옮겨 박사 학위를 땄다. 그리고 다시 실무 경력을 쌓다가 에르푸르트 시 녹지국장직이 공석이 된 것을 계기로 고향으로 돌아가 그 자리에 앉았다. 드레스덴의 우르스 발저 교수는 소위 말하는 ‘뉴저먼스타일(New German Style)’의 원조다. 카셀 대학의 슈테판 쾨르너 교수는 환경 생태와 조경을 접목한 세대의 대표주자로 그의 거시적 안목은 학계에 정평이 나 있다. 이렇게 출중한 두 스승 밑에서 공부한 사샤 될 박사는 과연 에르푸르트의 녹색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그것이 궁금했다. 그리고 중도 승차해서 이끌어가고 있는 ‘부가호’가 적지 않게 삐거덕거린다는 소문이 들려와 그 진위도 묻고 싶었다. (후략) *환경과조경397호(2021년 5월호)수록본 일부 고정희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머니가 손수 가꾼 아름다운정원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어느 순간 그 정원은 사라지고 말았지만, 유년의 경험이 인연이 되었는지 조경을 평생의 업으로 알고살아가고 있다. 『식물, 세상의 은밀한 지배자』, 『신의 정원, 나의 천국』, 『고정희의 바로크 정원 이야기』, 『고정희의 독일 정원 이야기』,『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를 펴냈고, 칼 푀르스터와 그의 외동딸 마리안네가 쓴 책을 동시에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베를린 공과대학교 조경학과에서 20세기 유럽 조경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받았고, 현재는 베를린에 거주하며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 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엘 Sangdo Station Lotte Castle Park L
    대상지는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하며 부지 주변은 대부분 저밀 주거 단지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 이 지역은 상여꾼들이 집단으로 거주해 상투굴이라 불렸으며 상도동의 지명도 여기서 유래한다. 사당이고개, 노들고개, 살피재, 능고개 등의 지명이 말해주듯 무척 비탈진 지형이 특징인데, 대상지의 단차는 남북으로 28m에 달했다. 이로 인해 단지 내 형성된 네 개의 단은 입체적 구조를 형성하지만 보행의 연결성을 떨어뜨리고 많은 옹벽을 노출시켰다. 자연스러운 동선 체계를 유도하는 동시에 곳곳에 생긴 옹벽을 고려하는 입체적 조경 계획이 요구됐다. 서쪽 주 출입구에서 시작해 북서쪽 단지 외곽 공원까지 이어지는 폭 6m의 공공 보행 통로는 단지의 중심 보행축이자 선형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이 보행 통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 정원, 네 개의 어린이 놀이터, 세 개의 운동 공간 등의 독립된 오픈스페이스를 마련했다. 이 계획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2019년 건설산업대상 단지조경 부문 대상, 2020년 주거문화종합대상과 미래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 가지 풍경이 만드는 다양성과 깊이 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디자인 콘셉트는 리조트 스케이프다. 목가적인, 힐링, 특별한, 여유로운 등의 단어를 설계 어휘로 삼아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경관을 경험하는 외부 공간을 조성하고자 했다. 도심 속 휴양지를 모티브로 세 가지 풍경을 제안했다. 풍성한 숲과 구릉이 만드는 언덕, 고급스러운 호텔, 감성과 문화를 담는 세련된 도시다. 이 풍경들이 단지 주변의 다양한 맥락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공간별 기능과 특성이 드러나게끔 설계를 진행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된 리조트풍의 경관을 제시하여 외부 공간에 다양성과 깊이를 더하고자 했다. (후략) *환경과조경397호(2021년 5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기술사사무소 아텍플러스 시행 태려건설산업, 상도역지역주택조합 시공 롯데건설 조경 시공 이엔피조경 시설물 스페이스톡, 아르디온, 청우펀스테이션 위치 서울시 동작구 양녕로 220 규모 950 세대 면적 대지 면적: 39,627m2 조경 면적: 14,569m2 완공 2021. 2.
    • 기술사사무소 아텍플러스
  • 샹젤리제, 다시 파리 시민을 유혹하다
    2020년 2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막 퍼지기 시작하던 시기, 프랑스 파리의 건축도시박물관 파비옹 드 아스날(Pavillon de l'Arsenal)에서 한 전시가 열렸다. ‘샹젤리제의 역사와 전망(Champs-Elysees, History & Perspectives)’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오(aux)샹젤리제’라는 노래로도 유명한 파리의 세계적인 거리, 샹젤리제의 역사와 앞으로의 변화를 제안했다. 전시를 통해 소개된 샹젤리제 거리의 역사와 미래의 변화가 다시 세계적 주목을 받은 건 올해 1월의 일이다. 안 이달고(Anne Hidalgo)파리 시장이 샹젤리제 거리를 ‘특별한 정원(extraordinary garden)’으로 개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이달고 시장이 발표한 이 새로운 샹젤리제 개조 계획은 시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파비옹 드 아스날에서 전시된 계획안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전시 또한 박물관의 독자적인 계획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2018년 샹젤리제위원회(Comite Champs.Elysees)는 시민 9만6천 명의 의견을 모아, 프랑스의 건축사무소 PCA 스트림(PCA-stream)에게 샹젤리제의 새로운 변신을 위한 조사와 설계를 의뢰했다. 이들은 왜 새로운 샹젤리제 거리를 꿈꾸게 됐을까? 이미 명실상부한 세계적 관광 명소인 샹젤리제 거리에 왜 변화가 필요한 것일까? 새로운 샹젤리제를 만들어나가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앞으로 샹젤리제는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될까? 신들의 정원, 관광객과 차량에 점령당하다 샹젤리제(Champs-Elysees)는 ‘엘리제의 들판’이라는 뜻이다. 엘리제는 그리스 신화의 낙원을 의미하므로, 샹젤리제를 의역하면 ‘신들의 정원’, ‘신들의 뜰’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1667년 베르사유 궁전을 설계한 앙드레 르 노트르(Andre Le Notre)가 이 거리를 튈르리 정원에서 시작되는 산책로로 처음 조성했고, 1709년 산책로를 확장하면서 샹젤리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19세기의 샹젤리제는 많은 파리 시민이 사랑하던 산책 장소였고, 나폴레옹 3세 집권 당시 도시 개혁의 실험장이었으며, 근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과시하는 박람회의 장소였다. 1855년에는 파리 만국박람회 개최를 위해 런던의 수정궁에 비견될 만한 산업 궁전(Palais de l’Industrie)이 세워졌고, 1900년에 세워진 그랑 팔레(Grand Palais)와 프티 팔레(Petit Palais)는 현재도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많은 군주와 대통령이 샹젤리제에 집권 시기의 기념비적 흔적을 남기고자 했고 민간 기업 또한 같은 욕망을 품었다. 많은 유명 건축가가 샹젤리제 거리로 불려와 여러 건물을 지었다. 20세기에 이르러 샹젤리제와 그 주변 지역은 독보적인 파리의 중심 상업 지구가 됐다. 화려한 브랜드 편집숍과 상점들이 가득 찬 샹젤리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혹자는 샹젤리제를 서구 근대 도시의 시작점(zero milestone)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샹젤리제의 쇠락이 시작됐다. 거리는 점차 매력을 잃어 파리 시민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으며 관광객만 가득한 곳이 되어 갔다.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샹젤리제 보행자의 3분의 2는 관광객이며 이 중 85%가 해외 관광객이다. 샹젤리제 거리를 단순히 지나가는 통로로 이용하는 인근 직장인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즐기기 위해 거리를 찾는 파리 시민은 겨우 5%에 불과하다. 관광과 소비가 점령한 거리라는 문제점 외에도 샹젤리제는 여러 골칫거리와 직면하고 있다. 교통 체증과 차량 소음, 대기 오염, 빗물이 땅 아래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성 아스팔트 포장, 빈도 높은 열섬 현상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기후변화와 위기, 도시 인구의 급격한 성장과 인간의 지나친 생태계 개입 같은 지구적 문제에서 샹젤리제 또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샹젤리제 거리의 녹지 면적은 24헥타르에 이르지만, 고통스러운 교통 체증에 시달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파리 시민이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규모가 꽤 큰 녹지가 있지만, 밀도 높은 도심의 빈 공간으로서 숨통을 틔워주는 도시 녹지의 본질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년 전, 샹젤리제 거리 및 인근 지역의 경제적 기업과 문화 단체로 구성된 샹젤리제위원회는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아름다운 이 거리가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원회는 “다시, 매혹적인 샹젤리제(Re-Enchanting the ChampsElysees)”를 만드는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PCA 스트림의 필립 치암바레타(Philippe Chiambaretta)를 비롯한 50명의 조사팀에게 샹젤리제 거리의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줄 것을 의뢰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96호(2021년 4월호)수록본 일부 손은신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추상적 기억과 도시의 물리적 경관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과 메모리얼 공원처럼 장소의 기억이 여러 방식으로 남겨진 도시 경관에 관심이 많다.
  • 코페르 중앙 공원 Koper Central Park
    아드리아 해안에 위치한 코페르(Koper)시는 슬로베니아의 항구 도시다. 염전이었던 이곳은 수십 년에 걸쳐 매립되며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고밀도로 개발된 탓에 공공을 위한 오픈스페이스가 턱없이 부족했으며, 도심에는 이를 마련할 여유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 구도심, 교외 거주지, 상업용 개발 구역, 항구 기반 시설 등을 한데 아우를 정도로 크고 강력한 경관인 동시에 건물이 빽빽하게 늘어선 풍경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다양한 활동과 이벤트를 수용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외부 공간이 요구됐다. 이 같은 조건을 고려해 너른 해변가에 대규모 공원을 계획했다. 대상지는 개발 예정 부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향후의 추가 개발 사업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의 공원을 설계했다. 일관되면서도 변화무쌍한 형태의 공원은 시민과 방문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짙은 녹지는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며 주변 건축물들의 이질성을 한 번에 누그러뜨린다. 공원이 북서쪽의 바다를 따라 들어설 직선의 산책로와 더불어 여가 및 사교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96호(2021년 4월호)수록본 일부 Architect ENOTA Project Team Dean Lah, Milan Tomac, Peter Sovinc, PolonaRupar.i., Peter Karba, Jakob Kajzer, Carlos Cuenca Solana,Sara Me.ik, Nu.a Zavr.nik .ilec, Jurij Li.en, Eva Tomac, GoranDjoki. Greenery Spicy Garden Collaborators Ivan Ram.ak(structural engineering), Nombiro(mechanical services), Nom biro(electrical installations) Location Koper, Slovenia Area 26.000m2 Cost 3,000,000€ Design 2016 Completion 2018 Photographs Miran Kambi. 에노타(ENOTA)는 1998년 슬로베니아에 설립된 건축설계사무소다. 건축과 도시를 포괄하는 접근 방식을 토대로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공간을 설계한다. 끊임없는 변화와 복잡한 상황에 대응하려면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관습과 규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현대 사회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 해법을 지향하며, 환경과 건축이 어우러진 공간을 조성하고자 한다.
    • ENO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