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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스박김] 생각하는 디자이너
    나는 오피스박김(이하 박김) 김정윤 대표의 제자다. 전역한 지 얼마안 된 까까머리 복학생 시절, 마찬가지로 귀국한 지 얼마 안 된 김정윤의 디자인 수업을 들었다. 서울의 유휴 공간에서 오픈스페이스의 가능성을 발견해보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여기 없는 나의 오랜 친구와 함께 팀을 이뤘고, 구로에 위치한 초, 중, 고등학교가 나란히 붙어있는 곳을 찾아내 세 개의 운동장을 비롯한 학교 안팎의 환경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대상지를 리서치해 조닝(zonning)하는 것이 조경이라고 믿던 시절, 아름다운 형상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그려가는 작업은 조경 디자인이 예술의 영역에 속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조경가는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을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과정이 재밌고 유익했지만 운동장 트랙을 디자인해보라는 주문은 말 그대로 신박했다. 대상지의 운동장이 과연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리서치해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는 새로운 운동장 트랙을 디자인하라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러한 말을 예쁜 형태를 그려오라는 주문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돌이켜보면 실제로 우리는 리서치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초, 중, 고 교과 과정과 시간표를 입수해 시간대에 따른 공간의 쓰임새를 분석하고 체육 수업에 필요한 모든 종목을 조사해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오직 단 하나의’ 트랙을 구상했다. 아름다운 형상은 늘 합리적인 리서치를 토대로 그려져야 했다. 디자인은 생각을 따른다 그 후로 나는 줄곧 박김의 팬이다. 조경 디자인을 연구하고 글을 쓰면서, 또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활동하면서 그들이 발표한 작품과 그들의 제자였던 경험은 (상투적인 말이지만) 내게 큰 귀감이 되어 왔다. 박김은 ‘조경=종합과학예술’이라는 케케묵은 수사를 아주 우아하게 공간에 떠낼 줄 아는 디자이너다. 그들의 작업은 예술 작품(works of art)처럼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고 그 형태는 직관과 여러 과학 테크놀로지의 면밀한 테스트가 빚어낸 산물이다. 양화 한강공원에 구현한 생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형태의 랜드폼(landform)인 머드(mud)인프라스트럭처, ‘당인리 서울복합화력발전소 공원화 설계공모’에서 제안한 대상지의 미기후 조절이 가능하면서도 미적인 형태를 지닌 온돌 랜드폼이 그러하다.1 늘 그래왔다는 말은 아니다. 나의 이론의 삶에 있어 선배이자 스승인 배정한(편집주간, 서울대학교 교수)이 일찍이 감지했듯이, 그들의 작업은 2014년 ‘여울의 못’(현대캐피탈 배구단 복합훈련캠프, 『환경과조경』 2014년 1월호)을 지나면서 생태의 작동을 비롯한 온갖 시스템의 족쇄에서 벗어나 형태의 자율성, 말하자면 순수하게 형태의 생성에 치중한 작업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보인다.2 배정한의 말처럼 “보이는 경관(visible landscape)”이 “오피스박김의 2기”를 대변하는 특징이라면 여전히 그 인장은 유효해 보인다. 근작들에서도 그들은 보이는 경관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3 지금까지 박김의 보이는 경관은 예술가로서 창조성, 그러니까 디자이너의 직관이 발휘된 산물로 여겨지곤 했다. 형태적 아름다움은 박김‘만의’, 박김‘다운’ 특징으로 꼽히곤 한다. 원고를 구상하며 박김의 생각을 엿듣고 그들의 생각을 엮은 단행본을 뒤늦게 읽으면서, 박김의 보이는 작업이 늘 현실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유를 통해 시작되며 이를 디자인이라는 마법으로 현실에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그들의 디자인은 늘 비평적인 생각에서 출발한다. 형태적 아름다움에 가려져 그안에 내재한 깊은 생각이 그간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것 같아 이참에 박김의 ‘생각’에 한 발짝 더 들어가 보고자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5호(2020년5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박김이 과학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디자인하는 방식은 필자를 비롯한 국내외의 조경 이론가에게 조명된 바 있다. Jillian Walliss and Heike Rahmann, Landscape Architecture andDigital Technologies: Re-conceptualising Design and Making, London and New York: Routledge, 2016; 이명준, “한국 조경에서 컴퓨터 테크놀로지의 활용에 관한 담론의 변천: 『한국조경학회지』와 『환경과조경』을 중심으로”, 『한국조경학회지』 48(1), 2020, pp.15~24. 2. 배정한, “백지 설계”, 『환경과조경』 2014년 1월호, p.49; 배정한, “비저블 랜드스케이프”, 『환경과조경』 2016년 9월호, pp.40~43 3. 어쩌면 보이는 경관에 대한 집요한 탐구는 박김의 디자인의 과거에서 현재, 아마도 미래까지 관통할 철학일 것이다. 보이는 경관에 대해 내가 더 말해봐야 배정한이 쓴 글에 주석을 다는 일에 불과하다. 이명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오랫동안 공부하다가 지금은 한경대학교에서 ‘랜선 친구’들과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오피스박김 사무실에 걸린 어두운 녹색과 보라색 커튼을 보다 문득 폴토마스 앤더슨의 마스터피스 ‘팬텀 스레드’(2017)의 오프닝 시퀀스가 떠올랐다. 영화사에 기억될 조니그린우드의 아름다운 스코어를 배경으로 1950년대 런던의 의상 디자이너 작업실의 출근길 풍경이아주 우아하게, 물 흐르듯 펼쳐진다. 씨줄과 날줄이 견고하게 엮여 창조된 이 완벽한 영화는 여러모로오피스박김과 그들의 작업을 떠올리게 한다. 오랜만에 지적으로 흥미로운 작가와 작업을 만나 쉽게써야 한다는 강박 없이 편하게 떠들었다.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이미 유행의 중심에 진입했지만, 밀레니얼(Millennials)과 도시의 관계를 짚어보는 특집을 마련했다. 그들이 도시에 남겨온 작지만 유의미한 궤적을 되돌아보기 위해서다. 밀레니얼은 1980년대~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이 성인이 되어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2010년대 전후로 워라밸(work-life balance),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유 경제,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 레트로retro, 로컬local 등 작금의 트렌드를 대변하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세대 간 차이는 언제나 존재해 왔지만 성공에 대한 정의, 지갑을 여는 기준, 일하는 방식 등에 있어서 밀레니얼은 기성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들이 가져온 변화를 분석하는 것은 기업과 브랜드의 중요 전략이 되었다. 『90년대생이 온다』, 『밀레니얼 선언』, 『밀레니얼의 반격』 등 밀레니얼에 대한 가이드를 자처하는 책이 줄줄이 출간된 점, 밀레니얼을 타깃으로 한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influencer)마케팅의 급증이 그 예다.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 성장 속에서 일궈진 한국의 도시 질서에도 크고 작은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골목 문화, 레트로 문화는 사람들이 몰리는 공간의 기준을 다시 썼고, 경험과 공유를 선호하는 문화는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과 코워킹·코리빙 공간의 출현을 촉진했다. 기회의 도시로 향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과밀화된 도심을 벗어나 외곽 혹은 지방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려는 청년 그룹이 생겨났다. 특정 지역을 거점 삼아 느슨하게 연대하며 다양한 사업을 일으키는 움직임은, 기존의 도시재생에 대한 대안으로도 조명받고 있다. 밀레니얼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그들의 취향과 가치관은 20~30년 후 미래 도시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주류이던 시절 그들이 좇은 효율성의 가치와 아파트를 향한 열망이 오늘날 한국 도시의 근간을 이룬 것처럼 말이다. 특집은 밀레니얼에 대한 진단으로 시작해 도시를 비즈니스 필드로 삼아 새로운 공간과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끝난다. 세 명의 필자에게 밀레니얼이 가져온 도시의 물리적 변화를 살펴주기를 부탁했다. 이들은 저마다의 기준으로 밀레니얼이 선호하는 공간을 설명하고, 잇따른 도시와 산업의 발전 양상을 설명한다. 만들어진 도시를 향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살고 싶은 도시를 직접 만들고 있는 밀레니얼 그룹을 지면으로 초대했다. 공통으로 던진 다섯 개의 질문 혹은 인터뷰를 통해, 주민과의 상생을추구하고 자신과 지역의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다양한 전략을 살펴볼 수 있다. 한 세대가 만들어낸 이 같은 흐름이 짧은 유행에 그칠지, 도시 구성의 판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 사소하고 공공연한 일들이 도시를 구성하는다양한 이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진행 김모아, 윤정훈, 곽예지나 디자인 팽선민 디지털 네이티브의 도시 음성원 소유하지 않고 즐기는 밀레니얼의 도시생활 이아연 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의 기로에 선 밀레니얼 경신원 콘텐츠로 재생하는 도시 인터뷰: 홍주석, 어반플레이 RTBP 공유를위한창조 어반베이스캠프 더웨이브컴퍼니 천안청년들 빌드 어반하이브리드 공통 질문 1 그룹의 설립 취지 2 지금의 구성원과 함께 하게 된 계기 3 기반을 두고 있는 도시의 기회 요소 4 그룹만의 디자인/소통 전략 5 그룹이 꿈꾸는 도시의 미래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디지털 네이티브의 도시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어디에서든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밀레니얼(1980년생부터 2000년생까지) 인구는 2020년 2월을 기준으로 1,385만 명 이상으로, 전체 인구의 27%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밀레니얼 세대와 비슷한 사회경제적 특징을 가지는, 밀레니얼의 바로 아랫세대인 Z세대까지 합치면 50%에 육박할 정도다. 인구 규모도 크지만, 밀레니얼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변화하는 트렌드를 짐작하는 데 좋은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공간의 특징을 파악하려면 이들의 특징을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 특성을 알게 되면 오늘날 변화하고 있는 도시를 좀 더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밀레니얼 세대의 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특히 이전 세대와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디지털 기기 사용이다. 밀레니얼은 집에 컴퓨터를 두고 자란 첫 세대로, 성인이 되어 디지털 시스템에 적응하려 시도한 이전 세대와 달리 디지털 시스템이 이미 갖춰진 곳에 태어났다.1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을 ‘잉글리시 네이티브’라고 부르듯, 우리는 밀레니얼을 어려서부터 디지털을 접해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 부른다. 밀레니얼은 그들의 인생에 녹아 있는 스마트폰을 자신의 수족처럼 잘 활용한다. 서울의 방에 누워서도 뉴욕 맨해튼의 록펠러센터나 하이라인의 풍경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윤식당 2’(tvN 예능 프로그램) 방영 하루 만에 방송에 등장한 식당과 숙소를 모두 찾아내기도 한다.2인스타그램만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하며 영업하는 식당도 많다. 이 같은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징을 빼놓으면, 이들이 사랑하는 공간의 특성을 제대로 살펴볼 수 없다. 아이폰3S가 세상에 등장하며 수많은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2007년, 밀레니얼 세대는 대략 8살에서 28살 사이였다. 30대 중반 이후 아이폰을 손에 쥔 세대와 달리 이들은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접하며 자란 세대라는 뜻이다. 일찍부터 카메라를 이용해 온 터라 사진 및 영상 촬영 등에 익숙하다.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찍어본 경험은 감각적인 촬영 능력으로 이어졌다. 책으로 공부했거나 뒤늦게 카메라를 이용해 본 이전 세대와 비교해 평균적으로 더 나은 수준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일상에서 카메라를 사용하는 비중 역시 확연히 높다.3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의 성장 역시 스마트폰의 적극적인 활용에 뒤따른 결과다.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는 문화는 정보의 확산 경로를 바꾸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84호(2020년4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Millennials and the Camera: Research into Preferred Imaging Devices & Behaviors”, Digital Imaging Reporter 2019년 1월 2일. www.direporter.com/industry-news/market-research-industrynews/millennials-camera-preferred-imagingdevices-behaviors 2. 윤진근, “누리꾼, ‘윤식당2’ 방영 하루만에 식당부터 숙소까지 찾았다”, 「스포츠경향」 2018년 1월 6일. www.sports.khan.co.kr/entertainment/sk_index.html?art_id=201801061136003&sec_id=540201&pt=nv 3. 1번과 같은 글 음성원은 물리적 도시 환경이 사람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곧다가올 미래의 도시 환경은 어떻게 재구성될지에 관심을 두고 글을 쓰고 있다.2014년 기자로 일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을 사회적 화두로 올렸고, 2016년에는등기부등본 331개를 분석해 젠트리피케이션 기사를 썼다. 2017년에는「세계일보」와 ‘허핑턴 포스트’에 ‘공유경제와 도시’를 주제로 칼럼을 썼으며,현재 「매일경제」에 ‘도시와 라이프’를 연재 중이다. 공유 도시의 트렌드를소개한 『팝업시티』(2018), 저성장 시대 공간 수요의 변화상과 도시재생을다룬 『도시의 재구성』(2017), 뉴욕의 도시계획을 흥미롭게 풀어낸 『시티 오브뉴욕』(2015) 등 도시에 관한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소유하지 않고 즐기는 밀레니얼의 도시생활
    밀레니얼은 1980년대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는 이들은 더욱 도심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어, 밀레니얼의 행보가 도시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유 대신 경험으로 밀레니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이들이 역사상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하게 될 운명을 타고났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은 가성비에 집착하고, 어차피 소유할 수 없는 자산에 목매지 않고 ‘취저(취향 저격)’의 렌털 라이프를 즐기며 살아간다. 기성 세대가 소유의 대상으로 보는 항목 중 밀레니얼이 가장 엄두내기 힘든 것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집이다.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밀레니얼이 주거 공간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을 애초에 포기하고, 공간을 서비스로 보기 시작하면서, 차츰 이들의 니즈에 맞는 유연한 주거 공간이 도시를 채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이어트 유튜브를 보던 20대가 반신욕을 즐기고 싶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샤워 룸만으로 욕실이 꽉 차는 원룸에서는 엄두도 내기 어렵다. 욕조가 딸린 40평 셰어하우스 아파트에 입주하면 된다. 원룸보다 보증금 부담도 적고, 4개월에서 6개월 단위로 움직이는 단기 계약이니 시도해볼만 하다. 셰어하우스 우주와 같이 서울 전역에 지점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지점을 옮겨 다니며 서울 여행자처럼 살아볼 수 있다. 실제로 직장을 옮기면서, 혹은 1~2개월의 짧은 인턴십 기간을 위해, 혹은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주 보이는 힙한 동네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등의 이유로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2년 임대차 계약의 틀을 벗어난 삶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을 아도레스 호퍼(address hopper)라 부르며, 전용 주거 멤버십과 중개사가 생겨나는 추세다. ...(중략)... *환경과조경384호(2020년4월호)수록본 일부 이아연은 호주, 케냐, 미국, 서유럽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와 업계를 경험했다. 현재는 셰어하우스 운영사인 우주(Woozoo)의 부대표로 일하며 공간이 주는 효용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즐거이 고민하고 있다. 우주에 합류한 이후 150호점까지 지점을 확장했고, 1인 주거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재미있는 주거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우주를 이용하는 M, Z세대와 부대끼며 관찰하고 경험한 생각을 토대로 「매일경제」에서 ‘도시살롱’을 연재했다.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의 기로에 선 밀레니얼
    다시 마주한 서울,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 2016년 늦여름, 다시 마주한 서울을 뜨겁게 달군 사회적 이슈는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도시사회 분야의 전문 학술 용어를 대중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다. 흥미로웠던 건 젠트리피케이션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대중의 인식이었다.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임대료를 둘러싼 건물주와 세입자의 갈등 문제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 물론 젠트리피케이션의 현실은 젠틀(gentle)하지 못하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장의 힘을 견제할 수 있는 정부의 간섭이 종종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자본주의의 논리에 의해 경제적 약자의 ‘비자발적 이주’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젠트리피케이션이 부정적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쇠퇴한 지역의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기존 주민보다 부유한 주민이 유입되어 침체됐던 지역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활기가 넘치게 되는 재생 효과가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포함한 서구의 도시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나타나는 전 지구적 현상으로, 도시마다 나타나는 현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명확한 정의가 사실상 어렵다. 노후화된 주거 지역의 고급화 현상으로 인해 주택 시장과 사회 계층의 변화가 주로 나타나는 서구 사회와는 달리, 한국의 경우에는 주거 시설이 카페나 레스토랑 또는 부티크 같은 상업 시설로 건축물의 용도가 바뀌는 주거 지역의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이 대부분이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주거지의 환경 개선이 대부분 정부에 의한 대규모의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을 통해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서 울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역의 핫플레이스(hot place)들은 대부분 후미진 골목길의 낡은 주택을 상업 시설로 개조한 곳이다. 경제적 자본이 제한된 소상공인들에게 단독 주택 또는 다세대 주택의 1층이나 반지하층처럼 임대료가 저렴한 곳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 아주 적절한 장소이며 개개인이 충분히 상업 시설로 개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의 후미진 골목길에 위치한 낡은 주택이 문화적 자본이 풍부한 소상공인들에 의해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재창조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은 아파트 공화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밀레니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강북의 후미진 골목길은 획일화된 아파트 단지에서 찾을 수 없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탐색의 장소다. ...(중략)... *환경과조경384호(2020년4월호)수록본 일부 경신원은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 대표다. 15년간 영국과 미국에서 주택 및 도시(재)개발 분야의 교육자, 연구자로 활동해왔다. 버밍엄 대학 도시 및 지역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10년에는 미국 워싱턴 D.C. 도시 연구소에서 객원 연구원 겸 컨설턴트로, 2014년에는 MIT의 SPURS(Special Program for Urban and Regional Studies) 연구원 겸 케임브리지 연구원(Cambridge fellow)으로 활동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MIT의 RCHI(Resilient Cities and Housing Initiative) 연구팀의 일원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및 주택 분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16년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과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카카오 브런치’와 ‘오마이뉴스’에 도시 및 주택 문제를 다루는 글을 쓰고 있다.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RTBP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의 쓸모를 찾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한국은 근현대화 과정에서 획일화된 목표를 암묵적으로 강권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정한 삶의 방식과 속도를 만들었다. 이는 수많은 사람에게 자괴감과 박탈감을 느끼게 만들며 여러 사회 문제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을 고려한 다양한 삶의 방식에서 찾고자 했다. 각 지역에 어울리는 라이프 스타일 모델을 제시하면 보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곳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살고 일해 온 부산의 영도에서부터 이를 실천해보자고 마음먹었고, ‘알티비피RTBP(Return to Busan Port)’가 탄생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84호(2020년4월호)수록본 일부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공유를위한창조 지역 커뮤니티와 공유 공간을 통해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드는 로컬 프로듀스 그룹
    ‘공유를위한창조’는 지속성 있는 마을 공동체와 마을 거점 시설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 그간 다양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수많은 마을 공동체가 회복됐고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이 조성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행정 지원 없이 운영하기 어려운 공간, 사유화된 공간,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공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분야와 역할의 경계를 두지 않고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84호(2020년4월호)수록본 일부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어반베이스캠프 도시 문제를 고민하는 소규모 회사, 프리랜서를 위한 지역 플랫폼
    ‘어반베이스캠프Urban Basecamp’는 도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한다. 같은 목표를 둔 소규모 기업, 프리랜서, 개인 간의 느슨한 연대를 통해 사무실을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실행하며 경제적 안정을 꾀한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지역의 다양한 사람과 만나 협업을 하게 된다. 별도의 사무실이 없어 주로 카페에 모였고, 그때마다 적지 않은 금액을 지출했다. 이처럼 의미 없이 사라지는 돈을 모아 기업이나 개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을 임대하고, 회의실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공유 사무실 어반베이스캠프’를 탄생시켰다.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며 상주 기업의 협업을 꿈꾸게 됐다. 협업 시스템을 갖추면 단순한 공간의 공유를 넘어 각 기업의 아이디어를 주체적으로 실행할 힘을 갖추고, 경제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84호(2020년4월호)수록본 일부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더웨이브컴퍼니 지역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로컬 크리에이티브 그룹
    살고 싶은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자는 사람들이 모였다. ‘더웨이브컴퍼니(TheWaveCompany)’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로컬 임팩트(local impact)팀과 지역 기반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개발하는 브랜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강릉 등 강원을 기반으로 로컬을 키워드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지역 기반 창업가인 로컬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육성하여 그들과 함께 지역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중략)... *환경과조경384호(2020년4월호)수록본 일부
  •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 천안청년들 지역에 문화 예술과 창업이라는 꽃을 심어 나가는 청년들의 모임
    ‘천안청년들’은 2014년 천안 원도심에 만들어진 게스트 하우스(오빠네게스트하우스)에서 출발했다. 내일로 여행객들이 충청남도의 여러 지역을 가기 전 천안역을 경유한다는 점에 착안해, 원도심의 낡은 점포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게스트 하우스로 리모델링했다. 천안의 첫 번째 게스트 하우스였기에 많은 여행객이 찾아왔다. 이후 게스트 하우스는 원도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자 청년 창업 공간으로 역할하면서 지역 청년들의 공유 공간으로 발전했다. 당시 천안에는 청년 그룹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거나 그들의 문화를 만들어 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청년들이 함께 모여 청년을 위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지역 조직을 브랜딩하는 과정에서 천안청년들을 설립했다. 조직 이름에 천안이라는 지역명을 담아 지역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84호(2020년4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