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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들 글로벌 예술섬] 비평: 인간과 자연, 유토피아의 의미를 묻는 노들 예술섬 공모
    2005년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해 시작됐던 노들섬 프로젝트는 수차례의 공모와 건설을 거친 뒤 지금에 이르렀다. 이번 공모에서는 국내 건축가 네 팀은 안타까운 고배를 마셨고, 떠오르는 논쟁적인 영국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헤더윅 스튜디오)의 ‘소리 풍경(Soundscape)’이 당선작으로 결정되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발주처의 공모 의도와 절차에 대한 의구심부터 당선작에 대한 호불호 논란까지, 그야말로 건축계의 여러 관점을 한꺼번에 엿볼 수 있는 요즘이다. 공교롭게도 나는 작년에 헤더윅의 신간 『더 인간적인 건축(Humanize)』을 번역하고 올해 출간을 기다리던 참에 이 공모 결과를 접했고, 궁금한 마음에 너덧 시간에 걸친 공개 심사 영상을 찾아서 봤다. 여러 모로 한국 건축의 현 상황을 잘 보여준 의미 있는 발표회였다. 도시의 아이콘을 만들려는 발주처의 공모 의도가 확실히 공표되었고, 초대된 국내외 건축가들이 취한 접근도 인상적으로 대비되었다. 당선작은 공모의 의도에 가장 부합한 것으로 보이며, 당선작 선정에 관해 심사위원들 간의 이견은 없었다고 언론은 전한다. 하지만 건축계의 온라인 공론장에서는 여전히 당선작에 대한 불호가 상당해 보이고, 국내 건축계의 불황 속에서 용산 일대의 개발주의에 랜드마크 건축을 동원하려는 시 당국의 움직임은 당선작에 대한 불호를 더 부채질하는 느낌이다. 헤더윅의 당선작은 서울시의 아이콘주의에 동원된다는 의심을 피해 갈 수 없지만, 작품 자체는 단순한 아이콘을 넘어 사회적 자연의 매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단지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대중이 머무를 객석의 용도로 공중 공간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꾀한 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헤더윅의 말대로 구조물을 떠받치는 기둥을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얼마나 아름답게 장식할지, 그리고 얼마나 다채롭고 유기적인 조경이 이뤄질지가 관건일 것이다. 구조물과 유리된 채 모래알처럼 분산된 조경과 무표정한 고가도로 하부를 남긴 서울로7017을 재탕할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의 실험 정신이 한국에서 얼마나 예산 초과를 하지 않고 제대로 실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그에 비해 위르겐 마이어는 구름을 개념으로 하여 전반적으로 더 시적이면서도 무난한 현실감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안을 발표했지만, 헤더윅의 더 극적이고 음악적인 제안에 심사위원단의 맘이 기운 듯하다. 해외 건축가 세 팀 가운데 작년 1차 대시민 포럼에서 발표된 디자인을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한 경우는 헤더윅과 비야케 잉겔스(BIG)로 보이는데, 잔물결을 주제로 한 비야케의 안은 상징성이나 시학, 기능, 심지어 발표 면에서도 모두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아울러 국내 건축가들의 발표를 보면서 인상적으로 느낀 점 하나는, 노들섬의 윤곽과 둘레길의 유행 때문인지 몰라도 참여한 모든 국내 건축가의 안에서 중정형 회로 개념이 가족유사성처럼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강예린+SoA는 타원형 둘레길 자체가 주된 콘셉트고, 나은중+유소래(네임리스건축사사무소)는 비정형적으로 흘린 산책로를 두었음에도 그 위에 직사각형 회로를 덮었으며, 김찬중(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은 타원형 회로를 복수로 증식시켜 중간 중간 자르고 가지를 친 느낌이다. 신승수(디자인그룹오즈건축사사무소)는 길보다 벽의 객석에 가까워 보이지만 역시 길이 회로처럼 공간을 두르고 있다. 작년 1차 포럼에서는 이런 가족유사성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1년간 무 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공개된 1차 경쟁작들을 보면서 모두 이렇게 유사한 기하학에 이끌리게 된 계기라도 있었던 것일까? 경쟁의 압박 속에서 작위적인 선을 그리지 않겠다는 합리성에 대한 강박이 작동한 것이었을까? 뭐가 됐든 간에 노들섬처럼 그야말로 자연 속에 펼쳐질 공간에서도 자유로운 선을 느끼기 어렵다면, 도시의 격자에 매여 사는 대중은 어디서 인간의 자유로운 선을 느껴야 할까? 물론 자유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나은중+유소래는 강력한 직사각형 밑에 우연성에 입각한 듯 자유로운 곡선의 지오웹(geo web)을 대비시켰지만, 그 곡선 또한 마치 물감을 흘려 그린 듯한, 그러니까 역시 자연 법칙에 기대고서야 그릴 수 있었던 추상적 형상으로 보인다. 언뜻 나비의 날갯짓을 연상시키는 비야케의 안은 중심부에서 요동치는 휘황찬란한 곡선을 사용했지만, 사람들의 다채로운 경험을 반영하기에는 지나치게 자기만의 형태적 자유에 사로잡힌 모양새다. 반면에 헤더윅의 곡선은 사람들을 위요하고 떠받치는 사용성을 갖추면서도 인간의 손으로 그려낸 느낌을 준다. 숲 속에서 인간을 떠받쳐 주는 깔때기 식물 같은 곡선의 이미지는 초월적 자연의 무위성을 추상적으로 재현한게 아니라, 서울의 산세에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인간적 공간을 구상적 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는 무위의 자연이나 개인적 표현의 자유보다 자연 속에서 여럿이 함께 경험하는 자유가 더 중시되고 있다. 헤더윅의 안은 인간적인 표현으로 자연을 유비하지만, 반대로 김찬중과 나은중+유소래의 안은 역시 인공적이면서도 외부의 패시브한 시스템보다 내부의 액티브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거나 미래 변화에 대비한 수직 격자 시스템을 덮어씌우는 식의 기계적 충동을 강력하게 드러낸다. ‘인공(人工)’이라는 한자말은 주로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이라는 의미로 쓰여 기계적인 것과 혼동되곤 하지만, 사실 축자적 의미로는 그저 ‘인간이 만든’ 것을 뜻할 뿐이다. 기계적인 것은 인공의 일부일 뿐, 인공 자체가 기계적인 것은 아니다. 인공물의 부자연스러움을 극복하고자 더 ‘자연스러운’ 인공물을 원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 따른 욕망이지만, 그것을 기계적 충동으로 대체하려는 것은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더 소외시키는 페티시즘이다. 이것은 분명 헤더윅의 안에 담긴 가우디적 영감과 반대되는 것이다. 물론 가우디의 구조는 매우 과학적이지만, 그의 조형은 자연을 유비하는 인간적인 손맛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중의 사랑을 받고 오랫동안 기억되어 왔다. 헤더윅은 실제로 가우디 때문에 건축을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기도 하다. 자연에 대한 접근은 이번 참가작들의 성격을 가르는 중요한 논점이다. 김찬중과 나은중+유소래의 기계적 충동이 인공을 페티시화한다면, 강예린+SoA는 인공을 최소화하며 자연을 회복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기존 노들섬의 자연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방향을 취하면서 강과 면하는 외측 콘크리트 경계를 없애는 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경계의 해체는 헤더윅의 안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다. 강예린+SoA의 안은 자연을 가급적 건드리지 않기 위해 인공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그렇게 최소한으로 두른 타원형 공중 도로는 인공적인 기하학의 전형을 보여준다. 반면에 헤더윅의 안은 자연과의 유비 속에 비교적 자유로운 인공을 녹여낸다. 전자는 여전히 인공과 자연의 이분법에 기초하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인공이 자연을 모방하는 충동으로 나타난다. 이번 공모의 결과는 인간-자연의 이분법에 기초한 자연 중심주의보다 자연 속에서 공생하려는 인간의 유토피아적 충동, 말하자면 인간적 자유와 자연의 적극적인 어울림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김찬중과 나은중+유소래의 기계적 충동, 그리고 강예린+SoA의 자연 회귀 욕망은 모두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한편 인간과 자연 모두를 기계적 합리화로 귀속시키려는 전자의 페티시즘은 인간-자연의 이분법에 사로잡힌 후자의 강박을 뒤집은 도착적인 충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두는 헤더윅의 인간-자연 공생주의와 대비를 이룬다. 그렇게 한국 팀들은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함께 음악을 즐기는 공간보다 보행자를 개별화시키는 길에 치중했다.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서 대중이 누릴 자유를 맘껏 상상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들의 자유로운 상상을 가로막은 것은 결국 이분법에 사로잡힌 윤리적 명령인 듯하다. 마치 ‘인간은 자연을 해치는 존재이니 가급적 자연을 멀리하고 자연에서는 자유를 자제해야 한다’는 식의 초자아적 명령 말이다. 하지만 그런 금지의 이분법에 빠질수록 인간은 자연과 접촉하지 못한 채 더 소외되고, 소외가 지나칠수록 더 기계화하기 마련이다. 산업 문명에 대한 비판적 사상가로 유명한 이반 일리치(Ivan Illich)는 ‘공생공락(共生共樂, conviviality)’의 윤리를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환경 사이의 창의적이고 조화로운 관계 맺기를 주문한 것이었다. 즉 인간은 자연을 멀리할 게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함께 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회와 자연은 하나의 ‘사회적 자연’으로 만난다. 어쩌면 우리는 그간 자연과 동떨어진 콘크리트 환경 속 각자도생에 길들여진 나머지, 자연 속 공생공락에 대한 상상을 억압해왔던 것이 아닐까? 물론 헤더윅의 소리 풍경이 그런 공생공락의 기능을 잘 해낼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이 작품은 애초에 상류층을 위한 오페라하우스로 시작됐던 노들섬 기획을 대중을 위한 음악섬으로 바꾸는 사회적 자연의 유토피아를 지향하지만, 문제는 그런 충동에 찬물을 끼얹는 계획이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유토피아’라는 말에 오해가 없기 바란다.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적 형태의 세계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현실을 바꾸려는 충동 자체를 말할 뿐이다. 서울시는 인근 용산 정비창 부지에 무려 100층 안팎에 이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초고층 건물군이 들어설수록, 헤더윅이 설계한 공중 구조물의 율동적인 곡선들과 불협화음이 생길 것이다. 서울시는 ‘예술섬’과 용산 초고층 단지를 모두 ‘랜드마크’ 개발로 묶어 진행하고 있는 듯하지만, 정작 그 예술섬 랜드마크의 주된 특징인 ‘대중을 위한 랜드스케이프’를 초고층 랜드마크가 해치며 탈취한다는 사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우리는 이 모순적인 개발 이데올로기를 더 비판해야 하지 않을까? 경관을 사유화하는 기업 자본의 초고층 이데올 로기를 비판하고, 공공을 위한 유토피아적 충동은 방어해야 할 때가 아닌가. * 이 글은 필자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수정·확장해 쓴 글이다. 조순익은 건축과 도시, 디자인, 비평 분야를 전문으로 작업해온 번역가로, 다수의 단행본과 간행물을 번역했다. 주로 정신 분석과 문화 비평의 관점에서 건축 현상을 해석하는 데 관심이 있으며, 저서로 『보는 기계와 읽는 인간: 건축문화 텍스트 읽기』가 있다.
    • 조순익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네이처(The) Nature 주최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협회, 한국조경가협회 주관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 환경과조경 후원 늘푸른 심사위원장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심사위원 김준연 STOSS 디렉터 박소현 코네티컷대학교 교수 오화식 사람과나무 대표 이영주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사무관 정홍가 쌈지조경 대표 최혜영 성균관대학교 교수 대상 에이비언 엑소더스 앳Avian Exodus at GMP_김아윤·김도연(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금상 타이들스케이프Tidalscape: 대지의 주름, 자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관_최준영·신재호·백지웅(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은상 티핑Tipping –3℃_신아영·권가령·양찬희(동아대학교 조경학과) 둠벙_김현우·김한빈·박초현·안민지·김지응(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 동상 시간의 메타포: 세 개의 숲_민세린·박나리·정인주(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브레이킹 더 월Breaking The Wall_Ke Fangni(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Mai Haotian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조경학과 석박통합과정 탈바꿈: 경사지를 복원하다Metamorphosis: Restore a Slope_이희수·이민서·권용조·최민 배재대학교 조경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공모 경과와 심사평
    지난 9월 13일, 수원시 대유평공원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111CM 라운지에서 ‘제20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시상식이 개최됐다. 공모에는 104개 팀이 접수했다. 공모 주제인 네이처라는 큰 키워드 아래, 자연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이해 그리고 응용을 통해 어떤 해법을 제시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심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본상 수상작 7작품과 장려상 및 입선 수상작 15작품이 선정됐다. 전시는 시상식이 개최된 111CM 라운지에서 9월 17일까지 열렸다. 공모전 주제와 심사 총평을 수록하고, 대상부터 동상까지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주제: 네이처 네이처(The) Nature는 일반적으로 ‘자연’을 의미하고 더불어 ‘본질’이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조경은 자연으로부터 시작하여 급속한 현대 문명의 발전 속에서 상실되어가는 자연성을 지켜주고 이어주는 중요한 균형자 역할을 해 왔다. 최근의 급격한 환경 파괴는 더 이상 지구와 인류가 버티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고, 자연 스스로 치유하거나 유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조경은 이러한 위태로운 상황과 문제를 대면하며 자연 속에 숨겨진 수많은 지혜를 찾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는 과거 익숙하게 여겨왔던 자연의 보전과 이용이라는 행위와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새로운 조경과 자연에 대한 관계와 접근법을 고민할 수 있다. 자연과 조경에 대한 관계를 되돌아봄과 동시에, 조경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경제적 양극화, 고령화, 공동체 해체, 도시 소멸, 탄소 중립, 재난 재해 등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문제에 대한 표피적 해결책을 제시하기 이전에 대상의 본질을 보다 섬세하게 가독하는 참가자들의 시선 또한 엿보고자 한다. 조경의 시작점이었던 자연성을 다시 돌아보고 그 속에 숨겨진 지혜와 관계를 재발견해 보고자 한다. 더불어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본질적 가치를 살핌으로써 참가자들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대상: 에이비언 엑소더스 앳 GMP
    공항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드스트라이크 발생률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새들이 한국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고 항공기 운항률이 높아지며 증가하는 추세다. 버드스트라이크는 비행기 조종사가 가장 기피하는 사고이며 피해액도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1조억 원에 달한다. 사고의 경중에 상관없이 버드스트라이크가 일어나면 비행기는 회항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조류로 인해 비행기가 추락하는 대참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김포공항은 국내 공항 중 버드스트라이크 발생률이 가장 높다. 한강 하류와 굴포천, 아라뱃길 같은 수계공간과 새들의 좋은 먹이원이 많은 대장동 농경지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항은 24시간 새들을 모니터링해 연간 비행 경로와 이동 패턴을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로 인해 새들의 취식지인 대장동 농경지가 사라질 경우, 혼란을 겪은 새들이 흩어지고 예측 불가능한 동선으로 움직이며 버드스트라이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목표 동물의 시각에서 자연을 설계하고자 했다. 대장동 농경지를 개발하기 전, 새들에게 미리 한강 근처에 안전한 서식처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밤섬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하중도를 설계했다. 새들이 선호하는 하중도의 특징을 고려해 섬의 형성 과정을 계획하고, 빠르게 형성될 수 있도록 소형 테트라포드를 사용했다. 목표종 분석 큰기러기와 흰뺨검둥오리의 경우, 취식지인 대장동 농경지에서 휴식지인 한강 본류와 굴포천으로 이동하는 도중 활주로 14 지역 상공에서 비행기와 충돌할 위험이 높다. 여름 철새인 황로와 왜가리는 공항 근처 산에서 번식한다. 번식처와 취식지, 한강을 오가다 비행기와 마주할 확률이 높다. 설치류를 먹는 황조롱이는 농경지와 한강을, 중부리도요는 장항습지를 많이 오가며 비행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김아윤·김도연(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금상: 타이들스케이프(Tidalscape): 대지의 주름, 자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관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일대는 8,000년에 달하는 긴 시간에 걸쳐 형성된 송도 갯벌이 있던 곳이다. 풍부한 해안 생태계가 형성된 생명의 터였지만, 행락지가 개발되며 32헥타르의 갯벌이 간척되었고 송도유원지가 조성됐다. 송도 해상 신도시 개발이 시작된 후 기존 갯벌의 절반 이상이 간척되었고, 대상지의 일부도 콘크리트로 매립됐다. 그 과정에서 도시 한가운데 위치하게 된 송도유원지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고, 결국 폐장되어 현재는 중고차 수출단지로 이용 중 이다. 2020년부터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유원지 용도 구역이 해제되었고, 난개발이 우려되어 2023년까지 개발행위허가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도시와 자연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과연 보편적인 도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까. 대상지가 속한 연수구가 대도시로 성장함에 따라 기존의 개발 논리보다 더 고양된 방향성이 필요하다. 송도 갯벌의 원형 경관 복원과 해안 서식처의 회복은 중요한 과제다. 다만 도시 개발의 속도는 자연적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자연이 온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자연의 섭리 속에서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연수구는 문명의 혜택을 누린 시간만큼 자연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공동의 기억과 도시의 성숙 구 송도유원지 일대는 도시의 문화적 장소였지만, 콘크리트 복개로 인해 장소성이 소멸하고 그 기억의 흐름도 끊어졌다. 옛 기억과 공동이 만들어 가는 기억으로 도시는 점차 성숙해간다. 기억의 흐름을 다시 연결하면 대상지는 사람들의 기억과 개성, 자부심 있는 연수구 시민들을 키워낼 것이다. 갯벌, 송도유원지,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억이 중첩되며 대상지는 함께 배우고 만들어가는 원도심과 송도 국제도시의 화합의 장이 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최준영·신재호·백지웅(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은상: 티핑(Tipping) –3℃
    감전동 사상공업단지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통해 공업 지역으로 성장했다. 조립 금속 등 제조업 비중이 큰 산업 단지였지만, 1990년대 이후 단지의 전통적 주력 사업이 쇠퇴했다. 이후 방치된 노후 건물이 늘어나고, 각종 소음과 악취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전락했다. 그 중 대상지가 위치한 학장동은 공업 지역으로 인근 상업 지역과 주거 지역에 비해 대기 중금속 농도가 각각 7.3배, 5.6배 정도 높았다. 대상지 반경 2km 이내에 산과 수변이 있어 생태적 이점이 있지만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산시 녹지 부족 지역으로 선정될 정도로 그린 인프라가 몹시 부족하다. 바람길 도시의 공업화는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공업화로 인해 뜨거운 공기가 도시 안에 갇히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그린 인프라 단절, 찬 공기 유입 차단, 폭염 지속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빌딩 숲, 자동차 매연, 산업 단지 등으로 인한 열섬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 내 오염 물질의 분산이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숲을 통해 도심과 외곽 녹지를 연결하는 바람길에 주목했다. 바람길은 도시 외곽 산림과 도심 속 숲을 연결해 차가운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인다. 이를 통해 공기 순환을 촉진하고, 미세 먼지 등 대기 오염 물질과 뜨거운 열기를 도시 외부로 배출한다. 티핑포인트 대상지 일대에 다양한 숲을 조성해 그린 인프라를 구축하고, 바람을 끌어들여 공기의 순환으로 온도를 낮추고자 한다. 흔히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작은 변화들이 기간을 두고 쌓여, 더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하는 단계를 일컫는다. 우리는 공단에 일종의 티핑포인트를 만들고자 했다. 공단 내의 온도 3도 감소를 목표로 점·선·면적 녹지로 바람길을 계획했다. 3도라는 변환점을 통해 공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 바람이 불어올 수 있는 환경을 구상했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신아연·권가령·양찬희(동아대학교 조경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은상: 둠벙
    선조들의 지혜, 둠벙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는다.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도에 위치한 신기마을은 매년 극심한 가뭄으로 생업을 위협받고 있다. 과거의 연평균 강수량을 고려해 만든 관개 시설은 현재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직렬로 연결되어 있어 교체가 어렵다. 누수가 일어나거나 부식되어 파이프가 터져야만 수리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상수도 의존도가 높은 오늘날 이러한 문제는 여러 경제적 손실을 불러오고,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 영위를 힘들게 하고 있다. 비교적 연 강수량이 낮고 지형 특성상 대규모의 댐을 만들 수 없는 남부 지역, 그중에서도 특히 규모가 작고 갯수마저 적은 댐에 의존해 사는 섬 지역 주민은 장마철 전봄에 극심한 가뭄을 겪는다. 이러한 문제를 자연적이고 본질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선조들의 지혜를 빌렸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주로 벼농사를 지어왔다. 비와 지하수에 의존했던 과거에 선조는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둠벙이라는 수리 시설을 고안해 이용했다. 이러한 둠벙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탄생시켜 농작물 관개 방식을 향상시키고, 각종 생물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자 한다. 정화하고 모아주는 방지턱 둠벙 암태도의 신기마을은 지반이 암석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환경에 자리 잡고 있다. 가파른 경사의 산에 둘러싸여 있고, 일직선 형태의 물길은 우수를 그저 흘려보낼 뿐 토양에 제대로 침투시키지 못한 채 바다로 보낸다. 이 때문에 저수지 아래로 흘러가버린 물을 다시 펌프로 퍼 올려 저수지에 저장해 사용하고 있다. 여러 방면에서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방지턱 둠벙은 강수 시 빠르게 유실되는 물의 유속을 낮추어 지하수를 모아주는 동시에 방지턱을 통해 물을 정화해 주는 둠벙이다. 덕분에 집수한 물을 농업용수뿐 아니라 생활용수와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방지턱 둠벙에 물이 모이며 형성되는 둠벙은 다양한 생물의 삶의 터전이 되어, 가뭄을 겪고 있는 동물에게도 해갈을 선사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김현우·김한빈·박초현·안민지·김지응(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동상: 시간의 메타포: 세 개의 숲
    골프장이었던 부지에서 점차 파괴되고 있는 자연을 지키기 위한 생태 공원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조경과 자연의 근본적 관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느린 시간의 흐름과 변화의 과정을 담은 산물 그 자체인 자연을 감상하고 존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이 공원은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한 ‘기존의 자연’과 인위적 관리를 최소화해 자연 자체 속도로 변화하는 ‘느린 시간의 자연’, 두 요소의 조화로운 공존을 꾀한 ‘미래의 자연’으로 구성된다. 기존의 자연이란 옛 골프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자연의 변화를 최소화해 원래의 풍경과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느린 시간의 자연은 인위적 관리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느린 시간이 흐르는 공간을, 미래의 자연은 인간의 역할과 자연의 자생적인 성장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세 요소는 관람객들이 자연의 본질과 가치를 깨닫고, 자연의 보존과 이용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디자인 전략 패턴을 활용한 공간 분류: 골프 홀 패턴을 활용해 허브(hub), 노드(node), 루트(route) 구역을 구성했다. 허브 구역은 공원의 핵심 구역이자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노드 구역에서는 천이로 자연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고, 루트 구역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형성한다. 성격 부여: 일시정지 공간은 골프장 모습을 보존해 자연이 멈춘 상태를 지속하는 장소다. 재생 공간은 인간의 영향을 최소화해 숲으로 만들고, 빨리 감기 공간은 자연과 인간 사이 균형 있는 미래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조성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민세린·박나리·정인주(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동상: 브레이킹 더 월
    원시 사회에서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이었다. 동굴에 살면서도 식량 확보와 주거를 위해 자연 형태를 변화시키지 않았다. 인간과 자연의 경계선은 불분명했다. 농경 사회에 접어들며 사람들은 고정된 생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자연에서 재료를 획득했고, 이 재료는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고립시키며 마을이나 도시의 원형을 형성했다. 인간의 거주지는 원시적 재료로 건설된 ‘섬’과 같았고, 생산 활동은 여전히 자연에서 이루어졌다. 산업 시대에 도로와 해안가는 ‘직선’으로 굳어졌으며 ‘섬’을 서로 연결해 ‘면’을 형성했고, 인간과 자연 사이에 명확한 ‘분할선’이 만들어졌다. 인간 사회가 자연으로부터 고립된 것이다. 오늘날 인간의 삶은 자연에서 완전히 유리되어 있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서로 적대적이다. 인류세라는 시대적 배경과 기후변화라는 과제 앞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새만금 지역의 과제 1991년 한국 정부는 신규 도심 지역 개발, 농업 생산 증대 등 수많은 목표 달성을 위해 새만금 지역 간척사업을 발표했다. 생태적, 경제적, 생계의 이유로 학계, 지역 주민, 각계 단체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했지만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간척 사업이 진척됨에 따라 제방 내부의 수위는 지속적으로 내려갔다. 방조제로 인해 안쪽 해수의 순환이 외부 바다와 단절되면서 원래의 생태적 기능들이 상당 부분 훼손되었다. 사업은 생태적 문제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토착 생물의 서식지 상실, 어장 피해, 높은 유지·관리 비용, 지역의 전통 문화 파괴와 같은 여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콘셉트 ‘벽’은 새만금 사업으로 건설된 공간의 안과 바깥을 가로막고 있는 방파제를 가리킨다. 동시에 안정화, 순환, 성장을 향한 자연의 지향성과 생존, 개발, 수요에 대한 인간의 욕구 사이의 모순을 상징한다. 둘 사이에 존재하는 좁힐 수 없는 모순을 해소하고자 ‘벽을 허문다’는 콘셉트를 세웠다. 자연과 인간을 갈라놓고 있는 벽을 개방하고 두 관계의 조화를 추구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Ke Fangni(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Mai Haotian(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조경학과 석박통합과정)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동상: 탈바꿈: 경사지를 복원하다
    한국의 알프스 한국의 고도 성장 이면에는 무분별한 산지 이용과 개발이 있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산불과 산사태 역시 산림을 훼손시켰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자정 작용 덕분에 생물 다양성이 유지됐지만, 급격한 환경 파괴로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1984년부터 2006년까지 스키장으로 사용된 강원도 고성시 알프스 스키장의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스키장 슬로프가 침식되며 많은 양의 토양이 유실되었고, 스키장 운영 후 남아 있는 인공 눈의 화학 물질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땅에는 외래 식물이 침입해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산림의 지형을 조작하고 공간을 재해석함으로써 훼손된 생태계와 잃어버린 산림의 자정 능력을 되찾아주고자 한다. 전략 토양 보존: 이끼 포자 배양 기술을 활용해 이끼를 발생시켜 사막화된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이끼 포양 배양 키트의 경우, 포자 배양액과 성장을 돕는 영약액, 잘 퍼지게 하는 호르몬 액으로 구성한다. 활착한 이끼는 토양 내 질소와 인을 고정해 다른 수목의 뿌리 생장과 번식에 필수적인 매개체가 되어 산림 환경 복원을 가속화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대기의 질, 토양 오염도, 산림 영양 상태, 환경 건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어 재난 복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 효과도 있다. 새로운 구조 이식: 알프스 스키장의 지형을 목적에 맞게 흙을 채워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리조트 건물을 철거하며 나온 건설 폐기물과 흙으로 순환 골재를 만들어 계단식 녹지의 벽을 세운다. 계단식 녹지는 훼손 이전의 산림 기능을 되찾아줄 뿐 아니라 토양 침식과 유출을 막아 산사태를 방지한다. 이곳에 숲을 조성할 경우, 지하에 관정을 설치해 수목 생장에 필요한 물을 지하수를 통해 제공받고 가뭄에 대비할 수 있다. 계단식 녹지는 한국 고유의 문화적 경관을 형성해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식생 복원: 잠정적종자이동구역(Seed Transfer Zone)을 통해 식생을 복원한다. 잠정적종자이동구역이란 외래종과 토착 식물이 교잡하게 되어 유전적 교란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는 구역이다. 기후대, 습도, 토양 상태 등 지형과 환경적 특징을 기준으로 복원용 종자 서식지를 규정하고, 이를 통해 산림 복원의 성공률을 향상시킨다. 복원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곳곳에 토착 식물 종자 자료판을 설치해 방문자의 학습을 돕는다. 공간 활용: 산림학교와 산림연구시설을 설치한다. 산림학교는 방문자에게 산림 복원의 중요성을 알리며 자연과 환경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교육과 휴양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복원된 산림 속에 교육 휴양 시설을 구축한다. 이 시설은 지역 사회와 연결되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산림연구시설은 생물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산림 생태계를 보전한다. 식물 생장에 방해가 되는 해충과 질병, 백두대간 내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식물 활용 및 보전에 기여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이희수·이민서·권용조·최민(배재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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