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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FLA와 한국 조경
    세계조경가협회 세계조경가협회(IFLA: 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s)는 1948년 유럽 14개 조경단체 대표가 영국에서 모여 창설하였고, 전 세계 각 나라(country) 또는 지역(region)을 대표하는 단체가 회원이 되며, 각 단체 소속 회원은 자동으로 IFLA 회원이 된다. IFLA는 조경의 발전을 통한 환경보전, 건강하고 아름다운 환경 창조, 회원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비정치 국제기구를 표방한다. 세계 60개국(또는 지역)을 대표하는 조경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하였고, 아시아·태평양지역(과거명칭은 “IFLA 동부지역(Eastern Region)”)은 현재 14개 나라/지역 단체가 회원이다(호주, 중국,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IFLA 세계총회는 매년 개최되며, 유럽, 북남미주대륙,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차례로 개최한다. 지난 2008년에는 유럽지역(European Region(ER))인 네덜란드가 개최했고, 2009년에는 미주지역(Americas Region(AR))인 브라질이 개최(www.46ifla2009.com.br)하며, 오는 2010년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Asia Pacific Region(APR)) 차례로서 중국이 개최한다. 지역총회도 매년 열리지만 지역에서 세계총회를 유치하는 해에는 두 총회를 동시에 개최한다. 우리나라와 IFLA 우리나라는 1992년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제29회 “IFLA 세계총회(The 29th IFLA World Congress)”를 서울, 경주, 무주에서 개최하였고, 이는 IFLA와 본격적으로 교류하고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잘 준비한 결과 외국에서 치른 어느 대회보다 훌륭하여서, 34개국 305명의 외국 정회원 참석자를 포함 총 1천 3백여명의 참가자에게 우리나라의 조경을 잘 알리는 기회, 한국 조경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었다. 1999년에는 제9회 IFLA 동부지역회의(IFLA Eastern Regional Conference)를 강원도 양양에서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 개최하였다. 국내외 총 300여명이 참석하였고, 회원국 대표자회의, 학생작품공모전, 학술논문발표회, 디자인워크숍, 학생잼버리, 학술답사 등 다양하고 알찬 내용으로 다시 한 번 참가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행사였고, IFLA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행사였다. 2000년대는 우리나라가 또 다른 방향에서 IFLA를 통한 조경발전에 기여한 시기라 할 수 있다. 2002년 10월 유럽 발트해 연안국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열린 IFLA 세계총회 기간 동안 열린 동부지역회의에서는 참석한 한국 대표의 제안으로 “IFLA 동부지역 조경작품상(IFLA APR Landscape Architecture Award”을 신설하기로 결정하였고, 준비 작업을 거쳐 이듬해 5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세계총회에 이은 동부지역회의에서 작품공모, 시상내역 등 구체사항을 결정하여 시행하게 되었다. 작품공모 시점에서 지난 3년간 회원국 내에서 완성된 조경작품 중 3개 작품을 회원국을 대표하는 조경단체(우리나라는 (사)한국조경학회)가 선정하여 출품하게 하고, 각국 대표가 심사하고 투표하여 IFLA 동부지역담당 부회장상, 우수상, 입선작을 시상한다. 우리나라는 눈부신 조경발전을 반영하듯 해마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여러 회원국의 부러움을 사며 주목 받고 있다.
  • 2009 인천 IFLA APR 총회의 숨은 일꾼들
    IFLA APR 총회 기간, 총회 사무국에서 가장 많이 불리었던 이름은? 대회장과 공동조직위원장, 그리고 조직위원들도 많이 불리긴 했지만,‘ 박국장님, 유간사님…’등으로 불리던 총회 사무국장, 간사,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이름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횟수에 비례하여 그들의 걸음 또한 바삐 움직였다. 참가자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던 총회사무국과 자원봉사자들이다. 개회식 첫날에만 1,500여명이 모이고, 녹색성장 관련 조경공무원 회의와 디자인워크숍 등 총회의 주요행사가 호평을 받았다. 아태지역 10여개국 해외조경가들은 엄지손가락을 들고 ‘Very Good’을 연호했다. 실질적 행사 집행을 맡았던 이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원활히 그리고 성대히 본 총회를 치를 수 있었다. 무대 뒤편에서 묵묵히 총회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굵은 땀방울을 떨어뜨렸던 ‘2009 인천 IFLA APR 총회’의 숨은 공로자를 찾아보았다. 박은영 前사무국장, (재)환경조경발전재단 박은영 사무국장은 행사 집행업무의 중심에 있었다. 그녀는 지난해 9월 인천 워크숍을 시작으로 준비위원회 결성 및 IFLA APR 조직위원회 구성 등 행사준비 초기부터 1년여간 집행총괄을 담당해 왔다. 구체적으로 3번의 총괄기획조정위원회의와 10번의 조직위원회의를 꾸려갔으며, 큰 틀에서는 각 프로그램 조정, 인력 및 예산계획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그녀는 IFLA APR 총회를 되돌아보며 “문화와 풍습이 다른 각국의 단체를 통솔하는 일과 신종인플루엔자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토로하였지만, 미소를 잃지 않으며 “그래도 행사준비 때 가졌던 많은 염려와 달리, 무사히 행사를 마치게 되어 다행이에요. 이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수반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윤상준 사무국장, (재)환경조경발전재단 박은영 사무국장 다음으로 새롭게 환경조경 발전재단의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윤상준 사무국장. 이번 회의는 그가 재단 사무국장으로서 맡게 된 최초의 행사이다. 행사전 그는 각종 매체를 통한 대내외 홍보업무에 주력함으로써 총회기간내 수많은 참가자를 모으는데 보이지 않는 수훈을 세웠다. 또 총회 기간에는 행사전반을 조율하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윤상준 사무국장은 “개회식은 성황리에 마쳤지만 세부 프로그램에서 도출된 내용들을 어떻게 실속 있고 유용하게 활용할런지는 고민해보아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현재에 만족하는 모습이 아닌,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로 미래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은자 간사, (사)한국조경학회 정산 및 등록·결재업무를 담당한 유은자 간사. 그녀 역시 IFLA APR 총회의 행사준비 시작부터 1년여의 장기 레이스를 달려온 장본인이다. 총회 기간 동안 유은자 간사를 볼 수 있었던 곳은 ‘등록데스크’였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총회준비에 주력해왔던 그녀이다. 그러나 등록업무로 총회의 개막식을 비롯한 주요행사를 직접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유은자 간사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주위에서 도와주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한 가득이라고 말한다. 임해숙 간사, (사)한국조경학회 임해숙 간사는 총회의 여러 프로그램 내에서 주로 ‘녹색성장 관련 조경공무원 회의’의 집행전반을 담당하였다. 그녀로서는 99년도 동부지역 총회이후 10년 만에 개최되는 국제대회라 “행사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생경했으며, 공무원회의에는 분야 내 인사들의 참석이 많아 의전부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고 말했다. 임수정 간사, (사)한국조경학회 주로 디자인워크숍 행사준비와 자원봉사자 관리 등의 집행업무를 담당했던 임수정 간사. 총회 기간 내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을 정도로 바쁜 와중에도 그녀는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았다. 총회 셋째 날 디자인워크숍의 집행을 담당하며, 걱정되었던 것이 저녁 6시에 행사가 시작한다는 점이었다고 전한다. “결국엔 그런 생각이 기우였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실무자들에게는 저녁 6시에 개최하였기 때문에 디자인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요. 워크숍을 진행해주셨던 설계사무소 소장님들과 대학 교수님들의 강의내용 또한 알차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요청하는 해외조경가들도 많았습니다”라고 행사를 진행하며 느꼈던 보람에 대해 술회하였다. 김기송 자원봉사자,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조경학과 학생으로서 총회기간동안 자원봉사활동을 수행했던 김기송 군. 김기송 학생이 맡았던 임무는 개회식 준비와 학술논문발표 지원, 그리고 환송만찬 때 해외 조경가 안내 등이었다. 행사 중간 중간 단상을 옮기고, 학술논문이 발표되는 동안 각종 기기의 작동여부를 점검하는 등의 일들을 했다. 그래서 행사기간 내내 앉지도 못하고, 진행에 집중해야 했다. 그래서 본인도 피곤해 할만한데, 주위의 다른 자원봉사자들을 다독이고 응원하는 의젓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행사를 마치며 김기송 군은“IFLA APR 총회에 오신 많은 분들의 고견을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해진 타학교 조경학과 학생들과의 커뮤니티도 앞으로의 인생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전하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 경남혁신도시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공모
    대한주택공사는 12개 공공기관의 이전과 기계, 항공 등 국내 주요 기간산업의 핵심인 지능형 로봇산업 클러스터로서 메카트로닉스의 거점도시로 조성될 경남혁신도시를 남강, 영천강 및 구릉지 등 풍부한 녹지와 수변공간을 활용한 Riverfront Inno-City로 조성하기로 하고,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공모를 개최해 어리연조경디자인의 ‘물이 그린 울’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당선작 _ 물이 그린 울, 어리연조경디자인(대표 이승원) 설계참여자 _ 이승원 대표, 경종남, 이종연, 이재석, 심우섭, 박원민, 이지성, 이지연, 신유진, 최종훈, 정리현, 이계풍, 박민호, 남민애, 안채연 설계 개념 _ “물이 그린 울” 대상지의 농업적 생산 경관은 공원의 문화적 생산 경관의 바탕으로 해석한다. 제방은 재해로부터 도시를 보호하는 시설이지만, 수변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여 자연을 체험하게하고, 도시민의 산책과 휴식뿐만 아니라 여가공간으로 되살린다. 남북으로 긴 선형 대상지는 주변 지역과 많은 접촉면을 갖는다. 사람들이 인지하고 접근하기 쉽게 하여 체감도 높은 공원을 만든다. 물과 숲, 바람이 이곳에 접속하여 풍부한 자연을 만든다. 이곳은 생태와 문화가 공존하는 공원이다. 물과 땅이 만나고, 생태와 문화가 공존하는 ‘물이 그린 울’이다.
    • / 2009년10월 / 258
  • 수원 호매실 택지개발사업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공모
    대한주택공사는 수원 호매실 택지개발사업의 공원ㆍ녹지계획에 대하여 일관된 개념을 부여하고 도시의 계획적 개발이 유도될 수 있도록 하는 설계안을 공모하였다. 이번 공모는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이 있는 커뮤니티 생활공간, 다양한 세대가 교류하는 역동적 문화도시, 자연 속에 O2가 풍부한 친수ㆍ전원도시를 주요개념으로 하여, 지역정체성을 부여하는 기존 저수지와 시험림을 활용한 향토문화공간 조성과 안전체험공간, 거점 커뮤니티공간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이음’문화공간 조성과 저탄소 녹색성장 특화아이템이 도입된“사람ㆍ자연이 완성해 가는 생활문화도시”의 구현을 목적으로 하였다. 본지는 당선작인 (주)조경설계 비욘드의 안을 소개한다. _ 편집자주 당선작 _ Green Canopy (주)조경설계 비욘드(대표 노환기) 설계참여자 _ 대표 노환기, 박진숙, 이정희, 김지현, 김영훈, 윤예화, 김미연, 강영식, 임지원 , 임재철, 유기현, 우연희, 김민지
    • / 2009년10월 / 258
  • 샌프란시스코만 일대 해수면 상승 대응방안 아이디어 국제공모
    The Rising Tides Ideas Competition 샌프란시스코만 보존 및 개발위원회(BCDC)는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의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참신하고 혁신적인 해결방안을 찾고자 지난 4월 공고를 내고 아이디어 국제공모를 진행했다. 전 세계 18개국에서 130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총 6개팀이 공동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그 중 LANDplus Design의 이유미 씨와 김연태 씨가 제출한 당선안을 소개한다. 당선작 _ EVOLUTIONARY RECOVERY LANDplus Design(Yumi Lee+Yeon Tae Kim)
    • / 2009년10월 / 258
  •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심행정타운 블루그린네트워크 조성공사
    한국토지공사가 발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 블루그린네트워크 조성공사는 행복도시 한복판에 들어서게 될 중앙호수공원과 호수공원에서 생활권으로 연결되는 물길, 그리고 생활권내 다양한 녹지공간을 선형으로 연결하기 위한 조경공사로, 중앙호수공원과 단지 내 실개천, 근린공원 7개소를 포함해 총 공사비 1,352억원이 투입되는 단일규모로는 최대의 조경공사이다. 설계시공일괄입찰 결과 지난 8월 6일 계룡건설(주) 컨소시엄이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되었다. 행복도시의 호수공원 면적은 325,000㎡으로, 일산호수공원(300,000㎡)의 1.08배이며, 오는 12월 착공에 들어가 2012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당선작 _ 5 HAPPY 계룡건설(주) 외+조경설계 서안(주)+삼성에버랜드(주) 조경설계참여자 _ 조경설계 서안(주)(신현돈 소장, 이진형 실장, 신광순, 안용재, 송영민, 김현희, 김민식 외)+삼성에버랜드(주)(김완목 소장, 이준헌 실장, 이준규, 송지현, 명지훈, 고수인 외) 위치 _ 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종촌리 일원(세종시 중심행정타운(1-5생활권)일대) | 발주 _ 한국토지공사 | 입찰방식 _ 설계시공일괄입찰 | 주요내용 _ 중앙호수공원, 실개천, 근린공원, 어린이공원, 물순환시스템 시공사 _ 계룡건설(주), 삼성에버랜드(주), 삼성물산(주) 설계 _ 조경설계 서안(주), 삼성에버랜드(주), (주)삼안 | 구조 _ 한얼기술단 | 건축 _ 도원건축 | 기계 _ 삼주이엔텍 | 전기/계측 _ (주)광현이엔시 | 토질기초 _ (주)ACE GEO | 시공관리 _ 프로씨엠 | 상하수도 _ H2O | 경관조명 _ HNC | 교량경관 _ UDI
    • / 2009년10월 / 258
  • 광교신도시 생태하천 및 특수구조물 조성공사
    광교신도시는 광역행정 및 첨단산업 입지를 통한 행정복합도시 및 자족형 신도시를 건설하고 수도권의 택지난 해소를 위한 신주거단지 계획을 통해 국민주거생활의 안정과 복지향상에 기여하며 도시 중심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도시공간구조 형성 및 친환경적 도시환경 조성으로 수원시와 용인시 서북부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조성되었다. 명품생태하천을 조성한다는 경기도의 취지에 맞춰 진행된 이번 생태하천 입찰에서 현대건설과 함께 생태하천 설계(수자원 포함)를 주관한 LEED환경연구원(대표 변우일)의 통합 마스터디자인이 낙찰되었다. 생태하천 통합 마스터디자인 _ 상명대학교 대학원 변우일 교수(LEED환경연구원 대표)사업주체 _ 현대건설(주) + LEED환경연구원(생태하천 주관) 외 3개사발주 _ 경기도시공사위치 _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일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일원사업규모 _ 생태하천 15.75km(지방하천 8.68km, 소하천 7.07km)사업기간 _ 착공일로부터 900일적용공법 _ 다단계셀 습지ㆍ연못 구조와 생태적 수질정화 미디어 시스템을 활용한 습지 비오톱 복원기술(환경부 신기술 제258호), 생태적 수질정화 비오톱(SSB: Sustainable Structured wetland Biotop), 생태적 수질정화 미디어(SSM: Sustainable Structured Media), 생태목틀, 산발식 어도여울 이 프로젝트는 광교지역에 부합하는 치수안정성뿐만 아니라 수질환경 개선, 생태복원, 친수경관이라는 측면을 고려한 통합설계안으로 명품하천을 만든다는 설계목표로 진행되었으며,광교의 풍토에 맞는 디자인 계획을 세워 광교의 자연자원 및 역사와 생태, 환경, 문화 등을 융ㆍ복합적으로 접근하여 맞춤형 생태하천을 계획하였다. 마스터디자인을 한 변우일 교수는 그간 우리나라에 맞는 생태하천 조성개념을 실제작품을 통해 정립해왔다. 인체와 생태하천을 비교하여, 사람의 생존환경은 하천의 근본인 치수, 이수와 유사하며, 환경과 몸을 연결하는 오감은 하천과 환경을 연계하는 친수경관을 의미하고, 사람을 구성하는 몸(뼈와 살)은 생태하천을 구성하는 생태복원과 같으며, 몸속의 혈액은 하천생태의 흐름을 결정하는 수질환경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와 같은 개념을 통해 경안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2002~현재)의 계획, 설계, 시공, 모니터링과 굴포천 제3공구 하천조성사업 및 소단습지계획의 설계, 시공,유지관리(2004~현재) 등의 생태하천 사업을 수행해왔다. 광교신도시 생태하천은 지방하천인 원천리천, 여천, 가산천 3개의 하천과 절골천, 성죽천, 쇠죽골천, 동녘쇠죽골천, 아래쇠죽골천, 산의천, 산의실천 등 7개의 소하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스터디자인은 광교의 진입부로 상징성을 지닌 원천리천의 경우 ‘풍요(Richness)’를 개념으로 설정했으며, 자연에 가까운 하천형상 및 생태적 기능을 복원하고 다양한 체험동선과 넓은 잔디밭, 야생초화원 등을 조성하여 친환경적 친수 기능을 제공하고 특허시스템인 생태적 수질정화 비오톱(환경부 신기술 제258호)으로 수질정화와 생물서식처 조성을 계획하였다. 지방하천 2급인 여천의 경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상징성을 지닌 하천으로 ‘열린문화’의 개념으로 맑고 깨끗한 청정하천, 자유로운 친수놀이 공간과 물놀이 공간을 조성하였다. 또한 자연과 인간이 자주 접하면서 자연형성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복원가치가 높고 광교의 자생종인 백로, 흰뺨검둥오리 등의 서식처를 복원하고, 야생화 향기에 취하는 봄, 맑은 물에 발 담그고 놀 수 있는 여름, 무르익는 하천의 모습을 관찰하는 가을, 하얗게 펼쳐지는 수경관을 만끽하는 겨울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가산천은 환경교육의 장으로 ‘Enviromental Education’을 주안점으로 자연으로부터 소중한 가르침을 얻는 하천이다. 잠자리원과 저서형무척추동물 서식처를 복원함과 동시에 다양한 생물서식처를 조성하여 생태학습장과 생태관광 지역으로 광교신도시 환경교육의 중심지역으로 제시된다.
    • / 2009년10월 / 258
  • 신현돈, 조경설계 서안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 광장 개장 후 한 달여가 흘렀다. 개장 초기보다는 많지 않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물결이 광장 곳곳에 흐르고 있고, 각종 매체에도 아직까지 광화문광장에 대한 기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0월 9일 한글날 추가로 설치되는 세종대왕 동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광화문광장의 상징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상징성 때문일까? 오랜 시간 차량에 점거되었다가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온 광화문광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반가움 못지않게 우려와 안타까움도 담겨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플라워카펫과 프로그램분수, 완공 후 추가된 각종 시설물들이 광장다움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물론 플라워카펫이나 프로그램분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추가된 가설 시설물에서 그늘을 피해가며 휴식을 취하고, 그럼으로써 지금의 광화문광장을 즐기는 시민들도 상당하다.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이다. 그런데, 만약 지금과 달리 최종 당선안대로 공사가 되어서 완공되었더라면 어땠을까? 당연히 완공 이후 그늘과 쉴 곳이 부족하다는 여론에 떠밀려 급하게 설치된 상당수의 그늘막과 벤치도 없었을 테고, 설계자와 소통도 없이 들어선 플라워카펫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부터 광화문까지의 너른 공간에는 지금 설치예정인 동상보다 작은 규모의 세종대왕 동상과 우측으로 흐르는 역사물길만이 있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광장다움의 멋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그늘과 쉴 공간을 요구했던 여론은 오랫동안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가며 공사를 하더니 볼거리 하나 없다고 타박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참 쉽지 않은 문제다. 아이디어공모 당시 선정된 5개 당선작 가운데 조경설계 서안의 안은 가장 광장답게 공간을 비워낸 안이었고, 턴키 당선작 역시 그러했다. 오죽하면 설계자인 신현돈 소장은 이렇게 공간을 비워도 아이디어공모나 턴키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 고심이 컸다고 한다. 그럼에도 결국 비워냈고, 당선이 되었다. 그렇지만, 완공된 모습은 사뭇 다르다. 전체적인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비워졌던 곳에 추가된 몇 가지 요소들이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뉴스를 통해 미리 선보여졌던 조감도와 다른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한 광화문광장을 보며 들었던 궁금증과 의아함은, 사실 지난달에 수록된 집담회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주요소인 프로그램분수는 설계 지침에서 꼭 포함시키도록 명문화되어 있던 부분이고, 플라워카펫 등은 전술한 바와 같이 협의 없이 추가되었고, 특정 기간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세종문화회관 계단부터 광장까지를 폭넓게 야외 행사를 위해 쓸 수 있도록 우측에만 계획했던 역사물길이 시공과정에서 좌측까지 추가되었다는 이야기 등등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집담회 이후 신현돈 소장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지면에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과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을 예로 들려준 대목에서, 특히 그러했다. 하여 이번달 조경가 인터뷰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청계천(1공구와 청계광장)에 이어 광화문광장을 설계한 조경설계 서안(주)의 신현돈 소장을 모시고, 광화문광장부터 초기 작품인 승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남기준_아이디어공모에 이어 턴키까지 두 차례의 경쟁을 거치며 고민도 많았을테고, 특히 광화문광장 일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을 것 같다. 광화문광장 조성의 가장 큰 의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신현돈_과거 육조거리가 있던 한양의 도시 용량은 인구 10만의 수도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거대도시의 하나로 인구 1,000만이 넘는 메가시티가 되어버렸다. 광화문광장이 육조거리가 있던 터에 들어섰지만, 과거의 장소와는 아무래도 다른 역할과 도시기능(교통, 도시인프라, 상업지구 등)을 수렴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이다. 광화문광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라는 비판적 시선도 있는데, 이번에 조성된 광화문광장은 하나의 시발점이자 허브로서 현대판 육조거리의 비종결적Open Ended 설계로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의 광장 조성이 그 자체로 자기완결적인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원도심 구조의 재편을 촉발하는 발화점이 되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다. 즉 광화문광장을 허브로 해서, 주변의 경복궁, 정부종합청사, 시민열린마당, 미대사관, 문화체육관광부 건물 등이 새로 네트워킹 되고 재편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이 일대가 서울다운 경관 브랜드,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브랜드로서 재탄생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대사관 뒤편인 중학천길에 있던 한양 북촌과 백운동천이 흘렀던 효자동 일대의 서촌과 같은 문화적 잠재자원들도 있으니, 그런 큰 틀에서의 도시공간 재편이 체계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래본다. 남기준_9월호 에디토리얼에도 썼지만, 개인적으로 해치마당에서 점진적으로 올라가면서 바라보이는 스카이라인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설계자로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신현돈_이번 광화문광장 설계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차량과 은행나무가 점령하고,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왜곡된 국가상징축을 바로 잡는 것이었다. 서울의 원도심을 과거의 기억으로 환원시키고 서울의 역사자원을 드러내고 경관을 강화시킴으로써 국가 상징축의 회복이라는 이상을 실현코자 했던 것이다. 아울러 세계의 어느 나라 수도에도 없는 서울만의 독특한 경관요소이자 잠재력이라 할 수 있는, 주산인 북악산과 조산인 북한산, 정궁인 경복궁과 광화문이 만들어내는 웅장하고 서정적이며 서사적인 경관을 점진적으로 연출하여 국가상징 경관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과거에 대한 기억을 담아내고 싶었는데, 이를테면 육조거리의 폭은 역사물길로 표현해놓았고, 국가 중심축은 광화문 홍예문의 중심에 장대석 포장으로 되살렸으며, 해태상의 원위치 복원과 월대 표현, 황토현 재해석 등을 시도했다. 또 역사물길은 경복궁의 명당수 개념을 재해석한 것이고, 물의 출수부 디테일은 향원지의 열상진원과 창경궁 통명전의 열천 등에서 선인들의 지혜를 빌어온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광화문 사거리를 횡단하는 역사물길도 좋아하는 부분인데, 획일화된 도시에서 작은 제스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검토 단계에서 차량 통행으로 파손될 수 있다며 우려가 많았는데, 과거 한양의 물길을 재해석한 이런 작지만 의미 있는 디테일이 역사 고도古都의 시각적 흔적을 표현함으로써 서울 도심의 경직성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아이디어 현상 때는 세종문화회관 지하 유턴 차도를 도심재생 문화갤러리로 만드는 제안을 하기도 했었다.
  • 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9) 리빙 시스템: 문화적 산물로서의 생태적 디자인
    미학적 측면의 리빙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될 수 있을까? 올해 초에 던져놓은 질문이었다. 필자는 프롤로그에서 리빙 시스템이라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설계 관련 주요 키워드에 포함시켰다. 왜 나는 생태라는 상용어를 쓰지 않고, 부엌가구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리빙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하고 되물어 본다. 미학과 생태라는 다소 거창한 대결구도를 전략적으로 빗겨가기 위한 꾀일 수도 있고, 생태라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어느 정도 한정하여 디자인에 관한 논의를 주되게 전개하고자 하는 전략일 수도 있겠다고 답을 내려 본다. 기존의 텍스트들처럼 이 글 역시 생태의 관점에서 보는 미학, 혹은 미학의 관점에서 보는 생태 같이 생태와 미학간의 주와 부를 규정하는 방향으로 흐르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조경이 예술이냐 과학이냐 하는 치열한 논쟁에 동참할 의도는 없다. 예술조경과 과학조경의 이슈와 입장에 대해서 이해는 도모하되, 실용적 측면에서 조금 더 쉽게 통합하여 활용하는 방식을 찾고자 한다. 조경설계가 타 공간디자인분야와 가장 크게 구별되는 점은 생명과 관련된 소재 즉 식물, 토양, 물 등을 주된 재료로 다룬다는 사실이다. 살아서 자라나는 재료의 사용은 조경설계의 대상을 정태적인 것만으로 한정지을 수 없게 하며, 그 설계규모가 어떻든 간에 필연적으로 새로운 계가 구성되게 한다. 시스템은 계의 구성방식을 지칭하며, 동시에 그 자체로 디자인의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스템은 기능적 디자인과 형태적 디자인을 동시에 요구하며, 바로 이 교점이 미학적 측면의 리빙 시스템을 구축하는 여정의 단초가 될 것이다. 생태와 미학의 상관: 3편의 아티클 리빙 시스템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내밀었다고 해서 근저에 깔려있는 생태와 미학의 상관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배정한의 저서 『현대 조경설계의 이론과 쟁점』의 5장인 ‘생태의 그늘’은 이 상관에 대한 정리된 진단을 제공하고 있다. 이안 맥하그로 대변되던 생태적 조경과 피터 워커로 대변되던 예술적 조경의 이원적 대치구도로 설명의 막이 오른다. 생태학적 이념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자연 이원론에 대한 조망에 이어, 생태와 미학 간의 반복되는 갈등의 이유를 과학-예술 이원론의 노선 차이에서 찾아내고 있다. 일방적인 사고만을 조장하여 통합적인 생성을 가로막는 이원론적 패러다임을 극복하는 대안적 사고로서 “생태-문화 통합적 접근”, “생태-상상적 조경개념”, “환경미학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피상적이고 상업적으로 포장된 생태 미사여구적 설계에 대한 경계와 함께 ‘본질적으로 모든 조경은 생태적이어야 한다’는 원론적 처방까지 내려주었다. 생태와 미학의 연관을 조망하는 이 아티클이 처음 소개된 것이 2001년이니 이미 8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8년 전 진단서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고스란히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는 데에 크게 무리가 없으니 이론상에서의 통합적 패러다임은 아직 요원한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단기간에 급격한 개발드라이브를 경험한 우리는 국토개발 vs 환경보전이라는 대립각을 만들어내었고, 생태와 미학이 소통할 기회를 구하지 않은 채 각자의 길을 걸었던 서양의 이원론적 구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판단된다. 2008년에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조경학회 생태조경연구회의 연구성과로 집대성된 『생태조경계획 및 설계』가 발간되었다. 생태조경계획 및 설계의 원리와 이론적 토대가 소개되었고 계획 및 설계방법론으로서 도시 생물다양성 증진, 물순환 시스템 개선 그리고 에너지 절약의 세 가지 카테고리가 제시되었다. 국내 생태조경 연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15편의 논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편인 이명우의 “생태조경계획 및 설계의 원리와 변천”과 장병관의 “국내 생태조경계획 및 설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서 생태건축가 반 더 린이 제안한 생태조경설계의 다섯 가지 원리가 중복 소개 되었다. 이는 생태와 설계가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탐색하던 필자의 눈에 바로 띄었으며, 다음과 같이 인용되었다. 1. Solutions grow from place: 설계는 장소의 세밀함에 근거한다는 것 2. Ecological accounting informs design: 생태적 수지가 설계를 결정한다는 것 3. Design with nature: 자연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 4. Everyone is a designer: 설계는 전문가의 작업이 아니고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 5. Make nature visible: 자연을 보이게 하는 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 모든 생태조경 연구가가 공감하는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의 내용은 조성된 공간이 생태조경설계방식을 따랐는지를 판정하는 기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벼운 맘으로 필자의 생태설계 지수를 이 원리에 대응하여 측정해 본다. 1번 항목은 100% 공감. 따라서 20점. 2번과 3번 항목은 원리의 해석에 따라서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을 듯싶다. 이 항목들이 환경결정론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설계가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없고, 자연과 생태의 원칙을 설계에 반영하라는 것이라면 당연함으로 받아들인다. 15점씩 해서 30점. 4번 항목 역시 상황과 해석에 따라서 의견의 갈래가 생긴다. 대부분의 예술적 조경가를 독단적 설계가로 규정하고, 미학적 설계의 가치를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일로 전락시키는 의도는 1%도 동의할 수 없다. 이것은 맥하그식 생태종교의 그릇된 과학-예술 이원론적 패러다임이 증폭된 사고일 뿐이다. 설계는 광의로 해석하면 조성될 공간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행위까지도 포함할 수 있다. 그것이 새로운 공간의 주요 개념으로 선정 될 수도 있고 작은 참고사항이 될 수도 있다. 포괄적인 개념에서 의사소통에 의한 참여식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면 동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사고와 개념을 공간언어로 전환하는 설계 작업이 전문가의 분야가 아니라는 설명은 원문의 곡해이길 바란다. 필자는 반대로 모든 조건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가장 아름다운 방식의 공간언어로 구현해내는 조경설계는 교육과 경험을 두루 쌓은 전문가만이 수행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5점. 마지막으로 5번 항목은 명확하게 3번 항목과 구별하지 못했다. 자연과 닮거나 인공적으로 보이는 스타일의 문제는 굳이 설계원리의 위계에서 언급될 사항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10점. 위의 5가지 원칙을 20점씩의 배점으로 산정했을 때 필자의 반 더 린 생태설계원리 점수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65점짜리로 자평된다. 솔직히 필자는 반 더 린이 어떤 컨텍스트에서 이러한 원리를 제창하였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액면상의 원리만 놓고 보았을 때 모든 조경설계의 균형감 있는 생태원리로 제시하기에는 보완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푸념을 중얼거리게 된다. 분명한 것은 이 원리에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고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시 2008년도에 소개된 아티클 "Sustaining beauty. The Performance of appearance"에서 엘리자베스 마이어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생태를 지속가능성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단어로 치환하고, 지속가능성은 생태적 건강, 사회적 정의 그리고 경제적 번영의 세 가지 원칙 안에서 이해된다고 설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마이어는 지속가능성의 원칙에 미학적 고려가 포함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지적하면서 미와 미학의 역할을 규정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미학을 연결하는 11가지의 매니페스토를 제시하였는데, 이 매니페스토는 동시대 조경가의 프로젝트에서 추출한 지속가능성의 인자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형성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실천에 근거한 이론을 정립하여 생태와 미학간의 거리를 좁히려는 건강한 시도라고 사료된다.
  • 구조로 보는 조경이야기(1): 연재를 시작하며
    연재에 부치는 글 설계에 있어서 공간이나 형태 구성의 단계는 디자이너의 역량이 최대로 발휘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디자이너의 내부적 사고체계에서 일어나는 닫힌 구조를 갖는다. 외부의 제3자가 명확하게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작품을 보더라도, 나타난 결과물들이 설계과정 안에서 어떤 이유로 생성되었는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작품을 이해하려 하게 된다. 설계 자료, 작가 노트, 작가의 개인적 성향, 이즘, 시대상황 및 역사적 배경 등을 이용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무엇보다 이들 자료는 객관성을 입증 받기 쉬우며, 그래서 큰 번민 없이 그를 통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들로는 구성의 생성적 측면에서 벌어지는 내재율을 총체적으로 해석해내기가 불가능하며, 결국 우리가 하는 공부는 역사와 작가적 관점을 가지고 작품들에 대입하며 확인하는 것에 그치기 십상이다. 본 연재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소위 생산적 작품분석의 유효한 방법론으로 구조주의의 접근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다시 말하자면, 작품을 하나의 완결된 구조로 인식하고 그 안에 숨겨진 구성의 질서를 살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본 연재는 이론적 근거와 실천적 토대를 구조주의와 구조언어학의 방법론에 둔다. 필자가 참조로 하는 구조 개념은 시공적 관점에서 내력시스템으로서의 구조가 아니고 네덜란드의 구조형태주의자들 역시 아니다. 오히려 확정된 관점에서의 구조 개념, 의미를 명쾌하게 드러내기 위해 전체상을 구축하는 창조자의 사고과정으로 보는 관점을 택한다. 요컨대 연재의 주요 목적은 구성상에 있어서 그 생성의 내재율을 살펴보고자 함이다. 따라서 연재를 통해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론으로서의 구조주의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실천적 가치로서의 방법론이 될 것이다. 내용상으로도 그런 방법들을 사용하여 개별 작품들을 해독해 보는 형식을 취할 참이다. 이와 같은 전체적 윤곽에 따라, 대략 다음의 순서를 가지고 격월로 연재가 진행될 것이다. 1. 연재를 시작하며 2. 조경구성의 체계와 구조의 이해 3. 구조로 본 작품 읽기1~5 개별 작품들의 해독에 할당되는 연재의 분량은 유연하게 가져가도록 할 것이다.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와 최종적으로 드러나는 조경의 선들 사이에서 디자이너에게 미력하나마 작은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구성의 힘 추상적 의미나 상징 등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이는 디자인 언어의 상위체계로서 마땅한 기능이다. 반면에 형태와 공간구성은 이러한 추상적 의미를 구체적이고 구상적인 형태언어를 통해 명료하게 드러내도록하는, 설계에 있어서 사실상의 핵심 영역이다. 작가가 내세우고자 하는 상징적 의도나 의미가 아무리 대단하다 할지라도, 디자이너에겐 그 사유를 구체적인 실체로 번안하는 과정이 빈약하다면, 결국 그 의미는 쓸데없는 사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디자이너로서 다른 이의 작품을 보고 배운다는 것은, 바로 이런 구성의 원리들을 배우는 것일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그것들은 우리가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전개해 나가는데에 있어서는 크게 효용이 없는 것 같다. 선유도 공원으로 답사를 간다. “…과연 알려진 바와 같이 기존에 물처리장으로 쓰였던 구조물을 그대로 존치하고, 녹색의 생명들이 그 위에서 자라나게 하겠다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이곳저곳에서 충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존의 기둥구조물을 해체하지 않고 담쟁이덩굴이 자라나게 하여 초록색의 기둥들로 변화시킨다는 발상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역시 재생과 공생의 개념이 잘 표현된 의미있는 작품이다…”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지각은 분명히 실제적인 공간을 보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각은 여전히 의미에만 매달려 있다. 초록기둥의 정원을 보고 재생과 공생의 개념이라는 의미를 대입하는 것과, ‘바로 그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디자이너가 ‘형태’와 ‘공간’이라는 디자인 언어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초록기둥이라는 요소를 보고 그것과 연결되는 의미를 떠올리기는 하지만, 의당 해야 할 당연한 고민, 이를테면 어째서 그런 초록기둥들의 중간에 한 줄이 통째로 없어져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아해 하지 않는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고 작품은 형태로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나타난 형태 안에 감추어진 비밀을 풀어보려 하지 않는다. 눈은 형태를 보는 듯하나 실상은 그것을 통해 다른 것을 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의 설계는 공허하다. 생각하는 의미와 그려야 하는 선 사이를 채울 것이 없다. 그 공허를 메꾸기 위해서 더 강한 의미를 만드는데에 치중한다. 이곳과 저곳 사이에 딸랑 선 두 개를 긋고는, ‘연결성을 극대화했다’라는 식의 소위 의미과잉의 병폐도 여기에 기인한다. 의미가 대단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그것이 설계의 질, 공간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구성의 힘, 그것이 없다면, 조경은 조성인가 디자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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