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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리아 이전부지 공원화 프로젝트 ; 부산시민공원 기본구상안
비옥한 새 기운이 흐르고 쌓이는 21세기 부산의 새로운 도시공원
부산시는 2006년 7월 ‘부산시민공원 기본구상안 수행계획 국제공모(RFP방식, Request for Proposal)’를 통해 미국 Field Operations사 James Corner를 하야리아 미군기지 이전부지에 들어설 부산시민공원 조성 기본구상(안)의 작성자로 선정하고, 그동안 시민과 관계전문가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지난 3월 9일 최종보고회를 열었습니다.
제임스코너가 제안한 부산시민공원 기본구상안을 살펴보면 한국적인 지형과 부산의 역동성을 고려한 물결무늬를 밑바탕으로 흐름과 쌓임의 비옥한 충적지를 뜻하는 ‘얼루비움(ALLUVIUM)-비옥한 새 기운이 흐르고 쌓이는 21세기 부산의 새로운 도시공원’을 주제로 기억(memory), 문화(culture), 즐거움(pleasure), 자연(nature), 참여(participation)의 5가지의 활동주제와 흐름(flow), 쌓임(accumulation), 연결(connectivity)이라는 3대 공간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2007년 5월호(통권 제228호) 특별기획으로 부산시민공원 기본구상 용역을 맡은 Field Operations사가 제안한 ‘Alluvium’안을 수록하고, 설계자인 James Corner를 만나 설계안에 대한 보다 상세한 이야기와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등 현대 도시를 바라보는 그의 생각을 들어 보았습니다.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위치_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전동, 연지동 일대면적_500,000㎡설계_제임스 코너, 차태욱(총괄), 정재윤(진행)사업예산_800,000달러계획기간_2006년~2008년조성기간_2008년~2010년발주_부산광역시 선진부산개발본부 시민공원조성팀(본부장 이영활)공동설계_(주)유신코퍼레이션자세한 내용은 본지 2007년 4월호(통권 제228호) 112~129면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자료제공_Field Operations, 부산광역시 선진부산개발본부 시민공원조성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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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 ; 장려상 판교에게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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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 ; 우수상 CultureScape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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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리아 이전부지 공원화 프로젝트 ; 인터뷰 _ 제임스코너
이번 기본구상안의 디자인 개념의 핵심은 무엇이며, 무엇을 담고자 했는가?기본개념은 한국어의 충적지에 해당하는 단어인 ‘얼루비움 Alluvium’으로 부산이 비옥한 충적지에 위치한 도시라는 지리적 맥락과 함께 얼루비움이 갖고 있는 흐름과 쌓임이라는 생산적 의미에 주목했다. 이와 같은 흐름과 쌓임의 메시지를 부지 내를 아우르며 흐르는 강력한 선형의 식재와 섬세한 지형의 쌓음의 행위를 통해 대담하면서도 간결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우리는 부산시민공원이 세계수준의 도시공원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이번 구상안을 두고 역사성이 결여되었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얼루비움의 개념은 그 자체가 쌓음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산시민공원 부지에 쌓여온 과거의 역사성을 포괄한다고 생각한다. 원래의 부지가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들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를 쌓아 나가는 것이다. 또한 얼루비움이 갖고 있는 흐름과 쌓임이라는 개념은 과거의 어렵고 아팠던 기억들을 치유하고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본다.우리는 하야리아 기지안의 모든 유적을 없애도록 제안한 것이 아니다. 부지내의 대부분의 건물들이 건축학적 가치나 역사적 가치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철거를 제안하였지만,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적에 대해서는 보존하도록 했는데, 대표적인 예가 일제시대 마권발매소로 사용된 건물을 보존하고 역사전시관으로 사용하도록 제안한 것이다. 또한 기억의 숲길을 주요 주제 중 하나로 제시하였고 그 안에 역사의 길, 기억의 벽 등을 제안하여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되새길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도심내 대규모 이전적지에 공원을 조성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공원이 현대 도시에 줄 수 있는 영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평소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을 강조해온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부산의 도심부가 점진적으로 이동해 가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하야리아기지에 들어서는 부산시민공원의 위치는 앞으로 부산에서 가장 활발한 새로운 중심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새로운 중심에 주상복합빌딩과 상업시설, 업무지원시설 등이 들어올 것은 당연하며 부산시민공원은 이러한 고밀개발과의 상승작용을 통해 부산의 새로운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도시적 맥락에서 볼 때 부산시민공원은 적체되어 있던 도시의 구조적, 생태적 흐름을 소통시키도록 설계되었으며 공원 내에 위치한 지하 주차장과 지하철, 부지 인근의 부전역과 같은 도시기반시설과 밀접하게 연계성을 갖고 개발되고 있다. 지형의 조작을 통해 형성되는 공원의 물리적 형태구조는 수계와 우수처리기능을 자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하였으며 공원내를 가로지르는 넓은 폭의 대상형의 숲길들은 끊겨있던 도시의 생태적 흐름을 회복하고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제공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생태적, 도시구조적 접근이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역_차태욱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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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 ; 신도시의 공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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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 ; 심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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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중심복합도시 중심행정타운 조성 국제공모전
International Master Plan Competition for Public Administration Town
지난 1월 1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공사가 공동으로 시행한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심행정타운 조성 국제공모전의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행정중심타운은 정부의 중앙행정기능과 함께, 주거, 상업, 업무, 문화 등 도시 기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곳으로, 이번 공모전에는 약 83만평의 대상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 보행 및 교통계획, 오픈스페이스 및 스카이라인 지침, 주요 시설물 배치계획, 규모 및 형태 등을 담은 도시설계 마스터 플랜이 요구되었다.총 56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당선작으로는 1등에 (주)해안건축과 발모리어소시에이츠가 제출한 ‘FLAT CITY, LINK CITY, ZERO CITY’가, 2등에 이태리 PRIVILEGGIO_SECCHI ARCHITECTURE의 ‘REVERSE CODE’가, 3등에 이로재가 제출한 ‘CIVIC LANDSCAPES’가 선정되었다.당선작인 ‘FLAT CITY, LINK CITY, ZERO CITY’는 20세기의 고밀도 수직도시를 탈피하고, 절대적으로 평평하고 광활한 수평면을 도시의 높이 제한선으로 제시함으로써 평평한 캔버스형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청사를 도시체계와 분리되어 존재하는 ‘건물’ 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 조직을 긴밀하게 엮어주는 ‘공공의 사회간접자본’으로 보고, 옥상녹화와 청사 주변 오픈스페이스와의 연계 등을 통해 녹지가 도시를 품고 있도록 해 녹지와 도시와의 구분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도시 기반시설의 상호 연결을 통해 시민 편리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폐기물이 없는 자정시스템을 갖춘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제안하고 있다.2등 당선작은 중심행정타운 전체가 강력하고 정교하게 조율된 수직 그리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축공간과 오픈스페이스 사이의 상호 연속적인 전환을 통해 다양함을 유도하고 있다. 3등 당선작은 지형에 따라 건물들을 배치해 중앙의 공공영역과 연속적인 정원들을 구성하고 있으며, 주요 공공시설을 위계없이 분산 배치하여 다중심적 미래형 도시를 제안하고 있다.이에 본지는 조경과 건축의 어울림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시개념을 제안한 1등 당선작(‘FLAT CITY, LINK CITY, ZERO CITY’)의 조경부분과 공동참여사인 발모리어소시에이츠의 Diana Balmori 대표의 인터뷰를 함께 수록하였습니다.
1. 1등작_FLAT CITY, LINK CITY, ZERO CITY 92인터뷰_Diana Balmori 발모리어소시에이츠 대표 1142. 2등작_REVERSE CODE 1163. 3등작_CIVIC LANDSCAPES 118
자세한 내용은 본지 2007년 3월호(통권 227호) 90~119면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자료제공_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한국토지공사, 발모리어소시에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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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no Landscape Planning
본지는 2007년 3월호(통권 제227호) 특집으로 1975년 설립되어 올해로 32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Takano Landscape Planning의 주요작품들을 리뷰하여 그들만의 독특한 설계기법을 정리하고, Takano Fumiaki 대표의 조경에 대한 다양한 생각도 들어 보았습니다. Takano Landscape는 설립초기 동경지역을 무대로 활동하였으나 본사를 북해도로 옮기고, 북해도 삿포로(札幌)시, 도호쿠(東北)시, 시가현 히가시오미(東近江)시에 출장소를 둠으로써 동경을 포함한 일본의 동북쪽 지역을 주된 활동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뿐만 아니라 대만에도 지사를 갖고 해외진출도 활발히 모색하고 있으며, 지난해 부산 하야리아 공원 지명 제안공모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주요업무 자연 및 사회환경 조사·분석|관광 및 레크리에이션 계획|도시 및 지역계획 및 설계|공원 계획·설계 및 시공관리|건축 계획·설계 및 시공관리|환경문제에 관한 정보의 배포 및 출판대표작품 오키나와 해양박람회 기념공원 내 ‘작은새 공원’ 기본·실시설계(1978), 말레이시아 샤아람 공원 기본계획/기본·실시설계(1980~1983), 코호쿠 뉴타운 아동공원 주민참여에 의한 계획(1984), 국영 쇼와기념공원 ‘어린이의 숲’기본계획 및 기본·실시설계(1985~1986), 국영 ‘삼림의 호반’공원 전체설계(1979~1987), 미야기현 케센누마시 ‘아하산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 기본계획/기본·실시설계(1987~1990), 프랑스 알베르칸 정원 설계 및 시공(1988~1990), 대만 라동체육공원 기본계획/기본·실시설계(1985~1997), 이시카와현 노토쵸 마와키 죠몽 공원 기본계획/기본·실시설계(1989~1992), 시즈오카현 후지산 ‘어린이의 나라’ 기본구상 및 계획/기본설계(1990~1999), 프랑스 쇼몽 국제정원 페스티벌(1994), 타카하시건설 사옥 기본계획 및 조경설계(1994~1998), 토카치 천년의 숲 기본 구상(1995~1996), 국영 다키노 은방울꽃 구릉공원 중심존 ‘아이골짜기’실시설계(1996~2000), 도립 토카치 생태공원 기본구상/기본·실시설계(1996), 북해도 삿포로시 아사히산 기념공원 기본계획/기본·실시설계(2001~), 토카치 천년의 숲 기본계획/기본·실시설계(2002), 국영 다키노 은방울꽃 구릉공원 ‘삼림체험존’ 기본·실시 설계(2003~) … 그 외 다수
1. Children's Playground in Takino Suzuran Hillside Park 562. Tokachi Ecology Park 703. Takahashi Construction Company 764. Lo-Tong Sports Park 825. Mawaki Jyomon Ruin Park 866. from Takano Fumiaki 88
자세한 내용은 본지 2007년 3월호(통권 제227호) 54~89면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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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을 이야기하다 ; 용산기지 공원화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
Trying to find the course for the U.S. army base in Yongsan as a park
·일시_ 2007년 1월 11일|목|13:30·장소_ 한국과학기술회관 대강당·주최_ 환경과조경|(재)희망제작소 부설 세계공원연구소·주관_ 월간 환경과조경·사진_ 김태우 실장·정리_ 백정희 기자
·좌장_ 임승빈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토론_ 배정한 단국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성종상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수학 아뜰리에 나무 소장 이일훈 건축가, 후리건축 정욱주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전공 교수 최원만 신화컨설팅 부사장
임승빈 : 상당히 의미있는 토론회인 것 같다. 앞서 정욱주 교수가 만원짜리 돈 몇장을 책 속에 묻어두었다가 나중에 발견해도 기쁜데 백년동안 잊고 지냈던 땅을 돌려받았는데 얼마나 기쁜일인가라고 했는데 그 말에 참 동감하면서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백여년 만에 우리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는데 사실상 이렇게 남게된 것은 어떻게 보면 군사기지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이겠는가. 이미 난개발이 되었을 수도 있기에 그런 의미에서는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 우리에게는 커다란 사명감과 함께 좋은 공원을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본다. 만약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오히려 지금이 아닌 앞으로 백년이상 군사기지로 유지되었다가 백년 후의 세대에게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하는 평가가 나오게 된다면 어떻겠는가. 따라서 용산공원의 미래의 모습, 용산공원이 담아야하는 내용들을 논하는 이러한 자리가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중지를 모아 세계에 내어놔도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공원, 국토의 튼튼한 심장역할을 할 용산공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실질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토론자들의 깊이있는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3단계로 나누어 토론하도록 하겠다. 우선 토론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용산공원의 모습, 발제자들의 코멘트등을 말씀해주시고, 이어서 발제자들이 토론자들의 토론에 대한 답변 내지는 추가제안 등을, 다음으로 토론과 추가답변 이후에 모아지는 의견들에서 용산공원의 방향에 대해 제안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의 방향에 대한 토론자들의 의견(장단점, 실현가능성), 그리고 플로어의 의견을 들어보겠다. 첨언하자면 사실 방향도 중요하지만 이슈가 되고 있는 용산공원의 지하부 복합개발이나 주변부 개발, 비용문제, 시기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포함하여 여러 의견들을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용산공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짚어보았으면 한다. … 중략…
임승빈 : 지금까지 2시간 넘게 토론과 재토론이 이어졌다. 정리를 하자면 용산공원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오늘 기억에 남는 공원은, 이름을 짓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삼겹살공원, 고어텍스공원, 필로티공원 등이 기억에 남는데, 역시 이름을 갖든 갖지 않든 용산의 문제는 앞으로 계속 연구하고 의견수렴을 거쳐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지하개발과 비용조달 문제에 대하여는 심층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는 못했으나 공원이용자를 위한 최소한의 시설도입, 그리고 개발을 통한 비용조달보다는 국가가 조성하고 관리하는 방향이 타당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본다.용산기지가 반환되면 어떻게 만들자보다는 그동안 금단의 땅이었으니 우선 담장부터 허물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마음껏 몇 년동안 거닐어보고 방향을 정해도 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지 않았나 싶다.여러 가지 좋은 의견들이 나왔는데, 용산공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하는 오늘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5, 10년의 긴 시간에 걸쳐 계속될 과정이기에 그 시작점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장기적인 안목으로서 너무 조급하게 생각지 말고 선유도공원, 하늘공원, 서울숲에서 있었던 공원의 진화처럼 용산공원의 어떠한 진화가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 앞으로 긴 시간동안 찾아나가는 과정으로써 오늘의 토론회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발제자, 토론자분들께서 오랜 시간 진지한 논의를 이끌어 주신데에 감사드리고, 특히 긴 시간동안 자리를 함께 해주신 청중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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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을 이야기하다 ; 공원의 진화, 도시의 재생_용산에 가능성을 허하라!
부활하는 공원공원이 부활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던 공원에 새로운 조명이 집중되고 있다. 공원 문화가 일천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한 세기 앞서서 공원이라는 공간 장치를 발명했던 서구에서도 공원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공원의 역사는 길지 않다. 본격적인 공원 문화의 서막을 열었던 뉴욕의 센트럴파크(Central Park)가 이제 150살 남짓한 정도다. 전 세계 공원의 유니폼 같은 전형으로 자리 잡은 이 공원은 19세기 대도시의 사회 문제와 환경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해열제이자 진통제였다. 병든 도시로부터 벗어나 평온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녹색의 섬, 곧 피난처 공원(park as refuge)이 센트럴파크의 이념적 지향이었다. 이 공원이 겉옷으로 선택한 것은 녹색 낭만이 그림처럼 가득한 영국 풍경화식 정원(landscape garden)의 픽춰레스크(picturesque) 스타일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도시로부터 등을 돌리고 앉은 이 공원의 출발점이 아이러니컬하게도 도시라는 사실이다. 공원은 도시를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도시와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20세기라는 이름의 열차를 타고 센트럴파크표 공원은 지구상의 대부분의 도시로 전파되었다. 그런데 지난 세기의 중반을 넘어서며 적지 않은 공원들이 도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해갔다. 공원은 도시의 개발 압력에 늘 시달렸다.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지면 범죄의 온상이 되었고 마약의 천국이 되었으며 홈리스의 안식처가 되었다. 도시에서 큰 면적만 차지하고 있지 누구도 가기를 꺼려하는 모순의 장소가 되어갔다. 공원이 퇴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 역시 도시의 변화 때문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도시라는 조건과 그 속의 문화는 역사상 그 어느 시대보다 숨 가쁘게 바뀌어갔는데 비해, 공원은 여전히 19세기적 낭만에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동차가 가져온 속도와 이동 개념의 변화, 관광 산업의 눈부신 발전, 공원 같은 교외 전원 지역의 주택 개발, 공원보다 훨씬 재미있는 복합 쇼핑몰의 유행은 공원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했다. 도시로 인해 생겨났던 공원이 도시 때문에 쇠락해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계속 공원을 도시와 떼어놓고 생각했다. 그래도 공원은 녹색의 섬이어야 한다고, 그래야 공원이라고.20세기 후반을 넘어서며 상황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다. 다시 공원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공원이 최고의 정치적·경제적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서울의 경우가 최근의 상황 변화를 쉽게 입증해 준다. 이를 친환경적 삶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현상 정도로만 평가한다면 지나친 단견이다. 한 사이클을 지나며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모한 대도시에 대수술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러한 수술에 공원이라는 장치를 다시 투입하고자 하는 전략을 세계의 여러 대도시들이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의 메트로폴리스에 접속하고 있는 공원은 고립된 피난처가 아니다. 도시를 흐르는 혈관 같은, 도시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도시의 변신과 진화를 이끄는 도시의 주연이다. 재개발지, 공장 이적지(post-industrial site), 쓰레기매립지(landfill), 군부대 이전지 등 예전의 도시에서는 볼 수 없던 유형의 부지와 공원이 관계를 맺고 있다. 굳이 공장지대로부터 도시 재생의 공원으로 탈바꿈한 뒤스부르그-노드 파크(Duisburg-Nord Landscape Park), 광활한 쓰레기더미에서 공원으로 변신하고 있는 프레쉬킬스 파크(Fresh Kills Park), 그리고 군사기지 공원화의 선례인 포츠담 시민공원(Volks Park Potsdam)이나 다운스뷰 파크(Downsview Park)를 떠올릴 필요가 없다. 우리는 숭고미를 뽐내는 공원이 된 물 공장 선유도를, 하늘이 가까운 감각적인 공원이 된 쓰레기 산 난지도를, 곧 미래의 넉넉한 공원이 될 부산 하얄리아 미군 기지를 목격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동시대가 요청하고 있는 공원은 더 이상 초록의 물감으로 포장된 낭만의 섬이 아니다. 이 지점에서 또 한 번 기억해야 할 것은 공원의 부활 역시 도시의 변화 때문이라는 점이다. 공원의 부활은 도시의 변화에 대한 공원의 대응이다. 공원의 진화를 통해 도시를 재생시키고자 하는 실험이다.공원, 다양한 가치들의 불안한 동거누구나 공원을 사랑하는 시대다. 근처에 공원이 있으면 집값이 오르고, 아파트 분양 광고도 “공원 같은 아파트”를 내세운다. 시민들은 기꺼이 시간을 내서 공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공원의 관리와 운영을 위한 기부에도 참여한다. 공원을 기반으로 하는 시민단체도 적지 않다. 공원과 가장 극적인 함수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아마 정치가들일 것이다. 선거 공약의 꽃은 공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우리 시대의 풍경이다.그러나 그런 만큼 공원은 어깨가 무겁다. 우리는 공원이라는 단순한 장치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게 작동되기를 기대한다. 공원은 아침형 인간의 하루를 여는 조깅 코스이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을 등교시킨 주부가 원 마일 웨어(1-mile wear)를 걸치고 모처럼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산책의 장소다. 모니터 앞에서 오전을 시달린 직장인이 햇볕을 쬐며 점심을 즐길 수 있는 간이식당이다. 물론 평범한 주말의 휴식을 공원의 역할에서 빼놓을 수 없다. 공원은 또한 유치원 병아리들의 소풍으로 가득하다. 설레는 야외 웨딩 촬영의 무대로 변신하기도 한다. 자연 관찰은 물론 꽤 전문적인 수준의 환경교육도 공원에서 진행된다. 공원은 직장의 단합대회나 체육대회도 환영해야 한다. 때로는 미술전시도, 음악공연도 열린다. 공원이 홈리스의 안식처이자 갈 곳 없는 노인의 의자이자 가난한 연인의 밀실이라는 점 또한 너무 진부하겠지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공원은 정말 최고의 멀티플레이어다. 현대 도시의 여러 공간 중 공원만큼 유연하게 복합적인 기능을 담고 있는 곳이 있을까.공원 앞에는 여러 층위의 단어들이 공원의 성격을 형용하거나 규정하기 위해 동원된다. 공원이라는 두 자만으로는 공원에 투여되는 다양한 가치들을 모두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공원, 생태공원, 문화공원, 예술공원, 조각공원, 복합공원, 전통공원은 물론이고, 공원이 들어선 땅의 출신 성분에 따라 매립지 공원, 공장 이적지 공원, 폐선부지 공원, 군기지 공원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이처럼 공원에는 다양한 이념과 가치가 매우 불안한 상태로 동거하고 있다. 그 이유로 여러 가지 측면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공원은 태생적으로 공공성을 지향해 왔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공원은 자본주의 사회의 본격적 성립기에 생겨난 가장 비자본주의적 공간인 것이다. 자본주의적 공간 이용에 적절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활동들이 공원이라는 이질적이면서도 유연한 공간으로 유입되어 왔다. 그래서 공원은 위태로운 동거의 장소다. 좋은 공원은 이러한 동거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낸 공원일 것이다.소문만 무성할 뿐인 용산공원에 정치가의 말을 통해, 전문가의 생각을 통해, 시민단체의 행동을 통해 수없이 많은 가치들이 강요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공원의 숙명이다. 용산공원은 벌써부터 어깨가 너무 무겁다.
배정한 Pae, Jeong Hann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