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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의 서재] 희랍어 시간
    수영을 처음 배우던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기대와는 달리 몸이 자꾸만 가라앉았다. 키 판을 쥔 손의 힘을 빼라는, 그러면 몸이 저절로 떠오를 거라는 선생님의 조언이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물을 잔뜩 먹었고 결국 돌아오는 셔틀버스 안에서 울음이 터졌다. 같은 버스에 탄 처음 보는 아이들이 나를 위로해줬다. 고맙다기보다는 창피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아마 그때 내게 필요했던 건 울지 말라는 말이 아닌 혼자만의 시간, 또는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었을 것이다. 종종 여백이 주는 따뜻함에 대해 생각한다. 차량이나 상가에서 흘러나오는 소음이 적어 이어폰 없이 걸어도 좋았던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이나, 말없이 긴 시간을 함께 걸어도 어색하지 않았던 친구와의 하교 길, 전철이 한강을 건널 때면 핸드폰이나 신문에서 시선을 옮겨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 채우지 않고 비워두는 공간이나 시간은 내게 작은 위로로 다가온다. 한강의 소설 『희랍어 시간』도 그랬다. “어두운 곳에서 글을 쓸 때 윗문장에 아랫문장을 겹쳐 쓰지 않으려고 가능한 넓게 간격”(각주1)을 둔 것 같은 문장들은 여백이 많은 시를 떠오르게 한다. 마음만 먹으면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단단하지만 아름답게 정제된 문장을 읽다보면 절로 호흡이 느려진다. 시를 읽듯이 문장들을 곱씹다 보면 사람들이 북적이는 출근길 지옥철도 금방이었다. 『희랍어 시간』은 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와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여자의 이야기다. 눈과 입. 세상을 받아들이는 감각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잃은 (혹은 잃을 예정인) 둘은 서서히 세상에서 고립되어 간다. 아니, 스스로를 고립시킨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10대 시절부터 가족과 함께 독일에서 이민 생활을 했다. 은연중에 행해지는 인종 차별은 그를 고독에 빠뜨렸고, 그러던 중 찾아온 첫사랑은 그의 메마른 삶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어리석은 실수로 사랑은 끝나버리고 그는 한국에 홀로 돌아와 희랍어 강사로 일한다. 여자는 문자의 형태, 단어가 주는 느낌, 심지어 발음할 때의 입 모양까지, 언어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그녀는 학창 시절 이유 없이 실어증을 앓는다. 다행히도 낯선 언어인 이탈리아어를 접하며 기적처럼 실어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 뒤, 어떤 전조도 없이 다시 실어증이 찾아온다. 이혼 후 하나뿐인 딸의 양육권을 박탈당한 그녀에게 말하는 법을 되찾는 일은, 딸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느다란 희망이었다. 그녀는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희랍어 강좌를 신청한다. 희랍어 수업은 남자와 여자가 유일하게 만나는 시간이다. 하지만 시선이 부딪치거나 둘 사이에 대화가 오가는 일은 없다. 다른 학생이 여자가 시를 썼다고 알리자, 궁금해하며 여자에게 다가서는 남자의 행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쏠린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여자는 아무런 말도 없이 강의실을 박차고 나가고, 급히 따라 나간 남자는 사과한다. 소설이 중반부를 넘어가도록 닿지 않던 둘은 이야기의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서로 마주한다. 그들은 언어나 표정 대신 “기척”으로 소통한다. 방안은 어둡고 사방은 고요하다. 안경을 써도, 쓰지 않아도 똑같이 느껴질 어둠 속에서 남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는 이야기에 대한 감상이나 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씩 “…내 말이 들리나요?”, “…거기서, 듣고 있나요?”(각주2) 물으면 여자가 다리나 손을 움직이며 소리를 내 자신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려온다. 『희랍어 시간』의 문장처럼 긴 여백을 두고 드문드문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둘은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한다. 남자는 “문득, 그럴 수밖에 없는 듯, 어둑한 공기 속에 떠오른 그녀의 희끗한 얼굴을 향해 다가선다. 견딜 수 없이 떨리는 왼팔을 들어, 처음으로 그녀의 어깨를 안는다.”(각주3) 마감을 앞둔 토요일,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기대 속에 서울로 7017이 개장했다. 인터넷 뉴스로 현장 사진을 보던 나도 저녁 7시 즈음 회현역으로 향했다. 만리동광장에 설치된 공공 미술 작품 ‘윤슬’에서 진행되는 개장 특별 프로그램 ‘윤슬 사용법’을 보러 가는 길에 고가도 구경할 셈이었다. 고가에 진입한 지 오 분도 지나지 않아 후회했지만 말이다. 이십여 분간 구경한 것이라곤 내 앞에서 걷는 사람들이 입은 티셔츠 등판에 그려진 무늬와 가끔씩 길을 가로막으며 등장한 거대한 콘크리트 화분이었다. 만리동광장에 도착해 관람한 ‘윤슬 사용법’은 내게 충격을 주었다. 스테인리스 스틸 루버 아래 선큰 공간, 공간을 이루는 2,800개의 계단 위를 무용수와 어린이 퍼포머가 오가며 퍼포먼스를 펼쳤다. 상대의 동작을 따라하거나 쫓는 등 놀이처럼 느껴지는 퍼포먼스에 공연을 보던 어린이들도 자연스럽게 그 무리에 끼어들어 놀기 시작했다. 비어있는 공공 공간에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촉매제를 던져 사람들을 퍼포먼스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싶었다는 안무가의 의도가 성공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였다. 웅장한 느낌을 주던 선큰 공간은 단 십여 분 만에 아이들이 얼음땡이나 공놀이를 하는 놀이터로 바뀌어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있으니 이번 호의 프로젝트 중 ‘금천 폴리파크’의 소개 글 일부가 떠올랐다. 공원을 설계한 조윤철 대표는 “세부적인 공간은 이용자들의 계절별 이용 행태나 햇빛의 방향에 따라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복잡한 구성이나 소모적인 개념, 어휘는 배제”했고, “결국 공원의 풍경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공원을 즐기는 사람들의 다양하고 여유로운 모습일 것”(각주4)이라고 말한다. 갓 개장한 서울로 7017의 성공 여부를 따지기엔 아직 이르지만, 조금만 사람이 몰려도 정체되는 구간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 같아 버거워 보인다. 걷기 위한 길이지만, 어딘가에 여백을 두어 시민이 점차 바꾸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1. 한강, 『희랍어 시간』, 문학동네, 2011, p.148. 2. 위의 책, p.169. 3. 위의 책, p.181. 4. 이번 호의 “금천 폴리파크” 참고.
  • [CODA] 말맛과 글맛
    고민은 지난 5월호 특집 ‘빅데이터와 도시’에서 시작되었다. 한 필자가 보내온 원고에서 기획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건축, 도시, 조경 계획 분야의 연구자와 실무자들에게는 낯선 딥러닝에 관한 내용을 다룬 글이었다. 글쓰기라면 건조한 논문이 익숙한 필자임이 분명한데, ‘-습니다’나 ‘-요’ 같은 격식, 비격식의 종결 어미를 섞어 높임법을 구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쉬운 비유와 사례를 곁들였다. 분명 가볍지 않은 내용을 독자에게 친근한 목소리로 이해시키려는 구성 전략처럼 보였다. 원고를 앞에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환경과조경』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해라체’로 문체를 통일하고 있다. 이는 청자(독자)를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방식으로, 일종의 무표정한(중성적인) 표현법이다. 독자와 일정 정도 심리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정보를 적절한 무게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지에 어울린다. 독자를 높이지는 않지만, 독자 외에 다른 이들을 높이지도 않는다. 높여 표현하기 위해 ‘-시-’나 ‘께서’, ‘님’ 따위를 쓰지 않아서 글이 간결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평소의 원칙에 따라 원고를 모두 ‘해라체’로 바꿔놓고 보니 이상하게 딱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필자가 원래 보내온 대로 원고를 복구했다. 그런 ‘삽질’을 해놓고 보니, 높임말을 고수하고 싶어 하는 필자들이 종종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래서 우리가 ‘해라체’를 쓰는 좀 더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높임말을 쓰고 싶어 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알고 싶어졌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마감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태평양 건너에 살고 있는 필자에게 메신저로 말을 걸었다. “이번 원고에서 높임말을 쓰신 이유가 친절하고 쉽게 느껴지는 전달을 위한 전략인가요?” “음… 말씀하신 이유 외에도, 서양 언어에서 상하관계보다는 친소 관계에 따라 표현을 달리 하기도 하고, 반말인 ‘thou’가 점차 사라지고 일종의 존칭인 ‘you’만 남는 현상을 보면서 한국어도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또 문어文語인 ‘해라체’와 입말 사이의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는 생각도 있었구요.” 몰랐다. 영어에 높임말이 없는 게 아니라 한국어에 반말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화는 우리 언어가 우리 사회의 수직적 상하 관계를 반영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말투 혹은 글투의 차이가 은연중에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논문을 뒤져보니 흥미로운 주장을 찾을 수 있었다. 인지철학자 김광식 교수(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는 한국 사회에 널리 퍼진 수직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반말공용화’를 제안하고 있다.(각주2) 그는 한국 사회에서 윗사람은 공공연하게 반말을 하고 아랫사람은 높임말을 하면서 실질적 불평등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하여 아랫사람이 반말을 할 수 있어야 몸에 밴 순종의 문화를 걷어낼 수 있다는 급진적(?) 주장을 펼친다. 그래서 문어체 반말을 구어체 반말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면 “너는 대통령이다”라고 쓰거나, “너는 대통령인가?”라고 쓰고 말하자는 것이다. 김광식 교수의 주장에는 말의 형식이 말의 내용보다 행동 방식을 바꾸는데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현재 『환경과조경』의 편집 원칙은 사회적 평등을 실천하고 있는 셈인가? 하지만 만약 내가 “주간, 에디토리얼 원고를 빨리 주시오”라고 말한다거나, 혹은 김모아 기자가 나에게 “코다 원고는 아직인가?”라고 말한다면?! (과연, 말할 수 있기는 할까) 김광식 교수의 말처럼, 머리로 이해한다고 몸까지 저절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내용과 형식의 관계다. 『환경과조경』의 여러 원고 중에도 이러한 관계를 생각해 보기에 적절한 사례가 있다. 바로 주신하 교수의 ‘이미지 스케이프’다. 이 연재 꼭지는 『환경과조경』에서 거의 유일하게 고정적으로 높임말을 쓰고 있다. 서정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진 한 컷과 짧은 글로 이루어진 지면이다. 편집자 P는 ‘이미지 스케이프’의 원고를 ‘해라체’로 바꿔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문체를 바꾸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서 애써 바꿔보았더니, 참 사소한 내용처럼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P는 “이 경우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구나, 내용보다 형식이 더 중요하구나” 깨달았다고 한다. 높임말이라는 형식으로 인해 다정한 느낌, 혹은 친절한 감성이 전달된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감성’을 얹어서 전달하는 ‘다정한 『환경과조경』’은 어떨까 상상해보게 된다. 최이규 교수의 인터뷰 꼭지, ‘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사례다. 이 지면에는 교정의 원칙을 뛰어넘는 구어가 표현된다. 분명 문법에는 어긋나지만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울려 퍼지는 문장을 보고 있으면, 들고 있던 빨간 펜을 내려놓게 된다. 어느새 이번 호도 마감이다. 이번 달도 간결하고 무게 있는 글, 다정한 글, 펄떡이는 활어 같은 글들을 가다듬어 한 권의 잡지로 세상에 내놓는다. 독자 여러분에게는 어떤 글이 마음에 가닿을지 궁금하다. 1. 이 제목은 문체에 관한 단서라도 얻어 볼까 해서 자료를 뒤지던 중 발견한 한 문학 평론에서 빌려온 것이다. 민명자, “말맛과 글맛”, 『수필시대』 3, 2008, pp.280~288. 2. 김광식, “한국사회에 반말공용화를 묻는다: 인지문화철학자의 반말 선언”, 『사회와 철학』 28, 2014, pp.25~40.
  • [PRODUCT] (주)토인디자인의 퍼걸러, ‘자연을 담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안락한 소통 공간
    최근 주거 단지에서 이웃 간의 소통을 중요하게 다루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단지에 퍼걸러를 많이 설치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퍼걸러도 오늘날의 스타일에 맞추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퍼걸러는 목재나 철재를 사용하며 직선적이고 정형적인 형태로 디자인된다. (주)토인디자인은 이러한 기존의 이미지를 버리고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퍼걸러 디자인을 제시했다. (주)토인디자인이 새롭게 런칭한 브랜드 ‘유레스트U-rest’는 자연에서 얻은 자유로운 느낌을 담은 퍼걸러 ‘자연을 담다’를 선보였다. ‘자연을 담다’는 미래적일 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 앞으로도 (주)토인디자인은 다양한 유레스트 디자인을 제안하며 퍼걸러 디자인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TEL. 02-533-3720 WEB. www.toinpld.com
    • (주)토인디자인 / (주)토인디자인
  •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 3월 3일~5월 7일,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조경이나 건축, 도시를 전공한 학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용어 ‘용적률’.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 비율을 의미하는 이 몇 자리 숫자는 신문의 부동산란이나 TV 뉴스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용적률이 높다는 것은 한정된 토지에 더 넓은 면적을 지닌 건축물을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이며 이는 건축물의 투자 가치, 즉 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한 서울은 용적률을 놓고 “가장 치열한 격전”을 벌이는 “최전선”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토지, 건물 소유자)는 제한된 부지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급자(건축가)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자신의 설계 철학을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통제자(정부)는 이들이 법과 제도를 어기지 않는지 감시한다. 세 선수는 땅, 법, 건물을 놓고 지난 50년간 어떤 게임을 벌여왔을까.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이하 용적률 게임)’에서 그 전모를 확인할 수 있다. ...(중략)... *환경과조경349호(2017년 5월호)수록본 일부
  • 416안전공원 상상 공모전 스튜디오 M.R.D.O의 ‘하늘로 오르는 304개의 선들, 304개의 빛들’ 대상 수상
    지난 4월 20일 ‘세번째 416 봄을 준비하는 사람들(세월호 참사 3주기 안산지역 준비위원회)’이 주최하고 ‘416안산시민연대’가 주관한 ‘416안전공원 상상 공모전’의 결과가 발표됐다. 416안전공원 상상 공모전은 세월호 참사 사상자를 기억하기 위한 공원 조성에 대해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아이디어 공모전이다. ‘모두의 기억을 담은 공간’이라는 주제로 공원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이 이번 공모전의 목표다. ...(중략)... *환경과조경349호(2017년 5월호)수록본 일부
  • 드론-VR 융합 기술, 조경 분야 활용 가능성 높다 황동규 마을숲수목생태연구소 대표
    가상현실VR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최근 주목받는 첨단 기술을 조경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첨단 기술을 결합해 조경 관련 자원 조사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황동규 대표(마을숲수목생태연구소)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황 대표는 2014년부터 드론과 VR 기법을 결합해 식생, 문화재, 농촌 자원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한 대상지만 80여 개소에 달한다. 그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마을숲을 보존하기 위해 드론 촬영을 시작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노거수는 단순히 오래된 나무가 아니라 역사가 담긴 식생의 표본이다. 마을숲 같은 문화유산과 자연 유산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기록화 작업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드론 촬영만으로는 대상지 전체를 담기 어려웠다. 그래서 찾게 된 기술이 바로 VR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49호(2017년 5월호)수록본 일부
  • 디자이너의 상상을 현실화하는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황지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대개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건물 구성 요소의 형태가 복잡할수록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하루 만에 당신이 원하는 집이 뚝딱 완성될지도 모른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 기법 덕분이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기술을 총칭하는 말로, 현재 캐드CAD 같은 프로그램으로 만든 3차원 도면을 입력해 입체적인 물체를 만들어내는 3D 프린팅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지금은 건물 구성 요소를 3D 프린터로 만들어 조립하는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건물 자체를 3D 프린터가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세운상가에 이 같은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서울시의 ‘다시·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조성된 개방형 디지털 제작소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3D 프린터, 레이저 컷, 대형 CNC 장비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과연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은 조경, 도시, 건축 설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세운상가 개방형 디지털 제작소에서 각종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관련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황지은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49호(2017년 5월호)수록본 일부
  • [편집자의 서재] 당신의 사물들
    “질문 하나. 그것은 내가 걸을 때 함께 걸으며, 내가 멈추면 함께 멈춘다. 그것은 여행의 친구이며, 카메라와 어울리고, 빛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내게는 콤플렉스다. 질문 둘. 또 다른 그것은 무언가를 바로 잡고, 매끄럽게 하며, 살을 붙인다. 그것은 두근두근 긴장감의 시작이자 마침표이며, 울분과 짜증 유발자이다가 어느 순간 작은 희열을 안겨주며 제 할 일을 마친다. 그리고 내게는 일용할 양식이다.” 남자 K는 내가 던진 두 가지 질문에 5분 만에 답을 올렸다. 1번은 담배, 2번은 펜이라면서. 1분 후 S는 선글라스와 키보드(혹은 펜)라는 답을 올리며 확신에 찬 어투로 덧붙였다. “내가 둘 다 맞췄지!” 함께 차를 타고 오던 여자 K와 P는 둘이서 상의를 했다며 역시 선글라스와 펜이란 답을 주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L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대신 그는 책상 우측의 진열대에 놓여 있는 20여개의 유리병 중에서 수십 자루의 검정색 빅Bic 볼펜이 담겨 있는 투명한 유리병을 집어 들었다. 거의 10년 가까이 빅 볼펜만 사용했다고 한다. 처음 그것을 보았을 땐, 볼펜들이 너무 깨끗해서 새것을 모아 놓은 줄로만 알았다. 유리병의 진공 기능 때문일까? ‘수십만이 넘는 글자, 어쩌면 수백만에 육박하는 점과 선과 면의 기억이 그 유리병에 박제’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든 건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였다(유성 볼펜의 수명은 약 1,000에서 1,500m 정도다). 그와 마주했을 때에는 ‘디자이너는 역시 예민한 존재들’이란 생각만 얼핏 했었다. 그는 요즘엔 폴 스미스Paul Smith 볼펜으로 갈아탔다며 한참 동안 자신의 도구에 대한 추억을 풀어 놓았다. 그렇게 『당신의 사물들』에 대한 독회는 각자의 ‘나의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두 명의 K와 S, L, P 그리고 나는 한 손에는 『당신의 사물들』을 들고, 머릿속에는 나만의 사물 두 가지에 대한 추억을 담은 채 L의 사무실에 모였다. 빅 볼펜으로 꽉 채워진 유리병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수집벽으로 이어졌다. 여자 K는 빈 상자로만 집 안의 벽 한 면을 채워놓았다고 한다. 쓸모를 다한 ‘빈’ 상자가 서로 어울려 무언가 새로운 패턴을 구축하는 걸 바라보는 것이, 그저 즐겁단다. 아마도 새로운 상자가 들어오면 기존의 상자 중 어떤 것은 빠져나가거나 새로운 위치를 부여 받을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패턴의 조합이 탄생할 테고. 나로선 상상하지 못한 취미(?) 활동이다. 그녀의 또 다른 수집벽은 다 쓴 몽당 색연필 모으기로 밝혀졌다. 설계를 처음 시작한 대학교 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것이 수백 자루가 넘어서 세 박스를 빼곡 채우고 있다며, 증거 사진을 내보였다. 마음이 짠했던 대목은, 어느 순간부터 몽당 색연필 박스가 더 이상 채워지지 않는다는 ‘고백’이었다. 설계 도구와 환경이 달라진 탓이다. 아날로그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몽당 색연필 모으기라는 수집벽을 방해했다는 죄로, 우리 일동은 제도판과 결별한 설계 환경을 구박했다. 다양한 스케일의 빵빵이에 대한 추억이 양념으로 곁들여졌고, 그녀가 선호하는 색연필 브랜드가 프리즈마Prisma임도 드러났다. 나는 선호하는 문구 브랜드가 있었던가? 두 번째 독회 모임을 시작하며, 여자 시인 49명이 함께 쓴 『당신의 사물들』을 읽은 후 각자의 사물들을 두 가지씩 꼽아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의 사물? 내 인생의 사물? 가장 기억에 남는 사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물?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사물?’ 아마 이 책의 글쓴이 49명도 편집부의 기획 의도를 처음 들었을 때,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앞서 이야기한 빅 볼펜이나 유리병, 상자나 몽당 색연필처럼 사물과 수집벽은 제법 어울리는 조합이다. 그렇다면 수집벽과 무관하면서 내게 유의미한 사물은 무엇이 있을까? 아련한 추억, 강렬한 집착, 씁쓸한 기억, 소중한 소유, 색다른 경험을 동반한 사물들도 있을 것이다. 약과 베개를 꼽은 P의 경우가 그랬다. 그녀는 복숭아 씨앗 베개라는 신문물을 우리에게 전파했다. 베기만 해도 머리가 시원해지는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임상 증언과 함께. 도장과 함께 통상적으로 사물의 범주에 들지 않는 사무실을 꼽은 남자 K도 ‘소중함’과 ‘사물’이 왜 자연스럽게 켤레 관계를 이룰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이건 S의 아빠의 일기장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여전히 아버지가 아닌 아빠의 유품인 일기장이 담겨있는 보자기를 풀지 못하고 있다며,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의 정조는 『당신의 사물들』에서 아버지의 숟가락을 떠올린 김소연 시인의 그것과 닿아 있다. ‘사물거리다’라는 동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 그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아리송한 것이 눈앞에 떠올라 자꾸 아른거리다’이다. 당신에게는 자꾸만 떠올라 아른거리는 그 무엇이 있는가? 『당신의 사물들』은 바로 그 사물들의 존재를 곱씹게 해준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책이었다. 특히 맨 앞에 실려 있는 허수경 시인의 ‘손삽’만으로도 책값 12,000원의 보상은 충분하고도 넘친다. 그녀의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손에 들면 딱 적당한 삽 하나. 늘 꽃삽이라고 불렀다.” 첫머리에서 던진 두 가지 질문은 내가 고른 두 개의 사물에 대한 힌트였다. 그들과 그녀들의 답은 절반만 맞았다. 첫 번째는 모두의 예상대로 선글라스.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나는 선글라스 없이 사진 찍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콤플렉스를 가려주는 선글라스는 그래서 내게 더없이 소중한 사물이다. 두 번째는 펜은 펜인데, 빨간펜이다. 이십대 후반 이후로 교정, 교열, 윤문을 보는 내 손에서 한 번도 떠나지 않은 사물이다. 심 굵기가 0.5, 0.7, 1.0 등 각기 다른 수성 볼펜과 유성 볼펜은 물론이고 젤리펜과 플러스펜까지 대여섯 종류의 빨간펜이 손과 가장 가까운 곳에 늘놓여 있다. 나름 각각의 쓰임도 따로 있다. 색다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빨간펜만은 입사 이후 언제나 내가 문방구에서 구입해 썼다. 왠지 그러고 싶었다. 다음 독회할 책은 S가 추천한 『반란의 도시』다. 이제 ‘나만의 도시는 어디일까?’란 숙제를 풀어야 할 차례다. S가 애착을 넘어 집착하는 손톱깎이란 사물을 도시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녹여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은, 내게 주어진 또 다른 숙제다.
  • [CODA] 빅데이터에서 한강까지
    유리창 너머 일요일의 게으른 햇살이 따사롭다. 다음 달이면 저 폴딩도어도 모두 열어젖히고 야외 테이블을 놓겠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한가롭게 보인다(아 부럽다). 내가 이 카페 창가 테이블에 앉아있다는 것은, 『환경과조경』 5월호 모든 원고의 편집과 디자인이 끝나고 마지막 원고, 그러니까 이 지면만 남았다는 뜻이다. 이번 호에도 주옥같은(!) 기사가 많다. 하나하나 떠올려보면 이번 호도 결국은 무사히 마무리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빅데이터, 착시를 넘어 탐색을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여서요.” 이번 호 특집, ‘빅데이터와 도시’ 기획을 위해 수차례 반복한 말이다. 이해가 덜 되었다면 주제를 바꿔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를 역시 수차례. ‘빅데이터와 도시’를 기획 중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우선, “재밌겠는데”. 지난해부터 편집부는 ‘빅데이터’와 ‘도시’를 키워드로 특집을 해보자는 대화를 종종 나눠왔다. 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조응하면서도 디자인의 지평을 넓혀 줄 기획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호감이 있었다. (이 달의 어려움은 이 ‘막연한’ 기대에서 비롯되었다) 사람들의 또 다른 반응은, “빅데이터? 이미 한참 회자된, 식상한 이야기 아니야?” 내지는 “어느 어느 매체에서 많이 다루고 있지 않아?”였다. 시의성이 중요한 잡지의 속성상 새로운 소식이나 남다른 통찰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빅데이터’라는 키워드는 익숙하지만 막상 이러한 개념이 녹아든 국내 환경 설계 사례나 전문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컴퓨터공학 관련 학회의 웹 사이트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올해 학술대회 초대의 글이 딱 우리에게 하는 말처럼 보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어디를 가나 사물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들끓었습니다. 사물간의 네트워크 활성화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의 신경 네트워크처럼 진화하는 미래를 그리며 모두들 흥분하고 곧 재편되는 시장 질서에 촉각을 곤두세웠더랍니다. 그 전해에는 빅데이터에 대해 같은 일을 우리는 했었고요. 하나의 기술적 이슈가 너무 거세게 타오르면서 실존적 전망과 구체적 상황에 대한 착시 현상을 일으키기도 하는 일들을 매년 우리는 느끼고 … 올해는 뭐였었나요. 아마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한참 뜨거웠었고 아직까지도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기술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고 전략을 만들고 시장을 선점하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 그러나 기술에 대한 이슈가 뜨거울수록 기술과 공존하는 실존의 리듬과 온도를 조율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조율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유연하고도 적합한 태도를 만들어가는 일은 화려한 슬로건이 아니라 차분하고도 엄격한 지적 훈련을 통해 가능합니다. … 급하게 뜨거워지고 급하게 식는 기술과의 공존의 온도를 적절히 조율하는 일은 언제나 인간인 우리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본 후로는 비단 컴퓨터 분야뿐만 아니라 설계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비롯한 요즘 회자되는 많은 기술이 일종의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다 아는 이야기가 아닐까요?”라며 주저하는 필자들에게 좀 더 자신 있게 개인적 경험을 공유해 줄 것을 부탁했다. 독자들의 지적 수준이나 정보력을 의심해서가 아니다. ‘빅데이터’라는 이슈는 (최소한 국내에서는) 여전히 설계 분야와 많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유행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빅데이터가 진지한 주제로 충분히 다뤄졌는가 역시 의문이다. 기대했던 대로 필자들의 글에서는 손에 잡히지 않았던 빅데이터를 다루는 일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드러나 있었다.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는가는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구체적 사례를 공유하고 비판적 탐색을 위한 길을 여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 씨, 한강에서 표류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사가 ‘한강예술공원’이다. 4월의 첫 번째 토요일. 내내 쌀쌀하던 날씨가 아주 화창했다. 여의나루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니 별생각 없이 입고 나온 봄 코트가 부끄러워졌다. 여의도한강공원을 활보하는 사람들은 하늘하늘한 옷차림으로 완연한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날은 HLD의 이해인, 이호영 소장이 참여한 바지선 작업, ‘한강의 옛 기억을 담은 미술관’의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하기로 했더랬다. 마포대교 동쪽에 정박한 바지선에 우리를 데려다줄 수상택시에 올라탔다. 함께 참석한 S 소장과 수다에 정신이 팔렸는데, 선장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어딘가에 무전기로 핸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상황을 아주 담담한(!) 목소리로 전했다. 무전기 저편에서는 곧 새로운 택시를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한강 한가운데에 떠 있는 우리들에게는 꽤 긴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졌다. 그 사이 우리들은 한강에서 표류하다니 웬일이냐며 택시 승선 전에 예쁘지 않다고 투덜거리며 입은 구명조끼의 사용법을 확인했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침묵이 흐르기도 했다. 완전하게 제어되고 있다고 믿었던 대도시 안에서 자연의 힘을 실감했다면 과장일까. 제방과 강변도로로 만들어진 지금 한강의 모습에는 수십 년에 달하는 치수의 역사가 담겨있다. 이제 와서 인간과 강을 갈라놓은 제방과 도로를 비난하지만 일 년에 한번 혹은 몇 년에 한번 씩 휩쓸고 가는 강의 힘을 두려워하고 통제하려고 했던 것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매년 수재 의연금을 내던 것이 불과 20~30년 전 일이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한강과 만나야 할까. 그날 나는 무사히 바지선을 구경한 뒤 뭍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은병수 총감독을 인터뷰했다. 처음 보도 자료를 휘휘 넘겨볼 때만 하더라도 조그만 공공예술 작품 몇 개가 한강의 풍경에 큰 영향을 주겠나 싶었다. 그러나 ‘표류’ 사건 이후 만난 은병수 총감독의 이야기에는 감동이 있었다. “우리는 한강을 계속 개발해왔다. 강변도로를 놓고, 아파트를 짓고, 그를 위해 강을 준설하고 … 그간 한강도 너무 시달렸다. 적어도 우리 사업에서는 한강의 지형을 크게 바꾼다거나 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고자 했다.” 한강예술공원 본 사업을 기대해 본다. 이번 호를 되짚으며 마지막 글을 쓰다 보니 창밖의 해도 기울었다. 옆 자리에서 한숨을 푹푹 쉬며 키보드를 두들기던 남자도 어느새 자리를 떴다. 야호, 나도 마감했다.
  • [PRODUCT] (주)세인환경디자인의 '복층형 티하우스' 야외 카페테리아, 전망대 역할을 겸비한 소통 공간
    주거 단지에서 휴게 공간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이웃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늘날 아파트 단지의 조경 공간에서 만남과 소통을 주제로 한 공간이 늘어나는 추세다. 퍼걸러와 같은 휴게 시설물도 이에 맞추어 대형화되고 있다. (주)세인환경디자인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일반적인 퍼걸러에 티테이블tea table을 더한 ‘복층형 티하우스tea house’를 선보였다. 복층형 티하우스에서 사람들은 해를 피해 휴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외 카페테리아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계단을 올라 2층 테라스에 들어서면 단지의 다양한 경관을 바라볼 수도 있다. 복층형 티하우스의 주 구조재는 흑색의 철골 프레임이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하드우드hardwood, 고밀도 목재 패널, 석재 판석을 외장 마감재로 사용했다. 현재도 단지의 다양한 조경 콘셉트와 부합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는 중이다. 기본적인 퍼걸러의 기능에 소통의 장소, 전망대의 기능을 부여한 복층형 티하우스는 아파트 단지 조경 공간의 부속품이 아닌 주요 커뮤니티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TEL. 02-877-8811 WEB. www.seindesi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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