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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빅바이스몰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
‘빅바이스몰(Big by Small)’은 ‘사단법인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도시연대) 커뮤니티디자인센터의 크고 작은 작업에서 맺은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이 인연의 연장선상에서 여러 가지 작은 공동 작업과 생각의 공유를 지나 현재 공통의 미래상을 갖게 되었다. 작은 만남의 연결로 오늘의 관계에 이른 그룹 구성 자체가 빅바이스몰의 다른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건축, 도시설계, 조경, 커뮤니티 디자인 등 각자 다른 배경과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도시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자 2015년 ‘노들꿈섬 운영구상(1차) 공모’를 통해 모이게 되었다. 작업을 시작할 즈음 김연금과 문정석은 대한민국 서울의 프로젝트 최일선에서 땀을 훔치고 있었고, 박혜리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도시설계사무소에 근무 중이었으며, 박영석은 독일 뮌헨에서 학업을 잇고 있었다. 노들꿈섬 운영구상 공모 준비를 위해 8,000km, 7시간의 시차를 넘어, 매일 같이 인터넷 화상 회의를 하고 인스턴트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처럼 공간적 한계를 넘어 1차 공모에 당선되었고, 이어진 ‘노들꿈섬 운영계획·시설구상(2차) 공모’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유무형의 자산을 어떻게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도시’로 돌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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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얼라이브어스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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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으로는 선택적 지인들의 모임이고, 각 개인에게는 상호 수요를 바탕으로 한 호혜적 연합이며, 그룹 전체는 구성원 각자가 지향하는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공통 브랜드로 구축되었다. 따라서 물리적 나이보다는 서로의 가치관과 생활 습관의 유사함을 더 중요시하며, 완결성 높은 독립적 개인보다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그래서 재능의 교류와 보완이 필요한 사람들이 더 어울리는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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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보완 가능한 다양한 탤런트의 조합-강한솔(어바니즘과 조경) + 김태경(현대적 가드닝) + 나성진(컴퓨테이셔널 디자인) + 오승환(건축 설계와 시공)-이 새로운 스타 건축가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지금 시대에 더 어울리는 대응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대부분의 디자인 소스는 공개됐고 정보의 접근성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으며, 교육 기회와 문화의 불균등에 기인한 지역성(locality)도 그 의미가 약해졌다. 우리 세대도 경험했다. OMA와 JCFO 같은 회사가 새로운 이념과 디자인 스타일을 경쟁적으로 내보이던 그 재미있던 시대를. 하지만 (아마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느끼고 있다. 세계대전과 전후 진보의 시대를 이미 두 번이나 겪었고, 냉전과 이념의 시대도 희미해졌으며, 포스트모던에 대한 문화적 기대감도 소원해졌다. 심각한 건축 담론보다 비아르케 잉엘스(Bjarke Ingels)의 인스타그램(Instagram)이 더 즐겨 소비되는 시대다.
소재는 고갈됐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이 복잡한 도시에 대응 가능한 ‘완결성’을 한 명의 개인이 달성하기 어려워졌다고 생각하게 돼 버렸다. 그보다는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의 능력을 높이는 것이, 1990년대식 보물찾기보다는 전문가의 협업을 통한 디자인의 진보를 기대하는 것이, 우리 시대를 직시하는 나름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얘기다. 따라서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자각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우선되었다. 그리고 내가 이 그룹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나를 제외한 다른 구성원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방식과 관계로 함께 상생(相生)하고 상승(上昇)할 수 있는지. 어려운 인과론적 고민이 잇달았다....(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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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자연감각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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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던 조경가 세 명이 모이게 된 건 우연이었다. 김대희와 백종현은 하버드 GSD에서 함께 공부했지만, 졸업 이후 활동하는 나라가 달라지면서 연락이 뜸해졌다. 최재혁 역시 백종현과 선후배 사이지만 주 무대가 달랐기에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2016년 겨울 동문 모임에서 김대희와 백종현이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날 둘은 조경, 건축 등 공간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그룹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눴고, 2017년 봄 이번에는 백종현이 한강예술공원에 한강예술쉼터를 조성하고 있던 최재혁과 마주했다. 때마침 최재혁과 김대희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그룹에 대한 가벼운 대화는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이후 셋은 더 길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2017년 여름 각자의 일을 존중하며 때로는 함께 자연을 만들어가는 그룹 ‘자연감각’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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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조경가가 함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걸어온 길이 다르기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고, 기질과 성향이 다르기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시선으로 새로움을 모색할 수 있었다. 서로 ‘존중’하는 서로 ‘다름’을 하나의 선택과 실천으로 모으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그때 발생하는 많은 자극과 경험이 차곡차곡 축적되어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다양한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여는 동력이 되어, 조경을 전공했지만 관심사가 각기 다른 사람이 자연감각에 모이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조경가, 건축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협업했고, 기존 조경의 범위를 확장해 공간 기획 및 운영, 인테리어 및 플랜테리어, 제품 및 서비스 기획 등의 영역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각자의 일은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이전과 다른 점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응원하며, 따로 또 같이 일한다는 점이다. 익숙함과 신선함이 교차하고, 때로는 하나의 회사이며, 때로는 유연하고 모호한 그룹이라 지루하지 않다. 재미가 있다. 자연감각은 여전히 서로 다름에 귀 기울이며, 동시에 합리적이고 세심하며, 감각적인 자연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그룹이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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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정원사친구들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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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작품을 준비하면서 의기투합했다. 각자 몸담고 있는 조직이 작기 때문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충족하며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함께’한다는 가치 혹은 장점을 찾고 누리고자 했다. 그리고 늘 가까이 지내면서 정원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함께 행동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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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친구들은 구성원이 계속 변하고 있다. 때에 따라 일시적으로 객원 활동을 하는 이도 있고 각 회사 소속원이 이직이나 퇴사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만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고 주도적으로 이끄는 부분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그람디자인(최윤석 대표)과 오랜 경력의 설계와 시공 노하우를 가진 조경디자인이레(조용철 대표) 그리고 영국 유학 후 대학원에서 정원에 관한 더 깊은 연구를 이어가는 조혜령이 주축이다. 결성 초기에 셋 모두 정원 분야의 여러 가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었고 기존 시스템과 다른 실천 방법에 관한 공감대가 잘 형성되었다. 최근에는 각자의 활동이 바빠서 자주 자리를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친구로서 서로에게 어떤 도움이라도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지금까지 함께하는 이유 역시 사업적 파트너보다 품앗이를 가장한 인간적인 부분, 친밀감이나 우정의 성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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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조경이상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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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모임이 만들어진 계기는 2016년 여름 조경디자인캠프 뒤풀이 자리였다. 스튜디오 튜터들이 모여 설계를 하면서 느꼈던 문제를 토로하다 우리끼리의 불만 제기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일을 기획해 보자고 했던 게 발단이었다. 그해 겨울 우연한 기회에 다시 모였고, 관심이 있을 만한 주변의 젊은 조경가들에게도 연락하여 첫 모임이 이루어졌다. 그 자리에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지향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공감대는 있었다. 지금이 위기의 상황이라는 불안감과 지금보다 더 나은 조경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라는 양가적 감정이 공감대의 근저에 있었다. 조경의 위기의식과 불안감은 굳이 젊은 조경가들만의 것은 아니며 새로운 것도 아니다. 조경은 늘 위기였고 가장 호황일 때조차도 불안해했다. 불안감은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으로 변이되었다. 그리고 불만과 자부심이 결합되었을 때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의 힘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고 바꾸어야 한다는 일종의 소명 의식이 생겨났다. 소명 의식은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에 대한 욕구와 맞닿아 있었다. 다만 그 욕구는 배타적인 이익 집단을 만들기 위한 실천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위한 것이어야 했다.
이 그룹은 일종의 인적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그 자체의 목표와 의지를 설정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목표와 의지가 발현되고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의 역할이다. 그래서 여기에는 공동의 의지는 존재하나 하나로 규정되지는 않는다. 그룹을 통해서 우리는 의견의 일치를 이루려고 하기보다는 다양성의 공존을 구축하고자 한다. 내부적으로 서로의 공감대를 찾고 함께 할 일을 만들어나가면서도 서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잃지 않고자 한다. 다양한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지만, 이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더욱 명확히 하려고 한다. 우리가 진단한 조경의 위기의 근본 원인은 다름의 부재에 있고, 더 나은 조경에 대한 해답 역시 차별화된 다양성의 구축에 있다고 믿고 있다. ‘조경이상’이라는 이름에도 다양성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 국어사전에서 이상의 뜻을 찾아보면 열여섯 가지의 의미가 있다. 어떠한 이상의 의미를 선택하느냐보다는 그 어떤 의미를 선택해도 된다는 점이 조경이상이라는 이름에 담긴 기본적인 가치이자 태도다. 이상적 조경을 만들어나가려 하는 이들, 조경을 넘어선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 조경 같지 않은 이상한 조경이 좋다고 하는 이들, 저마다 다른 이상을 지닌 이들이 같은 꿈을 꾸게 하는 빈 그릇 같은 것, 그것이 조경이상이다....(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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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팀 동산바치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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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식목일, 학생점자도서관에서 다 같이 호미를 들고 있다.)
최영준(이하 최) 그러고 보니 이 동네였죠? 3년 전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AP의 대상지를 보고 걸어서 국숫집에 들어갔던 게.
김지환(이하 김) 그러네요. 오늘처럼 비가 오려는 날씨였는데.
안기수(이하 안) 카톡 전화만 엄청나게 하다가 처음 만났었지.
최 도면 놓고 어떻게 지으면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도 했지만, 우리의 조경 토크가 국수 면발만큼이나 길게 길게 이어졌죠.
김 사실 우리가 참 다른 사람들인데 말이나 톡이 끊이지가 않았어요.
안 다르니까 서로에게 배울 점이 있었겠지. 내가 시공이야기하면 너희 둘이 재미있었을 거고, 지환이가 하는 정원 설계는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고, 지환이는 영준이가 미국 일, 중국 일 하는 게 재밌었을 거고.
최 그러게요. 우리가 비교적 좁은 조경 테두리 안에서 서로 큰 교차 없이 지내오다가 ‘지붕감각’(2015 YAP,『 환경과조경』 2015년 8월호, pp.142~143 참조)을 접점으로 삼아 여기까지 왔네요.
김 제가 몸담았던 회사의 시공을 안 팀장님이 계속 맡아주셨고, 영준 형과는 나름대로 국제적인 합사를 했었는데, 결국 ‘지붕감각’ 덕에 여기까지!
안 SoA(2015 YAP 당선팀)의 이치훈 소장님과 스튜디오 엘의 이대영 소장님은 명예 멤버쯤 되는 거네.
최 하하, 그렇습니다. 근데 이제 남은 맥문동은 어디에 더 심을까요?
김 기수 형이 더 던져주시죠.
안 그래, 조오기가 좀 비어 있네. 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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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늘의 주인공인 섬분꽃나무를 심으려 한다.)
김 안 형이 무릎이 좋지 않으니 제가 일단 돌을 옮기고 분을 빼볼게요. 이 정도는 형에게 많이 배워서 이제 후딱 합니다.
최 솜씨가 프로네요.
김 사실 사무실에만 앉아 있었다면 이런 거 전혀 몰랐을 거예요. 안 팀장님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웠죠.
최 맞아요. 우리는 각자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려왔죠.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궤적, 서로의 매력과 마력의 힘!
김 맞아요. 특히 안 팀장님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유명할 정도로 멘토 역할을 잘해주셔서, 설계할 때 시공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셨죠.
최 안 팀장님의 전문 지식과 친절한 해설이 우리의 목마름에 얼마나 큰 해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안 내가 촉매제가 되었다면 기쁘지. 그런데 너희 둘도 다른 환경에서 다른 전문 지식, 내공을 쌓아 와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최 소장은 한국 일 할 때 김 소장에게 한국의 실정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김 소장도 설계에 대해 의논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긴 것 같아 좋아 보여.
최 정말 저는 김 소장님 없이는 한국에서 아무 일도 못했을 거예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제반 지식뿐만 아니라 냉철한 판단을 듣고 의논하며 좋은 조경 시스템을 많이 구상할 수 있게 되어서 더 좋아요.
김 제가 조경의 문화를 바꾸고자 만든 조경작업장 라디오LADIO의 비전이 거기에 있습니다.
안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좋은 선례가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겠지.
최 믿습니다! 그런데 나무를 30도만 틀어볼까요? ...(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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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하루.순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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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순’의 구성원들 간에는 이미 친분이 있었고, 공동 연구나 프로젝트를 통해 협업해 왔다. 예술과 도시, 역사와 건축, 공원/정원/식물 문화, 도시재생 등의 키워드로 요약되는 공동의 관심사를 실제의 장소에서 구현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었다.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 새로운 형태의 문화로서 도시 정원, 유연한 통합과 연대를 실험해 보고자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온실과 문화실험실 운영을 계획하면서 우리와 장소의 정체성을 담을 수 있는 명칭도 거듭 고민했다. 온실의 명칭인 ‘하루’는 한 번의 낮과 한 번의 밤이 포함된 24시간을 뜻하는 우리말이며, 또한 같은 소리의 일본어에는 ‘봄(春)’ 또는 ‘뻗어나가다(張る)’라는 뜻이 있다. ‘하루’라는 말이 담고 있는 이러한 의미가 온실에 어울린다고 보았다. 문화실험실 ‘순’은 새싹筍이라는 뜻과 가까운 미래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soon’으로부터 나왔다. 우리 그룹의 이름 ‘하루.순’은 이 두 장소에서의 실험과 우리 연대가 추구하는 바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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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각기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분야가 다르기에 함께 할 수 있다. 상호 보완적 관계라고 해야 할까. 하루.순의 현 구성원은 모두 같은 대학원의 박사 과정 출신이다. 지도교수는 서로 다르지만, 한 연구실을 공유하는 사이였다. 421호 연구실 티타임으로 시작하여 지금의 협업으로 왔다. 인생에서 가장 짙은 시기를 함께 보내며 친분을 쌓았고, 각자의 전문 분야와 성향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협업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본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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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
TAYLOR CULLITY LETHLEAN
TCL(Taylor Cullity Lethlean)은 조경과 도시설계를 넘나드는 호주의 대표적 설계사무소다. 지난 30여 년간 도시의 워터프런트부터 사막의 산책로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공공 공간에서 작은 정원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특히 장소에 대한 이해와 공동체에 대한 세심한 탐색을 통해 경관과 지역의 문화를 시적으로 표현하는 데 탁월한 면모를 보인다. 광활한 대륙의 자연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TCL의 작업은 전문 분야로서 조경의 역사가 길지 않은 호주에서 조경이라는 직능의 토대를 견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
멜버른(Melbourne)과 애들레이드(Adelaide) 두 곳에서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는 TCL은 디렉터를 중심으로 조경가, 도시설계가, 건축가가 협업하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스튜디오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TCL을 이끌고 있는 디렉터들은 조경을 공통분모로 삼지만, 케이트 컬리티(Kate Cullity)는 원예학과 시각 예술, 페리 레슬린(Perry Lethlean)은 도시설계, 스캇 아담스(Scott Adams)는 대규모 프로젝트 설계, 데미안 슐츠(Damian Schultz)는 물순환 관리형 도시설계(WSUD)와 습지 디자인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시각화에 특출한 리사 호워드(Lisa Howard)(Studio Principal)는 디렉터들을 지원한다.
이번 호에서는 호주 조경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었던 오스트레일리아 가든(Australian Garden)부터 캠퍼스와 공항 같은 도시 프로젝트, 산업 유산의 재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오클랜드 워터프런트(Auckland Waterfront), 도전적 형태의 엘리자베스 키(Elizabeth Quay) 등 TCL의 최근 6~7년간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덧붙여 2017년 베를린의 국제 정원박람회IGA에 전시된 컬티베이티드 바이 파이어(Cultivated by Fire)를 수록해, 호주의 생태에 지속적으로 천착하며 그들만의 미학을 일궈나가는 TCL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다. 낯선 대륙의 작업이지만 본지의 호주 리포터인 이홍인이 각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디렉터를 인터뷰해 독자들이 작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풍요롭지만 때론 무미건조한, 도시적이지만 한편으로 느긋한 경관에 감각을 입히는 TCL의 작품 세계를 탐험하는 매혹적인 여정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진행 김정은, 김모아, 이홍인 번역 안호균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T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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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 디자인 철학과 전략
DESIGN PHILOSOPHY AND STRATEGY
경관을 감지하다Sensing Landscape
애들레이드(Adelaide)이든 멜버른(Melbourne)이든 테일러 컬리티 레슬린(Taylor Cullity Lethlean)(TCL)의 작업 공간에 들어선다는 것은 일종의 상호 작용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셈이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디자인 스튜디오의 협업 공간과 호주의 도시, 교외, 황무지(outback), 기반 시설 경관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TCL의 작업은 설계된 경관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으며, 지적인 동시에 관대한 성격을 띠고 있다. TCL의 공간을 방문하면 원 재료의 섬세함과 진지한 의도가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분주한 사무실에 널려 있기 마련인 쓰레기 더미 사이에 자연에서 가져온 일련의 재료가 조심스럽고 정확하게 배열되어 있다. 벽면은 스케치, 사진, 회화 등을 통해 포착된 경관 이미지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다양한 일상의 모습도 병치되어 있다. 디자인 스튜디오들은 대개 이렇다. 그렇지만 TCL의 작업 공간은 독특한 감수성을 보여준다. 조경 프로젝트에 대한, 나아가 호주 경관의 본질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TCL의 구성원들은 다층의 경관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호주의 황무지가 지닌 공간적 특질과 구조적 특성 등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TCL 스튜디오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경관을 제대로 감지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호주에서 하나의 전문 직능으로서 조경에 TCL이 기여한 바는 상당히 클 뿐만 아니라 매우 광범위하다. 호주에서는 경관을 설계하는 이른바 조경이 최근에 들어서야 전문 직능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1966년 호주조경학회(Australi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는 호주 내에서 조경의 직능 토대를 공고히 한 바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사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평가할 수 있는 TCL의 프로젝트들은 전 세계적으로 출판되고 있으며, 디자인의 탁월함을 인정받아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주요 설계 프로젝트에서 주관 조경사로 선정되고 있지만, TCL은 성취와 인정만을 지향하지 않는다. TCL의 디렉터와 직원들에게 프로젝트를 이끈다는 것은 곧 경관을 좀 더 깊이 이해해 경관에 감각을 입히는 일이다. 호주에서 전문적 조경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TCL이 지금껏 진행한 1,0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여실히 보여준 호주 경관에 대한 독창적 접근법이 다소 덜 알려졌다고도 볼 수 있다. TCL의 성과에 대한 심도 있는 비평과 다양한 관점의 고찰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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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 오스트레일리아 가든
Australian Garden
과거 모래 채굴장이었던 장소에 새로운 식물원이 들어섰다. 방문객은 물이 보여주는 은유적 여정을 따라 사막에서 해안가에 이르는 호주의 경관을 경험하게 된다. 조경이 보여주는 근사한 솜씨를 바탕으로 원예, 건축, 생태, 그리고 예술을 하나의 경관으로 통합한 호주 최대 규모의 식물원이 탄생했다. 이 정원은 경험을 주제로 한 설계를 통해 식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 넣는다.
오스트레일리아 가든(Australian Garden)이 완공된 시점은 전 세계 식물원들이 기존의 연구와 여가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경관 보존의 메시지와 의미 있는 방문자 참여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모으던 때다.
오스트레일리아 가든은 호주인이 경관에 품고 있는 애증을 표현함으로써 관심을 사로잡는다. 호주 경관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호주인이 있는 반면, 고난의 원천이라는 이유로 혐오하는 호주인도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와 작가들은 종종 우리 경관이 보여주는 미묘한 리듬, 흐르는 듯한 형상, 그리고 강인한 식물을 반영한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을 느껴왔다. 반면 또 다른 예술가와 작가들은 이러한 경관에 질서를 부여하고, 인간에 의해 설계된 형상으로 구성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오스트레일리아 가든에서는 이처럼 서로 다른 방향성이 긴장감을 형성하며 디자인의 바탕이 되고 있으며, 경외감과 동경, 자연 경관, 그리고 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내재적 열망, 다시 말해 경관을 인공적 형태의 아름다움이자 우리들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여실히 드러낸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Perry Lethlean, Kate Cullity)
Architecture Kerstin Thompson Architects,Gregory Burgess Architects, BKK Architects
Art and Sculpture Mark Stoner & Edwina Kearney, Greg Clark
Cost Planner Donald Cant Watts Corke, Rider Levett Bucknall
Engineering Meinhardt, Irwinconsult, Felicetti
Horticulture Paul Thompson
Irrigation Irrigation Design Consultants
Lighting Barry Webb and Associates
Soil Consultant Robert van de Graaff, Peter May
Superintendency LIS
Water Waterforms International, Doug Basich
Location Royal Botanic Gardens, Cranbourne,Melbourne, Victoria, Australia
Budget $11,000,000
Area 25ha
Completion 2005(stage 1), 2012(stage 2)
Photographs John Goll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