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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운드웰 파크 플레이그라운드 Houndwell Park Playground
    영국 남쪽에 위치한 사우스햄프턴 시Southampton city의 하운드웰 파크Houndwell Park는 조성된 지 20년이 경과한 오래된 공원으로, 울타리를 비롯해 여러 시설물들이 훼손되어 이용객의 발길이 끊어진 방치된 공간이었다. 놀이시설물 역시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이용하기에 부적합한 상태였다.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놀이시설물을 생산·공급하고 있는 아이베eibe는 이곳의 놀이터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맡아, 적극적인 주민참여 프로그램을통해 새로운 놀이 공간을 완성했다. 2012년에 지역주민, 학부모,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원하는 놀이터’란 주제로 다각도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고, 그렇게 해서 모아진 실제 이용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2013년에 자연친화적인 목재, 모래, 잔디 등의 재료로 놀이터와 쉼터를 조성하였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놀이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전체 공간을 구상하여,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 곳곳에 배치된 점을 꼽을 수 있다. 0~3세 이하의 유아들을 위한 감각·모래 놀이 공간, 3~12세의 어린이를 위한 모험 놀이 공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우들을 위한 무장애 놀이 공간, 부모를 위한 쉼터 등이 크지 않은 면적의 놀이터에 적절히 배치되었다. 한 마디로 가족 모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가족친화적인 공간이 탄생한 것. 설계eibe 시공eibe 발주Southampton City Council 위치Southampton, Hampshire, UK 면적2,086m2 자료원앤티에스
    • eibe / eibe
  • 캔버라 수목원 팟 플레이그라운드 Pod Playground Canberra Arboretum
    오스트레일리아는 새로운 국립 수목원을 갖게 됐다. 캔버라에 위치한 이 수목원은 매우 중요한 문화시설로서, 전 세계를 대표하는 희귀 및 멸종위기 수목들로 조성된 100개의 숲을 품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래 세대에게 넘겨줄 유산으로 기획되어 환경과 그 보전에 대한 중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세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지닌다. 100개 숲의 일부가 될 놀이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어린이들이 숲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해 줄 뿐만 아니라, 숲이라는 경이로운 환경과 평생에 걸친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울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임에 틀림없다. ‘씨앗’이라는 키워드가 숲 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생명이라는 개념으로 활용되었다. 놀이 공간의 공중에는 엄청난 크기의 도토리가 떠다니고, 숲 바닥에는 거대한 뱅크셔banksia 열매들이 뒤섞여 있다. 어린이 그리고 그를 동반한 가족들은 과장된 크기를 지닌 환상의 세계에 발을 내딛게 된다. 모든 연령대의 어린이들에게 놀이가 사회적 발달과 교육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라는 인식이 디자인에 반영되었다. 더구나 놀이가 주변 경관, 기후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환경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는 경우, 그 중요성은 더욱 증대된다. 그래서 거대한 씨앗들 사이에 위치한 상상의 세계를 통해 자발성과 창의성을 북돋아주려 했고, 상상력과 자신감 또한 키워주고자 했다. 놀이 공간은 매우 탁월한 입지를 갖고 있는데, 언덕 높은 곳에 위치해 숲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또 이곳에서는 벌리 그리핀 호수Lake Burley Griffin와 캔버라 시내를 조망할 수도 있다. 주위를 둘러싼 숲들로부터 다양한 영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자연의 한복판에 놀이 환경을 제공해주는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수목원 내에는 코르크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잡목림이 있다. 이 잡목림은 1917년 월터 벌리 그리핀Walter Burley Griffin의 부추김에 힘입어 조성된 것으로, 이후 주기적으로 코르크를 채취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 놀이 공간은 바로 이 코르크 숲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그래서 이곳은 숲 바닥에 있던 도토리들이 언덕 위의 대지로 내던져진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크기가 사뭇 거대하다. 도토리들은 이곳에서 의인화된 성격을 띠게 된다. Landscape Architect_ TCL Client_ ACT Government Location_ Canberra, Australia Completion Date_ June 2013 Construction budget_ $1.7million Size_ 3,050m2 Photographers_ Brett Boardman and Gemma Fennell
    • Taylor Cullity Lethlean / TCL
  • 웨스트 팜 비치 사우스 코브 West Palm Beach South Cove
    미국 동부를 남부로 관통하는 내륙수로인 인트라코스털 워터웨이Intracoastal Waterway의 웨스트 팜 비치West Palm Beach 구역은 레이크 워스 라군Lake WorthLagoon이다. 한 세기에 걸친 인간의 간섭과 도시화, 바다로부터 육지로 이어지는 수로의 건설, 습지의유실, 오염된 빗물을 레이크 워스 라군으로 흘려보내는 불투수성 지표면의 증가 등으로 인해 호수의 환경이 크게 훼손되었으며, 매우 중요한 생태 서식지가 사라져 버렸다. 웨스트 팜 비치 워터프런트 커먼스Waterfront Commons의 한 부분으로서, 마이클싱어 스튜디오Michael Singer Studio는 수변 공간을 따라 발견되는 환경 재생을 위한 다양한 가능성들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특히 사우스 코브South Cove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진 프로젝트 대상지의 남쪽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5년 마이클 싱어 스튜디오는 일련의 인공적 개입 방안을 제안한 바 있는데, 사우스 코브 내에 위치한 하구 생태계 전역을 재생하는 데 있어 일종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스튜디오에서는 레이크 워스 라군 계획Lake Worth Lagoon Initiative의 일환으로 호수 유역에서 진행된 환경 재생 프로젝트들을 면밀히 검토했고, 팜 비치 카운티환경자원관리과Palm Beach County Department of Environmental Resource Management(이하 PBC DERM)와 기타 유관 기관과의 만남을 통해 가장 효용성이 높은 환경 전략을 강구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스튜디오는 방파제를 따라 배치된 계단식 조수 정원, 맹그로브mangroves와 스파르티나spartina로 이뤄진 조수 때 걸어갈 수 있는 섬들, 굴초oyster reef 등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요소들은 모두 수질 정화, 생물 서식지 개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로운 해초의 생장 촉진을 위해 기획되었다. 애초 설계에는 부양식 독을 이용한 이른바 ‘바다 산책길water trail’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조수 때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섬들에는 제한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Designer_ Michael Singer Singer Studio Project Manager and Environmental Designer_ JasonBregman Design Development, Engineering, Permitting and Construction Oversight_ Eric Anderson, Rob Robbins, Dan Bates, Paul Davis, JulieBishop, and many others at the Palm Beach County Department ofEnvironmental Resource Management(PBC DERM) Construction_ Brang Construction, Inc. Photographs_ PBC DERM, Michael Singer Studio, John Marshall
    • Michael Singer Studio / Michael Singer Studio
  • 인공지반녹화 일체형 방근·방수 복합공법 한양엔티
    도시 집중화에 따른 고밀도 콘크리트 구조물과 아스팔트 도로로 인하여 서울시의 경우 전체 면적의 60%가 도시화 지역으로 변모되어 회색 도시가 되었다.1 이에 따라 친환경 녹지 공간의 축소, 취약한 주거 환경, 도심 공동화 등의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도심 열섬, 대기 및 수질오염, 도시 홍수와 가뭄,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동식물 서식 공간의 축소와 소멸 등의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980년대부터 녹지 공간 확보와 도시 미관 복구 차원에서 옥상 조경이 설치되기 시작했고, 2000년 옥상녹화 및 인공지반에 관한 기준이 제시됨으로써 법률적으로도 권장(서울시의 경우 비용 지원)2되고 있다. 특히 2004년부터 대형 건물에 옥상 조경 설치 방안이 법제화되었으며, 최근 녹색 성장과 신재생 에너지가 정책적 차원에서 활성화됨으로써 인공(옥상)녹화 분야도 점차확대되어 옥상 조경 및 공원화 시대를 맞고 있다. 기술 개발 배경 인공지반 녹화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시장 규모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기존 기술에서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인공지반 녹화를 위한 공법 체계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본 신기술의 개발 동기를 부여하는 근거가 되었다. 1) 방근 공사 중요성의 인식 저하 일반적인 녹화 시스템은 구조부(구조체, 슬래브, 방수층), 식재 기반부(방근층, 배수층, 토양 여과층, 토양층), 식생층(식물)으로 그 구성을 대별할 수 있다(그림2 참조). 구조부와 식재 기반부의 경계에 위치하는 방수층과 방근층은 전체 구성층 대비 약 5~20%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에 미치는 영향(장기 내구성, 유지관리 경제성 등)이 약 70~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므로 녹화시스템 적용 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항목이다.3 그러나 지금까지도 방수 전문가(방근, 방수 요구성능 검증)를 배제한 상태로 녹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공사 주체의 혼란), 기존의 공법 중에서 임의로 선택하여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서울시 사례 기준으로 볼 때 46건4 중 5건, 약 10% 수준이다(그림3 참조). 박성락은 인천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합성수지와 도료분야연구개발 부서에서 근무하였다. 이후 전문건설업인 방수분야에서재료와 공법, 교통안전시설물, 경량패널 등 다양한 방면의 특허기술과 국토교통부 지정 건설신기술(NET 234호, 334호, 476호,734호)의 핵심 기술 및 공법을 개발하였다. 현재는 융합 개념이적용된 방수 겸용 바닥재 이외 신규 분야 진출을 위한 제품과 공법 구성 요소 기술의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천적 생물을 이용한 녹조 방지 기술 아썸
    아썸과 한국농어촌공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생태공학적 녹조 제어 기술이 환경부로부터 ‘신기술인증(제446호)’을 획득했다. 천적 생물을 이용한 녹조제어 기술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초로 시도된 것이다. 생태 먹이망의 순기능 강화를 통해 비정상적인 생태 피라미드 구조를 정상화하고 자연 치유 능력을 향상시켜 녹조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녹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녹조綠潮 현상은 해양의 적조 현상과 구분하여 담수淡水에서 조류algae의 대량 증식에 의해 물 색깔이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 생물은 남조류blue-green algae, 녹조류green algae, 편모조류flagellated algae, 규조류diatom 등 미세조류로, 이들이 갖고 있는 색소에 따라 물 색깔이 갈색, 황갈색, 녹색, 청색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수생태계에서 조류는 CO2와 무기물을 이용하여 유기물을 합성하고 O2를 생산하는 1차 생산자로서, 상위 단계의 생물에 포식되어 영양물질을 제공한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수계 영양물질의 유입 증가로 조류가 대량 번식하는 녹조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자원 가치의 하락과 생태계 파괴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 개발 배경 우리나라의 담수호와 저수지에는 영양 상태가 증가함에 따라 녹조가 빈발하고 있다. 현실적 여건상 대부분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해 상당수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있어 효율적인 녹조 관리가 시급한 상태다. 농업용수 수질측정망 보고서에 나타난 농업용 저수지와 담수호의 부영양화 상황을 보면, 전체 조사대상 826개소 중 13.8%가 COD 농업용수 수질 기준인 IV등급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부영양호 이상인 저수지가 33.2%로 녹조 발생에 취약한 이들 저수지에 대한 적극적인 녹조 관리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영양 상태가 증가한 호소나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녹조 현상이 나타나면 시각적인 문제부터, 수자원으로서의 가치 저하,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인체나 가축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생태학적으로도 수중 산소의 고갈, 독성물질 분비, 어패류의 폐사등 수중 생태계가 파괴되는 문제점이 나타난다. 오염된 수역의 녹조를 제거하기 위한 기술로는 준설, 가압 부상, 여과, 응집제, 미생물 제제, 약품 처리, 초음파 이용 등 다양한 공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수체水體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의 한계와 공정상 발생하는 부산물의 처리 문제, 일부 화학약품의 사용으로 인한 2차 오염과 독성유발 가능성 등으로 인해 뚜렷한 성공 사례를 꼽기 어렵다. 이에 따라 본 기술은 저수지 및 호소의 광범위한 유역에 걸쳐 직접 적용할 수 있으면서 녹조 발생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생태적으로도 안전한 생물학적 제어 기술로 개발하고자 하였다. 권오병은 1955년 태어나 서울시립대학교 도시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한양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조경학 석사 학위를, 강원대학교에서 환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에는 서울대학교 최고산업전략과정(AIP)을 수료하였고, 2010년 KAIST 경영대학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AIM)을 마쳤다. 1989년부터 2002년까지 예원통상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1997년부터 2001년까지(주)예원 대표이사로 활동하였으며, 2000년부터 현재까지 (주)아썸의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순천대학교, 한양대학교, 한경대학교, 상명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의 겸임·외래 교수로 강의했으며 여러 단체에서 활동 중이다.
  •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7
    무로마치시대 중기(1392~1492년)는 한마디로 말해 무로마치 고유의 문화가 자리를 잡게 되는 문화 융성기라 할 수 있다. 무로마치막부 3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미쓰足利義滿(1358~1408년)와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足利義政(1436~1490년)가 중심이 되었던 이 시기에는 정치와 경제 모든 면에서 무가武家가 공가公家를 압도하여 진정한 무가의 풍토가 형성되었다. 또 당시까지 전통적으로 계승되어 온 공가 문화와 선승들이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중국 문화가 결합되는 새로운 문화양상을 보인다. 건축 문화는 요시미쓰의 기타야마北山 문화와 요시마사의 히가시야마東山 문화로 대표된다. 기타야마 문화를 상징하는 건축물은 북산의 킨카쿠金閣로, 공가의 침전조와 선종사원의 건축 양식을 통합한 왕조풍의 밝고 화려한 양식이다. 그리고 히가시야마 문화를 상징하는 것은 동산의 긴카쿠銀閣인데, 서원조가 주가 되면서 여기에 선종사원의 불당 건축 양식이 결합된 비교적 간소하고 세련된 양식을 보인다. 또한, 이 시기는 중국으로부터 일본에 도래하거나 중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오는 선사들이 가져온 수묵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때로, 이것은 가레산스이枯山水 정원을 만드는 결정적인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중국의 영향을 받아 건립한 선종사원은 중국 문화를 수입하는 거점으로 기능하였으며, 당시의 건축과 정원 양식의 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무로마치 문화의 산실이었다. 무로마치시대 중기에 축조된 교토의 혼간지本{願寺난덴南殿 터의 정원은 주위에 해자를 파고 토루를 쌓은 다음 내부에 못을 파서 물을 끌어들인 치센池泉 정원이었다. 렌뇨 상인蓮如上人은 정원에 취미를 가지고 호쿠리쿠北陸1 각지의 고보御坊에 개성적인 정원을 만들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 역시 이 시기에 나타난 정원 조성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오닌의 난이 끝나고, 전국시대에 각지에서 할거했던 대영주나 승려 같은 문화인들이 황폐한 교토를 떠나 지방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문화의 지방 보급이 촉진된다. 그 한 예가 바로 오우치씨大內氏의 조카마치城下町인 야마구치山口2인데, 오우치 노리히로大內敎弘는 대내관의 북측에 축산관을 짓고 축산전築山殿이라고 이름 지었다. 축산관에는 길이 80칸, 폭 3칸의 해자를 두르고 내측에 못을 팠으며, 가산을 축조하였다고 전해진다. 연가 작가인 소기宗祇가 오우치 마사히로大內政弘(1446~1495년)의 초대로 축산전의 정원에서 노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3화성畵聖이면서 작정가인 셋슈 도요雪舟等揚(1420~1506년)는 무로마치시대 중기의 정원사 중 가장 빛나는 인물이다. 셋슈는 무로마치시대의 선승이며 수묵화 화가로, 그의 작품 여섯 점이 국보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셋슈는 지금의 오카야마현 서부의 빗츄備中에서 태어났으며, 소년기에 일찍 교토에 상경하여 쇼코쿠지相國寺에 입산해 선 수업을 받았다. 덴쇼 슈분天章周文4으로 부터는 회화를 배웠다. ‘셋슈’라는 호는 간쇼寬正 3년 원나라 초석범기楚石梵琦(1296~1370년)의 묵적 ‘셋슈雪舟’에서 힌트를 얻어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 후 명나라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던 스오周防국5의 다이묘大名인 오우치 노리히로에게 의지하여 운고쿠안雲谷庵에서 주석하다가, 오닌 원년(1467년) 견명선遣明船을 타고 중국으로 건너가 2년에 걸쳐 본격적으로 수묵화를 공부하게 된다. 명나라 유학시절 항저우杭州 근처 닝보寧波에서는 시메이 덴도四明天童 제1좌에 추대되었으며, 베이징北京에서는 리부유안礼部院에 벽화를 그리기도 하였다. 셋슈는 분메이文明 원년(1469년)에 귀국한 후 오이타大分 덴카이 도화류天開図}画楼에 주석했으며,분메이 10년에는 마스다를 방문하여 ‘익전겸요수상益田兼堯壽像’, ‘산사도山寺圖’, ‘화조도병풍花鳥圖屛風’과 같은 그림을 그리고, 만푸쿠지万福寺에 정원을 조성한다. 이어, 분메이 16년(1484년)에는 야마구치에 조에이지常榮寺 정원을 만들고, 규슈九州의 영산 히코잔英彦山에도 머물면서 구구석방旧龜石坊 정원을 조성한다.6 이밖에도 주고쿠中國 지방의 서부부터 규슈 북부에 이르기까지 셋슈가 조영했다고 전해지는 정원이 다수 있다. 한편 셋슈는 분메이 18년에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그림 ‘산수장권山水長卷’을 그렸다. 분메이 19년 이후 그는 산사 도코지東光寺에 입산하여 87세에 죽을 때까지 이 절에서 수행했고, 그가 죽은 후 이 절에서 다비했다(醫光禪寺, 안내 팸플릿). 로쿠온鹿苑 킨카쿠지金閣寺 정원 로쿠온지는 가마쿠라시대인 겐닌元仁 원년(1224년)경에 지어진 사이온지 긴쓰네西園寺 公經(1171~1244년)의 호화로운 별장 기타야마다이北山第가 있었던 곳에 창건된, 임제종 상국사파의 선종사원이다. 긴쓰네는 친아시카가막부파였는데, 죠큐承久의 난 이후 권력을 잡고 태정대신太政大臣에 올랐으며 가문의 보리사인 사이온지를 창건했다. 가인歌人인 후지와라노 사다이에藤原定家(1162~1241년)는 긴쓰네가 만든 기타야마다 이를 보고 느낀 본인의 생각을 그의 일기인 『명월기明月記』에 썼는데, 가로쿠嘉祿원년(1225년) 정월 14일조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小野健吉, 2009, p.124). “45척 높이의 폭포에 놀라고, 청청한 못물 등 모든 것이 신기하게 보였다. 정원의 청징淸澄함은 그 어디에도 비유할 바가 없다.” 아미타여래를 봉안한 본당을 중심으로 하는 기타야마다이는 정토식 치센 정원으로 조성되었는데, 폭포가 강조되고 못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없는 못의 형식(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p.104)이 사다이에에게는 신기하게 비쳤던 모양이다. 기타 야마다이는 창건주 긴쓰네로부터 무려 10대에 걸쳐 사이온지 가문에 의해 경영되었으나, 결국은 사네에이 대에 이르러 세력이 약화되면서 요시미쓰에게 양도된다. 오에이応永 원년(1394년) 쇼군 직을 아들 요시모치足利義持(1394~1423년)에게 이양하고 출가한 아시카가 요시미쓰는, 그로부터 3년 후 사이온지 가문으로부터 기타야마다이를 양도받고 저택 개조에 착수한다. 평소 사이호지를 좋아했던 요시미쓰는 기타야마다이를 개조하면서, 사이호지의 정원을 모방하여 이곳 정원을 만들려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실제로 요시미쓰는 이곳에 조성되어 있던 정토식 정원을 선종식 정원으로 개조하였는데(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p.104), 이것은 그에게 있어 기타야마다이 개조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였다.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경관조명] 월태화용月態花容 창덕궁 야간경관 개선계획
    나는 창덕궁이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기위해서는 600년 전 시간 속의 달빛을 다시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자연스러운 빛 그리고 가장 순수한 빛, 600년 전 달빛 그대로를 오늘의 시간에서 다시 만나고 싶었다. 나의 창덕궁 달빛에 대한 ‘빛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정도 600년 역사 문화 도시 서울, 그 속에는 자연과 사람 그리고 시간이 함께 만들어 온 문화유산이 존재한다. 역사 문화 경관을 담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밤의 풍광風光 계획은 ‘창덕궁의 가치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라는 물음과 같았다. 빛은 장소성을 나타내는 요소로서 대상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가치를 담아낸다. 빛에 대한 나의 이러한 생각을 그대로 지켜가고 싶었다. 그래서 창덕궁 600년의 역사 문화 경관을 달빛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운 절제의 빛으로 그려 보았다. 우리는 밤을 거닌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낮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낀다. 바로 밤의 모습이다. 어둠은 불안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머니의 따스한 품속 같은 편안함을 준다. 이는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기에 느끼는 무언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재, 더욱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창덕궁은 편안한 자연 속에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만나는 장이 된다. ‘창덕궁의 빛’은 나에게 그러한 가치와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의 문화재는 중국과 일본의 그것과는 다른 형태와 색 그리고 우리만의 희소성있는 가치를 담고 있고, 나는 그 소중한 가치를 절제된 보름달의 빛으로 각각의 요소들에 담아내었다. 창덕궁 달빛 기행 코스는 빛을 만나러 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 창덕궁이 담고 있는 본연의 역사문화 경관을 느끼는 시간이 되는, 즉 600년 전 시간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세 가지 약속을 먼저 지켜가고자 하였다. 첫 번째는, 창덕궁 자체가 빛이 되어야 한다는 점, 둘째 창덕궁의 고즈넉한 풍광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 세 번째 방문객 모두가 평온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창덕궁 자체가 빛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기존에 설치된 드러나 있는 조명기구 대부분을 보이지 않도록 새롭게 정리하였다. 그리고 꼭 필요한 조명기구는 설치되는 공간의 성격별로 개별적인 작업을 통해 자리했으며, 주변 경관과 조화를 유지하도록 최소한의 빛으로 디자인 되었다. 빛은 보행자의 관점에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창덕궁의 건축물에 깊이 스며들어 그 가치를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창덕궁의 빛’은 보름달의 환한 모습처럼 창덕궁만 돋보이게 한다. 방문객들이 창덕궁의 풍광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은 빛의 리듬감을 계획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기존문화재 조명의 과도한 경쟁인 보여주기 중심이 아닌, 밤 속에서 창덕궁과 대화하는 감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창덕궁을 따라 거닐면서 우리는 밤 속에 순응한다. 즉, 밤이라는 600년 전의 시간 속에서 우리 선조들의 옛 모습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밝고 화사한 공간에서 시작되어 부드러우면서 아늑함을 느끼는 후원으로 서서히 전이되어 가는 시각의 순응을 고려하여 빛이 계획되었다. 이연소는 1969년생으로, 건국대학교 예술대학에서 미술학을 전공하고 명지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문화재 야간경관에 대해 연구했다. 이어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문화재 야간경관에 미치는 조명 물리량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명지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겸임 교수로 강의했고, 2005년 도시경관조명 설계전문회사 ‘유엘피 빛공해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청계천 복원 건설공사 3공구 경관조명 설계’,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야간경관 마스터플랜’, ‘서울특별시·부산광역시·대전광역시·대구광역시·구미시·원주시·충주시 야간경관 기본계획’ 등을 진행했다. 도시 경관에서 조명이라는 획일화된 공간의 계획이 아닌 빛(光)이라는 감성적 관점과 ‘새로운 빛의 언어인 절제’라는 콘셉트를 주제로 활동하는 조명 디자이너다.
  • [세계의 골프장] 하와이 코올라우 골프 클럽
    더위가 한풀 꺾이고 하늘이 높아져가는 지금, 일년 내내 기온 변화가 적은 아열대 기후로 연중 높은 하늘이 반겨주는 하와이로 안내한다. 편안한 휴양을 원하면 리조트 코스인 ‘와일리아 골프 클럽Wailea Golf Club’이, 전략성 높은 코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매년 PGA 토너먼트 첫 대회가 개최되는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Kapalua Plantation Course’가 제격이다. 그러나 하와이의 자연을 흠씬 느끼고 싶다면 단연 ‘코올라우 골프 클럽Ko′olau Golf Club’을 추천한다. 코올라우 골프 클럽은 비가 많이 내리는 우림지역인 오아후 섬 코올라우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골프 코스에 들어서면 운무에 가려 하늘과 맞닿은 듯 솟아있는 코올라우 산과 마주하게 되는데, 물결치듯 접힌 산 사이사이로 떨어져 내리는 십여 줄기의 폭포는 진정 한 폭의 그림이다. 골프 코스 또한 절경에 해가 되지 않도록 자연환경 위에 조심스레 자리하고 있다. 위치45-550 Kionaole Road, Kaneohe, Oahu, Hawaii 96744 규모Golf course 18holes(7,310yards, Par.72) 설계Dick Nugent & Tuthill 개장1992 노준택은 도시공학 박사이자 골프 코스 설계가로, 로가이엔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베스트 코스에 선정된 바 있는 Sky72 G.C 하늘 코스, 골든 비치 G&R, 베어크리크 G.C 크리크 코스, 블루원 상주 등 다수의 골프 코스를 설계하였으며, 최근에는 웰링턴 G.C와 이천 마이다스 C.C의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 [조경수 관리] 한발해와 동·식물에 의한 수목 피해
    한발해 조류에 의한 피해 피압에 의한 피해 도토리거위벌레 한발해 한발해旱魃害는 하절기 뜨거운 햇빛과 많은 증산량으로 인해 토양 수분이 부족해 식물체 내 수분 함량이 감소하면서 장해를 입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식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아직 정상적인 뿌리의 활착이 안 된 수목, 수세가 쇠약한 수목은 단기간에 고사되는 피해가 많다. 올 여름 역시 마른장마에 따른 여름 가뭄으로 인해 조경수의 피해가컸다. 도로변, 플랜트 박스 형태의 식재지, 화단, 옥상 조경, 주차장 주변의 나무들은 뿌리의 생육 공간이 제한되어 있고, 대단위 택지개발지와 절·성토지등에서 다른 성질의 토양이 인위적으로 조성되어 모세관 현상의 단절과 보수·보비력이 낮고, 불투수층 형성으로 배수 불량 현상 등이 발생하여 한발해가 많이 나타난다. 한여름 낮 지면(아스팔트, 콘크리트 등)에 뜨겁게 내리 쬐는 열과 건축물에 태양열이 반사되는 복사열로 증산량이 많아져 지상부와 지하부의 균형이 깨져 잎이 시들거나 조기낙엽, 생육 저하(잎마름, 엽소, 줄기 생장감소, 뿌리 생장 저하), 수세 쇠약, 부분 가지 고사, 심지어 고사에까지 이르는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현장에서 눈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현상은 잎마름, 잎 끝이 타들어 가는(엽소) 것으로 주로 수관 상단부에서 하단부로, 1년생 잎의 끝가지부터 붉게 타는 현상이 나타난다. 고온으로 인한 잎 표피 손상과 광합성 능력 저하, 과도한 증산작용으로 잎은 붉게 변하기 시작하며 낙엽수(특히 단풍나무, 칠엽수, 느티나무)는 잎 가장자리, 침엽수는 잎 끝이 타들어 간다. 이러한 현상은 녹지대보다는 복사열이 많은 가로수에서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발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뿌리 주변의 토양이 딱딱하지 않도록 유기물과 토양개량제를 혼합하여 경운(갈아주기)해 주고, 뿌리분 주변으로 수시로 관수하는 것이 좋다. 이때 표피에서 30~50cm 깊이까지 충분히 관수하여야 한다. 또한, 우드칩 등 멀칭제를 사용하여 근분의 토양수분 증발을 억제 시켜주면 효과적이다. 엽소 현상을 줄이기 위해 가지솎기, 맹아지와 쇠약지 제거, 잎의 밀도 줄이기 등을 통해 수관 내 통풍이 잘되도록 유도하면 어느정도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조류에 의한 피해 야생조류들이 임야와 공원의 노거수나 대경목의 줄기와 가지에 구멍을 뚫어 집을 짓거나 먹이를 얻으려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구멍을 통해 습기, 부후균이 침입해 수목이 부패되어 공동이 확대된 경우가 많다. 수피와 형성층을 제외한 목질부 부위는 거의 죽어 있는 조직으로 가지나 줄기를 지탱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목질부에 상처를 주는 것은 조류뿐만이 아니다. 각종 천공성해충인 하늘소류, 바구미류, 좀류 또한 수피의 고사와 목질부 피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지지력이 떨어진 가지나 줄기는 강한 바람과 하절기 장마 등에 의해 상부의 잎과 가지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부러지거나 넘어질 위험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조경수 관리에 있어 조류에 의한 피해가 생각보다 많고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예방적 대책이나 초기에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종범은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 환경자원학과에서 환경조경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문화재수리기술자(식물 보호) 자격을 취득하였다. 서울나무병원에서 21년간 근무하였으며, 각종 식물 문화재, 보호수, 노거수, 조경수 등의 치료 및 진단·자문과 대형수목 이식 및 식재 기반 조성 자문을 하였고, 화성시 공원녹지 조성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서울시 교육연수원과 인천시 교육연수원에서 시설관리 교육과정(조경 관리) 강의를 담당하였고, 상명대학교와 한경대학교에서도 강의를 맡고 있으며, 경기농림진흥재단 경기도 지역 4개 대학교 조경 가드닝 코스 강의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식재기법] 고산식물을 위한 암석원 조성 기법
    백두산 정상에는 숲이 없다. 아름드리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백두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정상의 공허함에 조금 놀랄지도 모르겠다. 이곳은 해발 2천m가 훌쩍 넘는 높은 산으로, 그 정상부는 나무가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수목한계선 이후의 지대다. 우리는 이곳을 ‘고산지대alpine zone’라 부른다. 그럼에도 천지의 빙하가 녹아흐르는 차가운 계곡물과 광대하게 펼쳐진 평원 그리고 거친 암석지대는 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매년 6월이 되면 이곳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와 수많은 야생화들이 온 산을 뒤덮는다.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던 황량한 들판은 화사한 색채로 물들어 말 그대로 꽃밭을 이룬다. 백두산 고산지대를 가득 메우는 이 식물들을 ‘고산식물alpine plants’이라고 한다. 고산식물은 기후적으로 한대 북부 및 툰드라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데, 시베리아, 알래스카를 비롯해 히말라야, 알프스, 로키산맥 등이 대표적인 서식처다. 자생종만해도 수만 종에 이르는 광범위한 식물 집단이다. 고산식물은 새로운 소재에 목말라 있는 정원 애호가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식물이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산악지대에 자생하고 있어 희귀할 뿐 아니라 꽃이 크고 아름다우며 독특한 형태미를 지니고 있어 관상 가치가 높다. 하지만 추운 곳에 적응해 살아오던 고산식물에게 난대지역이나 온대지역의 기후는 오히려 혹독하다. 고산식물을 가지고 와서 정원에 심으면 봄철에는 생육이 왕성할지 모르지만, 여름의 무더위와 다습한 장마철 기후는 고산식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아무리 능숙한 정원사라 해도 고산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몹시 까다롭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유럽이나 북미를 여행하면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고산식물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는 약 100여 년 전부터 고산식물이 큰 인기를 얻었는데, 식물원 전문가와 원예가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고산지대를 탐험하며 고산의 야생화를 수집·육종·전시해 왔다고 한다. 물론 유럽에서도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러나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고산식물의 생태를 연구·도입하여 저지대에서도 고산식물을 전시할 수 있는 정원 기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조성된 정원이 바로 암석원rock garden이다. 영국의 위즐리 가든Wisley Garden, 큐 가든Kew Garden, 독일의 베를린-달렘Berlin-Dahlem 식물원, 미국의 뉴욕 식물원New York Botanical Garden의 암석원은 고산식물을 전시하는 대표적인 암석원으로, 현재까지도 수천 종에 이르는 고산식물이 안정적으로 전시되고 있다. 고산식물의 특징 고산지대의 환경은 혹독하다. 그곳은 1년 중 반 이상이 차디찬 빙설에 덮여 있다. 봄은 저지대에서 여름이 시작되는 6월 말경에야 찾아오고 9월이 되면 다시 겨울이 돌아온다. 식물이 생육할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3개월에 불과하다. 그 짧은 시간동안 새잎을 내고 광합성을 하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으려면 고산식물들은 몹시 분주해진다. 미처 잎을 다 키우기 전에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쳐 어린잎들을 얼게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많은 종류의 고산식물들은 푸른 잎을 달고 상록성으로 겨울을 버틴다. 상록성 식물들은 봄이 시작되면 새잎을 키우는 준비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광합성을 시작할 수 있다. 대신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잎이 튼튼해야 하므로 표피가 두텁고 큐티클 층이 발달한다. 또 잎이 치밀하고 털이 많이 나있어 기공의 수분증발을 억제하는 특징을 보인다. 또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지면 가까이 낮게 엎드려 자란다. 목본식물의 경우 왜성으로, 최대 1m를 넘기지 않고 대부분 30cm 이내로 자란다. 초본식물은 바닥에 가깝게 바싹 붙어 매트형이나 반구형, 로제트형으로 자란다. 그러나 생육 형태만으로는 극단적으로 낮은 기온에 적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고산식물은 형태와 더불어 식물 조직 내에서 용질의 농도를 증가시켜 겨울철 식물이 얼지 않도록 스스로를 조절한다. 이러한 현상을 응고점 내림freezing point depression 현상이라 하는데, 이는 순수한 물보다 용질의 농도가 높은 바닷물이 더 낮은 온도에서 어는 현상과 동일하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