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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년생 김조경
    고은진 서울시 노원구 푸른도시과 주무관 김정화 네바다주립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건축대학 교수 김정훈 동림종합조경 현장소장 김현정 HEA 부소장 박진구 크랙넬 어소시에이트 디자이너 송동근 부영주택 조경부 팀장 윤호준 조경하다열음 소장 이한희 현대건설 익스테리어팀 매니저 채장원 조경, 디자인 진심 소장 최동원 한국수자원공사 공간경관처 경관계획부 과장 최영준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최효욱 유신 레저조경부 차장 막 조경학과에 입학한 신입생이 선배에게 하는 단골 질문은 필시 이것일 것이다. “조경학과 졸업하면 무슨 일 하나요?” 모두가 궁금해할 법한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답변하기는 쉽지 않다. 조경설계사무소, 엔지니어링, 조경시공사, 건설사, 공무원, 공기업, 연구소와 같은 답안을 내놓을 수도 있고, 조경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조금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다. 좀 더 심화된 질문에는 답하기 더욱 어렵다. “그 직업은 무슨 일을 하나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답하고자 1982년에 창간한 환경과조경과 동갑인 “82년생 김조경”의 현재를 추적했다. 조경학과를 졸업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떤 길을 걸어 지금의 삶에 도달하게 되었을까. 다채롭게 삶을 꾸리고 있는 김조경들의 이야기가 졸업 후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지, 어떤 길을 택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나침반이 되길 기대하면서.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디자인 팽선민 82년생 김조경에게 던진 공통 질문 1 어제 하루(혹은 한 달) 동안 무슨 일을 했나요. 2 조경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3 지금의 직업을 선택한 이유와 그 과정을 알려주세요. 4 일을 하며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5 지금의 일을 해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6 만약 지금 대학생이라면 무엇을, 왜 해보고 싶나요.
  • [82년생 김조경] 고은진 좋은 사람과 어울려 베풀 수 있는 일
    1 현재 몸담고 있는 노원구청에서 내가 맡은 일은 공원 리모델링 사업과 재건축 등으로 새로 만드는 공원의 방향을 협의하는 일이다. 오래되고 낡은 공원을 직접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들어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과정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계획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다. 물론 각 과정의 전문가는 따로 있지만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성과물을 창출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쉽지 않다. 그렇게 재조성된 공원에 이용자들이 “좋아요”라고 반응할 때 느끼는 감동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을까. 그럴 때면 얼른 아이 손을 잡고 가서 엄마가 만든 공원이라고 마음껏 자랑하고 싶어진다. 2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대학과 전공을 정한다는 게 어린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당시 한창 유행하던 필통 만들기를 하며 재미를 붙였던지라 실용 디자인 분야가 눈에 들어왔고 그중 눈에 띈 건 건축학과였다. 당시 서울시립대학교는 건축과 조경이 학부로 묶여 있었다. 별 뜻 없이 여러 수업을 듣던 중 이름도 생소했던 조경이라는 학문을 접했을 때 새로 눈이 떠지는 듯했다. 자연을 담아 디자인을 하다니! 그렇게 운명처럼 조경학을 선택하게 됐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고은진은 노원구청 푸른도시과에서 일하고 있는 7급 공무원이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9급 공무원으로 입사했다. 보통 조경이나 산림을 전공한 이들이 선택하는 녹지직은 산과 공원, 녹지를 관리하고, 주민을 위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또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직업이다. 물론 불법 행위 단속을 해야 하는 고달픔도 있다.
  • [82년생 김조경] 김정화 언제나 깨어 있는, 쓸모를 따지지 않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곳
    1 2022년 8월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살고 있다. 사막 도시, 카지노 도시인 이곳에도 조경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네바다주립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건축대학에 조경 이론 및 역사 전공 조교수로 합류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지내고 있다. 학기 중에는 수업으로 바쁘다. 지난 학기에는 1학년 조경사 수업과 3학년 조경 스튜디오를 담당했고, 이번 학기에는 3학년 조경 스튜디오 하나만 가르친다. 스튜디오가 매주 11시간씩 편성되어 있어 이틀에 한번씩 학생들을 만난다. 학생들을 자주 만나는 덕에 영어 귀가 뚫리는 긍정적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스튜디오 시간에는 9명의 학생들과 세미나도 하고 디자인도 한다. 라스베이거스는 계속 팽창 중이고, 기능을 못하는 잔디를 모두 제거할 정도로 물 부족 문제를 심하게 겪고 있어 조경 이슈가 꽤 있다. 그래서 이 도시를 대상으로 스튜디오를 진행하고 있다. 수업 외 학교 일로는 건축대학 교수 회의와 조경 전공 교수 회의, 인테리어 전공 교수 채용 심사, 대학원 입학 심사, 교수 연말 평가, 학장 미팅 등이 있다. 모두 다 처음 (그것도 영어로) 해보는 일이라 매번 우왕좌왕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는 K-교수다. 수업 사이에 덩어리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4년 후에 정년 심사도 있고 연구 기반도 닦아야 해서 이 시간에 연구 제안서나 논문을 쓴다. 얼마 전에는 2022년 현대자동차 제로원ZER01NE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알게 된 아티스트들과 함께 서해안 갯벌 경관을 연구하는 다학제 연구 제안서를 썼고, 지금은 환경공학과 교수와 함께 학교 내 학제간 연구 프로그램에 낼 지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내는 족족 다 되면 좋을 텐데, 올해는 벌써 퇴짜 맞았다. 어제는 2018년에 시작한 연구를 끝냈다. 봄 방학이라 인적 없는 학교 연구실에서 집중 모드로 논문을 썼다. 아주 후련하다. 이제 이 원고까지 다 끝내고 나면 텍사스에 갈 것이다. 샌안토니오에서 미국 조경교육자협의회CELA 연례 학 술대회가 열린다. 이번에 처음 참석하는데, 분위기 파악을 해볼 참이다. 마침 지금 텍사스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는, 함께 석사 과정을 했던 후배도 온다고 해 기대 중이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김정화는 미국 네바다주립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건축대학 조교수다. 2022년 가을 학기부터 조경 이론과 역사 수업을 담당하고 스튜디오도 함께 가르치고 있다. 이전에는 막스플랑크 예술사연구소 내 식물을 테마로 한 다학제 연구 팀인 4A_Lab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지냈다. 19~20세기 한국과 주변국의 관계 속의 조경사가 주 관심사다.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공부했고, 2017년 “우리나라 식물원의 기원과 진화”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부터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 멤버로 활동하며 조경 아카이브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2022년에는 현대자동차 제로원 크리에이터로서 아티스트 마르코 바로티, 큐레이터 김금화와 함께 설치물과 다큐멘터리 ‘MOSS-이끼’를 제작하고 전시했다.
  • [82년생 김조경] 김정훈 사람의 손으로 시작해 사람의 손으로 마무리하다
    1현재 경기도 양주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 조경 식재와 시설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준공일이 임박해 한창 마무리 작업 중이다. 공동주택이라 복합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고 여러 타 공정과도 얽혀 있다 보니 계획한 일정에 비해 많이 늦어졌다. 여느 현장과 마찬가지로 조경은 건축과 토목 공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선 공정이 진행되어야 마감 공정이 뒤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재작년부터 건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여러 문제가 생겼다. 시멘트, 레미콘, 철근 등 자재값 상승과 운송업 파업 등 여러 이슈가 뒤섞여 현장에서 고충이 컸다. 이런 상황 때문에 선행 공정이 늦춰지고, 강추위로 인해 공사 구간의 결빙이 생겨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소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준공일은 정해져 있고 남은 시간은 촉박한 상황이라 여러 공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경 식재 공사로 대형목 및 기타 교목과 관목을 식재하고, 암석원을 조성하는 중이다. 곧 지피류와 잔디 식재도 진행할 예정이다. 구조물 공사는 작년에 어느 정도 마무리해놓은 상태라 잔여 경계석 설치와 보도블록 포장이 한창이다. 티하우스와 퍼걸러 마감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일정 상 이미 끝났어야 할 공정도 같이 진행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했다. 사실 그전까지 조경은 내게 참 생소한 단어였다. 수능이 끝난 어느날 저녁, 부모님이 운영하는 가게의 테이블 위에 놓인 신문 광고 한 장을 발견했다. 평소 아버지가 조경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때마침 신문에서 조경학과 신입생 모집 공고를 보고 스크랩을 했던 것 같다. 그 광고를 내게 보여주며 앞으로의 조경 산업이 비전이 있을 것 같다며 전공으로 추천했다. 이후 고심 끝에 조경학과 진학을 결정했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김정훈은 연암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새로운 배움의 길을 찾아 한경대학교 지역자원시스템공학과에 진학해 시설의 입지 선정과 공간 및 자원 활용에 대해 연구했다. 이후 동림종합조경 시공 부문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 [82년생 김조경] 김현정 중요한 건 한계를 정하지 않는 마음
    1 인터뷰 요청 연락을 받은 시점은 육아휴직 후 회사로 복귀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복귀 첫날 간단한 프로그램 단축키가 생각나지 않아 적응 시간이 꽤 걸릴 줄 알았는데 역시나 오산이었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지금, 한 달 하고 보름 정도가 지났는데 그 사이 기본 및 실시설계와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진행했다. 공간 디자인을 하고, 법적 사항을 확인하고, 보고 자료를 만들고, 디테일을 고민하고, 도면을 작성하고, 공사비를 산출하고, 회의에 참석하고……. 어릴 적 배운 자전거에 몸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듯 자연스럽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다만 똑같은 페달을 밟아도 장소에 따라 새로운 경험이 되듯, 매번 반복적인 설계 과정이어도 대상지에 따라 흥미로움은 언제나 변한다. 간혹 금요일에 끝내지 못한 고민들의 답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생각이 나기도 한다. 지난 주말엔 한 프로젝트에서 고민하던 포장재 색상을 주말에 놀러간 장소에서 영감을 얻고 결정하기도 했다. 2 아이들이 쓰는 말 중에 가장 모호한 답변이 ‘그냥’이다. 정말 어쩌다 하게 됐다. 쳇바퀴 돌 듯 정해진 틀에 맞춘 일상에 현기증을 느낀 고등학생의 패기였을지도 모른다. 그땐 그랬다. 그냥 해보고 싶다는 그런 얄팍한 마음 정도. 재미있을 것 같고, 유망해 보이고, 무엇보다 ‘자유분방한 정신’이 느껴졌다고 할까. 사람이든 물건이든 장소든 먹고 사는 ‘업’이든, 마음을 빼앗기는 데는 비단 논리적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순간의 비이성적 결심이 한참 지나고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합리적 나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초현실적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면 어쩌다 조경학이었을까. 한때 두루뭉술하게 국어 교사나 광고 기획자를 꿈꾸던 문과생은 수능 참사라는 핑계로 공대까지 기웃거리게 된다. 조경학과는 공과대, 농업생명과학대, 미술대, 자연과학대 등 소속이 참 다양하다. 공대 중 가장 공대답지 않아 보이고 몽글몽글 글 쓰듯 ‘대지 위에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조경이라는 학문에 이끌렸던 건 운명이었을까. 적분도 공부하지 않은 문과생이 대학 수학과 대학 물리학을 기호 암기하듯 패스하고 그렇게 조경가가 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극히 개인적인 과거사를 공유하는 것은 조경이라는 학문과 실무를 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이 명확할 때 가장 큰 장애물은 스스로 자신 없는 단정 지음뿐이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김현정은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오래된 광고 카피처럼 설계의 품격은 리얼리티에 기반한 섬세한 고민들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동아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에서 다년간 기초 실무를 쌓았다. 서른이 훌쩍 넘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진학해 만학도 생활을 즐기고 다시 설계로 복귀했다. 현재는 HEA 일원으로 지내고 있다.
  • [82년생 김조경] 박진구 조경은 이야기, 형태의 창조, 논리적 과정의 합
    1 최근 한 달 동안 사우디 리야드 호텔, 사우디 마디나 호텔, 사우디 제다 코니시 오픈스페이스 프로젝트 공모,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주거단지 프로젝트를 맡아 하고 있다. 어소시에이트의 주요 역할은 맡은 프로젝트를 높은 완성도로 약속된 시간에 제출하고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를 멘토링 해주는 것이다. 현재 함께 일하는 조경 디자이너, 그래픽 스페셜리스트에게 디자인 방향을 제시해주고 멘토링을 해주며 담당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다. 매주 클라이언트와 미팅하면서 디자인 제안을 하거나 발전된 디자인의 상황을 프레젠테이션한다. 때로는 직접 스케치, 3D 작업, 캐드 드로잉을 하기도 한다. 좀 더 생생한 일상을 전하기 위해 어느 하루를 간략히 되돌아봤다. 7:30 am 차를 몰아 오피스가 있는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향한다. 운전하며 오늘 할 일을 머릿속에 정리한다. 8:00 am 우리 회사에는 바리스타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라테 한 잔을 부탁하고 자리에 앉는다. 운전하며 생각한 사항을 노트에 적고, 이메일을 체크한다. 디자인 디렉터에게 시간이 있냐고 물어본다. 디자인 디렉터와 전날 있었던 상황 혹은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토론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짧은 대화 뒤 자리에 다시 앉아 분배할 일들을 정리한다. 대부분은 스케치 마크업이다. 9시면 팀원들이 슬슬 도착한다. 도착하는 순서대로 일을 나눠주고 내 할일을 시작한다. 11:00 am 너덧 개 프로젝트를 관리하다보니 거의 매일 미팅이 있다. 클라이언트 혹은 건축, 인테리어, MEP 등 관련 공종과의 코디네이션 미팅이다. 그날 미팅에서 논의할 내용들을 스케치, 사례 사진, 간단한 3D 등 가급적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으로 준비한다. 4:00 pm 여러 미팅에 참여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테니스 코치에게 문자를 보내 코트를 예약한다. 기분이 좀 좋아진다. 팀원들의 진행 사항을 체크하기 시작한다.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빠른 스케치를 해주며 나아갈 방향을 지시해준다. 가끔 빨리 안 풀리는 경우가 있으면 내 자리로 가져와 좀 더 상세히 들여다본다. 5:00 pm 다시 한번 팀원들의 진행 사항을 체크하고 미비한 게 있으면 도와준다. 캐드, 3D, 스케치, 인디자인 등 툴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그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7:00 pm 일을 마무리하고 놓친 게 없는지 이메일을 체크한다. 2 서울시립대학교 화학공학과에 01학번으로 입학했다. 화학공학도 매력이 있었지만 좀 더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조경이 그 목표에 적합한 학문이라 생각해 전과를 했다. 지금 돌아보니 순진한 생각이었지만, 덕분에 꽤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갖게 됐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박진구는 조경 디자인 내러티브를 형태로 연결시키는 과정에 관심이 있다. 조경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질을 높일 수 있고 자신의 삶의 가치 또한 높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에서 2년, 스튜디오테라에서 3년 실무를 했다. 외국에서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2012년 영국 에식스대학교 리틀 칼리지에서 정원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 뒤 런던 마사 슈워츠 파트너스에서 디자이너로 2년간 일하며 중동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중동에서 커리어를 쌓기로 결심하고 두바이 파슨스 조경 팀에서 4년간 일한 뒤 현재 두바이 크랙넬에서 어소시에이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 [82년생 김조경] 송동근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1 전국 아파트 조경 답사를 진행했고, 아파트 조경 성공 및 실패 사례를 살펴보며 아파트 조경 트렌드를 분석했다. 해당 내용을 토대로 회사의 조경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조경 식재 하자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며 해당 내용을 매뉴얼로 만들어 오픈 채팅방에 공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답사를 통해 신품종 수종과 중부지방에서 활용 가능한 수목을 공부하며 수집 중이다. 2 과수원을 운영한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자연 경관이 부족해서 팍팍하게 느껴지는 도시에 나무를 심고 싶은 마음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 조경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후 과제하느라 자주 밤을 새우고 취업한 선배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조경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군대 전역 후 나름대로 인생을 계획함에 있어서 비싼 등록금 내고 배운 조경이기에 전공을 살리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송동근은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조경설계, 조경 시공, 조경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15년차 조경인이다. 현재는 부영주택 조경 담당자로서 전국 분양 및 임대 아파트 조경 및 안성 마에스트로CC 골프장 외 8개 골프장을 관리 감독 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조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다방’의 운영자로 현재 1,000명의 회원과 소통하며 조경 분야 발전을 위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 [82년생 김조경] 윤호준 기회를 놓치지 않는 유연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
    1 요즘 일상은 설계와 학업 그리고 박람회(컨벤션) 준비로 요약된다. 동료들과 함께 운영하는 회사 업무와 정원학 박사 과정을 병행하고 있다. 주중에는 현장 업무와 각종 회의, 전화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다면, 주말에는 부족한 지식을 더하기 위한 학업에 몰두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학교가 위치한 고양시에 농가와 정원 용품 상점이 많아 자주 들르는 편이다. 꽃의 개화를 보며 계절과 날짜를 확인하고, 새로운 품종과 비워지는 매대를 보며 트렌드와 인기 품종을 가늠해보기도 한다. 현재 다니고 있는 중부대학교에는 2021년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조성한 생활 정원이 있다.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잠시라도 이곳에 머물며 정원을 둘러보고 식물의 상태를 세밀하게 살펴본다. 전공과 직업이 조경이다 보니 이동하다가 실무와 직접적으로 맞물리는 장소를 발견하면 더욱 의미 있고 즐거운 기억이 된다. 현재 서울식물원 해봄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얼마 전 2023 서울정원박람회 운영 제안서 작업을 마무리했다. 조경 전공자가 행사를 왜 하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공간을 계획하고 실제 조성해 본 경험이 박람회를 준비하는 데 큰 기반이 됐다. 조경 전공 학생이라면 서울식물원이나 올해 서울정원박람회가 개최되는 하늘공원에 한두 번 방문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방문객으로 공간을 즐기는 것과 프로젝트 담당 실무자로서 현장을 바라보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관점의 차이를 관찰할 줄 알아야 한다. 전문가의 시선으로만 공간을 바라보면 때로는 보편적 다수의 행태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대상지를 전문가적 시선과 일반인의 관점 모두로 살피고자 노력한다. 특히 업무 시간 외에도 가족 혹은 동료와 자주 대상지를 방문하곤 한다. 이때 이용자 행태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이용 계층마다 어떻게 공간을 즐기는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체감할 수 있다. 매년 전국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정원박람회에 계획가나 설계가, 운영자, 작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왔다. 준비 기간이나 예산 등의 한계로 해외의 박람회와 차별화된 특색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 아쉬웠다. 이 부분을 언제나 많이 고민하고, 종종 코엑스나 킨텍스에서 열리는 타 분야 박람회를 찾아가 접목할 점은 없는지 찾아보기도 한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올해 상반기에는 독일연방정원박람회BUGA도 다녀올 계획이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설계 프로젝트는 캄보디아에 조성하는 한·아세안 국가정원 기본계획이다. 국외에 조성되는 첫 번째 한·아세안 국가정원이기에 한국과 상이한 캄보디아의 인문‧자연 환경을 존중하고 한국성을 잘 담을 수 있는 정원을 고민하고 있다. 조성 이후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방안도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윤호준은 조경설계를 기반으로 사회를 바꾸고자 한다.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하고 설계사무소에서 10년간 경력을 쌓은 뒤 제도권을 넘어 새로운 판을 만들자는 포부로 2017년 조민영과 함께 조경하다 열음을 열었다. 주민과 소통하고 공간의 조사, 설계, 시공뿐만 아니라 교육과 컨설팅, 박람회까지 아우르는 생활밀착형 조경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자연의 모습을도시에 재현하는 편집자로서 사무실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직관보다 경험, 발주처보다 주민의 이야기에 귀를 더 기울인다. 예비 조경가를 발굴·육성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조경설계사무소를 키우고자 한다.
  • [82년생 김조경] 이한희 더 나은 삶을 위한 공간, 그 공간을 쓸 사람을 위하는 마음
    1 오는 6월 준공하는 아파트 현장의 조경 공사를 바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목 식재 패턴, 주요 초화류 식재 구간 현장 협의, 조경 시설물(석가산, 퍼걸러, 놀이 시설물) 마감 공정 품질 등에 대해 협력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하며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준공 인허가 관련 사항도 사전에 점검하며 준공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2처음에는 조경학과를 졸업해 건설사에 다니고 있던 지인의 추천으로 조경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에는 생소했지만 비전이 있고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 생각해 조경학과를 선택했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이한희는 공주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현대건설 익스테리어팀에서 조경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주안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현장에서 일한다. 아파트 건설 현장의 업무는 조경 시설물을 설치하고 전반적인 아파트의 조경을 만드는 일이다. 아파트 조경이란 잘 지어진 집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포장지라 생각하고, 아파트 조경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도전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 이한희
  • [82년생 김조경] 채장원 그림이 실제 공간이 되는 순간을 목격하는 기쁨
    1 최근 한 달은 업무에서나 일상에서나 변화가 많은 기간이었다. 무엇보다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했고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드디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팀 단위로 진행한 업무들, 디자인 스케치부터 마스터플랜, 공간 CG, 설계도서 작성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하려니 쉬운 것이 하나도 없고 동료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정신없이 흘러간 한 달을 되돌아봤다. DAY 1 아침부터 전화가 온다. 발주처 현장 담당자다. 뭔가 작업이 잘못됐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전화를 받는다. 현재 조경 시공 회사에서 진행하는 디자인 제안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 시공 현장은 목표 준공일이 분명하기 때문에 디자인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압축적으로 진행된다. 전화는 보고 일정 때문에 걸려온 것이었다. 일주일 뒤 클라이언트에게 최종 설계안을 보고하고 확정 지었으면 한다는 내용이다. 앞으로 일주일은 보고 준비와 설계 내용 검토로 정신없이 지나갈 것이다. DAY 2~6 하필 다른 현장의 설계 변경 업무가 겹쳤다. 시공 회사의 설계 부서는 새로운 설계 제안만큼이나 현장의 설계 변경 업무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보통 설계 회사는 설계 용역 그 자체로 대가를 인정받지만, 시공사의 경우 공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현장 상황(관련 공종의 간섭, 배수 및 토심 문제 등) 때문에 설계 변경이 시행되지만, 회사 수익에도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공사 여건과 금액 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번 제안은 새로 공사를 수주해 매출을 내야 하는 설계 영업의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일이다. 시공 완성도를 높이고 더불어 회사의 수익을 증대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결국 설계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책상 한쪽에 트레이싱지를 펴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도면을 계속 그려본다. 시공 회사의 설계 업무 대부분이 그렇지만, 주어진 시공 기간이 길지 않아 구조 검토, 재료 수급이 너무 오래 소요되는 디자인은 지양하며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발주처와 명확한 이미지를 공유 해두었기에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디자인을 확정할 수 있었다. 이제 다음 보고만 잘 마치면 한 고비는 넘긴다. DAY 7 6시쯤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한다. 7시 반에 기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하니 9시 반이다. 보고 전 간단하게 대상지를 둘러보며 일주일 간 떠올린 그림이 공간에 구현되었을 때 어떨지 상상해본다. 10시, 보고 장소로 이동한다. 이동하며 머릿속으로 공간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다행히 좋은 분위기에서 보고를 마무리했다. 전체 공간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고, 일부 수정 의견이 있었지만 큰 그림을 흔드는 정도는 아니라 내심 안도했다. 회사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향후 일정을 정리해본다. 이제 공사용 도면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공사 현장 여건을 확인하고 시공 협력사와 협업을 진행해야 한다. DAY 8~20 평면 디자인이 확정됐으니 실제 공사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도면 작업을 진행한다. 발주처 현장 담당자와 클라이언트에게 보고를 진행하며 받은 의견을 바탕으로 철거 계획부터 식재, 시설, 포장 도면을 그린다.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다. 약속한 날까지 설계도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 달려야 한다. 1차 설계도서를 기준으로 전문 협력사와 미팅을 진행한다. 시설물과수경 설비, 전기 등 실제 공사를 수행할 협력사들과의 미팅은 설계도서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각 분야의 공사에 문제가 없을 지 판단하고 공종 간의 간섭이 생기는 부분을 검토하며 의견을 공유한다. 나는 이 내용을 취합해 디자인에 영향이 가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며 설계도서를 정리해간다. DAY 21~25 실제 시공을 위한 설계도서 변경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은 처음 설계도면 작업을 하며 놓쳤던 부분을 찾아내고, 공사에 참여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받아 도면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완성된 설계도면은 때로는 아주 단순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아주 디테일하기도 하다. 실제 도면을 보는 당사자가 꼭 필요로 하는 부분은 자세하게 표현하고, 도면에서 확인하기 어려워 현장을 보며 진행해야 하는 부분은 다소 러프하게 그리게 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검토를 거쳐 완성된 도면이지만 아마 공사가 시작되고 나면 도면과 맞지 않는 부분이 계속 나올 것이고, 설계변경이라는 또다른 업무로 이어질 것이다. DAY 30 최종 검토한 도면을 발주처에 납품한다. 약 한 달에 걸친 제안부터 실시도서 납품까지의 과정은 설계자뿐 아니라 시공자, 발주처 등 공사에 관계된 모두의 머릿속에 전체적인 그림을 공유하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곧 공사가 시작될 것이다. 처음 생각했던 그림이 예상보다 별로일지, 더 나은 결과물이 될지 곧 알게 될 것이다. *환경과조경420호(2023년 4월호)수록본 일부 채장원은 디자인과 시공 그 사이 어딘가에서 헤매다 이제야 목적지를 찍고 걷기 시작했다. 경희대학교에서 환경조경디자인을 전공하고, 서영엔지니어링에서 조경설계 영역에 첫발을 들였다. 시공과 소재에 대한 관심으로 농업회사 법인 명림원에서 시공 관리와 수목 유통 일을 배우면서 오히려 디자이너로 성장한 듯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건설 회사인 미담과 고려조경의 디자인팀에서 팀장으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조경설계사무소 ‘조경, 디자인 진심’을 꾸려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