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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홍윤순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조경학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설계 교육은 ‘문제를 인지하고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실천적 응용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그 중요성이 있다. 오늘날 우리는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얽혀 있는 세상에서 엄밀한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 즉 시시각각 쏟아지는 정보의홍수 속에서 명료한 의사결정을 하고, 이를 조경계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와도 신속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론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다양한 지식은 하나의 상태로 고착되지 않고 끊임없이 확대·재생산·진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세상은 조경의 영역이 기존 고유의 범위를 넘어 인문학과 사회학으로, 생태학으로, 미래학으로 끊임없이 확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작금의 현실에서는 이렇듯 복잡하고 유동적인 상황에서 문제를 종합하고 해결하는 메타 인지meta cognition 능력1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보인다. 이에 최근에는 학생들이 ‘무엇이 진실로 중요한 문제인지를 판단하고 정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극하고자 한다. 예를들어 프로젝트 또는 대상지에 내재된 본질적·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규정해 보게 하고, 이를 타파 또는 개선하기 위해 요구되는 전략과 수단, 세부 설계까지 일관된 뚝심으로 관철시킬 것을 요구한다(허나 실로 말이 쉽지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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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최정민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은. ‘가르치다’라는 단어의 정의를 적용하면, 설계를 가르친다는 것은 ‘설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는 것’이다. 당장 난감해진다. 설계를 익히게 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깨닫게 하지? 그래서 오랫동안 설계 교육은 설계를 익히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나 선 긋기, 심벌 그리기, 스케치 등으로 시작하는 설계(드로잉) ‘익히기’는 내가 조경 공부를 시작하기 훨씬 이전부터 해오던 방법이다. 여전히 유효하고, 오히려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교육의 성과를 취업률로 평가하는 시대에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사 자격증 취득이 독려되고, 제도판과 T자를 이용하여 드로잉하는 기사 시험을 위해서는 드로잉 연습이 더 필요하다는 것 이다. 손이 빠르고 좋은 드로잉은 선망의 대상이다. 좋은 드로잉이 좋은 설계라는 인식에 대한 지지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그 대안들에 대한 지지도가 오르는 것도 아니다. 좋은 드로잉은 반복을 통한 숙련이 필요하다. 약간의 재능이 더해진다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평범해도 반복적 연습을 통해 일정 수준에 이를 수 있다. 반복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일정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칭찬보다 따끔한 지적과 훈육이 유효했던 것 같다. 흔히 ‘도제식 교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방식은 교육자의 경험이 중시된다. 교육자의 취향이 녹아있는 경험은 권위이자 권력이다. 그를 존중하고 따르는 것은 피교육자의 의무이자 피교육자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척도다. ‘같은 사람에게 교육받은 학생들은 같거나 유사한 스타일을 가지게 되는 교육이 현대 사회에도 유효할까’, ‘교육자가 교육받은 시대의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 미래에 활동할 세대에게도 유효할까’와 같은 회의적 자문을 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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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조동범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설계는 조경 교육에서 기초와 근간을 이루며 종합적 지식과 사고를 배양하는 매체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설계 교육의 지엄한 명제이자 한편으로는 설계 교육이 필요한 최소한의 근거를 들 때 구차하게 동원되기도 하는 말이다.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 교육자들은 다른 분야와 비교해 설계 교육의 보편성을 추구하면서도 그만의 전문성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 고민의 골이 점차 깊어지는 배경에는 ‘설계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 뿐더러 설계 분야에서 꿈을 펼치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짙게 개입되어 있다. 설계 시장이 위축되어가는 상황에서 어려운 점은 ‘설계를 할 것도 아닌데 어렵게 설계에 매달려야 하나요’라는 의문에 답을 주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다는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인가에서 설계 교육의 중요성을 찾는 것인지 모른다.
공무원과 같은 보다 안정된 직업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게 설계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일은 설계 교육에서 꽤나 어려운 일이다. ‘안정적 진로’라는 말이 어째서 ‘설계 과목 기피’의 의미로 통용되는지 모르겠지만, 취업을 앞둔 학생들의 판단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우선 얕은 곳에서부터 설계 교육의 필요성을 찾아본다면, ‘공무원이 된다 해도 자체 설계를 할 수도 있고 외주 설계를 맡길 때에도 설계 과정을 감독하고 현장까지 돌보려면 설계 마인드가 있어야 해’라든지, ‘설계 사무소이든 시공 현장이든 경력을 쌓은 다음에 공무원이 된다면 더욱 인정받지 않을까’, 심지어 ‘민간 영역과 공적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채용 방식이라면 설계 경험이 도움이 될 텐데’ 정도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넘어 교육자 사이에서 공유되는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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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정태열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조경 설계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학적·예술적으로 파악하여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표현하는 창조적 행위다. 설계를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상적인 풍경이나 공간을 보고 그 공간을 잘 느끼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행태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많이 보고 느끼고 상상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공간을 만들 때 그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하면 죽은 공간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조경 설계는 과학과 예술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수학처럼 객관적인 수식에 의해서 설계의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설계의 의사 결정 단계에서는 다양한 판단 기준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계획 단계에서는 사회적 배경, 경제적·환경적 제약 조건, 토지 고유의 가치 등을 파악하여 객관성과 논리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설계 단계는 창조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 가치관 등 개인적인 능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조경설계는 환경 인지 능력 및 사적인 감성을 높이고, 토지가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를 발견하여 극대화시키고, 사람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 설계를 가르칠 때 공간에 대한 개념, 표현력, 편집 능력 등을 요구한다. 한편 조경 설계는 토목, 도시, 건축, 산림, 예술 등 관련 분야와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인간 주변의 모든 환경이 대상이 되므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해 지식의 영역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토목, 도시, 건축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협업이 늘어나고 있는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조경가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그것은 살아있는 생명(꽃. 나무, 새, 동물 등)을 다루는 기술, 즉 ‘자연과의 접점’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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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정욱주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기본적으로 오픈스페이스를 다루는 직접적인 기술의 습득을 목표로 한다. 공간은 쉽게 다룰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지식의 축적과 가상 훈련이 필요하다.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함부로 다뤄진 공간을 경험해보면 왜 설계가 중요한지 알게 된다. 공간은 자원과 같은 것이라서 활용하지 않으면 그 가치가 드러나지 않는다. 현명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공간과 쓰임, 이 두 단어가 조경 설계 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설계 교육의 목적은 공간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에 국한되지 않고, 오히려 교양의 차원까지 넓혀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설계 교육을 통해 생각을 전개하는 방식을 찾게 하고, 대상을 보는 안목을 높이고, 이치와 관계를 이해하게 하고,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을 장착하게 하는 것이다. 즉 설계 교육이 자아를 실현하는 밑바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삶의 주인공이 되고 경쟁력 있는 사회인으로 자라나게 하는 유용한 인문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Q. 설계 스튜디오, 어떻게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나?
A.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원과 공원에 대한 설계스튜디오 두 과목을 진행하고, 3학년은 식재 설계, 4학년은 졸업 설계 스튜디오, 그리고 대학원에서는 대규모 도시 조경 설계 연습과 식재 계획과 설계까지 총 여섯 과목의 스튜디오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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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이애란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Why: 조경 교육을 받고 20여 년 실무에서 활동하다 학교로 돌아온 입장에서 본 조경이란, 통찰력과 조직적 사고 체계를 가지고 과학적 연구와 창의적 설계를 넘나들어야 하는 실용 학문 분야다. 조경의 범주, 과정, 결과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생적 다양성은 장점과 단점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유리한 점으로는 대규모 신도시부터 작은 화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를 다룰 수 있고, 인문사회과학부터 자연과학에 이르는 기초 학문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능력 그리고 논리적이고 조직적인 사고 체계 능력까지 고루 섭렵하는 내용적 범위다. 단점으로는 위와 같은 다양한 범주를 소화하여 자기화한 후 창출해내는 과정의 어려움과 지속가능한 결과에 대한 무한한 갈증 그리고 일반인에게 완전히 이해시키기 힘든 우리 영역의 구체화된 설명일 것이다.
What: 교육으로서의 조경 설계는 위와 같은 과정의 학습과 결과적 산물 만들기, 일반인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사고하고 창출해내는 필수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조경의 대상에 대한 이해와 기초적 학문의 습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생물, 자연환경 그리고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 기초 지식으로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통찰력과 조직적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조경의 다양성을 자유자재로 다루거나 체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생각은 거시적 안목으로 넓고 크게, 실천은 대상지로 들어가 현실적인 최적안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양날의 검처럼 중요한 창의적 사고와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좌뇌와 우뇌, 마음과 몸이 완벽할 순 없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마지막으로 ‘소통의 리더십’이다. 조경의 대상은 절대 하나의 전문 영역이 만들어 낼 수 없는 범주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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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윤영조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학교로 직장을 옮긴 지 이제 갓 3개월 정도 지나고 있다. 여러 교수님들의 교육과 설계 내공을 따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선뜻 설계 교육에 대한 의견을 표하기가 조심스럽다. 조경 설계 실무를 하면서 신입 직원들을 보고 느꼈던 몇 가지 대학 설계 교육에 대한 단상과 정원 설계 과목을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답하고자 한다.
최근 대학의 설계 교육은 업역의 세분화와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아 범용적인 측면에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다소 회의적인 견해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설계 교육은 조경 분야의 실무(기획, 계획, 설계, 시공, 감리)를 수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목이며, 조경 이외의 분야에서 요구되는 업무 프로세스와도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대학에서의 체계화된 설계 교육을 통해 사회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자질의 계획가, 조경 디자이너, 시공 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다. 설령 조경 외의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계획 및 설계 프로세스 수행 단계에서 습득하게 되는 인문·자연·물리적 환경에 대한 이해력과 분석력, 사고력, 기획력, 표현력은 필수적인 업무 수행 능력이 될 수 있다.
대학의 설계 교육 현장과 설계사무소를 겸직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근래 설계 분야 기피 현상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까지 암묵적으로 당연시되던 공급자 위주 설계 교육에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으로 그 궤도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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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양건석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21세기에 들어 정부나 기업체는 ‘디자인은 국가 경쟁력의 열쇠다’라고 강조하면서 산업 디자인 분야에 엄청난 지원을 쏟아 붓고 있다. 디자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조경 설계 분야는 여전히 3D 업종에 버금가는 냉혹한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조경과 인접한 타 분야는 ‘통합’을 내세우며 조경 고유의 영역을 다루고 있다. 조경만의 고유한 업역을 강조하고 새롭게 발전시켜야 하는 이 시기에 설계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설계 교육은 조경의 특성을 극대화하고 타 분야와 구별되는 조경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조경학과에서 설계 이외에도 다루어야 하는 분야가 너무 많다. 각 학교마다 지역별, 문화별, 학문별로 특성화해서 설계 교육을 진행하면 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조경 설계 분야에 특화된 인재가 좀 더 많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1
설계 수업을 통해 학생은 조경 계획·설계·시공·관리 분야에 대하여 디자인 프로세스2를 적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창의적인 설계는 디자이너가 본인의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디자인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수행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은 어느 날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멋진 조경 설계 도면을 그려내는 것으로 상상하고 있다. 지독한 디자인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설계안은 점차 진보되어 간다. 이 사실을 깨달아야 황당한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설계에는 반드시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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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안세헌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설계를 가르치기에 아직 부족함이 많다. 설계 교육에 대한 철학도 부재하고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문제 역시 큰 고민이다. 설계 교육이 단편적인 몇 장의 드로잉과 전문적인 기술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초 학습과 연구가 필요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체계적인 조경학과 커리큘럼과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가천대학교 조경학과는 지난 30년 동안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조경 계획 및 설계 분야에서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다고 자부한다. 가천대학교의 설계 특성화 중심에는 설계 교육에 대한 철학이 분명했던 몇 분의 좋은 선생님들이 계셨다. 이 분들의 협업이 설계 교육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진행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 민경현 교수의 한국 전통 조경에 대한 이론적 토대는 설계 교육의 정신적 자양분이 되었으며, 퇴임하신 우정상 교수의 정원 설계 교육과 김덕삼 교수의 공원 설계 교육은 설계교육의 실무적 기초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시대를 앞서는 안목과 조경가의 자세를 강조하셨던 최정권 교수는 조경 계획 분야에서 큰 가르침을 주었다. GIS 분야의 권위자인 김은형 교수의 컴퓨터 설계 교육과 산림 생태 분야의 전문가인 전승훈 교수의 식재설계 교육은 설계 교육이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이형숙 교수의 공간 디자인 기초교육은 창의적인 설계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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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서예례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영국의 건축 비평가인 레이너 벤험Reyner Banham은 그의 마지막 에세이 “블랙박스: 건축의 비밀 직업A Black Box: The Secret Profession of Architecture” (1990)에서 건축architecture과 건물building의 차이는 ‘무엇what’이 아닌 ‘어떻게how’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건축 행위가 건물을 짓는 것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스튜디오 문화인 도제식 작가주의에서 비롯된 ‘블랙박스’의 신비로움을 좇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내용을 알지 못한 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게 되는recognised by its output though unknown in its contents” 텅 빈 블랙박스와 같은 건축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행위적 가능성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건축뿐만 아니라 조경·도시설계 등 스튜디오 문화에 기반한 모든 설계교육에 여전히 적용할 수 있는 견해라고 생각한다.
강사와 학생간의 심도 있는 교류, 경쟁과 팀워크의 시너지, 다양한 미디엄의 활용, 그리고 생산적 비평과 담론을 기반으로 하는 설계 교육의 스튜디오 문화는 타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강력한 행위력을 내재하고 있다. 지식의 전수라는 위계적 관계 대신 상호 협력의 수평적 공동체가 주가 되는 스튜디오 문화는 예상할 수 있는 ‘결과’보다는 미지를 지향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설계 스튜디오는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에 초점을 두게 되며, 결과 대신 탐구적 실험의 과정을 통해 공간 및 환경 분야의 창의성과 실천적 행위성을 함께 모색하고 축적해 나가는 기반을 제공한다. 나아가 설계 교육은 학교 내에서 소진되는 일시적 교육이기보다는 사회 진출 후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될 수 있는 지식과 행위 생산의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모든 행위 구조가 상호 유동적으로 얽혀 있는 글로벌 사회에서 다양한 미디엄을 통해 공간과 환경을 다룰 수 있는 건축·조경·도시설계 전문가들은 스페셜리스트이기보다는 제너럴리스트로서 강력한 행위 능력을 지닌다. 이들은 좋은 디자이너인 동시에 연구자·교육자·코디네이터·시민운동가·회계사·컨설턴트·선동가·사업가·정치인·공무원의 역할을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는 트릭스터trickster가 되어야 하며, 설계 교육은 이러한 다각적 행위자들을 길러내기 위한 생성적 방법론을 고민하고 실험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