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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 록코六甲의녹화지붕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대처법
록코산六甲山 산기슭의 고급 주택가에 새로 지어진 녹화지붕 주택이다. 고급 주택가라고는 하지만, 저택가는 옛말이고 지금은 세세하게 세분화된 토지에 작은 주택들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다. 이 주택지도 세분화의 일부분으로 보이며 옆 건물까지 녹화지붕이 닿을 듯한 상태다.
지금까지의 녹화지붕 주택은 인접지와의 거리를 충분히 두고 주위에 여유가 있을 때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설계자인 마에다 유리 씨에게 의아해 하며 물었더니, 그 역시 이 집처럼 옆 건물에 가까이 근접해서 설치한 적은 처음이라고 한다. 옆집 2층 창가에서 보면, 남쪽 햇볕이나 서향의 반사를 경감해주는 좋은 지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로 끝나지 않는 듯하다.어디를 가든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 중에는 벌레를 싫어하는 비율이 더 높다. 벌레를 싫어하는 정도도 각양각색이다. “바퀴벌레는 싫지만, 나머지 벌레는 OK”라고 말하는 사람처럼 극히 경증부터 “벌레라는 이름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고 하는 중증까지 다양한 증상의 레벨이 분포하고 있다. 중증자들은 식물이 있는 장소는 벌레가 있기 마련이라며 ‘녹지 자체가 싫다’는 반응을 보인다.
대학에서 녹화 관련 수업을 하면서 ‘벌레가 싫기 때문에 녹지도 싫다’는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주제로 매년 리포트를 작성하게 하고 있는데, 1학년 60명 중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의견을 말하는 학생이 항상 몇 명은 있다. 물론 ‘자신은 시골 출신으로벌레와 놀며 성장해 왔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학생들만 해도 이렇게 반응이 다양하다.
중증자들이 말하는 “벌레가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싫다”는 의견에서 중요한 대목은 “있을 것 같기 때문에”라는 부분이다. 그들에게 실제 벌레가 있는지 없는지는 상관이 없다. “철저히 방충제를 살포하기 때문에 벌레는 전혀 없습니다”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그런 설득으로는 “약제 살포를 하는 시설은 절대 안 된다.
결사코 반대한다”는 엉뚱한 저항에 부딪히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들에게 도시 녹지는 귀찮은 시설외에 아무것도 아니고, 도시 녹화를 추진하는 것은 주거 환경이 악화되는 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극단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소수이기 때문에 ‘녹화=선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앞으로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되면 “도시와 녹지를 분리하라”는 도시계획안이 통과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 녹화지붕 주택에도 인근 주민으로부터 이와 비슷한 불만이 제기되어, 급히 가림막을 설치하게 되었다. 도시의 녹화 추진은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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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랑 인 호주] 항구도시 시드니(2)
버려진 도시 인프라의 재생
시드니 산책 셋, 시드니 올림픽 파크
1) 그린 올림픽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그린 올림픽Green Olympic’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지난 2000년 9월 15일 열린 시드니 올림픽의 슬로건으로, 과거 쓰레기 매립장 지역을 환경친화적인 경기장으로 조성하면서 붙여진 애칭이다. 올림픽이 열리던 당시만 하더라도 시드니에서 가장 오염되고 지저분하다는 홈부시 베이Homebush Bay가 ‘지상 최대 축제의무대’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공원을 거닐어보니 잠시나마 고민했던 흔적이 괜한 우려로 여겨질 만큼 수려한 풍경이었다. 세월의 흐름 때문일까? 브라운관을 통해 생중계되던 장면보다 한층 더 풍성해진 이 공원은 지금으로부터두 세기 전만 하더라도 호주 토착민인 어보리진의 삶의 터전이자 맹그로브숲이 무성한 습지였다. 하지만 유럽인들의 정착과 함께 농경지로 개간되었고, 그로부터 머지않은 시점에 지역 최대 규모의 도살장과 매립지로 변모되면서 이 일대는 오염의 상징으로 각인되고 말았다. 그리고 매립이 끝난 1990년, 환경복원을 통해 밀레니엄 올림픽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려던 공원 계획은 개성 넘치는 건축물과 소규모로 분산된 옥외 공간의 부조화로 난항을 겪게 되었다.
환경맥락적 설계로 정평 난 조지 하그리브스George Hargreaves에 의해 새롭게 계획된 올림픽경기장 마스터플랜은 전체를 하나의 맥락으로 통합하고 올림픽 취지를 살리기 위한 설계 개념으로 재구성되었다. 또한 가변식으로 설계된 주경기장Telstra Stadium을 비롯하여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스탠드 계획, 빗물과 폐수를 정화시켜 선수촌의 중수로 활용하는 수질 정화관리 시스템은 환경 올림픽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요소로 손꼽힌다.
2) 벽돌 채취장 관찰대
시드니 올림픽 파크에서 주경기장과 반대 방향으로 십 분쯤 거닐다 보면 벽돌 채취장 관찰대Brickpit Ringwalk를 만날 수 있다. 말끔하게 정돈된 올림픽 파크와는 달리 다듬어지지 않은 물웅덩이와 관찰대가 전부인 이곳은 20년 만에 다시 나타난 희귀종 개구리 때문에 예정되었던 테니스 코트를 이전하고 개구리 서식지로 복원한 지역이다.
과거 모래와 자갈이 퇴적되어 형성된 트라이아스기Triassic Geological Period의 암석 지대였던 이 일대가 지금처럼 움푹 패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11년 시드니의 거주자가 늘어남에 따라 부족한 건축 자재를 공급하기 위한 채석장이 들어서면서부터다. 1930년대에 이르러 주 정부의 주도 아래 경영되던 벽돌 공장The State Brickworks은 이윤이 감소하고 사유 기업으로 이전되면서 잠정적으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찾아온 건설 호황으로 연간 3백만 장에 달하는 벽돌을 생산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감소하는 수요와 급증하는 생산 비용으로 1988년에는 영구적인 폐쇄에 이르렀다. 그리고 시드니 올림픽 개최 장소의 부지 정비가 진행되었는데, 채석장 바닥에서 그린골든벨개구리Green and Golden Bell Frog의 개체군이 발견되어 서식처 복원을 위한 생태연못으로 새롭게 조성되었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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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에코스케이프는 잡지죠!
“에코스케이프ecoscape 박광윤 팀장입니다.” “어디요” “에코스케이프입니다.” “그게 무슨 회사죠” “환경과조경입니다.” “아, 박기자!” ‘네, 김요섭 대표님. 사무실로 찾아 뵙고 기업탐방 진행했던 에코스케이프 박광윤 팀장입니다.’
“에코스케이프 박광윤 팀장입니다.” “아 네. 무슨 일이시죠” “원고 주시기로 한 날이 다가와서 전화 한번 드렸습니다.” “뭘 준다고요? 어디라고 하셨죠” “에코스케이프입니다.” “법면 녹화 회사인가요” “환경과조경입니다” “아, 네.”
‘김우식 과장님, 몇 주 전 현대건설 접견실에서 한 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나눴던 에코스케이프 박 팀장입니다.’
“에코스케이프는 인위적인 에코 경관을 다루는 잡지인가요? 잡지 이름이 그런 느낌이네요.” “영어 잘하는 양다빈 기자, 에코스케이프에 인위적이라는 의미가 들어가 있는 거예요? 누가 그러더라고.” “글쎄요” “에콜로지ecology + 스케이프scape인가 아니면 에콜로지컬ecological 스케이프인가”
“남기준 편집장님, 에코스케이프는 정확히 어떤 의미예요” “에코스케이프는 조경생태시공을 영문으로 바꾼 거지. 책등에 써 있잖아요. 환경·복원·조경·시공이라고.”
“안상배 차장, 환경과조경에 에코스케이프 광고 좀 넣자. 이름을 잘 몰라.” “그럴까? 그러지 머.” “이형주 기자, 업체 방문하거든 환경과조경이라고 말하지 말고 에코스케이프 기자라고 말하고 다녀요.” “네엡!”
정기구독해야겠다는 박경복 가든프로젝트 대표님,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소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현장도 한 권 봐야겠다”며 말만으로도 고마웠던 현대건설 박현 과장님도 힘이 됐네요. 서울시 푸른도시국 조경과에서도 신규구독하시겠다는 말 이형주 기자에게 전해들었습니다.
혹시 정기구독 새로 하실 분 살짝 문자 남기시면 이름 넣어 드릴까요.
근 4년만에 환경과조경에 복귀했습니다. 에코스케이프를 맡게됐구요. 그간 잡지 창간도 해봤고, 자재 신문에서 데일리까지 기자라는 이름만 같았을 뿐 경험은 다이내믹했네요. 그래도 역시 사회 첫 발을 내딛었던 고향같은 회사라 마음이 푸근합니다. 하지만 이전의 10년과는 달라야 된다는 책임감도 앞섭니다. 복귀 후 첫 달, 변경된 제호에 아직 생소해하는 조경인들을 많이 봤습니다. 홍보 수단이 참 많은 시대지만, 언론이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건 기자의 발만큼 확실한 건 없다는 생각입니다.
『에코스케이프』는 조경인들에게 아주 만만한 잡지가 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까운 조경 이야기, 주변 조경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내야죠. 그러기 위해 더 많은 현장을 찾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호부터 기자수첩 코너에는 현장과 이슈를 바라보는 기자들의 시선opinion이 담깁니다. 한정된 리포터 역할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지면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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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정보] 트리 처치
트리 스페이드 기술이 도입된 살아있는 교회
당신에게 마당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정원을 가꾸거나 작은 텃밭을 조성한다는 답을 가장 쉽게 내놓지 않을까. 관리가 어렵다며 그냥 자동차 주차장으로 쓰려는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같이 더운 여름날에 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간이 수영장을 만들어주려 할 수도 있고,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 정원을 조성하려고 전문가에게 문의 전화를 걸 수도 있겠다. 올해 초 뉴질랜드 오하우포Ohaupo에도 이런 개인의 관심과 호기심, 또는 필요에 따라 조성된 특별한 마당이 있다. 어린 시절 교황이 되고 싶어 했다던 뉴질랜드의 정원사 베리 콕스Barry Cox는 자신의 마당에 토마토와 상추가 아닌 교회를 심고 길러냈다.
살아 숨 쉬는 교회를 건축하다
살아있는 교회, 트리 처치Tree Church는 식재 전문 업체 트리로케이션스TreeLocations의 대표이기도 한 정원사 콕스가 수년에 걸쳐 직접 길러낸 나무와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 만들어 낸 개인 제단altar이다. 트리처치 본관의 전면에는 기원전 460년에 존재했던 고대 제리코 시티City of Jericho에 기초한 350m의 미로 길과 연못이 있으며, 그 주변은 다수의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탈리아계 혈통을 갖고 태어난 콕스는 가족의 영향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교회 건축과 주변 자연 환경, 세례식을 비롯한 장엄한 의식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그런 관심은 뉴질랜드를 넘어 유럽과 미대륙을 여행하며 다양한 교회를 답사하고 교회를 구성하는 건축물의 면적과 볼륨, 그 비율과 배치 각도, 건축물의 높이, 교회 첨탑의 조각, 벽과 포르티코portico(대형 건물입구에 기둥을 받쳐 만든 현관 지붕) 등을 연구하게 만들었다. 2011년 3월에 이르러 콕스는 그렇게 알아낸 사실을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나무라는 소재로 표현해내고자 90헥타르의 땅에 4,000주 이상의 나무를 심어 길렀고, 4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트리 처치를 완성해 냈다.
자료제공 Tree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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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정원] 일본의 명원17
에도 시대 초기의 정원(7)
만슈인 정원
만슈인曼殊院은 천태종天台宗의 문적사원門跡寺院1이다. 이 절은 전교대사傳敎大師 사이초오最澄(767~822)가 히에이잔比叡山에 지은 초당에 기원을 두는데, 그때는 헤이안平安 시대 초기에 해당한다. 그 후 947년에는 당시 주지였던 제산是算이 원래의 초당 근처로 자리를 옮겨 동미방東尾坊이라 이름을 붙였고, 헤이안 시대 후기인 1108년경에 사찰이 재흥되면서 만슈인으로 이름을 바꿨다. 시간이 흐르면서 절이 점차 융성해지자 절은 교토고쇼京都御所 근방으로 이전됐으며, 1469년부터 문적사원이 됐는데, 메이레키明曆 2년(1656)에는 29대 주지 료쇼 호신노良尙 法親王(1622~1693)가지금의 자리로 이건해 오늘날까지 법등을 이어오고 있다.
호신노 료쇼는 가쓰라리큐桂離宮를 조영했던 도시히토 신노智仁親王(1579~1629)의 둘째 아들로, 문예, 화도華道(이케바나)2, 다도 등에 밝은 최고의 문화인이었다. 만슈인의 정원은 료쇼가 진행했던 절의 이건과 더불어 작정된 것으로 보이는데(小野健吉, 2004), 작정이 누구에 의해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료쇼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으로 보는 것이 옳겠다.
정원은 대서원大書院과 소서원小書院의 남쪽 마당에 만들어졌으며, 가레산스이枯山水 양식을 보인다. 이 정원은 마당 뒤편 담장 쪽으로 후퇴시켜 조성한 3개의 낮게 연결된 축산과 소서원 전면부에 조성한 또 하나의 축산 그리고 축산과 축산 사이에 깔아놓은 흰 모래밭으로 구성돼 깔끔한 작법을 보인다. 후면부에 조성한 축산 중 중앙의 축산은 출도出島 형식을 보이며, 축산의 호안부가 이루는 굴곡이 마치 리아스식 해안선을 연상케 할 정도로 사실적이다. 이 정원은 배치 형식으로 볼 때 소서원 쪽으로 치우친 구성을 보이는데, 이를 미루어 보면 정원의 감상이 주로 소서원 쪽에서 이루어지도록 의도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오노 겐키치는 소서원 쪽에서 감상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소서원 툇마루 난간縁の欄干의 디자인으로 입증코자 했는데(小野健吉, 2004)3, 실제로 소서원 툇마루에 앉으면 마치 배에 앉아 푸른바다의 잔잔한 물결과 그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을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정원의 구성을 보면, 좌측(동측) 축산과 중앙의 축산 사이에 청석으로 된 석교를 높이 걸어두어 마치 협곡을 지나는 기분을 느끼도록 했다. 다리를 받치는 기둥 가운데 하나는 입석을 사용했는데, 이는 봉래석으로 신선이 사는 곳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높은 다리 밑에는 흰모래를 방향성을 가지고 깔아 놓아 강물이 세차게 흘러내리는 것을 표현하고 있으며, 축산의 전면부에는 흰 모래밭을 조성해 강물이 흘러드는 드넓은 바다를 상징하고 있다. 중앙의 축산과 오른쪽의 축산 사이에는 좌측의 것과 다르게 청석으로 만든 다리를 낮게 걸어 두었는데, 이 다리 밑의 흰모래 역시 내를 상징한다. 오른쪽 축산은 학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소서원 전면의 구도와 더불어 이 정원이 신선이 사는 곳임을 알려준다. 왼쪽 축산에는 3층 석탑을 오른쪽 축산에는 오리베등롱織部灯籠을 세워 놓아 상호 대응하도록 했다.
한편 소서원의 툇마루 끝縁先에 놓인 ‘올빼미 쵸즈바치梟の手水鉢’는 쵸즈바치 사면에 올빼미를 새겨 놓은 명품이다.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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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과 정원 활성화 연구] 환경과 실내정원
실내 식물의 적정 투입량, 부피 대비 2%
식물에 의한 환경 정화 연구는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깨끗하게’와 식물로 공간을 꾸미는 ‘아름답게’가 있다. 공기 정화 식물을 활용한 다양한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게 가능하다. 정원과 텃밭을 갖기 원하는 도시민에게 실내정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나 필요할 때 식물을 기르고 가꿀 수 있는 곳이다. 진정한 정원의붐은 모든 도시민이 관련되어 있는 실내정원에서 시작하지 않겠는가?
실내정원은 공간에 따라 분류한 용어이며 광의로 해석하면 건물의 안쪽뿐만 아니라 바깥쪽 외벽에 붙어있는 전체를 포함하는 그린인프라가 잘 갖춰진 건축물(그린인프라 빌딩) 즉 ‘인테리어 랜드스케이프interior landscape’를 말한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 환경개선연구실에서는 건축물에 대한 인테리어 랜드스케이프를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정원의 종류는 다양한 관점에서 분류할 수 있다.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개인정원 또는 공공정원으로 나눌 수 있으며 목적, 공간, 소재, 규모, 행위, 비용, 관리에 따라서 구분할 수가 있다.
벽면정원: 바이오 월Bio wall
‘바이오 월’은 공기 정화 식물과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식물-공기청정기’로 실내 벽면에 설치가 가능한 벽면녹화 시스템이다. 공기를 순환해 뿌리 부분의 미생물을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존 벽면녹화에 비해 공기 정화 효과를 높인 시스템이다.
바이오 월의 주요 특징은 첫째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55%에서 85%까지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식물의 잎과 뿌리로 순환하도록 했기 때문에, 기존 벽면녹화가 식물 주변만을 정화하는 데 비해 넓은 공간의 정화가 가능하다. 실제 바이오 월에 식재된 식물 1m2로 실내 공간 15m2의 정화가 가능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는 2010년 도시농업 연구팀으로 시작하여 2015년 5월 도시농업과로 정식 직제화 되었다. 도시농업과에서는 농업 기술을 활용하여 일반 도시민들이 식물을 통해서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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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디자인의 발견] 디자인 개념으로 식물 이해하기(2)
식물, 인체 비례로 이해하기
식물의 크기 이해하기
식물의 크기는 수직의 높이와 수평의 퍼짐으로 결정된다. 식물 디자인에 있어서 식물의 크기는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측정돼야 한다.
① 식물 자체의 높이와 퍼짐의 측정
② 이웃해 있는 식물과의 관계에 의한 측정
식물 자체의 크기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정원은 여러 식물들이 함께 하고 있는 곳으로 자연 상태에서는 중간 크기 정도의 식물이지만 작은 관목 식물과 함께 있을 경우에는 큰 식물로 보인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정원에서는 식물 자체의 크기보다는 이웃해 있는 식물과의 관계 혹은 건물의 크기 등에 의한 비교 크기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원에서의 식물 크기는 자연에서 자라는 식물의 크기와는 사뭇 다르다. 숲 속이나 산에서 목격하는 나무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 10m를 훌쩍 넘기지만 정원에서는 이런 크기의 식물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식물의 크기가 매우 작아진다. 정원에서 활용되는 식물 크기(높이를 중심으로 봤을 때)는 크게 3가지 그룹으로 나눠볼 수 있다.
① 큰 나무 그룹(교목과 관목 포함): 2~5m 사이
② 중간 나무 그룹(관목): 0.7~2m 사이
③ 작은 식물 그룹(초본): 0.1~0.7m 사이
식물의 모양에 따른 크기의 차이
식물을 단순히 높이로만 분류할 수 없는 이유는 식물이 입체이기 때문이다. 즉 옆으로 얼마나 퍼져 있느냐가 중요한 크기의 판단 기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길쭉하게 위로 크는 기둥 형태의 식물, 피라미드 형태, 위로 솟는 형태의 식물은 수평으로의 퍼짐이 적은 편이다. 반면 아치처럼 굽는 형태, 둥글게 끝이 모아지는 형태 등은 수직으로 뻗는 키는 없어도 수평으로 퍼짐이 매우 크다. 이 두 경우 높이와 퍼짐을 고려해 키가 작아도 퍼짐이 크다면 큰 나무 군으로 묶어야 하고, 수평으로 퍼짐이 좁더라도 키가 크다면 역시 큰 나무 군에 포함시켜야 한다.
식물, 크기가 미치는 디자인적 특성
식물의 크기는 공간의 느낌을 확연하게 바꾼다. 같은 크기의 공간을 연출하더라도 어떤 크기의 식물을, 어떻게 연출했느냐에 따라 공간의 느낌뿐만 아니라 때로는 큰 공간을 작게, 작은 공간을 크게 만드는 등의 착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려면 식물의 크기가 정원에서 어떻게 디자인적으로 적용되는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큰 나무는 공간을 더 커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공원에 심어진 큰 나무를 생각해보자. 큰 나무가 오히려 공원이라는 공간을 더 크게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큰 나무를 심으면 공간을 작아보이게 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
큰 나무 군에 속하는 식물은 정원에서 마치 구조물과 같은 핵심 포인트 역할을 해준다. 때문에 작은 정원에 지나치게 많은 큰 나무 군의 식물을 심는 것은 전체적으로 정원을 무겁게 만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식물의 크기에 따라 기능과 디자인 효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그늘을 드리워야 한다면 잎이 무성하게 많은 큰 나무 군에서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시선을 막는 담장 효과를 원한다면 잎이 촘촘히 달리는 중간 크기의 관목을 이용해 조절을 하고, 크고 비어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싶다면 잔디 혹은 수평으로 퍼지는 작은 식물군을 이용해 너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인체 비례에 의한 식물 분류의 중요성
정원은 식물이 스스로 자라고 있는 숲과는 매우 다르다. 집이라는 사람이 사는 공간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건물과의 관계, 사람이 그 안을 걷고, 앉는 공간으로서 재해석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식물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절대 크기가 아니라 이웃해 있는 것들과의 상호관계에 의한 ‘비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면 건물의 경우에도 단독주택의 규모인지, 혹은 대형 건물인지에 따라서 식물 크기의 비례는 다르다. 큰 나무를 골랐다 할지라도 건물의 높이가 커진다면 중간 크기로 변화가 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은 정원과 그곳을 이용할 사람의 비례 감각이다.
디자인을 하다 보면 평면 작업 속에만 빠질 때가 많다. 이때 입체를 간혹 잊게 되는데 아무리 현란한 평면 작업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이것의 높낮이가 그곳에 서서 혹은 앉아서 느끼게 될 사람의 비례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기능적으로는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디자인적으로도 매력을 갖기 어렵게 된다. 평면도 작업은 공중으로 1m 이상을 떠서 직각으로 내려다보는 가상의 현실임을 잊지 말고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높이와 퍼짐의 입체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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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기법] 수생식물원 조성 기법(6)
시기와 상황에 따른 적절한 관리 방안
관리의 필요성
수생식물원 관리의 핵심은 수질 유지다. 더운 여름철 수온이 올라가면 대량으로 녹조류가 발생하는 연못을 종종 접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 부영양화에 따른 수질 악화로 인해 수중식물, 수서곤충, 어류 등이 연달아 고사해 결국에는 연못을 메워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생태적인 자료에 근거해 만들어진 연못의 경우에도 조성 초기에는 녹조류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조성 당시에는 작은 유묘를 심는 경우가 많아 식물이 제 기능을 발휘할 때까지는 적어도 1~2년의 시간이 요구된다. 그때까지는 인위적인 간섭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며 여름철 수온이 올라가 녹조류가 발생할 경우는 정기적으로 걷어내 주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물속으로 자라는 수중식물을 식재하면 초기 수질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간혹 자연형 생태연못이라는 이유로 연못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방치해도 무관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지속성의 측면을 보면, 생태연못은 당연히 그 자체로 존속할 수 있어야 하나 초기 식물체가 규모감 있게 성장해 식물군락이 연못 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는 관리가 필요하다. 예상외로 습지에는 왕성하게 자라는 식물이 많고 잡초 발생도 심한 편이라 조성 초기에는 제초, 예초, 적심 등과 같은 일반 관리가 세심하게 요구된다. 특히 정수식물인 갈대, 부들, 흑삼릉 등은 번성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 규모가 작은 연못에는 가급적 심지 않는 것이 좋고, 굳이 심어야 하는 경우에는 화분을 이용해 번성을 막아야 한다. 또한 식물이 번성한 경우에는 제초보다는 예초 작업이 효율적이며 매년 생장이 왕성한 6~7월과 영양분이 뿌리로 내려오는 9월에 예초를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성 후 2~3년이 지나 식재된 식물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잡초 발생률은 현저히 떨어지고 관리 또한 수월해진다.
제초(잡초 뽑기)
축축한 땅이나 얕은 물가에는 쇠뜨기, 달뿌리풀, 골풀 등의 논잡초 혹은 습지 잡초가 발생한다. 이들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제초를 하더라도 근경의 일부가 땅속에 남아 있는 경우 다시 쉽게 퍼지는 특징이 있다. 잡초가 발생했을 때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잡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용토를 객토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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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그린인프라 확산을 위한 인센티브(2)
빗물요금 경감 제도를 중심으로
협의의 빗물관리 그린인프라의 확산을 위한 방법과 인센티브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경제적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실제 적용하는 방식과 형태는 달라진다.
빗물정원 사업캔자스 시는 2005년부터 수질 보전, 도시홍수 저감, 물관리 인프라 노후화 대책의 일환으로 ‘10,000 Rain Gardens’ 사업을 시작했다. 빗물정원 조성을 위한 재원 마련, 기술 보급, 홍보 등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다.
호주의 멜버른 시는 하천 수질 개선 및 물순환을 위해 기존 건축물에 적용 가능한 빗물관리 방안으로 2008년부터 5년 동안 ‘Melbourne Water’ 10,000 Raingardens Program’을 진행했다. 지역 사회의 참여에 초점을 맞추고, 소형 빗물정원과 빗물관리 시설을 보급했으며, 사업 홍보를 위한 버스 정류장도 조성했다.
빗물요금 경감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는 유출수 오염저감 요금제The Stormwater Pollution Abatement Charge를 시행하고 있다. 유출수 오염저감 요금제는 로스앤젤레스 시 유출수 관리사업 진행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에게 부과하는 요금이다. 1년에 약 2천8백만 달러(한화 약 327억 원)의 재원을 확보해 홍수 방지 시설 설치 및 유지관리에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포틀랜드 시의 경우, 환경친화적인 도시 물관리에 시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상수도와 하수도 그리고 빗물 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절수기기(절수형 화장실, 세면기, 샤워기 등)를 사용할 경우, 상수도와 하수도 요금을 경감시켜 준다. 또한 일정 소득 수준 이상의 시민들에게 부과되고 있는 빗물요금도 자신의 대지 경계 내에서 발생한 빗물을 스스로 관리할 경우 경감시켜 주고 있다. 포틀랜드 시의 이러한 빗물관리 정책 ‘청정하천 보전 사업’의 구체적인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응용수문학·도시물관리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관심 분야는 저영향개발(LID)과 그린인프라(GI), 저개발국 기초식수공급, 독일 통일 전·후의 도시 인프라 계획 등이다.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내의 도시물순환연구센터에서 분산형 빗물관리의 도시홍수 방재,물순환,비점오염 저감 효과 측정 및 수문모델링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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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생태복원] 사구 생태계의 훼손과 복원(1)
한국 신두리사구와 스페인 도냐나사구
지금까지 도시 내 대체서식지 조성과 관리라는 주제로 대체서식지의 개념과 국내·외 제도, 그리고 실제 대체서식지를 조성·관리한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번 원고는 이 주제와 관련한 마지막 원고로서 대체서식지의 조성 단계와 조성 후 유지 관리 단계에서의 고려사항들을 중심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기존 원고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의 대체서식지는 각종 개발 사업 시 발생하는 멸종위기종 등 중요 종의 서식지 보전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서 조성되고 있다. 달리 이야기하면 법적 제도라는 것이다. 하여 개발 사업을 무난하게 진행시키고자 한다면 개발 예정지에서 멸종위기종의 이주나 이식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지속되고 있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를 크게 4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생태적 특성에 대한 이해
가장 큰 문제는 이주나 이식을 형식적으로 하거나 거의 대부분은 목표종에 대한 생활사나 생태적 특성 등에 대한 배려가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누차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서식지를 만들거나 생태복원의 목표종이 됐거나 어떠한 경우라도 대상이 되는 생물종에 대한 생태적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대부분 웹상에서 검색해서 기초적인 특성만 파악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상 생물종에 대한 도감, 논문이나 관련 보고서 등을 통해서 종합하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대상종이 되는 생물의 서식처 요구 조건이나 서식지 적합성 지수HSI(Habit Suitability Index)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이주·이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대상 종에 대한 정확한 생태적 특성을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공개된 정보만이라도 활용해 제대로 된 서식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파악해야 하는 최소한의 요구 조건들은 서식처 면적 혹은 공간의 크기와 먹이 관계, 물 조건, 그리고 은신처 등이다. 이외에도 생물종의 생활사를 파악하게 되면 최적의 이주·이식 시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성공적인 사업을 완수할 수 있게 된다.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행
대체서식지를 조성해 멸종위기종을 이식·이주하고 나면 의무적으로 2년간 모니터링을 시행해 그 결과를 해당유역(지방)환경청에 제출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 모니터링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계절별 1회 조사를 시행해야 하고, 이식·이주가 된 생물종 이외에도 환경 여건 변화 등 제반 조건에 대해서 조사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렇지만 조사 회수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거나 다른 환경 변화는 곧잘 무시되곤 한다. 무엇보다도 앞서 언급했던 서식처 요구 조건 즉 먹이 관계나 서식환경 변화, 은신처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은 곧잘 무시되곤 한다. 형식적으로만 시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모니터링이 시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도 시급한 실정이다.
구본학은1959년 대전 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 설계, 시공, 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생태, 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 하였으며,『습지생태학』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