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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도시를 꿈꾸며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 울산시립미술관 개관 특별전
    미래형 미술관을 꿈꾸는 울산시립미술관 조선 후기 울산도호부 관아의 흔적인 남은 울산 동헌, 그 옆으로 울산 최초의 공공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 1월 6일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미디어 아트 중심의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한다. 울산만의 지역 특색을 바탕으로 “시대적 변화에 맞는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제시”하고 자연과 기술, 산업과 예술의 조화를 모색하는 전시와 사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개관을 기념해 ‘블랙 앤드 라이트: 알도 탐벨리니’, ‘대면_대면 2021’, ‘노래하는 고래, 잠수하는 별’, ‘찬란한 날들’,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의 5개 전시를 마련했다. 17개국 70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를 통해 평면, 입체, 설치, 공연, 디지털 미디어 아트까지 최첨단 미술을 경험할 수 있다.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 개관 특별전으로 기획된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을 나누어 온 우리의 이분법적 시각을 되돌아보게 하는 전시다. 후, 뒤, 다음을 뜻하는 포스트(post)와 자연을 뜻하는 네이처(nature)를 결합한 ‘포스트 네이처’는 먼 미래에 도래한 세계를 의미하는 단어다. 단순히 인류가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생태를 넘어 역사와 문화, 정치가 얽힌 복잡한 감각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을 통해 “함께 연대하며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다층적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 프랑스, 미국, 루마니아,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16인의 영상, 설치, 퍼포먼스,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환경과조경408호(2022년 4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별 볼 일 있는 사람
    잊을 수 없는 밤이 있다. 고향의 동네는 하루에 버스가 다섯 대밖에 오지 않는 시골이다. 산 아래에 자리 잡은 우리 집은 나름 배산임수(?)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5분이면 정상을 찍을 수 있는 야트막한 구릉이 병풍처럼 서 있고, 실개천이 집 앞에 졸졸 흐른다. 명당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민망하지만, 탁 트인 시야 덕분에 밤하늘을 감상하기엔 아주 좋다. 우리 가족은 여름날 은하수가 뜨는 밤이면 평상에 오순도순 누워 반짝이는 별들을 구경했다. 산 바로 아래 집이라서 여름밤이라도 공기가 차가웠던 탓에 우리는 크고 얇은 여름 이불을 다 같이 덮은 채로 누워서 밤하늘을 보며 수다를 떨었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날엔 다 같이 손을 모아 소원을 빌기도 했다. 별이 유난히 빛났던 그 밤들은 한 이불을 덮는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줬다. 먼 우주를 매일 올려다보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천체물리학자를 꿈꿨다.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름 자체가 어려워 보여서 뭔가 특별해 보였던 것 같다. 어릴 때 경찰, 소방관, 드라마 PD, 흉부외과 의사 등 장래희망 칸에 썼다 지운 직업이 수두룩했는데, 천체물리학자의 꿈은 오랫동안 간직했었다. 스티븐 호킹처럼 우주 분야에 새로운 역사를 쓰는 천체물리학자가 되겠다는 야심도 있었고, 호주의 사막 한가운데에서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연구하고 있을 미래의 나를 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뼛속부터 문과생이었던 탓에 수학의 벽을 넘지 못했고, 꿈은 블랙홀에 빠져버린 인공위성처럼 사라졌다. 함수에게 꿈을 도둑맞았다. 잊고 있던 추억을 떠올린 것은 지난 3월호에 소개했던 단 로세하르더(Daan Roosegaarde)의 시잉스타(Seeing Star) 덕분이었다. 시잉스타는 도시의 모든 조명을 소등함으로써 도시에서 보지 못했던 별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든 프로젝트다. 로세하르더와 협업했던 네덜란드 유네스코 의장 카틀레인 페리르(Kathleen Ferrier)는 “모든 사람은 오염되지 않은 밤하늘을 통해 별을 볼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차가 있었다면 그 권리를 실천하기 위해서 당장 고향집으로 달려가거나 근사한 천문대를 찾아갔겠지만, 무면허의 뚜벅이었고 코로나19는 조금 무서웠다. 멀리 갈 용기 대신, 약간의 오기를 발휘해 도시에서 별을 볼 수 있는 궁리를 하다가 우연히 과학 동아 천문대를 알게 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천문 교육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일일 관측 프로그램은 어른도 참여가 가능했다. 서울에 천문대가 있는 것도 신기한데, 위치가 용산 전자상가 부근으로 나와서 더 흥미로웠다. 전자상가 인근의 천문대는 국회의사당 지붕에 산다는 태권V 전설처럼 낯설고 신기했다. 가족 단위로 온 이들이 많았는데, 프로그램 가이드 앞에서 각자의 별자리 지식을 뽐내는 혈기왕성한 꼬맹이 틈바구니에서 같이 별을 구경했다.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으리으리한 천문대는 아니지만 건물 옥상에서 소박하게 별을 구경할 수 있는 천체 망원경과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야광별이 달린 돌림판을 보면서 별자리를 손으로 그려보고, 한쪽 눈을 찔끔 감고 천체 망원경을 통해 별을 구경했다. 아득하게 멀지만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별이 좋지만, 망원경으로 조금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별도 좋았다. 오랜만에 목이 뻐근할 정도로 올려다보면서 별자리를 찾아보고, 아이들을 보면서 대한민국 과학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끼며 소소한 밤하늘의 추억을 하나 쌓고 왔다. 집에 오는 길에 시잉스타의 서울 버전을 한번 꿈꿔봤다. 불 꺼진 거리에서 뭇별을 오롯이 볼 수 있을까? 아니면 항의로 인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서버가 폭발할까? 둘 중 어느 것을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가끔은 별을 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이 별 볼 일 없을 만큼 시시하더라도 종종 땅 대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별을 세고, 별자리를 이어 보는 것이다. 카틀레인 의장의 말처럼 별을 보는 건 우주라는 한 이불을 덮고 있는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일지도 모른다. 별 볼 일이 있는 사람. 잃어버렸던 꿈을 새롭게 다시 써본다. [email protected]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한때의 기억으로 평생을 사는 사람도 있다
    과천에 사는 K는 평생 그 동네를 떠나지 않을 작정이다. 걷기 좋은 천변과 길고양이도 넉넉하게 품는 공원이 가까이 있어 좋다는 이유다. 무엇보다 그곳에는 전시와 공연을 사랑하는 K를 단번에 과천국립현대미술관과 예술의전당으로 데려다주는 버스가 오간다. 중학생 시절 성악을 배운 K는 여전히 클래식을 즐겨 듣는다. 먼 훗날 그의 오빠(?)인 슈베르트 묘가 있는 젠트랄프리드호프(Zentralfriedhof)를 방문하고, 겸사겸사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하는 것이 꿈. 어느 순간 내가 그 여행의 동반인으로 결정되어 있었는데, 슈베르트와 나란히 베토벤이 묻혀 있고(베토벤의 팬인 슈베르트는 그와 가까이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다) 멀지 않은 곳에 K의 또 다른 오빠인 모차르트의 가묘가 있어 꽤 오랜 시간 둘러볼 계획인 것 같았다. 아는 것도 많고 그 지식을 재미있게 풀어낼 줄 아는 K 덕분에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들을 공짜로 얻어듣곤 한다. 가끔은 꼬드김에 넘어가 공연을 본다. 봄을 앞두고 느닷없이 눈이 내리던 날에 함께 예술의전당에 갔다. 1부는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Op.43, 2부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e 단조 Op.95 ‘신세계로부터’. 입문자를 위한 공연이라 연주에 앞서 지휘자가 간단히 곡 설명을 해주었는데, 2부 전에 들려준 드보르자크의 말이 너무 괘씸했다. “기관차를 내가 발명할 수 있었다면 내가 쓴 교향곡 전부를 포기해도 좋을 텐데.” 그런데 지휘자의 설명에 따르면 드보르자크는 엄청난 기차 마니아였다고 한다. 아홉 살이 되었던 해, 그가 살던 프라하 교외의 넬라호제베스(Nelahozeves)에 기차역이 들어섰다. 희뿌연 증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거대한 기관차에 온 마음을 빼앗긴 그는 매일 아침 기차역에 찾아가 열차 번호와 특징을 수첩에 기록했다. 새로 개발된 기차를 관찰할 시간이 부족하자 제자인 요세프 수크(Josef Suk)를 보내 기관차 제조 번호를 적어 오게 한 일화를 듣고 나니, 그에게는 기차 마니아보다는 기차광이라는 수식어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를 향한 애정은 그의 음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영화 ‘죠스’에서 긴장감을 돋웠던 신세계로부터 4악장의 도입부를 다시 떠올려보자. 점층적으로 커지는 오케스트라는 명백히 점점 속력이 붙는 육중한 기차의 바퀴 소리와 웅장한 경적을 연상시킨다. 드보르자크가 작곡한 피아노 소품 7번 ‘유모레스크’ 역시 레일 위를 구르는 기차 바퀴의 리듬에서 힌트를 얻은 곡이다. 연주를 듣는 내내 그가 처음 마주친 기차의 모습이 궁금했다. 한적한 강가의 작은 마을, 푸줏간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드보르자크에게 철도 위를 쏜살같이 달리는 기차는 넓은 세계의 상징 같았을 것이다. “다양한 부품이 수많은 부분을 구성하는데 그 모두가 제각기 중요하잖아. 부품 모두가 각기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작은 레버를 움직이면 큰 지렛대가 움직이기 시작해. 크고 육중한데도 토끼처럼 재빠르게 움직이잖아.”1 그가 기차를 사랑하는 까닭은 꼭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여러 악기를 떠오르게 한다. “한때의 기억으로 평생을 사는 사람도 있다.”(@days4tripper/twitter) 드 보르자크가 음악을 선택한 이유와 결국 만들고자 했던 것 모두가 기차는 아니었을까. 자꾸 그의 마음을 짐작하게 된다.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에게 한때의 기억은 유년시절 가족을 따라 여행했던 뉴잉글랜드와 뉴욕 북부 등지의 풍경일 테다. 특집을 매만지는 내내, 드보르자크의 기차를 상상하듯 어린 옴스테드의 눈 앞에 펼쳐졌을 전원 풍경을 그려볼 수밖에 없었다.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풍경을 도시 한복판에 구현한 “옴스테드식 공원은 이후 수없이 복제되고 확대 및 재생산됐다. 어쩌면 아직도 전 세계의 공원은 옴스테드의 우산 아래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조경진, 46쪽) 유진 하그로브(Eugen C. Hargrove)는 이러한 도시공원을 저급한 자연의 모조품이고 상상을 통해 인간의 결함을 감추는 설계된 자연이라고 비판했지만, 신세계로부터를 떠올리면 자연을 모사한 공원들을 잠시 변호해주고 싶어진다. 물론 새로운 형식과 가능성을 가진 도시공원이 필요하지만, 옴스테드를 답습하고 있는 도시공원의 풍경은 공원 설계가가 어딘가에서 맞닥뜨린 ‘한때의 기억’일 테니 말이다. 게다가 조경의 재료 대부분은 자연이다. 본래 같은 재료로 더 좋은 것을 만들기 어려운 법이다. [email protected] 각주 1. 유윤종, 드보르작 “내가 쓴 교향곡 모두 포기하겠다” 말한 이유는?, 동아일보 2020년 9월 7일.
  • [PRODUCT] 나노 탄소 면상발열 온열의자 맞춤 디자인에 따뜻함을 더한 쉼터
    추운 겨울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따뜻하게 보낼 수는 없을까. 겨울철 버스 정류장을 이용하는 승객을 위해 넥스트원은 나노 탄소 면상발열 온열의자를 만들었다. 탄소 나노 튜브Carbon Nano Tube(이하 CNT)는 탄소 원자로 구성된 매우 작고 얇은 물질로 벌집 모양이 특징이며, 다양한 복합 소재 분야에서 활용된다. 넥스트원의 온열의자는 CNT 신소재와 강화 유리를 접목했으며, 전통의 구들장을 재해석하여 전통 발열 방식으로 재연한 제품이다. 최소 전력으로 열을 내는 방식으로 기존 발열 제품의 20~30% 정도 전력만 소비해도 벤치가 따뜻해진다. 보일러 방식을 사용한 제품은 데우는 데 보통 1시간 이상이 소요되지만, 이 벤치는 30분 이내에 넓은 면 전체에 열이 쉽게 전달된다. 영하 30도 환경에서도 40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대리석의 8배 강도를 가진 강화 유리를 이중으로 사용해서 내구성이 좋다.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원격 제어를 통해 전원이나 시간 및 온도 설정을 할 수 있다. 현재는 서울 서초구, 노원구 등 전국 20여 개 이상 지자체에서 활용 중이다. 로고, 패턴을 입혀 앉음부를 디자인할 수 있어 광고면으로 쓸 수 있다. 세라믹 인쇄 공정을 택해 디자인이 탈색되거나 변색되는 현상을 예방했다. TEL. 055-293-8411~2 WEB. www.nextview.co.kr
  • 쓸모없는 건축과 유용한 조각에 대하여 ( ) 펑션 김사라 다이아거날 써츠 대표 인터뷰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난 자연 속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있다. 자연 속 미술관으로 진입하는 관문인 ‘버스 정류장’을 하나의 전이 공간으로 설정하고 새로운 시선과 관점을 부여한 ‘쉼터’로 만든다면 그 여정이 좀 더 즐겁지 않을까. 국립현대미술관MMCA(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의 ‘MMCA 과천프로젝트’는 과천관의 특화 및 야외 공간 활성화를 목표로 2020년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미술관 방문 및 관람 경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공간 재생 프로젝트로 확장해 진행하는데, 공간 재생의 첫 번째 대상으로 과천관의 도입부이자 관람객을 맞이하는 얼굴이 되는 ‘버스 정류장’을 선정했다. 새롭게 변모한 버스 정류장를 통해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관람객에게 생태적 실천에 대한 환대, 자연 속 미술관으로 향하는 즐거운 숲길의 여정, 미술관에서 자연과 예술을 즐기고 그 여운을 누리는 장소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MMCA 과천프로젝트 2021: 예술버스쉼터’에 최종 선정된 건축가 김사라(다이아거날 써츠 대표)는 과천관 순환버스 정류장 세 곳에 ‘쓸모없는 건축과 유용한 조각에 대하여 ( ) 펑션function’을 제안했다.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김사라 대표와 이메일 인터뷰 를 진행했다. 버스 정류장은 버스를 타기 위해 잠깐 머무는 공간이다. 자칫 스쳐지나갈 수 있는 공간인데, 이러한 특성을 어떻게 풀어냈는가. 보통 도시의 버스 배차 간격이 5~7분이라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순환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20분이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님을 감안해 사용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버스를 기다리고 머무는 모습을 상상했다. 3개 순환버스 정류장(대공원역, 미술관 정문과 후문)에는 미술관 관람객뿐 아니라 미술관 직원, 지역 주민, 등산객, 서울대공원을 비롯한 근처 여러 시설을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녀간다. 이러한 점이 도시 한복판의 정류장과 달리 여러 층위의 공간을 보다 기능적이고 예술적으로 생성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심의 숲 속에 위치한 미술관 내 시설물이기에 평범한 일상과 또 다른 일상을 연결하는 입구 역할을 하는 동시에 구조물 자체가 예술의 형태로 자립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했다. 사람들이 버스 정류장을 이용하는 모습과 기다림의 장소라는 특성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는가. 보통 짧은 시간 버스를 기다릴 때 사람들은 앉거나 서게 된다. 하지만 과천관 순환버스는 길면 2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를 넣고자 했다. 등산객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스트레칭을 하고, 관람객이 미술관에서 나와서 하늘을 보며 사색을 하고, 누군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몸을 이리저리 흔들고, 어떤 학생은 구조물의 한 기둥에 기대어 커피를 마시는 등 여러 자세가 보다 자연스럽게 구조물 안에 담길 수 있도록 했다. 각 동작의 형태와 크기를 고려해 직선, 사선, 반원, 타원 등의 조형들을 활용하여 버스 정류장을 설계했다. 조형들은 앉거나 기대어 쉴 수 있고 잠시 짐을 둘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하게 된다. *환경과조경407호(2022년 3월호)수록본 일부
  • 그해 조경은 ‘제4회 젊은 조경가’ 조용준 온라인 토크쇼
    지난 2월 15일, 그룹한빌딩 2층 환경과조경 세미나실에서 ‘제4회 젊은 조경가’ 조용준(CA조경 소장)의 토크쇼 ‘그해 조경은’이 개최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유튜브 생중계 형식으로 열린 토크쇼는 1부 강연, 2부 토크쇼 순으로 진행됐다. 강연은 토크쇼 제목에 얽힌 이야기로 시작됐다. 조용준은 “최근 드라마 ‘그해 우리는’을 보며 청춘을 되돌아 보았다. 20여 년 전 전공으로 조경을 선택하고 공부를 했던 그때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친 진양교 교수(홍익대학교, CA조경 대표)의 ‘채우기와 비우기’ 이론, 제임스 코너의 실천적 어바니즘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오랜 시간 경계, 표면, 깊이에 대해 탐구하고 재해석해 생성적 경계, 반응하는 표면, 보이지 않는 깊이라는 자신만의 설계 언어를 만들어왔다. 이 독특한 설계 언어가 투영된 작품을 CA조경의 프로젝트와 그의 ‘부캐’(부 캐릭터의 준말)인 ‘조제(@Design_joje)’가 펼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제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더스트 캡처Dust Capture’(서울형 저이용 도시공간 혁신 아이디어 공모, 대상)를 소개하며 조용준은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을 시설에 접목하는 것에 그치면 안된다. 기술로 인해 새롭게 생겨날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고려해 설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경과조경407호(2022년 3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조경, 왓츠 유어 네임?
    “이름 ‘명(名)’은 저녁 석(夕)과 입 구口가 합쳐진 형태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 부모가 자식을 찾기 위해 입을 빌려 애타게 소리 내는 것이 이름이다.”1 한 가정에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의 이름을 만들어준다. 가족 모두가 신중을 기해 짓는다. 내 이름은 빼어날 ‘수秀’와 옥돌 ‘민珉’으로 ‘옥돌(투명하여 아름답게 빛나고 광택이 나는 돌) 같이 빼어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호칭에 불과한 이 몇 글자에는 누군가의 마음이 녹아들기도 한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이준호)가 성덕임(이세영)에게 정1품 빈으로 승품을 하기 위한 이름을 하사하는 장면이 있다. 정조가 마땅할 ‘의宜’라는 호를 적어주며 ‘의가의실(宜家宜室)과 의가지락(宜家之樂)’을 아느냐고 물었다. 덕임이 “부부가 되어 화목하게 지낸다는 의미와 부부 사이의 화목한 즐거움”이지 않으냐고 되묻자 정조는 “난 너와 가족이 되고 싶다고” 답하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단 한 글자만으로 정조가 덕임을 얼마나 아끼는지 엿볼 수 있었다. 사람뿐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그 이름에는 각기 뜻이 있으며 그 속에 담긴 본질을 대표한다. 그렇다면 ‘조경’, 이 이름은 무엇을 내포하고 있을까. 전공이 조경이라 하면 십중팔구 (눈앞에 보이는 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무 이름이 뭐예요?” 또는 “정원하고 공원 만드는 일인 거죠?”라는 식의 반응이 돌아온다. 1970년대 초반 한국 제도권 조경(학)의 창설자들이 미국식 개념인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landscape architecture)를 수입해 조경(造景)이라는 이름으로 옮겼다. 하지만 이미 1960년대부터 조경이라는 단어는 나무와 꽃을 심고 돌 놓는 일, 관상수 재배, 가드닝 정도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런 탓일까 조경이라는 단어가 조경이 하는 모든 일을 포괄하고 있는지 종종 의문이 든다. 이처럼 조경의 기표(signifiant)와 기의(signifié)가 불일치한 이유를 찾는 웨비나가 지난 2월 22일 진행됐다. 한국조경학회가 기획한 ‘조경, 왓츠 유어 네임?’에 배정한(서울대 교수), 박승진(디자인스튜디오 loci 대표), 최정민(순천대 교수), 김정윤(하버드대 GSD 교수, 오피스박김 대표), 김영민(서울시립대 교수), 김정은(월간 SPACE 편집장), 이유직(부산대 교수)이 모여 전문 직능(profession)과 학문 분과(discipline)의 조경 명칭에 대한 신중한 토론의 첫걸음을 뗐다.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를 그대로 직역하면 ‘경관을 만들다’다. 김정윤 교수의 의견처럼 어쩌면 “조경은 오히려 ‘건축’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보다 더 포괄적이고 이 시대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허나 포괄적이라는 것은 그 분야의 색이 뚜렷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경 명칭에 대한 분분한 의견이 오간다는 건, 이미 조경으로 이루어져온 작업이 식물, 정원이란 단어의 테두리를 뛰어넘는다는 방증인지도 모른다. 조경의 이름에 대한 콤플렉스와 열등감이 있는건 아닌지 묻는 김영민 교수의 질문은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했다. 김영민 교수는 옴스테드가 조경이 건축처럼 되기를 바라며 지은 영어 이름이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이며, 이로써 조경에서 건축을 떼어낼 수 없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름을 부정하자니 근본을 부정해야 하고, 건축을 롤 모델로 삼아온 과거도 부정해야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김영민 교수의 말처럼 알렉산더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더 매그너스로 개명해도 조경의 열등감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슬라보예 지젝이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고 말하지 않았나. 이제 이 상황을 인정하고 열등감을 새로운 원동력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키가 작은 만큼 이름은 길었으면 좋겠다면서 ‘하이브리드 샘이솟아 리오레이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큰 웃음을 준 적이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회자되는 걸 보며 이름에 곁들어졌던 기쁨의 가치를 되새겨봤다. 조경의 이름이 조경(학)의 목적, 대상, 영역을 담아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조경이 사람들에게 어떤 기쁨을줄 수 있는지 고민하면 어떨까. 뜬금없이 던진 이 이름에 대한 화두는 『환경과조경』 특집 예고이기도 하다. 편집부는 2019년 12월호 ‘이달의 질문’으로 던진 ‘조경, 그 의미를 담기에 충분한 이름인가’에 대한 갈무리를 언젠가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시기를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곧 다가올 특집을 예습하듯 ‘조경, 왓츠 유어 네임?’을 훑어보기를 권한다. [email protected] 각주1. 이기주, 『한 때 소중했던 것들』, 출판사 달, 2018, p.65.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살아서 떠다니는 평범한 말이 더 값지다
    가을보다는 봄의 문턱이 좀 더 쓸쓸하다. 계절이 희미해지는 이 시기는 이상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이미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을 세며 내가 얼마나 게을렀는지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도 세웠는데, 여전히 정체된 나를 보게 한다. 새삼스러운 자기반성에 빠지는 이유는 해의 숫자가 바뀔 때보다 사계절의 처음을 맞이할 때 더 큰 변화를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일 테다.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는 나뭇가지와 눈이 마주치면 미세먼지보다 가치 없는 존재가 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내 몸의 반 이상은 뻔뻔함으로 만들어졌는지, 결론은 무언가를 바꾸어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천이 아닌 위로를 받아야겠다는 결심이었다. 사울 레이터(Saul Leiter)의 사진전(『환경과조경』 2022년 2월호, 124쪽 참고)에 또 가야지. 취재차 들린 전시장에 다시 가는 일은 드물다. 한 두 쪽에 불과한 기사를 쓴다 해도 자료를 찾고,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곱씹고, 사진 들여다보기를 반복하면 질리기 마련이다. 지난달 사진에 대해서는 통 아는 게 없는 나는 취재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모으느라 정신이 없었다. 영화 ‘캐롤’이 레이터의 사진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됐는데, 어딘가 흐릿해서 옛 기억을 소환하게 되는 감성적인 사진을 찍는구나 추측했을 뿐 내가 그의 사진에 마음을 빼앗겨 값비싼 도록까지 결재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처음으로 눈길을 끈 건 반 이상을 거대한 장막이 차지한 사진이었다. 아래 틈으로 눈길을 걷는 사람들이 찔끔 보였다. 구도를 이용해 저 풍경을 강조하려는 의도인가 싶었는데 웬걸 사진 제목이 캐노피였다. 레이터의 세계에는 사진 찍기를 방해하는 요소가 없었다. 내 휴대폰 사진첩에 있을 법한 버스의 진동에 이리저리 흔들린 사진, 습기나 불빛에 피사체가 모호하게 번진 사진이 곳곳에 크게 걸려 있었다. 그게 꼭 내보이기는 쑥스럽지만 혼자서 아름답다고 중얼거릴만한 내 일상의 풍경 같았다. 전시장을 거니는 내내 레이터가 들려주는 시답잖은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동네를 산책하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레이터가 ‘스니펫(snippets)’이라 부른 사진들을 참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작은 명함 사이즈로 찢어 곁에 두고 자주 들여다보았다는 사진 묶음, 대충 찢어 모서리가 거칠고 얼마나 만지작거렸는지 이곳저곳이 해진 모양에서 그가 사진을 그저 자신이 아끼는 것들을 잡아두는 매개체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그건 어느 조경사무소 벽에 너덜너덜해지도록 붙어 있는 스케치 드로잉이나 엄마가 꾸린 못난 화분들의 나열을 떠올리게 했다. 전시를 본 후에야 ‘캐롤’ 포스터 상단에 적힌 문장을 이해하게 됐다.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 누구의 일상에나 있을 법한 평범함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모든 이들이 SNS에 자신의 삶을 전시하고,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사진을 선별해 올리는 시대에 평범한 내 삶에서 예쁜 구석을 들여다보라고 이야기하는 사진과 레이터의 말들이 마음에 남았다. 그의 사진은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내 삶에도 영화 같은 순간이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비에 젖어 번들거리는 콘크리트 바닥과 그 위로 번쩍이는 차량 전조등의 불빛, 축축한 공기에 섞인 매연 냄새, 늦은 밤 라디오 소리와 그 너머로 들려오는 거리 연인들의 웃음소리. 그런 것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찰나가 감상에 젖어 생긴 착각이 아니라고 믿게 한다. 고백하자면 사실 세상에는 좋은 문장을 모으는 사람들이 많다. 뉴스레터 ‘문장줍기’는 매주 다양한 주제별로 큐레이션한 서너 개의 문장을 소개하고, 함안군의 칠원도서관은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책 속 문장을 기록하는 ‘책 읽고 문장수집’이라는 게시판을 운영한다. 지면을 채우기 힘들 때면 종종 나처럼 문장을 포착하러 다니는 이들을 찾아보곤 했는데, 그때 발견한 『나를 움직인 문장들』(오하림, 자그마치북스, 2020)의 한 구절을 꼭 써먹겠다고 담아두었었다. “나에겐 명대사보다, 살아서 떠다니는평범한 말이 더 값지다. 우리는 가끔 평범하거나 당연한 것들의 가치를 잊고 살기도 하니까. 평범한 문장들은 그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평범한 것들의 가치를 잊고 산다는 이야기는 “차별화된 조경을 경계하고 싶다. 놀러 가는 공간이라면 화려할수록 좋겠지만, 우리는 집에 쉬러 간다”(32쪽)는 이호영 소장과의 말과도 맥을 같이할 것이다. 혹 나같이 이 계절을 타는 사람이 있다면 자책하기보다 주변의 평범한 것에서 작은 기쁨을 찾아보면 어떨까. 아직 봄이 찾아 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가끔은 늘 당신을 찾아가는 이 책이 평범하지만 작은 기쁨이 되는 순간이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email protected]
  • [COMPANY] 초록에서 식물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수직 정원 코디네이터
    온실 시공 회사에서 초록에서까지 2007년 설립된 ‘초록에서’는 수직 정원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식물 병원이다. 연구실이 아닌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증 연구를 통해 도시에서 사람과 식물이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전태평 대표는 본래 10여 년 정도 온실 시공 회사를 운영했었다. 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시공 대금 대신 식물 온실을 받게 되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식물 도소매 사업을 시작해 초록에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사업 초기에는 생계를 잇는 것조차 어려웠다. 돌파구를 찾던 그는 뜻밖에도 분갈이를 하러 온 손님에게서 해답을 찾았다. 스티로폼, 나무껍질 등 온통 쓰레기로 가득한 화분이 도시에서 식물을 살아가게 하기 위해 만든 인공 생육 환경을 떠오르게 한 것이다. 그 순간 현대인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식물을 판매하는 중개인이 아닌, 이러한 인공 생육 환경에서도 식물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식물 병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식물 병원 개념을 도입하기로 마음먹은 후, 사람들의 식물 소비 패턴을 살피기 시작했다. 늘 현장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데이터가 쌓였고, 이는 식물과 생육 환경에 대한 공부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화분 안에 적절하게 배합한 토양을 채워주는 것에서 출발했다. 죽어가는 식물이 살아나자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여러 식물을 함께 키우고 싶어 했고, 자동으로 관수가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이에 주목해 저면 관수 시스템을 개발해 판매했다. 관수 시스템을 공부하며 수직 정원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아쉽게도 당시는 관리 문제로 수직 정원이 침체기에 접어든 지 10여 년 쯤 된 때였다. 서울시청에 수직 정원이 조성되면서 일었던 관심이 사라진 후였다. 참고할 수 있는 최신 자료가 부족해 스스로 여러 재료를 찾아보고 연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거듭된 실패와 도전 끝에 탄생한 제품이 바로 벌집 구조 종이 월(wall)을 이용한 ‘바이오월 허니(Biowall Honey)’다. 2018년 ‘수직 정원 바이오월’ 특허를 취득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농촌진흥청과의 협업으로 바이오월 허니의 공기 정화 능력을 향상시키고, 농진청 그린스쿨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두 개 학교에 수직 정원을 설치했다. 2019년에는 ‘서민갑부’(채널A)라는 TV 프로그램에 미세먼지를 줄이며 수익을 내는 사업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산림청 스마트가든볼, 농진청·교육청 그린스쿨 보급 사업, 전북교육청 그린스쿨그린오피스, 산림청 생활밀착형숲 강릉아트센터 수직 정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수직 정원을 조성할 때는 공간의 채광, 통풍, 습도에 맞는 식물을 선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초록에서는 30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식물 큐레이팅 서비스를 통해 공간에 최적화된 정원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식물 공장에서 직접 식물을 기를 뿐 아니라, 다른 농장에서 구입한 식물이라도 어떤 환경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적응 기간을 거친 후 사용한다. 벽면 녹화용 화분 장치, 식물을 활용한 공기 정화 장치 등 여러 제품을 개발하며, 수직 정원과 관련한 5개의 기술 특허를 취득하고 ISO 14000, ISO 9001 인증을 받았다. 바이오월 허니 바이오월 허니는 토양 재배, 수경 재배, 공기 순환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시스템이다. 벌집 구조의 친환경 종이 월, 식생 보드, 공기 순화용 삼각대, 수중 모터는 식물 뿌리 생육을 개선하고 공기 정화 능력을 극대화한다. 특히 벌집 구조 종이 월은 뿌리 활성화와 안정된 성장을 도와주는 바이오월 허니만의 특장점이다. 뿌리 서클링circling(식물 뿌리가 화분 바닥면 주위를 돌면서 자라는 현상)을 막아 토양 내로 산소를 충분히 끌어들이고 식물에 적절한 수분을 공급한다. 공기 순환용 삼각대는 오염된 공기를 흡입하는 역할을 한다. 특수 부직포에 싸인 식물은 토경과 수경의 장점만을 살리는 중간 매개체로 종이 월과 함께 뿌리의 서클링을 방지한다. 단순하지만 가벼움이 느껴지지 않는 디자인의 백색 스테인리스 덮개는 아름다울뿐 아니라 공간에 안정감을 만들어준다. 바이오월 허니의 품질은 사후 평가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조달청 계약이행실적평가는 제품을 구매한 공공 기관이 계약 단계에서부터 납품, 현장 사용 과정을 거쳐 제품과 만족도를 직접 평가하는 제도인데, 지난해 말 이 평가에서 바이오월 허니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높은 점수를 받는 데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이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식물 관리 시스템이었다. 바이오월 허니의 식물 전용 스펙트럼 LED 조명은 빛이 부족한 실내 환경에서도 식물이 문제없이 자라도록 돕는다. 자동 급수 및 관수 시스템, 팬을 이용한 공기 순환도 식물 유지·관리에 큰 몫을 한다. 핵심 부품이 종이로 제작되어 가볍기 때문에 재배치가 쉽기까지 하다. 전태평 대표는 “좋은 수직 정원은 구조물에 식물을 장착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식물의 시선으로 그들이 원하는 생활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 만들 수 있다. 식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술력만을 이용해 수직 정원을 만들려 한다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사람과 식물은 함께 살아왔고 앞으로도 같이 살아갈 존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수직 정원 시장이 커지려면 기술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수직 정원이 대중에게 인기를 얻게 된다면 농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몇몇 나라가 수직 정원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그 선두에 대한민국이 설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수직 정원에 관심 있는 회사와 전문가의 협력 체계의 구축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이형주 TEL. 041-354-1148 WEB. www.chorok-in.com
    • 이형주
  • [PRODUCT] 공원 설치 세트 ‘더 페블’ 조약돌을 닮은 벤치와 화분으로 만드는 작은 쉼터
    내가 원하는 곳에 꿈꾸는 형태로 공원을 만들 수는 없을까. 스튜디오미콘의 ‘더 페블(The Pebble)’을 이용하면 누구나 나무 그늘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작은 공원을 만들 수 있다. 더 페블은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로 만든 대형 화분과 벤치 세트다. 기존에 출시한 조약돌 벤치에 그와 잘 어울리는 대형 화분을 추가해 작은 쉼터를 만들 수 있는 세트를 구성한 것이다. 대형 화분을 중심에 두고 주변으로 작은 벤치를 배치하면 포켓 공원 못지않은 공간이 완성된다. 더 페블은 조약돌을 의미하는 ‘페블’이라는 단어에서 엿볼 수 있듯, 조약돌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모양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모난 곳 없이 동글동글한 형태와 자연스러운 색채는 공원이나 숲 등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고 도심지의 경직된 분위기를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한 사람이 가볍게 걸터앉을 수 있는 벤치부터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벤치까지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며, 모양이 각기 다른 제품을 모아 배치하면 이색적인 경관을 만들 수 있다. 초고성능 콘크리트로 제작된 더 페블의 또 다른 장점은 내구성이다. 외부 충격과 변화무쌍한 날씨에도 잘 견뎌 특별한 유지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단순한 제품을 넘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지역의 상징 공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스튜디오미콘은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소재로 한 다양한 조경 제품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다. 독특한 형태의 파사드, 공공 시설물, 인테리어 가구 등을 선보이며 콘크리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특정 공간에 어울리는 맞춤 제작 제품도 만들고 있다. TEL. 031-831-3620 WEB. www.miic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