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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이애란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Why: 조경 교육을 받고 20여 년 실무에서 활동하다 학교로 돌아온 입장에서 본 조경이란, 통찰력과 조직적 사고 체계를 가지고 과학적 연구와 창의적 설계를 넘나들어야 하는 실용 학문 분야다. 조경의 범주, 과정, 결과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생적 다양성은 장점과 단점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유리한 점으로는 대규모 신도시부터 작은 화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를 다룰 수 있고, 인문사회과학부터 자연과학에 이르는 기초 학문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능력 그리고 논리적이고 조직적인 사고 체계 능력까지 고루 섭렵하는 내용적 범위다. 단점으로는 위와 같은 다양한 범주를 소화하여 자기화한 후 창출해내는 과정의 어려움과 지속가능한 결과에 대한 무한한 갈증 그리고 일반인에게 완전히 이해시키기 힘든 우리 영역의 구체화된 설명일 것이다. What: 교육으로서의 조경 설계는 위와 같은 과정의 학습과 결과적 산물 만들기, 일반인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사고하고 창출해내는 필수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조경의 대상에 대한 이해와 기초적 학문의 습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생물, 자연환경 그리고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 기초 지식으로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통찰력과 조직적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조경의 다양성을 자유자재로 다루거나 체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생각은 거시적 안목으로 넓고 크게, 실천은 대상지로 들어가 현실적인 최적안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양날의 검처럼 중요한 창의적 사고와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좌뇌와 우뇌, 마음과 몸이 완벽할 순 없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마지막으로 ‘소통의 리더십’이다. 조경의 대상은 절대 하나의 전문 영역이 만들어 낼 수 없는 범주를 가지고 있다.
    • 이애란[email protected] /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 2015년08월 / 328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윤영조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학교로 직장을 옮긴 지 이제 갓 3개월 정도 지나고 있다. 여러 교수님들의 교육과 설계 내공을 따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선뜻 설계 교육에 대한 의견을 표하기가 조심스럽다. 조경 설계 실무를 하면서 신입 직원들을 보고 느꼈던 몇 가지 대학 설계 교육에 대한 단상과 정원 설계 과목을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답하고자 한다. 최근 대학의 설계 교육은 업역의 세분화와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아 범용적인 측면에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다소 회의적인 견해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설계 교육은 조경 분야의 실무(기획, 계획, 설계, 시공, 감리)를 수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목이며, 조경 이외의 분야에서 요구되는 업무 프로세스와도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대학에서의 체계화된 설계 교육을 통해 사회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자질의 계획가, 조경 디자이너, 시공 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다. 설령 조경 외의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계획 및 설계 프로세스 수행 단계에서 습득하게 되는 인문·자연·물리적 환경에 대한 이해력과 분석력, 사고력, 기획력, 표현력은 필수적인 업무 수행 능력이 될 수 있다. 대학의 설계 교육 현장과 설계사무소를 겸직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근래 설계 분야 기피 현상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까지 암묵적으로 당연시되던 공급자 위주 설계 교육에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으로 그 궤도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양건석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21세기에 들어 정부나 기업체는 ‘디자인은 국가 경쟁력의 열쇠다’라고 강조하면서 산업 디자인 분야에 엄청난 지원을 쏟아 붓고 있다. 디자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조경 설계 분야는 여전히 3D 업종에 버금가는 냉혹한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조경과 인접한 타 분야는 ‘통합’을 내세우며 조경 고유의 영역을 다루고 있다. 조경만의 고유한 업역을 강조하고 새롭게 발전시켜야 하는 이 시기에 설계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설계 교육은 조경의 특성을 극대화하고 타 분야와 구별되는 조경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조경학과에서 설계 이외에도 다루어야 하는 분야가 너무 많다. 각 학교마다 지역별, 문화별, 학문별로 특성화해서 설계 교육을 진행하면 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조경 설계 분야에 특화된 인재가 좀 더 많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1 설계 수업을 통해 학생은 조경 계획·설계·시공·관리 분야에 대하여 디자인 프로세스2를 적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창의적인 설계는 디자이너가 본인의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디자인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수행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은 어느 날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멋진 조경 설계 도면을 그려내는 것으로 상상하고 있다. 지독한 디자인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설계안은 점차 진보되어 간다. 이 사실을 깨달아야 황당한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설계에는 반드시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안세헌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설계를 가르치기에 아직 부족함이 많다. 설계 교육에 대한 철학도 부재하고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문제 역시 큰 고민이다. 설계 교육이 단편적인 몇 장의 드로잉과 전문적인 기술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초 학습과 연구가 필요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체계적인 조경학과 커리큘럼과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가천대학교 조경학과는 지난 30년 동안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조경 계획 및 설계 분야에서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다고 자부한다. 가천대학교의 설계 특성화 중심에는 설계 교육에 대한 철학이 분명했던 몇 분의 좋은 선생님들이 계셨다. 이 분들의 협업이 설계 교육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진행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 민경현 교수의 한국 전통 조경에 대한 이론적 토대는 설계 교육의 정신적 자양분이 되었으며, 퇴임하신 우정상 교수의 정원 설계 교육과 김덕삼 교수의 공원 설계 교육은 설계교육의 실무적 기초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시대를 앞서는 안목과 조경가의 자세를 강조하셨던 최정권 교수는 조경 계획 분야에서 큰 가르침을 주었다. GIS 분야의 권위자인 김은형 교수의 컴퓨터 설계 교육과 산림 생태 분야의 전문가인 전승훈 교수의 식재설계 교육은 설계 교육이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이형숙 교수의 공간 디자인 기초교육은 창의적인 설계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었다.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서예례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영국의 건축 비평가인 레이너 벤험Reyner Banham은 그의 마지막 에세이 “블랙박스: 건축의 비밀 직업A Black Box: The Secret Profession of Architecture” (1990)에서 건축architecture과 건물building의 차이는 ‘무엇what’이 아닌 ‘어떻게how’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건축 행위가 건물을 짓는 것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스튜디오 문화인 도제식 작가주의에서 비롯된 ‘블랙박스’의 신비로움을 좇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내용을 알지 못한 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게 되는recognised by its output though unknown in its contents” 텅 빈 블랙박스와 같은 건축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행위적 가능성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건축뿐만 아니라 조경·도시설계 등 스튜디오 문화에 기반한 모든 설계교육에 여전히 적용할 수 있는 견해라고 생각한다. 강사와 학생간의 심도 있는 교류, 경쟁과 팀워크의 시너지, 다양한 미디엄의 활용, 그리고 생산적 비평과 담론을 기반으로 하는 설계 교육의 스튜디오 문화는 타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강력한 행위력을 내재하고 있다. 지식의 전수라는 위계적 관계 대신 상호 협력의 수평적 공동체가 주가 되는 스튜디오 문화는 예상할 수 있는 ‘결과’보다는 미지를 지향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설계 스튜디오는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에 초점을 두게 되며, 결과 대신 탐구적 실험의 과정을 통해 공간 및 환경 분야의 창의성과 실천적 행위성을 함께 모색하고 축적해 나가는 기반을 제공한다. 나아가 설계 교육은 학교 내에서 소진되는 일시적 교육이기보다는 사회 진출 후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될 수 있는 지식과 행위 생산의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모든 행위 구조가 상호 유동적으로 얽혀 있는 글로벌 사회에서 다양한 미디엄을 통해 공간과 환경을 다룰 수 있는 건축·조경·도시설계 전문가들은 스페셜리스트이기보다는 제너럴리스트로서 강력한 행위 능력을 지닌다. 이들은 좋은 디자이너인 동시에 연구자·교육자·코디네이터·시민운동가·회계사·컨설턴트·선동가·사업가·정치인·공무원의 역할을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는 트릭스터trickster가 되어야 하며, 설계 교육은 이러한 다각적 행위자들을 길러내기 위한 생성적 방법론을 고민하고 실험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어야 한다.
    • 서예례[email protected]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도시설계 교수 / 2015년08월 / 328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민병욱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학생들은 설계 스튜디오를 통해 한 분야에서―물론 이번 경우에는 조경이 되겠지만― 다룰 수 있는 거의 모든 이론과 실천의 내용을 분석analysis과 합성synthesis의 과정을 통해 종합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특히 응용 학문의 관점에서 조경을 보게 되면, 설계 스튜디오는 학생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실천적으로 익힐 수 있는, 교과 과정을 통틀어 가장 중심이 되는 학업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설계’가 교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설계를 배운다’가 설계 스튜디오에서 ‘어떤 주제를 다루느냐’를 앞선다―은 그 자체만으로 지극히 지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경이 다루는 설계 대상이 주로 공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공공 오픈스페이스라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프로젝트의 가치를 공증받을 수 있는 정합성에 기초한 소통의 역할을 학생들에게 강조해야 한다. 나아가 문제를 찾고 정의하는 분석 과정에서는 비판적인 사고를,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고 공간의 형태를 잡아가는 합성의 과정에서는 추론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물론 예쁘고 세련된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도 설계가로서 지녀야 할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배우고 익혀야 하지만, 이러한 설계 과정은 주관적이고 감각적 영감의 결과물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인에 의한 훈련보다는 학생 각자가 스스로의 안목과 소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민병욱[email protected] /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 / 2015년08월 / 328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김영민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기계공학이나 토목공학 분야에서도 설계 교육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설계가 공학의 정체성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설계 교육이 조경 교육의 중심이라는 생각에는 조경의 정체성이 기술이나 과학의 영역보다는 예술, 더 넓게는 문화의 영역에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렇게 볼 때 설계 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문화적 영향력을 지닌 예술적 공간을 구상하고 구현하는 종합적인 능력이다. 그렇다면 그 능력을 어떠한 방식으로 배양해야 하는 가? 얼핏 생각하면 선생의 능력이나 철학에 따라 설계 교육의 성패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제도권 교육에서 설계 교육 방식의 핵심은 선생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많은 학교에서 적용하고 있는 설계 교육 시스템은 서구, 그중에서도 미국의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1 다른 대안의 여지를 주지 않는 범용적인 제도권 교육에 반감을 가진 이들도 많지만, 400년에 걸쳐 수정되고 발전되어 온 이 시스템이 매우 강력하고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선생 개개인이 대답할 문제가 아니라 이미 전 세계의 대부분의 학교가 따르고 있는 모범 답안이 분명히 있는 문제다. 라이트의 탈리에신2이나 솔레리의 아르코산티3와 같이 제도권 교육과는 전혀 다른 교육 방식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이 주어진 모범 답안에서 벗어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 김영민[email protected] /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2015년08월 / 328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권진욱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문화의 생산·유통·소비 체계에 조경을 비유하자면 ‘설계하는 것과 그에 따른 결과물’은 문화의 생산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조경이 다루는 영역의 범주가 방대하여 ‘설계=생산’의 등식이 언제나 절대적인 것은 아닐지 몰라도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만드는 설계의 중요성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설계에서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대한 질문에 앞서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설계 교육에서 ‘집합 교육’이란 무의미하다. 하나의 단어 혹은 하나의 현상에 대한 감성은 개별적이며, 설계는 공식을 대입하여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주로 학생 개개인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이끌어내면서 학생 자신이 생각하는 의도에 가장 가까운 설계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교육한다. 그 외에 나의 또 다른 역할이 있다면 학생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가능성을 조금 더 제시하는 것이다.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대한 대답으로 돌아가면, 나는 경로를 만들어가는 것을 가르치며 그 경로 상에 펼쳐지는 연출과 경로 상에 전개되는 체험의 방법을 만들어가는 것에 수업의 대부분을 할애한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설계자가 아닌 체험자의 관점으로 그 경로를 연상하며 피드백 하기를 권유하고 싶다. 간혹 학생들로부터 “설계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많은 경관을 감상하고 그에 대한 감성을 머릿속에 담아두어라”라는 당부가 전부다.
    • 권진욱[email protected] / 영남대학교 산림자원및조경학과 교수 / 2015년08월 / 328
  • 설계 교육의 단면들
    설계 교육은 단순히 설계 지식과 기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 이상이다. 스튜디오 중심의 설계 교육은 조경 교육의 핵심적 과정이자 통합적 방법이다. IFLA-UNESCO의 조경교육헌장(2005)과 ECLASEuropean Council of Landscape Architecture Schools의 조경교육지침(2010)은 설계 스튜디오에 조경 교과의 절반 이상을 편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설계도 어렵고 교육도 어려우니 ‘설계 교육’은 말할 필요도 없다.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우리나라 조경 교육에서도 설계 교육은 다양한 차원의 현재진행형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의 교육 구조와 설계 환경에서 설계 교육의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가? 설계 교육의 구성과 과정 그리고 교수법은 적절한가? 교육 수요자인 학생은 설계 스튜디오 교육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학교의 설계 교육과 실무 설계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조경·건축·도시설계를 가로지르는 협력적·통합적 설계 교육은 가능한가? 설계 교육은 도시와 환경의 미래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_ 권진욱, 김영민, 민병욱, 서예례, 안세헌,  양건석, 윤영조, 이애란, 정욱주, 정태열, 조동범, 최정민, 홍윤순 • 설계 교육의 내일을 고민하다 _ 김소라, 김아연, 유석연 • 우리가 바라는 스튜디오 수업 _ 31기 학생통신원 • 하버드 GSD의 설계 교육을 묻다 _ 니얼 커크우드 인터뷰 • 볼 스테이트 대학교의 스튜디오 수업 _ 크리스틴 존슨 인터뷰
    • 김정은, 이형주, 조한결, 양다빈 / 2015년08월 / 328
  • [칼럼] 조경의 페다고지를 논할 때다 Column: Pedagogy of Landscape Architecture
    대학 신입생 시절, 영어 토론 서클의 첫 텍스트가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의 『페다고지Pedagogy of the Oppressed』였다. 원서를 읽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내용에는 쉽게 공감이 갔다. 진정한 교육은 선생이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주체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게 책의 메시지였다. 시간이 한참 흐른 요즘 나는 교수법이나 교육론으로 번역되는 페다고지에 다시 관심을 두고 있다. 올해로 조경학과에서 교수로 생활한 지 20년이 되는 나는 오는 가을 학기부터 1년간 연구년을 가질 참이다. 과연 내가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는 수업방식이 최선인가? 매너리즘에 빠져 유사한 수업내용과 과제를 반복하지는 않았는가? 내 수업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식 체계를 완성하는 데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 이와 같은 교육 현장의 실존적 고민을 연구년 동안 풀어야 할 숙제로 삼았다. 최근에는 우리 학과 교수들과 학생 교육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교과 과정의 개편과 신규과목 개설에 관한 논의는 늘 있어 왔지만, 이번 논의는 보다 절박한 상황이 계기가 되었다.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 시점에서 여러 교수가 지닌 역량을 어떻게 수렴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점점 감소하는 대학원 입시 지원율에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 등이 핵심 주제다. 교과 과정의 구성과 수업 간의 교육 내용 조정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 있지만, 교수 방법에 대한 문제까지도 함께 토론할 계획이다. 페다고지에 관한 논의는 교육 과정과 결부될 수밖에 없다. 나는 두 학교에서 학과장을 맡아 교육 과정을 계획하는 일을 경험했다. 조경학과의 교육 과정이 이론theory, 테크닉technique, 실기praxis의 세가지 틀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론은 역사와 비평, 인접 분야에 대한 지식을 다룬다. 테크닉은 생태나 공학적 지식과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을 기른다. 실기는 주로 스튜디오 과목으로 현장 중심의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다룬다.학교마다 어떠한 인재를 길러낼 것인가라는 교육의 비전이 다르기 때문에 상이한 교육 과정을 구성하게 된다. 내가 조경 교육 과정을 다룰 때 고민했던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론, 테크닉, 실기 영역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교수를 처음 시작하던 무렵 한 선배 교수가 던진 질문은 늘 나를 고민하게 해왔다. 조경의 현실 상황이 열악한데 지나치게 추상적인 담론에 몰두하는 것이 타당한가? 너무 많은 이론적 지식만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준비시키는 데 소홀하지 않는가를 늘 염두에 두곤 했다. 둘째는 조경 교육의 핵심 영역과 주변 영역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치할 것인가의 문제다. 전통적으로 조경가에게 요구되어 온 지식이나 기술과,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새롭게 요청되고 있는 것은 다르다. 예를 들어 전자는 생태적 지식과 땅을 다루는 기술이고, 후자는 지역 커뮤니티와 협력하고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한정된 시간의 교육 과정에서 역량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는 늘 선택의 문제로 남는다. 셋째는 한국적 상황에 적합한 교육 과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의 조경 교육은 해외 대학의 교육과정을 도입해 변용해 왔다. 그러나 사회적 배경이 다르고 졸업생이 취업하는 시장이 상이한 상황에서 유사한 교육 과정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에게 적합한 조경 교육의 내용과 형식을 찾아내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 세 가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쉽게 찾기는 어렵다. 공론의 장에서 함께 논의해야 할 내용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테크닉이나 실기보다 이론이 과잉인 상황이다. 현장에서 요구되는 조경 고유의 지식 체계와 기술력이 빈곤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없다. 최근 조경계 전반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건설 경기의 위축 등 외부적 상황 때문이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기대에 질 높은 서비스로 대응하지 못한 내부적 상황에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빈곤한 실무분야의 근원을 따지다 보면 조경 교육의 부실 문제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교육 현장의 교수들은 교육에 관해 얼마나 치열한 고민을 했는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 학계는 조경 교육에 관한 논의에 인색한 편이다. CELACouncil of Educators in Landscape Architecture를 비롯한 여러 외국 학회에서는 조경교육에 관한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전개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조경 교육 과정과 교육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한국조경학회지』(2015년 2월)에 실린 서울시립대학교 김아연 교수의 ‘조경 교육에 있어 학습자 중심 스튜디오 수업의 쟁점’이라는 깊이 있는 연구를 발견할 수 있어 반가웠다. 미래를 변화시키려면 교육에 주목해야 한다. 후속세대에게 좋은 조경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하는 일이다. 이제 조경 교육에 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자. 작은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서로 교육 현장의 고민을 나누자. 그리고 교육의 내용과 결과물을 공유하자. 좋은 시도와 성과는 많은데 서로 공유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조경 교육, 서서히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그래야 대학정원이 축소되고 취업난이 가중되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조경을 공부하는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조경진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서울시 공원녹지 총감독, 서울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마곡지구에 본격적인 식물원을 도입하면서공원과 결합하는 작업의 코디네이터인 마곡중앙공원 총괄계획가를맡고 있다.
    • 조경진[email protected]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 / 2015년08월 /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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