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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그린 조경 이야기
‘조경가 김공일의 하루’ 시리즈의 김공일 작가
‘조경가 김공일의 하루’는 만화의 형식을 빌려 조경을 이야기하는 연속 기획물로, 네이버 디자인프레스 포스트1에 작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연재됐다. 이 시리즈는 조경을 잘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김공일이라는 친근한 인상의 캐릭터가 등장해 재치 있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조경을 설명한다. 조경의 세부 분야, 세계적 조경가, 설계공모 뒷이야기부터 여의도에는 왜 벚꽃이 많은지와 같은 일상적 궁금증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다. 한 회의 조회수는 평균 약 2,000뷰, 많은 건 4,000뷰가 넘는다. 조경 전문 매체가 아닌 대중적 플랫폼에서 조경을 이야기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작가 김공일(가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경이 도대체 뭔데
김공일은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고 있는 평범한 조경가다.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공공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다 복수 전공으로 조경을 택했다. 졸업 후 조경설계사무소에 취직까지 했지만 학부생 때부터 들어온 숱한 질문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도대체 조경이 뭐냐’는 것이다. 주변에 조경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건축가는 아시죠? 저희는 건물 말고 공원 같은 거 만들어요’라는 식으로 뭉뚱그려 대답하는 게 싫었다.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조경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지내다 출근길에 우연히 본 디자인프레스 온라인 기자단에 지원해 포스트를 올리게 됐다. 먼저 김공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었다. 김공일은 공원이라는 단어를 숫자 0(공)와 영어 one(일)으로 보고 생각한 이름이다. “원래는 두 편의 포스트만 올리기로 했는데, 디자인프레스 측이 연재를 해줄 수 있냐고 요청했다. 의외였다. 일반인은 크게 관심 가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흥미롭게 봤다는 피드백을 받았다.”...(중략)...
* 환경과조경 377호(2019년 9월호) 수록본 일부
1. 네이버 포스트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 창작 플랫폼이다. 디자인프레스는 네이버 디자인 판을 운영하는 콘텐츠 기업으로, 블로그에 약 8만 명, 포스트에 17,000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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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질문] 시공자가 설계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면?
질문에 답하기가 조금 조심스럽다. 모든 설계 도면이 내가 봐 온 설계 도면과 같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접했던 몇몇 도면을 떠올려 보았다. 무엇보다 현장에 맞는 설계가 필요하다. 좁은 공간에 커다란 수목, 넓은 공간에 작은 크기의 수목이 자리한 도면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도면상의 지형 레벨과 실제 현장의 레벨이 다르면 이를 맞추기 쉽지 않다. 게다가 레벨을 상세히 나누지 않고 간략하게 표시한 경우도 많다. 도면과 현장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시공자의 일이지만, 이런 경우 불가피하게 설계 변경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장을 조금만 더 고려해 설계를 해 준다면 도면 그대로의 공간을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정현 광양시
조경 시공자는 새벽 밥 먹고 별을 벗 삼아 출근하고, 온종일 땡볕에서 일하다 달을 벗 삼아 퇴근합니다. 시공자에게 가장 힘든 일은 설계 변경입니다. 설계자는 시공자만큼 현장 실정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설계 내역서에서 토공 부분이 통째로 빠져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TBM과 CP점이 맞아서 광파 측량 후 레벨을 측정해 해결할 수 있었지만, 야간에 사무실에 남아 토공 물량과 변경 내역을 작업해야 했던 점이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안기수 공간시공에이원 대표
설계안에 부합하는 시공을 지향하는 시공자로서 설계자에게 전하는 부탁 몇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 설계자가 설계한 공간에 대해 시공 전, 중, 후에 한 번씩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의도한 콘셉트가 잘 구현되고 있는지 그때그때 확인하면 시공사와 좀 더 원활하게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둘째, 설계도서를 보면 대부분 개념은 있지만 디테일이 없다. 이 수목을 왜 여기에 심어야 하며, 이 장식벽은 왜 여기 설치되어야 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설계 개념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곁들여진 디테일한 실시설계 도면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셋째, 식재 패턴과 시설물 배치가 대상지에 잘 어울리지 않아 시공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기도 한다.세심한 현황 분석을 토대로 한 설계안이 주어지면 좀 더 원만한 시공이 이루어질 것이다.
박창호 현대건설
설계자가 공간에 담고자 하는 의미를 단순히 시설물로만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설계 콘셉트가 시설물뿐만 아니라 공간 자체에서도 드러나면 어떨까. 공간과 시설물이 하나의 콘셉트로
어우러지면 더 좋은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고, 시공자들도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임세진 디자인파크개발
곡선 말고 직선으로 부탁드립니다.
박창현
우수하다고 소문난 조경 공간을 답사하다 보면 작은 앉음벽부터 공간 전체의 분위기까지,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그 공간이 조성된 과정과 공간을 만든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협력과 부딪힘이 있었을까. 이 지난한 과정은 그 순간에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결국 좋은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번 ‘이달의 질문’이 설계자와 시공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설계와 시공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장으로 역할하길 바란다.
성문현 현대건설
설계자가 그린 점, 선, 면의 조합인 도면은 현장에서 실제 공간으로 구현됩니다. 설계 내용과 현장 여건이 일치하지 않아 설계가 변경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감리자나 발주처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선 하나, 점 하나에도 분석 내용, 경제성, 디자인 철학이 담긴 타당성 있는 설계를 해주길 바랍니다.
서동욱 계룡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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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서재] 보스토크
‘꼭 붙잡음’이라는 뜻의 ‘포착’은 사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사진은 시간을, 정확히 말하면 특정 순간을 포착한다. 피사체의 움직임, 빛과 그림자를 재빠르게 붙잡아 프레임 속에 가둔다. 이번 달 ‘이미지 스케이프’에서 주신하 교수가 말한 것같이 사진은 언제고 찍을 수 있지만 “그 순간은 다시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사진은 몇 픽셀 그 이상의 크기와 무게를 갖는다. 사진이 분절된 시간이라면 장대한 서사의 일부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한 문장이나 한 줄의 노랫말처럼.
사진에 대한 단상을 그럴듯하게 늘어놓았지만 사실 난 사진에 ‘ㅅ’도 모른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더 하자면 한때 사진이 글보다 못하다 여겼다. 글보다 사진이 많은 책은 소장 가치가 없어 보였다. 내 기준에서 이미지는 한 번 보고 뭔지 알아차리고 나면 그만이고, 글이 적고 사진이 큼지막하게 들어간 페이지는 훌훌 넘기다 금세 읽어버려 돈이 아까웠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내 책장에 사진이 많이 들어간 책이 꽂히기 시작했다. 『보스토크Vostok』, 올해만 들어 세 권째다.
『보스토크』는 2016년에 창간된 격월간 사진 잡지다. 창간호의 첫 문을 여는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것은 유쾌한 이야기다. 우리는 새로운 사진 잡지를 만들어 세상에 보낸다. 이 잡지는 한국의 사진 지형에 어떤 깊은 균열을 낼 것이고, 이 작은 세계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2이 문장에는 『보스토크』가 사진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비장한 선언이 담겨 있지만, 필자는 이는 유쾌한 일일 뿐이라며 가볍게 일축한다. 『보스토크』가 실제로 어떤 균열을 만들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이에 버금가는 유의미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잡지는 예술, 디자인, 문학의 범주를 넘나들며 사진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사진계뿐만 아니라 사진계 밖의 독자도 끌어오고야 말겠다는 근사한 기획과 함께.
『보스토크』의 특집 앞에서 나는 종종 무장 해제되고 만다. 을지로 일대 재개발과 철거를 다룬 ‘사라지는 나의 도시’(2019년 3-4월호), 늦은 밤을 밝히는 일터의 풍경을 담은 ‘오늘도 야근을 마치고’(2019년 5-6월호)는 안 읽고는 못 배길 주제였다. 다시 보지 못할 도시 풍경과 그 속의 사람들, 고된 노동의 하루 끝을 담아낸 사진을 소장하지 않는 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직장인으로서 예의가 아니라는 둥, 말 같지도 않는 명분을 만들어냈다. 또한 보스토크 편집부는 최신호인 ‘SF 스타일’(2019년 7-8월호)에서 사진과 SF 소설의 만남을 주선했다. 무려 현실 세계와 평행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현실 세계의 대상을 다루는 사진과, 눈에 보이지 않는 평행 세계를 다루는 SF의 거리는 언제나 생각보다 멀다. … 우리는 양쪽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네 명의 사진가가 찍은 사진들을 폴더로 묶어서 네 명의 소설가에게 보냈다. 규칙은 간단하다. 받은 사진을 보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소설을 한 편 써서 보내줄 것. 소설가들에게는 사진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는다.”3덕분에 나를 포함한 어떤 독자들은 사진에서 평행 세계로 진입하는 웜홀worm hole 같은 것을 찾느라 분주했을 것이다.
사진을 통한 다른 세계로의 여행, 그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았을 즈음 어김없이 『환경과조경』의 마감도 돌아왔다. 바쁜 마감 중에 사진 하나하나를 깊게 들여다보는 일은 사치다. 하지만 얼마 전 사진에서 어떤 이야기의 단서를 너무 열심히 찾아다닌 탓인지, 평소보다 이번 잡지에 실린 사진을 오래 그리고 길게 보았다. 특히 표지를 장식한 유청오 작가의 사진, 갯벌 위의 구불구불한 두 줄에 자꾸만 눈이 갔다. 어째서 저런 모양을 하고 있나. 누가 만들어 낸 걸까. 파도일까, 아니면 바다 속 생명체일까. 만약 하나의 줄이 외계의 문자로 조합된 문장이라면? 평행 세계의 누군가가 남겨 놓은 신호일지도. 나는 보스토크 편집부가 보낸 사진을 손에 든 소설가처럼, 사진이 포착한 순간에 이따금씩 머물렀다. 그때마다 잠시 어떤 이상한 나라에 다녀온 것도 같았다.
1. 보스토크 프레스 편집부, 『보스토크』, 보스토크프레스.
2. 김현호, “잡지는 가볍게 바다를 가르고”, 『보스토크』 2016년 11-12월호, p.6.
3. 『보스토크』 2019년 7-8월호,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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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A] 시적 공간
기억하기 쉬운 내 이름은 선생님들의 좋은 표적이었다. 날이 좋은 날에는 좋아서, 비 오는 날에는 비가 와서 이름이 불렸다. 칠판 앞에서 문제를 풀기도 했고, 난해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날도 있었지만, 가장 많이 한 일은 교과서를 읽는 것이었다. 문학보다는 비문학이 읽기 편했다. “이 바보!”나 “느이 집엔 이런 거 없지?” 같은 소설 속 대사를 감정과 사투리를 제대로 살려 읽을 걸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으니까. 시 읽기 역시 곤혹스러운 일 중 하나였는데, 소설과는 조금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단어와 단어, 행과 행, 연과 연 사이 침묵의 길이가 문제였다. 몇 안 되는 글자를 후루룩 읽어버리려 하면 ‘누가 시를 그렇게 읽냐’는 꾸짖음이 돌아왔다. 단어와 문장을 음미할 수 있는 틈, 그 짧은 여유를 두는 일이 뭐 그렇게 민망했는지 애꿎은 내 이름만 원망했었다.
침묵의 힘을 깨닫게 된 건 뜻밖에도 영화 ‘동주’(2015)에서였다.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 쿠미와 마주 앉은 동주는 자신의 시집의 제목을 천천히 발음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네 어절 사이사이에는 공백의 시간을 대신하는 영상들이 자리한다. 시인으로서 고뇌와 열망, 몽규를 향한 열등감이 빚어낸 동주의 모습들이 하늘, 바람, 별이라는 단어들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마지막 단어인 시를 발화하는 순간, 장면은 잠시 프리즈 프레임으로 멈춰서며 침묵을 직설적으로 영상화한다. 신기하게도 그 찰나의 정적이 길게 느껴졌다. 그런데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동주를 보고 나선 종종 눈으로만 읽던 시를 소리 내 읽고 싶어졌다.
독자에게 소개할 만한 조경 작품을 찾다보면 이따금 시적 공간, 문학적 공간이라는 표현을 만난다. 시와 문학,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니 그러한 공간 역시 좋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게시물을 클릭하면 대체로 서정적 분위기가 가득한 사진이 모니터를 채우곤 한다. 좋은 곳도 있고, 마음에 차지 않는 곳도 있다. 그렇게 작품을 뜯어보다 보면 시적 공간, 문학적 공간이라는 표현에 대한 의문은 자연스럽게 저편으로 잊혀지기 일쑤였다. 이번 호를 준비하며 또 한 번 그러한 표현과 마주했다. “오랜 고목들이 풍성한 녹음을 만들어내고 있어 디테일한 식재 계획보다는 문학적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는 공간 계획에 더 많은 힘을 쏟았다.”(‘윤동주 문학동산’, pp.32~39)
사전에서는 ‘시적(문학적)’을 ‘시(문학)의 정취를 가진, 또는 그런 것’1이라 정의한다. 즉 시적(문학적) 공간이란 ‘시(문학)의 고요한 느낌이나 맛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느낌이나 맛은 지극히 주관적 판단의 영역이지만, 그간의 작품 서치 경험에 비추어보면 많은 사람이 간결한 공간에 고즈넉한 자연이 가미된 곳에서 시적 분위기를 느끼는 것 같다. 오래전에 읽었던 건축가 이종건의 글이 생각났다. 그는 『시적 공간』에서 “시에 의한 사물의 의미화 작업은, 짓기 작업에서 사물(의 완성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곧 사물 페티시즘에 대한 경계를 시사한다. 건축가들은 대개 작품의 완성도를 디테일에서 찾는다. …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위한 디테일인지 묻는 일을 종종 망각한다는 것이다. … 우리 전통 건축이 보여주는 비정합적이고 느슨한 결구와 기하학적으로 경직되기보다 흐트러진 질서에 기초한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여전히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아있다”2고 말한다. 어쩌면 느슨함, 흐트러짐 등 시가 품고 있는 너그러움이 시적 공간과 맥이 닿아있는 게 아닐까.
우연히도 즐겁게 구독 중인 문학 잡지 『릿터Littor』 8/9월호의 주제가 ‘누가 시를 읽는가’였다. 출판인, 작가, 서점 종사자, 유튜버, 동영상 제작자, 뮤지션 등 다양한 분야의 필진과 수기
공모로 참여한 독자의 글이 실렸다. 수 편의 글 중 한 문단이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그러니까 꿈꾸다 말고 마시는 자리끼처럼 나는 시를 필요로 했던 것 같다. 악몽과 꿈 사이에 청량한 물을 흐르게 하고, 꿈이 혈관에 스며들게 해서, 그토록 땀 흘리며 삼키던 열도 잠시 내려놓게 하는 것.”3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를 보내고 나니 거짓말처럼 바람에 시원한 기운이 그득하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이번 가을에는 내게도 꿈꾸다 말고 마시는 자리끼 같은 시 한 편과 그와 어울리는 공간 하나가 생겼으면 좋겠다.
1. ‘시적’, 네이버 어학사전, 2019년 8월 26일 접속.
2. 이종건, 『시적 공간』, 궁리, 2016, pp.119~120.
3. 김겨울, “흐르는 말들”, 『릿터』 8/9월호,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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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든 동네정원, 2019 서울정원박람회
정원, 도시재생의 씨앗이 되다
바삐 살아가는 도시인에게 자연은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다. 골목길 한편에 옹기종기 놓인 화분이나 콘크리트 틈에서 핀 꽃 한 송이에도 우리는 위로를 받곤 한다. 그래서일까 작게나마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적 관계망을 확산하는 매개체로 곧잘 이용된다. 다가올 10월, 이러한 정원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2019 서울정원박람회’가 서울로7017과 해방촌 일대에서 개최된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매년 정원 문화 확산과 정원 산업 활성화를 위해 서울정원박람회를 개최해 왔다. 5년 차를 맞이한 서울정원박람회는 한 가지 변화를 꾀했다. 노후 공원을 재단장해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대신 오래된 도시, 즉 시민들의 삶 속으로 직접 찾아가는 도시재생형 박람회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서울로7017과 백범광장 일대를 정원 문화를 확산하는 공간으로 꾸리고, 용산구 해방촌 곳곳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동네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만리동광장에서는 다채로운 정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정원 산업의 최신 정보와 트렌드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정원산업전이 진행되며 음악회, 버스킹 공연 등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문화 행사도 열린다. 백범광장에서는 여러 자치구가 정원 작가와 협업해 만든 자치구정원을 만나볼 수 있으며, 목공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방촌에는 작가와 학생, 지역 주민이 계획한 16개의 동네정원이 조성된다. 곳곳에 조성된 작은 정원이 도시재생의 씨앗이 되어 지역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동네에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이다. 지난 서울정원박람회가 ‘면’적이었다면 2019 서울정원박람회는 ‘점’에서 시작해 ‘선’을 그려나간다. 만리동 광장에서 출발해 서울로7017, 백범광장을 거쳐 해방촌까지 이어지는 가든로드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노후 도시에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콘크리트가 가득한 해방촌 일대에 조성되는 작은 정원들이 공원 녹지 소외 지역을 초록으로 물들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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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세련되고 차별화된 공간을 연출하는 ‘스크린블록’
입체적인 줄무늬가 새겨진 파스텔 톤의 경관 옹벽 블록
블록은 아름답고 세련된 공간을 조성하는 유용한 소재다. 보도 블록부터 옹벽, 계단, 화단, 담장에 쓰이는 경관 블록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한 이노블록이 손쉽게 차별화된 경관을 연출할 수 있는 ‘스크린블록Screen Block’을 출시했다.
육면체의 스크린블록은 독특한 질감과 파스텔 톤의 색상이 특징인 조경용 경관 옹벽 블록이다. 한쪽 표면에 줄무늬 형태의 요철이 새겨져 있어 구조물이 좀 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내구성이 뛰어나 건축물 내·외장재로 사용되며, 크기가 크지 않고 색감이 부드러워 실내 공간에도 잘 어울린다. I형, R형, L형 스크린블록을 조합하면 독특한 디자인의 담장이나 파사드를 만들 수 있다. 무게도 가벼운 편이라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고도 운반하고 설치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콘크리트 백화저감시스템 처리가 되어 있어 백화 현상 없이 오랜 기간 미관을 유지할 수 있다.
TEL.031-358-4711 WEB. www.inobl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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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현실과 일상성
‘리얼-리얼시티’ 전, 아르코미술관
1990년대 후반 한국 문화·예술계에서 도시를 새롭게 들여다보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술계는 도시화와 재개발 문제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도시행동주의와 사회참여적 작업을 전개했으며, 건축계는 기념비적이거나 작가적인 작업에서 시선을 돌려 도시의 현실과 일상을 고민하고자 했다. 지난 7월 12일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된 ‘리얼-리얼시티(REAL-Real City)’ 전은 이러한 흐름에 함께했던 고故 이종호 건축가를 기억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전시다. 인쇄물과 영상 등 다채로운 자료를 통해 도시적 차원에서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이종호와 그의 동료들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더불어 공공 영역과 도시 문제를 다루는 건축가, 현실의 층위를 탐구하는 예술가, 도시 현장과 연대하는 콜렉티브,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문화 공간 등의 작업이 마련되었다. 전시 참여 작가이자 이종호 건축가와 25년간 동행했던 우의정 소장(메타 건축사사무소)은 “이번 전시는 본래 건축가 이종호를 위한 기획에서 출발해 이종호가 살아 있었다면 꾸렸을 법한 전시로 바뀌어 전개되었다. 이것이 그가 원하는 방식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리얼-리얼시티’ 전이 이종호를 위한 전시가 아닌, 이종호가 했을지도 모르는 전시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며 기획 뒷이야기를 전했다....(중략)...
*환경과조경376호(2019년8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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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암사거리, 한남1 고가하부공간 설계공모
당선작에 박정환·송상헌, 천장환의 설계안 선정
지난 6월 5일, ‘종암사거리 고가하부공간 활용 공공공간 조성 설계공모’(이하 종암사거리 설계공모)와 ‘한남1 고가하부공간 활용 공공공간 조성 지명 설계공모’(이하 한남1 설계공모)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이번 공모는 서울시가 고가 차도나 철도의 상하부, 교통섬 등 37개의 도심 속 유휴 공간을 공공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2017년부터 추진해 온 ‘고가하부공간 활용사업 종합계획’의 일환이다. 작년 4월 첫 시범 사업으로 옥수역 고가하부의 ‘다락 옥수’가 개방되었으며, 2호 이문 고가하부는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당선팀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입상팀에게는 순위에 따른 상금이 지급된다. 시는 당선안을 토대로 설계를 진행해 내년 6월 새로운 고가하부공간을 개관할 예정이다....(중략)...
*환경과조경376호(2019년8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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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정원, 놀이터가 되다
경산 펜타힐즈 푸르지오 어린이 정원 ‘뜰 벗’
경산 펜타힐즈 푸르지오는 753세대 규모의 주거 단지로, 다섯 개 주동에 둘러싸인 중심 공간에 넉넉한 크기의 작가 정원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단지 중심부는 UZ센터를 비롯해 어린이집과 연계된 선큰가든이 위치해 정원의 디자인적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게다가 토심이 0.5m에 불과한 옥상 공간으로 식재나 시공이 불리한 환경이다. 김승민 대표(디자인 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어린이 수목원을 조성해 달라는 발주처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놀이, 전시, 자연 학습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뜰 벗’ 정원을 조성했다.
어른도 함께 즐기는 어린이 정원
뜰 벗은 크게 어린이 정원과 체험 공간으로 나뉜다. 어린이 정원은 입구부터 다채로운 초화와 수목이 어우러진 식재를 통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감성도 자극한다. 정원의 시작을 알리는 게이트를 지나면 아이들의 신체 스케일에 맞추어 조성된 난쟁이 나라의 정원이 펼쳐진다. 이러한 작은 스케일의 정원은 아이들에게 동화적 환상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린이 정원은 특히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조성된 곳이다. 작은 조형물과 낮은 돌담 등 작은 스케일의 시설물을 통해 아이들이 안전하면서도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자 했다. 돌로 만든 작은 집은 동화 속 과자의 집을 연상케 하고, 정원 곳곳에 숨겨진 고양이와 부엉이 등 친숙한 동물 모양의 조형물은 동심을 자극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76호(2019년8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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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질문] 설계자가 시공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설계 변경을 겪게 된다. 이는 우리의 실수나 미진한 점을 깨닫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과정이나 내용이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설계 변경은 설계서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누락 또는 오류 및 모순이 있는 경우, 설계서와 현장 상태의 불일치로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 새로운 기술이나 공법을 이용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거나 비용을 분명히 절감할 수 있는 경우 필요한 것이다. 측량이나 설계상 오류를 보완할 목적으로 행해야 하며, 변경 대상은 공법 혹은 외관 및 기능상의 차이가 없는 한도 내에서의 상세 설계 변경이어야 한다. 설계자의 의도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해 계획 내용을 변경하는 일은 시공자가 내놓을 수 있는 모든 제안 중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해인HLD 소장
시공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변경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큰 맥락을
이루는 전체적인 설계 개념과 의도는 살려주었으면 한다.
최용 우남건설
설계자와 시공자 사이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에서의 소통이 중요할 것이다. 예비 조경가로서 시공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자면, 시공자는 도면을 보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미리 체크해 설계자와 이야기한 후 공사를 진행하면 좋겠다. 설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그에 대한 상세 도면을 요구할 수도 있겠다. 서로 소통하고 함께 고민한다면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임지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누구를 위한 설계인지 충분히 논의하고 이용자의 관점에서 최대의 효용을 볼 수 있는 시공을
부탁한다.
박현숙
자의적 판단이 아닌, 설계자와의 소통과 협의를 바탕으로 한 시공을 통해 설계의 본질을 현장에 온전히 반영해주길 바라본다.
박공민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고민과 창작의 결과인 설계 도면을 설계자와의 협의 없이 바꾸지 않았으면 한다. 현장 여건상 수정이 필요하다면 이야기를 나눈 후 반드시 수정 도면에 따라 시공해주길 부탁한다.
김명수 동부엔지니어링
설계자의 고민과 개성이 담긴 설계를 실현하기 좋은,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동참해주었으면 한다.
강현이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010-0000-0000 제 번호입니다. 도면에 문의 사항이 있으면 연락해주시고, 설계가 변경될 경우 발주처만이 아니라 제게도 문의해 주세요.
최영준 랩디에이치 소장
가장 흥미로운 답을 올려주신 세 분께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도서출판 조경과 도서출판 한숲에서 펴낸 단행본을 선물로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줄기』(김정민, 남수환, 노회은, 배준규, 신귀현, 정대한, 정우철 저, 도서출판 한숲)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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