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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웃거리는 편집자] 식물알림장
    편집자 Y는 오늘도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바쁘다. 잡식성 취향이라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기획하고 기사 쓰는 게 일이니, 뭐라도 봐두면 언젠가 써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온오프라인을 돌아다닌다. 요즘 재미를 붙인 건 뉴스레터 구독이다. 윈도우 XP 시절의 뉴스레터는 이메일로 날아드는 촌스러운 소식지에 불과해 곧장 휴지통행이었지만 윈도우 10 시대의 뉴스레터는 구독자 취향에 꼭 맞는 유용한 정보를 그러모아준다.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온라인에서 1차로 발행된 콘텐츠를 보기 좋게 재가공하는 식인데, 사회 초년생을 위한 사무 용어(‘뽀시래기의 지식 한 장’)부터 고슴도치가 알려주는 시사 이슈(‘뉴닉’), 아침 댓바람부터 친구에게 공유하게 만드는 별별 심리테스트와 영상(‘앨리스미디어’)까지 다양하다. Y의 구독 목록에는 조경스러운 것도 있는데, 24절기에 맞춰 한 달에 2번 발행되는 ‘식물알림장’이다.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정작 이름은 모르)는 식물에 대한 소개부터 익숙한 식물에 관한 깨알 상식이 잘 버무려져 있다. 다만 뉴스레터의 정체는 다소 베일에 싸여 있다. 샐러드연맹이라는 조직의 한국 지부장인 ‘웅’이라는 곰이 발행한다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누가 어쩌다 이런 뉴스레터를 만들게 된 걸까? 궁금증이 돋은 Y는 조심스레 접선을 시도했다. 웅, 당신은 누구인가요? 샐러드연맹은 어떤 단체죠? 제 본업은 수도권 한 식물원의 가드너에요. 웅은 제 페르소나 중 하나에요. 저는 웅이기도 하고 웅이 되고 싶은 동물이기도 합니다. 샐러드연맹은 초식 동물들이 자기가 먹는 식물을 잘 알지 못한다는 데서 만든 식물 정보 교류 모임이에요. 내가 먹는 식물이 어떤 색의 꽃을 피우는지, 풀의 맛이 시기마다 달라지는 이유 등을 알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점차 먹는 식물보다 식물 자체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지금은 더 많은 동물에게 식물이 재미있다는 것을 전파하기 위한 단체로 바뀌었답니다. 동물들의 식물 정보 교류 모임이라, 독특한 세계관이네요. 왜 ‘사람’을 굳이 ‘동물’이라고 지칭하나요? 우리가 식물 앞에서만큼은 그저 식물을 먹거나 이용하는 동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어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옳고 그름을 구분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각자의 입장에 따라 사람들의 의견은 분열되고 있어요. 식물을 대할 때만큼은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샐러드연맹의 가입자들은 모두 동물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식물알림장에서도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빼려고 해요. 식물알림장은 어떤 동물들이 만드나요? 뉴스레터 디자인은 디자이너 구름이 맡고 있고, 콘텐츠 작성은 저 혼자 하고 있어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식물과 관련된 작당을 시도하기 위해 함께할 멤버를 찾고 있어요. 샐러드연맹의 행보에 관심 있는 분은 연락주세요. “식물하는 삶의 즐거움을 알리자”가 뉴스레터의 목표네요. ‘식물하는 삶’이란 무엇인가요? ‘식물하다’는 식물을 다루는 모든 행위를 포함해요. 원예, 가드닝이라는 단어는 다소 한정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도시에 사는 2030 세대는 가드닝을 할 시간적 여유도 없고, 흙은 물론이고 빛도 잘 못 보잖아요. 집 근처 산책, 책 읽기, 등산 등을 통해 충분히 식물을 가까이하는 삶을 살 수 있어요. 저마다의 상황에 맞게 식물을 삶에 스며들게 하는 행위를 식물하는 삶이라 생각하고, 이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샐러드연맹의 슬로건은 “알면 맛있다”에요. 그런데 정작 식물알림장에는 먹을 수 없는 꽃이나 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던데요. ‘알면 맛있다’는 ‘알면 사랑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해요. 식물을 알면 알수록 더 맛있게 먹는 것은 물론이고 식물을 더욱 사랑하게 될 거예요. 먹는 식물은 아직 다루고 있지 않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봄에 단원들과 함께 냉이 캐는 대회를 열고 싶어요. 열심히 캔 냉이로 반찬도 만들어보고요. 웅은 현재 식물알림장 활동만 하고 있지만 식물과 관련된 투어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라며 더 이상의 답변은 다음을 기약했다. 이 비밀스러운 조직의 정체를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잠시 재밌는 작당에 가담했다는 생각에 간만에 달뜬 기분이 들었다.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문장은 꺼내 쓰는 거야
    빈 화면에서 깜빡이는 커서가 날 놀리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오늘도 할 말 없지? 쥐어짜야 하지? 곧 마감인데! 커서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박자에 맞추어 내가 만든 걱정거리를 노랫말처럼 붙이다 보면 서러워서 눈물이 찔끔 날 것 같다. 기자라면서 고작 잡지 한 면 채우는 일을 이렇게 괴로워하다니. 게다가 지금은 2020년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읽고 보는 데 게으르고 쓰는 데 더더욱 성실하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면 긴 한숨을 뱉지 않을 수가 없다. 글이 술술 쓰이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점은 명확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또렷한 날에는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 같던 널따란 공백이 순식간에 가득 찬다. 머릿속을 나도는 생각들을 마구 꺼내서 순서를 맞추어 정렬하고 살을 덧붙이는 것만으로 그럴듯한 얼개가 만들어진다. 가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량 바깥으로 삐져나와 가다듬어야 할 때는 괜히 뿌듯해지기까지 한다. 과일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던 음료가 농도 짙은 생과일주스로 바뀌는 순간 같아서 늘 설렌다. 그렇게 수월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날에는 문장이 만들어진다기보다 이미 완성되어 있던 것처럼 툭 튀어나온다. 특히 오랜 시간 품었던 생각을 풀어놓을 때는 더. 반년 전 즈음, 코다CODA가 잘안 풀려 친구에게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놓으니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당연하지, 원래 문장은 꺼내 쓰는 거야.” 마음속에 담아둔 의문과 생각들을 길을 걷고, 해가 뜨고 지는 걸 보며 천천히 문장으로 완성시켜두고 필요할 때 꺼내 쓰라는 말이었다. 학부생 시절 교수님이 친구에게 해주었다는 그 말이 내 안으로 날아와 콱 꽂혔다. 긴 시간 공들여 만든 문장이 더 설득력 있고 아름다운 건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니 문제지만 말이다. 이따금 퇴근길 아무 생각 없이 터덜터덜 걸음을 옮기다 저 문장이 떠오르면 괜히 마음이 분주해진다. 뭐라도 생각해야 할 것 같아서 허겁지겁 최근에 본 책이나 영화들을 뒤적여보지만 재밌었다, 지루했다 같은 단편적인 감상들만나열될 뿐이다. 수필이 “그 제재가 무엇이든지간에 쓰는 이의 독특한 개성과 그때의 무드에 따라 ‘누에의 입에서 나오는 액이 고치를 만들듯이’(피천득, ‘인연’) 써지 듯, 무언가를 차분히 들여다보는 능력 또한 그러하겠지 여기니 씁쓸해졌다. 얼마 전 최영준과의 인터뷰에서 저 말과 꼭 켤레를 이루는 것 같은 답변을 발견했다. “생각을 8시간 정도 하고 1시간 이내에 그리려고 해요. 오늘 저녁에 설계안을 그려야 한다면, 전날 아침부터 계속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거죠.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설계안을 발표하는 과정까지 시뮬레이션해요. 발표를 논리적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생각이 정리되면 그림은 절대 도망가지 않아요.”(본문 60쪽) 그 말들을 꼭꼭 씹으며 새해에는 무언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겠다고 다짐했다. 메모해두지 않아도 도망가지 않는 문장들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의지가 불타오른다. 여유가 없다고 둘러대기에 나는 이미 시간은 만들면 생긴다는 진실을 알고 있다.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문장 하나하나를 조금 더 오래 마음속에 붙잡아두고자 기획한 꼭지다. 우리는 언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넘쳐나는 글 속에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달마다 묶어내는 이 잡지의 지면은 물론, 책뿐 아니라 그 책을 소개하는 문구,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친 광고의 카피, 영화나 드라마에서 흘러나오는 대사, 심지어는 엄마가 툭 내뱉은 잔소리에까지 반짝이는 것들이 숨어있다. 그런데 쉽게 발견된 문장들은 그만큼 쉽게 휘발되어 버린다. 너무 사소해서 쉽게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문장들을 매개로 조경의 이야기를 또 조 경 변두리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누구나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문장들이 조경을 일상과 동떨어진 무언가로 느끼는 이들에게 조경을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계기를 제공해주기를 기대해본다. 물론 편집부의 소소한 나날도 계속 들려드릴 계획이다.
  • [PRODUCT] 스마트폰으로 손쉬운 관리가 가능한 ‘모바일플랜터’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이동식 대형 화분
    잦은 미세먼지와 폭염으로 인해 도심 속 나무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에서 도심 곳곳에 크고 작은 숲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온통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에 큰 나무를 식재할 공간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동식 대형 플랜터인 ‘모바일플랜터’를 이용하면 땅을 파헤쳐 수목을 이식하지 않고도 공간을 작은 숲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광장, 도로, 교량뿐만 아니라 토심이 얕은 인공 지반, 호텔 로비 등의 실내까지 어떤 장소에도 놓을 수 있으며, 공간 분위기에 맞는 플랜터 외부 마감재를 선택할 수 있다. 모바일플랜터에는 플랜터에서 잘 자라도록 별도로 훈련된 나무가 심기기 때문에 나무가 죽거나 병에 걸리는 등의 하자 발생 위험도 낮다. 배수와 통기가 우수한 구조로 설계됐으며, 일반 토양 대비 하중이 1/3가량 낮은 혼합 토양을 사용해 옥상에 설치해도 건물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또한 50m/s의 풍속에도 견딜 수 있어 길가나 너른 광장에 두어도 안전하다. 또 다른 특징은 플랜터에 접목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다. 플랜터 내부에 설치된 센서가 토양습도와 온도, 염도를 감지해 애플리케이션으로 정보를 전달해준다. 자동 관수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하면 손쉽게 적정 토양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TEL. 02-571-7581 WEB. www.mobileplanter.co.kr
  • 72시간 프로젝트 올해의 주제 " "을 나누자
    쓰임 없이 방치된 주변의 자투리 공간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72시간 프로젝트’가 올해로 9회를 맞았다. 2012년 바트얌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비엔날레(Bat-Yam International Biennale of Landscape Urbanism)의 ‘72시간 어반 액션(72 Hour Urban Action)’을 벤치마킹한 ‘72시간 프로젝트’는 올해까지 78개의 공간을 재정비하며 특색 있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8년 ‘제2회 경관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고, 2019년 ‘대한민국 국토대전’의 도시재생 및 생활SOC 분야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12년 ‘테이크 어반 인 72아우어즈(Take Urban in 72 hours)’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최했다가 2013년부터 일반 시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로 명칭을 바꾸어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72시간 이내에 작품 조성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름을 ‘72시간 프로젝트’로 다시 한 번 변경했다. 올해의 대상지는 중랑천 산책로변 공터 1개소(성동구 송정동 72-1 일대), 주택가 및 도로변 자투리땅 2개소(중랑구 상봉동 276-15, 노원구 상계동 1252-2 일대), 공원 내 공터 1개소 (은평구 불광동 247-4 일대), 법원 앞 공개공지 1개소(양천구 신정동 313-1 일대) 등 총 5개소다. ‘ 을 나누자’를 주제로 대상지를 새롭게 탈바꿈시킬 다양한 아이디어가 요구됐다. 시는 지난 5월 작품을 접수 받고, 1차 서류 심사와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진행해 총 43개의 시민팀 중 5개의 참여팀을 선정했다.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액션을 진행했으며, 폐회식은 10월 23일 서울시청 본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모든 팀이 한 자리에 모여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최종 결과물을 소개했고, 심사 결과에 따른 상장 및 상금 수여식이 있었다. 심사 기준은 작품의 창의성, 내구성, 조화성, 성실성, 유지·관리 측면이었다. 대상(상금 800만원)은 ‘수직관계’가 받았다. 우수상(상금 각 400만원)은 ‘모였SWU’와 ‘7272뱅뱅’, 장려상(상금 각 200만원)은 ‘팀.에이.넘Team.A.NAM’과 ‘시밀러Similar’가 차지했다. 시민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팀.에이.넘’에게는 인기상(상금 100만원)이, 미디어 매체를 활용해 창의적 면모를 보여준 ‘모였SWU’에게는 UCC상(상금 100만원)이 추가로 수여됐다. 코로나19와 40일간의 긴 장마 속에서도 새롭게 태어나 도심에 활력을 자아내고 있는 다섯 개의 작품을 소개한다. 곁을 나누자 수직관계의 ‘해우소 옆 해우소’ 성동구 송정동 산책로변은 공중화장실과 주택 사이에 위치해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다. 세 면이 옹벽과 건물로 둘러싸인 데다 관리되지 않은 울창한 가로수가 그늘을 드리워 공간을 더욱더 음침하게 만들고 있다. 수목 아래에는 잡풀들이 마구잡이로 자라고,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가 악취를 풍겼다. 수목을 정리해 개방감을 확보하고 공중화장실 및 보행로와의 분명한 경계를 만들고자 했다. 인근 조적조 건물의 표면이 벗겨져 나왔다는 발상에서 출발해 붉은 벽돌을 쌓아 가벽을 만들었다. 이때 인접 주택과 충분한 간격을 두어 소음 등의 문제를 방지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92호(2020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가을 단풍을 닮은 놀이터 성동구 도선어린이공원 모험 놀이터
    울퉁불퉁한 바닥에 낡은 놀이 시설만 덩그러니 놓여 있던 공간이 가을의 정취와 물씬 어우러지는 어린이 놀이터로 탈바꿈했다. 지난 11월 5일 서울시는 코오롱, 세이브더칠드런, 성동구와 함께 추진한 ‘민관협력 창의어린이놀이터 사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성동구 도선어린이공원 모험 놀이터를 공개했다. 코오롱은 2016년부터 본 사업을 후원해 노후 놀이터를 창의어린이놀이터로 개선해 왔으며, 세이브더칠드런은 주민협의체 ‘놀세이버’를 구성해 사업 전 과정을 주민과 함께 실현하고 아동의 놀 권리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올해는 시민 공모를 통해 대상지를 모집했다. 수많은 대상지 중 어린이 이용 시설이 많아 놀이 수요가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놀이터 및 놀이 기구가 부족한 도선어린이공원을 최종 대상지로 선정했다. 지역 아동 센터, 어린이집 등 관련 기관과 학부모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창의놀이터 운영협의체’를 구성해 놀이터의 설계와 시공에 참여를 유도했다. 놀이터 조성 실무를 맡은 가이아글로벌은 아동 디자인단에게 워크북을 서면으로 발송해 대상지의 현황, 현재 놀이터에 대한 만족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와 놀이 행태 등을 파악했다. 아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놀이 기구를 제안했다. 특히 크고 긴 미끄럼틀을 그린 아이들이 많았다. 2층 이상의 규모에 연령에 따라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 단일 놀이 시설보다는 여러 놀이 시설을 연결한 조합 놀이대를 원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놀이 시설 외에도 알록달록한 나무와 꽃, 직접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공간, 문화와 연령,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다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요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92호(2020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편집자의 서재]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2020년을 한 달 남겨두고 한 해를 돌아본다. 올해도 변변찮다. 다짐은 누군가에게 좋은 원동력이지만 내겐 별 효용이 없는 것 같다. 코로나와 장마를 핑계 삼아 운동을 멀리했으며, 퇴근 후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는커녕 침대 위에서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역류성식도염을 진단받은 지 3년이 다 되어감에도 커피와 스트레스성 폭식은 끊지 못했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겠다는 결심이 무색하게 책상 위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계속 놓였다. 지금 쓰고 있는 ‘편집자의 서재’도 숱한 다짐의 대상이었다. 마감 직전에 쫓기듯 말고 여유로울 때 미리 써놓겠다는 결심은 입사 이래 지켜본 적이 없다. 의지박약으로 인해 종종 무기력해지는 날들이 있었고, 자기 관리에 능통한 사람들이 마냥 신기하고 부러웠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대도시의 사랑법』을 쓴 소설가 박상영은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꾸준히 소설을 써 스물아홉 살에 등단했다. 퇴근 후 서너 시간 꾸준히 집필 활동을 이어갔으며 마감 때면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회사 앞 카페에서 글을 썼다고 한다. 과연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자, 10쇄 작가의 저력인가 싶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으로서 어쩐지 뒤처지는 기분도 들었다. 성공한 밀레니얼의 삶이란 무릇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생계유지와 자아실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 말이다. 이 성실하고 의지력 충만한 작가가 낸 에세이집의 제목은 좀 의아하다.『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1라니. 누가 내 얘길 하고 있네. 공감 반 찔림 반으로 펼친 책은 유머로 잘 버무린, 지독한 자기혐오로 가득했다. 주목받는 젊은 작가라는 타이틀 뒤에는 매일 다이어트와 폭식을 반복하는 30대 남자가 있었다. 그간 찌우고 뺀 살의 합이 100kg이 넘는데, 몸무게는 기어이 세 자릿수를 넘었다. 점심엔 단백질 셰이크와 냉동 고구마를 먹지만 잠들기 전 “산불처럼 번지는” 허기를 해소할 수 없어 배달 앱을 켜는 일상이 반복됐다. 어엿한 작가가 됐지만 추간판탈출증과 위염, 역류성식도염, 과민성대장염, 안구건조증, 양극성장애 등의 만성 질환도 함께 얻었다. 글 쓰는 것 이외의 일상은 엉망진창이고 모순투성이다. 레귤러 핏, 프리 사이즈라는 말 앞에 분노하면서 정작 프로필에는 실제보다 훨씬 슬림하게 나온 사진을 올리며 “정상체중의 신화를 누구보다 열심히 떠받”들고, 타인의 신체와 삶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남들 앞에서 유머를 가장해 스스로의 외모를 비하한다. 살찐 아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그 지경이 될 수 있냐’며 울먹이는 엄마, 동료가 무심코 던진 ‘긁지 않은 복권’과 같은 말은 걱정과 덕담을 가장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일 뿐이다. “나는 성실하지 않으며 내 생활은 건강하지 않다.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나는 샤워도 하지 않은 채 쓰러지듯 침대에 누워 멍하니 넷플릭스나 텔레비전을 보다 잠든다. 해야 할 빨래는 잔뜩 밀려 있고, 집은 점점 더 쥐굴같이 변해가며, 온몸에 염증이 늘어가고, 살이 찌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다 쓴 치약을 쥐어짜듯이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을 뿐, 계획적으로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나는 매일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나는 작가가 되었고, 내 책을 가지게 되었고, 내 글을 실을 지면을 얻게 되었으나, 나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거나 나의 일상을 가꾸는 방법, 내가 나를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믿음을 완벽하게 잃어버렸다.”2 대외적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대내적으로는 거듭 실패한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삶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했다. 한 사람 안에 선과 악이 있는 것처럼, 성공과 실패도 어쩌면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밖에 없는, 애당초 다른 영역으로 나뉘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동시에 그의 소설에 “실패가 확실해 보이는 여러 인물이 보란 듯이 실패에 멋지게 성공”3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했다. “설사 오늘 밤도 굶고 자지는 못할지언정, 그런다고 해서 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이제 그만 두려 한다. 다만 내게 주어진 하루를 그저 하루만큼 온전히 살아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4 책 말미 박상영의 말이다. 어떤 다짐은 애당초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던 걸 수도. 그가 굶는 일에 적당히 계속 실패하며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주 정리 1. 박상영,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한겨레출판, 2020. 2. 같은 책, p.100. 3. 요조, “몸 안 사리고 쓸 겁니다.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얘기”, 「한겨레」, 2019년 3월 30일. 4. 같은 책, p.257.
  • [CODA] 지금 그곳에 가야 하는 이유
    4년 전의 여름, 장마 기간도 아닌데 하루 걸러 한 번씩 비가 왔다. 그날은 새벽까지도 가랑비가 내렸다. 세수, 양치질, 옷 입기, 양말 신기, 외출 준비를 하나하나 마칠 때마다 초조하게 휴대폰으로 오늘의 날씨를 검색해야 했다. 강수 확률 20%. 여전히 창밖에는 가는 빗방울이 흩날리고 있었고, 무엇을 믿어야 하나 울고 싶어졌다. 『환경과조경』 에디터로서 홀로 주도하게 된 첫 지방 출장 날의 일이다. 다행히 여덟 시 즈음이 되자 하늘이 밝아졌다. 당시만 해도 뚜벅이 신세였던 유청오 사진작가와 함께 김이식 소장(조경설계 이화원)의 차를 얻어 타러 갔다. 목적지는 세종시, 국립세종도서관과 대통령기록관을 찾아서. 월초는 “기자가 되기를 잘했다”고 계속해서 생각하는 때다. 한 달간의 고생이 잘 엮인 인쇄물로 쥐어지면 그 무게보다 더 묵직한 뿌듯함이 차오르고, 전시회와 작품 취재는 분명 일을 하고 있는데 나들이 나온 듯한 기분에 젖게 하니까(마감 때는 가끔, 아주 조금 후회한다). 날씨 걱정이 사라지자 기나긴 고속도로 여정도 즐겁게만 느껴졌다. 2015년에만 해도 “빅맥과 와퍼를 먹을 수 없는 곳”으로 불리던 세종시는 1년 만에 꽤 많은 상점과 편의 시설을 세운 상태였다. 드문드문 높은 건물이 있었지만, 낮고 넓게 펼쳐진 긴 땅이 주는 첫인상을 지우지는 못했다. 국립세종도서관은 멀리서도 단박에 그 기능을 알아볼 수 있는 형태다. “세종호수공원에서 바라보면, 하얀 종이 한 장이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자태의 건물이 있다.”(“국립세종도서관”, 2016년 9월호) 건물이 지표면을 스치듯이 치고 올라가는데, 덕분에 외부 공간이 한층 넓어지고 거대한 건축물이 경쾌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곳에서 세종호수공원을 비스듬히 바라보며 10분 정도 걸으면 대통령 기록관에 닿을 수 있다. 건물 위에 정방형의 유리 박스를 씌운 것 같은 형태가 그 안에 담긴 무언가를 더 귀해 보이게 만든다. 건물 모퉁이가 등에 지고 있는 야트막한 언덕은 “국새를 소중히 감싸는 보관함”(“대통령기록관”, 2016년 9월호)이다. 김 소장은 ‘대통령의 언덕’이라 명명된 이 비탈에 오르면 세종호수공원과 너머의 들판이 한눈에 펼쳐진다고 설명했지만, 그 풍경을 맛보지는 못했다. 맞은편에 있는 정부세종청사의 국무조정실과 언덕의 높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접근이 제한됐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계획안에서 발견하지 못한 낮은 높이의 철책이 언덕 앞을 지키고 있었다. 지난 호 마감을 끝내자마자 세종중앙공원 취재를 위해 다시 찾은 세종시는 4년 전과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행복도시의 근간인 환상형 도시 구조에 맞게 중앙녹지공간 둘레에 아파트를 비롯해 행정, 문화, 상업, 사무 기능을 할 크고 작은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끝도 모르게 뻗어나갈 것 같던 땅은 이제 거대한 원 안을 맴돈다. 대신 낮고 넓게 펼쳐지던 긴 땅이 주는 해방감은 세종중앙공원의 장남들광장에서 도시축제마당으로 넘어가는 순간 실컷 만끽할 수 있다. 눈앞을 가로막는 어떤 수직적 요소도 없이 전월산까지 펼쳐지는 낮은 경관은, 꼭 땅과 숲이 산을 향해 빠르게 내달리는 것 같은 속도감마저 느끼게 한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땅도 어떻게든 꽉꽉 채워 사용하려는 도시에서 자란 내게 공원을 크기 자체로 감각하는 일은 굉장히 생경한 경험이었다. 도시축제마당을 지나 가족예술숲의 절기 파빌리온을 둘러보던 중 저 너머에서 낯익은 건물의 끄트머리를 발견했다. 국립세종도서관이 호수 저 너머에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그날 언덕에 올라 바라보지 못한 그 풍경에 대한 아쉬움이 순식간에 풍선처럼 부풀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도시는 더 빠른 속도로 변해간다. 세종중앙공원도 예외는 아니다. 비평에서 심지수가 말했듯 많은 이가 “공원을 빈 땅”(29쪽)이라고 생각한다. 넉넉한 여유를 둔 도시축제마당에는 곧 기념탑이 들어설 예정이고, 세종시의 빗물을 담을 거대한 습지는 아무것도 없는 노는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의 “풍경을 보려면 빠른 시일 내에 세종중앙공원에 가야 한다.”(31쪽) 가봐야 할 곳이 많다. 좋은 풍경이 왜 좋았는지 기록하는 일이 공원은 언제든 바꿀 수 있는 빈 땅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자료가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겨울이 다 가기 전 마스크를 쓰고 광화문광장에도 다녀와야겠다.
  • [COMPANY] 삼성물산 조경사업팀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식물 전문가 그룹
    삼성물산 조경사업팀은 1963년부터 외부 경관 조경 사업을 시작한 식물 전문가 그룹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리조트, 골프 등 조경 사업으로 삶에 활력을 주는 다채로운 공간을 선사해왔다. 이들이 자연과의 공존을 통한 실내 공기질 향상을 목표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현대인의 일상에 숲을 옮겨오는 작업이다. 도시화와 실내 생활의 증가로 인해 사람들은 자연과 단절된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황사, 미세 먼지로 대기 오염이 심화되었고, 각종 인공 건자재에 의한 실내 공기질 저하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하루 중 20시간 이상을 건물 안에서 지내는 현대인에게 깨끗한 실내 공기는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요소다. 이에 삼성물산 조경사업팀은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는 실내에도 숲의 건강하고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고자 2년 여간 연구 개발을 한 끝에 브랜드 포레어(Forair)와 스마트 가든월(smart garden wall)을 선보였다. ‘숲을 담은 깨끗한 공기’라는 의미의 포레어에는 식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한 실내 조경으로 인간의 삶에 자연을 더하려는 삼성물산 조경사업팀의 의지가 담겨 있다. 포레어 브랜드는 용인 에버랜드 쇼룸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포레어의 스마트 가든월은 실내 공기질 향상 기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공조부·식물부·수조부 간 순환 시스템으로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정화 기능이 뛰어난 식물에 바이오 필터, 3중 필터, 에어 백신, 환경부 1등급 인증을 받은 실내 공기질 측정기 등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공기 정화, 미세 먼지 저감, 살균 기능을 강화했다. 내부 센서가 실내 온습도, 초미세 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측정하고 분석해서 기기를 최적화된 모드로 작동시키며, IoT 기술을 더해 중앙 관제 및 원격 관리가 가능하다. 공조부에서는 3중 필터로 공기 중 미세 먼지와 초미세 먼지를 걸러내고, 공기 살균 정화기를 통해 정화시킨다. 정화기는 OH 라디칼(OH Radical)을 생성해 강한 살균력으로 각종 세균, 바이러스,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반응해 빠르게 분해한다. OH 라디칼은 수산기OH에 에너지를 가해 생성되는 이종의 산소 음이온계 물질로 산화력이 뛰어나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이 같은 기능으로 세균을 최대 99%, 백시니아·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99%,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최대 95%까지 제거하는 것을 KCL, JFRL으로부터 입증 받았다. 정화된 공기가 팬에 의해 식물부로 이동하면 활성탄과 하이드로볼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흡착해 제거하고, 식물의 광합성 작용으로 맑은 공기가 배출된다.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공기질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공조기에는 환경부에서 1등급 인증을 받은 실내 공기질 측정기가 탑재되어 있다. 공기 중 초미세 먼지, 미세 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정보를 화면을 통해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조경 전문가의 정기 방문으로 식물 영양 상태 체크 및 교체, 수질, 기기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는 실내 공간을 자연과 함께 하는 치유 공간으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TEL.031-320-5533 WEB. www.samsungcnt.com/business/resort.do
  • [PRODUCT] 즐겁게 놀며 운동할 수 있는 ‘키디핏’ 아이들의 신체 활동을 유도해 성장을 돕는 야외 운동 기구
    성장기 어린이에게 야외 활동은 사회적 관계 형성뿐만 아니라 신체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하지만TV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면서 아이들의 바깥 활동 시간은 점차 줄고 있다.조경 시설 브랜드 아트앤드(ART&)에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신체 활동을 유도하는 어린이용 야외 운동 기구‘키디핏(KidyFIT)’을 출시했다.키재기,점프하기,외나무다리 건너기,매달리기,발판 오르기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며,기구에 동물 캐릭터를 접목해 아이들에게 한층 친근하게 다가갔다. 특히 2020 우수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된 ‘키디핏 키재기’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어린이가 놀면서 자신과 친구의 신체 크기를 알 수 있게 하는 운동 기구다. 기린이 그려진 기둥에 등을 붙이고 서서 위쪽 손잡이를 내리면 앞쪽에 표시된 눈금을 통해 키를 잴 수 있으며, 기구 측면의 그림을 통해 손발의 크기 또한 알 수 있다. 모든 키디핏 제품은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끼임, 긁힘, 찔림을 방지하도록 설계됐으며 어린이가 혼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 높이와 형태를 고려했다. 또한 유해 물질 검사를 통과한 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TEL. 031-988-1996 WEB. www.artand.co.kr
  • 사이의 공간을 재해석하기 WLA 학생 아이디어 공모, ‘생물 다양성 은행’ 1등작 선정
    지난 9월 조경 웹진 『WLA(World Landscape Architecture)』가 개최한 학생 아이디어 공모전 ‘사이의 공간을 재해석하기(Reimagining the Spaces in Between)’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팬데믹으로 외부 공간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공모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에 대응해 안전하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포용적인 공간을 설계할 것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대상지로 주어진 가상의 도시 구획 내의 건물과 건축 경계선은 그대로 두되 건물과 건물 사이의 크고 작은 외부 공간들을 변화시켜야 했다. 앵거스 브루스(Angus Bruce, HASSELL 대표), 앤 클라크(Anne Clark, Studio-MLA 소속), 코너 오셔(Conor O’Shea,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조경학과 조교수), 엘리자베스 J. 케네디(Elizabeth J. Kennedy, EKLA 대표), 제이슨 허(Jason Ho, Mapping Workshop 대표), 소피 톰슨(Sophie Thompson, LDA Design 디렉터), 스테픈 버클(Stephen Buckle, ASPECT Studios 스튜디오 디렉터)로 이루어진 심사위원회는 10개의 입상작을 선정해 1등작과 2등작을 가려냈다. 그 결과 조앤 리(Joanne Li)·톈 웨이 리(Tian Wei Li)의 ‘생물 다양성 은행(Biodiversity Bank)’이 1등으로 선정됐다. 1등작은 토양과 미생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안으로, 상호 공생하는 유기체로서의 도시 개념을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2등은 시 천(Xi Chen)·쑤펑 샤오(Sufeng Xiao)·쉐전 셰(Xuezhen Xie)·쓰치 주(Siqi Zhu)의 ‘리빙 그라운드Living Ground’에게 돌아갔다. 1.8미터를 기준으로 세 가지의 공간 구성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2등작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동시에 상황에 따라 쉽게 구성할 수 있는 모듈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선정된 입상작 중 1등작과 2등작을 자세히 소개한다. 생물 다양성 은행 미생물은 매우 다양하며 어디에나 존재한다. 숨 쉴 때마다 우리는 수많은 미생물을 들이마시는데, 이롭거나 해로운 미생물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것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주변 환경은 온통 소독 물질로 가득 차게 됐다. 소독은 특정환경에 분포된 미생물을 없애고 해로운 미생물을 급증시킨다. 공간의 생물 다양성을 높여 사람과 환경에게 모두 이로운 미생물을 늘리고자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91호(2020년 11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