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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
가로누운 들판을 따라 세 개의 선을 놓는다. 첫 번째 선은 동학의 정신이다. 인내천人乃天이라는 동학의 철학을 풍경과 경관 계획의 원리로 삼는다. 두 번째 선은 혁명의 실천이다. 평등을 위한 동학혁명 전투 역사를 배치와 입면 계획의 원리로 삼는다. 세 번째 선은 공간의 연결이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사람의 길, 희망으로서의 동학 태도를 동선과 전시 체험의 원리로 삼는다. 셋과 하나의 상보와 통합, 세로를 묶는 수평의 근본적 힘은 기념관의 배치와 건축, 전시 계획을 관통하며 부분들을 엮어 화해시키고 평등한 전체를 이룬다.
동학농민군은 황토현까지 유인한 관군을 산 위의 가장 높은 곳에서 지켜보다가 관군이 잠든 새벽에 야습을 감행해 승리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삽입해 사람들이 승전의 기억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지형·건물·조경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새로운 것을 최소한으로 제안한다. 건물군의 축선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시설군은 작게 나누어 기존 건물군을 감싼다.
설계의 기본 방향
공간의 집합(부분과 전체): 들불처럼 일어난 농민군의 모습처럼 작은 공간이 모여 시설군이 된다. 공간의 부분과 전체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체험으로 전개된다. 기존 시설물이 가진 강한 중심축선을 약화시키고, 활용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전개하기 위해 여러 개의 중심을 둔다. 여러 방향에서 진입하며 주차장도 분산 배치한다. 이벤트의 성격에 맞춰 때로는 부분을, 때로는 전체를 운영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계획된 공간이 상황과 필요에 따라 확장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으며 부분과 전체의 선택적 활용을 제안한다.
복원, 보존과 활용: 멀고 가까운 풍경과 옛 지형을 되살린다. 또한 1960년대부터 설치된 기존 시설물을 역사적인 위상의 측면에서 분석해 보존할 것과 활용할 것을 구분한다. 부지 내에서 경관을 가로막던 기존 시설물은 새로운 건축물을 이용해 일부 시각적으로 차단하거나 산과 물의 흐름에 순응하도록 잇는다.
길, 이어짐: 오래 사용하던 대상지 내의 옛 길(마을길)은 남겨둔다. 이 길을 오고가던 옛 사람의 소박한 삶을, 혹은 혁명을 일으키기까지 치열했던 삶을 떠올려볼 수 있다. 나아가 기념공원 자체가 동학농민혁명이란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안내소가 되도록 한다. 진입로에서부터 기념 공간을 거쳐 전시 체험 및 교육 영역까지 이어지는 세 개의 띠가 조성된다. 이는 추모-이해-미래의 희망으로 나아가는 강력한 상징으로, 전시 시설이자 체험 공간이다.
토지이용 및 배치 계획
토지이용 계획의 중심은 기념 영역이다. 부지 중간의 습지를 매개로 추모 영역과 전시 체험 영역을 연결하고 공유하여 전체가 하나의 공원이 되도록 한다. 각각의 영역은 개별 주차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각 영역의 진입 동선은 기념 영역을 교차해 전개된다. 가운데 경작지 위에 조성된 보행 데크는 각 영역을 8자 모양으로 순환하게 한다.
- 조성룡도시건축(조성룡) + 이든플랜(임영미) + 심세중(수류산방중심) + JSC건축(정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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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
역사적 현장감의 회복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의 대상지인 황토현 전적지는 동학농민혁명의 첫 전승지로서 중요한 장소적 가치를 지닌다. 이곳에서 역사적 현장을 목격하고 기억하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기념이 있을까? 현재의 모습은 많이 변형되어 있다. 황토현 전적지의 현장감을 되살리기 위해 옛 지도를 바탕으로 혁명 당시의 논둑, 물길, 옛길을 재현했다.
시설의 통합과 연계
현재 대상지에는 시대를 달리하며 각각 조성된 기념탑, 전적지 기념관, 전시관, 교육관 등 여러 시설이 산재해 있다.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단지 전체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문화재 구역, 보호 구역, 시설 구역으로 조닝을 명확히 하고, 시설 구역 내에 기능적 연계를 고려해 주차장, 진입 광장, 방문자 센터, 캠핑장, 연수동, 교육관, 휴게·편의 시설, 기념관, 전시관, 추모 공간 순으로 배치했다. 그리고 시설 구역 전면으로 강한 순환형 동선을 두어각 공간을 긴밀하게 묶어주었다. 이 동선은 이동 통로의 기능 외에도 전적지 들판과 시설 구역의 매개적 공간이자 혁명 과정의 역사적 사건을 서사적으로 보여주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다층적 체험을 통한 기념
기념 공원은 기억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상상하고 체험하는 장이다. 이에 대상지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방문객이 동학혁명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경관적 체험을 위한 ‘기억의 들판’, 서사적 체험을 위한 ‘동학의 길’ 등을 계획했다. 또한 장소적 상징성을 지닌 ‘울림의 기둥’, 씨앗을 뿌려 헌화하는 추모 공간, 전장과 경작을 체험하는 체험의장 등을 도입했다.
- 동심원(안계동) + 우리동인건축(노윤경) + 정욱주(서울대학교) + 최정민(순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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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사건’을 ‘기념’하는 우리의 자세
기념記念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뜻 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하는 것’으로, 의식에서 도로 생각해내는 기억記憶과는 의미가 다르다. 기념과 기억은 이야기narrative의 차이로도 구별할 수 있다. 보다 고전적인 입장에서, 기억은 주체에 의해 환기되는 사유화 된 이야기지만 기념은 일어난 사실에 대한 일종의 집합적 기억으로 어느 정도의 객관성과 보편성을 가진다. 기억에는 시간의 간극이 발생하면 할수록 많은 인식의 차이와 내용이 존재할 수 있지만 기념에는 사회적 합의에 의한 공공의 메시지가 들어있다.
지난 10월 초에 당선작을 발표한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는 동학농민혁명의 위상을 기념성으로 제고한다는 분명한 방향을 가진 공원 공모전이었다.
설계 지침서에는 동학농민혁명을 “봉건제도를 개혁하고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수호하기 위한 운동”이자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민중의 자각에 의한 전국적 농민 항쟁”으로 정의한다. “한국 민족민주운동의 시발점”이라고 평가하면서 동학농민혁명의 발발 배경과 참여자, 그리고 그 영향의 의의가 언급된다.
소설가 황석영은 동학농민혁명을 배경으로 쓴 소설 『여울물 소리』에서 여주인공여옥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여러 이야기꾼의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 혁명에 가담한 민초들의 희망과 좌절을 전달했다. 그는 책의 말미에 이 혁명을 두고 “엄격한 신분제도로 유지되는 유교적 세상에서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놀랄 만한 선언을 한 동학의 출현은 그야말로 하늘이 놀라고 땅이 뒤집히는 사건”이라고 설명한다.
새로 조성될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기념할 수 있어야함은 물론, 훼손된 지형과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시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또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구현하고 전파할 수 있는 거점이 되기 위해 공원에는 기념 공간과 교육 시설, 연구 시설이 필요했고, 그밖에 각 시설을 고려한 동선 정리, 도로 계획, 배수에 대한 대책, 이용자 수용에 대한 대비 프로그램 계획 등이 요구되었다.
동학농민혁명과 황토현黃土峴
설계 대상지는 약 10만 평 규모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이 관군과 대항해 첫 승리를 거둔 황토현 전적지가 포함되어 있다. 기념 공간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지에 새겨진 기록만으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황토현 전적지는 논밭으로 개간되면서 많은 교란과 변형이 일어났다. 이 장소의 기념비적 가치를 어떻게 회복시켜야 할지, 중요한 과제가 제시되었다.
황토현의 역사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공모전에서 수상한 네 작품이 어떻게 동학농민혁명의 기념성을 풀어내었는지 들여다보면, 기념 공간을 대하는 그들의 상이한접근 방법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박희성은 서울대학교에서 ‘당·송대 산수원림’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원림, 경계 없는 자연』이 있으며 전근대 동아시아 도성과 원림, 근대기 동아시아 각국 조경의 영향 관계를 관심 있게 살피고 있다. 현재는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동아시아 수도(capital)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 한양도성(Seoul City Wall)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 작업에도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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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경과와 심사평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김대곤)은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이해 지난 7월부터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를 진행했다. 72일간 진행된 공모에는 17팀이 등록해 최종 11팀이 작품을 제출했으며, 지난 10월 6일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당선작으로는 동심원(안계동)+우리동인건축(노윤경)+정욱주(서울대학교)+최정민(순천대학교)의 안이 선정되었다. 우수상에는 조성룡도시건축(조성룡)+이든플랜(임영미)+심세중(수류산방중심)+JSC건축(정상철)의 작품이 선정되었으며, 장려상에는 CA조경(진양교)+동부엔지니어링(이문규)+동우건축(김인배)의 ‘황토현 들풀, 하늘을 보다’, 입선에는 그룹한(박명권)+사이건축(박인영, 이진오)+배정한(서울대학교)+최혜영(West 8)+이경근의 ‘황토현, 모두가 평등한땅’이 선정되었다.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은 기본 및 실시 설계와 공사를 거쳐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조선 봉건사회의 부정·부패 척결과 반외세를 기치로 1984년부터 1년간 전개된 대규모 민중항쟁이다. 이는 피지배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전국적인 운동이었다는 의의가 있으며, 이후 의병 항쟁과 3·1운동 등에 영향을 미친 근대화 운동의 토대가 되었다. 일제강점기와 1950년대까지 ‘동학란’이라는 이름으로 폄하되어 왔으나 1960년대부터 반봉건·반외세의 민족운동이었다는 역사적 의의가 새롭게 평가되면서 ‘동학혁명’, ‘동학농민운동’ 등으로 불리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04년 3월에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유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예 회복이 이루어졌다. 이후 동학농민혁명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그 역사적 의의와 전개 과정을 알릴 수 있는 추모 및 기념, 교육·연구 등의 성격을 지닌 기념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올해 120주년을 맞이해 공원 조성을 위한 설계공모전이 열렸다. 다음은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의 심사평 전문이다.
“동학농민혁명을 어떤 방식으로 기념할 것인가, 이것이 이번 설계공모의 의미이자 주제다. ‘동학란’, ‘동학운동’, ‘동학혁명’, 이 명칭들은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평가를 암시한다.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여서, 기념탑, 동상, 사당, 기념관, 전시관 등, 서로 다른 형식의 조형물과 건축이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되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주관하는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는 ‘공원’이라는 ‘총체적 환경’을 통해 동학의 역사를 기념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공원 조성 과정을 통해 진부한 기념의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이정표를 이 자리에 세울 것이라 기대한다. 동학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황토현의 넓은 들판에 어떤 지형의 질서를 부여하고, 어떤 물리적 환경을 구축할 것인가, 그리고 새로운 황토현의 풍경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설계공모에 참여한 열한 개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의 토론과 표결을 통하여 입상작으로 선정된 네 작품은 이 프로젝트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높은 수준의 설계안으로 답하고 있다.
1등 안과 2등 안은 ‘땅의 기억을 환기’한다는 주제를 공유하고 있다.
1등 안은 황토현이 지닌 역사를 치밀하게 조사하여 땅이 지닌 기억을 찾아내고, 그 기억을 어떻게 현재의 풍경에 담을 것인가를 설득력 있는 계획안을 통해 보여주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제안하면서 공원 유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층적인 공간의 질서를 체험하게 하고, 방문객이 공간의 형성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등, 장소와 방문객의 상호작용을 설계에 반영했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와 황토현의 기억에 주목하면서도, 미래의 방문객을 공원의 주체로 설정하여 과거와 미래를 ‘참여’라는 주제로 엮어낸 서사의 힘과 여러 설계 전략을 구체적인 설계안으로 발전시킨 역량이 돋보였다.
2등 안은 동학의 시작부터, 아스팔트 길이 깔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넓고 깊은 ‘시간의 통찰’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황토현 곳곳의 의미를 살피는 ‘공간의 통찰’을 보여주었다. 또한 현재의 상황을 가장 많이 존중한 안이기도 하다. 설계안에 담겨진 사유는 깊고도 넓었지만, 조경과 건축의 실천 방법에 대해서는 추상적으로 제시되어 있어서 ‘설계안’이라는 확신을 주지못했다. 그렇지만 잘 그린 그림보다는 진정성 있는 생각을, 현재의 전략보다는 역사적인 통찰을 전달하는
안이었기에 심사위원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3등 안과 4등 안은 뛰어난 조형 능력으로 ‘새로운 상징적 질서’를 구현한 작품이다.
3등 안은 치밀하게 조직된 공간 구성을 보여준다. 또한 길과 마당, 그리고 건축이 어우러지는 힘찬 풍경을 제시한다. 이곳이 사적지가 아니라 도시의 공원이었다면 이 설계안은 매우 뛰어난 작품이 되었겠지만, 사적으로 지정된 지형을 지나치게 변형했기에 당선작이 되기 어려웠다. 동서방향의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황토현의 들판을 남북방향의 둔덕의 집합으로 치환한점, 진입로와 건축물이 과도한 스케일로 이루어진 점이 이 작품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4등 안은 해발 29.5m 레벨로 이루어진 순환 동선을 따라 전체 공원을 조성한 안이다. 아름다운 순환 동선의 선형과 대담하게 비운 조경 공간이 이 작품을 빛나게 했다. 순환도로가 강력하게 설정된 만큼, 관람객의 동선은 제한적이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황토현을 움푹 파인 지형으로 변형시킨것이 결정적인 흠이 되었다. 당선작을 결정하고 난 후에 몇 가지 우려가 제기되었다. 전시 및 추모 공간 운영, 공원 유지 관리 계획 등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항이 많기 때문이었다.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서 조경가와 건축가의 의도가 존중되고, 계획안이 진정한 역사적 공간으로 구현되기를 바란다.”
최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동심원(안계동) + 우리동인건축(노윤경) + 정욱주(서울대학교) + 최정민(순천대학교)
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룡도시건축(조성룡) + 이든플랜(임영미) + 심세중(수류산방중심) + JSC건축(정상철)
장려상 황토현 들풀, 하늘을 보다
CA조경(진양교) + 동부엔지니어링(이문규) + 동우건축(김인배)
입선 황토현, 모두가 평등한 땅
그룹한(박명권) + 사이건축(박인영, 이진오) + 배정한(서울대학교) + 최혜영(West 8) + 이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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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ist: Anacostia Landing
11TH STREET BRIDGE PARK DESIGN COMPETITION
애너코스티아 랜딩Anacostia Landing은 애너코스티아강을 중심으로 조성된 25에이커 규모의 공원으로서 역사적 의의를 지닌 애너코스티아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한편,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가 수변 도시로 발돋움했던 과정을 둘러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공원은 애너코스티아 강이 지닌 풍요로움, 아름다움, 그리고 물길로서의 매력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즉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어울려 생산적이고, 재미있고, 활기찬 교류를 하게 될 것이다.
“애너코스티아에 가자!”
‘애너코스티아 랜딩’이라는 명칭은 본 프로젝트의 의의를 내포한 이름으로서 도드라진 교량을 지닌 멋진 강변 공원을 의미한다. 이 장소가 지닌 특성이 분명하기 때문에 “애너코스티아에 가자!”는 말만으로도 놀이, 휴식, 식사, 뱃놀이, 역사 공부, 생태 교육 및 스포츠 등의 활동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술, 연극, 음악, 공연 예술 등을 양 강변에서 즐길 수 있으며 강물 위를 노닐며 지인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네 가지 여가 공간
애너코스티아 랜딩은 대상지의 이러한 잠재적 가능성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도록 노스 뱅크North Bank, 리버발코니River Balcony, 사우스 뱅크South Bank, 워터 가든Water Garden 등 네 곳의 각기 다른 여가 공간을 제시한다. 먼저 노스 뱅크는 M스트리트에서 강을 따라 하류로 이어지며, 11번가 다리11th Street Bridge에서 상류쪽으로 위치한 공원 부지를 포함하는 구역이다. 노스뱅크에는 농업용 온실, 애완견과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원, 수변 레스토랑 등이 조성된다. 공원에 개성을 부여하는 리버 발코니는 독특한 캐노피로 윗부분이 덮여있는 1.4에이커 넓이의 플랫폼이다. 이곳에는 분수 광장, 커뮤니티 센터, 공연장, 덩굴 식물 정원 등이 계획되었다. 사우스 뱅크는 강과 굿 호프 로드Good Hope Road 지하 차도 사이의 구역으로서 수변을 활용한 공원이 될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 커뮤니티마켓 등이 이곳에 세워질 것이다.
Wallace Roberts & Todd / NEXT Architects
Lead Landscape Architect Wallace Roberts & Todd (WRT)
Lead Architect NEXT Architects
Civil and Structural Engineering Magnusson KlemencicAssociates
Maritime Engineering Moffatt & Nichol
Agriculture Specialist Roofmeadow
Ecologic and Hydrologic Consulting Great Ecology
Horticulturalist Patrick Cullina
Public Art Manager Rachel Dickerson Brunswick
Lighting Designer L’Observatoire International
Recreational Economic Consultant PROS Consulting
Cost Estimator Faithful & Gould
- Wallace Roberts & Todd / NEXT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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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ist: The Crossing
11TH STREET BRIDGE PARK DESIGN COMPETITION
과거 워싱턴Washington의 강변에 위치한 도시들은 작은 보트와 뗏목, 페리 등을 이용해 왕래했다. 애너코스티아 강변에 위치한 지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애너코스티아 인근에 거주했던 노동자들이 강을 건너 네이비 야드Navy Yard로 일하러 갈 수 있었던 것은 페리 덕분이었다. 이들이 페리를 타고 다녔던 건널목은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장소를 넘어 회합과 모임의 공간이었으며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애너코스티아 강을 가로지르는 더 크로싱The Crossing은 과거 페리와 같이 문화적이고 역사 깊은 두 강변 지역을 연결하여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교차점crossing을 제시한다. 시민의 삶의 수준을 높이는 인큐베이터로서 건강한 생활 양식과 커뮤니티 문화, 하천 환경을 만들 것이다.
개별 요소들의 조합A Kit of Parts
본 프로젝트는 작동 가능한 표면walking surfaces, 활동공간activity infill, 녹지green surfaces, 그리고 부수적인 구조물clip ons 등의 조합으로 구성되었다. 설계안은 이러한 요소들을 교량 및 강변에 적절히 배치해 일련의 공간을 활성화하는 한편, 인접한 공간들 간에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지만 공원을 이루는 각각의 요소들은 추후 지역 사회, 이해당사자, 그리고 각종 기관들의 평가에 따라 재배치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디자인 원칙과 물리적 전략에 부응할 수 있는 장기적 관점의 프로젝트를 설계, 제시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설계안이 앞으로 사람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변경, 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유연성 + 변용성Flexibility + Adaptability
우리는 교량 전역에 걸쳐 다양한 프로그램 요소를 고르게 분산 배치했다. 각각의 공간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도록 설계했고 예산이나 지역 사회의 필요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예를들어 강변 광장River Plaza과 전망대Outlook의 경우 분수, 직거래 장터, 미술 전시회, 조각, 그리고 여러 가지 행사들이 다양한 시기에 개최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고 편의시설을 배치하였다. 카페 및 식량 생산food incubator 공간, 미술 창작 스튜디오, 지역 사회 모임공간, 새로운 국립공원관리국 본부 건물 또는 공공 선착장 등이 기본적인 시설들과 함께 배치될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본 프로젝트는 강에 인접한 남서쪽및 북서쪽 동네의 개발을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Stoss Landscape Urbanism / Höweler + Yoon Architecture
Lead Landscape Architect Designer Stoss Landscape Urbanism
Lead Architect Designer Höweler + Yoon Architecture
Structural Engineer Robert Silman Associates
Associate Architecture, Local Liaison, Urban Design Marshall Moya Design
Community Planning Process Derrick Lanardo Woody/DLW
Public Health Planning Ann Forsyth PhD.
Real Estate, Economic Development James Lima Planning + Development
Programming and Operations Management ETM Associates
Lighting Design George Sexton Associates
Transportation Planning Nelson Nygaard
Sustainable Civil Engineering Nitsch Engineering
Hydrological Engineering LimnoTech
Mechanical, Electrical and Plumbing Setty + Associates
- Stoss Landscape Urbanism / Höweler + Yoon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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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ist: Bridge Park
11TH STREET BRIDGE PARK DESIGN COMPETITION
브리지 파크Bridge Park는 공원 기능과 함께 도시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애너코스티아 강 양쪽에 위치한 다양한 근린지구를 연결하고, 애너코스티어 강을 다시 활용해 스포츠 및 사회 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브리지 파크는 커뮤니티 기반을 강화하고, 지역 주민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공원의 설계안은 포괄성inclusive, 기념성memorable, 상징성symbolic 등의 세 가지 개념에 따라 작성되었다.
포괄성
브리지 파크는 강 양쪽의 다양한 근린지구를 서로 연결하는 연속적인 ‘끈The Thread’의 일부다. 브리지 파크는 캐피톨 힐Capitol Hill의 8번가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에비뉴Martin Luther King, Jr. Avenue를 연결하며 애너코스티아 강 서쪽의 워드Ward 6지역과 동쪽의 워드 8지역을 잇는다. 이를 통해 강을 사이에 둔 두 커뮤니티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메워질 것이다. 또한 기존의 산업을 더 활성화하고 지역에 그린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새로운 도시 개발 구역이 들어설 것이다. 근린 지구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브리지 파크를 설계할 것이다.
기념성
삼각형의 아치 형태로 기존의 교각을 가로질러 강둑사이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구조물은 흑인 노예 해방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라스의 자유의 정신과 승리의 힘에서 영감을 받았다. 매일 애너코스티아 강을 건너 국회 의사당으로 출근했던 프레더릭 더글라스처럼 오늘 날의 많은 워싱턴 주민도 당당하고 힘차게 애너코스티아 강을 가로지를 것이다. 좌우로 뻗은 우아한 일련의 아치를 통해 프레더릭 더글라스의 정신을 표현했다. 데크를 아치에 매달면서 데크의 경계를 다양한 곡선 형태로 섬세하게 디자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브리지 파크의 전체적인 형태와 프로그램, 지형을 설계하는 데 있어 더 높은 자유도를 가질 수 있었다.
Lead Landscape Architect Balmori Associates
Lead Architect Cooper, Robertson & Partners
Structural Engineer Guy Nordenson Associates
Marine, Environmental, Civil Engineering / Transportation Planning Johnson,
Mirmiran & Thompson
Lighting Designer Fisher Marantz Stone
Economic Development Jones Lang LaSalle
Programming CityActivators
Sociological and Public Health Dr. Mindy Thompson Fullilove
Public Art Advisor Mark Dion
- Balmori Associates / Cooper, Robertson & Part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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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ning Prop: Anacostia Crossing
11TH STREET BRIDGE PARK DESIGN COMPETITION
애너코스티아 크로싱Anacostia Crossing은 강 위에 떠있는 소통의 장소다. 애너코스티아 크로싱 공원은 오랜 세월 동안 이질적이었던 양쪽 강변을 여러 야외 체험 공간으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공원은 서로 다른 두커뮤니티가 융화되는 교차점이 될 것이다.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은 근린공원, 인근 직장인들의 여가 공간, 주민들의 휴식 공간, 관광 명소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X자 형태의 다리
양쪽 강변에서 뻗어 나오는 길들은 구름판springboard 역할을 할 것이다. 즉, 어느 방향에서 공원으로 진입하더라도 공원을 최대한 잘 바라볼 수 있도록 방문객을 들어 올리는 경사로가 된다. 동쪽 강변(애너코스티아 고속도로 쪽)에서 진입하는 두 갈래의 길은 하나의 고리를 형성함으로써 서쪽(캐피톨 힐 쪽) 강변으로 난 길을 아우르고 반대편 강둑으로 연결한다. 그 결과로 만들어지 는 다리의 형태는 접점을 상징하는 X자 형태를 이룬다.
즉각적으로 인지되는 X자 형태는 강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할 것이다. 또한 이 길들은 애너코스티아 강의 풍경과 다리 위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워싱턴 D.C.와 애너코스티아 내의 유명한 랜드마크 등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5% 경사의 단을 형성한다. 이단은 남서 방향에는 카페에 필요한 그늘과 지붕을 만들고, 북서 방향에는 공연 공간과 해먹 숲을 제공한다. 양 끝단에는 폭포가 조성되어 애너코스티아 강으로 물이 떨어진다. 동쪽 폭포는 정화 시설과 연결되어 교각근처에 새로 조성되는 습지와 함께 강을 지속적으로 정화한다.
다양한 활동의 허브, 애너코스티아 크로싱
애너코스티아의 성격과 본질은 지역 공동체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강변 조경 계획에서 비롯된다. 이 다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적, 자연적 역사를 보여줄 것이다. 방문객과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편의시설(휴게소와 음식점), 무덥고 추운 날씨를 피할 수 있는 공간(그늘과 양지), 계절별 프로그램이 가능한 공간 등이 다리를 따라 조성될 것이다. 양 강변에서 오는 두 길의 교차점은 다리의 중앙에 만남의 장소를 형성한다. 이곳은 개방된 광장으로서 시장과 축제, 연극 공연이 일년 내내 열릴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 될 것이다. 이 광장의 틀을 만드는 길들은 놀이와 휴식, 교육, 모임을 위한 일련의 영역을제공해 이 다리를 다양한 활동의 허브로 부상시킬 것이다. 인근 커뮤니티들은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에서 여러 행사를 계획하고 개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방문객은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을 통해 강 아래로 내려가 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다리의 몸체를 이루는 공연 공간과 카페는 열린 공간으로서 아래쪽의 강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을 통해 방문객들은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지점에서 강을 즐기거나 보트를 타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OMA / OLIN
Lead Architect OMA
Lead Landscape Architect OLIN
Structural and MEP/FP Engineer Arup
Open Space Programming and Maintenance and Operations ETM Associates
Hydrology and Marine Engineering Tetra Tech
Lighting Designer L’Observatoire International
Public Art Advisor Cecilia Alemani
Community Outreach Advisor ARCH Development Corporation
Acoustics Consultant Threshold Acoustics
Theater Acoustic Fisher Dachs Associates
Civil Engineer MKA Engineering
Surveyor Wiles Mensch
Cost Consultant Dharam Consulting
Code Consultant Rolf Jensen Associates
Transportation Planning Gorove/Slade
Irrigation Consultant Lynch & Associates
Ecologist Habitat by Design
Sustainability and LEED Atelier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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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TH STREET BRIDGE PARK DESIGN COMPETITION
미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시가지, 거리, 주거지 등이 격자 모양으로 잘 정돈된 워싱턴 D.C.는 미국의 민주주의 이념을 도시계획을 통해 구현한 도시로 유명하다. 백악관, 펜타곤, 연방 의사당 등 미국의 주요 정부 기관은 물론이고 수많은 국가 기념물과 박물관, 미술관 등이 모여 있는 워싱턴 D.C.는 미국 상류 계층이 이끄는 고급 문화의 중심지이지만 이 격조 높은 도시에도 명암은 있다. 중·상류층 백인이 인구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 시민의 과반수는 인종차별이 없는 연방정부 기관에서 일하기 위해 수도로 몰려온 흑인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히스패닉계 이주자의 수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호화 주택이 늘어선 조지타운 부근의 서부 지역과 북서부 외곽 지역에는 중·상류층 백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 애너코스티아 강 남동쪽 지역Anacostia과 시의 북동부 지역에는 히스패닉과 흑인이 주로 거주하고 있어 한 도시 안에서도 구역 간에 인종과 계층의 구별이 뚜렷하다. 포토맥 강과 애너코스티아 강이 합류하는 지역에 자리한 이스트 포토맥 공원 단지 인근은 원래 흑인 빈민가 구역이었지만 도시 정비 사업에 의해 중·상류층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들어서며 백인 거주 지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원래 이 지역에 거주하던 흑인 주민들은 시의 북동부 지역과 애너코스티아로 밀려나게 되었다.
11번가 브리지 파크11th Street Bridge Park가 들어서게 될 지역은 애너코스티아 강을 사이에 두고 북서 강변으로는 국회의사당이 있는 캐피톨 힐Capitol Hill과 남동강변으로는 저소득층의 흑인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애너코스티아와 접한다. 단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지만 두 지역 간의 문화적·계층적 이질감은 뚜렷하다. 미국 주요 정부 기관과 미술관, 박물관 등이 몰려 있는 캐피톨 힐은 깨끗하고 선진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애너코스티아 지역은 워싱턴 D.C.에서 가장 범죄가 많고 더러운 지역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지역 주민이 직접 구상한 설계 원칙과 프로그램 요소 11번가 브리지 파크 프로젝트는 바로 이 두 지역의 교류와 상호 발전을 위해 구상되었다. 오래된 11번가 브리지 옆에 새로운 다리가 놓이면서 기존의 다리는 교각만 남기고 철거되었다. 11번가 브리지 파크는 이 기존 교각 위에 지어진다. 총 길이는 900피트로 미식축구 경기장 3개를 이어놓은 길이와 맞먹는다. 현재 교각만 남아 있는 이 미래의 공원에 지역 주민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총 2,500만 달러로 추산하는 총공사비용 중 1,450만 달러는 시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비용은 시민들의 모금 캠페인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아직 모금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목표액의 약 15분의 1에 해당하는 백만 달러가 이미 개인과 단체의 후원을 통해 모였다. 또한 11번가 브리지 파크는 이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워싱턴 D.C. 정부와 함께 이 공모전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주최한 비영리단체 ‘Building Bridges Across the River at THEARC’는 애너코스티아 워드8 지역에 있는 타운 홀 에듀케이션 캠퍼스Town Hall Education Arts Recreation Campus(THARC)를 운영하며 낙후된 애너코스티아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교육·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Building Bridges Across the River at THEARC는 인근 지역의 종교 지도자, 사업가, 교사, 단체장 등의 지역 주민과 함께 200회에 가까운 회의를 통해 공원의 설계 원칙과 필수 프로그램, 추구 가치 등을 구상했다. 이들이 직접 작성한 설계 원칙과 필수 프로그램은 공모전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도시를 하나로 묶을 것Stitch together the city’, ‘강을 주민들의 삶에 끌어들일 것Engage the river’, ‘시민의 건강 수준을 높일 것Elevate public health’ 등 13개 조항으로 구성된 설계 원칙과 공연장, 환경 교육 센터, 21세기형 놀이 공간, 공공 예술공간, 카약·카누·외륜선 선착장, 카페·레스토랑, 오픈 스페이스 등 7개 필수 시설은 심사의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었다.
당선작, 애너코스티아 크로싱
지난 3월 20일 공식적으로 발표된 공모전에 80여개의 회사로 이루어진 41개 팀이 참가 신청했고 심사위원은 이중 조경가와 건축가로 이루어진 6팀을 선발했다. 심사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중 네 팀Balmori Associates/Cooper, Robertson & Partners, OLIN/OMA, Stoss Landscape Urbanism/Höweler + Yoon Architecture, Wallace Roberts & Todd/NEXT Architects이 2단계에 진출했다. 2단계에 진출한 네 팀은 4개월간 최종 디자인 작업을 거쳤고 지난 9월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대중에게 결과물을 발표했다. 발표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도 약 2주간 진행된 결선 진출 팀의 패널 전시회를 통해 결과물을 확인하고 시민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지난 7개월간 진행된 공모전을 통해 10월 16일, OMA와 OLIN의 ‘애너코스티아 크로싱Anacostia Crossing’이 당선작으로 발표되었다.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은 직설적이지만 강한 상징성을 띄는 ‘X’자 형태의 공원이다. OMA와 OLIN은 공원의 각 구역에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촘촘히 배치해 X자의 형태를 기능적으로도 완결성 있게 제시했다.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은 심사위원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11번가 브리지 파크프로젝트의 디렉터 스콧 크라츠Scott Kratz는 “OMA와 OLIN의 디자인 콘셉트는 양 강변 인근의 주민들과 도시 전역의 시민들이 요청한 아이디어를 단순하고도 명쾌하게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에 대해 “수도의 상징적인 구조물에 새로운 형태를 부여하고 인근 커뮤니티를 새로운 공간으로 초대해 역사적으로 분절되어 있던 두 지역을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워싱턴 D.C.는 미국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구역이 방사형으로 잘 정돈된 계획도시다. 백악관이나 연방대법원이 아닌 국회의사당을 그 중심에 두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정신을 담아낸 도시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국회의사당을 ‘정점’으로 도시 내의 주요 기관과 시설이 편재되었다는 점에서 구역 간의 수직적인 구조가 강력하게 나타난 도시이기도하다. 이후 개정되기는 했지만 1899년 어느 건물도 의사당보다 높게 짓지 못하도록 규정한 건물 고도 제한법Heights of Building Act으로 인해 오늘날 워싱턴 시의 스카이라인은 의사당을 중심으로 낮고 넓게 퍼진 형태다.1 애너코스티아 크로싱은 이 경직된 분위기의 도시에 들어서는 첫 번째 ‘고가 공원’이다. 구름판 형태의 공원은 시민들을 높이 들어 올려 서쪽으로는 국회 의사당을, 동쪽으로는 흑인 노예 해방 운동가 프레더릭더글라스의 생가가 있는 애너코스티아 지역을 바라보게 한다. 시민들은 11번가 브리지 파크를 통해 애너코스티아 강 만큼이나 깊은 인종과 계층의 강을 건널 것이다.
WinnigProposal Anacostia Crossing
OMA / OLIN
Finalist Bridge Park
Balmori Associates / Cooper, Robertson & Partners
Finalist The Crossing
Stoss Landscape Urbanism / Höweler + Yoon Architecture
Finalist Anacostia Landing
Wallace Roberts & Todd / NEXT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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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인을 꿈꾸는 서울역 고가
“지상에서 가장 긴 공중가로정원을 생각했었다. 느릿느릿 흐르다보면 … 나지막한 건물과 산이 둘러싸고 그 길 아래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꿈을 꿨다. … 지구상에서 가장 활동적인 공간을 관조할 수 있는 길이었다. 그러다가 계단을 내려가면 나도 거기 한 사람임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1 하이라인 특집을 준비하다가, 불현듯 10년 전 청계천 특집에 실렸던 이 글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내 궁금해 졌다. 공중가로정원을 꿈꿨던 그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가. 그래서 그와의 짧은 인터뷰로 글을 시작한다.
남기준 거의 10년 전 이야기다. 청계천 특집 때 청계 고가를 허물지 말고 ‘지상에서 가장 긴 공중가로정원’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당시는 하이라인이 지금처럼 크게 부각되었던 때도 아니었다. 이수학(아뜰리에나무 소장) 운전대를 잡고 청계 고가를 통과한 적도 많지만, 고가를 따라 하릴 없이 거닐어본 적도 꽤 된다. 특히, 철거 직전 차량 통행이 ‘금지된 고가’ 위를 거닐 때 받은 느낌은 신선했다. 고가의 높이 때문에 주변 건물들이 모두 나지막해 보였다. 어렸을때의 서울 풍경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광경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고가와 주변 건물 사이는 허공인데, 그 틈이 마치 바람이 졸졸졸 흘러가는 개천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고가의 양 옆만 허물고 중앙 부분을 그대로 남겨서, 좁고 긴 공중가로정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바로 그 고가 위에서 떠올랐다.
남 지금 생각해보니, 서울역 고가보다 청계 고가가 하이라인과 주변 조건이 더 유사해 보인다. 서울역 고가는 도로 사이에서 섬처럼 고립된 감이 강한데, 청계 고가는 주변 건물과의 관계가 더 밀접해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때로부터 꼭 10년이 흐른 지금, 철거가 예정되었던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 논의가 활발하다.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이 서울 시내의 주요 고가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아현 고가, 약수 고가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교통 흐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유지관리비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고가 도로를 하나의 근대 문화 유산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필요해 보인다. 고가 도로가 건설되던 당시에는 분명 우리 사회가 고가를 필요로 했었다. 서울 시내의 허공을 가로지르고 세로지르던 고가 도로가, 최소한 특정 시기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공간적 켜로서는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로만 이루어진 도시가 아니라, 도시의 변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요소들이 물리적으로도 남아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고가 도로가 근대 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허물어버린다면 논의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없애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다. 한번 만들어진 것을 없애는 결정을 내릴 때, 보다 신중했으면 한다. 그렇다고 꼭 공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공원화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보다 고가를 철거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논의가 먼저 진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울시의 방향이 이미 고가 도로 철거에서 공원화로 확정된 것으로 보여, 철거냐 아니냐의 논의가 무의미해진 것일 수도 있지만, 고가 도로와 같은 구조물도 근대 문화 유산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이라인과의 관련성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지양되어야 하지않을까 싶다. 서울에 어울리는, 서울만의 고가 활용법이 충분히 모색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서울만의 활용법을 제대로 구상하기 위해서는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은 고가 도로를 철거하지 말고 그대로 둔 상태에서 안전과 관련된 문제만 꼼꼼히 해결한 후, 상당 시간을 보행자와 자전거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긴 안목에서 최선의 활용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갑작스레 던진 질문에, 그는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그러나 명확히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어떤 대목에서는 약간의 떨림이 느껴지기도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는 2002년 5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열린 프로젝트 02 - 청계천’2이란 타이틀 아래 청계 고가와 그 아래 잠들어 있던 청계천을 살피고 그 쓰임을 고민했다.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그가 청계 고가와 청계천 일대를 찬찬히 바라보고 살펴보고 상상했던 것처럼,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서울역 고가를 바라보고 고민하고, 그 미래를 상상하고 있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이러한 과정상의 문제점을 비롯,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둘러싼 몇 가지논점을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