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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웃거리는 편집자] 기쁨이와 불안이
    갓난아이가 부모를 보고 웃는다. 아이 머릿속에 있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 입장한 첫 감정은 기쁨이(joy). 기쁨이가 본부에 들어온 지 33초 만에 감정이 바뀐다. 슬픔이(sad)가 감정 컨트롤 버튼을 누르며 등장한다. 기쁨이와 슬픔이에 뒤이어 소심이(fear), 까칠이(disgust), 버럭이(anger)가 본부에 입장한다. 감정 컨트롤 본부의 리더는 기쁨이. 기쁨이는 다섯 개의 핵심 기억 구슬 색깔이 기쁨의 상징색인 노란 색으로 유지될 수 있게 노력한다. 이 구슬들은 아이의 성격을 형성해 주는 다섯 섬(엉뚱 섬, 하키 섬, 정직섬, 우정 섬, 가족 섬)과도 연결되어 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2015)의 주인공 소녀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 이야기다. 영화는 라일리 아빠가 직장을 옮기면서 정든 도시를 떠나 새 도시에 정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사 간 집과 도시, 전학 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찰나, 기쁨이와 슬픔이가 장기 기억 파이프에 빨려 들어가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사라지게 된다. 라일리는 감정 조절하는 법을 잊어버린다. 이 정도 배경 지식을 갖추고 나면 영화가 어떻게 펼쳐질지 예상할 수도 있다. 위기를 이겨내면서 싸웠던 주인공들이 화해하고, 왜 갈등이 빚어졌는지 깨닫게 되는 디즈니 영화 특유의 클리셰. 맞다, 이 영화도 생각한 대로 흘러간다. 하지만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라일리의 이야기가 나도 겪은 과정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 머릿속에도 열일하고 있는 감정 컨트롤 본부와 장기 기억 저장소, 꿈 제작소, 기억 처리반이 있을 것 같다고 상상하게 해서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기쁨이는 기쁨만이 라일리를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힘들다고 솔직하게 울 수 있게 도와주는 슬픔이와 함께 모든 감정이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노란색으로만 칠해졌던 핵심 기억 구슬은 여러 감정의 색이 섞이고 무너졌던 성격 섬은 더 단단해진다. 새로운 도시와 학교에 적응한 라일리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고 끝날 것 같던 영화는 새로운 막을 예고한다. 13살이 된 라일리는 우수상을 받을 만큼 공부를 잘하고 친구들에게 친절하며, 여전히 아이스하키도 잘하고 키가 훌쩍 컸다. 그녀의 성격 섬 중 가족 섬은 다른 섬에 비해 많이 작아졌고 우정 섬이 매우 커졌다. 라일리가 성장하면서 모인 여러 신념이 만든 ‘난 좋은 사람이야’ 자아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고, 친구들과 우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자아는 ‘인사이드 아웃 2’(2024)의 새로운 장치다. 2015년에 개봉한 시즌 1에 이어 9년 만에 개봉한 시즌 2. 시즌 2는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자아 정착기를 담았다. 사춘기에 들어선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 이유 모를 사이렌이 울리고 기존 감정들에게 예고도 없이 새 단장이 시작된다. 그렇게 등장한 새 감정들, 불안이(anxiety), 당황이(embarrassment), 따분이(ennui), 부럽이(envy). 네 개 감정이 더 추가됐고, 감정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라일리의 감정이 요동친다. 아이스하키 시합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라일리는 불안이 가득한 자아에 지배되면서 ‘난 아직 부족해(I’m not good enough)’란 말이 반복해서 들리고, 불안이의 컨트롤 제어가 안 된다. 폭주하는 불안이를 막은 건 기쁨이의 한 마디. “라일리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네가 정하는 게 아냐, 이제 라일리를 놔줘(You don't get to choose who Riley is. You need to let her go).” 불안이의 폭풍이 잠재워지고 부정과 긍정이 섞인 여러 자아가 형성된다. 감정들은 자아를 컨트롤할 수 있는 건 라일리 본인이라는 걸 깨달으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 중간에 나온 라일리 부모의 감정 컨트롤 본부 리더는 버럭이와 슬픔이. 부모도 라일리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감정 컨트롤러가 기쁨이에서 버럭이와 슬픔이로 바뀐 듯하다. (요즘) 나의 감정 컨트롤 본부의 리더는 불안이다. 나이 앞자리 숫자가 바뀌기 직전이라 불안이가 리더가 된 것 같다. 소문 무성한 30대의 여정을 견뎌낼 체력이 있는가, 아픈 곳은 없는가, 이 정도의 통장 잔고와 관리면 잘하고 있는지, 지금까지 잘 걸어온건지 등등 불안이 가득한 연말이다. 그래도 이 지면만 채우면 이번 달 잡지도 마감이다. 마감해서 신난 기쁨이와 싱숭생숭한 불안이가 감정 컨트롤 버튼을 동시에 누르고 있다.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내 속에 있는 그 의심을 확인하는 게 무서워서 도망친 거야
    이건 비밀인데, 횡단보도에 서는 족족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더니 어두운 집 앞 골목길에 발을 내딛는 순간 가로등이 켜졌던 날 어쩌면 신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냥 좀 지쳤던 날이었다. 꾸역꾸역 써내려간 특집 기획안은 오류로 날려 먹고 점심시간에 기분 전환 겸 맛있는 커피라도 마시려고 멀리까지 걸어갔더니 휴무라는 글자가 카페에 걸려 있던 날. 축 처진 내게 찾아온 좋은 우연의 연속은 날 유치한 상상에 빠트렸다. 짐 캐리의 얼굴을 한 신(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때문이다)이 “너 오늘 하루 고됐구나, 내가 좋은 일 몇 개 좀 주마”라며 훌훌 웃는 모습을. 이때의 기억이 강렬해서인지 그 뒤로 우연이 겹칠 때면 짐 캐리 얼굴이 떠올라 웃게 됐다. 이번 달에도 몇 번 그의 얼굴을 마주했는데, 운 좋게 본 영화와 흥미진진하게 본방 사수했던 드라마가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은 예매를 미루다가 관람 시기를 놓쳤던 영화다. 꼭 영화관 큰 스크린으로 보고 싶었던 터라 아쉬워하던 중, 기적처럼 들려온 재개봉 소식에 일정 조정이고 뭐고 예매부터 해버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이름에 걸맞은 영상미와 음악, 연출,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명치 아래를 꽉 오그라트리는 묵직하고 참혹한 이야기. 러닝 타임이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생각했다. ‘제목이 완전 덫인 영화구나, 어쩜 이렇게 잘 지었지. 그런 점까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MBC)랑 닮았다. 연출이 과하다고 느낄 정도로 아름답다는 점까지도.’ 두 작품은 제목을 일종의 장치로 사용한다. 보고 있으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꾸 괴물은 누구인지, 배신자는 누구인지 끊임없이 추리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괴물은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노랫말을 통해 노골적으로 묻기까지 한다. “괴물은 누구게.” 던져진 올가미를 가뿐히 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미련한 나는 그 미끼를 덥석 물고 괴물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진짜 괴물은 계속해서 탓할 사람을 찾고 증거로 치기에는 뜨뜻미지근하게 조각난 장면들을 가지고 남에게 함부로 혐의를 씌운 나라는 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속 여러 인물이 던진 질문들은 드라마 속 인물을 넘어 시청자에게 보내는 물음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확신해? 그 확신부터 의심해.” 그 말에 찔려 잠깐 가동을 멈추었던 내 사고 체계는 5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추론을 시작한다. 작은 꼬투리를 잡고 멋대로 상상을 키워가며 함께 드라마를 보던 엄마에게 쟤 이상하다고 속삭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전부가 내 망상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또 다른 등장인물의 대사로 변명을 하고 싶어진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은데 그것이 안 될 때는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괴물과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전달하려는 진정한 의미는 관람객과 시청자의 반응을 포함할 때 완벽해질 것이다. 영화를 본 시점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한참 방영되고 있을 때였다.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해서 우연의 중첩이 주는 짜릿함을 마주했다. 마지막 회, 갈등이 고조됐을 때 등장인물이 나누는 대화가 그 심리적 자극을 극대화했다. “내가 괴물이라서 버린 거잖아”, “버린 게 아니라 도망쳤어. 내 속에 있는 그 의심을 확인하는 게 무서워서 도망친거야.” 친밀한 배신자 역시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이 지면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이번 호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 우기고 싶은 우연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연결고리는 광주폴리다. 광주폴리를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이번 순환폴리는 내게 색다른 감각을 안겼다. 폴리를 짓는 것을 넘어 그 재료와 짓는 방식을 연구하고 개발한 것,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과 협력했다는 사실을 현장과 도록에서 읽어낼 수 있었다. 이들이 주목한 재료 중 하나가 다양한 패각인데, 신기하게도 ‘해륙순환 도시주의’의 강준호도 제주 해녀 활동 공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라 껍데기와 전복 껍데기를 재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순환폴리의 또 다른 특징은 폴리가 누정과 같은 도시 속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는 점이다. 누정이 어떤 공간인지 궁금하다면 책장을 다섯 쪽 앞으로 넘기면 된다. 이 우연을 발견한 사람들의 표정이 어떨까. 궁금해진다
  • 안과 밖이 만나는 접점, 누정 조선시대 누정 로망, 12월 10일까지
    누(樓)와 정자를 뜻하는 정亭을 합쳐 이르는 누정은 인간이 잠시 자연 속에 머무르며 풍광을 감상하는 공간이었으며, 정신을 수양하고 후학을 교육하고 문학과 예술에 대해 논하는 장소였다. “대저, 누정은 높고 광활한 데나 그윽하고 깊은 곳이 둔다. 저기가 싫증나면 여기가 그립고 이곳이 지겨우면 저곳이 생각나니, 이는 한결같은 사람의 마음이다”(안축, 『취운정기』 중 『동문선』 제68권)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 누정은 수많은 건축 유형 가운데 관찬지리서의 중심 항목으로 당당히 하나의 자리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사랑받으며 곳곳에 설치되고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다. 지난 11월 15일 한양대학교박물관에서 열린 ‘조선시대 누정 로망’ 전시는 조선시대 누정에 함축된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한다. 조선왕조 500년 전반에 걸쳐 등장하고 변화했던 누정이 지난 역사와 사회, 문화를 대변하는 응축된 결정체임을 드러내고자 기획됐다. 누정의 경영주와 주변 인물, 입지와 환경, 묵적의 필체와 내용, 건축 형태와 구조 등 관련 자료를 엮어 전시했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건 실내에 들어선 거대한 누정이다. 전시 콘셉트에 맞춰 마련한 휴식 공간이겠거니 생각하며 지나치려 하는데 네 기둥 아래에 달린 바퀴가 눈길을 끈다. 이 누정의 정체는 문자로만 남아 있는 ‘사륜정’을 전라남도 무형유산 대목장인 김영성 선생과 제자가 실물 크기로 재현한 것이다. 사륜정은 고려시대 이규보가 창안한 이동식 누정이다. 당시 실제로 제작되지는 않았지만 이규보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 기획 의도, 구조, 치수, 쓰임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종이에 남겨진 기록에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도록 실체화된 사륜정은 우리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누정에 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킨다. *환경과조경440호(2024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2024 디에스디삼호 조경나눔공모전 시니어 레지던스 외부 공간 프로그램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
    지난 11월 8일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주최 및 주관하고 디에스디삼호와 월간 『환경과조경』이 후원한 ‘시니어 레지던스 외부 공간 프로그램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2024 디에스디삼호 조경나눔공모전)’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공모의 설계 목표는 실버 세대의 건강한 일상, 라이프 스타일과 취미, 연대와 협력, 자연 경험 등을 외부 공간 디자인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대상지는 경기도 가평군 호명산 일대의 시니어 레지던스 타운으로 건너편에는 시니어 요양원과 병원이 계획됐다. 주변은 산악 지형과 경관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케이블카, 집라인, 캠핑장 등을 갖춘 종합 레저 타운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도시적 맥락을 고려해 대상지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했다. 총 45개 팀이 참가 신청했고, 30개 팀이 작품을 제출했다. 대상은 김소진·빙유진·우현·이시은(경희대학교)의 더 리지(The Ridge)가 차지했다. 대상작은 물에 둘러싸인 호명산 능선 사이를 연결하는 산책로와 전망대를 통해 시니어들이 노인이 아닌 한 개인으로 조명 받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연대와 화합을 꿈꿀 수 있도록 공간을 계획했다. 완만한 경사도와 다양한 코스로 구성된 산책로를 통해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고, 물의 흐름을 감상하거나 차를 마시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는 명상을 즐기며 마음을 치유하고 휴식할 기회를 제공한다. 최우수상은 박송·윤여령(경희대학교)의 디웰(D-well), 이주하·김세나·박지연·이지연·진주희(단국대학교)의 톤피케이션(Tonfication)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유채원·김수경·조서연(서울여자대학교)의 아-하! 올 타임 해피 플레이그라운드(A-Ha!: All Time Happy Playground), 황세은·김세원·배유진(서울여자대학교)의 어셈블 인디비주얼(Assemble Individual), 박찬영·김예연·이동주·정상혁·홍재환(한경국립대학교)의 포레지어(Foresier).포레지어가 수상했다. 가작은 임채진·이재영·전진아(서울여자대학교)의 루트 앤 루트(Roots & Routes), 이지영·김고은·김서진·변지혜·이지현(단국대학교)의 오감악소(五感樂所), 이임주·김강희·윤지상·이정주·정시인(단국대학교)의 풀-필Ful-Fill, 김가현·남나영·이유빈(경희대학교)의 라너지(Lanergy)가 선정됐다. *환경과조경440호(2024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금민수
  • [PRODUCT] 하늘과 자연을 담는 원더루프 다양한 공간 분위기를 연출하는 시스템 퍼걸러 시리즈
    야외 시설물인 퍼걸러는 오브제 역할을 하는 가구로 여겨진다. 하지만 퍼걸러를 통해 새로운 공간 경험과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휴게 시설물 브랜드 엠페오(MFEO)는 시스템 퍼걸러 디자인을 통해 사람과 공간, 환경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원더루프(Wonderoof) 시리즈는 전형적인 퍼걸러 디자인에서 벗어나 높은 기술력과 안전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시리즈는 전동형 시스템 퍼걸러 ARES와 수동형 퍼걸러 스카이무드(Skymood)로 구성된다. ARES의 리모콘을 조작하면 퍼걸러 지붕 개폐 정도가 조절되어 자유자재로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방수 기능이 뛰어나 장마철에도 유용하며, 강풍과 대설 등 악천후와 안전 사고를 대비해 120kg/m2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프레임을 따라 설치된 LED 조명은 단순한 밝기 조절을 넘어 RGB 색상으로 변경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야경을 연출한다. 스카이무드는 수동형 손잡이로 지붕 개폐가 가능하며, 최대 120도까지 회전하는 틸팅 방식을 통해 지붕의 미세한 각도를 조절한다.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으며, 루버가 회전할 때 낙엽이나 먼지가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관리가 용이하다. 원더루프 시리즈의 장점은 맞춤형 옵션으로 다양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픽스 창, 폴딩 도어, 글라스 슬라이딩 도어 등 10가지 이상의 측면 옵션을 제공한다. 퍼걸러의 네 면을 서로 다르게 구성할 수 있어 설치 환경에 따른 최적의 조합이 가능하다. 이처럼 실내외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형식의 원더루프는 앞으로 새로운 공간 경험과 분위기를 제공하는 퍼걸러로 거듭날 것이다. TEL. 02-2659-1772 WEB. www.mfeo.kr
  • [에디토리얼] 제도가 낳은 도시와 그 이면
    2023년 1월부터 격월 연재한 유영수 교수(인천대학교 도시건축학과)의 ‘제도가 만든 도시’를 이번 호로 끝맺는다. 저자는 “도시는 인류가 만든 가장 복잡하고도 복합적이며 수많은 사람이 물리적으로나 비물리적으로 밀도 높게 개입한 공간적 장치”이므로, “결국 도시의 모습, 즉 도시 공간의 형태와 거기서 일어나는 공간적 현상은 사람에 의한 의식적 행위와 집합적 질서로 만들어진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그의 기획은 ‘제도’라는 도시의 “일반해가 우리 도시의 보편적인 모습에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417호) 조회하고 비평하는 긴 여정이었다. 연재의 첫 글은 ‘도시의 제도는 정당한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도시를 구성하는 “제도는 우리 사회가 합의한 가치 체계와 질서를 작동시키는 공간적 장치를 만”든다는 점에서 그것이 공공에게 이익을 가져올 때 정당성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도시 제도는 특정 공간과 시간 속에서 절대적이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정당하며, 종종 사회의 지배적 가치에만 예속된 도구가 되기 쉽다”(417호). 이러한 문제의식은 “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적 측면에서 제도의 형식과 실행 방식이 가지는 한계를 우리 도시의 여러 사례를 통해 짚어보”는, 즉 ‘도시의 제도는 효율적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도시 제도를 통해 보편적 가치를 제시하고 사회적 동의를 얻기 위해 애쓰는 것 이상으로 “적절한 설계 기준과 다양한 규제의 방식 자체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유연한 허용을 합리적으로 허용하고 그러한 허용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419호). 우리는 도시에서 제도가 결정하는 공간의 ‘크기’에 묶여 살아간다. 저자는 “제도가 규정하는 크기 제한의 의미를 곱씹”으면서 그 크기―특히 면적과 높이―를 넘어서고자 하는 도시의 열망을 살피고, 작은 도시 조직과 형태에 더 가혹한 제도의 불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한다(421호). 그는 ‘크기’의 쟁점을 인구 감소에 따른 축소도시 문제와도 연결한다. “감소한 인구에 맞춰 도시의 크기를 적정한 수준으로” 줄여야 하지만, “성장과 달리 축소에는 상당한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도시를 줄이더라도 “도시의 삶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게 하는 것, 즉 “자율주행, AI 로봇 등 발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을 비롯해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423호). 연재는 제도가 규정하는 ‘도시의 비움’을 되묻는다. 도시의 제도는 밀집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됐다고도 볼 수 있다. “산업화와 도시 인구의 급격한 증가가 야기한 정주 환경의 악화는 밀집은 죄악이라는 생각을 낳았고, 이를 해소하는 것이 곧 도시계획과 제도의 소명이었다.” 따라서 도시의 제도는 “‘채움’을 억제하고 ‘비움’을 강제하는 방향성을 가지며, 채움과 비움의 양과 크기에 대해 비율, 최대‧최소의 기준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에게 익숙한 건폐율과 용적률을 들 수 있다. 저자는 제도에 따른 비움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제도가 만든 나쁜 비움”을 우려한다. 총량만을 고려해 “비움의 배분”에 관여하지 못하는 제도, “비움의 위치와 형태”를 다루지 않는 제도, “비움의 획일성과 평면적 비움”의 한계를 지적한다(425호). 도시의 “다양성은 도시가 사회와 개인에게 제공하는 ‘기회의 폭’”이자 “도시의 번영을 가져오는 ‘도시적’ 자원”이다. “제도가 도시 공간의 다양성에 어떻게 관여하는가”라는 저자의 탐색은 다양성과 통일성의 켤레 관계에 관한 논의로 확장된다. 우리는 통일성을 다양성의 반대 극단에 있는 가치라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저자가 다양한 논거를 들어 예증하듯, “두 속성은 오히려 양립해야만 서로를 강화하고 드러내는 역설적 관계”를 맺는다. 도시의 제도는 “다양성은 통일성을 배경으로 부각”되고 “다양성을 구성하는 통일성”도 있다(427호)는 점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마치 생명체처럼 도시도 삶과 죽음을 겪는다. “도시 공간 요소가 새로 태어나고 쓰이다 낡고 죽는 생로병사, 혹은 신진대사는 …… 도시의 긴 역사에서 끊임없이 일어난다.” 저자는 보도블럭 교체부터 재건축, 재개발에 이르는 폭넓은 사례를 들어 도시의 제도와 엮인 ‘도시 공간의 생로병사’를 살핀다(429호). 도시의 ‘시간’과 관련한 의제는 여덟 달 뒤의 글인 ‘도시의 역사, 문화유산’(437호)과 교집합을 갖는다. 그는 경직된 제도에 의해 “문화유산[이] ‘과거’에 박제되고 주변의 ‘현재’ 도시 공간의 필요와 충돌”하는 난맥을 짚는다. 복원의 원형과 시점, 규제 일변도의 역사경관 문제 등에 관한 논의를 통해 저자는 제도적 방법의 다양성이 도시의 역사적 품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도시를 둘러싼 제도의 핵심은 ‘소유’로 수렴된다. 자본주의 체제의 “도시 공간은 …… 어느 한 조각도 ‘소유’의 밖에 있지 않다”는 점에서 소유와 재산권은 도시의 제도에서 매우 견고하게 작동한다. 물론 도시의 다양한 제도는 헌법상의 “‘공공복리’를 근거로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는 정당성을 가지며 …… 공간의 소유에 배타적으로 보장되는 사용‧수익‧처분의 권리 모두에 촘촘하게 개입”하지만, 결국 도시 개발의 이익 문제와 얽힌다. 소유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결국 도시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저자의 말처럼 “소유가 독점하는 배타적 권리의 선은 사회적 합의의 결과로 인정해야 하지만, 그래도 항상 질문은 필요하다”(431호). 도시의 자연을 만드는 것도 결국 도시의 제도다. “도시 안에서 자연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들은 자연의 여러 가치[가] 효과적으로 달성되도록 유도하고 있을까?” 저자는 획일적인 양적 공급이나 면적 확보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일상 도시 공간의 작은 자연” 혹은 “도시 내 작은 자연의 조각에 대한 개별적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433호). 도시에서 기능의 위치와 배열은 도시 공간의 구조를 형성한다. 저자는 우리 도시의 기능과 구조를 강력하게 규정하는 용도 지역(zoning)과 획지의 허점을 짚으며 “더 유연하고 역동적이거나 더 높은 혼합을 위한 계획적 수법”(435호)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12회에 걸친 ‘제도가 만든 도시’를 맺으며 저자는 “‘일반해’로서 제도의 실행 방식”이 낳은 “획일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결과”를 되짚는다. 그리고 “양적 기준 위주의 운용에서 비롯된” 난맥을 넘어설 수 있는 “정성적 가치의 제도화”, “집합적 중재와 거버넌스”, “전문가의 역할과 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신뢰”라는 과제를 던진다(439호). 도시 공간의 현재를 낳은 제도와 그 이면을 탐사한 유영수 교수의 긴 여정에 깊이 감사드린다. 큰따옴표 안의 구절과 문장은 모두 연재 글에서 가져왔다.
  • [풍경 감각] 발끝에 걸린 풍경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쭉 읽을 순 없을까. 몇 페이지 넘기다 멈추고 쌓아둔 책 더미를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쉰다. 시작한 책을 마무리하기 전에 자꾸만 새 책을 기웃거리는 버릇 탓에 책 더미와 그만큼의 죄책감이 자꾸만 늘어난다. 읽다 만 책을 늘리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표지 그림부터 제목, 목차, 소개 글, 내지 디자인까지 완벽히 내 취향인 책을 만난다. 당장 주문해서 펼쳐 든다. 역시 재미있다. 어라, 그런데 생각보다 어려운 내용이 슬슬 등장한다. 설마 끝까지 이러겠어? 남은 페이지를 훑어본다. 두툼한데 글이 빽빽해서 잘 읽히지 않을 것 같다. 조금 질리는 찰나 인터넷 서점 메인 페이지에 흥미로운 책이 등장한다. 책의 상세 페이지를 읽다가 이 책이야 말로 완벽히 내 취향임을 알게 되고 또 구입한다. 지난 봄, 북한산 산책을 다녀왔다. 완만한 길만 골라 천천히 걷는데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바람을 넣었다. 전망대에 오르면 경치가 근사하다고. 건물 4~5층 정도 높이의 전망대는 꼭대기까지 계단이 이어졌다. 한 계단을 오를 때마다 지면과 한 뼘씩 멀어지더니 머리 위에 있던 나뭇가지가 어느새 발아래에 있었다. 생각보다 꽤 아찔해서 더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었다. 오를수록 더 무서울 텐데 어쩌지. 어정쩡한 자세로 손잡이를 꼭 붙잡고 등산객을 원망하다가 발아래의 높이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발을 다음 계단 안쪽에 완전히 들어오게 올려놓았다. 안전하다고 느껴질 만큼 아주 천천히. 그렇게 계단 하나를 밟고 다음 계단을 밟았다. 그렇게 하나씩 꼭꼭 밟아 나가니 어느새 정상이었다. 멈춰버렸던 책도 한 권씩 꺼내어 그 문장을 하나하나 꼭꼭 밟아 나가고 싶다.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에 가닿을 때까지. 참, 그때 올랐던 전망대의 풍경은 무심코 주워섬긴 말처럼 근사하지는 않았다. 북한산이긴 해도 작은 동네 전망대이니 그럴 수밖에. 그러나 내려오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봄바람은 상쾌했다. 완독의 기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 2024 수성국제비엔날레 SUSEONG INTERNATIONAL BIENNALE
    2024 수성국제비엔날레 관계성의 들판, 자연을 담고 문화를 누리다 2024 수성국제비엔날레(이하 수성비엔날레)가 지난 10월 15일부터 27일까지 대구시 수성구에서 열렸다. 수성비엔날레에는 모형, 영상, 패널 전시뿐 아니라 현장에 설치된 공공 건축, 조경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전시 주제어가 추상적 개념으로만 가닿지 않도록, 그 주제를 실현한 장소에서 실체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주제의 ‘들판(feild)’이라는 표현은 현장성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어휘이기도 하다. 현장성 추구가 수성비엔날레 자체의 목표라면, 대구 수성구가 비엔날레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도시 경쟁력 확보와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이다. 이를 위해 생각을 담는 정원, 신매시장 공영주차장·공원화 조성, 연호지구 개발(연호동과 이천동 일원, 약 90만m2 규모의 공공주택지구 조성), 대구대공원 조성 사업 등이 추진되는 중이다. 즉 수성비엔날레는 수성구의 도시계획과 궤를 같이하며 연동된 것이다. 수성비엔날레는 조경과 건축의 협업으로 인공과 야생, 자연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장소를 조성하는 중이다. 본지는 수성못 수상공연장 및 수성브리지 공모의 당선작과 수상작, 망월지 생태교육관 & 야생초화원 공모의 당선작을 소개한다. 개막 행사와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실내 전시, 생각을담는길 힐링센터, 금호강 생태전망대, 네 개의 파빌리온의 내용은 ‘수성국제비엔날레 둘러보기’에 담았다. 수성비엔날레는 일회성 축제가 아닌 수성구의 도시, 건축, 조경을 진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지속가능한 새로운 형식의 비엔날레를 꿈꾸며 펼친 건축적, 조경적 상상력을 수성비엔날레 조경감독을 맡은 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 교수)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성비엔날레의 주제를 담은 글을 옮긴다. “수성국제비엔날레의 출발점을 들판에서 찾고자 한다. 추상적인 개념이나 이상적인 문헌에서 벗어나, 확장된 들판 위에서 영역 간의 경계선을 지우고, 인간과 비인간의 간격을 넘어서는 다원적 관계를 맺고자 한다. 그 과정을 통해 미래의 건축, 조경, 예술의 혼종적 성향을 실현한 결과물을 최종적으로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시보다 실현을 앞세우는 수성국제비엔날레에서 들판은 현장성을 가상적으로 선보이는 단순한 전시 주제어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의 판이다. 단순히 사례를 찾아 간접적인 시각 매체를 통해 전시하거나 먼저 들판에 나아간 자들의 경험담을 듣는 후향적 전시가 아닌 직접 만들고 짓는, 실현된 장소에서 실제를 경험하는 현장 전시를 목표로 한다. 들판 위에서 찾으려는 현장성은 크게 세 종류로 분류된다. 먼저, 현장 지식은 이론과 실체, 이상과 현실,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이어준다. 둘째, 현장에서 사귄 동료, 여정에서 만난 동행자의 범위는 이제 새로운 포스트 휴먼 세계관을 통해 확장된다. 마지막으로 조경과 건축의 얽힘을 통한 협업으로 확장된 창작 영역 속에서 인공과 야생, 자연과 사물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새로운 유형의 장소들이 조성된다. 들판 위에서, 또는 현장의 경험을 통해 얻는 현장 지식(field knowledge)이 건축에서는 시공을 통해 확증되는 개념의 실현성을 사전에 인지하는 능력을 배양한다면 조경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의지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조율을 가능하게 한다. 현장 경험에서 오는 지혜는 책이나 토론을 통한 지식과 차원과 영역이 다른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 들판 위에서, 탐험과 여정을 함께하는 동행자(field companion)의 영역이 이제 인간과 비인간 동물을 넘어 식물과 사물까지 포함하는 포스트 휴먼 세계관은 기후변화의 위기와 인공지능의 확장 속에서 인간이 갖추어야 할 새로운 세계관이다. 이제 더 이상 건조 환경은 인간만이 주체적 사용자가 될 수 없고 인간의 건축 행위는 비인간 동물과 식물, 미생물, 그리고 잔존하는 사물을 아우르는 범주체성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 관계의 첫 맺음은 예술을 통한 건축과 조경의 결합이다. 건축은 이제 중심에서 벗어나 배경이 되고 인위적인 구축을 최소화하여 자연과 비인간 동물의 영역을 존중하는, 다원적인 주체들의 공생을 목표로 삼아야한다. 조경은 인간 중심의 경관 조성이 아닌 생태적 지속성을 목표로 삼고 그 수단으로 식물, 미생물, 그리고 건축물을 폭넓게 활용하는 환경 조율의 영역이다. 두 분야의 직능적 경계를 지우고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조성되는 장소들 속에서 진정한 공간의 예술성을 찾을 수 있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수성국제비엔날레, 공모 수상팀 ---------- 수성못 수상공연장 당선작 물 위의 언덕_오피스박김(PARKKIM) 2등작 플로팅 랜턴(Floating Lantern)_제임스 카펜터 디자인 어소시에이츠(James Carpenter Design Associates) 3등작 플로팅 스테이지(Floating Stage)_페르난도 메니스(Fernando Menis) 수성못 수성브리지 당선작 새로운 들안로_준야 이시가미+어소시에이츠(Junya.Ishigami+Associates) 2등작 지붕이 춤추는 다리_웨스트 8(West 8) 3등작 수성수로(壽城水路)_디림건축사사무소 망월지 생태교육관 & 야생초화원 당선작 공존의 풍경_김봉찬+김건철 수성국제비엔날레 둘러보기_편집부 관계성의 들판에 서서_김영민 ----------- 주 최 대구광역시 수성구 위 치 수성아트피아(개막 행사 및 전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전역(프로젝트) 주 제 관계성의 들판, 자연을 담고 문화를 누리다 프로젝트 수성못 수상공연장 수성못 수성브리지 망월지 생태교육관 & 야생초화원 생각을담는길 힐링센터(대구광역시 수성구 고모동 1-1번지 외 1필지) 금호강 생태전망대(대구광역시 수성구 매호동 28-1번지 일원) 수성 파빌리온(대구광역시 대덕지, 내관지, 대진지, 매호천) 일 시 2024. 10. 15. ~ 10. 27. ---------- 수성못 수상공연장 조성 국제지명 설계공모 위 치 대구광역시 수성구 두산동 516 일대 수성못 일원 규 모 수상 무대: 주무대(450~500m2)+백업 공간 무대 방식: 부유형 혹은 고정형 객석: 1,200~1,600석 규모 예정공사비 28,658백만원 설계용역비 1,341백만원 수성못 수성브리지 조성 국제지명 설계공모 위 치 대구광역시 수성구 두산동 431-5 일대 수성못 일원 규 모 160m 정도의 보행자용 교량 및 연관 시설 갤러리, 카페 등 문화 시설과 UAM 착륙장 등 기타 제안 시설 포함 예정공사비 14,092,110천원 설계용역비 907,890천원 망월지 생태교육관(생물자원보전시설) 건립 및 생태축 복원(야생초화원)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지명공모 위 치 대구광역시 수성구 욱수동 410번지 일대 대 지 면 적 생태교육관 3,298m2, 생태축 복원 7,134m2 규 모 층수: 지상 4층 이하 연면적: 1,400m2(±10%이내) 주차 대수: 법적 주차 대수 이상 예정공사비 9,315백만원 생태교육관, 주차장: 6,615백만원 생태축 복원사업(야생초화원 등): 2,700백만원 예정설계비 566,360천원 생태교육관, 주차장: 345,360천원 생태축 복원사업(야생초화원 등): 221백만원
  • [수성국제비엔날레] 물 위의 언덕 수성못 수상공연장 설계공모 당선작
    도시의 냉각수 도시화와 근대화를 거치며 세계 주요 도시의 못들은 메워지거나 지하화됐다. 한때 풍부한 하천과 강 덕분에 물의 도시라 불리던 대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재 대구의 무더운 여름을 생각하면 아쉬운 일이다. 만약 이 모든 못이 여전히 지표 위에 남아서 달아오른 땅과 대기를 식혀줬다면 어떻게 됐을까. 저수지를 잘 보존해서 물가에 오픈스페이스를 더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이 두 가지 물음이 설계의 단초가 됐다. 대구의 도시 열섬 지도를 보면서 우리의 질문은 ‘도시의 냉각수로서의 못’이란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주변 미기후를 분석하며 수성못 서북쪽 모퉁이가 바람골 영향을 받는다는 걸 발견했다. 이곳은 인근 고산골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가장 먼저 도달하며, 남동풍이 부는 여름철에 대상지에서 가장 시원했다. 이를 토대로 가장 시원한 곳에 무대를 계획하고, 겨울철 주된 바람인 서풍을 막아주는 디자인을 고민했다. 또한 지형으로 바람을 끌어들이고 식재를 풍성히 했을 때 3도 이상 더 시원해진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값을 얻었다. 둥지섬과 문화적 짝 새로운 수상공연장은 주변의 산세를 담은 지형과 수면에 수평적인 구조로 이루어지며, 수성못 북서쪽 모퉁이에 위치한다. 이곳은 못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며 여름철 미기후 상 바람이 가장 많이 불어오는 곳이기도 하다. 둥지섬이 신천과 범어천을 징검다리처럼 잇는 수성못의 생태적 허브라면, ‘물 위의 언덕’은 섬과 문화적 짝을 이루며 수면 너머 산을 향해 길고 입체적인 시야를 만들어낸다. 경사와 방향이 다양한 여덟 개 둔덕으로 구성된 물 위의 언덕은 시민들이 여름철 불어오는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기존 제방길을 따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 장소로 거듭날 것이다. 언덕들의 지형 기존 제방과 바로 연결된 두 개의 언덕 진입로는 무장애 동선을 위해 제방과 같은 높이에서 시작된다. 언덕의 가장자리는 무장애 보행자 동선 역할을 하며 무대 자체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언덕의 경사도를 8~12%로 했다. 가변형 수변 무대와 주 무대는 10cm의 단차가 있어 물의 효과를 더욱 깊고 극적으로 만든다. 제방으로부터 못을 향해 뻗어나간 지형 끝에 무대가 위치하는데, 이 모습은 주변 산으로부터 내려온 언덕들이 마치 물 위에 뜬 꽃잎처럼 모여 있는 형태로 보이게 한다. 자연과 조화를 꾀하는 객석과 무대 무대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주 무대와 바로 한 단 아래 가변형 수변 무대로 구성되며 다양한 공연 연출을 할 수 있다. 수성못과 수평으로 놓인 주 무대에서는 주변의 경관을 끌어들임으로써 수변과 산세에 어울리는 무대 디자인 연출이 가능하다. 물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낮은 높이의 수변 무대와 언덕의 단차는 더 극적인 공연 연출 효과를 자아낸다. 객석은 두 가지 유형으로 디자인했다. 하나는 1,200석의 고정형 객석으로 무대를 정확히 향하고 있다. 다른 유형으로는 탱글우드 뮤직 페스티벌(Tanglewood Music Festival)의 잔디밭 좌석과 같이 음악과 함께 보다 자유로운 쉼을 원하는 시민들을 위한 공원석을 마련했다. 언덕들은 조금씩 다른 경사를 가지고 물과 만나며, 방문객들은 같은 지형 안에서도 앉는 의자에 따라 각기 다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무대를 등지고 앉는다면 보다 위요된 작은 스케일의 휴식을 누리게 되며, 상대적으로 나무가 더 우거진 공원석에 앉으면 원경의 산 경관과 함께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친수와 휴식의 공간 기존 수성못에 부족했던 친수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수변 무대는 수심이 얕아 안전한 물놀이가 가능하며, 이용객이 없을 경우 반사연못으로 활용된다. 물순환 관리 시스템을 통해 관수 비용을 최소화하고 기존 수성못 수체계에 부담을 덜게 했다. 안개 노즐은 여름철 공원의 온도를 낮추고, 2% 구배의 경사진 벤치는 강우 시 배수로가 된다. 또한 잠시 멈춰서 풍경을 즐기며 쉴 수 있게 했다. 자연과 문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물을 향한 사면 계획과 더불어 친수 식재로 구성한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다만 공연 시 무대로의 시선을 가로막지 않게 고정 객석에는 식재를 최소화하고 높은 지하고의 수종을 선택했으며, 시선과 바람의 개방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바람 난간을 디자인했다. 여러 방향으로 꺾인 벤치는 그늘, 햇볕, 바람과 함께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물 위의 자연을 받치다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하이브리드 슬래브 파일 공법을 활용했다. 부유형에 비해 환경성과 시공성이 뛰어나고, 특히 대규모의 공연 중 발생할 수 있는 집중 하중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도 견딜 수 있는 안정성이 장점이다. 또한 캔틸레버 경계는 수면과 지형이 최대한 가깝게 만나게 해 언덕이 물에 뜬 것 같은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콘크리트 슬래브는 FRP 재료로 코팅되어 구조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수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로 등을 방지하고 유지·관리를 용이하게 한다.
    • 오피스박김
  • [수성국제비엔날레] 플로팅 랜턴 수성못 수상공연장 설계공모 2등작
    수성못의 생태적 잠재력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확장한 새로운 문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수변과 가까운 거리에서 교감할 수 있는 수성못 동쪽의 수변길과 둥지섬의 독특한 생태적 환경에서 영감을 얻어 기존 자연 경관을 확장하고 개선하는 디자인을 시도했다. 플로팅 랜턴 기존 수변길을 녹지와 함께 확장하며 자연을 품은 새로운 공연장과 연결하고자 했다. 이는 대상지의 생태적 잠재력을 높이고 수변길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수성못 북동쪽 역사적 유적지, 두산동 등 인근 지역의 녹지와 대상지를 연결하고 기존 레크리에이션 구역과 제방에 더 많은 녹지를 계획했다. 특히 제방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며 탁 트인 풍경을 제공하는 새로운 수상 공연장 ‘플로팅 랜턴(Floating Lantern)’을 조성하고자 했다. 자연과 조화를 꾀하는 숲 떠 있는 풍등이란 뜻이 담긴 플로팅 랜턴은 빛을 중심으로 자연과의 조화를 꾀한다. 이곳은 무대인 동시에 사색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가진 주변의 산, 변화와 반성의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석양과 조화를 꾀하는 디자인을 통해 방문객에게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저녁엔 콘(cone) 구조의 좌석 사이에 은은한 조명이 켜져 랜턴처럼 빛나는데, 호수 표면에 반사된 조명 불빛이 반짝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에 비치는 하늘과 산으로 둘러싸인 플로팅 랜턴은 사계절 다채로운 경관과 시원하고 아늑한 그늘을 제공한다. 나무로 둘러싸인 숲을 연출하기 위해 공연장의 객석과 무대를 원통형 루버 프레임 안에 배치했다. 가벼운 목재 루버 사이로 여과되는 빛과 아른거리는 그림자, 그늘이 조화를 이루며 공간에 아늑한 분위기를 더한다. *환경과조경439호(2024년 11월호)수록본 일부
    • 제임스 카펜터 디자인 어소시에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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