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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지 않은 설계, 선유도공원
- 조경비평의 현재적 위치 찾기 -
2003 그곳에 가다
2002년 개장한 선유도공원은 ‘애초부터 비평을 의식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선유도를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했다. 예상 밖이었다는 배정한의 평처럼 선유도공원은 우리공원사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다가왔다. 감각과 기억, 발견이라는 관점의 조경진의 비평은 이미 우리 조경이 장소의 구성에서 장소의 발견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선유도공원에 대한 비평과 해설, 건설지까지 출판이 된 마당에 필자는 어찌하여 이번 비평공모에 다시 선유도공원을 문제삼은 것일까. 그것은 선유도공원이 조경진의 지적처럼 open text로서 다각도의 비평을 요구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 시청 앞 광장과 서울 숲 등 최근 설계공모에서 보여지는 설계의 경향이 선유도공원의 그것과 연관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몇몇 한계에도 불구하고 설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이곳이 그리하여 필자에게는 중요한 작업으로 여전히 의미가 있다. Duisburg-Nord Landscape Park를 벤치 마킹한 것이었다는 점이 가슴에 남기는 하지만, 서구 관념의 직수입과 적용이라는 다분히 오래된 국내 설계의 방법을 볼 때 오히려 적극적인 도입과 발전이 더 의미를 주는 부분이라 하겠다.
하여 선유도공원이 주는 의미들을 다시 살펴보고 재음미의 과정을 통해 선유도공원이 주는 새로운 발견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나아가 이것으로 조경비평의 현재적 역할을 생각해보겠다.
선유도+선유도공원
양화대교를 건너 들어선 선유도공원은 처음, 녹이 슨 공원명패로부터 다가왔다. 낡고 뭔가 특이하다는 느낌이 얼마 지나지 않아 두려움으로 변하였다. 입구의 명패에서 느꼈던 일종의 가벼운 충격이 공원을 걸으면서 반복적으로 되살아나 이곳을 두려움으로 정리해 주었던 것이다. 감각을 자극해 오는 다양한 경관들이 어찌하여 필자에게는 두렵게 느껴졌는지 이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보여주기가 강요하는 반성과 사고 전환의 느낌이었다.
그러나 처음 방문한 공원에서 그것을 깨달을 수는 없었다. 움직임과 생명을 느끼기에 공원은 죽어있는 물체들이 주는 감각이 너무 강했다. 그것이 감각의 지배인지 멜랑콜리인지 처음엔 알 수 없었다.
공원 곳곳에 놓인 안내판이 녹이 슬어가는 철판으로 세워져 있었고, 철거하다 만 듯한 콘크리트는 그 험한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물성의 표출은 강한 상징성과 의미로 인해 숨이 막히게 했다. 그것이 두려움을 느끼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첫 방문의 기억
선유도공원과 관련된 출판물에는 기억이란 말이 많이 나온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억은 대체 무엇일까.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강 너머의 정수장에 대해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란 무엇이 있을까. 선유도의 기억이란 것은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있어서의 그것이다. 허나 이곳에 대한 대중적인 기억이란 것은 별로 많지 않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기억은 선유도 근처에 사는, 접근가능한 사람들만의 기억이 아니라는 셈이 된다. 선유정수장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의 기억이 이 지점에서 적용이 되는 것이다. 이때에 서울의 도시화라는 총체적인 역사가 개입되게 된다. 다시 말해 선유정수장에 대한 기억은 한국현대사의 기억과 그대로 맞물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반인들에게도 기억의 장소로 의미를 생성하게 된다.
이촌향도와 더불어 영등포 공단에 다닥다닥 밀집되기 시작한 벌집들의 기억이 여기에서 작용한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좀더 많은 생필품, 상수를 공급하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선유도의 위치, 그것이 여기서의 기억과 겹쳐지는 것이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공돌이, 공순이’로 불린 지난 시대의 생산의 역동성은 하나둘 화려한 이미지로 덮여 지워져가고 있다. 감추어졌던 기억과 역사가 선유도공원에서의 기억과 결코 다르지 않은 것이다.
처음 선유도에서 받은 인상은 아마도 이것에서 출발한 것이었으리라. 이 거대한 시설물이 보여주는 것은, 후면에 감추어졌던 기구들이 한꺼풀의 치장도 없이 본래 위치를 벗어나 전시되면서 장소의 본래 쓰임을 생각게 한다는 것이다. 너무도 적나라하게, 마치 배를 열어 내장을 드러내듯 ‘죽은’(가동이 멈추었으므로) 기관들을 아무렇지 않게 전시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것은 현재의 자유로움과 풍요가 지난 세대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한 채 감각적 풍요로움만을 좇는 현상에 대한 반성이요 제동으로 보인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편리하게만 살아온 내게 그것은 충격을 넘어 두려움이었던 것이다.
이런 느낌은 잘린 관에 다가서면서 더욱 강해졌다. 마치 저 시커먼 구멍들이 절단되어 버린 혈관이나 되는 양, 시커멓게 드러난 굵은 관들은 그대로 무서운 수렁으로 다가왔다. 첫 방문에서 시간의 정원에 들어서지 못하고 주저와 망설임 끝에 결국 내려서지 못한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특히 전시관 내의 기계들에서는 마치 심장에 들어앉아 죽어버린 대동맥을 마주하고 있는 듯 했다. 감각은 상상을 낳았고, 상상은 다시 감각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러한 감각적 충격은 두세 번의 방문을 통해 나아졌고 선유도공원이 보여주는 설계의 전략 탐색도 가능해졌다. 감각이 먼저 의미를 압도하였던 첫 방문의 기억은 이후 여러 번의 방문을 통해 감각에의 내성을 갖게 했고 비평적 시각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안 명 준 Ahn, Myung Jun · 서울대 대학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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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 억새축제
- 이벤트를 통한 다양한 공원 이용행태 그려내 -
과거 쓰레기매립장에서 환경생태공원으로 복원된 월드컵공원 내 테마공원인 하늘공원에서는 지난 10월 10일부터 19일 열흘에 걸쳐 가을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화려한 축제가 열렸다.
하늘공원은 월드컵공원 개원이래 낮에는 시민이 이용하고 야간에는 야생동물에게 되돌려 주기 위하여 시민의 출입이 통제되었으나 가을이 되면 억새꽃으로 장관을 이루어 서울에서 억새를 구경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어 시민들이 공원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도록 억새가 만개한 기간동안 억새축제를 개최한 것이다.
축제기간 동안에는 저녁 9시까지 개방하여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석양과 보름달 아래 억새밭 밤길을 걸으면서 삭막한 도심생활속에서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으며, 가족단위로 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화려한 조명과 함께 다양한 참여프로그램과 공연을 준비하기도 했다.
축제는 10월 10일 오후 평화의 공원 수변데크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하늘공원 억새군락지에서 조명점등식과 축하공연이 있었으며, 기간동안 매일 하늘공원 특설무대에서는 "가을 음악회"도 개최되었다. 그 외에도 현장에서는 별자리 관찰, 억새풀공예 만들기 체험, 억새그림그리기 대회를, 인터넷으로는 디카 사진공모전, 억새축제 추억담 등 시민 참여 공모전도 시행되었다.
이번 억새축제는 공원의 새로운 이용 행태를 유발하며, 공원은 더 이상 바라보고 산책하며 즐기는 고정된 공간이 아닌, 시민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설 수 있는 공간임을 인식시켰다. 처음 시행되었음에도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성대하게 마무리된 하늘공원 제1회 억새축제는 많은 이용객들에게 무수한 이야기를 남기며 추억속에 남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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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이완의 공간에서 낯선 시각 체험으로
- 종로타워와 태평로 타임파크 조경에 대한 단상 -
일반적으로 사무 환경이라 함은 실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심미적 또는 환경 요소들의 모든 구성을 지칭한다. 사무 환경에서 실내 공간의 비중은 대부분 컴퓨터 관련 제품에 의해 좌우된다. 그만큼 컴퓨터가 차지하는 공간감은 크고 사용 빈도 역시 대단히 높다. 실내 사무 환경 구성은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취향을 반영하며, 거꾸로 공간구성원에 의해 사무 환경이 변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내 환경이 아무리 쾌적하여도 특별히 만족할만한 공간감을 느낄 수 없다. 쾌적함과 사유를 동반한 휴식을 제공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말이 된다.
오피스빌딩 내부 공간의 실정과 달리 외부 공간은 이러한 부족한 환경 요소들을 채워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진다. 오피스빌딩 조경은 다른 공간에서의 조경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건물을 장식하는 미적인 효과만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능적인 효과를 요구하고 있다. 빌딩 내부 공간과 연계하여 외부 공간이 지니는 기능 요소로는 주차, 휴게, 관리 기능이 포함된다. 나아가 빌딩 주변의 다른 건물 및 가로의 경관과 이어져 삭막한 도시 전체 경관을 부드럽게 한다. 부드럽다는 것은 경관의 이미지를 보다 자연적인 경관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 오피스빌딩 조경은 사적 프라이버시를 채워주는 공간이 아니다. 오피스빌딩 구성원의 이용을 넘어서 도시 전체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 즉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인 것이다. 따라서 오피스빌딩 조경의 기본 개념은 공공적인 장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서울의 경우, 오피스빌딩 조경이 제대로 이루어진 곳이 많은 편이다. 그 중 대표적인 오피스빌딩 조경을 소개하면서 오피스빌딩 조경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비교적 최근에 구 화신 백화점 자리에 터를 잡은 종로타워와 태평로 삼성본관 뒷마당인 타임파크가 그곳이다.
긴장과 이완의 공간-종로타워 조경
이곳에는 국세청이 입주해 있다. 종로 사거리라 하면 이곳을 말할 정도로 인지도가 매우 높고, 주변에 다양한 문화가 꽃필 수 있는 입지적 조건을 갖춘 곳이다. 종로타워 자체의 건물 형태도 독특하다. 멀리서 바라보면 건물 꼭대기의 형상이 전체의 분위기를 흡인하는 힘이 있는데 마치 사마귀의 모습을 구상화시킨 듯 하다. 건축 전문용어로 탑클라우드(TOP CLOUD)라고 하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상층부가 있기 때문이다. 종로타워 빌딩 조경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빌딩 바로 앞 광장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빌딩 앞 공간은 방문자들의 처음 접하는 곳이므로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미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장식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건물로 진입하는 공간의 규모와 형태에 어울리는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 진입하기에 편리한 포장된 진입 광장을 확보하여야 하고 환경 조형물이나 수경 시설물, 조경 시설 등이 배치되어야 한다.
휴먼스케일을 무시한 도심의 심술 사나운 폭력자처럼 우뚝 세워져 있는 건물 외관과 달리, 종로타워 앞 광장 공간은 그나마 인간적이다. 포장된 광장에 공룡시대에 함께 했던 살아 있는 화석인 메타세쿼이아를 식재하였다. 도시 오피스빌딩 조경에서 다양한 조경 식재 기법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은 건물과 주변 형태가 정형적이라는 데 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하여 지나치게 도식화된 식재 형태가 몰개성적으로 산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 수목의 수형을 면밀히 검토하여 빌딩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계획하여야 한다. 메타세쿼이아는 원추형의 수형을 지녔고 원줄기가 곧게 하늘을 향해 자라는 것이어서 종로타워 빌딩의 수직적 높이를 따라가기에 상호보완적이다.
그러나 작가는 정형적 수형의 메타세쿼이아를 선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형화된 패턴을 거부하였다. 정형화된 수형의 나무를 이용하여 대칭 또는 균형의 미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통일성과 다양성이 조화될 수 있도록 동양의 천지인 사상에 바탕을 둔 부등변삼각형 식재 기법을 창의적으로 확대 연결하여, 활동적이고 부드럽고 유쾌한 아름다운 공간 배치를 시도한 것이다. 거대한 나무를 심어야 했기에 관수 시설을 꼼꼼하게 설치하여 식재 후의 관리에 만전을 기했으며, 공간 배치의 넉넉함과 조여줌에 의하여 긴장과 이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의도는 조경 시공 이후 발생되는 인간 행태로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각종 공연이 이 넓지 않은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때로는 독특하게 디자인된 벤치에서 기다림의 여유를 지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종로타워 앞 공간의 랜드마크(landmark)는 메타세쿼이아이다. 메타세쿼이아로 랜드마크적 의미를 잘 살렸으며, 또한 보행자 통행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식재 패턴을 적용하여 개방적이고 투과성이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비해 종로타워 옆 공간의 세밀한 묘사 부분은 매우 특출나다. 주택정원의 정치(精緻)함 못지 않는 곳이 이곳 빌딩 주변 조경이다. 도시라는 환경을 잠시 잊을 수 있을 정도이다. 빌딩 주변을 살펴보고 잠시 머무를 여유가 없다면 이곳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지상부의 교목과 소교목, 관목, 지피식물 등이 어우러져 중층(重層) 식재층을 형성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다람쥐가 튀어나올 정도로 무성하며, 견고하게 다져진 보디빌더의 몸 같은 수풀이다.
면적이 얼마 되지 않는 빌딩 옆 공간에, 중층의 숲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의 신선함과 생각을 식재 시공으로 표현해냈다는 데 외경심이 생길 정도이다. 메타세쿼이아가 심겨진 빌딩 앞 공간이 삶의 긴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채, 개별적인 사색을 일으키게 한다면, 빌딩 옆의 중층 식재 공간은 삶에서 조금 벗어나 완전한 사색을 도출하게 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물씬 품고 있다. 도시에서 생태적 식생 구성이라는 것은 여전히 요원한 일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인공섬 같은 도시에 숲을 만들려는 시도 자체가 비생태적 사고일 수 있다. 그러나 종로타워 빌딩 조경처럼, 주어진 물리적 여건 그대로를 수용한 채, 거기서 출발의 첫 삽을 뜨고, 살아 생동하는 긴장과 이완의 공간으로 율동을 갖추게 한 것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오피스빌딩 조경의 본보기가 종로타워 조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낯선 시각 체험-삼성본관 조경
태평로 삼성 본관 뒷마당에의 공간은 매우 절제된 조경 공간이다. 어쩌면 종로타워의 경관이 언뜻보며 지나가는 공간이라면, 이곳 타임파크는 바라보는 공간임과 동시에 마주보는 공간이다. 도시 경관의 무감각한 조경의도와 달리 잘 다듬어진 대왕참나무(핀 오크)를 위요시켜 안정적이며 편안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종로타워의 메타세쿼이아의 식재 기법처럼 대왕참나무 역시 수형을 다듬은 상태에서 부등변삼각형 식재 방법을 기본 식재 패턴으로 적용하였다. 주어진 공간이 소공원 정도의 규모임을 고려할 때, 부등변삼각형 식재 패턴으로 군식에 가까운 배식 형태를 선택한 것은 공간의 활용도를 고려한 것이다. 보여지는 공간임과 동시에 이용되는 공간으로의 실질적인 조경의도가 개입된 것이다.
실제로 이곳은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전통예술공연도 이루어지기도 하는 등, 주변 직장인들의 자부심을 올려줄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서의 배려가 깃들어 있다. 시설물 또한 개성 있고 깔끔하게 설치되어 나무랄 데 없이 간결한 맛을 안겨주고 있다. 삼성 본관과 삼성생명빌딩이 주변 빌딩들로부터 태평로의 랜드마크를 형성하고 있는 건축적 입지에서, 타임파크의 조경계획은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조경이 건축의 이미지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는 건축의 이미지에 맞는 조경 식재 유형을 구축하고자 수종 선정에서부터 정교한 건축적 장치를 고려하였을 것이다. 식재된 대표 수종인 대왕참나무는 그러한 의도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자연형 수형으로도 충분히 건축적 외형을 보여주는 대왕참나무를 정형?정지하여 더욱 건축적 형태로 표현될 수 있도록 하였다. 주변 건물과 도심의 이미지를 상충시키지 않으면서 어울리게 한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대왕참나무의 외형과 달리 타임파크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바라보게 되는 가을의 정취이다. 대왕참나무의 단풍은 윤택이 도는 붉은색이다. 검은 색조가 함께 개입하면서 붉은색으로 물들어간다. 언뜻보며 지나치는 종로타워의 공간이라면 모르겠으나, 바라보며 마주보는 공간에서의 대왕참나무의 단풍은 몰입할수록 정서에 빈틈이 생긴다.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다. 잎이 노랗게 되는 것은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클로로필은 분해되고 저항력 있는 카로티노이드가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붉은 색조의 단풍은 원인과 과정이 다르다. 푸른 잎에는 거의 함유되어 있지 않은 안토시아닌이라는 붉은 색소가 잎이 노화됨에 따라 새롭게 합성되는 것이다. 물론 나무의 종류나 환경의 영향에 따라 차이가 있다. 붉은 단풍으로는 복자기나무를 비롯한 단풍나무류와 옻나무류 등이 익숙하다. 그냥 스쳐보는 경우에는 대왕참나무의 단풍은 낯설지 않다.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볼 경우에 마음이 편치 않아진다. 심리적으로 대왕참나무의 단풍 색조가 시각을 통해 긍정적으로 안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은 지나칠 경우가 많다. 낯선 것은 인상적이다. 검은 색조가 개입하면서 진한 붉은색으로 물드는 대왕참나무의 경우, 새로운 시각 경험을 체험하게 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산천에서 보고 느끼던 시각 체험이 낯선 색조의 시각 체험을 만났을 때, 기존의 시각 체험에 추기할 것인가, 배제하여 버릴 것인가에 대한 판단의 독촉을 해결하여야 한다. 마치 목련류의 꽃들이 질 때쯤 꽃잎이 문드러지듯 추하게 되는 것을 외면하는 것과, 꽃 전체로 장렬하게 낙화하는 능소화나 무궁화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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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내성 교차로
푸른 부산 1호인 부산 내성 교차로. ‘푸른 부산’은 국제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부산의 노력이다. ‘푸른 부산’이 실행된 이후 오히려 부산의 녹지 공간이 축소되었다는 언론의 일부 보도가 있긴 했지만 이것이 부산의 일상을 바꾸는 정책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부산 내성 교차로에 조성된 휴게 공간은 주로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나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휴식이 가장 주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휴식 · 녹지 공간으로서의 기능은 물론 온천과 동래읍성을 주제로 한 지역성, 장소성 등이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위치적으로 고가도로의 밑이라서 경관상 불리한 점은 있으나, 수경요소와 경관석의 도입, 가로수 식재와 벽면녹화 등으로 시민들의 일상 속에 볼거리와 쾌적한 휴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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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미국 조경교육자 정기학회
e-매거진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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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뛰놀자, 시민의 숲 수경공간에서
- 양재동 시민의 숲 수경시설 확충 -
· 위치 : 서울 서초구 양재동 236번지 일대(시민의 숲)
· 면적 : 약 2,600㎡
· 발주 :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
· 설계 : 서인조경(주)
· 시공 : (주)유호산업개발(분수 및 계류 - 레인보우스케이프)
매헌기념관 쪽에서 어린이 놀이터로 진입하면, 대상지는 놀이터를 좌측에 두고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형의 대상지 외곽을 따라 느티나무가 2열로 식재되어 위요된 공간을 형성하며, 대상지를 감싸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시각적인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어린이는 물론, 어린이와 함께 온 어른들도 모여서 휴식을 취하며 어린이와 함께 하기에 좋은 장소처럼 느껴졌다.
진입부 오른편에는 적절한 크기의 바닥분수가 조성되었다. 물줄기는 높게, 낮게, 여러 줄기로, 한 줄기로, 저마다의 특색을 드러내며 다양한 형태로 분출되어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아이들은 물이 올라올 때마다 분수로 뛰어들며 재미있는 표정을 지었다. 놀이시설과 하나되는 아이들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넉넉한 웃음을 짓게 한다. 그리고 연결되는 계류부 역시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놀잇감이 되고 있었다.
계류의 끝에는 생태 연못이 조성되어 각종 수생 식물이 자라고 있다. 높이를 달리하며 빼곡이 들어찬 수생식물들의 모습을 보며, 또 그곳에 서식하는 곤충들을 보며 아이들은 유익하면서도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연못 앞에는 목재 데크를 조성하여 관찰을 용이하게 했고, 계류 쪽에는 기존의 대형 느티나무를 살리고 그 아래로 둥그런 벤치를 설치하였다. 또 나무 그늘 아래로는 평상이 마련되었으며 잔디와 돌로 포장된 위로 퍼골라도 조성되었다. 벤치와 평상에서 방문객들은 도시락을 먹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즐거운 모습이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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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에서 맞이하는 아침
- 서초동 C빌라 옥상 정원 -
· 위치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 면적 : 약 40여평
· 설계·시공 : 식물나라 조경(대표 김종안)
서초동의 옥상 정원은 넓지 않은 면적이었지만 특이한 점이 한가지 눈에 띄었다. 바로 돌을 이용해 정원을 꾸몄다는 점이었는데, 옥상에는 무거운 재료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에 사용한 돌들은 일반 석재 무게의 반에도 미치지 않는 다공질 현무암이라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처음 옥상 한켠에 꾸몄던 연못과 녹지를 현무암을 이용해 꾸민 것처럼 전체적인 분위기를 비슷하게 조성해 나간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무거운 재료인 돌을 이용하는 점을 고려하여, 현무암으로는 식재지역 외곽의 틀만을 잡아 주었고, 현무암 사이에는 가벼운 인공토를 넣어 식재기반을 조성했다. 그리고 인공토양 위로 수분을 머금을 수 있는 휴가토를 덮어 식물의 생육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전체적으로는 현무암을 이용하여 기암 괴석이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을 표현했다. 양쪽 귀퉁이로 비교적 크기가 있는 소나무를 식재하여 초점을 형성했고, 귀퉁이 중 한곳에는 안개분수가 설치된 연못, 다른 쪽에는 석물과 다양한 야생화를 식재하여 서로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공작단풍, 소나무, 눈향나무, 돌단풍, 조팝나무가 어울리게 심겨졌고, 목백일홍이 양쪽 귀퉁이의 중앙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또 곳곳에 패랭이, 애기달맞이, 좀양지, 흰별꽃 등 야생화와 수반에 심긴 사계수련 등 30여종의 식물이 식재되어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옥상정원의 바닥은 마사토로 깔았고 제주 판석으로 산책로를 꾸몄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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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조경의 날 기념 및 제2회 조경대상 시상식을 마치고
e-매거진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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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구도심의 새로운 명물, 소사삼거리 분수
- 거리환경 개선과 사고예방의 이중 효과 -
· 위치 : 경기도 부천시 소사동
· 시행청 : 부천시청
· 설계 : 장광집 교수(경희대)
· 시공 : 조형물, 분수, 조경 - 청도건설(주)(분수 시공 : 성주워터피아)
전기, 조명 - (주)성림기업(광섬유 : 샘라이팅)
· 현장 대리인 : 청도건설(주) - 조선익, (주)성림기업 - 송수희
· 준공 : 2003년 6월
거리환경 개선
여러 방향에서 밀려드는 차량이 만나는 곳으로 항상 복잡하고, 매연이 심하던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경적소리 등 차량소음이 심했고, 별로 볼거리가 없는 특색 없는 삼거리였다. 그곳의 중앙에 작은 녹지가 조성되고 시원한 분수가 설치됨으로써 차량 운전자도 신호 대기시의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보행자들도 시원한 물줄기를 보며, 또 물소리를 들으며 다소 위안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분수는 전체적으로 타원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타원의 양측에서 동그랗게 계란형으로 솟아오른 형상을 이루며 그 가운데 부분에서 물이 솟아오르게 되어 있다. 분수는 부천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근원지의 의미를 드러내며, 미래로의 도약, 도전의 의지를 용솟음 치는 추상적 표현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분수에는 3m까지 치솟는 샤프노즐 134개, 안개분수 168개가 설치되었다.
분수 주위로는 작지만 녹지공간도 조성되어 있고, 산책로와 앉을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길을 건너다 잠시 쉬거나, 분수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바로 옆 교통섬에는 대형 소나무가 식재되어 분수의 배경 노릇도 하고 있고, 또다른 한켠에는 인근의 신학대학에서 조성해 시에 기증한 작은 녹지도 마련되어 한결 정비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상습정체 해소와 사고 예방
분수는 이외에 한가지 기능을 더하고 있다. 이곳은 삼거리라고는 하지만 실은 한쪽의 길이 양 갈래로 다시 나뉘어지는 특이한 형태를 갖고 있어 유턴, 직진, 좌회전 등이 한꺼번에 이루어져 신호체계가 복잡했고, 따라서 신호위반과 사고가 잦은 지역이었다. 작년 5월에는 신호 법규 위반 신고 포상금을 노린 전문 신고꾼이 1주일동안 6천여건의 위반 차량을 촬영하여 접수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었다고.이런 문제점으로 분수대 설치와 함께 전반적인 도로 선형과 신호체계를 재조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사고도 줄었고, 교통흐름도 원활해진 상태다. 게다가 운전자들도 분수를 보며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다보니 신호 위반도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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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어린이공원
- 중구 주택가의 어린이들 위한 오아시스 -
· 위치 : 서울시 중구 신당5동 123-1번지
· 면적 : 3,678㎡(약 1,113평)
· 조경설계 : 지오조경기술사사무소, 조경설계 이안
· 조경시공 : 송림종합조경(주)
· 공사 감독 :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 공사 기간 : 2002년 5월 3일∼2003년 7월 31일
다산어린이공원은 공원부지로 지정되어 있었지만 장기간 집행되지 않아 무허가 건물들이 밀집했던 곳이었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현상 공모되었는데, 주민이 즐겨 찾는 쾌적한 공원녹지 공간의 확충, 어린이 공원 특성에 맞는 놀이공간 확충 및 지역특성을 고려한 시설물 배치 등이 공모과제로 주어졌다.
최근 준공된 다산어린이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풍경 열주가 어린이들을 반긴다.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풍경 열주는 눈에 띄는 붉은 색으로 기둥의 가운데에는 풍경이 달려 있어 바람이 불면 청각을 자극하는 울림소리를 들을 수 있다. 풍경 열주의 좌측으로는 바람의 언덕이 보이는데, 계단을 따라 원을 그리며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설치된 이곳은 높은 곳에 오르기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더위를 식혀줄 작은 벽천이, 벽천의 뒤로는 퍼즐 쉘터로 이름된 작은 쉘터가 마련되어 있다.
어린이들의 놀이의 중심이 될 법한 조합놀이대는 공원의 중앙에 위치한다. 백학놀이대가 바로 그것인데, 미끄럼틀, 원형 통로, 그물놀이 등의 다양한 행태를 유발하는 시설들이 조합되어 있어 많은 어린이들이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백학놀이대의 앞으로는 하늘프레임이 설치되어 있다. 또다른 진입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으로 프레임이 지붕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고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프레임만 설치되어 있어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쪽에는 맨발지압보도도 설치되어 인근주민들이나 어린이와 함께 하는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고, 음수전도 마련되어 더위에 지친 아이들이 목을 축이고, 씻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러한 놀이시설들의 주변으로 녹지가 조성되었고, 주·부 진입부를 제외하고도 접근에 편리하도록 여러 곳에 입구를 마련해 주었고, 그늘을 드리우는 수목 밑으로는 퍼골라와 벤치를 조성하여 함께 온 인근 주민들이 쉴 수 있도록 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