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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곡 커뮤니티 팜 농업공화국 조성사업 설계제안공모 당선작
    지난 5월 10일 ‘농업공화국 조성사업 설계제안공모’의 당선작이 발표됐다. 서울시가 개최한 이번 공모는 도시 농업 활동을 총괄적으로 지원하는 거점 공간의 조성을 목표로 한다. 참가자들은 도시농업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건축물 및 외부 공간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했다. 또한 건축가와 조경가의 공동 응모가 참가 필수 조건이었다. 시는 2015년부터 도시농업을 육성하는 ‘서울도시농업2.0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도시농업 공간 확보, 관련 기술 보급, 네트워크 형성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산발적으로 흩어진 프로그램을 아우르는 베이스캠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마을 개념의 도시농업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공모가 지난 3월 29일 개최됐다. 대상지는 서울시 마곡동 일대 11,817㎡크기의 부지이며, 마곡 지역은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농경지다. 대상지 인근에 위치한 서울식물원과의 연계성 확보가 주요 과제 중 하나였다....(중략)... *환경과조경374호(2019년 6월호)수록본 일부
  • [이달의 질문] 『환경과조경』에 제안하고 싶은 특집 주제가 있다면?
    20대 젊은 조경가에 대해 알고 싶다. 최근 설계사무소를 이끄는 30~40대의 젊은 조경가가 주목받고 있는데, 아직 내공은 부족하지만 설계에 애정이 많은 20대나 다른 분야와 조경을 연계해 색다른 활동을 펼치는 20대도 있다. 조경이 설계, 시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폭넓은 학문이라고 배우는 만큼 실제로 조경이 다른 분야와 어떻게 융합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젊은 조경가들의 활동과 생각을 다뤄주었으면 한다. 백규리 동심원 조경 가까운 미래 조경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최근 4차 산업 혁명, 스마트 기술 등 미래를 연상케 하는 단어가 조경 설계에 사용되고 있지만 정작 조경과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조경의 미래에 대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특집을 진행했으면 한다. 김진아 경기도 과천시 유럽 여행 중에 꼭 가봐야 하는 공원과 그 공원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는 특집을 제안한다. 전 세계에 좋은 공원은 많지만, 그 공원의 역사와 프로그램 등을 소개한 여행 안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조경에 친숙하지 않은 비전공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특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애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사무국장 조경 사무소의 구체적인 업무를 다루는 특집을 제안한다. 조경 업무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현실적인 정보를 얻고 싶다. 많은 학생이 막연한 상상에 기대어 기계적으로 전공을 공부한다. 자신이 하게 될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학업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지원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조경 경기 위축에 대응하는 방법을 다루면 좋겠다. 개인 정원, 주택 단지 내 조경, 공원 등으로 인해 일반인들도 조경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지만, 실질적인 조경의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대처 방안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특집이 필요하다. 박진하 미담 과장 20세기부터 지금까지 현대 조경 디자인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특집을 보고 싶다. 특히 가까운 과거, 예를 들어 지난 50여 년간 조경 디자인에도 유행이 있었는지, 그 유행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필 수 있으면 좋겠다. 이유진 서울시 동작구 조경을 공부하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그래서 조경이 정확히 뭐 하는 거야?”다. 설계, 수목, 시공 등 조경이 포괄하는 것들을 헤아려 볼수록 점점 조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환경과조경』에서 현대 조경의 다원적 면모를 망라하는 특집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학생은 진로를 고민하는 데 참고할 수 있고, 전문가는 사고의 폭을 넓히고, 비전공자는 조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획이 될 것이다. 신명진 서울대학교 통합설계·미학연구실 조경인의 삶에 대한 특집을 기획하면 어떨까. 설계 및 시공 사무소, 엔지니어링 회사, 공사 및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조경인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느끼는 조경인의 삶에 대한 깊이 있고 진솔한 이야기를 한다면 후배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조경 분야에서 심화되고 있는 인력난 문제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다. 설문 조사 등을 통한 보다 현실적인 기사를 담은 특집을 제안한다. 송동근 부영주택 조경부 일본 출장을 가서 부러운 광경을 목격했다. 도심 빌딩 근무자들의 점심시간의 모습이었다. 빌딩 숲 사이 조성된 숲과 같은 공간에서 그들은 피크닉을 즐기는 것처럼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귀국 후 점심시간 서울 도심에서 비슷한 규모의 빌딩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대부분의 회사원은 커피숍을 오가거나 빌딩 로비 안팎을 서성이는 정도였다. 『환경과조경』에 녹지가 잘 조성된 도심 휴게 공간을 소개하는 특집 ‘다양한 도심 속 숲 들여다보기’를 제안한다. 더불어 휴게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공간을 소개한다면 보다 흥미롭고 풍성한 특집이 될 것이다. 이지영 롯데건설 조경팀장
  • [편집자의 서재] 피프티 피플
    하나의 이름에는 그 사람을 향한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잘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누군가의 이름은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더 알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내 이름만큼 익숙한 가족의 이름도 몇 번 곱씹다보면 금방 새삼스러워진다. 엄마가 동네 아줌마와 통화하면서 열정적으로 다른 아줌마 흉을 볼 때, 할머니가 시골에서 보내준 쑥개떡을 먹을 때, 나는 종종 호칭을 생략한 순수한 이름을 떠올렸다. 그러다보면 서울 사는 최지연 씨의 스펙터클한 동네 인간 관계를 파헤치고 충남 사는 김보물 씨의 떡 짓는 소소한 하루를 엿보고 싶어졌다. 엄마와 할머니가 아닌 지연 씨와 보물 씨를 떠올리면 머릿속에서 단편적으로 인식됐던 두 사람이 입체적으로 그려지곤 했다. 정세랑의 『피프티 피플』은 많은 이름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각 장의 제목은 송수정, 이기윤, 권혜정, 조양선, 김성진, 최애선, 임대열, 장유라, 이환의, 유채원, 브리타 훈겐 등으로, 평범한 이름을 가진 50명의 이야기가 약 400쪽의 지면에 촘촘하게 전개된다. 소설의 주요 배경은 온갖 사연이 우글대는 종합병원. 병원을 찾은 환자부터 시작해 의사, 간호사, 보안 요원, 또 다른 환자의 가족, 그 환자의 가족의 가족, 그 가족의 가족의 친구의 사연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14쪽부터 18쪽까지는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이기윤의 하루이고, 24쪽부터 27쪽까지는 데이트 폭력에 희생된 승희라는 여자의 엄마 조양선의 이야기이며, 152쪽부터 157쪽까지는 승희와 종종 말을 섞었던 친구 권나은이 나오고, 77쪽부터 84쪽까지는 이기윤 몸에 있던 타투를 그린 타투이스트 한승조가 등장한다. 애잔한, 섬뜩한, 발랄한, 훈훈한, 처량한, 찌질한, 통쾌한 등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 편을 읽고 나면 우여곡절 많은 하루를 보낸 것 같고, 다음 편엔 누가 나올까 기대하게 된다. 익숙한 이름이 다른 이야기에서 불쑥 나타나면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난 듯 반갑다.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 틈에서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 사람을 발견하는 소소한 쾌감은 덤이다. 하나의 서사는 보통 한두 명의 주인공을 구심점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곁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주변인들의 사연은 통편집되거나 많은 생략이 이루어지기 마련인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조연이고 엑스트라다. 분명한 이름과 생생한 에피소드를 입은 인물들은 복잡한 관계망에 놓여 다른 사람과 이쪽저쪽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납작하지 않고 두툼하게 묘사되며, 작가는 소소한 이야기들로 하나의 큰 그림을 만들어낸다. “아무것도 놓이지 않은 낮고 넓은 테이블에, 조각 수가 많은 퍼즐을 쏟아두고 오래오래 맞추고 싶습니다. … 그렇게 맞추다보면 거의 백색에 가까운 하늘색 조각들만 끝에 남을 때가 잦습니다. 사람의 얼굴이 들어 있거나, 물체의 명확한 윤곽선이 모이거나, 강렬한 색이 있는 조각은 제자리를 찾기 쉬운데 희미한 하늘색 조각들은 어렵습니다. 그런 조각들을 쥐었을 때 문득 주인공이 없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모두가 주인공이라 주인공이 50명쯤 되는 소설. 한 사람 한 사람은 미색밖에 띠지 않는다 해도 나란히 나란히 자리를 찾아가는 그런 이야기를요."2 마지막 장에서는 책 속 모든 인물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데, 이 대목에서 작가가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각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독자 손에 쥐여 준 이유를 알 수 있다. 나는 많은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던 이유를 납득하며 책을 덮고 목차의 이름들을 찬찬히 복기했다. 다시 떠올린 이름들은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이름에 관해 덧붙이자면, 다음 달 『환경과조경』에도 많은 이름이 등장할 예정이다. 7월호 특집으로 ‘2019 대한민국 조경설계사무소 리포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무소를 하나하나 자세히 다루진 못하겠지만 각 사무소의 이름들,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한데 모아 더 많은 이에게 불리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그러다 보면 이름 속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도 누군가의 마음에 심기지 않을까. 각주 정리 1. 정세랑, 『피프티 피플』, 창비, 2016. 2. 같은 책, p.392.
  • [CODA] 공간은 어떻게 장소가 되는가
    새 학기가 다가오면 시험만큼이나 긴장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한 학기의 운명을 좌우하는 수강 신청 기간. 학점이 후한 수업이나 팀플이 없다는 교양도 좋았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1교시 수업을 탐내곤 했다. 당시만 해도 아침형 인간에 가까웠던 나는 기왕이면 일찍 하루를 시작해 단 일 분이라도 빨리 학교에서 벗어나겠다는 열망에 가득 차 있었다. 운 좋게 수강 신청의 전쟁에서 썩 괜찮은 승리를 거둔 난 오후 세 시면 캠퍼스를 탈출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됐다(그래봤자 설계 스튜디오 과제 때문에 다시 학교로 돌아와야 했다). 시간만 많고 돈은 없는 대학생의 발걸음은 뻔한 루트를 따라 돌았다. 경비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낯선 동네를 탐색하거나 티켓값이 만만한 전시회에 들락거렸다. 주머니 사정이 괜찮은 날에는 영화관에 갔다. 한 잔에 오천 원가량 하던 아메리카노와 비교하면 영화 감상은 가성비가 좋은 취미 활동이었다. 더울 땐 시원하고 추울 땐 따뜻하고, 무엇보다 설계 스튜디오 하나를 마무리할 때마다 바닥을 드러내는 머릿속을 영화의 무언가가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서랍 한구석에 쌓인 영화표가 설계에 도움이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이 보다 보니 영화가 좋아졌다. 전공 때문일까 유독 영화의 배경에 눈이 갔고, 한때는 그런 풍경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도 싶었다. 갑자기 영화 이야기를 꺼내든 첫 번째 이유는 최근 그 꿈을 어설프게나마 이루게 됐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영화 공부를 시작한 친구가 20분가량의 단편 영화를 찍는다며 도움을 요청해왔다. 기껏해야 짐을 옮기거나 심부름을 하는 허드렛일인 줄 알았는데, 그는 내가 설계를 배웠다는 이유 하나로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미술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주었다. 덕분에 뜻하지 않은 책임감에 허덕이며 주말과 저녁 시간을 자진해서 내어놓아야 했다. 가구와 소품 배치 위주의 실내 공간을 꾸리는 일은 어렵지 않았으나 야간 야외 촬영이 문제였다.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는 일부터 난관이었다. 말싸움을 한 두 주인공이 갈등을 해소할 겸 맥주 한 캔을 나눌 장소가 필요했는데, 벤치와 테이블이 있으며(주인공의 키, 앉은키 모두에 어우러지는 적당한 높이어야 한다) 뒤로는 녹지가 적당히 풍부하고(주인공은 낡은 아파트에 살기에 잘 관리된 느낌을 풍기면 곤란하다)많은 조명을 설치할 필요가 없이 밝기가 적절하며(테이블 근처에 가로등이 있으면 역광이 진다)인적이 드물어야 했다. 분위기가 그럴듯한 어느 골목은 녹지가 지나치게 잘 관리되어 있어 좋은 동네라는 느낌이 물씬 났고, 가로등이 많은 놀이터에는 저녁 산책을 즐기러 온 사람도 많았다. 편의점 앞 테이블을 찍자니 촬영 감독이 차도 한가운데서 서 있어야 할 판이였다. 결국 찾아간 곳이 아파트 내 녹지였다. 심심하게 심긴 수목과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조명, 그 아래 어디에나 있을 법한 테이블과 벤치, 뒤를 스쳐 지나는 몇몇 주민과 고양이까지. 틀에 박힌 지겨운 풍경이 프레임에 담기자 새삼 정겹게 느껴졌다. 줄곧 다세대 주택에 살아온 내겐 조금 부러운 모습으로 다가오기까지 했다. 더불어 이 정도의 녹지와 벤치와 테이블과 조명이면 밤에도 즐길 수 있는 휴게 공간으로 충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로케이션 헌팅 중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수경 시설이나 독특한 모양의 퍼걸러가 보이는 곳은 번번이 후보에서 제외됐는데, 일상적 이야기를 담던 뷰파인더에 그러한 공간이 잡히는 순간 극의 흐름이 틀어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유독 그런 공간에 오가는 사람이 적었던 걸 보면, 그 일상적 흐름이 뷰파인더 안에서 깨지는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짐작을 하게 된다. 영화 이야기를 시작한 두 번째 이유는 이번 호로 막을 내리는 ‘시네마 스케이프’에 대한 아쉬움과 고마움 때문이다. 영화 속 경관을 풀어낸 서영애 소장의 글은 여러 번 보아 익숙해진 영화를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어주었다. 내겐 공간이 누군가의 경험과 기억으로 새로운 정서와 의미를 갖게 되며 비로소 장소로 탈바꿈한다는 사실1을 가장 흥미로운 방식으로 보여준 글이기도 하다. 영화와 조경의 경계를 리드미컬한 걸음으로 오가던 연재를 떠나보내며, 언젠가 조경과 또 다른 무언가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연재 필자를 발굴해 오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글을 닫는다.
  • 자연 속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아이붐 동물 가족 시리즈’ 아까시나무로 만든 동물 테마의 놀이 시설
    아이붐I-BOOM은 아이들의 놀이 문화에 새로운 붐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로 개발된 예건YEKUN의 복합 놀이 시설 브랜드다. 아이붐은 다양한 감각 체험과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놀이 시설의 개발에 힘써 왔으며, 국내 최초로 놀이 시설에 1등급 목재를 사용하기도 했다. 좋은 자재로 만든 아이붐의 놀이 시설은 목재 고유의 따뜻한 색감과 촉감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오감을 발달시키고 자연에 대한 무한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아이붐 동물 가족 시리즈’는 아까시나무 목재로 제작한 동물 테마의 놀이 시설이다. 새로 출시된 ‘두더지 가족’은 귀여운 두더지 가족과 함께 숨바꼭질을 한다는 테마로 만들어졌다. 친근한 두더지 얼굴, 직선형 및 나선형 미끄럼틀, 다양한 높이의 계단, 네트 등이 입체적으로 조합되어 아이들은 두더지들 틈에 숨어 흥미로운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호랑이와 보물찾기를 하는 ‘숲속 호랑이’, 고래와 함께 바닷속을 여행하는 ‘고래 가족’ 등 다양한 동물 테마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TEL. 02-324-0070 WEB.www.iboom.co.kr
  • 오랜 정원을 감각하는 방식 한국의 정원 展: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 2019. 4. 18. ~ 5. 19.
    담양의 소쇄원이 서울 도심에 이색적인 모습으로 재현됐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4월 18일부터 5월 19일까지 개최되는 ‘한국의 정원 展: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에서 소쇄원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낯설게 만나볼 수 있다. 총 17개의 설치 미술, 영상, 사진, 동양화, 공예, 페이퍼 아트, 북 아트, 그래픽 디자인, 인터랙티브 디자인 작품은 아날로그 예술부터 현대 디지털 미디어를 폭넓게 아우르며, 소쇄원을 다채롭게 감각하는 법을 보여준다. 조경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소쇄원은 가장 친숙하고 대표적인 전통 정원이다. 하지만 소쇄원을 비롯한 한국의 정원은 아직 일반인에게 낯선 공간이다. 서양의 정원과 달리 한국 정원은 시각적으로 형태가 분명하지도 않고, 자연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며, 찾아가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상당수다. 방송 미술·영상 콘텐츠 제작 전문 기업 SBS A&T가 주최하고 크리에이티브 팀 올댓가든(All That Garden)이 주관한 이번 전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국 정원이 가진 독자적 아름다움과 철학적 의미를 쉽고 감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여 작가 대다수는 전시 준비를 계기로 소쇄원을 처음 알게 된 이들이다. 작품 세계가 뚜렷한 전문 작가보다 다양한 현장에서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활동가들을 참여 작가로 초청했는데, 이를 통해 작품 자체보다는 전시의 주제인 소쇄원과 정원을 경험하는 다양한 방식을 부각하고자 했다. 전시는 네 개 섹션으로 나뉜다. ‘일상으로부터 달아나기’(섹션 1), ‘따뜻한 기억에 더 가까워지는 순간’(섹션 2), ‘조금 특별한 상상을 허락한다면’(섹션 3), ‘같이 산책할까요?’(섹션 4)는 대숲, 애양단, 제월당, 광풍각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풀어낸 권혜원 작가의 글을 토대로 구성됐다. 전시장 구성은 소쇄원의 공간 구조를 모티브로 한다. 대숲, 애양단, 대봉대, 제월당, 광풍각을 통과해 퇴로로 나가는 구조를 큰 관람 방향으로 설정하고, 작품간 여백의 변화를 통해 ‘열림과 닫힘’, ‘중첩의 반복’이라는 소쇄원의 공간적 특성을 드러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 환상과 현실의 교차점에서 설계를 묻다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귀국전: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 2019. 3. 27. ~ 5. 26.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귀국전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Spectres of the State Avant-garde)’1이 지난 3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귀국전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선보인 기본 전시 구성에 참여 작가의 신작을 더하고, 미술관의 공간 구조를 반영해 재구성한 연출을 통해 보다 풍부한 내용과 관점을 담고자 했다. 서울은 수차례에 걸쳐 다시 만들어진 도시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한강의 기적’이라 불렸던 모습조차 재건축, 재개발에 덮여 이제 낡은 영상과 사진으로만 남았다. 하지만 보존형 도시재생의 아이콘이된 세운상가도 처음에는 국가의 현대성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아방가르드적 도상이자 문화적 혁신을 추구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1960년대에 막 문화를 논하기 시작한 한국 사회에서 도시의 아방가르드를 실현하고자 했던 집단인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이하 기공)는 세운상가, 구로 한국무역박람회장, 여의도 마스터플랜(1969)등을 통해 국가 중심의 도시 개발에서 설계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현대성 구성에서 기공의 역할을 되짚고 미래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데 대한 설계의 역할을 묻는다. 1960년대 한국의 국가관과 기공 국가로 대변되는 권력과 설계 분야의 대립과 타협을 다루는 만큼, 전시 소개문은 서두부터 기획 의도와 전시 관점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1960년대 말은 국가의 계획 이데올로기와 건축가의 비전이 뒤엉켜 있던 시대”였다. 역설적으로 “억압적인 발전 국가”는 “건축가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냉전 시대 특유의 국가적 이미지 고취에 대한 필요성과 아방가르드에 대한 건축적 이상이 조우한 시대적 상황, 이로 인한 아방가르드 건축의 비상은 비단 국내의 유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분단 상황과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반영한 건축적 경쟁 구도, 그 결과물인 한스 샤로운(Hans Scharoun)의 샛노란색 베를린 필하모니(Philharmonie)건물이나 1987년 베를린 국제건축전IBA을 떠올려보자. 1960년대 한국에 존재한 국가적 아방가르드라는 모순은 세계적 상황이 압축된 형태였다. 기공은 한국적 상황 또는 “한국 근대성의 조건”을 비판적으로 독해하는 하나의 틀이다. 전시는 기공의 2대 사장이었던 김수근의 지휘 아래 진행된 네 개의 프로젝트―세운상가, 구로 한국무역박람회장, 여의도 마스터플랜, 엑스포70 한국관―를 중심으로 1960년대 한국의 설계의 환상과 현실을 엮으며 오늘과 미래에 대한 고찰을 이끌어 낸다. 1층의 서현석의 ‘환상도시’, 김경태(EH)의 ‘참조점’, 정지돈의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는 1960년대 기공 프로젝트에 내재한 모순과 역설을 다룬다. 2층에 위치한 김성우의 ‘급진적 변화의 도시’, 설계회사의 ‘빌딩 스테이트’, 바래BARE의 ‘꿈세포’, 최춘웅의 ‘미래의 부검’, 로랑 페레이라(Laurent Pereira)의 ‘밤섬, 변화의 씨앗’은 한국의 근대 아방가르드가 외면한 공간 또는 의도치 않게 만들어진 공간을 조명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1.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는 근대 한국의 도시계획을 주도했으나 그 실체가 남아 있지 않고, 아카이브도 거의 구축되어 있지 않다. 이에 착안해 전시는 국가적 목표와 개인의 이상향 사이에서 표류한 당대의 건축가와 그들의 유산을 ‘유령’으로 설정했다. 신명진은 뉴욕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후 경관에 이끌려 조경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서울대학교 통합설계·미학연구실에서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 경계의 땅을 상상하다 ‘DMZ’ 전, 3. 21. ~ 5. 6.
    남과 북이 휴전 협정을 맺으며 한반도 허리를 길게 가로지르는 철책이 놓였다. 두 개의 철책이 만든 너비 4km의 선형 공간은 비무장 지대DMZ(demilitarized zone)다. 말 그대로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 시설이나 군대를 주둔할 수 없는 구역이지만, 이름과 달리 DMZ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도는 모순적 공간으로 자리 잡아왔다. 그간 남북이 경쟁하듯 DMZ 내에 감시 초소 GP를 세워 왔기 때문이다. GP당 40~80여 명의 병력이 주둔한다고 하니, DMZ를 한반도에서 가장 무장된 지역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지난해 DMZ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9 · 19 군사 합의’의 일환으로 남북 GP 20여 개가 철수된 것. 강원도 고성 DMZ 평화 둘레길의 민간인 통행이 승인되고, DMZ국제다큐영화제 수상작 앵콜 상영회가 열리는 등 DMZ와 관련된 여러 소식도 들려온다. 이러한 변화를 시작으로 DMZ는 진정한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앞으로 DMZ는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가게 될까? 3월 21일부터 5월 6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선보이는 ‘DMZ’ 전은 DMZ와 접경 지역을 정치·사회 적, 문화·예술적, 일상적 측면에서 살피며 이러한 궁금증에 답한다. 전시의 틀은 민간인 통제선에서 시작해 DMZ와 GP로 이어지는 공간의 축, DMZ가 형성된 시점부터 GP가 사라지는 미래까지의 시간의 축에 의해 형성됐다. 전시장 곳곳으로 뻗어 나가는 두 개의 축은 서로 교차하고 헤어지며 다섯 개 섹션을 만들어냈다. 3등 대합실에 마련된 ‘DMZ, 미래에 대한 제안들’(섹션 A)은 예술가와 건축가, 디자이너, 철학자 등이 제안한 DMZ의 미래를 보여준다. 최재은은 대합실 입구에 ‘증오는 눈처럼 사라진다’를 발판처럼 설치해 관람객들이 무의식적으로 밟고 지나게 했다. 이 작품은 DMZ의 철조망을 녹여 만들어졌는데, 철조망은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게 된 두 진영 사이의 증오”를 상징한다. 즉 남북을 갈라놓았던 구조물이 분리된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새들의 수도원’은 새와 사람이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승효상의 고찰이 담긴 작품이다. 그는 DMZ가 인공 시설이 들어서기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을 고려해, 자연스럽게소멸되는 대나무와 마 끈을 재료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허물어질 수 있는 느슨한 구조물을 제안했다. 너른 자연 위에 고요히 서서 주변을 지나는 새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모습은 승효상의 건축 철학 ‘빈자의 미학’을 떠올리게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3호(2019년 5월호) 수록본 일부
  • [이달의 질문] 이럴 때 조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경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때가 딱 요즈음이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묻는다. 마당에 뭘 심는 게 좋아요?, 우리집과 옆집 사이에는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할까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원에 대한 빅 픽처(big picture)가 무궁무진하다. 나름 전문가로서 몇 가지 조언을 해드리곤 한다. 이웃들의 정원은 소박하지만 이야기가 담겨 있고 정겨움이 느껴진다. 가끔 내게 도움을 받은 이웃들이 정원을 어느 정도 만들고 나를 집으로 초대한다. 함께 맥주 한 잔 시원하게 마시며 정원에 대한 평론을 한마디씩 주고받을 때 조경하길 잘했다고 느낀다. 정재혁 롯데건설 학생 때부터 일을 하는 지금까지, 답사를 명목으로 잘 조성된 조경 공간에 놀러 갈 때 조경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같이 날 좋은 봄에는 특히 더! 안주연 팩토리엘 공간의 본질을 깊게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때 조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공간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아내는 것은 조경의 업이자 그 자체로 좋은 경험이다. 그렇기에 조경가의 역할은 넓고 중요하다. 같지만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생활 주체에게 풍부한 영감을 주는 다양한 공간들이 확장되길 바란다. 이병우 조경하다 열음 내가 만든 공간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산보를 즐기는 노부부의 담소, 한적한 벤치에서 담배 한 대 즐기는 아저씨, 삼삼오오 모여 오손도손 수다를 나누는 어머니들…. 내가 만든 공간이 사람들의 행복의 기반이 된다고 깨달을 때 보람차고, 조경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최용 조경설계시공관리 올인원 글쎄, 며칠 생각해봤는데 사실 조경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딱히 없다. 하지만 괜찮다. 조경하길 후회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으니까. 분명한 건 고르고 골라서 이 직업을 택했다는 점이다. 나는 타인의 조언을 참고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다, 스스로 확신이 들지 않으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애초에 만족도 후회도 없다. 쓰고 보니 나르시스트의 자기 고백이다. 나성진 얼라이브어스 소장 심리학자 에밀리 에스파하니 스미스(Emily Esfahani Smith)는 테드 강연에서 삶에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창조적인 일을 할 때 자신을 넘어서는 초월성과 삶의 목적을 느낀다는 것이다. 조경을 통해 이 두 가지를 경험할 때마다 조경의 길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환경과조경』에 수록된 여러 작품을 보면서 감동을 받으며, 내가 설계할 공간을 상상하며 예술가가 된 기분을 만끽하고, 그 공간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 박지원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유년 시절 주로 뒷산에서 놀던 내가 처음 아파트 단지로 이사하고 놀랐던 경험이 있다. 한없이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 동네 뒷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고, 풍부한 화단으로 멋을 낸 이 공원은 여러모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고등학교 수험 기간이 끝나갈 즈음 공원에서 쌓은 추억은 나의 꿈이자 전공 선택의 이유가 되어 있었다. 졸업 후 이제 막 현장에 발을 내딛은 새내기인 내가 조경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특별한 사건이나 순간은 아직 없다. 하지만 그 순간을 마주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김병호 유신
  • [편집자의 서재] 유빙의 숲
    ‘맘껏광장’ 지면의 레이아웃을 구상하면서 마지막 페이지에 넣으려던 사진이 있었다. 광장 중심부의 메타세쿼이아에 매달린 노란 리본들, 바람에 날리는 리본에 한 아이가 손을 뻗는 사진이었다. 어린애는 그것이 마냥 예뻐 보였거나 그저 호기심이 많았던 것이라 해도 어쩐지 절묘한 순간 같았다. 잠시 사심이 발동해 사진을 넣을 명분을 떠올렸다. 리본은 추모 행사 때 달렸고 행사는 맘껏광장의 청소년운영위원회가 주도한, 그러니까 아이들이 나선 일이다, 이곳이 아동권리광장임을 다른 방식으로 말해주기도 한다, 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으나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바람이었다. 전체적인 공간 구조와 특성을 잘 보여주는 이미지를 넣는 것이 먼저였다. 한정된 지면에 광장의 다양한 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그 사진은 빼기로 했다. 조심스러운 면도 있었다. 어쩌면 이 공간보다 특정 사건을 부각할 수도 있으므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무척 지겨워하거나 때론 정치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하므로. 아직 4월인 탓인지 아니면 그 사진이 자꾸만 떠올라서인지, 기자의 사심이 용인되는 이 지면에는『유빙의 숲』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다. 이 책을 담백하게 소개하자면 여덟 개의 짧은 이야기가 모여 있는 소설집이다. 사사로운 마음을 품고 소개하자면 2014년 침몰하는 배를 목격한 이후 써내려간 이야기다. 모든 이야기가 그날의 일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진 않지만 작가는 그날 이후 죽음 이후의 일들에 시선을 두곤 했다. 소설 속 다양한 이야기를 곰곰이 읽다 보면 그날과 같은 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말 같은 것을 읽어낼 수 있다. 첫 번째 단편 ‘유리주의’에는 전면이 통유리로 된 호텔과 그곳에 묵는 관광객들이 등장한다. 호텔 청소부들이 아침마다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을 치우고 끊임없이 창을 닦는가 하면 사소한 갈등에 사로잡힌 투숙객들은 호텔 앞 호수의 괴물을 보고도 못 본 척 침묵한다. ‘유빙의 숲’은 어미를 잃고 심해를 헤매는 삼백 살 된 상어, 가라앉는 배에서 조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형사, 몸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병에 걸린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비극으로 방황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귤목’에는 손자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보낸 할아버지가 나온다. 아들은 갑자기 손자가 외국으로 유학을 갔다고 전하는데, 말도 없이 떠난 것에 이상함을 느낀 할아버지는 직접 제주도로 향한다. ‘뼈바늘’은 살해당한 여자와 그것을 방관한 남자가 영혼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는 이야기로, 절망에 빠진 누군가에게 더 큰 절망을 안겨주는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뒤이은 세 단편 ‘귤橘, 화花―도주 1’, ‘쇳물의 온도―도주 2’, ‘파도의 온도―도주 3’의 주인공 이화는 남편에 이어 자식마저 잃어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은 상황에 놓였지만 죽지 못하고 아득바득 살아간다. 소설은 현실과 환상을 한데 섞고 서로 관련 없는 이야기를 동시에 늘어놓는다. 난해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특징은 “비현실적인 계기를 통해 현실이 얼마나 망가져 있는가를 관찰하는 것”2이며, 에둘러 말하는 작가의 조심스러움이기도 하다. “그 사람을 잃고 남은 사람들이 시간을 견디는 이야기, 어떻게든 도망가 봤지만 결국 파도 위에서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채로 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3로 이루어진 소설집의 마지막 단편은 ‘커피 다비드’다. 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다비드는 다양한 원두를 선별해 사람들에게 맛 좋은 커피를 내주고, 저마다의 이야기도 들어준다. 다비드가 하루를 마치고 카페 문을 닫으려는 때 섬으로 구급대 헬기가 날아오고 누군가 실려 간다. 그간 헬기를 탔던 사람 중 젊은 산모를 빼고는 모두 유골로 돌아 왔다. 그는 헬기가 떠난 후 아무도 없는 카페의 모든 불을 켠다. “어두운 하늘로 날아간 누군가가 이 빛을 보고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랐”기 때문이다. 결국『 유빙의 숲』을 잡지의 말미에 두기로 한 것은 다비드 때문이다. 맘껏광장에 노란 리본이 매달려서가 아니고, 글을 쓰는 때가 아직 4월이어서도 아니며, 소설에 애정이 있어서도 아닌, 작가가 모든 이야기의 끝에 어떤 시작처럼 다비드를 놓은 것처럼 4월이 끝나고 5월 시작되는 지점에 이 책을 놓아두고 싶었다. 각주 정리 1. 이은선, 『유빙의 숲』, 문학동네, 2018. 2. 같은 책, p.279. 3. “ 이은선 ‘꼭 잊지 말아야 하며 사랑해야 한다’”, 「채널예스」 2018년 1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