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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 스테이트 대학교의 스튜디오 수업 학부생 크리스틴 존슨과의 인터뷰
    지난 5월 11일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전략디자인 본부의 인턴 크리스틴 존슨(Christine Johnson)을 인터뷰했다. 존슨은 미국 인디애나 주에 위치한 볼 스테이트 대학교(Ball State University)에서 조경을 공부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1월~5월)에 교수의 권유로 한국에서 인턴십을 수행했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설계 교육’을 주제로 한 이번 특집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었고, 볼 스테이트의 설계 교육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볼 스테이트 대학교는 지난 10년간 『크래머 리포트(The Cramer Report)』에서 선정한 ‘미국 내 세계적인 건축학 프로그램’에서 20위권에 올랐으며, 조경학과 학사·석사프로그램은 지난 2012년 『디자인 인텔리전스(Design Intelligence)』에서 발표한 ‘미국 조경학 프로그램 상위 10개 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_ 편집자 주 Q. 볼 스테이트 조경학과의 교과 과정이나 스튜디오환경은 한국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특히 5년제라는 점과 건축·도시·조경 통합 학부로 입학한다는 점이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인데. A. 그렇다. 볼 스테이트 조경학과는 5년제로 구성되어 있다. 1학년 과정을 수료한 후, 건축, 조경, 도시계획의 세 가지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본격적인 조경학과 전공 수업은 2학년부터 시작된다. 1학년은 ‘창의적 예술 교육’이라는 수업 목표 하에 일반 디자인론과 스튜디오 문화를 배운다. ‘건축 및 계획 대학The College of Architecture and Planning(이하 CAP)’에 입학한 학생들은 전공 심화 과정에 앞서 ‘1학년 공통 필수 프로그램’을 반드시 수료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디자인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통해 건축, 조경, 도시 분야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을 갖는다. 1학년 교과 과정에 ‘디자인과 드로잉 코스’라는 기초 설계 스튜디오가 있지만 공원이나 정원 같은 전문 분야를 다루지는 않는다. 그보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배우기에 앞서 스케일 감, 도면을 보는 방법, 프리핸드 스케치 등을 익히는 과정이다. Q. 건축, 조경, 도시계획 분야 중의 하나를 어떤 방식으로 선택하게 되는가? 또 조경학과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는 어떠한가? A. 1학년 과정 수료생은 기본적으로 건축, 조경, 도시 모든 과정에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각 학과마다 정원이 있기 때문에, 정원이 초과될 경우 성적 평가와 면접 등의 선발 절차를 거치게 된다. 사실 건축학과에 비해 조경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는 않다. 건축학과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조경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이후 2년 동안, 조경학과 교과 과정이 너무 어렵다거나 충분한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의 비율이 5%가량 된다. 그렇지만 대개 조경학과 프로그램을 모두 마치고 졸업하는 학생들은 조경학 프로그램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표하며, 이후 이들이 갖게 되는 직업도 조경 관련 직종인 경우가 상당수다. Q. 향후 직업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감은 어떠한가? A. 명확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재학생 대부분이 ―조경 관련 직종을 선택할 경우― 졸업 후 취업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업의 기회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생태 복원, 정원 설계, 공원이나 마스터플랜 설계, 주거 공간 설계 등 교과 과정에서 다루었던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오피스가 다양하게 있다. 많은 학생이 설계 위주의 업무를 선호하지만, 설계와 시공을 모두 아우르는 오피스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다. 또 원하는 직장을 찾기 전까지 기타 디자인 관련 업체에서 일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양다빈 / 2015년08월 / 328
  • 하버드 GSD의 설계 교육을 묻다 니얼 커크우드 교수와의 인터뷰
    지난 7월 17일 본지 발행인이 그룹한 사옥에서 하버드 GSD의 전 학과장 니얼 커크우드 교수를 인터뷰했다.그는 설계 교육자라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핵심 지식을 가려내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며,디지털 매체가 발달한 요즘에도 설계 스튜디오에서 아날로그 방식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더불어 설계 중심으로 구성된 하버드 GSD의 교과 과정과 통합적 설계 스튜디오에 최적화된 ‘건드 홀’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_편집자 주 Q. 『환경과조경』 이번호 특집의 주제는 ‘설계 교육’이다. 전국 조경학과의 설계 담당 교수 열세 분에게 설계 교육의 철학과 설계 스튜디오의 진행 방식 등에 관해 질문했다. 오랜 시간 설계 중심 대학원에서 가르쳐온 당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며 인터뷰를 시작하고자 한다. 조경 교육에서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또 설계 교육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설계는 조경 교육에 있어서 명백하게 중심적 역할을 한다. 예비 디자이너와 계획가인 새로운 세대를 훈련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새롭게 대두되는 연구 내용을 제시하는 역할, 즉 설계 교육 자체가 조경의 다양한 지식을 배양하는 툴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모든 조경 교과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핵심 내용―역사, 식재 등―은 비슷비슷하다.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이하 하버드 GSD)의 교육은 1901년에 시작되었는데, 당시에는 이탈리아어나 프랑스어 등 어학과 토목공학이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의 교과 과정과 2009년 내가 하버드GSD 조경학과장(2003~2009)으로 있던 시기의 과정을 비교해 보면, 그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차이가 없다. 즉 조경 교육의 핵심core이나 철학은 지난 100여 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튜디오 교육 역시 아주 오래된 방식으로 프랑스의 에콜 데 보자르École des Beaux-Art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교수가 아니라) 학생이 직접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기)시작해야 하는 스튜디오 교육은 리플렉티브 프랙티스reflective practice이자 주관적인 사고 과정이다. 학교측은 1대1로 가르쳐야 하는 스튜디오 시스템을 반겨하지 않는 측면도 있는데, (대형 강의와 비교해) 상대적인 비효율성과 수치적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평가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조경 교육에서 그 과정을보다 객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사사키 어소시에이츠Sasaki Associates를 설립한 히데 오 사사키Hideo Sasaki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학생 개개인에게 코멘트를 하지는 않았다. 대신 공통의 대상지를 스튜디오 과제로 내주고 학생들이 과제를 해오면 10여 개의 과제를 벽에 일렬로 붙였다. 기존 환경을 가장 많이 보존하는 안에서부터 가장 과감하게 변화를 가져오는 안까지, 또는 가장 녹지가 많은 안에서 가장 녹지가 적은 안 순으로 나열을 한다. 이 자체가 스튜디오 강의법이다. “같은 대상지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생각과 안을 구상할 수 있다”고 말이다. 특정 안을 강조하거나 옳고 그름을 말하지 않고, 각각의 안이 갖고 있는 생각과 장점, 특징 등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생각의 발전을 유도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지난 15~20년 사이 스튜디오 시스템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의 방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해 온 것이다. 근래에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아날로그 방식만 존재하던 스튜디오 시스템을 접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요즘 학생들은 크리틱을 받기 위해 노트북 화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난 노트북 화면을 보면서 진행하는 크리틱을 거부하는데, 이런 경우 학생들에게 “네가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는 도면의 스케일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그럼 대부분의 학생들이 내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변명하기에 바쁘다. 혹은 “우리가 3분 전에 봤던 그림을 다시 볼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면, 학생들은 잠깐만 기다리라며 폴더를 뒤적거린다. 나는 그런 식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크리틱은 특정 스케일로 프린트하거나 핸드 드로잉을 벽면 혹은 책상에 펼쳐 두고 해야 한다. 이는 컴퓨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과정을 위해서는 아날로그 방식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다.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설계법은 시공 도면을 그리거나 적산 등의 과정에서는 매우 좋은 방식일 수 있다. 하지만 개념 생성 단계나 디자인 발전 단계에서는 아날로그 방식이 더욱 적합하다. Q. 역사적으로, 특히 20세기 말 이후 하버드 GSD 조경학과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의 지향점은 어떻게 변해왔는가? A. 그간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나 회복탄력성resilience 등에 대한 전문가가 생겨났을 수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학교 밖 실무의 98%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아카데믹한 측면에 집중하는 소수의 전문가들만이 그러한 변화를 이야기한다. 그들은 실무를 병행하지 않기에 현실을 잘 알지 못한다. 물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행’은 변화한다. 과거 유행을 주도했던 개념이나 이론들 가운데 이제는 거론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한때 구조주의structuralism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되면서 관련된 책과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에 대한 담론이 사라졌다. 물론 이런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변화하고 있느냐를 이야기하기 전에, ‘무엇이 변화하지 않는지’를 얘기해야 한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핵심 지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런던의 템스 강은 1970년대에는 6주씩이나 얼어서 녹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 위에서 축제를 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얼지 않는다. 다르게 말하면 지구의 온도는 40여 년에 걸쳐 변해 왔다.
    • 박명권 / 2015년08월 / 328
  • 우리가 바라는 스튜디오 수업 설계 교육의 단면들
    이번 호 칼럼의 핵심은 이 문장으로 요약된다. “진정한 교육은 선생이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주체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건축·도시·조경 설계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세 교수가 참여한 좌담에서도 ‘자기 주도 학습’에 방점이 찍혔다. 유대인의 교육법인 탈무드에 나오는 ‘현명한 부모는 아이들에게 고기를 주지 않고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격언 역시 일맥상통한다. 교육이 ‘일방적’이어선 안 되는 까닭은 이외에도 무수하다. 하지만 강의식 수업을 ‘자기 주도’로 진행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모든 교육이 자기 주도적이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강의·토론·스튜디오·실험·실습 수업의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 그 비율은학과(학문)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조경학과에서는 이 모든 형식의 수업이 가능하고 요구된다. 그중에서도 학생의 ‘자기 주도’가 특히 빛을 발하는 경우는 아무래도 스튜디오 형식의 설계 수업이다. 결국 그림은 학생이 그리는 것이니까. 그리고 ‘자기 주도 학습’의 주인공은 두말할 필요 없이 학생이다. ‘설계 교육’을 특집 주제로 정하고 나서, 그 주인공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지금 여기의 설계 교육을? 스튜디오 중심의 설계 수업을? 당연한 궁금증이기도 했다. 교육의 주체는 가르치는 자 못지않게 배우는 자이니까. 가르침만 있을 수도, 배움만 있어서도 안 되는 것이니까. 그래서 전국 34개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통신원에게 물었다. ‘①설계 교육에서 기억에 남는 점이 있다면, ②스튜디오 수업에서 아쉬웠던 점은, ③어떤 설계 교육을 원하는가’ 다음은 거칠지만 생생한 그들의 바람이자 강의 평가다. 때론 울분이, 때론 애정이 행간에서 진하게 읽혔지만, 설계 교육에 대한 무관심과 스튜디오 수업에 대한 무지가 나타난 경우도 있었다. 그중 일부를 옮긴다. 이 역시 지금 여기의 ‘설계 교육의 한 단면’이기 때문이다(일부 경어체를 살리기도 했지만, 문맥상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대목에는 일부러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 글을 읽는 교수님들께서는 오해가 없으시기를). 왜 고래만 춤춰야 하나요 “설계 수업을 들으면서 항상 드는 의문점은 ‘왜 교수와 강사는 비판만 하는가’다. 매주 진행되는 크리틱에서 내가 들은 말은 칭찬보다는 날카로운 비판이 더 많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설계 수업에서는 왜 칭찬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학생의 도면에 비판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우리 학교만의 분위기인지도 궁금하다. 생태와 설계가 제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도 중요한 고려사항일 텐데, 생태 교수님과 설계 교수님의 지향점이 너무 다르다. 수목학과 설계를 동시에 배우고 있어서, 학생들은 설계를 할 때 자연스럽게 나무의 수종과 배치에 대해서도 고려를 하게 된다. 그런데 생태학 수업에서 배운 대로 나무를 배치하면 ‘예쁘지 않기’ 때문에 고치는 게 좋겠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과연 어디에 중점을 두고 나의 설계 방향을 잡아나가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설계, 그 단어만 들으면 감탄사가 나오는 아주 멋스러운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조경학과에 입학한 후 현실로 다가온 ‘설계’는 나의 잠을 빼앗고 스트레스를 주는 고민덩어리다. 우리 학교에서는 단일 설계 수업도 있지만, 타과와 공동으로 건축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연계 전공을 개설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강의를 수강하며 내가 느낀 것은 ‘혼란’ 그 자체다. 한 주 한 주의 과정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두 교수님의 스타일과 선호하는 지향점이 너무나도 달라 6주간의 수업 뒤, 다른 교수님을 마주했을 때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만 같았다. 6시간이라는 스튜디오 시간 동안 우리가 무언가를 얻어가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또 우리가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이 커졌다. 나는 설계 교육은 좀 더 체계적이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창의성, 한마디로 설계에 대한 ‘센스’를 키우는 교육이길 바란다. 어떻게 하면 교수님께 덜 혼날까를 걱정하는 내가 아닌, 내가 생각한 것을 오늘은 또 어떻게 들어주실까를 기대하게 된다면 좋겠다. 정답이 없는 과목에서 이미 선생님의 머릿속에 그려진 정답을 찾길 바라는 것부터가 잘못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마지막 결과물을 보면 모두 비슷비슷한 패널들이 걸리는 것만 봐도 현설계 교육의 문제점을 짐작할 수 있다. 때로는 그 방향을 잡아주지도 않으면서, 자신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며 손쉽게 성적을 매겨버리는, 그런 혼란만 주는 설계교육은 바뀔 필요가 있다.”
    • 31기 학생통신원 / 2015년08월 / 328
  • 설계 교육의 내일을 고민하다 설계 교육의 단면들
    설계 교육은 단지 설계의 테크닉을 가르치는 수단이 아니다. 스튜디오 중심의 설계 교육은 미래의 조경가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자기주도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조경 교육의 핵심 과정이자 방법이다. 그러나 설계를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은 설계 자체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 제도권 조경 교육의 역사는 이미 40년을 넘어섰지만 설계 스튜디오가교육 과정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에 불과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된 설계 교육은 예전과는 다른 지평을 열었지만,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 6월 5일, 같은 학교에서 건축설계, 도시설계, 조경설계를 가르치고 있는 세 명의 설계 교수를 『환경과조경』의 회의 테이블로 초대했다. 설계 교수의 역할, 설계 교육의 목표, 건축·도시·조경의 통합적 설계교육과 분야 간의 왜곡된 협업 구도, 설계 교육의 과제등 설계 교육의 다층적 논점에 대한 토론이 자정을 넘겨 펼쳐졌다. 스튜디오 교육의 지향점과 설계 교수의 고민 배정한: 어려운 걸음, 감사드린다. 오늘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시립대)에서만 세 교수님을 모신 이유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도시과학대학이라는 같은 울타리 안에서 건축, 도시, 조경 교육의 시너지를 실험하고 있는 시립대 선생님들로부터 얻을 게 많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현재의 교육 구조와 설계 환경에서 설계 교육의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 학교의 설계 스튜디오는 교육 수요자의 요구에 답하고 있는지, 건축·도시·조경의 통합적·협력적 설계 교육은 가능한지 등 설계 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쟁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설계 교육자의 역할과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할까 한다. 설계 교육에서는 외적 환경도 중요한 이슈이지만 내적 구성원이라는 요인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설계 교수로서 그간의 고민을 자유롭게 들려주시면 좋겠다. 김아연 교수는 최근에 설계 교육을 주제로 한 논문을 몇 편 발표하기도 했는데. 김아연: 늘 고민이다. 고민을 이론적으로 해소해 보고자 논문을 써보았다. 이번 좌담에 참여한 세 명 모두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교수가 되었다. 설계 교수 이전에 설계가였다. 그런데 학교 밖에서 설계를 하는 것과 학교 안에서 설계를 가르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즉 설계를 잘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설계를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무의 복잡한 상황에는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으로 대처할 수 있었지만, 학교 수업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기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교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교육 방법론을 배우지 못한 상황에서 강단에 서게 되니 자연히 문제가 발생한다. 교수도 학생도 모두 불만족스럽다는 게 뻔히 보이지만, 그 원인에 대한 분석조차 쉽지 않다. 설계 교육의 문제점이 설계 그 자체에 있지 않다는 점이 분명했다. 그래서 겉핥기 수준으로라도 교육학을 새롭게 공부하며 설계 ‘교육’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자구책으로 설계 교육을 주제로 한 논문을 쓰기 시작한 셈이다. 우선 학생들이 설계 교육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부터 파악했다. 3~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설계 교육의 의미가 무엇인지, 설계 교육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지 설문을 해보았다. 그 결과 대략 현상은 파악되었지만 개선할 방법이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워싱턴 대학교에서 연구년을 보내면서 유익한 자극을 받았다. 스튜디오 페다고지pedagogy를고민하는 일군의 교수들과 가깝게 지냈는데, 그 과정에서 한 대학원생이 진행한 관찰 연구를 접했다. 교육대학원의 박사 과정 학생이 두 학기 동안 조경 설계 스튜디오에 참여해 내부자적 관점에서 수업 관찰을 시도한 것이다. 교육학 전공자들은 방법론적 관점에서 스튜디오 교육에 주목하고 연구하고 있는데, 정작 스튜디오 수업을 운영하는 우리는 교육학적 반성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다. 배정한: 논문을 쓰면서 파악한 설계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김아연: 우선 설계를 근대적 패러다임의 이론 수업처럼 가르치는 점이다. 현대 교육학에서는 지식을 교수가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구성주의적 교육 방법 중 스튜디오 수업은 최근 그 중요성을 주목받아 여러 분야에 도입되고있다. 그런데 스튜디오라는 틀 속에서도 많은 설계 교수들은 일방적으로 지식이나 기법을 전달하려고만 한다. 학생들은 할 수 없이 교수가 시키는 대로 따라 하고 점검을 받고 교수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스튜디오 고유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학생들이 스튜디오 수업을 이론 수업보다 더 무서워하고 폭력적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점이다. 강의식 수업은 그냥 앉아서 듣기만 하면 되지만, 스튜디오 수업은 대면 방식이어서 수업의 모든 과정이 개인적 차원으로 다가온다. 관계가 긴밀한 만큼, 위압적이고 권위적인 교수를 만나게 되면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설계를 좋아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스튜디오 수업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진로 결정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다. 건축이나 도시 분야는 사정이 좀 나을 수도 있지만, 조경학과의 경우엔 스튜디오 교육을 받지 않았던 분들이 스튜디오 수업을 맡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고 스튜디오 교육을 받은 교수들도 자신들이 학생 때 받은 도제식 스튜디오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정한: 건축학과는 건축학 인증제 도입 이후 설계 교육이 더욱 강화되는 동시에 이제 어느 정도 체계화·안정화된 것으로 보이는데. 김소라: 건축학과에서는 이제 스튜디오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스튜디오 수업을 담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지속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교육 방식의 트렌드도 바뀌어 왔다. 과거의 설계 교육은, 유명한 건축가가 가르치든 실무를 하는 교수가 가르치든, ‘이 방법을 따라 하라’는 식이었다. 검증된 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도제식 교육이 과거 서양이나 우리나라 설계 스튜디오의 주를 이루었다. 그러다 설계 교수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스튜디오 담당 교수들이 교육자의 역할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실무를 하다가 강단에 서게 되면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를 무척 고심했다. 도제식의 강압적 방식이 아닌, 새로운 교육 방식이 무엇일까를 계속 모색했다. 건축 스튜디오를 맡고 있는 다른 설계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눠 봐도 고민은 늘 비슷하다. 내 경우는, 나만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전수하기보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각자의 장점을 깨달을 수 있도록, 자신만의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방식에도 단점은 있다. 학생마다 코멘트를 달리하다 보니 오히려 아이들이 개별적인 코멘트에 의지하게 되는 역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설계 스튜디오는 정답이 없는 선택의 문제’라고 늘 이야기해 준다. 내가 해주는 코멘트는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으로서 어떤 선택이 옳을 것 같다는 조언일 뿐이므로 하나의 정답으로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이다. 이러한 스튜디오의 특성과 틀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취사선택하는 태도를 보이는 학생들은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반대로 개별적인 코멘트를 그대로 따르는 학생들은 결과물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경우, “녹음해도 됩니까”라고 묻는 학생도 있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대체로 높다는 점은 나로서는 위안거리다. 배정한: 교수 입장에서는 에너지 소모가 무척 많을 것 같다. 김소라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김아연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유석연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사회배정한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김정은, 양다빈 / 2015년08월 / 328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홍윤순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조경학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설계 교육은 ‘문제를 인지하고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실천적 응용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그 중요성이 있다. 오늘날 우리는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얽혀 있는 세상에서 엄밀한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 즉 시시각각 쏟아지는 정보의홍수 속에서 명료한 의사결정을 하고, 이를 조경계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와도 신속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론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다양한 지식은 하나의 상태로 고착되지 않고 끊임없이 확대·재생산·진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세상은 조경의 영역이 기존 고유의 범위를 넘어 인문학과 사회학으로, 생태학으로, 미래학으로 끊임없이 확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작금의 현실에서는 이렇듯 복잡하고 유동적인 상황에서 문제를 종합하고 해결하는 메타 인지meta cognition 능력1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보인다. 이에 최근에는 학생들이 ‘무엇이 진실로 중요한 문제인지를 판단하고 정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극하고자 한다. 예를들어 프로젝트 또는 대상지에 내재된 본질적·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규정해 보게 하고, 이를 타파 또는 개선하기 위해 요구되는 전략과 수단, 세부 설계까지 일관된 뚝심으로 관철시킬 것을 요구한다(허나 실로 말이 쉽지 어려운 문제다).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최정민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은. ‘가르치다’라는 단어의 정의를 적용하면, 설계를 가르친다는 것은 ‘설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는 것’이다. 당장 난감해진다. 설계를 익히게 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깨닫게 하지? 그래서 오랫동안 설계 교육은 설계를 익히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나 선 긋기, 심벌 그리기, 스케치 등으로 시작하는 설계(드로잉) ‘익히기’는 내가 조경 공부를 시작하기 훨씬 이전부터 해오던 방법이다. 여전히 유효하고, 오히려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교육의 성과를 취업률로 평가하는 시대에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사 자격증 취득이 독려되고, 제도판과 T자를 이용하여 드로잉하는 기사 시험을 위해서는 드로잉 연습이 더 필요하다는 것 이다. 손이 빠르고 좋은 드로잉은 선망의 대상이다. 좋은 드로잉이 좋은 설계라는 인식에 대한 지지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그 대안들에 대한 지지도가 오르는 것도 아니다. 좋은 드로잉은 반복을 통한 숙련이 필요하다. 약간의 재능이 더해진다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평범해도 반복적 연습을 통해 일정 수준에 이를 수 있다. 반복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일정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칭찬보다 따끔한 지적과 훈육이 유효했던 것 같다. 흔히 ‘도제식 교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방식은 교육자의 경험이 중시된다. 교육자의 취향이 녹아있는 경험은 권위이자 권력이다. 그를 존중하고 따르는 것은 피교육자의 의무이자 피교육자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척도다. ‘같은 사람에게 교육받은 학생들은 같거나 유사한 스타일을 가지게 되는 교육이 현대 사회에도 유효할까’, ‘교육자가 교육받은 시대의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 미래에 활동할 세대에게도 유효할까’와 같은 회의적 자문을 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조동범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설계는 조경 교육에서 기초와 근간을 이루며 종합적 지식과 사고를 배양하는 매체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설계 교육의 지엄한 명제이자 한편으로는 설계 교육이 필요한 최소한의 근거를 들 때 구차하게 동원되기도 하는 말이다.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 교육자들은 다른 분야와 비교해 설계 교육의 보편성을 추구하면서도 그만의 전문성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 고민의 골이 점차 깊어지는 배경에는 ‘설계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 뿐더러 설계 분야에서 꿈을 펼치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짙게 개입되어 있다. 설계 시장이 위축되어가는 상황에서 어려운 점은 ‘설계를 할 것도 아닌데 어렵게 설계에 매달려야 하나요’라는 의문에 답을 주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다는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인가에서 설계 교육의 중요성을 찾는 것인지 모른다. 공무원과 같은 보다 안정된 직업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게 설계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일은 설계 교육에서 꽤나 어려운 일이다. ‘안정적 진로’라는 말이 어째서 ‘설계 과목 기피’의 의미로 통용되는지 모르겠지만, 취업을 앞둔 학생들의 판단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우선 얕은 곳에서부터 설계 교육의 필요성을 찾아본다면, ‘공무원이 된다 해도 자체 설계를 할 수도 있고 외주 설계를 맡길 때에도 설계 과정을 감독하고 현장까지 돌보려면 설계 마인드가 있어야 해’라든지, ‘설계 사무소이든 시공 현장이든 경력을 쌓은 다음에 공무원이 된다면 더욱 인정받지 않을까’, 심지어 ‘민간 영역과 공적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채용 방식이라면 설계 경험이 도움이 될 텐데’ 정도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넘어 교육자 사이에서 공유되는 생각일 것이다.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정태열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조경 설계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학적·예술적으로 파악하여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표현하는 창조적 행위다. 설계를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상적인 풍경이나 공간을 보고 그 공간을 잘 느끼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행태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많이 보고 느끼고 상상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공간을 만들 때 그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하면 죽은 공간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조경 설계는 과학과 예술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수학처럼 객관적인 수식에 의해서 설계의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설계의 의사 결정 단계에서는 다양한 판단 기준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계획 단계에서는 사회적 배경, 경제적·환경적 제약 조건, 토지 고유의 가치 등을 파악하여 객관성과 논리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설계 단계는 창조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 가치관 등 개인적인 능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조경설계는 환경 인지 능력 및 사적인 감성을 높이고, 토지가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를 발견하여 극대화시키고, 사람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 설계를 가르칠 때 공간에 대한 개념, 표현력, 편집 능력 등을 요구한다. 한편 조경 설계는 토목, 도시, 건축, 산림, 예술 등 관련 분야와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인간 주변의 모든 환경이 대상이 되므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해 지식의 영역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토목, 도시, 건축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협업이 늘어나고 있는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조경가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그것은 살아있는 생명(꽃. 나무, 새, 동물 등)을 다루는 기술, 즉 ‘자연과의 접점’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정욱주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기본적으로 오픈스페이스를 다루는 직접적인 기술의 습득을 목표로 한다. 공간은 쉽게 다룰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지식의 축적과 가상 훈련이 필요하다.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함부로 다뤄진 공간을 경험해보면 왜 설계가 중요한지 알게 된다. 공간은 자원과 같은 것이라서 활용하지 않으면 그 가치가 드러나지 않는다. 현명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공간과 쓰임, 이 두 단어가 조경 설계 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설계 교육의 목적은 공간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에 국한되지 않고, 오히려 교양의 차원까지 넓혀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설계 교육을 통해 생각을 전개하는 방식을 찾게 하고, 대상을 보는 안목을 높이고, 이치와 관계를 이해하게 하고,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을 장착하게 하는 것이다. 즉 설계 교육이 자아를 실현하는 밑바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삶의 주인공이 되고 경쟁력 있는 사회인으로 자라나게 하는 유용한 인문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Q. 설계 스튜디오, 어떻게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나? A.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원과 공원에 대한 설계스튜디오 두 과목을 진행하고, 3학년은 식재 설계, 4학년은 졸업 설계 스튜디오, 그리고 대학원에서는 대규모 도시 조경 설계 연습과 식재 계획과 설계까지 총 여섯 과목의 스튜디오를 담당하고 있다.
    • 정욱주[email protected]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2015년08월 / 328
  • 나의 설계 스튜디오 교육 이애란 설계 교육의 단면들
    Q. 설계 교육은 왜 중요한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A. Why: 조경 교육을 받고 20여 년 실무에서 활동하다 학교로 돌아온 입장에서 본 조경이란, 통찰력과 조직적 사고 체계를 가지고 과학적 연구와 창의적 설계를 넘나들어야 하는 실용 학문 분야다. 조경의 범주, 과정, 결과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생적 다양성은 장점과 단점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유리한 점으로는 대규모 신도시부터 작은 화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를 다룰 수 있고, 인문사회과학부터 자연과학에 이르는 기초 학문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능력 그리고 논리적이고 조직적인 사고 체계 능력까지 고루 섭렵하는 내용적 범위다. 단점으로는 위와 같은 다양한 범주를 소화하여 자기화한 후 창출해내는 과정의 어려움과 지속가능한 결과에 대한 무한한 갈증 그리고 일반인에게 완전히 이해시키기 힘든 우리 영역의 구체화된 설명일 것이다. What: 교육으로서의 조경 설계는 위와 같은 과정의 학습과 결과적 산물 만들기, 일반인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사고하고 창출해내는 필수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조경의 대상에 대한 이해와 기초적 학문의 습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생물, 자연환경 그리고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 기초 지식으로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통찰력과 조직적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조경의 다양성을 자유자재로 다루거나 체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생각은 거시적 안목으로 넓고 크게, 실천은 대상지로 들어가 현실적인 최적안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양날의 검처럼 중요한 창의적 사고와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좌뇌와 우뇌, 마음과 몸이 완벽할 순 없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마지막으로 ‘소통의 리더십’이다. 조경의 대상은 절대 하나의 전문 영역이 만들어 낼 수 없는 범주를 가지고 있다.
    • 이애란[email protected] /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 2015년08월 /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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