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종로 우리동네 놀이터 설계공모 한수그린텍·오파드건축연구소 팀, 제드건축사사무소·한국공간디자인학회 팀 당선
    종로 지역 곳곳에 자연과 어우러진 어린이 놀이터가 새롭게 마련될 예정이다. 지난 4월 종로구는 지역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특색 있는 놀이 공간을 마련하고자 ‘종로 우리동네 놀이터 조성사업 설계공모’를 개최했다. 사업 대상지를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눠 근린공원 내 놀이터와 야외 생활 체육 시설 등 11개 공간을 선정하고, 그중 자연환경이 우수하고 이용률이 높은 여섯 개 부지(청운공원, 평창2운동장, 수송공원, 원서공원, 창이놀이터, 숭인공원)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다. 참가자는 동부권 혹은 서부권 부지를 선택해 세 개의 놀이터를 계획해야 했으며, 주변 자연과 지형을 활용한 놀이 시설을 계획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설계의 주안점이었다. 김선아(SAK건축사사무소), 유재춘(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김효영(서울시 공공건축가), 안병호(PMI건축사사무소), 최상훈(롯데건설 CM사업본부), 편해문(놀이터 디자이너), 이현삼(서울시 조경과), 박신규(서울시 건축기획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6월 9일 심사를 진행해 권역별 당선작을 선정했다. 서부권에는 한수그린텍·오파드건축연구소 팀이, 동부권에는 제드건축사사무소·한국공간디자인학회 팀이 선정됐다. ...(중략)... *환경과조경388호(2020년8월호)수록본 일부
  • 진주백년공원 구 진주역 복합문화공원 조성 설계공모 당선작, 스튜디오201 설계
    구 진주역사가 지역 특색을 살린 문화 공원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2012년 주약동에 있던 진주역이 가좌동으로 이전하며, 기존의 역사와 폐선로는 오랜 시간 활기를 잃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 진주시는 이 유휴 부지를 낙후된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공원으로 만들고자 ‘구 진주역 복합문화공원 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 공모’를 개최했다. 시민의 휴식과 정서 함양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역사 문화 자원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과 연계한 관광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대상지 인근으로 자리를 옮길 국립진주박물관과의 연계성, 주민 생활 환경 개선, 생태 환경 보존 및 역사 자원 정비도 요구됐다. 지난 3월부터 석 달간 진행된 공모에 7개 작품이 제출됐고, 6월 22일 열린 심사에서 스튜디오201의 ‘진주백년공원’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입상은 스튜디오 엠오비(2등작, 상금 3,600만원), 플로건축사사무소(3등작, 상금 2,700만원), 비에스환경디자인그룹(4등작, 상금 1,800만원),CA조경(5등작, 상금 900만원)이 차지했다. 심사위원회는 진주백년공원은 “일반적 문화 공원의 형태를 뛰어넘어 단절된 역사와 문화를 다시 잇는 공원으로 설계됐으며, 구 진주역의 흔적을 잘 살리면서도 편안한 공간으로 구성됐다”고 평했다. 당선팀에게는 설계권이 주어지며, 올해 중으로 설계를 마무리해 2021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진주백년공원 구 진주역 부지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폐쇄된 공간이었다. 이 땅을 문화를 담은 공원으로 조성해 도시 변화로 인해 소외되었던 구도심을 되살리고자 한다. 완결된 형태의 공원이 아닌, 구도심의 변화와 새로운 시설 및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빈 공간이자 열린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88호(2020년8월호)수록본 일부
  • [편집자의 서재] 도큐멘테이션
    부끄러운 건지 슬픈 건지 모르겠지만, 책을 만드는 나도 좀처럼 책을 읽지 않고 있다. 책보다 더 최신이고 유용하며 무엇보다 흥미를 돋우는 것들이 너무 많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시시각각 구미를 당기는 콘텐츠가 올라오고, 넷플릭스와 왓챠 같은 OTT 서비스에는 볼거리가 차고 넘친다. 그러다 문득, 손바닥만 한 화면 속 무한한 세계가 공허하고 LTE의 속도감에 급 피로해질 때 그제야 책에 눈을 돌린다. 일단 클릭하게 만드는 광고나 추천 영상이 없는 책 속 시간은 스마트폰보다 한층 느긋하게 흐른다. 클릭, 재생, 공유로 바빴던 손가락에겐 때에 맞춰 종이를 넘기는 단순 업무가 주어진다. 손끝에 닿는 종이의 촉감이 오랜만이라 어색하기도 하지만 곧 나만의 속도로 활자와 이미지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뇌가 말랑하던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쓰지 않아서인지 화면을 통해 무언가를 읽고 이해하는 일은 영 더디기만 하다. 돌고 돌아 책의 영향권 안에 다시 들면 진화가 덜 된 호모스마트쿠스2에서 간만에 제 기능을 하는 호모사피엔스가 된 기분이다. 『도큐멘테이션』1은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10년(2007년~2017년)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묘한 매력을 가졌다. 누드 사철 제본으로 실로 엮인 종이의 단면이 책등에 그대로 드러나고, 모든 페이지는 180도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600쪽이 만드는 두께감에 비해 의외로 가볍고 재생용지의 거친 듯 보드라운 촉감과 구수한 냄새는 친숙하다. 책의 물성을 극대화한 외관에 비해 구성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SNS를 닮았다. “먹고 노는 일, 일에 대한 생각 등이 사용자가 올리는 순서대로 게재”3된 페이지를 죽 나열하면 하나의 인스타그램 피드처럼 보일 것이다. 누군가의 SNS 계정을 통해 그사람에 대해 대강 알 수 있듯이 특별한 구분 없이 지면에 포개진 사진들은 조경가 박승진의 일과 일상을 예사롭게 드러낸다. 도면, 모형, 작업 테이블, 출장과 여행 중 만난 소소한 풍경은 감각적이면서도 일상적이다. 그에 반해 어둡고 잔뜩 흔들린 사진, 공사 현장, 출장 중 묵은 숙소, 특별할 것 없는 거리 풍경은 흔히 볼 법한 사진이다. 박 소장이 난생처음 퍼머를 하며 찍은 셀피나 (그를 패닉 상태에 빠뜨린) 18대 대통령 개표 방송 화면은 책보다는 SNS와 어울린다. 대부분 사진이고 실린 글을 다 합쳐도 30쪽에 불과한 책쯤이야. 금세 읽겠다는 예상과 달리 생각보다 오래 잡혀 있었다. 박승진의 글은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있어서 찬찬히 보게 되는 그의 작품과 닮아 있다. 글에 종종 등장하는 목욕탕과 맥주처럼 소소한 만족감을 주는 문체에 정이 갔고, 자연과 땅에 대한 고민의 말들 앞에서는 죽죽 밑줄을 긋고 싶었다. 속도를 내지 못한 데는 책의 생김새도 한몫했다. 어느 페이지든 활짝 펼쳐지니 종이 한 장 가득 채운 사진 에 눈이 좀 더 오래 머물렀다. 사진에 대한 설명은 맨 뒷장의 색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일일이 쪽수를 확인하며 사진과 정보를 대조하는 일은 아날로그적 감각을 자극했다. 사전을 보듯 종이를 뒤적이는 경험은 수고스럽지만 싫진 않았다. “무의미한 과장과 무책임한 소거”가 동반되지 않은 사진들은 시간의 무게를 담고 있었다. 막 시작한 프로젝트, 마무리에 접어든 프로젝트, 기본 설계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프로젝트, 준공된 프로젝트, 준공 후 점검하는 프로젝트. 저마다 다른 시제를 가진 수 개의 현장을 동시에 다뤄야 하는 고단함, 하나의 공간이 완성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이 책장을 넘기는 느린 손을 통해 어렴풋하게 체감됐다. 막연한 긍정 혹은 암울한 이야기로 종이책의 미래를 점치는 일은 이제 조금 촌스러운 유난인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인 아트북 출판사 슈타이들Steidl의 대표 게르하르트 슈타이들은 어반라이크(Urbanlike)와의 인터뷰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관계는 논쟁이 아니라 논의에 가깝다고 말했다.4 책은 아날로그의 산물이지만 정교한 만듦새를 구현하거나 홍보를 하는 데 디지털 기술의 덕을 크게 보고 있으므로 공존에 가깝다는 것이다. 영상으로만 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듯 책만이 주는 이야기와 경험이 있다. 이번 호에는 지난 7월 오픈과 동시에 조경가들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열렬히 채운 ‘브릭웰(Brickwell)정원’이 실렸다. 소식을 뒤늦게 전하는 아쉬움은 뒤로 하고, 인스타그램 속 공간이 종이를 통해 색다르게 각색되길 바라본다. 460×275mm의 지면에 놓인 박승진 소장의 다정한 글과 일련의 시퀀스로 배열된 사진들이 ‘어 이거 봤던 건데’ 하는 독자에 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기를. 각주 정리 1. 박승진, 『도큐멘테이션』, design studio loci, 2018. 2. 스마트 시대의 기기와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사용하며 일과 삶의 영역을변화시키는 신인류를 뜻하는 말 3. 김모아, “조경가의 일과 일상 사이”, 『환경과조경』 2018년 4월호, p.140. 4. 『어반라이크』 40호, 어반북스, 2020, p.49.
  • [CODA] 멀리서 대화하기
    긴 비 소식이 싫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마른장마에 바싹 타들어 간 할머니네 밭의 고춧대가 어른거렸으니까. 또 여름비만이 주는 순간들이 좋았다. 적당히 서늘한 온도로 콧속을 적시는 바람이라든가 화단 옆을 지날 때 나는 흙내 같은 것들. 그거면 엉망으로 젖어드는 바짓단과 걸을 때마다 물을 찍찍 뱉는 운동화쯤은 기꺼이 견딜 수 있었다. 그래서 우산이 뒤집혀 비를 흠뻑 얻어맞고도 그럴 수도 있다고 웃어넘기다, 무심코 들여다본 휴대폰 속 뉴스에 당황했다. 여름이면 곧잘 놀러 갔던 항구 도시가 빗물에 잠기고 있었다. 캐리어를 들고 낑낑대며 오르내렸던 지하철역 계단이 흙탕물 폭포로 변한 모습을 먼 나라의 풍경처럼 지켜봤다. 간판이 나뒹굴고, 산이 무너지고, 차량이 흙더미에 깔렸다는 이야기가 꼭 시차가 큰 지구 반대편의 소식을 듣는 것처럼 드문드문 이어졌다. 괴상했다. 분명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곳곳에 머무는 이들을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시대인 줄 알았는데. 열차를 타고 몇 시간만 달리면 도착할 곳이 까마득히 아득하게 느껴졌다. 폭우 관련 뉴스를 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액정을 두들기며 평온한 온라인 세계를 누비다 우리를 잇고 있는 이 얄팍한 연결망을 다시 생각해봤다. COVID-19로 촉발된 언컨택트(uncontact)에 대해서도. 두 해 전부터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로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문화 동향을 예리하게 관측해온 김용섭은 언컨택트를 “불편한 소통보다 편리한 단절을 꿈꾸는 현대인의 욕망”1이라 설명한다. 이제 사람들은 “끈끈하게 스킨십하거나 만취하지 않아도 충분히 관계를 형성하는 시대”2를 원하고 “언컨택트는 우리가 가진 활동성을 더 확장시켜주고, 우리의 자유를 더 보장하기 위한 진화 화두”이며 “비대면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욕망의 문제”라는 것.3 무조건적 단절이 아니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소통에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언컨택트의 핵심이라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얼마 전 진행한 ‘제36기 환경과조경 통신원 랜선 간담회’ 얘기다. 따스한 봄에 만나려던 계획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조금 늦추어지나 했더니 한 계절이 끝나도록 거듭 약속을 미루게 만들었다. 언제까지 가느다란 가능성에 기대어 있을 수는 없어서 큰맘 먹고 온라인 형식의 간담회를 기획했다.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질문도 주고받아야 하니 줌 화상회의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이크를 차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만 놓으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우선 생각보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거대한 장비들이 꽤 많은 자리를 차지했고, 카메라 시야를 가리지 않는 범위에서 동선을 짜다 보니 오히려 무대가 좁아졌다. 음향 역시 문제였다. 크지 않은 세미나실에서 마이크를 사용하니 하울링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스피커에서 빠져나온 소리가 다시 마이크로 들어가지 않도록 때에 맞춰 스피커를 껐다 켜기를 반복해야 했다. 즉 사회자와 발표자가 마이크를 쓸 때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침묵 속에서 기사 쓰기의 기초에 대해 설명하다 모니터 속 60여 쌍의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의 심정이란. 같은 공간에 있지 않다는 점은 생각보다 많은 감각을 앗아갔다. 학생들이 집중을 하고 있는지는 둘째 치고, 내 말이 이해는 되는지 혹 이야기가 지루하지는 않은지 분위기를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혹시라도 이런 불안감이 염소 울음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드러날까봐 애꿎은 생수병만 열심히 비워댔다. 처음이라 여러 부분에서 어색했을 텐데도 귀 기울여준 학생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한다. 아직 서툴고 낯설지만 이 모든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니까. 대신 눈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조금 더 마음을 쓰기로 다짐해봤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통은 쉽게 누군가를 소외시키곤 하니까. 더불어 전국의 의미 있는 소식들이, 또 작지만 가치 있는 공간들이 알려지지 못한 채 잊히지 않도록 좀 더 바삐 눈을 굴려봐야겠다. 각주 정리 1. 김용섭, 『언컨택트』, 퍼블리온, 2020. 2. 같은 책, pp.70~71. 3. 같은 책, pp.86~87.
  • 감각적인 휴게 시설물 ‘문 오아시스’ 기온과 대기질을 조절하는 미스트 분사 장치를 갖춘 티 하우스
    토인퍼니싱(Toin Furnishing)은 토인디자인의 실용주의 디자인 브랜드로,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실내 가구의 개념을 외부까지 확장한다. 도시 환경과 어우러져 이용자에게 편리함을 선사하는 시설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티 하우스와 퍼걸러 같은 복합 휴게 시설물부터 자전거 보관대, 벤치, 쓰레기 집적소 등 일상에 꼭 필요한 편의 시설물을 통해 디자인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최근 출시된 ‘문 오아시스(Moon Oasis)’는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원형의 입구가 특징적인 휴게 시설물이다.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휴식을 즐기는 낭만에서 모티브를 얻어, 세련된 디자인의 티 하우스로 재탄생시켰다. 이용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입구에 미기후를 조절하고 미세 먼지를 저감할 수 있는 미스트 분사 장치를 설치했다. 더불어 냉난방 시설, USB 전원 포트, 다용도 테이블 등을 갖추고 있어 이용자들의 다양한 활동을 수용한다. 측면부는 폴딩 도어로 구성되어 필요에 따라 창을 열어 실외까지 공간을 확장해 이용할 수 있으며, 내부 조명이 있어 야간에도 안전하다. TEL. 02-533-3720 WEB. www.toinpld.com
  • 작품의 일생, 보존과학자의 일상 ‘보존과학자 C의 하루’ 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5. 26. ~ 10. 4.
    탄생은 곧 변화의 시작이다. 모든 물체는 만들어진 순간부터 자연적으로 노화를 겪게 되고, 때로는 외부의 충격으로 상처를 입기도 한다. 예술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작품의 수명을 좀 더 연장시키고, 본래의 모습에 가깝게 되돌리기 위해 보존·복원 작업이 이루어진다. 지난 5월 26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미술품수장센터)에서 개최된 ‘보존과학자 C의 하루’ 전은 이 같은 보존과학을 조명하는 기획전이다. 화이트 큐브 뒤편에서 이루어지던 작품의 보존 및 복원 작업을 ‘보존과학자 C’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소개한다. 가상 인물의 이름인 C는 유적이나 예술품을 관리하는 사람인 컨서베이터(conservator)와 청주(Cheongju)의 영문명 첫머리 글자이며 삼인칭 대명사인 ‘씨’를 의미하기도 한다. 윤범모관장(국립현대미술관)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같이 미술품의 생명을 연장하고 치료하는 보존과학자의 다양한 고민들을 시각화”하고 “하나의 작품을 보존, 복원하기까지 이루어지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담론”을 전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상처, 도구, 시간, 고민, 서재 등 보존과학자의 하루를 보여줄 수 있는 다섯 개의 단어가 전시의 큰 줄기를 이룬다. ‘상처와 마주한 C’는 작품의 상처를 마주하게 된 보존과학자의 감정을 소리로 전달한다. 류한길의 ‘상이 작동(Differently Animated)’은 어둡고 텅 빈 공간에 찢기는 소리, 쇠붙이가 마모되는 소리 등 물질의 손상을 연상시키는 소리를 내뿜는다. 시각적 영향을 최소화한 공간에서 다양한 상상력을 일으키는 각종 소리들이 긴장과 불안을 일으킨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7호(2020년 7월호) 수록본 일부
  • [편집자의 서재] 언유주얼
    “일하는 존재로서의 밀레니얼 세대에 관한 이야기다. 퇴근은 쟁취해야 하는 대상이고, 퇴사는 더 이상 일생일대의 사건이 아니며, 나쁜 일을 거절하고 거절당해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워야 살아갈 수 있다.”2 밀레니얼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잡지 『언유주얼(An Usual)』 2020년 6월호의 주제는 ‘퇴근, 퇴사, 퇴짜’다. 노동의 세계에서 멀찍이 떨어져 용돈으로 떡볶이나 사 먹던 시절에는 몰랐다. ‘퇴’로시작하는 말들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은. 하루 중 퇴근만큼 설레는단어가 없고, 이직과 퇴사는 친구들의 근황을 듣는 가운데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키워드다. 퇴짜는 그 자체로는 많이 쓰는 말은 아니지만 일하면서 계속 맞닥뜨리는 일상적 상황이다. 단지 책을 좋아하고 남들보다 글을 읽고 쓰는 데 거부감이 덜하다는 이유만으로 잡지 분야에 발을 들였다. 기사 쓰고 교정보는 데 익숙해지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한 권에 여러 콘텐츠를 담아야 하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글이나 자료를 부탁하는 일이 잦았다. 애석하게도 내 DNA에는 입력되지 않은 철면피 기질이 필요했다.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 친한 척하면서 원고나 인터뷰를 요청하고, 거절당하면 재차 설득을 시도해야 했다. 전문지 특성상 전업 작가가 아닌 본업이 따로 있는 이들에게 약간의 보람과 변변찮은 금전적 보상, 덤으로 두통과 마감의 압박을 주는 글쓰기를 부탁해야 했기에 더 곤혹스러웠다. 말주변도 없어서 청탁 이메일을 쓰는 데만도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극존칭을 써가며 갖은 명분을 들다가, 좀 비굴해 보여서 담백하게 고쳤다가, 다시 보니 공손해 보이지 않아 또 고치는 비생산적인 활동으로 오전 업무 시간을 날리기도 했다. 그렇게 메일을 전송하면 온 우주의 힘을 빌려 부디 일이 원만히 진행되기를 진득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하루에 몇 번씩 수신확인 버튼을 눌렀다. ‘RE: 안녕하세요 환경과조경입니다…’라는 제목을 보고 들떴다 ‘죄송하지만…’으로 시작되는 내용에 곧바로 울상이 됐다. 『언유주얼』에는 인터뷰이에게 가상의 설정을 부여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페이크fake 인터뷰’ 코너가 있다. 6월호의 페이크 인터뷰는 언유주얼 편집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작가가 퇴사 하루 전 시간대에 갇혀 n번의 퇴사날을 경험한다는 내용이다. 분명히 퇴사했는데 다음날 또 출근을 해야 하는 혼돈의 상황이 반복되다, 인터뷰 요청을 수락하자 거짓말처럼 타임 루프에서 풀려난다. 퇴근과 퇴사 퇴짜를 반복하는 작금의 세대의 노동 환경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설정이라기엔 어딘가 짠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언유주얼 편집부의 절망과 불안에서 비롯된 간절한 염원을 보았다. 그것은 동시에 나의 염원이기도 했다. 특집호를 준비하는 달은 더 잦은 승낙과 퇴짜에 맞닥뜨리게 된다. 어김없이 다양한 거절의 이유가 있었다. ‘자랑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워요’, ‘너무 오래전에 했던 작업이라 싣고 싶지 않아요’, ‘요새 너무 바빠서 그거까지 챙길 여유가 없어요’ 등 지난 시간을 다시 떠올리니 콧잔등이 시큰거린다. 아쉽게도(?) 내겐 제안을 승낙할 때까지 타임 루프에 가두는 신묘한 능력이 없다. 그렇다고 마냥 징징대고 있을 순 없으니 그간 지나쳤던 거절의 말들을 다시 꺼내 본다. 귀찮아서 둘러댄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재고해볼 만한 이유와 사정도 있지 않았을까. 매달 쌓이는 거절에 매몰되기 보다는 거절하는 이유에 좀 더 기민해지기를. 그래서 다음번엔 좀 더 그럴듯한 제스처로 승낙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제안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우리의 일상은 매일매일 그 날의 파도를 넘기 위해 바다로 나갔다가 해변으로 돌아오는 일의 반복이다. 우리가 얼마나 허우적거리든지 파도는 지치지 않고 밀려든다. … “무언가 죽어가면서 태어나고 있었다”라는 문장은 출근과 퇴근, 입사와 퇴사, 승낙과 퇴짜의 반복을 통해 우리가 그저 소진되기만 하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한 차례의 파도를 타고 돌아왔을 때 오늘 내가 뛰어들었던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 사실을 되뇔 필요가 있다.”3 매달 반복되는 기획, 제안, 거절, 승낙, 마감의 사이클을 한차례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내 앞엔 자연스럽게 잡지가 놓인다. 여느 때처럼 1일이 되면 나는 막 나온 책을 손가락으로 슬쩍 들춰보고, 곧바로 다음호를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다시 승낙과 거절로 점철될 한 달이더라도 독자, 필자, 편집자 모두에게 더 만족스러운 잡지를 만들기를 바라면서. 무엇보다, 더없이 소중한 나의 월급과 지체 없는 퇴근을 위해. 각주 정리 1. 『언유주얼』, 언유주얼. 2. 김희라, 『언유주얼』 2020년 6월호, p.21. 3. 김유라, “파도 타기: 이제니 『아마도 아프리카』”, 위의 책, pp.138~141.
  • [CODA] 사심을 담은 특집
    시작은 지난해 겨울이었다. 인터뷰에서 나눈 이야기 한 조각이 자꾸 머릿속을 성가시게 긁어댔다. 인터뷰이는 제2회 젊은 조경가 수상자 박경탁, 한때 여러 공모전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상금 사냥꾼이라 불린 그에게 슬쩍 당선의 비법을 물어봤다. 대상지에 접근하는 태도나 설계를 풀어나가는 방식 정도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항상 위닝 샷(winning shot)을 먼저 정해요. 한 달 이상 고민하는 설계자와 다르게 심사위원들은 단 몇 시간 안에 판단을 해야 하죠. 그 짧은 시간 동안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장면을 만드는 거예요. … 위닝 샷은 설계자가 대상지 내에서 제안하는 가장 중요한 경험의 장면이라 생각해요.” (『환경과조경』 2020년 1월호, “한계를 넘어 실천으로” 중)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았다 한들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헛수고가 될테니까. 특히 쇼타임이 짧은 공모전에서 설계 핵심을 단시간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는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일 것이다. 그때부터 궁금했다. 모두 이 말에 동의할까. 동의한다면 그 노하우는 무엇일까. 조금씩 쌓인 의문이 모여 ‘공모의 한 수’ 특집의 틀이 되었다. 이것저것 조금씩 건드려 두루뭉술한 이야기를 하기보단 구체적인 방법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주제에 접근하는 방법, 작품 설명서 작성법, 프리젠테이션 전략 등을 제쳐 두고 제출 패널에 집중하기로 했다. 묵은 기억을 헤집어 졸업 작품 패널을 만들던 과정도 더듬어보고,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물어 여섯 가지 질문을 선정했다. 질문들은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이메일을 타고 각국의 조경가에게 전달됐고, 15개 팀이 응답했다. 공모에 참여한 지 오래되어 그 기술이 신선하지 못한 것 같아서, 반대로 아직 경험이 부족해 노하우라 부를 만한 것이 쌓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한 이들도 있었다. 사실 질문 중 첫 순서를 차지한 “패널에서 가장 중요한 이미지와 그 이유”에는 개인적 사심이 묻어 있다. 공모를 소개하는 지면을 꾸릴 때면 매번 비슷한 고민에 빠진다. 어느 정도 통일된 형식으로 수상작을 소개해야 하는데 작품의 컨디션이 제각기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대상지 분석에 설명서 반 이상을 쓴 팀이 있는가 하면, 설계안의 디테일에 골몰한 팀도 있다. 대표 조감도로 대상지 전체를 내려다본 시점을 택한 작품이 있는 반면, 세부 공간에 집중하거나 과감하게 조감도를 생략한 경우도 있다. 결국 핵심을 놓치지 않되 작품을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도록 정보를 선택해 가공하게 되는데, 꼭 잔뜩 부푼 빵을 납작하게 짓눌러버리는 듯한 기분이 되곤 했다. 아마 편집자뿐 아니라 작품의 주인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 질문이 나와 더불어 그들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 주상절리를 관광 목적의 경관 자원 대신 지역의 사회·문화적 유산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리서치 다이어그램(‘인건이 기정의 기억과 조망’, HLD), 벽면 가드닝을 유도하는 전략을 명쾌하게 표현한 다이어그램(‘버티컬 가드닝’, 그람디자인), 마스터플랜과 나란히 놓여 설계 개념, 공간 정보, 추상적 분위기를 전달하는 다이어그램(‘모르스브로흐 성 공원’, POLA)이 그 예가 되지 않을까 싶다. 패널 제작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대체로 비슷했다. 가장 선호하는 이미지 유형에는 조감도, 투시도와 더불어 어떤 질문에도 유용하며 바른 자세로 뽑힐 수 있는 ‘때에 따라 다르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미지 유형보다 이미지간 정보와 스타일이 겹치지 않아야 한다(‘한강코드’, 랩디에이치), 패널에서 두 번째로 눈에 띄는 이미지에 설계의 핵심을 담는다(‘리프레싱 코스트’, 그룹한) 등 색다른 답변을 내놓은 팀도 있었다. 제목에 관한 의견이 가장 다채로웠다. 모두 작품의 “제목이 중요할 수도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 그대로 작품의 이름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깊은 표면’, CA조경+김영민)는 데 공감하는 듯했다. 조금 욕심을 부려보자면, 변해가는 공모의 양상을 짚지 못한 게 아쉽다. “시간과 움직임, 디자인과 스케일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영상이나 플라이스루”(‘홀스슈 만’, 플레처 스튜디오)처럼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다변화되고 있는 공모 제출품에 대해 다루고 싶었다. 얼마 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잠실한강공원 자연형 물놀이장 설계공모’의 심사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항상 정제된 문장으로만 만났던 심사평들이 훨씬 생생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조경 전공자가 아닌 친구들에게 링크를 보냈더니,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 어쩌면 주민들을 초대해 그들의 응원 소리가 설계자에게 닿도록, 축제처럼 심사를 진행한다는 해외의 사례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지도 모른다.
  • [COMPANY] 대지개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천연 유기질 비료를 개발하는 기업
    대지개발은 자체 개발 천연 유기질 비료를 활용한 특허 공법으로 전문적인 수목 이식을 선보이는 회사다. 1980년대 ‘대지생명토’와 ‘대지생명정’을 사용해 대형 야생 수목을 성공적으로 옮겨 심어 수목 이식 분야에 새로운 이론과 실천적 기술 개발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특히 대지개발은 임하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던 수령 750년의 안동 용계리 은행 나무를 살려내 이름을 널리 알린 바 있다. 이식 가능성 검토부터 수목 활착까지 유지·관리 기간을 포함해 장장 10여 년에 걸친 작업이었으며, 라면 하나 가격이 100원 정도인 시절 19억 원을 투입한 대규모 공사였다. 이는 아파트나 도로 건설 시 큰 나무를 베어내기보다 옮겨 심기를 택하는 사례를 늘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동석 대표(대지개발)는 아버지인 고 이철호 회장의 유지를 이어 조경 토양에 대한 연구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성공적인 수목 이식에는 질 좋은 토양이라는 단단한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공 지반이 많은 도시에서도 수목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토양 여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수준 높은 제품과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의 보급형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단가를 낮추면서도 적정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혼합물의 구성을 조정한 ‘대지유기질’과 ‘대지지력정’이 그 결과물이다. 최근 출시한 ‘대지유기질’은 국내의 이탄과 미생물을 이용해 토양 물리 화학성을 개선해 수목 고사율을 낮추는 부숙 유기질 비료다. 동물성 잔재물 50%, 수피 20%, 톱밥 20%, 이탄 10%로 구성된다. 이탄은 무독, 무취의 천연 부식 물질로 미생물과 효소, 미량 원소 등을 제공하는데, 수목 식재 시 사용하면 토양의 보수성, 통기성, 수화성, 배수성을 향상시켜 뿌리 활착력을 높일 수 있다. 이동석 대표는 “무공해 청정 유기질 비료는 미래 지향적 토양으로서 지속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는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글 이형주 사진 대지개발 WEB. www.lifesoil.co.kr TEL. 02-832-3500
  • [PRODUCT] 조약돌을 닮은 벤치 ‘페블’ 자연과 잘 어울리는 고강도 콘크리트 벤치
    콘크리트는 경제적이고 내구성이 좋으며, 색상, 질감, 형태 등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재료다. 골조나 도로 포장, 건축물뿐만 아니라 예술 조형물이나 모던한 분위기의 시설물에도 널리 이용되면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튜디오 미콘Studio Miicon’은 일반 콘크리트의 여섯 배에 달하는 높은 강도를 자랑하는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로 다양한 시설물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독특한 형태의 파사드, 공공 시설물, 인테리어 가구 등을 선보이며 콘크리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페블Pebble’은 동글동글한 조약돌을 닮은 벤치로,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이용자에게 친근함을 선사한다. 매끄러운 바위를 연상케 하는 이 벤치는 도시는 물론 자연 경관과도 잘 어우러지며, 모서리가 둥글고 매끄럽게 마감되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UHPC로 제작되어 외부 충격과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한 내구성이 높아 유지·관리 또한 용이하다. 한 사람이 가볍게 걸터앉을 수 있는 제품부터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제품까지 크기와 형태가다양하며, 모양이 각기 다른 제품을 여러 개 모아 배치하면 이색적인 경관을 만들 수 있다. TEL. 031-831-3620 WEB. www.miic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