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환경과조경> 발간 300호 기념 전국 대학(원)생 조경답사기 공모
    ELA 300th Issue Anniversary Essay Competition for Student 우수상 Park am Gleisdreieck in Germany 강보라·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email protected] 파크 암 글라이스드라이에크(Park am Gleisdreieck)는 독일 베를린 포츠담광장 남쪽에 위치한 동부지역의 대규모 도심공원이다.19세기 중반부터 물류영역의 중심으로 이용되던 이곳은 철도의 삼각 교차점으로 인해 주변과 분리된 고립된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1994년 이래로 버려진 땅으로 남아있던 글라이스드라이에크(Gleisdreieck, 철도의 삼각 교차점을 뜻하나 이곳의 지역명칭)는 1995년 독일연방가든쇼(Bundesgartenschau, BUGA)에서의 언급을 시작으로 주변지역과의 재병합을 도시민과의 소통 즉, 설문조사, 전시회, 일반 공공 정보 및 토론 모임, 계획 포럼, 프로젝트 관련 작업 그룹 등을 통해 꾸준히 연구해왔다.그 결과 2006년 공원의 계획 및 설계 국제현상에서 Loidl의 동쪽과 서쪽공원이 당선되면서 2011년 9월, 파크 암 글라이스드라이에크는 그 계획의 절반인 동쪽공원이 먼저 도시구조의 한 부분으로 재통합되었다(『환경과조경』 통권 제284호).우수상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것에 대하여 _ 천리포수목원에서신영재·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email protected] 천리포수목원에 처음 갔을 때의 인상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정원사가 되는 것이 꿈인 어린아이였던 나는 그곳이 분명 여타의 곳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때는 봄이었고 키가 큰 해송 숲을 걸어서 나가자 마법처럼 펼쳐진 건 고요한 호수와 호숫가에 핀 노랗고 하얀 수선화들이었다. 호수를 따라 난 길은 잔디도 포장된 길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풀들이 자라난 ‘자연다운’ 길이었다. 당시만 해도 수목원에는 회원들만 입장할 수 있었던 터라 함께 들어온 일행들을 제외하고는 수목원 안에 사람이 없어 매우 조용하였고 나무들과 꽃들은 아름답다 못해 행복해 보였다. 인위적인 느낌이 지배적인 다른 수목원들과는 달리 이곳은 자연다운 분위기가 흘렀고 그곳의 생명들은 분명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 옛 그림, 물을 철학하다
    Water is expressed philosophically as old paintings 철학자가 바라본 물(1) _ 공자공자는 물을 보고 도가 흘러가는 것을 생각했다 공자(孔子, 기원전 551~기원전 479년)는 춘추(春秋)시대 사람이다. 본명은 공구(孔丘), 자는 중니(仲尼)로 공부자(孔夫子)라고도 한다. 그는 산동성 곡부(曲阜)출신인데 몰락한 귀족가문에서 탄생하여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3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창고를 관리하는 하급관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30살 무렵에 훌륭한 스승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공부에 열의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제자로 받아들였다. 40대 말과 50대 초에 노나라에서 대사구(大司寇)라는 직책을 맡은 것을 제외하고는 평생 자신의 뜻을 받아들여 줄 군주를 만나지 못해 12년 동안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67세에 고향 노나라로 돌아와 제자들을 가르치며 고전을 정리하고 편수하다 73세로 생을 마쳤다. 『사기』에 따르면 그를 따르는 제자가 3,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귀족이나 대부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노력하면 군자가 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은 당시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사상은 『논어(論語)』에 잘 드러나 있다. 『논어』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책으로 사람이 지켜야 할 근본적인 도리가 담겨 있다. 공자의 생애는 《공자성적도(孔子聖蹟圖) 》에 그림과 함께 정리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공자의 사상이 물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 포토페이크photo-fake의 조건: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의 이미지 컷 분석
    몇 장의 이미지를 비교하면서 글을 시작하고 싶다. 하나는 베를린 다다Dada를 이끈 존 하트필드John Heartfield의 <슈퍼맨 아돌프가 황금을 삼키고 오물을 뿜어내다>이고 다른 하나는 초현실주의자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파리 오페라>이다. 그림설명에서 읽혀지듯이 하트필드의 작품에는 정치적 비판 의식이 표출되어 있다. 그리고 마그리트의 작품은 무의식의 영역인 꿈을 재현하고 있다. 두 이미지가 전달하는 내용은 표현 방법을 통해 가시화된다. 하트필드의 것이 사진 이미지를 자르고 왜곡하고 붙인 자국과 이미지가 붙여진 빈 바탕을 드러내는 반면 마그리트의 것에는 이러한 조립 흔적이 봉합되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마그리트의 이미지에서 파리에 있는 오페라 건물과 익명의 목가적 자연 풍경은 우리의 인식에서 좀처럼 공존하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이미지를 현실 세계의 사건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인식의 차원에서 오페라 건물과 목가적 풍경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간극이 존재한다. 나는 앞의 이미지를 ‘가시적 간극을 갖는 몽타주’라고, 뒤의 것을 ‘비가시적 간극을 갖는 몽타주’라고 부르고 싶다. 이 구분의 경계는 유동적이고 느슨할 수 있지만 두 이미지 모두 인식의 차원에서는 그것이 보이든 보이지 않든 간극을 지니고 있다. 조경 설계 과정에서 생산된 두 컷의 이미지를 이 분류에 대응시켜 보자. <그림 3>은 다운스뷰파크 설계경기에서 코너James Corner와 알렌Stan Allen의 제안에 삽입된 이미지로서 사진을 잘라 조립한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기에 가시적 간극을 갖는다. <그림 4>는 같은 설계경기에서 츄미Bernard Tschumi의 제안에 포함된 이미지인데 여기에는 표면적으로 왜곡도 없고 찢긴 자국 또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지를 구성하는 디지털과 야생은 현실 세계에서는 좀처럼 공존할 수 없고 안전장치 없이 코요테가 서성거리는 상황은 일상의 풍경이 아니기에 우리는 이 이미지를 가상의 장면처럼 인식한다. 말하자면 이 이미지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인식적 차원의 간극이 존재하는데 필자의 분류에 따르자면 이 이미지는 비가시적 간극을 갖는 몽타주에 속한다. 간극 없는 몽타주=포토페인팅=포토페이크‘간극이 없는 몽타주’도 있다. 여기에서 ‘간극 없는’이란 말은 ‘비가시적’이라는 말과는 다르다. 비가시적 간극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나 각 이미지들의 이질적 속성 덕택에 우리의 인식에서 균열을 일으킨다. 반면 간극 없는 몽타주는 간극이 보이지 않을 뿐더러 인식의 차원에서도 이물감이 들지 않아 현실 세계를 박은 한 장의 사진으로 받아들여진다. 간극 없는 몽타주는 비판적・창조적 의식이 잠입할 틈새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몽타주 고유의 속성이 없다. 간극 없는 몽타주는 오히려 회화에 가깝다. 간극 없는 몽타주는 사진 이미지에 안료를 덧칠하여 한 폭의 회화와 닮고자 했던 사진의 초기 역사의 픽토리얼리즘pictorialism, 소위 회화적 사진의 전통을 연상시킨다. 나는 간극 없는 몽타주를 ‘포토페인팅photo-painting’이라 부르고 싶다. 보이는 간극은 컴퓨터 도구로 몇 번의 붓질이라는 마법을 행하면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간극은 이미지의 선택 단계에서 우리의 인식에 균열을 일으키지 않는 것들로만 선택되면서 애초에 생성될 가능성이 제거된다. 포토페인팅은 이렇게 가시적・비가시적 간극들을 지워내 우리의 비판 능력을 순치시키는 이미지의 제작 방식을 말한다. 포토페인팅은 ‘포토페이크photo-fake’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페이크는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과장 혹은 축소하여 우리의 시각을 교란시켜 발생하는 가시적 차원의 속임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포토페이크는 인식적 차원의 속임수를 말한다. 가시적・비가시적 간극이 있는 몽타주를 바라볼 때 간극은 그 이미지가 한 장의 이미지로 인식되는 것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여 우리는 그 이미지가 현실 세계가 아니라고 믿는다. 반면 우리는 간극 없는 몽타주를 인식상의 균열 없이 현실 세계를 포착한 한 장의 이미지로 받아들이는데, 이 과정에서 이미지는 그것이 현실 세계라고 믿게 한다. 이것이 내가 말하려는 포토페이크이다. 간극 없는 몽타주는 현실 세계의 모조품fake으로 그것이 현실이라고 우리를 속인다fake. 다양한 시점을 보여주고 여러 시간대가 공존하여 잠재적 의미를 만들어내는 몽타주의 근본 계기들이 간극 없는 몽타주에는 없다. 진정한 몽타주는 사라져가고 있다. 나는 최근의 조경 설계에서 제작되는 이미지가 포토몽타주에서 포토페인팅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설계 과정에서 몽타주가 담당했던 역할인 창조적 매체이자 사유의 도구라는 생성적 기능은 다이어그램이나 드로잉의 편으로 옮겨졌다. 다이어그램과 드로잉은 몽타주의 속성을 차용하거나 몽타주의 재료인 사진과 혼성되고 있다. 대신 포토페인팅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미지 컷은 우리의 비판적인 혹은 창조적인 인식 기능을 마비시키고 만들어질 공간의 사실 정보와 분위기를 예시하기 위해 평면도를 설명하는 소모적 이미지로 복무한다. 이 이미지의 목적과 기능이 본래 그러했다고 말하는 편이 적절한 진단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미지 컷은 설계가의 머릿속에 부유하는 상상적 공간이라는 관념 덩어리를 시각적으로 충실히 재현하여 고객에게 전달되기만 하면 되었다. 설계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이미지 컷의 역할, 이를테면 설계 프로세스에서의 효용성이나 고객의 성향과 부합하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논할 능력이 내게는 없다. 이런 계열의 문제는 이미 김아연, 정욱주가 다른 지면(『환경과 조경』, 제257・262호)에서 통찰하였다. 나는 여기에서 내가 이미지 컷을 이해하는 방식인 포토페이크의 작동 조건, 다시 말해 이미지 컷이 생산되고 수용되는 과정을 말하려 하고 이해를 돕고자 지난해 개최된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의 이미지 컷 몇 장에 주석을 달아 보았다.
  •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7)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최근 도시는 물론이고 사람들의 발길이 잦지 않았던 시골 마을까지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가 이른바 ‘걷기’이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의 지방 소도시까지 ‘걷고 싶은 길’을 명소로 만들고 있고, ‘둘레길’, ‘올레길’ 등 ‘걷기’를 테마로 한 관광 상품들도 앞 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과거 좋은 도시를 지칭했던 ‘아름다운 도시’, ‘살기 좋은 도시’ 등 수많은 상징적 표현 가운데 이제 ‘걷고 싶은 도시’가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대세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걷고 싶은 도시’일까? 임승빈 교수(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최근 라펜트에 연재하고 있는 ‘도시사용설명서’에서 “걷고 싶은 길은 걷기 편안하고 매력적인 경관을 가지며, 이제는 보행자의 권리를 찾아야 할 때이다.”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차량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이제 떠나보낼 때가 되었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쾌적한 도시환경조성과 건강증진에 기여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하지만 임 교수님의 주장에는 미흡하게도 진정한 의미의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다. 한때 차량들로 인해 보행자들이 지하터널로 건너야 했던 대한민국의 상징, 광화문 광장에도 횡단보도가 생겨나고 보행 중심의 광장으로 재탄생하며 도시의 풍경이 바뀌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보도블럭 깔기’와 ‘광장 만들기’에 그치는 ‘물리적 보행환경’의 개선에 머무는 수준이다. 참의미의 ‘걷고 싶은 도시’를 위해서는 이와 같은 잘 정비된 하드웨어와 더불어, 거리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활동들을 수반할 수 있는 문화적인 소프트웨어 또한 중요하다. 또 무엇보다 애착을 가지고 도시와 거리를 걸으며 가꾸려는 사람들 자체의 노력 또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도시,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존의 도시, 차를 타는 것보다 걷는 게 오히려 편리한 도시,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걸으며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결국 현대도시의 매력과 경쟁력을 되살리는 길일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미국에서 20여 년에 걸쳐 스마트성장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최근『Walkable City걷기 좋은 도시』를 저술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조경가 제프 스펙Jeff Speck을 소개하고 최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걷고 싶은’ 도시의 발전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Susan Van Atta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4. 도시의 빗물관리를 위한 그린 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 _ Nette Compton5. 국가도시공원 조성의 성공적 모델(Downsview Park) _ David Anselmi 6. 생태복원, 재생 디자인(Ecological Restoration) _ Keith Bowers7. 걷기 좋은 도시 만들기(Walkable City) _ Jeff Speck8.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9. 에너지 경관 및 시민 참여(Renewable Energy Plant & 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10.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l) _ Michael McDonough Partners11.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12.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제프 스펙(Jeff Speck) Speck & Associates사 대표, 미국 도시계획사, 미국 조경가협회 명예회원 걷기 좋은 도시(Walkable City)의 선구자제프 스펙은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미술사와 경제학 전공을 수석 졸업하고, 이태리 플로렌스의 시라큐스대학 분교에서 르네상스 건축사를 전공했으며, 하버드 건축대학원을 우수하게 졸업하였다. 이후 10여 년간 Duany, Plater-Zyberk & Company(DPZ)의 타운플래닝 디렉터를 역임하였으며, 2003~2007년 동안 미국 국립예술기금의 디자인 디렉터로 임명되어, ‘도시디자인을 위한 시장 협의회’를 이끌었으며, ‘커뮤니티디자인을 위한 주지사 협의회’를 창설하였다. 현재는 Speck & Associates사를 설립해 주로 저술, 강연, 공공기관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활동하고 있으며, 스마트성장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주로 관료집단과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매사추세츠 로웰시의 다운타운 계획, 6개 도시의 워커빌리티(걷기 좋은 정도)에 대한 비교 연구, 롱아일랜드 바빌론의 대중교통 위주 타운 계획, 오클라호마시티의 다운타운 50개 블록의 거리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 180 등이 있다. 『메트로폴리스』매거진의 편집기자를 맡고 있으며, 미 국토방위국의 지속가능성 추진본부의 자문을 맡고 있다. 안드레스 두아니, 엘리자베스 플래터자이벅과 함께, 「Suburban Nation: The Rise of Sprawl and the Decline of the American Dream, The Smart Growth Manual」을 공동 저술했으며, 최근『Walkable City: How Downtown Can Save America, One Step at a Time』을 출간했다. Q. 걷기 좋은 도시는 곧 지속가능한 도시라 할 수 있습니까?A.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레인버거와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주장하듯, 걷기 좋은 도시는 우수한 인력들을 끌어오는 힘이 있습니다. 도시별 특허 출원의 수에 대한 연구결과는 창의성과 걷는 도시의 연관성을 증명합니다. 한편, 공중보건학자인 딕 젝슨이 주장하길, 걷는 도시는 비만과 교통사고, 천식 등을 줄임으로써 사망률을 낮추고, 사회 전반적인 의료비용을 낮춘다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저술가인 데이빗 오웬은 이제까지 통념적으로 알려져 있던 도시와 공해 배출량의 연관성에 대한 관점을 뒤집으면서,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구 밀도가 낮아질수록 개인별 탄소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남을 극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뉴욕 맨해튼 사람들은 미국의 1920년대 배출량에 머무르고 있을 정도로, 개인별 화석연료 소비가 적습니다. 결론적으로, 걷기 좋은 도시는 국가를 부유하게 만들고, 시민을 건강하게 하며, 지구 환경을 덜 파괴합니다. Q. 센트럴파크, 하이라인과 같은 도시 어메니티가 있고, 걷거나 대중교통을 통해서 출퇴근하고 일을 보는 것 자체가 미국의 일반 대중은 상상할 수 없는 사치 항목일지도 모릅니다. 걷기 좋으면서 쾌적한 도시 환경이, 중저층도 누구나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질 수 있을까요? 걷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거기에 합당한 밀도를 공급하는 고층아파트가 필수적이지 않을까요?A. ‘걷기 좋은 도시는 비싸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미국 도시 중에서 극히 일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사례를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도시들은 이미 예전부터 걷기 좋은 도시들입니다. 맨해튼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미국인의 수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오와의 시더래피드라든가, 매사추세츠의 로웰과 같은 중소규모 도시에 절대 다수가 거주합니다. 그런데 이런 도시들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도시중심부에 주택이 드물거나, 저소득층 주거건물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시장 가격에 맞춰진 주택이 보다 많이 공급되어야 하고, 주택고급화가 이슈화되기 전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고층 주택이 물론 걷기 좋은 환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층건물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5층짜리 건물로 이루어진 지역이 얼마나 높은 밀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시 중심부의 밀도를 저해하는 요인은 건물의 높이가 아니라, 법정 주차대수에 대한 규정입니다. Q. 걷기 좋은 도시라는 관점에서, 성공적인 도시 오픈스페이스는 어떤 형태라고 생각하십니까? 또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있어 조경가의 역할은 무엇이인가요?A. 미국의 경우에, 걷기 좋은 도시를 위한 이상적인 오픈스페이스란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교통과 갓길 주차, 그리고 적절하게 계획된 자전거 시설물 등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인 광장이나 플라자 등은 유용하긴 하지만, 명확한 공간감을 잃을 정도로 규모가 커진다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건물의 벽면 높이와 도로 폭 간의 비율 또한 중요하고, 지나치게 넓어진다면 사람들이 기피하는 장소가 됩니다. 광장이란 딱 그곳을 맞대고 서 있는 벽면의 높이만큼만 유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조경가들이 이런 좋은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외부 환경에 대한 장식가의 역할만을 수행합니다. 수목은 부적절하게 정의된 도시 공간을 개선하는데 놀라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조경가들은 수목을 장식적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말고, 뚜렷한 공간감을 창출하는데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 최신현 _ (주)씨토포스 대표
    Choi, Shin Hyun조경건축가와 건축가얼마 전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조경가가 건축을 한다는,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조경가가 건물을 설계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유치한 이야기지만 건축가가 찍을 수 있는 준공도장은 조경가는 할 수 없다는 설움에 살지 않았는가. 또 마음 한편으로는 조경가들은 조경과 건축의 상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얼마나 건축을 이해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도 들었다. 이 소식의 주인공은 (주)씨토포스의 최신현 대표이다. 디자인이 천직이라고 말하는 그는 조경이 하는 건축은 주변 경관을 배려하는, 현재 매스를 빈 공간에 들이대는 건축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시사성을 던진다.최신현: 고등학교 시절 내가 살 집의 건축디자인도 직접 할 정도로 건축 등의 디자인에 관심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러던 중 미국에 계신 부친의 지인이 조경이란 분야를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게 너무나 좋았고 설렜다. 그때부터 조경이 하고 싶었다.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만큼 조경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졌고 건축과 주변 경관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 조경인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조경이 다루는 범위를 알고 난 뒤 조경학과 진학을 결심했다. 정말 즐겁게 캠퍼스 생활을 했다. 특히나 디자인 과목은 더 열심히 했고, 건축이나 토목과의 수업도 들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빠졌던 것 같다. 조경과 건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 생각으로 대학 때 건축학과의 수업은 거의 다 수강했다. 조경실무에 나와서 건축분야와 협의할 때도 관련 분야를 잘 알고 접하니 수월했다. 일을 하면서 건축 안을 항상 제시하고 있으며, 큰 건축사사무소와 일할 때도 주로 초기부터 함께 디자인하자고 제안한다. 몇 년 전 미국의 유명한 IDA라는 회사와도 협업에서도 내가 건축배치를 잡기도 하고, 그 프로젝트가 공모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동안 해왔던 작업들 모두 건축가에게 일방적으로 맡기지는 않았다. 건축가들과 협업을 해보면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디자인이 아니라 자신의 건물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디자인은 달라져야 한다. 도시에 건축물이 들어서더라도 도시의 맥락에 맞추어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오랫동안 살아온 선조들의 마을을 보면 튀는 건물이 없다. 배치와 형태가 조금씩 다를 뿐이다. 주변 환경과의 통일성이나 조화로움을 담는 것이야말로 선조들의 지혜가 닮긴 디자인이고 삶의 디자인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도시 안에 잘난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서로 잘 낫다고 경쟁구도의 모습을 띠고 있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주변과 어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기준이 되어 건축물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공원 안에 들어서는 건축물은 이용자들에게 편안하고 공원과의 조화에 있어 그리 튀지 않고 세련되게 들어가야 한다는 기준으로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원에 들어가는 모든 건물디자인은 대략적이나마 schematic 디자인은 해왔다. 혹은 건축가가 그렇게 하도록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북서울꿈의숲도 그랬고 동탄신도시 등이 그 예이기도 하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건축 석사과정에 입학했고, 예건(대표 노영일) 측의 요청으로 예건 사옥을 디자인하게 되었다. 그간 협업이나 공원디자인 과정에서 건축설계는 해왔지만 건축공종으로 수주해서 디자인과 시공을 한 것은 첫 번째이다. 건축물도 매스만을 다룰 것이 아니라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노영일 대표는 일반건축가와 조경건축가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다고 말하며, 조경이 하는 건축이 차별화 된 것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조경과 건축이 디자인 초기부터 맞물려 계획한다면 건물과 공간이 서로 섬길 수 있는 디자인이 도출될 수 있다. 예건사옥도 그런 의미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공장 안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어떤 욕구가 생길까, 일하면서 잠깐 눈을 돌리면 창을 통해 바깥의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볼 수도 있고, 또 멀리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테라스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바라지 않을까, 출퇴근하면서 늘 정원을 바라보면 좋겠다, 자기만의 업무공간에서 벗어날 때만이라도 주변 경관을 바라보면 좋겠다는 등 이용자의 입장에서 고민을 했다. 건축가 보다는 조경건축가가 조금은 주변 경관을 바라보지 않겠는가.이런 성격이 잘 드러난 곳이 바로 ‘전통공간(오래된 전통마을 등)’이다. 일시에 디자인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경험이 계속해서 축적하여 나온 디자인의 결정체이다. 선조들은 집을 한 채 짓더라도 원래 있던 주변 자연과 아주 친밀하게 만들어냈다. 낯선 건물 하나를 공간에 이입하는데 있어 더 화려하거나 웅장한 건물이 아니라 인근 환경과 동화하려고 했던, 그 스며들 것 같은 친밀한 디자인이 가슴에 와 닿았다. 동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전통공간’을 통해 축적된 디자인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만큼 실수가 없는 디자인이 있을까. --------------------------------------------------------------------조경가 최신현은 현재 (주)씨토포스 대표이사로, 현재 서울시 공공조경가 그룹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조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한국조경사회 수석부회장직을 수행하며 조경분야 권익 발전에 힘쓴바 있다. 디자인 한 서서울호수공원이 ASLA에 수상하며 세계적 조경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 조경헌장 세미나 _ 한국조경의 리얼리티
    한국조경의 위기와 가능성이 공존하는 시대 2009년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된 경제위기라는 단어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경제 위기론이 드리워있다. 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는 농업의 위기, 대학에서는 인문학과 공대 위기론, 최근에는 원전비리로 인한 전력위기에 대한 불안까지 감돌고 있다. 특히 건설분야의 위기는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지금 한국사회는 위기론에 휩싸여 있다.조경분야에도 위기감이 돌고 있는데, 이는 비단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에도 조경분야는 위기를 말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한국의 현대조경 역사는 위기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때문에 조경분야에서는 한국조경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하지만 한국조경의 40년 역사 속에서도 아직 조경분야는 안정되지 못한 상태이다.지난 5월 24일에는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한국조경의 리얼리티’라는 주제로 ‘조경헌장 세미나’가 열렸다. 위기의 해법을 찾기보다, ‘한국조경’ 그 자체를 거칠게 뜯어서 들여다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세미나는 조경헌장 제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조경’의 정체성 확립의 초석을 다지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이날 세미나에서 배정한 교수서울대학교는 현재 조경분야가 처한 상황에 대해 ‘조경의 위기와 조경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제도권 조경은 일감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도시 환경과 시민은 보다 높은 질을, 보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환경의 질을 요구하는 상황이다.”라면서, “바로 이 아이러니한 지점에서 조경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비전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관에서 주도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많이 줄었다. 그런데 아직 조경분야에서는 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기존의 조경사업들은 여러 업체가 수주한 하나의 사업만으로도 몇 년을 먹고 살만큼 수입의 규모가 컸다. 인프라를 구축할 국토는 한정되어 있는데, 너나 할 것 없이 조경업종에 가담하면서 파이는 그만큼 쪼개져 점차 작아졌다. 업체수가 늘어난 만큼 인프라 구축은 더욱 가속화되었고,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보다 빠르게 일감이 줄어드는 원인이 되었다.다행인 것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들이 줄어드는 시점에 배 교수의 말처럼 시민들의 조경에 대한 요구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당시 ‘국비지원을 통한 공원조성, 생활권 마을숲 조성, 훼손된 산길·물길 되살리기, 도시·농촌 생태마을만들기’ 등이 공약으로 제시되었고, 정권교체 이후에는 주요 국정과제로 ‘국가도시공원, 동네쉼터, 도시농업 공간, 생활권 마을숲, 생태놀이터 등 도심 생태휴식공간의 확충’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토교통부 업무분담녹색도시과에 조경이라는 단어가 명시되기도 했다. 위기라기보다 조경사업의 형태가 달라졌고,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하는 시기인 것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조경분야 대부분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 2013 경기정원문화대상
    도시, 정원을 꿈꾸다지난 5월 23일, ‘2013 경기정원문화대상’의 시상식이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서 개최되었다. 이곳은 이번 공모의 대상을 수상한 장기영 씨의 ‘자연과 함께 하는 정원’이 자리한 곳이다. 시상식에는 방광자 위원장(경기정원문화위원회, 상명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진호 위원장(경기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 김한배 회장((사)한국조경학회), 정주현 회장((사)한국조경사회), 김정한 대표((재)경기농림진흥재단)가 참석했다. 시상식은 최연철 부장((재)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의 경과보고와 방광자 위원장의 심사평, 그리고 시상과 축사에 이어 정원투어와 가든파티 순으로 진행되었다.올해로 3회를 맞이한 경기정원문화대상은 생활 속의 정원문화 정착을 위해 경기도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정원들을 발굴할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1·2차의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투표를 통해 최종당선작을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 심사는 조경가, 정원디자이너, 조경학과 교수, 전문언론매체 편집장 등으로 구성된 경기정원문화위원회가 총괄했으며 지속성, 참여도, 관리상태, 사회기여도, 경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선정하였다. 접수된 총 35점의 작품 중 17점의 작품이 선정되었고, 그 중 대상 1개소와 최우수상 2개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 조경비평 봄 공개세미나 _ 다시, 용산공원을 말하다
    지난 3월 네 번째 ‘봄’이 찾아왔다. 조경비평의 담론을 생산해내고 있는 ‘조경비평 봄’이 지난 3월 용산공원에 초점을 맞춘 비평집 『용산공원 -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출품작 비평』을 출간했다.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출품작 비평을 모은 것으로 20인의 필자가 약 1년여의 준비를 거쳤다. 이 책의 서문(배정한)에서는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세 번째 ‘봄’ 『공원을 읽다』의 서문은 “공원은 희망의 공간이다. 그래서 공원이다.”로 끝난다. “희망의 용산공원”을 기다리며 ‘조경비평 봄’은 네 번째 ‘봄’ 『용산공원』을 보낸다. 후속 토론과 비평을 기대한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가 많았을까? 혹은 독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탓일까?조경비평 봄은 약속대로 지난 5월 31일 후속 토론인 조경비평 봄 공개세미나 ‘다시, 용산공원을 말한다’를 개최하고 역사, 생태, 시간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용산공원 당선작과 출품작을 리뷰했다. 용산공원이 생산해 낸 쟁점과 이슈에 대해, 또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대형공원의 설계 이슈에 대해 다함께 고민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열린 이번 세미나는 ‘봄’이 개최한 첫 번째 공개세미나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용산공원 -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출품작 비평』에 참가한 4명의 필자 발제에 이어 배정한 교수(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사회로 4명의 발제자(김영민 교수, 류영렬 교수, 박희성 연구교수, 장보혜 박사)와 함께 남기준 편집장(나무도시), 박승진 소장(디자인 스튜디오 loci), 박선희 연구원(서울대학교 대학원 통합설계미학연구실), 유시범 학생(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이명준 연구원(서울대학교 대학원 통합설계미학연구실)이 참석해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을 통해 남기준 편집장은 너무나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기본계획과 지침서도 보다 창의적인 안의 도출을 방해하는데 일조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 2013 아라문화축제
    조경이 만드는 문화콘텐츠, 지속가능한 아라뱃길을 만들다서울과 인천을 잇는 국내 최초 운하인 경인아라뱃길에는 뱃길수변의 녹지를 따라 크고 작은 오픈스페이스가 18㎞에 걸쳐 길게 이어져 있는데, 크게 ‘수향8경’과 ‘파크웨이’, 그리고 ‘아라자전거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의 친수경관은 지난 2009년 설계공모전으로 시작된 이후 약 4년간의 공정으로 작년 하반기에 대부분 마무리되어, 지금은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지역의 문화명소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다. 설계과정에서부터 기존의 건설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문화아이콘을 찾고자하는 시도로, 인문사회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된 자문위원회(창조문화환경위원회)가 운영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아라뱃길 친수시설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 구현’의 성과가 기대되었고, 뱃길 수변이 새로운 문화명소로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하였다. 문화명소화를 만들기 위한 그 전략적 방안으로써 지속가능하고 대중적 설득력이 있는 문화콘텐츠를 창출하고자 하는 미션은 친수공간의 설계·시공 이후의 이용효율에 대한 실질적인 과제로 대두되었으며, 지난 1월부터 지역사회(지자체, 정부기관, 지역사회단체 등)를 중심으로 관련 자료수집, 관계자 회의, 전문가 자문 등이 이어졌다. 특히 지역사회의 관계자와의 공감대 형성은 동일한 목표를 향한 큰 원동력이 되었다. 아라뱃길 친수공간의 문화콘텐츠 구현방안을 찾는 과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요소는 세 가지였다. 첫째 지역사회의 참여, 둘째 뱃길친수공간의 정체성, 셋째 정례적 콘텐츠로 이어갈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다. 이 3가지 요소의 통합적 가치 속에 창출된 콘텐츠가 “아라문화축제”였다. 아라문화축제는 일상에서의 문화적 요소와 일상에서 체험할 수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구상하여 친수변의 정체성을 최대한 인식시킬 수 있는 ‘뱃길 고유의 문화명소화 전략’으로 기획되었다.
  • 갑갑한 갑을문화
    Time to Right Distorted Relationship 국민권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9시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지금 조경 관련 회사 몇 군데가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엔지니어링 한 곳과 조경설계사 몇 곳이다. 대규모 조경설계를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겨 더 이상 같이 하기 힘들어졌다. 남은 것은 그 때까지의 비용 정산인데, 계약서 없이 진행해 왔기에 기준이 모호했다. 좋게 헤어지는 것도 아니기에 서로의 입장 차이가 컸다. 유리하게 해결될 낌새가 보이지 않자 을인 설계사들은 갑인 엔지니어링을 건너뛰어 원발주처 감사실에 문제제기를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슈퍼갑을 직접 상대하려는 을들의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설계사들은 다시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했고, 공정거래위원회로 이관되어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두 기관은 사회적 약자를 우선하므로 아마도 합당한 결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설계비를 둘러싼 이 분쟁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짓누르는 갑을문화의 한 단면이다. 기본적으로 계약 관계에서 생긴 권력의 불평등성에서 비롯되므로 모든 사회에서 발견된다. 근데 왜 한국사회에서 유독 심할까? 갑을문화는 조선시대 관존민비의 잔재로까지 해석되고 있어(강준만), 그 뿌리가 상당한 고질병임을 알 수 있다. 전근대적인 의식의 발로임에도 불구하고 나아지긴 커녕 최근에 와서 더 크게 사회문제화 되었다. 그 이유는 불공정한 관계에서 비롯된 양극화 문제가 핵심으로 제시되기도 한다(정운찬 등). 힘 있는 갑이 을에게 강제하면 을은 거부할 수가 없게 된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불공정한 관계 청산과 재설정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갑을문제의 원인으로 양극화가 지목된 것은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평등과 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는 소수 부자들만의 자본주의체제는 존속하기 힘들다고 논의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특히나 건설 분야는 여러 공종으로 구성되어 계약관계가 복잡하다. 그 과정에서 다단계 하도급이 오랜 인습으로 남아 있다. 거의 피라미드 구조를 방불케 한다. 대개 조경은 갑보다는 을의 위치에 있을 때가 많다. 설계에서는 건축설계나 토목설계의 하도급인 경우가 꽤 있다. 시공 역시 전문건설업의 비중이 높아 종합건설업체의 하도급으로 일할 때가 많다. 이렇게 을의 자격으로 공사를 하다 보니 이런저런 불이익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의 조경공사 분리발주 제도화 논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을은 항상 약자인가? 피라미드 구조에서 을도 돌아서면 갑이 된다. 자신이 받은 피해를 그대로 전달한다. 아니 오히려 더 가혹할 때도 적잖다. “나만 손해 볼 수 없다.” 혹은 “당한만큼 돌려 준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처음의 갑질을 막지 못하면 악습은 계속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갑을문화 개선이 시급한 이유이다. 우리는 원래 삼국시대부터 교역과 계약에 능했었다. 그러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 사농공상과 관존민비의 폐습으로 그 본래의 능력을 십분 활용치 못하고 있다. 이제 그 능력을 되살리고 그 동력으로 불황의 그늘을 빠져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갑과 을 모두 제대로 된 기업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나 기관의 개입만으로 과연 원활하고 활기찬 기업 활동이 보장되고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아니오.”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학설을 회고해 볼 때, 이제 우리 사회는 갑이 먼저 나서서 약자를 배려하고, 을의 아픔을 공유하는 기업문화 확산, 정착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갑도 존속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정책 못지않게 문화적 여건이 필요하다. ‘창조적 기업문화’의 이해와 활발한 동참만이 갑도 을도, 강자도 약자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시험대에 서 있다. Both Anti-Corruption and Civil Rights Commission and Fair Trade Commission are the organizations whose names we have heard of on the television news from time to time, and where an engineering corporation and several landscape architecture companies are now quarreling with one another. They were working together on a large-scale landscaping project, but some unexpected problems occurred forcing them to put an end to their cooperative practice. The expense settlement process was not detailed in the contract with no specific standards set up in advance. Each of them had totally different views on the issue, and the landscape architects, who regarded themselves as a party in the weaker position, stopped talking with the engineering corporation and finally filed a complaint against the original ordering organization. However, landscape architects ended up losing the case against the major company, and they filed a petition again to Anti-Corruption and Civil Rights Commission. Fair Trade Commission is currently in charge of the case. As these two organizations are designed to protect the socially weak, we will probably be able to witness a fair settlement. The dispute over the design costs is a classic example of a distorted relationship between small businesses and bigger firms. Since it derives from an unavoidable inequality in power resulted from a contractual relationship, it can exist virtually anywhere in the world. Yes, it seems true that the trend is more apparent in the Korean society. Why? It could be a result of the caste system in the Joseon Era, as Professor Kang Joon-man points out, which means it’s a deep-seated problem besetting the country. It clearly is an outdated way of practicing business, but the situation has been terribly worsened these days. The reason behind this might be a social polarization resulted from unfair relationships, as dozens of researchers suggest. If a stronger party forces a relatively weaker one, the latter can never resist. It has been insisted that in order to solve this problem, unfair relationships be terminated and a new set of rules established. Polarization appears to be a plausible explanation of the unjust business practices when you consider that the participants in this year’s Davos Forum express their sympathy for an idea that the capitalism, governed by the few selected super-rich, without any concern for equality, justice, and the socially weak, is destined to fail. As the construction industry, in particular, includes a variety of construction types, the contractual relationships are likely to be highly complicated. Multistage subcontracting with pyramid-like structures has been regarded as common practice. Landscape architects are usually in a weaker position, carrying out works subcontracted by bigger architectural design offices and major construction companies. As one can easily imagine, it inevitably creates numerous disadvantages to participate in a project as a weaker party. In this sense, it will be worth discussing the suggestion that separate ordering system be established for landscaping projects. However, small businesses are not necessarily on a weaker position. In a pyramid structure, a small company can easily be on a stronger position, dealing with a smaller business, and attempts to offset the damage created by a major corporation. It seems to be following a principle that it doesn’t need to be an only victim. The vicious trend will keep snowballing unless it is prohibited at the early stage. This is why the fair relationship between a weaker party and a stronger one should be established as soon as possible. Traditionally, Koreans have been thought of as being skillful at cultivating a trade and making a contract, which will be a valuable asset to go through the global economic recession and revitalize the country’s economy. Systematic and legal conditions should be developed to guarantee the fair and just business practices for both small businesses and major firms. However, the legal devices and government interventions alone can never facilitate the business practices and promote the innovative corporate activities to the fullest. As Milton Friedman points out, it is time that bigger corporations take positive actions to protect weaker parties and enhance the corporate culture of sharing benefits and debenefits together. Otherwise, major companies wouldn’t be able to survive, without any partner to work with. Cultural support is required as much as supportive government policy. We seem to be in great trouble, but with every stakeholder’s active participation and constant effort, there’s also a chance for us to overcome this and move forw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