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편집자의 서재]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취미가 뭐냐고 묻는다면 조금 망설이게 된다. ‘독서’인데, 선뜻 말하기가 어렵다. 첫째, 책에 대한 나의 애정은 어딘가 어설프고 애매하다. 흥미로운 이야기, 맛깔 나는 문장, 똑똑해지는 것 같은 기분 때문에 책을 읽기도 하지만, 나와 책의 관계는 물질적인 면에 좀 더 치우쳐 있다. 반듯한 사각형, 종이의 냄새와 질감, 정갈한 글자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너무 쉽게 들뜬다. 읽지도 않았는데 벌써 뿌듯하고,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달라진 것 같다는 예감(착각)에 사로잡혀 정작 책 읽기는 뒷전이다. 둘째, 소심한 성격도 한몫한다. ‘취미는 독서’라고 했을 때 돌아올 반응이 신경쓰인다. 집에 틀어박혀 책만 읽는 따분한 애로 보거나, 잘난 척하는 인간으로 보거나, 그냥 폼 잡으려고 아무 말이나 하는 허언증 환자로 볼 게 뻔하다. 셋째, 요즘 같은 시대에 독서는 매력적인 취미가 아니다. 이력서 속 빈칸에 대한 답일 때는 더욱 신중해진다. 독서라고 썼다가는 제대로 된 취미 하나 못 찾은, 도전 정신이나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지원자로 보이기 십상이다. “책 좋아하세요?” “좋아하긴 하는데... 많이 읽고 그러지는 않아요.” 생각해보면 언제나 우물쭈물,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했던 적이 많지 않다. 책 좋아하는 인간으로 알려지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생일 선물은 항상 책이었고, 내가 똑똑하고 올곧은 애인 줄로 아는 엄마 친구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으며, 아는 게 많고 글을 잘 쓸 거라는 기대는 정말 별로였다. 이런 소심한 책쟁이에게 한 줌의 해방감을 준 책이 있었으니,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이다. 책을 사게 된 건 순전히 제목 탓이었다. 폐활량이 부족한 사람은 한 번에 다 말하기도 힘들 것 같은 저 긴 제목에는 뭔가 씌여 있는 게 분명했다. ‘멸종 직전’이라는 절박한 표현을 거부할 수 없었다. 동료가 내미는 손 같았고, 종이책이 보내는 일종의 구조 신호 같기도 했다. 이 책은 미국 칼럼니스트 조 퀴넌의 삐딱한 시선으로 쓰인 지극히 주관적인 독서 예찬론이다. 곧 일흔을 바라보는 그가 평생 읽은 책은(그의 추산에 따르면)7천 권 남짓이다. 태생이 까칠한 탓인지 엄청난 독서량에서 비롯된 자신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책과 독서 생활에 관해 말할 때만큼은 그는 누구보다 솔직하고 거침없다. 세상에는 위대한 책도 많지만 펴 볼 가치도 없는 허섭스레기 같은 책도 많으며, 그중 기업가나 정치가가 쓰거나 그들을 다루는 책은 끔찍하기로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그해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군림하는 책을 그해에 읽고 넘어가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마뜩치 않고, 14살 때부터 경멸해 온 책을 자기 인생 책이라며 반짝거리는 눈으로 건네는 친구를 무서워한다. 보통 독서법에 관한 책이라면 독서 행위를 고상하고 감상적인 일로 미화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러한 점에서 여타 책과는 결을 달리 한다. 그에게 책 읽기는 지루한 인간들 틈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자, 지긋지긋한 현실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도피처이며,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만드는 좋은 핑곗거리다. 생각해보면 내가 책을 붙들고 있는 이유도 대단한 데 있지 않다. 아무리 책이 정서를 고양하는 마음의 양식이라고 해도,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이라는 물체에 대한 일종의 페티시가 있기 때문이고, 책이 허접한 예능보다 재밌고, 많이 움직이지 않고 빈둥대는 일이 태생적으로 잘 맞아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저 종이 뭉텅이에 집착하거나, 현실 부적응자거나, 숨쉬기 운동 밖에 할 줄 모르거나, 속에 화가 많은 것뿐인지도 모른다. 책 읽는 걸 대단하게 혹은 괜히 아니꼽게 여기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좀 알아야 한다.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뭔가 대단한 사람처럼 굴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눌려 있는 이도 마찬가지다. 머쓱한 표정이 아닌 심드렁한 얼굴로, “취미는 독서에요”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 할 수 있는 권리를 허하라. 각주 1.조 퀴넌, 이세진 역,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위즈덤하우스, 2018.
  • [CODA] 애매한 관찰자 시점
    학교나 직장은 집에서 먼 곳으로 다닐 것. 넘쳐나는 시간을 대학교 주변 카페를 탐방하며 까먹던 새내기 시절, 재미 삼아 들린 사주 카페에서 뜻밖의 조언을 들었다. 모든 세상사에 달관한 듯한 눈빛의 역학자는 내 사주에 역마살이 끼어 있다며 집에서 먼 곳으로 나다닐수록 일이 잘 풀릴 거라 이야기했다. 대수롭지 않게 듣고 넘길 수 있는 충고를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는 이유는 내가 30여 년을 한 동네 주변을 맴돌며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를 몇 번 했지만,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통학 시간이 걸어서 30분을 넘겨본 적이 없다. 한때 인턴으로 오갔던 평촌의 연구소가 집에서 가장 먼 일상 공간이었다. 덕분에 동네의 변화를 낱낱이 목격하며 자랐는데, 모교가 될 줄 몰랐던 동네의 대학교도 관찰 대상 중 하나였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주말이면 캠퍼스 뒤편의 산에 올라 배드민턴을 치거나 중앙로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탔고, 여름방학에는 학생회관 앞 잔디밭에서 대학 풍물 동아리가 진행하는 장구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캠퍼스를 동네 공원처럼 누비고 다닌 탓에, 신입생 주제에 얼마 전 학교로 돌아온 복학생이라도 되는 양 변해버린 학교를 아쉬워하곤 했다. 뒷산 앞 잔디 언덕을 덮은 캐스케이드와 스탠드, 장구를 배웠던 잔디밭을 밀어내고 들어선 농구 코트가 그랬다. 특히 자그마한 잔디 언덕과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캐스케이드는 왕릉 같은 역사 유적지를 연상시켜 매우 기이했다. 그 후에도 작은 변화들이 캠퍼스를 야금야금 바꾸어 나갔다. 밀려드는 과제만으로도 벅찬 학기를 보내던 나는 그 변화가 왜 필요한지 알지 못한 채 달라지는 캠퍼스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의문을 품게 된 건 어느 여름, 입구 리노베이션 공사를 목전에 둔 때였다. 우리 학교 정문은 좁고 볼품없기로 유명했는데, 정문 가까이 대학 본관으로 쓰였던 오래된 건물이 있고 그 건물만큼 나이를 먹은 큰 나무들이 모여 자라고 있었다. 작지만 알찬 숲은 정수리로 내리꽂히는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등굣길이었는데, 학교는 정문다운 정문을 위해 그 숲을 매끈한 광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자세한 속사정을 알 수 있었던 건 이를 막기 위해 벌어진 서명 운동 때문이었다. 나무를 베지 않고도 정문 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조감도에 그려진 작은 녹지에서는 존치될 예정인 큰 나무가 살 수 없다는 점이 주요 골자였다. 전공 교수님도 그 나무들의 가치를 강조하며 서명을 독려했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서명에 참여했는지 알 수 없지만,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몇 개월 뒤 여느 학교에 있을 법한 회백색 판석으로 마감된 광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장의 완만한 경사가 보드를 타기에 적당하다는 말이 돌며 보더들이 모여들자 독특한 풍경이 연출됐다. 햇볕이 따가운 날이면 광장은 허옇게 빛나며 열기를 반사했고, 커다란 독일가문비는 수액 링거를 맞으면서도 시들시들 마르다가 어느 날 아침 사라졌다. 그 광장을 지날 때면 가끔 묘한 감정이 피어났다. 학교의 주인이지만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이 없고, 그래서 참여할 자격을 갖지 못한 관찰자가 된 기분. 그렇다고 무언가를 실천하기엔 겁도 많고 행동력도 없는 내가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재개발을 앞둔 을지로를 생각하면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지난 겨울 방문한 세운상가에서 내려다본 을지로에는 근대에 지어진 적벽돌 건물, 그에 덧댄 슬레이트 지붕과 외부 계단이 형성한 독특한 풍경이 가득했다. 그 모습을 처절하지 않게 만든 건 개미굴처럼 꼬불꼬불하게 얽힌 골목길에서 바쁘게 짐을 나르며 일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고쳐 쓰기보다 새로 짓기를 좋아하는 도시재생 정책에 밀려난 사람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오랜 시간 촘촘하게 짜인 산업 생태계에 기대어 일해 온 관련 업종 종사자나 예술가는 어디로 가야 할까. 재개발 반대 집회에 모인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공론화 과정’에 참여해 관찰자가 아닌 을지로의 주인으로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이번에도 애매한 관찰자 자리에 선 나는 아쉬움을 담은 짧은 글으로 그들에게 보내는 응원을 대신한다.
  • [PRODUCT] ICT 스마트 벤치와 테이블 핸드폰 급속 충전 기능, ICT 관제 서비스, 경관 조명 겸비
    엔쓰컴퍼니Nth company는 사물인터넷IoT과 정보 통신 기술ICT을 기반으로 일상의 다양한 문제와 요구를 생활 밀착형 제품과 서비스로 풀어내는 기업이다. 전통적 조경 공간이 갖는 한계를 새로운 기술의 융합으로 넘어서고자 노력하고 있다. 엔쓰컴퍼니의 ICT 스마트 벤치와 테이블은 에너지 자립 기술(태양광)이 적용된 휴게 시설이다. 태양광 기술로 생산한 에너지로 스마트폰을 급속으로 충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야간에는 경관 조명을 밝힐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전압 표시계가 설치되어 있어 에너지 축적 상태 파악이 가능하며, 각 시설에 부착된 로라 모듈LoRa module(저전력 장거리 통신 기술의 일종)과 센서로 제품의 이용 현황과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2018년에는 LH가 주최한 ‘행복도시 시민체감형 스마트서비스 공모’에 당선되어 ICT 스마트 벤치와 테이블이 세종 호수공원에 설치되기도 했다. ICT 스마트 벤치와 테이블은 시민들에게는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관리자에게는 시설 관리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앞으로 엔쓰컴퍼니는 기존 시설에 발열 기능을 추가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TEL. 02-583-1713 WEB.www.nthcompany.co.kr
  • [이달의 질문] 공모전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크게 한숨을 쉰다. 한숨의 의미는 복합적이다. 또 한 고개를 넘었구나. 하지만 이내 앞으로 이 고개를 또 어떻게 넘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어느 교수님이 말하길 공모에 당선되면 딱 사흘만 좋고 그 후부터는 전쟁이라고, 그 말이 딱 맞다. 김현민 스튜디오일공일 대표 때는 2012년, 근무하던 설계사무소가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지명팀으로 선정되어 미국의 조경회사와 손잡고(?) 설계공모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저는 찌끄레기 주임이었구요, 28살의 조경 꿈나무였고, 처자식도 없는 자유인 그 자체였죠. 그렇기에 우리 컨소시엄이 당선됐더라면 저는 후암동이든 이태원이든 대상지 주변으로 이사를 갔을 겁니다. 용산공원을 자주 접하고 주변을 살피며 깊이 있는 계획안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친구들을 불러 용산공원 주변에서 술도 마시고, 데이트도 하고, 철물점에 형광등도 사러 가고, 마트에서 장을 보며 외국인 구경도 하면서 말입니다. 대상지 주변에서 일상을 보내며 대상지의 현실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용산공원의 미래상에 반영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김지환조경작업장 라디오 작업반장 먼저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가서 괴성을 질러대며 비밀스레 자축한 후, 사무실에 본부장을 포함한 3인 이상의 경영관리본부를 신설하며, 해당 발주처의 선금급 지급 절차를 확인하라는 첫 번째 지시 사항을 하달한다. 허대영조경설계 힘 소장 당선 이후의 모습을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소통하고 싶다. 첫 영상은 리액션 영상으로, “이게 당선이라고? 응?”, “와 쩐다” 등 당선작을 본 사람들의 솔직한 반응을 생생하게 담고 싶다. 다음 영상은 ‘내가 생각하는 당선 이유’, ‘공모전 리액션 영상 댓글 읽기’, ‘시공 현장 가봤더니 충격’ 등등,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이끌어 내고 싶다. 공모전 당선보다 이후 진행 과정이 더 중요하기도 하고, 요즘 유튜브에 푹 빠져 있어 떠올린 생각이다. 김명윤 보타니컬 스튜디오 삼 소장 공모전 상금을 받은 후 팀원들과 PC방에 가 상금을 걸고 배틀그라운드를 할 것이다. 공모전은 이 맛에 한다. 김규성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그때부터가 전쟁이다. 프로젝트 계약 후 보통 15일 안에 착수 보고가 이루어진다. 시간이 없다. 최대한 빨리, 직원들을 총 동원해서, 회사 문을 하루 닫는 한이 있더라도, 착수 보고회 초안을 잡는 동시에 프로젝트 관련 해외 사례를 찾는다. 반드시 해외여야 하고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였으면 한다. 최대한 먼 곳, 직항으로 갈 수 없는 곳이어야 한다. 영국을 거쳐 갈 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다. 정원과 책, 그리고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렇게 착수 보고회 전까지 일정을 꽉꽉 채워 해외 답사 계획을 짠다. 조경이라는 일을 하며 생애 처음으로 프로젝트 관련해 외국으로 떠나는 답사다. 마지막 하루 또는 이틀은 무조건 휴양지에 간다! 맞다, 절대 혼자 가지 않는다. 같이 갈 사람들을 모집한다. 회사 식구가 아닌 이상 경비는 1/n 이라는 것은 함정. 아, 꿈같은 상상을 해 버렸다. 윤영주디자인필드 대표 학기 중이어도 상관없이 팀원들과 즉흥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난다. 김재윤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이 맛에 조경하지!” 질문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말이네요. 그럼, 다음 프로젝트도 당선되기 위해 휴가 다녀오겠습니다. 정현욱그룹한어소시에이트 가족에게 보여주기. 학생 때 공모전과 과제로 밤샘 작업을 할 때면 가족이 걱정을 많이 했다. 설계사무소 신입인 지금, 늦은 퇴근과 잦은 야근으로 고생하는 나를 보면서 무슨 일을 하길래 이렇게 고생하는지, 회사에서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걱정한다. 가족들에게 작업한 투시도나 조감도를 보여주면 그제서야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정성들여 만든 이미지를 찬찬히 살펴보며 나름의 피드백도 해준다. “여기에 나무를 심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건 이렇게 만들면 더 좋겠다.” 그러고 나서 내 자식, 내 가족이 이런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더 나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자랑스러워한다. 설계공모를 준비하며 피곤해하는 나를 그저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고 응원하는 가족에게, 당선된 작품으로 “나 이렇게 사회에서 한 사람으로, 조경 디자이너로 잘 커가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대신하고 싶다. 박선영조경그룹 이작 주변에 뽐냄 오형석디자인 로직 소장 잠이나 자자 김선미공주대학교 조경학과 나에게 설계공모는 전부이자 낭만이다. 마감 시간까지, 작품이 내 손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끊임없이 되묻고 쓸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사용한다. 그렇기에 때로는 아쉽고 한편으로는 후련하다. 작품을 제출하는 그 순간 전해지는 카타르시스는 느껴보지 못한 이들은 모른다. 함께 밤을 지새운 동료에 대한 고마움과 한걸음 더 내딛지 못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그 순간, 며칠 푹 쉬면 묵은 스트레스가 다 날아갈 것처럼 “안녕”하고 돌아선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반성의 시간이 찾아오고, 생각은 쳇바퀴처럼 맴돈다. 당선이 되어도 다시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또 다른 설계공모를 위해 다시 몰두하고 있지 않을까? 공모전은 끊을 수 없는 사슬 같은 존재다. 윤호준조경하다 열음 소장 같이 고생한 팀원들과 이 기쁨을 나누지 않을까요? 밤샘 작업으로 지친 몸에 영양 보충도 할 겸 고기를 먹으며 신나게 뒤풀이를 할 것 같습니다. 상금이 있다면 좀 더 비싼 음식을 먹겠죠? 기회가 된다면 도움을 주신 다른 분들도 초대해서 다 같이 파티를 즐기고 싶네요. 김연재 단국대학교 녹지조경학과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에 당선되면 올레길을 걸으려고 했다. 그래서 현황 답사를 갔을 때 즉흥적으로 제주올레 후원회원에 등록했다. 서명했을 때 제주올레 사무국 직원들이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를 쳐주었는데, 참가의향서 단계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약속한 회비는 매달 나가고 있다. 대신 일 년에 한 번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에 무료 숙박이 가능하다는 문자가 왔다. 언제고 제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공모전에 당선된다면 대상지 한가운데서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는 건 어떨까. 우선 여행을 가겠다. 도미토리에서의 독서를 그리며. 서미경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수석 상상만 해도 신이 나네요! 팀원들과 모여서 결과를 확인하고 서로 고생했다고 포옹할 것 같아요. 그 뒤에 자주 가는 술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맥주인 시나몬 가루를 뿌린 코젤다크를 한잔하고 싶네요. 생맥주를 마시며 한바탕 떠들고 나면 또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갈 힘이 날 테니까요! 서현우전북대학교 조경학과 어린 누에가 고치를 벗듯이 한 단계 성숙해진 나 자신과 또 다른 도전을 위해, 맘껏 마시리라. 김원종 서안알앤디 디자인 팀장 누락된 부분이나 과도한 지시 사항 등 계약서 작성에 대비하여, 과업 지시서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꼼꼼하게 살펴본다. 송영탁 가이아글로벌 전무 먼저 상 받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상장을 스캔해 고이 보관해 둘 것이다. 제출한 작품과 관련 파일은 나중에 참고용으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둔다. 정현진대구대학교 조경학과 *‘이달의 질문’은 매달 하나의 질문에 대한 독자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 이를 공유하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시시콜콜한 조경 동네의 일상부터 조경을 둘러싼 법제도, 조경의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질문을 통해 조경 공론의 마당을 조금씩 넓혀가겠습니다.
  • ASLA Best Books 2018 ‘2018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10권의 조경 서적
    미국조경가협회(American Society of Landscape Architects)(ASLA)는 매년 그해 출간된 환경, 도시, 조경 분야의 도서 중 주목할 만한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2018 올해의 책’ 10권을 소개한다. 1. 80그루의 나무와 함께하는 세계 일주 Jonathan Drori, Around the World in 80 Trees, Lawrence King Publishing, 2018. 나무는 변하지 않는 인류의 친구이자 다채로운 모습을 지닌 벗이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류는 나무를 통해 식량과 약품을 얻었으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책은 19세기 런던의 거리를 호화롭게 꾸미기 위해 호주에서부터 공수되어 바닥 포장으로 사용된 유칼립투스, 물 몇 방울만으로도 엄청난 높이로 자라는 미국삼나무 등 나무와 관련된 특별한 사실들을 소개한다....(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에버스케이프 어워드 2018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시정원을 그리다
    지난해 11월 30일 ‘에버스케이프 어워드 2018’의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사업팀이 주최하는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시정원’이었다. 도시 속 자투리 공간, 광장과 소공원, 상업 및 업무 시설의 외부 공간 등을 혁신적 매체와 첨단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디자인하고, 이를 통해 대상지의 사회적·환경적 의미, 경제적 생산성 등을 확장시킬 수 있는 실험적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공모의 주요 과제였다. 2018년 9월 14일까지 국내외 145개 팀이 참가 신청을 했고, 이 중 92개 팀이 최종 작품을 제출했다. 10월 16일 1차 심사를 거쳐 20개 팀이 2차 심사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이후 11월 23일 진행된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통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후보가 가려졌다. 11월 30일 시상식에서 대상 1점, 최우수상 1점, 우수상 4점, 입선 14점 총 20개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심사에는 배정한 교수(서울대학교), 유승종 대표(라이브스케이프), 김진수 팀장(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차세대디자인팀), 전재현 그룹장(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사업팀 디자인그룹)이 참여했다. 대상(상금 1,000만원)은 고영준(홍익대학교)·이장희(연세대학교)의 ‘테헤란-루프 2048(Teheran-Roof 2048)’에게 돌아갔다. 대상작은 드론이 보편화될 2048년의 도시 경관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 외부 공간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도시 라이프스타일에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을 치밀한 리서치와 디자인 해법을 통해 탐구한 작품이며, 3차원 돔이좀(dom-i-zome)시스템을 구상한 점 또한 독창적이라는 평이다. 최우수상(상금 500만원)은 이상아·김명천(서울대학교)의 ‘샐러드 컨테이너(Salad Container)’가 차지했다. 경의선 광장의 공유지에 도시 농업 시스템 기반의 도시 재생 해법을 제시한 이 작품은 스마트 컨테이너 구조 및 시스템의 개발, 블록체인 에코 시스템, 퍼스널 푸드 컴퓨터 등의 테크놀로지를 제시한 점이 특징이며, 디자인의 완성도도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총 네 팀에게 수여되는 우수상(상금 각 300만원)에는 신경철·강현규·임익현(계명대학교)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이동식 버스정원’, 김동훈·최은수(고려대학교)의 ‘버추얼 모델링 디스플레이 스페이스(Virtual Modeling Display Space)’, 노승욱·정윤섭·마지석(연세대학교)의 ‘언더 더 브리지, 오버 더 리버(Under The Bridge, Over The River)’, 정예시·윤용환(가천대학교)의 ‘트랜스폼어(Transform-er)’가 선정됐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편집자의 서재] 그 섬에 내가 있었네
    몇 년 전 혼자 떠나는 제주 여행을 앞두고 있을 당시 나는 ‘제주스러운’ 경관에 목말라 있었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제주의 자연을 보고 오겠다며, 마우스 스크롤을 바득바득 내리면서 수많은 여행자들의 블로그를 기웃거리고 있을 때, 지인이 사진가 김영갑의 갤러리 ‘두모악’을 추천했다. 걸핏하면 제주도로 훌쩍 떠나곤 했던 그는 꼭 가 봐야 하는 곳이라며 나를 부추겼다. 사진에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체질이고, ‘제주도까지 가서 사진이나 보고 올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에 미적거렸지만, 계획한 목적지가 외진 숲, 오름 같은 것들뿐이어서 한번쯤은 쉬어 가자는 마음으로 두모악에 들렀다. 폐교를 개조한 작은 갤러리에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제주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뭍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섬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라지만, 김영갑은 동경하다 못해 그 풍경에 홀려 육지를 떠나 섬 토박이들 틈에서 살았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는 그가 루게릭병으로 죽기 전 남긴 마지막 책으로, 사진 뒤켠에 오래된 필름처럼 쌓여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다. 김영갑의 사진은 시시각각 변하는 제주도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는다. 찰나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빛, 바람, 색, 온도, 습기가 형형한 사진은 한 장 한 장 오랜 기다림으로 만들어졌다. 김영갑은 한 장소가 가장 빛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하루 반나절, 며칠씩 기다리기도 하고 같은 곳을 몇 번이고 갔다. “내가 사진에 붙잡아두려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들판의 빛과 바람, 구름, 비, 안개다.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강렬한 그 순간을 위해 같은 장소를 헤아릴 수 없이 찾아가고 또 기다렸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런 풍경이 아니라 대자연이 조화를 부려 내 눈앞에 삽시간에 펼쳐지는 풍경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 한순간을 위해 보고 느끼고, 찾고 깨닫고, 기다리기를 수없이 되풀이했다.”2 긴 기다림이 담겨 있는 탓인지 그의 사진앞에서는 자꾸만 오래 머무르게 된다. 김영갑은 6:17 비율의 파노라마 프레임을 고수했다. 중앙에는 지(수)평선, 위는 하늘, 밑은 초원(바다)인 그의 사진은 제주를 닮아 낮고 평평하다. 두모악을 다녀온 다음날, 버스 정류장을 찾아 걸으며 작은 오름 앞을 지나갈 때였다. 야트막한 오름 앞으로 온 천지 연보라색 갯무꽃이 쏟아져 있었고, 때마침 바람도 적당히 불었다. 넓게 펼쳐진 그 초원을 보며 내 시야의 폭이 한 뼘만이라도 더 넓었으면 했다. 지평선을 따라 길에 늘어진 풍경을 보며 김영갑이 왜 파노라마를 고집했는지 수긍하고, 이곳이 오래 남아 있기를 바랐다. 그의 사진은 그리운 감정을 몰고 온다. 사진 속 순간 이 너무 아름다워서, 어떤 곳은 사라져 더 이상 볼 수 없어서다. 그의 작품이 한 장의 사진 그 이상인 것은 제주의 오랜 경관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수상작을 정리하면서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제주도의 경관은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떠올렸다. 있는 그대로가 가장 좋지만 이미 훼손된 주상절리대 일대에 필요한 것은, 프레임 속 풍경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한 장의 사진처럼, 주상절리대 본연의 경관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어떤 세심한 장치일지도 모른다. 낮은 자세로 주상절리대의 근원적 풍경으로 안내한다는 당선작의 내용을 떠올리며 이들이 앞으로 어떤 프레임을 제시할지, 그 속에 담긴 경관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그때의 내 몫은 풍경 속 순간의 아름다움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일지도. 각주 정리 1.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휴먼앤북스, 2013. 2. 위의 책, pp.180~181.
  • [CODA] 함께 만드는 잡지
    한 해가 끝나갈 무렵이면 스팸 메일이 반가워진다. 실용성 따위 필요 없고 예쁜 게 최고라며 눈을 홀리는 다이어리 광고 때문이다. 즐거운 고민 끝에 선택한 다이어리는 암녹색 커버에 노트를 묶어 쓰는 형태, 받자마자 첫 일정을 기록했다. 1월 1일을 훌쩍 뛰어넘어, 1월의 마지막 날에서 시작된 화살표가 다음 장 2월 5일까지 길게 이어진다. 선 위에 목적지를 또박또박 적어 넣었다. 오사카, 오랜만의 해외여행이다. 일정을 꾸린다는 명목으로, 몇 달간 내 일과는 유튜브에서 오사카 여행 브이로그를 찾아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교통 패스를 저렴하게 사는 방법이나 꼭 방문해야 하는 스팟을 확인하려던 것인데, 남의 일상을 구경하는 일이 어찌나 재밌는지 밤 늦은 줄 모르고 유튜브 추천 동영상 리스트를 헤매고 다녔다. 한참 전으로 돌아가면 ‘god의 육아일기’, 최근의 ‘전지적 참견 시점’, ‘나 혼자 산다’에 이르기까지, 허구가 아닌 실제 일상을 훔쳐보는 관찰형 예능은 수차례의 진화를 거듭해 각 방송사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몇 년째 계속되는 인기 요인은 대리만족, 공감대 형성, 일종의 사회적 관음증 충족, 자신과의 동일시를 통한 위로 얻기 등 다양하게 분석되지만, 그 기저에는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자리 잡고 있다. 옆집 숟가락 개수를 아느니 마느니 하는 말까지 있듯, 우리는 참 남의 삶에 관심이 많다. ‘이달의 질문’은 이처럼 다른 조경인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독자의 호기심을 해소하고자 기획된 코너다. 소소한 질문과 각양각색의 답변을 통해 독자의 일상을 엿보고 공유하고자 한다. 답변을 통해 싹튼 서로에 대한 관심이 또 다른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질문이 이 지면을 작은 토론의 장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품고 있다. 모든 답변에는 소속과 이름이 함께 기재되니,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공감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자가 누군가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을 편집부가 대신해서 묻는 지면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니, ‘이달의 질문’이 편집부와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독자 간의 소통을 도모하는 꼭지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종이 매체와 대중이 멀어지며 독자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은 선택 사항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겨레21』은 한동안 중단된 독자편집위원 활동을 재정비하며 독편3.0(독자편집위원회3.0)을 구성했다. 독편1.0, 독편2.0이 이따금 기사를 리뷰하는 소극적 독자였다면, 독편3.0은 콘텐츠 제작 과정에도 참여하는 적극적 독자다.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72명의 독편이 편집부와 함께 지난 호를 리뷰하고, 기삿거리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묘한 질투심이 고개를 든다. 독자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라니, 한 달에 많아야 열댓 편 도착하던 오피니언『( 환경과조경』 리뷰 글)을 생각하니 부러움을 감출 수 없다. 한겨레는 독편 시스템을 단순한 구색 맞추기가 아닌 독자 참여 저널리즘을 실험하는 과정이라 설명한다.1‘이달의 질문’도 리뉴얼과 더불어 하나의 실험을 시도한다. 독자와 함께, 이왕이면 재미있는 방식으로 잡지 만들기. 한두 쪽에 불과하지만 이곳에 실린 답변이 때로는 특집 아이템이 되고, 편집부를 깊은 고민에 빠뜨리기도 하고, 새로운 필자의 출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바로바로 대화를 이어나갈수 있는 인터넷 대신 왜 종이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지 의문이라면, 『환경과조경』에 입사해 내 이름 세 글자가 찍혀 나온 잡지를 받아들었을 때의 설렘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크진 않더라도 라디오 DJ가 내가 보낸 사연을 읽어줬을 때 정도의 기쁨은 느낄 수 있기를! 이런저런 상상으로 들뜬 마음과는 별개로 벌써 다음 달 질문을 무엇으로 해야 할지 걱정이 한가득이다. 각주 1. 류이근, “독편3.0”, 『한겨레21』 2018년 9월 13일.
  • [PRODUCT] 터치 센서를 갖춘 스마트 놀이 시설 ‘메모’ 오감을 자극하는 대화형 야외 놀이 기구
    어린이 놀이 기구, 야외 운동 기구, 공공 시설물 제작에 앞장서 온 에넥스트ENEXT가 이용자의 감각을 극대화하는 ‘대화형interactive야외 놀이 기구’ 시리즈를 선보인다. 대화형 야외 놀이 기구는 디지털 기술과 놀이 시설을 접목한 제품으로,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을 자극해 다채로운 활동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일반 놀이 기구를 이용할 때보다 이용자의 활동량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대화형 야외 놀이 기구 시리즈의 ‘메모MEMO’는 터치 센서가 내장된 포스트post시설물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놀이 시설이다. 아이들은 포스트를 터치하면서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포스트에 내장된 게임은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교육적이다. 알파벳 순서대로 빨리 터치하기, 수학 연산 문제 풀기, 팀을 짜서 포스트의 색깔 바꾸기, 기억력 게임 등 네 가지 게임이 기본으로 제공되며, 향후 개발되는 다른 게임을 추가할 수 있다. 메모 외에도 카메라와 센서가 사용자의 활동량을 체크하는 동작 기반 놀이 기구(소나), 공을 차서 맞추면 반응하는 패널이 설치된 축구 놀이 시설(수투), 휴대폰의 음악을 친구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믹싱 테이블(포노)도 출시됐다. 대화형 야외 놀이 기구는 공원, 놀이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등 다양한 외부 공간에 설치되어 보다 즐거운 야외 활동을 누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TEL. 1544-9611 WEB. www.e-next.co.kr
    • 에넥스트
  • 스플래시 마누엘 오카나 패스트, 퓨리어스 프로덕션 오피스 설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은 해가 저물 무렵이면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볼 수 있는 수영장이었다. 하지만 인근에 거대한 건물이 들어서며 수영장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인피니티 풀은 석양 감상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커다란 회색 벽으로 인해 답답하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다. 인피니티 풀을 다시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은 마누엘 오카나 패스트(Manuel Ocana Fast)와 퓨리어스 프로덕션 오피스(Furious Production Office)는 2016년 가을, 거대하고 거친 회색 벽을 끊임없이 반짝이며 색다른 경관을 만들어내는 벽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들은 단순히 벽을 녹화하는 방식으로는 인공 구조물이 주는 부정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판단해 반사체, 식물, 안개를 분사하는 분무기로 구성된 ‘스플래시Splash’를 제안했다. 스플래시는 수직 정원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빛과 대기의 변화에 반응해 시시각각 달라지는 이색적인 경관을 선사한다. 또한 인피니티 풀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석양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로도 기능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8호(2018년 12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