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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FTA와 조경 ; 한미 FTA와 한국사회
    지난 4월 2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었다. 2006년 6월에 시작된 한미 FTA 협상은 농업개방을 수반하는 강도 높은 시장개방에 대한 정치적 부담과 더불어, 서비스, 투자, 무역규범에 대한 광범위한 개방이슈에 대한 양국간 입장차이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그다지 진전이 없었다. 또한 국내에서는 미국과의 FTA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대론자들이 조직적으로 반대여론을 확대해 나갔고, 협상 기간내내 광우병 쇠고기 검역관련 협상까지 동시에 진행되므로써 협상진행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였다.하지만, 금년들어 협상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였고, 양국 정부 관계자들도 상대국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하게 됨에 따라 당초 설정되었던 3월말 협상 타결이 가능해질 수 있었다. 한편, 지난해 말 미국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신통상정책을 공화당 정부에 제기하였고, 협상 타결이후 미국측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한 신통상정책을 협정을 반영시킬 것을 요청하였다. 환경, 노동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된 신통상정책을 수용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판단하에, 우리 정부는 미국측 요청사항의 대부분을 수용하였다.국제경제학적으로 보면, 미국과의 FTA 경제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대상국일 뿐 아니라, 양국간 교역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6년 수입액이 1조8551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수입시장일 뿐 아니라, 2006년 경상가격 기준으로 우리의 16배에 달하는 약 14조 달러 규모의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다. BRICs 등의 신흥시장도 중요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나아가 주도권을 확보해야만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의 대미 주력수출품인 자동차와 섬유가 포함된 상품분야는 FTA협상에서 가장 많은 인력과 노력이 투입되면서 일반국민의 많은 관심을 끄는 분야이다.한미 FTA로 기대할 수 있는 경제효과는 일차적으로 대미 수출확대로부터 발생할 것이다. 양국은 상품양허에서 공히 양국간 교역되는 상품의 100%를 관세철폐하기로 하고, 이 중 약 94%는 조기철폐(3년 이내) 하기로 합의하였다. FTA가 발효되어 평균 4.9%의 관세 부담이 없어지면 가격경쟁력에서 중국 등 개도국 상품에 뒤지는 현재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행 약 20만 달러에 달하는 중앙정부 물품 및 서비스 양허하한선을 10만 달러로 낮추기로 합의함에 따라 미국의 연방정부 조달시장을 상당부분 추가로 개방하게 되었다. 입찰참가 및 낙찰과정에서 미국본토내의 실적뿐 아니라 해외실적도 인정받게 됨으로써 미국 조달시장 진입장벽도 완화될 것이 예상된다. 미국 조달시장 진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우리나라 일부 중소기업들이 성공적으로 미국 정부기관에 조달하고 있고,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수출진흥기관들이 미국 조달시장 진출 방안을 업계에 홍보하고 있어, 한미 FTA에서의 조달시장 진출 기준 완화가 우리 업계의 미국 조달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인교인하대학교 경제학부(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한미 FTA와 조경 ; FTA시대의 조경 산업의 미래
    건설산업부문의 환경변화FTA 체제 하에서 교역의 자유화란 경제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지 시장 단일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즉 두 나라의 제도와 기준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아니고 재화 및 서비스의 국가간 유통과정에서 교역에 방해되는 요소를 서로 제거하는 것으로 자국 국민들은 건설기술관련 경력사항을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고서도 건설기술자로 일할 수 있으나 외국인들은 신고해야 한다든지, 자국 업체들은 내지 않는 부담금을 외국 기업들은 내야하는 등의 차별대우를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우리제도는 그대로 존속시키되 같은 제도하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외국인들과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원칙이다.그러나 해외로 진출하려는 우리기술자들 입장에서는 우리것만 고집해서는 선진 외국시장에 진입하기 힘들다. 인력시장 개방의 완성은 APEC 엔지니어 제도와 같은 자격의 상호인정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되지만 최종절차는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선진국이 우리 것을 공부하여 우리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남을 배워 그 나라 시장에 침투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면서, 아무 지장없이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주재국 사람들과 똑같은 수준까지 현지화, 세계화가 되어야 동등한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조경분야에서 대응방안과 미래에 대한 생각한국 조경시장의 외국기업 진출상황을 보면 급속한 양적성장이 눈에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경시공분야는 그렇지 않지만 필자가 기억하기로 조경설계분야에서의 외국업체의 한국참여기회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11년 전쯤 여의도공원의 현상공모때 국내 조경설계업체들이 외국 조경설계회사와 컨소시움 방식으로 참여하면서 관심이 고조되었고 선진조경설계체험의 효과가 있었으며, 그 이후로 각종 대형 프로젝트에 미국조경업체(SWA, Edaw, Hok, DSK, Sgla, Balmori, Field operations, Sasaki 등)들의 국내진출이 꾸준히 있어왔다. FTA 체결을 계기로 국내외사의 차별적 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양적경쟁의 증대가 예상되어진다. 특히 최근에 현상공모가 시행되었던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녹지공모에는 전체 출품작 수의 30%정도 외국업체가 참여하였고, 최근 관련분야인 건축 현상공모로 발주된 동대문운동장은 국내건축가 4명, 외국건축가 4명 등 8개 업체를 지명경쟁시킴으로 인해 50%의 외국업체 참여율과 외국건축가 Jaha Ha양의 당선이라는 이벤트를 남기기도 했다. 물론 이를 부정적 시각으로만 볼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이를 계기로 선의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자기계발과 경쟁력, 회사규모 갖추기 등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공모 경쟁외에도 각종 심사위원 구성에서도 외국전문가의 구성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공모를 위한 판넬의 영어사용 규정 등 국내 프로젝트이면서 언어까지 걸림돌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그런 반면 필자도 해외조경업의 수주를 위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왔지만 순수 조경설계분야에서 미국의 업무를 수주한 업체는 전무하지 않나본다. 특히 미국의 조경시장은 오랜 역사를 가져 신규 프로젝트가 소수이고 규모가 작아서 국내 조경업체가 진출하기에는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조경설계 뿐만 아니라 시공, 재료 수출 등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그러므로 우리 조경분야에서는 미국보다는 미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들을 잘 관리조정하고 탁월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 동남아와 아프리카지역의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면 어떨까 한다.최근에 일부 국내 엔지니어링회사가 알제리나 리비아 등의 북아프리카지역의 대형 도시개발프로젝트를 수주한 사례가 있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중앙아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 동남아시아의 수주 또한 눈에 띄게 증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규모 도시개발프로젝트와 리조트개발사업이 대부분이지만 그런 규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도시 내 조경분야의 업무를 담당하여야 한다고 본다. 특히 중국시장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가까이 다가와 있다고 보는데 최근에 모 조경디자인회사에서 북경에 지사를 내고 국내의 일과 중국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조경사회 행사관계로 국내 순수 조경설계업체를 파악해보니 2백개 업체나 되는 것을 보았다. 정말 많은 업체들이 수도권에서 일을 하고 있음을 알았는데 이제 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조경업체가 주모태가 되는 업체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조경설계를 중심으로 도시계획, 토목, 건축 등이 포함된 직원 1백여 명 이상의 규모를 갖춘 회사들이 생겨나서 대외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첫 번째 숙제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와 회사간의 통합이나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또한 글로벌 경쟁시대에 대비한 다양한 전문 인력의 양성과 규합이 필요하다고 본다. 언어적으로 국제화 될 수 있는 다양한 국가의 조경인력을 받아들여 경쟁시장에서의 언어, 문화 장벽을 허물 수 있는 다국적 고급인력의 수급이 중요한 과제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수주대상국의 문화와 제도, 프로젝트 등의 빠른 이해를 통해 효율적 업무 수행과 고품질 성과품의 납품으로 연속적 업무수행업체로서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최근 필자는 세계적 건축가들과 일할 기회가 있어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세계 곳곳에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일년의 70% 이상을 세계를 돌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건축가를 보면 우리 조경가들도 아침은 서울에서, 점심은 상해나 북경, 저녁은 베트남에서 먹는 그런 날이 곧 다가오리라 본다. 그 멋진 상상들을 하며 한미 FTA 체결을 긍정적 사건으로 인식하고 나와 회사와 업계와 학계가 협력하여 세계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그 날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그리고 미래는 예정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며 국토면적이 좁은 우리의 제한적 요소를 FTA를 통해 세계로 나가는 기회로 삼아 우리의 짧은 조경역사를 새로운 기적으로 승화시켜 나가길 기대해 본다. 연약하고 작은 다윗이 거대한 골리앗을 한 번에 쓰러뜨린 것처럼 미래를 만들어 가고 싶다. 글 _ 최신현 David Choi(영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한미 FTA와 조경 ; FTA와 조경관련 법제도
    복잡한 현대사회에서의 국가간의 관계는 늘 변화하고 있으며, 국가간의 법령 역시 현대사회의 요구에 부응해야만 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던 관세 보호정책도 선진화의 물결 속에 개방이라는 절실한 당면과제를 떠맡게 된다.우리나라 최초의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인 한-칠레 FTA가 2004년 발효된 이래,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에 이어 2007년 4월 2일 한미FTA가 네 번째로 타결되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며, 2006년 우리나라 전체 교역량의 2.1%를 차지하는 미국과의 FTA 협상 타결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과거 FTA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자동차, 섬유, 농업 등 핵심 쟁점 분야에 비하여 건설분야는 이번 한미 FTA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이는 1997년 1월부터 WTO 정부조달협정(GPA : Government Procurement Agreement)에 따라 공공건설부문 시장이 상당 부분 개방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되며, 이번 한미FTA에 있어서는 기존의 개방을 재확인하고 일부 영역에 대한 추가적인 개방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협상이 타결되었다.국제 정치적 ‘globalization’상의 환경보전의 강조 등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현 행정부의 정치관에 따라 건설분야의 일종인 조경분야 관련 FTA 내용 역시 일반국민들의 관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보며, 조경업역에서의 정부조달제도의 변화와 기술인력 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클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FTA 관련 조경 세부분야를 교육, 시공, 설계 등으로 나눠볼 수 있지만 FTA가 협정행위이고, 협정이란 제도에 해당하며, 모든 분야의 업무가 결국은 제도에 의해 수행된다는 점에서 조경분야에서 법제도 분야에 대한 검토와 그 대응전략을 살펴보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본다. 조경분야 관련 FTA 현황1. 건설분야 한미FTA1) 주요 내용한미 FTA 협상에서 건설산업과 관련 있는 분야는 조달분과 및 통관분과로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첫째, FTA의 정부조달 분야는 미국 주정부 및 한국의 지자체와 공기업을 제외한 중앙정부로 한정하였으며, 향후 양국 정부조달시장 진출의 제도적 장벽을 제거함과 동시에 정부조달과 관련된 문제 발생시 양국 정부끼리 신속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정부조달 실무작업반(WG : Working Group)을 설치키로 합의하였다.둘째, 민자사업(BOT(Build Operate Transfer)만 해당)을 정부조달 대상에 포함하였으며, 이와 관련된 중소기업 보호조항을 신설하고 건설서비스 양허하한선을 현행 수준을 유지하였다.셋째, 미국의 건설시장 입찰 및 낙찰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입찰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한국업체의 미국 내 과거 실적 요구를 금지하였다.넷째, 현행 약 2억원에 달하는 중앙정부 물품 및 서비스 양허하한선을 1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였다.다섯째, 기술자(조경분야 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등 해당)와 건축사의 양국간 상호인정을 협정발효 1년 이내에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한 작업반(WG : Working Group)을 협정발효 직후에 설치하고, 협정발효 1년 이내에 논의를 개시하여 2년 이내 논의 결과를 공동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본 작업반은 양국 협회의 상호인정을 위한 약정체결 촉진방안, 양국의 면허발급 및 증명절차에 대한 실현가능 모델 개발, 기타 서비스 공급에 관한 상호 관심분야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다만 이러한 전문직 자격을 가진 사람들의 취업비자 문제는 미의회 권한임을 이유로 들어주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와 체결한 FTA에서는 전문직 비자쿼터를 줬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2)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 예측금번 한미 FTA 타결이 국내 건설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미미할 것으로 판단되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첫째, 한미 FTA로 인하여 추가로 개방되는 시장 규모가 미미하다. 1997년 WTO 정부조달협정(GPA : Government Procurement Agreement)에 따라 우리나라 중앙정부 조달시장과 미국 연방정부 및 37개 주정부 조달시장은 이미 개방되어 있으며. 민자사업(BOT : Build Operate Transfer) 역시 ‘사회 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의해 개방되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금번 한미FTA로 인하여 추가로 개방되는 건설시장은 1억원 이상 2억원 이하 규모의 엔지니어링 시장에 불과하다.둘째, 미국 건설업체가 단기간 내에 국내 공공부문 건설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낮다. 국내 공공부문 건설시장은 300억원 이상 공사에 대한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및 민간건축부문의 위축으로 인한 공공건설부문 수주경쟁 심화 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어 미국 건설업체들의 참여를 유인할 만한 요인이 적은 상황이다. 실제로 1997년 공공부문 시장이 개방된 이래 미국 건설업체가 공공부문 입찰에 참가한 실적이 전무하다.셋째, 국내 건설업체들도 단기간 내에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입ㆍ낙찰 과정에서 과거 미국 내 시공실적에 대한 요구가 금지됨에 따라 형식적으로는 미국 내 시공실적이 전무한 대부분의 국내 건설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보증보험 발급기관 상호인정’이 제외됨에 따라 국내 건설업체들이 미국 정부 조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보험회사로부터 공사이행보증을 발급받아야 하며, 미국 보험회사는 미국 내 시공실적 및 신용상태를 근거로 보증보험을 발급하고 있어 국내 건설업체의 미국 정부조달 시장 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 기대효과한미 FTA 체결 이후 정부 입찰제도를 비롯한 국내 건설산업 시스템의 선진화에 대한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설계ㆍ엔지니어링ㆍCM 등 미국 건설업체들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소프트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사업에 대한 선별적인 국내 시장 진출이 이루어 질 가능성이 있어 국내건설업체에게 위협을 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미국 건설업체들의 국내 시장 잠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를 계기로 국내 정부의 입찰제도 시스템 및 건설업체들의 각종 선진화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제한된 국내 시장에서 탈피하여 해외시장에서의 수주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신익순 Shin, Ick Soon 호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한미 FTA와 조경 ; FTA와 환경보호
    얼마 전 중국에서 제조되어 우리나라로 수입된 김치 때문에 우리사회가 홍역을 치뤘다. 우리사회에서 사용이 금지된 인체에 유해한 색소와 재료들을 사용하여 제조된 김치가 싼 값에 우리나라에 수입, 시중에 유통되어 발생한 결과였다. 요즈음 중국에서는 계란도 화학약품을 사용하여 가짜를 만든다고 한다. 허용되지 않는 화학염료를 사용한 중국산 섬유가 싼 값에 수입되어 제조된 의류는 예기치 않은 피부병을 일으킬 가능성도 다분하다. FTA(자유무역지역협정)는 기본적으로 국가 간의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경제활동의 영역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유해 원료 또는 제조방법을 사용하는 제품 생산을 우리가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면에서는 문제가 된다. 높은 환경기준을 갖고 있는 국가의 기업체 입장에서도 높은 환경기준을 준수하려면 추가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고도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다면 상대적으로 환경규제가 약한 다른 나라로 공장을 이전할 유인이 커지게 된다. 중국에서 문제를 일으킨 김치공장들은 사실 한국에서 옮겨간 공장들이거나 한국인들이 소유주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자유무역과 환경의 충돌은 국제사회에서 유명한 사건을 만들기도 하였다. 미국 내에서 연어잡이를 하기 위한 그물에 돌고래가 걸려서 죽게 되자, 돌고래 보호론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그 결과 미국 정부는 돌고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어를 잡지 않으면 연어나 연어를 사용한 가공품이 미국 내에서 판매될 수 없도록 조치를 하였다. 돌고래 보호 측면에서는 좋지만 막상 돌고래 보호 조치를 취할 능력이 없는 개발도상국 수출업자들은 연어 수출의 큰 시장인 미국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이 문제는 WTO(세계무역기구)에서 다뤄지게 되었고 자유무역과 환경보호의 문제를 논하는 중요한 선례로 남아 있다. 이렇게 자유무역 실현과 환경보호가 충돌하는 문제가 계속되자, FTA에 환경관련 조항을 포함시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그 처음은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를 체결하면서 강력한 환경조항을 포함시킨 데서 찾을 수 있다. 이후 FTA에 환경조항을 포함하는 것은 중요한 추세가 되었다. 우리가 미국과 체결한 한미 FTA의 환경조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의 환경조항과 매우 유사하다. 환경친화적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한미 FTA 환경조항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양국은 높은 환경보호 수준을 유지하여야 한다. 국내에서 제조되는 제품을 수출할 목적으로 국내 환경법에 저촉되는 제품 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환경법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적용하여야 한다. 사실 환경보호에 대한 감시에는 정부와 함께 시민사회의 역할이 큰 만큼, 환경조항의 이행 여부에 대해서 개인이 정보요청, 의견개진 및 조사요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환경조항의 효과적인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서 양국의 고위관리로 구성되는 환경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 아울러 양국은 FTA와는 별도의 환경협력 협정을 체결하여서 FTA를 계기로 양국 간에 보다 포괄적인 환경협력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되었다. 여기서는 관련 국제환경조약과 FTA의 상호보완적 역할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구체적인 환경협력 사업을 다루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미 FTA가 막판 진통을 겪었던 원인이었던 환경분쟁 절차의 경우 환경법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이유로 제소되어 패소하면 징벌적인 배상금을 상대국에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내용의 한미 FTA의 환경조항의 성격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다소간의 오해가 있었지만, 앞으로 한미 FTA 환경조항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그리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예를 들면 미국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환경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입이 제한되게 된다. 이러한 제도가 의도적으로 미국 자동차 수입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편파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한 일방적으로 제소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도 그동안 미국 자동차 시장에 수출을 하면서 미국의 엄격한 환경기준이 우리나라의 수출 자동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오염저감 장치를 장착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서 그들의 환경기준을 준수하였다. 특히 우리와 미국은 서로 간에 환경 보호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에서도 많은 분쟁이 발생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정서용고려대학교 교수, 바젤협약 이행준수위원회 위원(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한미 FTA와 조경 ; FTA와 조경분야의 대응전략
    경제·사회적인 변화를 몰고 올 한미FTA협상이 추가협상까지 마무리한 채 한·미 양국의 국회 비준을 기다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칠 것이다. 그 중 건설 특히 ‘조경’쪽의 변화와 대처 방법을 생각해볼 때이다.한미FTA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서 시작되었고 양국 정부의 현정권 말기임에도 불구하고 급속하게 협상을 완료하였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70%에 이르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한계에 다다른 현재의 대내외 경제상황을 돌파하기 위하여 신 성장동력을 부여하고, 중국이나 후발개도국에 빼앗긴 미국 시장을 무관세내지 저율의 관세로 미국 시장을 회복하고 또한 우리 경제와 사회 시스템 전반을 선진화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고자 서둘러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서는 농축산물 수출 증가와 서비스나 금융 분야의 절대 우위를 이용한 한국 시장 개척 등의 경제적인 이익을 꾀할 수 있다. 또한 잠재적인 경쟁상대국인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견제하고 일본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한미FTA를 서둘러 타결했다는 시각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한미FTA 체결이후에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극심한 변화가 뒤따를 것이다. 그 폭은 1998년도부터 시작하였던 IMF사태보다도 더 클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우리 대다수가 원했고 미리 알고 나서 닥치는 변화라는 점에서 극복하기에는 좀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대부분의 제조업이 큰 혜택을 볼 것이지만 농축산업이나 서비스분야에서의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건설분야의 대외 개방은 이미 1997년 WTO체제 출범에 따른 건설업 면허 개방 조치가 있었다. 최초의 건설시장 개방 당시의 수많은 우려와 피해의식은 10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중동 시장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건설 시장에서는 자국의 건설업계의 붕괴를 내버려두지 않기도 하려니와 건설산업이 가지는 특성 때문에 타국의 건설시장에 접근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탓도 있다. 단순히 공장을 지어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습이나 정부조달 체계, 노동조건, 하도급 방식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오는 불안감 때문이라도 타국의 건설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가 어려운 것이다.건설분야 그중에서도 조경은 토목이나 건축과 달리 세계 각국의 고유한 문화적인 요소가 강한 분야이다. 자연조건, 기후조건, 인구밀도, 토지정책, 종교적인 관습 등의 여러 요소가 조경부문의 설계와 시공, 관리를 결정한다. 이러한 이유로 한미FTA 체결 이후에도 국내의 조경분야의 시장을 쉽게 미국 조경업체에 내어 줄 것 같진 않다. 그러나 조경건설산업은 크게 봐서는 건설시장 속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변화의 무풍지대에 안주할 순 없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조경시장은 정부공사와 민간이 주도하는 주택 조경공사로 형성되어 있다. 민간 건설업체에서 시행하는 주거단지 조경부문은 세계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고급 품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분양가 자율화로 인하여 민간 주택시장의 과열 경쟁이 시작되었고 외부 조경공간의 고급화를 꾀하여 주택의 상품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주택건설업체의 마케팅 전략으로 주효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도시화와 주택의 밀집화 현상으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조경의 고급화라는 방식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었다는 시각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최근 들어 부동산가격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기 위하여 주택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었지만 주택 건설시장에서의 조경부문에 대한 투자는 쉽사리 감소하지 않을 것 같다. 홍태식 Hong, Tae Sik (주)청산조경 대표(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파주출판도시 ; 내부에서 바라보는 파주출판도시
    파주출판도시 이용후 평가에 관한 소고 주말의 파주출판도시,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는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다. 이러한 풍경이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미 파주출판도시가 디자인 관련 분야 학생들과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견학지로서 자리매김하였기 때문이다. 파주출판도시가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국내 최초로 (계획가들의 손에 의해)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계획되고 완공되어진 도시이기 때문인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외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인하여 점차 더 매력적으로 변모할 것이며, 우리에게 생각꺼리를 던져주는 도시가 될 것이라는 점에 재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파주출판도시는 이처럼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매일 의 일과를 치러내고 있는 파주출판도시 내 근무자들에게도 매력적인 도시일까? 그들에게 이곳은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2007년 5월 즈음, 교육연수지원시설 게스트하우스 호텔 ‘지지향(紙之鄕)’이 완공되면서 파주출판도시의 1단계 사업이 공식적으로 종결되었다. 1단계 사업이 종결되는 시점에 맞추어 파주출판도시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파주출판도시를 외부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들은 많았지만, 내부에서 바라보는 파주출판도시에 대한 글은 많지 않았다. 이 글을 통해 파주출판도시 내부 구성원들이 바라보는 파주출판도시에 대한 내용을 ‘이용후 평가’라는 형식을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은 배제하고, 외부에서 바라보는 이 도시에 대한 동경이 내부의 근무자들에게도 그대로 유효한지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우리 전문가들이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은 없는지를 알아봄으로써 추후 계획될 2단계 사업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파주출판도시의 이용후 평가 개요이용후 평가는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환경설계와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등의 관련 학문 간의 유대로 시작되었으며, 일반적으로 건설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평가를 시행함으로써 이용자의 만족 요인과 환경의 적합성을 분석하여 기존 환경의 개선 및 새로운 환경의 설계에 필요한 자료를 제시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1단계 사업이 종결되고 2단계 사업의 시작점에 놓여 있는 파주출판도시는 아주 적절한 대상이 되었다. 파주출판도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도시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였고, 이를 위해 평가 내용을 시각/미학적 부분, 물리/생태적 부분, 사회/행태적 부분으로 나누어 조사하였다.대상자의 적절한 선택을 위하여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에서 구분하고 있는 지역구분1)을 차용하여 4지역으로 구분하고 각 지역별 근무자를 대상으로 2007년 4월 27일, 30일, 5월 2일 사흘간 파주출판도시에서 조사가 진행되었다. 전체 300부가 배부되었으며, 이중 241부가 회수되었다(회수율 80.3%). 회수된 241부 중 228부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자료분석은 spss pc+ (ver12)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파주출판도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응답자의 특징(표1 참조)을 살펴보면 성별에 있어 여성 비율이 남성 비율의 두 배 정도로 나타났으며, 20, 30대의 젊은층이 전체의 80% 정도로 평균 연령이 젊었다. 근무분야에 있어서는 출판사가 압도적인 비율(약 81%)로 나타났고, 이외에 인쇄 및 출판 관련사와 기타의 비율의 순서로 나타났다(기타의 경우에는 파주출판도시내 건축물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건설업체, 갤러리 등이 포함되었다). 전반적으로 파주출판도시 내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무자들은 출판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 업종 특성상 여자의 비율이 높았으며, 20, 30대의 젊은 층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시각/미학적 부분의 이용후 평가 결과파주출판도시 근무자들이 평가하는 파주출판도시의 시각·미학적 부분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면, 근무자들은 파주출판도시의 개성적인 건물형태에 가장 많이 만족하고 있었으며, 이는 파주출판도시가 초기 계획부터 건축가에 의해 조성된 도시라는 특성이 잘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개성적인 건물형태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주변과의 조화에 있어 문제가 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어 초기 계획부터 재료의 통일성과 설계유형에 대한 몇 가지 기준제시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개성으로 인해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각/미학적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파주출판도시의 이미지에 대한 부분으로 아직까지 출판도시라는 도시 이미지가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파주출판도시는 책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부에서 생각하는 도시이미지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 의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이미지를 제외하고 다른 시각?미학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보통 수준의 만족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시각·미학적 부분의 전체 만족도 역시 보통수준의 평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 _ 권니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파주출판도시 ; 출판인들의 손으로 만든 책의 수도
    지난 5월 개관한 북시티 게스트하우스 ‘호텔 지지향(紙之鄕)’ 로비에서 출판도시의 1단계 완성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다. 1988년 북한산 정상에서 한국출판문화산업단지 건설을 결의한 이후 20여 년 만에 맺은 열매였다. 현재(2007년 7월) 출판도시에는 26만여 평의 대지 위에 250여 개의 출판ㆍ유통ㆍ인쇄업체가 입주해, 협업을 위한 터잡기에 매진하고 있다. 출판 관련 산업들이 한곳에 모였으니 자연히 생산과 유통라인에 저비용 고효율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다양한 출판 관련 문화행사가 끊이지 않도록 숨고르기를 하고 있어 조만간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출판도시가 그 중심에 두려 하는 것은 애초에 이 도시를 기획했을 때의 초심, 즉 “인간성 회복을 위한 도시”를 향한 염원이다. 우리는 출판도시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책을 함께 담아내는 아름다운 그릇이 되기를 바랐다. 우리나라 여느 도시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시끄러운 간판들과 불균형한 도로체계, 부조화한 건축물들이 자아내는 강박감은 도대체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도시가 단순한 건축물의 집적체가 아닌, 인간을 담아내야 할 공간임을 되새겨 볼 때 이는 참으로 큰 문제였다. 우리는 이 원인을 공동의 가치 상실에서 찾았다. 개인의 이익만을 탐하다가 인간적인 삶을 스스로 포기해버린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책을 만들던 출판인들은 그 손으로 도시 만들기에 도전하게 된다. 이렇게 출판과 건축, 출판과 도시가 함께 걸아야 할 운명이 시작된 것이다. 1980년대, 열정이 태어난 시대우리가 처음 출판도시를 일구자 다짐했던 1980년대는 급속한 경제발전과 더불어 국내 출판량 역시 세계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성장세를 이뤄내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는 개개 출판사의 성장, 그것도 외형적인 성장이었지 한국 출판계의 공동체적 성장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전쟁 직후 어려운 소용돌이 속에서도 선배 출판인들이 지금 북센의 모체쯤인 출판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공동 공급을 꾀했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당시 본인을 비롯해 지식산업사(김경희), 한길사(김언호), 민음사(박맹호), 범우사(윤형두), 문예출판사(전병석), 평화출판사(허창원) 등 뜻을 함께한 출판인들은 정기적으로 산행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있었다. 북한산과 도봉산 등을 함께 오르며 지금의 출판계가 가진 문제들을 중심으로 담론하던 우리는 자연스럽게 현대적인 출판유통센터를 중심으로 생산과 유통이 하나로 연결되고 여기에 문화적인 힘이 더해진 도시를 건립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국출판문화산업단지 건설’이라는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으다놀라운 추진력으로 이 년여 만에 삼백육십 개가 넘는 출판 관련사를 회원으로 모으게 된 우리는 여러 조사와 연구와 검토를 통해 다음과 같은 부지 기초안을 내놓기에 이른다. 첫째, 서울 도심에서 1시간 이내의 지역일 것, 둘째, 화물수송을 위해 육로와의 원활한 연계수송을 보장할 것, 셋째, 집단이주가 가능한 대규모 신개발 주거지 인접 지역일 것, 넷째, 도시기반시설이 완비될 것, 다섯째, 토지매입가가 저렴할 것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이러한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를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때마침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신도시 건설계획에 출판단지를 포함시켜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하면서 우리의 길고도 질긴 ‘대정부 설득 작업’이 시작되었다.우선 국가의 정책적 배려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출판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정받고, 도시 조성을 통한 산업파급효과를 증명해야 했다. 이에 추진기구는 1990년부터 ‘문화의 산업화, 산업의 문화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혜를 빌려 우리의 사업계획을 전략적으로 구체화시켜 나가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기초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황기원 교수팀이 맡았다. 우리가 황기원 교수팀에게 주문했던 것은 우리 출판 산업의 전반적인 데이터를 모으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분류-분석한 다음 적절한 산업모델을 창출해내는 것이었다. 이제 막 출판을 산업의 단계로 끌어올리던 우리 출판계로서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연구나 관련 자료를 갖추고 있지 못했기에 그만큼 더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후세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작업이었기에 황기원 교수팀은 우리와 함께 그 어려운 기초작업에 매진해 주었다.더불어 우리는 기존 산업단지가 가지고 있던 건조하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해 일찍이 건축 계획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민현식, 승효상 두 건축가를 주축으로 영국 북런던대 플로리안 베이글 교수와 또 다른 젊은 건축가 김종규, 김영준 등 다섯 건축가의 참여로 ‘출판도시 건축지침’을 작성하게 된다. 이 지침서의 조항들, 예를 들어 건축의 소재부터 형태의 규칙, 구역 구분에 따른 특별규정 등은 건축주가 본인의 이익을 최대한 양보해야 가능한 것이었기에 이를 납득시키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성이 살아있는 도시, 자연과 함께 숨 쉬는 도시, 문화가 살아있는 박물관 도시에 대한 이해로, 2000년, 마침내 모든 조합원과 건축가들이 이를 철저하게 지킬 것을 약속하는 협약서를 체결하게 된다. 우리는 이 협약을 가능하게 한 아름다운 정신이야말로 우리 현대 문화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으로 확신한다. 이 협약서는 ‘위대한 계약서’라 명명되었고, 그후 많은 이들에 회자되었다. 정부의 동의를 이끌어 내다단지를 개발하는 법적 근거는 ‘산업입지 및 그 개발에 관한 법률(약칭 산입법)’과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약칭 공배법)’ 그리고 이들 법의 시행령이었다. 번번이 법률과 이를 집행하는 이들이 갖고 있는 ‘경직성’에 좌절하던 우리는 문민정부의 역사와 함께 또 한 번의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1994년 우리의 끈질긴 노력에 정부가 출판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그 육성책으로 정부 차원의 사업추진단을 결성한 것이다. 당시 추진사업의 주무부처였던 문화체육부(현 문화관광부)는 곧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에 42만3천평(유수지 제외) 규모의 출판단지 조성의 세부계획을 확정 발표하기에 이른다. 6년 동안 관련 부처들의 문지방이 닳도록 넘나들며 설득해 온 덕분이었다. 특히 이 지역은 군사 작전지역이라, 군사 동의가 필수조건이었다. 우리는 거대한 시설이 도입돼야 하는 이 계획을 성취시키기 위해 군당국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파고를 넘겨야 했고, 우리는 그 일을 해내었다. 뿐만 아니라 출판도시에 입주하는 업체 중 기본 요건을 갖춘 업체는 입주를 기준으로 5년 동안 소득세와 취득세 전액을, 그후 3년 동안은 50%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되었다.이후 1998년 파주시 자유로변 황무지에 첫 삽을 댄 역사적인 순간부터 2007년 게스트하우스 ‘호텔 지지향’의 완공과 더불어 출판도시 1단계 사업이 완성됐음을 선포하던 그 날까지 10년 동안 출판도시는 숨고를 틈 없이 달려왔다. 공사가 조금씩 안정권에 접어든 2003년에는 ‘파주출판도시 어린이책잔치’를 처음으로 개최하여 출판문화도시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글_이 기 웅 Yi, Ki Ung ·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파주출판도시 ; 파주출판도시 경관리뷰 1 : 회동길 따라 거닐기
    Walking along the Hoedong-gil교문사_건축선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선이 독특한 기하학을 이루는 교문사는 제한된 대지면적안에 필요한 건축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V형으로 접은 건축가의 묘안으로 탄생했다. 과연 의도된 연출이었을까? 건물밖에서 안으로는 출판단지의 중심경관이 되는 심학산으로, 안에서 밖으로는 한강으로 시선이 집중된다헤르만하우스_파주출판도시 북동쪽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타운하우스. 앞쪽으로는 한강을 뒤쪽으로는 심학산을 바라볼 수 있다. 심플한 외관이 갈대샛강과 어우러져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글·사진_손석범 기자
  • 파주출판도시 ; 파주출판도시 경관리뷰 2 : 광인사 길에 있는 것과 없는 것
    Something and Nothing on the Gwanginsa-gil 보림출판사_특색있는 사옥으로 손가락에 꼽히는 곳이다. 단번에 압도당하는 건축 외관의 실험성 만큼이나 외부공간 조성에도 나름의 고집이 묻어난다. 나뭇가지를 재료로 하여 만든 독창성 짙은 작품들은 단지 '보기'만 하라는 친절한 메시지와 더불어 지나는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적지 않았음을 짐작케한다. 벤치와 초화류의 배치가 예사스럽지 않은 디테일의 세심함을 쉽게 눈치챌 수 있으며, 그런 정성스런 느낌은 이곳을 찾은 이방인을 즐겁게 한다 생태도시?! 녹지 참 없다. 이름뿐인 생태도시는 갈대샛강으로 체면치레를 한다. 아참, 무공해 에너지를 상징하듯 돌고 있는 저 바람개비도... 글·사진_박광윤 기자
  • 파주출판도시 ; 파주 출판도시 앞으로의 과제
    시작출판도시의 윤곽이 가시화되면서 직접 간접 수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 도시와 건축 형성의 과정에서부터 도시의 구조, 유형의 의미, 건축의 제어, 조경의 대안까지 참으로 다양한 질문이 있었다. 그들 질문의 핵심은 출판도시의 성과가 도시 일반적인 주제로 무엇인가에 집중되어 있었다.사실 출판도시의 여정에서 이상, 과제, 평가 등 수많은 도시적인 논의가 병행되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개별 건축의 과제를 넘어서는 도시적 작업으로서 목표를 설정하였고, 주어진 여건 내에서 작업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자세를 견지하였다. 비록 프로그램, 밀도, 용도를 위시한 기본 가정과 실현의 골격을 조정하지 못하였으나 도시적 과제를 지향했던 궤적은 한결같았다.따라서, 도시적인 관점에서 출판도시의 공과를 논의하는 일은 참여했던 건축가들의 문제만이 아니고, 이 시기 도시적인 과제를 담당하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질문일 수 있다. 일의 진행 과정에서 절차 상 몇 가지 어긋남이 있다손 치더라도, 출판도시의 공과는 우리가 함께 정리해야 하는 귀중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전제출판도시의 성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번쯤 방문하고 싶은 장소, 여러 가지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를 만들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것은 물론 기획 단계부터 실행의 단계까지, 단순히 출판 산업의 폐쇄적인 공동체를 벗어나, 이 시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열린 도시공간을 지향했던 수많은 참여인들의 공통적인 바램에서 비롯되었다.산업, 문화, 도시 등을 규정짓는 다양한 변수의 가능성을 타진했고, 그리 여유롭다고 할 수 없는 현실의 여건과 부단히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생태, 경관, 자족, 3차원의 도시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이상적인 가치에서부터, 주어진 제도, 법규, 비용 등 실현의 수단까지 새로운 도시의 단면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였다.출판도시의 의미에 대해 다양한 판단과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몇 번의 자리에서 성과에 대한 평가와 한계에 대한 아쉬움이 정리된 바도 있다. 오랜 시간 실현의 과정을 함께 한 입장에서 객관적인 묘사가 가능하지 않겠지만, 도시적 프로젝트의 관점에서 판단한다면, 다음과 같은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성과첫째, 도시 논의를 건축적 입장에서 활성화시킨 점이다.그간 물리적인 도시는 특정한 집단이 주도하는 거의 고정된 조건이었다. 생산의 수단에 기대어 물량과 통계가 우선하면서 제도나 법규의 안정된 틀 안에 상주하고 있었다. 삶과 땅의 근원적인 질문이 소외되면서 대안마저 정형화되는 상황이었다.출판도시는 적어도 삶과 땅의 상관관계 속에서 도시 형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예시로서 의미를 지닌다. 구호만으로 자연과 대응하지 않았고, 도식만으로 건축의 위상을 규정하지 않았다. 일과 휴식이 공존하면서 자연과 인공이 대응하면서 삶의 수단으로서 도시와 건축의 가치를 논의하였다. 도시에도 더 많은 상상력의 여지가 있다는 자극을 주었다.둘째, 도시와 건축의 상관관계를 건축 유형의 해석으로 제안한 점이다.그간 도시와 건축의 역할을 규정하는 수많은 논의가 있었다. 지구단위 계획으로 수렴되는 현행의 규범은 길과 오픈 스페이스의 오래된 명제를 바탕에 두고 있다. 가로의 벽으로서 개별 건축은 옆 건물과 줄맞추어 하는 단순한 조정의 대상일 뿐, 이 시기 건축의 진화를 반영하기 어려운 도시적 해석이었다.출판도시 건축지침은 대지의 이해에 근거하여 제시된 건축 유형으로서 도시와 건축을 접목시키는 시도였다. 그것은 도시와 건축의 연관을 좀더 정밀한 규정으로 역할의 분담을 의도한 시도였다. 건축 유형의 수단이 다양한 도시적 번안으로 발전된다면 새로운 도시적 풍경을 조정하는 중요한 제도로 발전될 수 있음을 예시하였다.셋째, 도시 규모 프로젝트 실현의 수단으로 집합의 건축을 제안한 점이다.최근 들어 주거단지를 넘어서 도시 규모라 부를만한 대형 프로젝트마저 건축적 접근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소수의 건축가 혹은 건축회사가 대형의 건축 프로젝트로 도시 규모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도시는 대형 건물 몇 개로 압축되고 삶의 체계마저 복제의 단순화 속으로 매몰되고 있다. 효율이나 속도 혹은 조정의 편리함을 무기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출판도시는 약 60여명의 건축가 풀을 바탕으로 면밀히 의도된 건축가의 참여로서 다양한 집합의 건축이 가능하다는 선례를 보여주었다. 건축의 지침을 배경으로 건축적 대응의 역할로 건축가 개별의 창의성을 수용하여 획일화된 도시의 풍경을 탈피하고 다양함을 담보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하였다. 코디네이터, 섹터 아키텍트 등 설계의 분배와 조정을 위한 집합적 건축의 수단은 유형적 분산과 더불어 출판도시 경관의 두 가지 중요한 축이었다.넷째, 개별 건축의 성과를 도시적 가치로 연결한 점이다.출판도시의 프로젝트에 건축가로서 참여한 시점은 이미 많은 조건이 정리된 시기였다. 따라서 건축의 제어가 주어진 역할이어서 개별건축의 성패가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다시 말해 도시적 지향을 건축적인 수단으로 이루어야 하는 상황에서 시작된 과제였다.지침이나 심의 등 건축적 가치를 장려하는 어떠한 제도도 건축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은 자명했다. 따라서 건축가 나아가 건축주들이 의지를 가지고 건축의 질을 장려하는 시스템이 중요했다. 수많은 답사와 세미나 전시회 등은 결국은 참여한 모든 이에게 보다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동의 가치 속에서도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영역은 분명 있었고, 결국 좋은 건축가를 선정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선례를 보여주었다. 글_김 영 준 Kim, Young Joon · 김영준 도시건축 대표(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