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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힐 가든 이음의 풍경을 거닐다
    갈대 언덕, 힐 가든The Hill Garden 노원구는 과거 노들평야를 중심으로 농업이 이루어지던 지역으로, 역마들이 뛰놀던 갈대 평원이었다. 1980년대 이후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도시 기반시설이 갖추어지기 시작했고, 점차 주거단지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의 밀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가파른 인구 증가에 비해, 지역의 문화시설은 이에 미치지 못해 문화적 혜택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지역 활성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동시에 서울시립미술관의 수장고가 부족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술관 신축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동북부 지역의 부족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내의 부지를 새로운 미술관 건립 대상지로 선정했고, 시립미술관 강북 분관에 대한 설계공모를 진행,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당선안은 기존의 근린공원 내에 자그마한 동산을 계획하고, 공원에서 시작된 녹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자연친화적인 공간 계획을 담고 있다. 미술관은 언덕 위에 고즈넉이 앉은 하얀 미술 상자의 형태로, 다양한 동선을 유입해 미술관과 공원이 만날 수 있게 했다. 미술관을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 그리고 예술이 함께 숨 쉬는 문화 소통의 ‘이음공간’이 되도록 한 것이다. 지하층은 교육시설과 다목적시설을 배치하여 지역 주민의 소통과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했다. 1층은 도서 및 정보 검색실을 비롯하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전시실로 계획했다. 주변 경관의 연장선상에 있는 옥상부 공간은 야외 조각공원으로 꾸며 미술관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전시공간으로 계획했다. 미술관 외부 공간 설계에 임하며, 이화원은 기존 등 나무근린공원과 미술관의 관계 설정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갈대 언덕을 뜻하는 노원蘆原이라는 지명의 의미를 살려 다양한 형태의 언덕에서 예술과 자연이 조우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지역의 문화적 명소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상적인 조경 설계가 필요했다. 규모는 작지만 그곳을 거닐면 특별한 정원을 만날 수 있길 바랐다. 외부 공간 설계의 주안점은 다음과 같다. White in Green: 공원 속에 위치하는 미술관의 특성을 살려 녹색의 언덕 속에서 하얀 미술관이 부각될 수 있는 공간 연출을 의도했다. 방향과 언덕의 형태를 고려하여 상록 위주의 단아한 식재,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식재 계획을 도입했다. Art & Event: 미술관과 공원의 이용 행태를 고려하여, 전시 및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외부 공간을 계획했다. 제안하는 구조물도 하나의 조형 작품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독특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했다. Path with Flow: 공원과 주변 가로가 자연스럽게 연계된 보행 환경을 조성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대상지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외부에서 미술관 내부로의 원활한 이동이 가능한 동선 체계를 수립했다. 또한 이 동선이 다시 공원으로 흘러들도록 계획했다. 글 김이식 사진 박영채. 이화원, 이형주 조경 설계 조경설계 이화원 건축 설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한화건설 발주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위치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동 508 대지면적 6,195㎡ 조경면적 2,911㎡ 완공 2013년 김이식은 경관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길 희망한다. 어린 시절 접한두 편의 동화, 『어느 멋진 날』과 『나무를 심는 사람』에서 직업의 길을미리 본 듯하다. 조경가로서의 긴 여정에서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섰으며, 앞으로 만날 대지의 풍경과 사람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부터가슴 벅차하고 있다. 1973년생이며,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 설계를 공부하고, 환경계획연구소 및 서인조경에서의 실무를 거쳐, 2008년 조경설계 이화원을 설립했다.
    • 이화원
  • 마로니에공원 도시 공공 영역, 마로니에공원
    “마로니에공원, 생성의 공공 영역으로.” 2008년 8월, 일간지에 연재하던 칼럼 한 꼭지의 제목이다. 글 속에서 마로니에공원은, 비록 그 태생은 황당했지만 주변 지역 전체가 문화의 영역으로 재편되어 온 놀라운 과정을 증거하며 계속 이어져 나가야 할 도시 공공 영역의 잠재력이 가득한 곳이라 했다. 칼럼이 실린 얼마 후, 30년을 그렇게 지내왔던 ‘근린공원’이 ‘재정비 기본계획’이란 이름으로 조달청 입찰에 등장했다. 동기: 도시 공공 영역, ‘입찰’되는 처지에 놓이다 토목 엔지니어링 회사 한 곳이 낙찰 받았고 그 회사가 내게 연락을 해왔다. 대학로에 사무실을 둔내가 오랫동안 그 공원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던 차에, 위 칼럼까지 읽었으니 이 프로젝트는 내가 맡아주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시작하자마자 대학로 전체의 역사와 변화 과정에 대한, 문화에 대한, 도시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 등, 과업 항목에도 없는 이야기로 당시의 담당자들을 당혹하게 하며 공식·비공식 논의들을 풀어나갔다. 각종 심의 또한 무사히(?) 완료해 주니 그제야 서로 이해의 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곳을 도시 공공 영역으로 간주하는 근본 인식에는 끝내 함께 도달하지 못했다. 따라서 내가 제기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와의 경계 지우기, 서울대학교 기념물의 이전 등을 실행시키려는 의지는 결국 엿볼 수 없었다. 2010년 가을, 새로이 선출된 구청장에게 마로니에공원은 이미 익숙하고 각별한 과제였다. 묻혀있던 기본계획이 다시 시작되면서 더욱 많은 협의 과정이 필요했다. 공연 관계자, 시민단체, 주민들을 비롯해 대학로에 관계하는 온갖 분야의 사람들과 단체가 논의 대상이었고, 그 외에 작품을 설치한 작가, 문리대 이적지 기념물과 연관된 서울대 학교 동창회, 김상옥 열사 유족회, 장애우 협회 등 그 범위도 아주 넓었다. 논의 과정은 설계자의 위치에서, 때론 발주자의 위치에서 진행되었다. 어쨌든 그 많은 사람들과 조직들이 가진 희망과 그들 사이의 갈등이 이 과정에서 모두 고스란히 드러났고, 논의되었고, 조정되었고, 합의되었다. 우리 사회의 공공적 과제의 진행에서 이제 본격적인 협치, 즉 ‘거버넌스governance’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스스로 떠안은 일을 과장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자신이 바라는 결과를 얻으려면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공공적 과제의 치열함을 멀리 피하고 싶은 도시 공공 영역, 마로니에공원 규방의 계획가들은 안전하고 따뜻한 규방에 그대로 남으라. 과정: 설득과 협상의 진수를 겪다 지하의 공중화장실은 안전을 둘러싼 논란이 거듭되다 결국 지상으로 올라왔다. 때마침 터진 도심홍수 덕택에 한 개 층 깊이로 내려가는 계단식 야외 공연장의 경사를 완만하게 조절했다. 이 공연장은 공원의 일부이자 휴식 장소, 작은 모임의 장소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쏟아낸 요구는, 내가 믿는 바 이 공원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프로그램과 그 운영 원칙에 따라 설득해 나가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 요구가 각자의 꿈에 관한 것일 경우에는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그 가운데 최고의 사건은 공사 막바지에 벌어졌다. 보기 드문 두께의 장대석을 투수 공법으로 공원 전체에 깔아 나가던 중, 왜 공원을 흙바닥으로 만들지 않느냐는 전임 시장의 지적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쓸모없는 회의가 이어졌고 공사 현장의 리듬이 깨졌으며, 나의 얼마 남지 않은 에너지마저 고갈시켰다. 어처구니없는 그 일은 3개월 후 다시 시작된 현장 작업의 질에 최악의 영향을 끼쳤다. 개탄스러운 일 그 자체였다. 마로니에공원 작업에서 기록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정은 이 영역의 한 주체인 예술위와의 소통과 협력이었다. 이 공원의 태생적 한계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관할의 문제였다. 모두의 인식 속에 마로니에공원은 공원과 건물 영역이 하나지만 기실 그 속에는 종로구청과 예술위가 엄연히 소유와 관리의 영역을 나누고 있다. 인식과 실재가 다르다는 말이다. 한때 이 모든 영역의 관리가 문예진흥원(예술위의 전신)에 위탁된 시기가 있었지만 어설프게 조각공원을 만들려 시도하다 실패한 일도 있었다. 그 후 공원에는 두 주체에 의해 경쟁하듯 많은 어설픈 것들이 쌓여 나갔고 못난 TTL극장도 그 틈에서 만들어졌다. 예술위 또한 본관 건물(현재는 예술가의 집)에 울타리를 두르고 관공서처럼 이 영역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 모든 모습을 깨뜨리고 정돈하는 일,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식과 실재의 영역이 일치하도록 만드는 일을 위해서 두 주체, 종로구청과 예술위의 대화가 무척이나 중요했다. 글 이종호 사진 유청오 총괄 건축가 이종호(한국예술종합학교, 스튜디오 메타) 건축 설계 우의정, 이상진, 김회성(건축사무소 MIC) 조경 설계 박승진(기술 자문), 이든플랜(실시 설계) 토목 설계 대한컨설턴트 구조 설계 제이텍구조 엔지니어링 기계·전기 설계 GK기술단 막구조 설계 대동 시공 삼일기업공사 발주 종로구청 공사비 약 36억 원설계 기간 2009년 9월 ~ 2011년 12월 공사 기간 2012년 2월 ~ 2013년 10월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동 124-1번지 외 주요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 전시장, 공원 대지 면적 5,802.00 건축 면적 323.77㎡ 조경 면적 829.41㎡ 이종호는 1957년 서울 생이다. 1989년 건축과 예술을 통해 사회의 점진적 발전을 목표로 하는 스튜디오 메타를 설립한 이후 건축, 도시 연구, 문화기획, 출판 등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 하고 있다. 박수근미술관,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 노근리역사 평화박물관 등 사회의 기억을 매개로 발언하는 건축 작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 도시기본구상, 순천 문화도시연구 등 문화도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대구 문화창조발전소 조성사업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2014년부터 운용될 차세대 KTX의 차량 디자인 진행도 맡고 있다.
    • 스튜디오 메타
  • 여울의 못 건축에 대한 비평 혹은 대체자연
    건축비평으로서의 조경 프로젝트에 초대되었을 때, 이미 건축설계는 마무리되어 있었다. 따라서 대상지 남쪽의 저수지, 주변 구릉경관과 함께 건축은 조경의 맥락context으로 주어졌으며, 우리는 조경행위를 건축에 대한 응답(response)이라고 보았다. 한편, 프랙티스 초기부터 한옥을 깊이 탐구해 온 황두진의 현대건축물을 한옥건축의 연장이라고 생각하였다. 현대캐피탈 복합훈련캠프 역시 한옥의 고전적 구법이 지오메트리(geometry)를 통해 형상화 된 것으로 지형에 반응하는 터잡기 기법과 각 공간 간의 교차적 경험이 한옥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수공간을 옥외공간 프로그램으로 요청받은 오피스박김은 이에 대한 응답으로 전통정원의 방지를연상케 하는 사각질서의 ‘여울의 못Pool of the Riffles(사면형 캐스케이드)’을 제안했고, 한국정원 연못의 외곽을 둘러싸는 담의 모습과 기능은 ‘물결지형(경계부 지형조작)’이라는 대지조작을 통하여 재현하고자 했다. 여울의 못은 기존 지형에 최소한의 변형만 가하기 위해 세 번 꺾여있고, 꺾인 지점에는 세 개의 다리가 놓여있는데, 다리에는 안상(眼像)을 새겨놓았다. 이는 한국정원과 상이해 보이는 이곳의 근간을 암시하는 구체적인 제스처인 동시에, 경관 관찰자에게 또 다른 해석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실마리적 장치이다. 또한 부지 경계부에 조성된 물결치는 지형은 대상지의 경계를 하늘과 맞닿게 함으로써 시각의 초점을 무한으로 안내한다. 이 지형은 주변 경관을 축경한 것으로 그 형태는 사면 배수라는 엔지니어링 기능에서 기인한 것이다. 외피재료인 익스팬디드 메탈(expanded metal)이 건물에서 수직적으로 활용되었다면, 외부공간에서는 이를 수평적으로 활용하였다. 벌려서 만든 재료의 특성상 판 안에서 여러 개의 곡선이 마치 물결처럼 중첩된다는 점에 착안, 캐스케이드의 바닥재로 씀으로써 물이 단순히 흘러내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면서 수많은 여울riffle을 만들도록 하였다. 일정한 두께로 공급되는 물과 일정한 각도로 벌어져 있는 익스팬디드 메탈이 만나 만들어내는 ‘여울의 못(pool of riffles)’에 다시 햇빛과 바람이 부딪혀 부서지며 만들어내는 찰나의 경험과 공간미는, 물이 없는 겨울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자연하천에서 각기 다른 공간으로 나타나는 여울과 못은, ‘여울의 못’으로 그 기능이 복합되어 또 다른 대체자연을 만들고 있다. 글박윤진, 김정윤 사진김종오, 윤수연 조경 설계 오피스박김 건축 설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조경 시공 랜드테크 발주 현대캐피탈 위치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대지 면적 22,068m2 조경 면적 11,678m2 완공 2013 박윤진은 하버드 GSD를 졸업하고 Sasaki Associates, West 8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미국 보스턴 건축대학교와 네덜란드 바헤닝헨 대학교 등에 출강하였으며, 김정윤과 함께 참여한 2004년 대만 치치 지진 메모리얼 국제오픈 설계경기 당선을 계기로 오피스박김을 설립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김정윤은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GSD 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후 Child Associates, West 8 등에서 실무를 쌓고, 네덜란드 바헤닝헨 대학교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 출강하였다. 2007년 차세대 디자인 리더(산업자원부)로 선정된 바있으며, 광교 공원 디자인 커미셔너(2011)로 활동했다.
    • 오피스박김
  • 세종호수공원
    세종호수공원의 탄생과정 2013년 5월. 세종호수공원이 완공되었다. 2009년 3월 턴키설계를 시작하여 기본설계4개월, 실시설계 6개월 그리고 3년간 공사를 했으니, 꼬박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세종호수공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탄생과 맥을 같이 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시절 ‘행정중심의 녹색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도시개념 국제공모전 당선작 중 안드레 스페레아 오르테가(Andres Perea Ortega)의 “천 개의 도시(The City of Thousand Cities)”안이 도시의 큰 틀과 중심행정타운, 중앙녹지공간 개념의 바탕이 되었다. 이후 정부청사가 위치하는 중심행정타운은 “Flat city/Link city/Zero city” 라는 제목으로 도시의 수평적 구조와 유연한 관계를 강조한 미국의 발모리 어소시에이트(Balmori Associates)와 해안건축의 마스터플랜이 당선되었으며 이 때 처음으로 세종호수공원과 중심행정타운의 뼈대가 잡혔다. 이후 중앙녹지공간에 대한 국제현상공모에서 해인조경의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s” 안이 당선되면서 중심행정타운과 중앙녹지공간을 매개하는 공간인 세종호수공원의 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 2009년에는 ‘중심행정타운 블루그린네트워크 조성사업’ 턴키 결과 조경설계 서안과 계룡건설이 설계와 시공을 맡게 되었는데, 이는 중심행정타운 내 호수공원과 실개천 그리고 근린공원과 녹지를 아우르는 설계였다. 특히 이 사업은 LH에서 발주한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조경관련 턴키설계였는데, 준공이 된 현시점에서 그 과정의 장단점은 한 번쯤 되짚어봐야 할 중요한 사안일 것이다. 디자인 철학과 호수의 구조 세종호수공원에는 이 도시를 구상했던 많은 이들의 철학이 담겨 있다. 특히 도시의 중앙부를 비워두며 환상형의 민주적이며 기능이 분산된 위계가 없는 도시를 구상한 오르테가의 철학과 발모리의 마스터플랜에 담긴 수평적 구조의 시민친화적인 평평한 도시구조의 철학은 도시와 유연한 관계를 맺기 위한 바탕이 되었다. 특히 호수공원과 중앙녹지공간을 녹색의 공간으로 비워두고, 그 주변으로 도시상징문화시설도시건축박물관, 국가기록박물관, 도서관, 행정지원 및 컨벤션센터, 대통령기록관 등을 환상형으로 배치하는 세종시의 ‘도시상징프로젝트’는 호수의 구조를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Landscape Architecture _ SEO-AHN TOTAL LANDSCAPE Landscape Construction _ Kyeryong Construction Industrial co., ltd + Samsung Everland inc + Samsung C&T Corporation Client _ LH(Korea land & housing Corporation) Location _ Sejong-ri, Yeongi-myeon, Sejong-si, Korea Landscape Area _ 615,183m2(Lake _ 322,800m2~326,600m2) Competition _ 2009. 7. 14. Completion _ 2013. 5. Photograhp _ Park, Sang Baek Editor _ Kim, Jeoung Eun Translator _ Hwang, Ju Young
  • [에디토리얼] 오슬로의 추억
    노르웨이 오슬로에 거점을 둔 글로벌 디자인 그룹 스뇌헤타(Snøhetta)의 최근 조경 작업들로 이번 호 특집을 엮었다. 스뇌헤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조경가 이슬의 메일을 처음 받은 게 지난해 7월이니, 기획과 편집에 여덟 달 가까운 공을 들인 셈이다. 스뇌헤타 네 글자만 믿고 곧바로 특집호 편집을 결정한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우선, 스뇌헤타 특유의 수평적 작업 문화가 디자인 과정과 작품 생산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조명하고 싶었다. 부산 오페라하우스 설계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뇌헤타의 공동 대표 셰틸 토르센(Kjetil Thorsen)이 한 잡지와 가진 인터뷰의 인상적인 구절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스뇌헤타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 하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민주적”이라고 답했다(월간 『디자인』 2018년 9월호). 스뇌헤타 뉴욕 오피스를 취재한 어느 기자는 작업 공간을 가로지르는 아주 긴 대형 테이블을 자세히 관찰해 묘사하며 그들의 작업 태도를 “투명성, 다양성, 교차성”이라고 표현했다(『Metropolis』 2015년 11월 10일). 이번 특집 지면 곳곳에서 볼 수 있듯, 스뇌헤타가 생산한 작품들의 핵심 개념인 대화와 관계, 맥락과 문지방(threshold)은, 시니어와 주니어 디자이너가 평등하게 발언하며 교류하고 건축가, 조경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가 고유 영역을 허물며 협력하는 그들의 작업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스뇌헤타의 제안 메일에 가슴이 뛴 더 큰 이유는 실은 오슬로 오페라하우스의 추억 때문이었다. 2019년 9월, 피오르와 뭉크의 도시 오슬로에서 열린 세계조경가협회IFLA 학술대회에 참가했다. 매일 비가 내려 뭉크의 ‘절규’보다 더 우울했던 첫 방문 때와 달리, 두 번째 여행에서 만난 오슬로는 맑은 공기, 깨끗한 바다, 아름다운 언덕이 절묘한 비율로 혼합된 녹색 도시 그 자체였다. 낙후한 구도심 항만에서 활기찬 워터프런트로 탈바꿈한 비외르비카(Bjørvika) 지역의 문화적 앵커가 오슬로 국립 오페라하우스다. 배를 타고 다가가며 보거나 해변을 산책하며 멀리서 보면, 오페라하우스의 형태가 바다에 떠다니는 거대한 빙산이 육지에 얹혀 있는 모습임을 누구나 직감할 수 있다. 스뇌헤타는 순백의 대리석과 화강석 판을 힘찬 수평선과 사선으로 엮어 북구와 노르웨이 자연의 아이콘인 빙산의 형상을 재현했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형태 재현의 강렬함보다 더 감동적이었던 건 완만한 경사의 외부 공간이 바다로, 건물 지붕으로 바로 연결되는 경험의 흐름이었다. 맥락을 존중하고 경계와 관계를 넘나드는 스뇌헤타 디자인의 특징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고급 공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마치 뒷산에 오르거나 공원을 산책하듯 부담 없이 걷다 보면 오페라하우스 지붕 위에 오를 수 있다. 도심의 낭만적인 경관과 협만의 피오르 풍경을 한눈에 품고 내려다볼 수 있다. IFLA 행사 마지막 날, 오페라하우스 지붕에 몸을 눕히고 오슬로의 장엄한 석양을 마음에 눌러 담았다. 곧 코로나19 시대가 닥쳤고, 오슬로는 나의 마지막 해외여행 도시로 남게 되었다. 스뇌헤타로부터 날아온 메일에 가슴이 쿵쾅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최종 교정을 보며 남기준 편집장은 “이번 호는 정기구독 외에 서점에서도 많이 팔릴 것 같다”는 전망을 했다. 25년 잡지 경력의 편집자 말이 틀릴 리 없을 테다. 비교적 잘 알려진 타임스퀘어와 킹 압둘아지즈 세계문화센터는 물론이고 라스코 Ⅳ, 맥스 Ⅳ, 오르드룹가드 미술관, 트라엘비코센, 페르스펙티벤베그 등의 근작에서 스뇌헤타의 조경을 관통하는 적응과 경계의 디자인을 직관적으로 만날 수 있다. 참, 조경가 이슬의 열정적인 협력이 없었다면 이번 스뇌헤타 특집을 꾸리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화여대와 서울대에서 환경디자인과 조경을 전공하고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에서 도시설계‧계획을 전공한 그는 MVRDV를 거쳐 2019년부터 스뇌헤타 인스부르크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다.
  • [풍경 감각] 풍경 도둑
    나의 산책 코스는 동네 아파트 단지였다. 곳곳의 작은 쪽문을 통해 들어서면 산수유 길, 조팝나무 길 같은 산책로가 있었고, 이 길들은 크고 작은 정원과 어린이 놀이터, 연못과 인공 실개천, 광장, 테니스장으로 연결되었다. 꽃 사진 찍는 사람들과 재잘거리는 아이들, 비 오는 날의 개구리 소리, 우비 입힌 강아지와 산책하는 우비 입은 사람. 무해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지난 봄부터 발길을 끊었다. 산수유가 지고 조팝나무 꽃이 하얗게 필 무렵 아파트 단지 외곽에 진회색 울타리가 들어섰다. 누구나 드나들던 쪽문에는 입주자 카드나 비밀번호가 없으면 열리지 않는 문이 설치됐다. 낯선 인기척에 잠 못 이루는 이가 있었던 걸까. 소음, 보안, 그리고 코로나19……,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짐작 가는 원인은 여럿이다. 여전히 경비원이 상주하는 정문과 배달 차량 출입로는 열려 있지만 풍경을 도둑질하는 기분이라 들어갈 수 없다. 닫힌 문 앞에는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들이 서성이곤 했다.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시장에 다니던 분들인데, 입주자가 지나갈 때 열린 틈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것 같았다. 나는 이제 먼 곳으로 작업실을 옮긴다. 내가 다른 산책 코스를 만드는 동안, 그 아파트의 문은 계속 잠겨 있을까? 할머니들은 계속 기다릴까? 아니면 장본 것을 끌고 빙돌아 집으로 돌아갈까? 봄이 오면 진회색 울타리 안에 노란 산수유와 하얀 조팝나무 꽃이 필 것이다.
  • 스뇌헤타
    스뇌헤타는 1989년 크레이그 다이커스(Craig Dykers)와 셰틸 토르센(Kjetil Thorsen)이 세운 건축·디자인 사무소다. 본래 건축 사무소로 출발했지만 2008년 스뇌헤타 디자인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인스타그램이 새로운 소통 창구로 떠오르고 있지만, 스뇌헤타는 여전히 홈페이지(snohetta.com)를 업데이트하고 꾸리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메인 화면에서 스뇌헤타의 정체성을 읽을 수 있는 몇몇 문장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스뇌헤타입니다. 우리는 건축, 조경, 인테리어, 제품을 설계하고 그래픽 디자인을 합니다.” “스뇌헤타는 30개국에서 온 240명 이상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람 간의 상호작용은 우리가 디자인하는 공간과 우리가 작동하는 방식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단일한 걸작이라기보다는 일련의 맥락적 실험의 한 표본입니다.” 네 개 문장에서 엿볼 수 있듯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대화와 관계는 스뇌헤타의 창의성을 만들어내는 원천이다. 스뇌헤타에는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건축가, 조경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제품 디자이너가 있다. 이들은 자유롭게 교류하며 융합적인 사고로 프로젝트에 접근한다. 크레이크 다이커스는 이 작업 방식을 트랜스포지셔닝(transpositioning)(자리 바꾸기)이라 부른다. 사무실을 가로지르는 대형 테이블은 이러한 스뇌헤타의 설계 태도를 잘 드러낸다. 넓게 열린 테이블은 점심시간 식사 장소로 쓰일 뿐 아니라 회의, 디자인 샤레트 등 다양한 공동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테이블을 지나는 누구든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화와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 성별, 전공, 나이,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동등한 발언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는 스뇌헤타가 중요시 여기는 또 다른 가치인 평등과 투명성을 보여준다. 이번 특집은 광범위한 스뇌헤타의 디자인 영역 중에서도 ‘조경’을 조명한다. 설계 철학을 담은 에세이는 “부지와 맥락, 건물과 경관, 공공과 민간, 문화와 물성,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게 될 것 사이”에 자리 잡은 ‘문지방(threshold)’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지는 아홉 개 프로젝트에서 문지방 개념을 이용해 건축과 유연하게 관계 맺고, 문화와 경관의 연결고리를 탐구하고, 사람과 경관을 더욱 깊게 연결시키는 조경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함께 수록한 이유미의 글은 시각적 영향력을 넘어선 기능적 조경의 가치를 짚는다. 글 속에 수록된 스뇌헤타 조경 팀과의 인터뷰에서 조경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과 스뇌헤타의 건축과 조경을 아우르는 키워드인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만나볼 수 있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협력 이슬 디자인 팽선민
  • [스뇌헤타] 스뇌헤타의 어제와 오늘
    스뇌헤타(Snøhetta)는 30년 넘는 시간 동안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공공 및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 여정은 1989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의 새 도서관 건립 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시작됐다. 그 뒤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뉴욕 세계무역센터 911 메모리얼 파빌리온을 비롯한 수많은 건축물의 설계 의뢰를 받았다. 사무소 설립 후 우리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고유한 접근 방식을 유지해왔다. 건축, 조경, 인테리어, 제품, 그래픽, 디지털 디자인, 미술 등을 통합해 다채로운 프로젝트에 적용했다. 다양한 분야 간의 협업은 스뇌헤타를 이끄는 본질적 원동력이다. 이 같은 작업 방식은 오슬로, 파리, 인스부르크에서 홍콩, 선전, 애들레이드, 멜버른, 뉴욕, 샌프란시스코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의 스튜디오에 근무하는 350명 이상의 직원과 스뇌헤타의 존재감을 만들어냈다. 현재 뉴욕의 라이터스(Writer's) 도서관, 오슬로의 굴하우그(Gullhaug)( 광장, 칸의 라 크루아제트La Croisette) 재개발, 중국의 베이징 도서관, 상하이 그랜드오페라하우스 등 다양한 국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완공작으로는 덴마크의 에스비에르 해양센터(Esbjerg Maritime Center), 노르웨이의 볼더 캐빈(Bolder Cabin)s, 뉴욕의 550 매디슨(Madison) 정원, 덴마크의 오르드룹가드 미술관(Ordrupgaard Museum) 증축, 뉴욕 코넬 대학교 경영교육센터와 호텔, 파리의 르몽드 그룹(Le Monde Group) 본사, 유럽 최초의 수중 레스토랑인 언더(Under), 타임스퀘어(Times Square) 재설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확장, 라스코(Lascaux IV) 국제 동굴벽화박물관, 브라퇴르카이아(Brattørkaia) 발전소, 노르웨이의 새로운 지폐 디자인 등이 있다. *환경과조경419호(2023년 3월호)수록본 일부
    • Snøhetta
  • [스뇌헤타] 스뇌헤타의 조경 철학
    스뇌헤타 산 1980년대 후반 스뇌헤타 설립 이후, 조경은 우리를 지탱하는 핵심이었다. 조경은 스뇌헤타 내 우뚝 선 전문 분야일 뿐만 아니라 스뇌헤타를 정의하는 그 자체다. 우리의 조경 작업 방식 중 하나는 ‘문지방(threshold)’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다. 부지와 맥락, 건물과 경관, 공공과 민간, 문화와 물성,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게 될 것 사이의 문지방, 즉 유연한 경계를 다룬다. 매체로서 경관의 상호의존성과 섬세함이 이 개념에 녹아든다. 스뇌헤타라는 이름은 노르웨이의 홀로 선 고산에서 따온 것이다. 스뇌헤타 산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지만 누구나 닿을 수 있는 경관이다. 그곳을 여행하는 모든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공유지의 일부다. 주변을 둘러싼 툰드라와의 문지방은 불분명하지만 정체성이 뚜렷한 경관을 보여준다. 우리의 조경은 이런 경관의 이중성을 투영해 뚜렷하면서도 유연한 문지방의 개념을 추구한다. 개인과 집단의 직관 경관은 유연하고 섬세하게 엮이고, 연결되는 동시에 구별된다. 스뇌헤타의 디자인 작업은 이러한 단일성과 집단성 사이의 경계점을 탐색하고 실험한다. 스튜디오 내 개인은 각자 훈련하고 전문성을 갖추지만, 스뇌헤타라는 전체로 보일 때 가장 돋보인다. 스뇌헤타의 조경가들은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래픽과 디지털 디자이너, 예술가와 제품 디자이너 사이에 있다.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와 꾸준히 협력하면서 조경가의 전문성을 발휘해 작업을 이끈다. 이들 사이에서 조경은 전문성, 전문 기술, 이해도를 갖춘 견고한 전문 직능이다. 모든 프로젝트에서 조경은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대중의 접근성과 공공에 제공하는 혜택을 고려한다. 또한 식생, 새와 동식물 같은 생명체를 염두에 두고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영향을 고려한 공간을 디자인한다. 전문 분야의 협업에서 비롯되는 긴장감과 에너지는 종종 디자인 개념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각 분야가 가진 관례에도 불구하고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적절히 발휘할 때 다른 분야와 유연하게 연계할 수 있다. 조경은 스뇌헤타의 모든 작업과 깊게 연관되어 있고, 우리는 아주 단순한 설계로 조경을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높은 봉우리는 산과 계곡을 구분 짓게 하지만, 계곡이 끝나는 지점과 산의 능선이 시작하는 지점은 구별하기 쉽지 않다. 조경에 대한 우리의 철학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는 개별적인 디자인보다 다양한 경관 속 한 요소로서 디자인을 추구한다. 우리가 조경가라는 역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다양한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디자인 전략을 택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문화의 교차점 경관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경관은 자연이라는 캔버스에 겹쳐진 인간의 활동과 개념이다. 동시에 경관은 문화이자 자연이며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매체이자 종종 사회가 관여한 결과다. 스뇌헤타는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이 문화와 자연 경관의 문지방에서 발생한다고 믿는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가속화되며 문화와 경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 기술은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핵심 도구로, 실용적 해결 방안이자 사람들이 더 정체성 뚜렷한 경험을 하도록 돕는 요소다. 그것은 문화와 물성의 경계를 가로지르고 희석하는 도구이며, 현재에 과거를 녹이고 존재하는 것에 존재하게 될 것을 녹아들게 한다. 노르웨이 북대서양 연안의 트라엘비코센(Traelvikosen) 프로젝트가 좋은 사례다. 섬세하게 배치한 석재 블록은 기존 경관에 조용히 개입해 바다의 자잘한 바위 노두와 해안을 연결한다. 이 디딤돌은 방문객이 도착한 그 시점에 발생하는 일시적 변화와 시간에 대한 내러티브를 전달한다. 기후와 조수, 먼발치의 산은 이 경관을 어떻게 이해하고 경험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디자인은 더 넓은 경관을 읽는 방법이자 방문객에게 경관을 그 자체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조경가로서 우리는 자연을 이해하고 읽고 분석하는 방식을 배웠다. 전 세계 9개의 스튜디오를 둔 스뇌헤타는 캐나다의 대초원에서부터 호주의 유칼립투스 숲까지, 동물과 식물, 지구과학, 지리, 기후, 역사와 문화와 같은 고유한 특성을 다루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자연을 고려하는 일은 이용자의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되기도 한다. 이때 인간과 자연을 잇는 중요한 도구로 내러티브를 사용한다. 우리는 부지와 건축적 개입을 연계하는 핵심 도구로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를 주로 사용한다. 이러한 점에서 스뇌헤타는 어떤 고정된 형식을 고수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각 디자인과 표현은 대상지, 이용자, 장소 그 자체에서 출발해 선입견 없는 자유로운 스튜디오 내의 유연한 협업으로 발전한다. 물성과 이용자 사이의 대화 조경은 물리적 세계와 추상적 세계의 문지방에 있다. 모든 프로젝트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사람, 커뮤니티, 문화이기 때문에 모든 작업과 과정에서 이용자의 측면을 고려한다. 대화는 상호 교환, 즉 의사소통을 의미한다. 우리는 사람 사이의 대화뿐 아니라 경관과의 대화도 필요하다고 믿는다. 경관은 오랜 시간 인간의 생활상과 신념, 가치를 덧칠해온 캔버스다. 경관을 이해하는 일은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지역 사회와 장소의 내일을 설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대상지의 위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루즈벨트 대통령 도서관은 과거와 현재의 가치와 이야기를 공간에 투영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곳에서 경관은 보존의 가치와 대통령 개인의 인상을 전달하는 매체로 활용된다. 방문자는 건축과 조경이 한데 어우러진 다양한 서식지를 목격하고 스스로 해석하게 된다. 사람들은 대상지를 이해하고 그 활동에 참여하며 보존, 교육, 유산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스뇌헤타의 모든 디자인은 사람, 과정,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발전한다. 여기서 사람은 클라이언트, 이해관계자, 디자인 팀, 컨설턴트, 사용자를 의미한다. 즉 하나의 프로젝트에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 사이의 다양한 관계성을 의미한다. 상호 관계의 기본은 대화와 소통이다. 수많은 유형의 프로젝트에서 조경은 대화와 소통의 동력으로 작동한다. 스뇌헤타에서 대화는 조경 철학의 핵심이다. 이러한 대화는 디자인에 관여하거나 영향을 받은 사람과 프로젝트 자체를 연계하는 가교가 되어준다. 주변의 물리적 환경과 그 자체로서의 중요성, 사람들과의 관계 사이의 연결을 유지하는 것을 돕는다. 경관과 인간 우리 세계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은 어느 시간에 한 장소를 물리적으로 점유하는 방식에 의해 정의된다. 물리적 힘은 실질적 연계 방식을 규정하지만, 경관과 지형은 그 실현 방식을 정의한다. 전치사는 경계 그 자체이며, 인간과 경관 간의 관계와 맥락과 세계의 관계를 규정한다. 즉 그 위든 아래든, 넘어서든 옆에서든 통해서든, 우리와 세상을 연결하는 그 모든 관계는 전치사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스뇌헤타 조경의 개념과 접근 방식이자 디자인을 실현하는 근본 도구다. 조경은 경관의 순수한 본질에 대한 우리의 철학이자 이를 실현하는 장치다. 스뇌헤타 산의 만년설은 봄에 녹고 겨울에 쌓인다. 한 개체가 시작하고 끝나는 시점은 언제나 순간이지만 또 언제나 뚜렷이 구분된다. 물리적 경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뚜렷한 순간들로 구성되지만 동시에 구별되지 않는다. 이 개념은 우리의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경계와 경계를 넘나들며 존재하고, 우리와 함께하는 다른 분야와 어우러지는 동시에 우리만의 고유한 전문성과 가치로 구별된다. 우리는 이런 경계를 식별하고, 탐색하고, 다시 정의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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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뇌헤타] 라스코 IV 국제 동굴벽화박물관 Lascaux IV
    라스코 IV, 새로운 국제 동굴벽화박물관 프랑스 몽티냑(Montignac)의 라스코(Lascaux IV) 국제 동굴벽화박물관(이하 라스코 IV)은 몰입형 교육 경험을 통해 선사시대 라스코 동굴 벽화를 색다른 방식으로 조명한다. 이곳에는 역사적·종교적 가치가 높아 고고학자들 사이에서 ‘선사시대의 시스티나 성당’이라 불리는 20,000년 전 벽화가 있는데, 구석기시대 예술 중 잘보존된 사례로 손꼽힌다. 우리는 SRA 아키텍츠, 무대 디자이너 카슨 만(Casson Mann), 고고학자 팀과 긴밀히 협력해 통합적 박물관과 교육 경험을 완성했다. 라스코 IV는 경험 중심의 스토리텔링 기술과 벽화를 그대로 복제한 작품을 통해 동굴 벽화를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방문객은 놀라움과 신비로움을 느끼며 마치 동굴 벽화를 처음 발굴한 탐험가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지리학적 조건 라스코 IV는 울창한 숲이 있는 언덕(보호 구역)과 농업이 발달한 베제레 골짜기(Vézère Valley)가 만나 독특한 경관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우리는 벽화의 형성과 보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리학적 조건에서 영감을 받았다. 여러 동굴과 틈새를 만드는 다공성 석회암에서 모티브를 얻어 경관에 얇은 칼자국을 내는 듯한 박물관을 만들었다. 이는 조경과 건축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방문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형태와 물성을 이용해 박물관을 거대한 덩어리처럼 표현했는데, 이는 주변 자연과 언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거대한 암석층을 반영한 것이다. 건물 주변으로는 새로운 공공 농업 경관이 펼쳐진다. 경험 조경 공간은 박물관의 외부와 내부, 주차 공간, 저수지, 농경지, 초화 정원, 거울 연못, 옥상 녹화 공간(8,500㎡), 숲 경계면 복원 구역과 소로 및 포장 구역인 박물관 주변 공간(75,000㎡)으로 구성된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공간의 순서에 따라 방문객의 경험을 치밀하게 설계했다. 로비에서 출발한 방문객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에 도착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몽티냑과 베제레 골짜기의 장대한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옥상의 경사를 따라 숲의 경계를 향해 가다보면 동굴 복제실의 입구에 다다른다. 구불구불한 소로와 완만한 경사를 따라 내려가 경사면 바닥에 도달하는 일련의 과정은 시공간을 통한 일종의 정신적 전환을 일으킨다. 전환을 겪으며 방문객들이 1940년 동굴을 처음 발견했을 때와 같은 경험을 하기를 바랐다. 복제실을 나선 방문객은 동굴 정원이라 불리는 전환 지점에 도착한다. 이 파티오(patio)는 강렬하고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동굴 복제실에서의 경험에서 벗어나 다시 외부의 주변 맥락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제공한다. 하늘과의 관계, 식물의 존재, 흐르는 물의 소리가 그 순간을 만들어낸다. 방문객은 언덕에 둘러싸인 위요된 전시 공간에서 빛이 가득한 로비와 전환 지점에 이르기까지 분위기, 빛, 강렬함의 급격한 차이를 겪게 된다. 내리막과 오르막, 내부와 외부, 땅과 하늘, 자연과 예술의 병치는 동굴에서의 경험을 비유적으로 드러낸다. 식재 조경 설계는 이 지역의 풍요로운 자연적, 문화적 경관을 자연스럽게 통합하고 강화한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박물관 옥상에는 높게 자라는 그라스류를 식재해 주변 언덕과 어우러지게 했다.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관목으로 생울타리를 만들어 공개 공간과 유료 공간을 구분했다. 박물관 입구로 이어지는 소로를 따라가다 보면 건물 앞 평지에 주변 농경지의 특징을 강화해 연출한 녹지 공간이 나타난다. 여러 종류의 초화 언덕으로 구성한 완만한 화단과 농작물을 연속적으로 심은 곳으로 나뉜다. 빗물을 저류하기 위해 늪지대 식물을 심은 대형 저수지도 마련했다. 입구와 가장 가까운 화단은 색상별로 나뉜 작은 초화 정원이 되었다. 100종 이상 다양한 꽃을 심어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 풍부한 색채와 다채로운 향기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글 Snøhetta Architect, Landscape Architect, Interior Architect Snøhetta Associate Architect SRA Architectes Associate Architect, Study Phase Duncan Lewis ScapeArchitecture Scenography Casson Mann Client Conseil Général de la Dordogne Location Montignac, France Area Ground: 11,400m2 Total Floor: 8,365m2 Total Plot: 53,065m2 Completion 2016 Photograph Eric Solé, Jean-François Tremege, Luc Boegly and Sergio Garzia, Rune Veslegard, Snøhe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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