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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케이프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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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년 11월
이매거진 가격 5,000

기사리스트

서울정원박람회 든든한 조력자 ‘그린핑거스’
그린핑거스 환경과조경 학생통신원이 서울정원박람회 서포터즈를 맡아 젊은 조경인 그룹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환경과조경 31기 통신원 중 활동에 자원한 21명은 ‘그린핑거스’란 소그룹을 구성하고, 서울정원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각종 활동에 힘을 보탰다. 우선, 그린핑거스는 학생기자로서 역량을 발휘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주로 담당했다. 서울정원박람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그린핑거스만의 이벤트와 서울정원박람회 관련 각종 소식을 전달했다. 박람회 기간 중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고, 박람회 개막 전 정원을 조성 중인 현장을 찾아 작가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SNS에 게시했다. 전국 단위 학생들로 구성된 이점을 활용해 게시글을 각 학교 소재지 커뮤니티에도 전달하면서 전국 구석구석 서울정원박람회에 대한 세부 내용이 알려졌다. 박람회 홍보뿐만 아니라 조경학과 학생으로서 정원박람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주최측 입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개막식 당일에는 박람회를 방문한 시민들이 함께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하면 화분을 나누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정원박람회에 대한 소감을 인터뷰하고 이용 행태를 관찰하면서 미래 조경가로서의 포부를 다지기도 했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경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정원의 완성이 사람의 이용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이 정원에 들어가 있을 때 비로소 빛이 났다.” _정혜승 학생통신원 환경과조경 통신원은 독자들에게 각 대학 소식 및 지역 정보를 보다 신속히 전달하고, 조경을 전공하는 학생들 간의 상호 교류 및 정보 교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조경학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학생기자단이다. 임기가 끝난 통신원은 OB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조경 분야의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통신원은 서울정원박람회 서포터즈 뿐만 아니라 통신원 소속으로서 자발적으로 대외 활동을 추진하며 역량을 쌓아나가는 중이다. 여기엔 31년 동안 축적된 인적 자원이 이들을 뒷받침하는 저력이 되고 있다.1985년 1기를 시작으로 31년 동안 약 900여 명이 통신원을 거쳐갔는데, 지난해30주년 행사를 기점으로 공식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실행력을 갖춘 젊은 조경인 활동가 그룹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린핑거스 역할도 선배 통신원 그룹인 ‘아라리’ 운영진의 활동으로 통신원 집단이 알려지면서 맡게 됐다. 이번 활동 이후 조경관련 기관 및 단체에서 통신원 그룹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왔다. 그중 ‘Play For Ansan’ 프로젝트를 맡아 안산에 활기를 불어넣는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학생을 비롯한 젊은 조경인들이 참여할 만한 기회나 계기가 많이 없다는 점이다. 조경 관계자들은 젊은 조경인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 그렇다면 이들을 모으는 역할이 필요할 것 같다.” _백규리 학생통신원
워크숍에서 그들이 나눈 이야기
대우건설 조경팀 요즘 주택분양시장 활기로 매우 핫hot한 건설사가 있다. 바로 대우건설이다.대우건설은 2010년 이래 주택공급물량 5년 연속 1위를 지켜왔으며, 올해도 1위 자리를 어렵지 않게 수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10월 2, 3일 양일간 창원마린푸르지오 현장에서 진행된 대우건설 조경팀의 하반기 워크숍을 따라가 봤다. 이번 워크숍에는 본사 주택사업부 조경팀과 현장 지역조경팀, 토목부 조경담당 등 대우건설 내 조경직 총 29명이 전원 참석했다. 대우건설은 매년 상·하반기 연2회의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부분 이슈화됐거나 회사 차원에서 포인트를 주는 현장을 방문해 답사를 겸하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 찾은 창원마린푸르지오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풍호동에 지어진 1·2단지 총2132세대의 대규모 단지로 하반기 대우건설이 가장 공을 들인 단지 중 하나다(다음호 프로젝트 코너에 소개될 예정).이번에 가장 심도 있게 다뤄진 주제는 ‘하절기 유지 관리 방안’이다.창원마린푸르지오의 경우 혹서기인 6월에서 8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식재가 되다보니 공사기간 내 수목을 관리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혹서기 때 마냥 관리를 방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관리하자니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어떻게 하면 시공사와 협력사간 유지관리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준공 때까지 푸르름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남부지방의 수종 선정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가 됐다. 남부지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남부수종만 써야 되는지, 남부수종은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등이 주제로 올랐으며, 특히 남부수종은 설계 때부터 수종 선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남부수종이 종류는 많지만 공사하는 데에 적용되는 수종이 제한적인데, 가장 주요한 요인은 단가가 규격에 비해 비싸다는 점이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이 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박보현 차장은 지난해 세월호 이후 생겨난 최신 경향에 대해서 들려줬다. “남부지방 수종은 대부분 내륙보다 제주 지역에서 오다 보니 같은 남부지방이라도 풍토가 다르다. 특히 팽나무는 세월호 이전만 해도 제주도에서 많이 수급이 됐는데, 세월호 이후 과적 문제로 반입이 힘들어져 제주에서 오는 수형이 곡선인 팽나무는 찾기가 힘들어졌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로 변화된 여건도 설계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나무재선충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소나무재선충이 제일 위험한 지역이 부산,경남, 울산, 김해 등 남부지방이다. 소나무는 전라북도 정읍에서 물량 대부분이 들어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반입 시 검사를 하고 시공사 쪽에서 2~3년 관리를 해주지만, 그 이후의 재선충 관리는 고스란히 입주자 몫이 된다.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기에는 아직 입주민들의 의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로 거론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조경직으로 첫 입사한 신입직원 환영식과 팀의 단합을 위한 투어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대우건설은 그간 토목직으로 채용을 해오다가 올해 처음으로 ‘조경직’으로 채용 공고가 나갔다. “그간 워크숍은 공부하는 분위기였으나 이번에는 해금강까지 선상 유람을 하고 수목원 관람을 하는 등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여건이 된다면 협력사도 함께 참석해 현장의 힘든 점을 듣고 개선하는 계기로 워크숍이 확장됐으면 좋겠다.”
오페라로 느끼는 조경의 멋
한승호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회장, (주)한설그린 대표 “서울역 고가 사업의 타당성을 백번 말하는 것보다, 공중정원의 이야기를 한번 전하는 것이 낫다.” 한승호 회장은 “조경과 문화예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녹색도시를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조경은 대지를 치유하는 일이자 궁극적으로 인간 치유에 도달하는 과정이며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가치를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간접 체험을 통한 치유의 기회를 맛보게 함으로써 시민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지난 10월 7일 서울시청에서 개최된 ‘그린 프로포즈’는 이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김자경오페라단과 LACH 합창단의 무대로 꾸며진 이날 공연에는 약600여 명의 관객이 찾아 자리를 가득 메웠다. ‘오페라 속 공중정원’을 주제로 한 이날 공연은 영상과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도왔는데, 오페라를 감상한 한 시민은 “영화 건축학개론을 봤을 때가 생각났다. 첫사랑을 주제로 했지만 건축을 보는 인식이 달라졌다. 오페라를 통해 조경을 보니 뭔지 조금은 이해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혀 한승호 회장의 의도와 부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공연의 첫 곡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포함된 ‘나부코’는 공중정원을 테마로한 오페라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자연이 풍부한 고향을 그리워한 왕비 아미티스를 위해 공중정원을 조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재밌게 감상하고 그 내용을 이해함으로써 조경에 대한 욕구를 갖게 되는 것.한승호 회장이 문화예술영역으로 관심을 확대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왕비에 대한 사랑으로 사막에 자연을 끌어들였다.우리는 사막화 된 도시에 자연을 끌어들이기 위해 인공지반녹화를 시도하고 있다. 인문학에서 그 연결고리를 찾으면 일반인에게 조경을 쉽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몇 해 전 세계경제포럼에서 인간의 감성 세계를 다룬 문화예술이 깊이 있게 논의됐다. 세계 정상들이 쟁점으로 삼는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게 인식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한승호 회장은 “문화예술과의 접목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시점”인데 조경 분야는 관심조차 갖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당면한 일이 버겁더라도 조금이라도 관심 각도를 틀고 문을 열어놔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기회가 왔을 때 놓쳐버릴 수 있다.” 한승호 회장은 “조경 관련 단체와 기업이 문화예술과의 접목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한다면 한 차원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경인들이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오페라를 통해 조경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문화 전령사 한승호 회장.그는 오페라에 그치지 않고 조경과 관계된 장르를 계속 발굴해 접목시켜나갈 계획이다.
해외 설계가와의 협업, 발리옹으로부터 배울 점
류제중 현대산업개발 환경조경팀장 2000년대 중후반부터 건축은 물론 조경에서도 해외 유명 설계가들이 국내 아파트 설계에 참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 설계사무소에게 일을 맡기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설계가들의 유명세를 홍보에 활용해 화제성과 분양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류제중 현대산업개발 팀장을 만나 해외 조경설계가와 협업을 통해 느낀 점, 배울 점에 대해 들어봤다. 현대산업개발은 2009년 수원 아이파크시티의 건축 디자인을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건축가 벤 판 베르켈(UN 스튜디오)에게, 조경 디자인을 네덜란드의 조경가 로드베이크 발리옹에게 맡기면서 해외 설계가들과 협업을 시작했다. 수원 아이파크시티는 99만m2 부지에 아파트 및 단독주택 7천 여 가구와 복합상업시설 등이 개발되는 민간도시개발 프로젝트로, 당시 대단지 분양을 위해서는 ‘붐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류제중 팀장에 따르면, 처음엔 서로의 풍토가 다르고 법규가 다르다보니 많은 충돌이 있었다. 유럽은 공동주택에 식재를 많이 하지 않는 데 비해, 우리는 법규상 반드시 심어야 하는 기준이 높아서 이를 이해시키는 데 애를 먹었단다. “왜 식재를 이렇게 많이 하느냐, 이런 시설은 왜 들어가느냐”며 디자인에 대한 고집을 좀처럼 꺾지 않았고, 심지어 직접 자신이 와서 공무원을 만나보겠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수원 완공 현장을 보고는 “자신의 설계 의도하고는 많이 달라졌지만 이것도 좋다”며 만족스럽게 평가했다. 이후에도 몇 차례 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첫 작품을 하면서 나름 코드가 맞았던 것이다. “아무래도 국내 설계사무소 만큼 유하지는 못하다. 프라이드가 강하다 보니 굉장히 많이 싸웠다. 지금은 우리 실정을 잘 이해하며, 우리 이야기를 잘 받아주고, 무엇보다 사전 협의를 많이 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설계가와의 협업을 국내 조경가들이 곱게 보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우리도 설계비를 그만큼 주면 할 수 있다”거나 “우리 실정하고 안맞는 부분은 다시 국내 설계사무소에서 해야 하니까 이중부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류 팀장은 해외와 국내의 차이라기보다는 설계가의 차이로서 분명히 배울 점이 존재한다는 걸 협업 과정에서 느꼈다. 우선 SDS chematic Design가 실시설계 수준이라는 점이다. 해외 설계가는 SD까지만 해주는 계약인데, 그들이 보내오는 도면을 보면 수종 선정을 제외하곤 당장 시공에 들어가도 될 정도의 결과물을 보내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수목과 시설물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도 많이 받았다. 실제 구현을 했을 때 어떤 상태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마음가짐에서 감동을 받았다.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 급을 나누지 않고 무엇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자기 콘셉트에 대한 고집과 자신감이 확고하다. 류제중 팀장은 국내 조경설계사무소가 공동주택 조경설계에 대해 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은 꼭 고쳤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국내 조경설계사무소도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 만족하고 있으며, 발리옹과는 특색 있는 프로젝트를 위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주택 조경설계에 대해 암암리에 고착돼 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데, 발리옹은 그런 면을 깨트려 주는 안을 한 번씩 보내오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전환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19
개요 쿄호亨保 원년(1716)부터 텐메이天明 8년(1788)까지를 에도 시대 중기라고 한다. 이시기에 이르게 되면 에도는 막부의 신하幕臣, 다이묘의 가신藩士, 낭인浪人, 평민町人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계층이 모여 사는 도시로 발전하게 되며, 새로운 문화의 창조 작업이 활발하게 전개돼 고유의 에도 문화가 꽃을 피우게 된다. 특히 평민들 중 다양한 방면의 예술 영역에서 고도의 수련을 받은 이들이 생겨났는데, 이들은 지배계층인 무사들을 능가하는 문화 활동을 전개해 봉건 신분을 소멸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역전시키기도 하면서 신선한 문화를 창출하게 된다(西桂, 2005). 이윽고 에도 문화가 정통성을 가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에도 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교토가 일본 문화의 중심지였으나, 이시기가 되면 교토의 문화가 에도로 옮겨지고 에도 고유의 문화가 창출돼 에도가 일본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하게 된다. 에도 중기의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정원 문화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다이묘와 사사寺社의 정원보다는 유력한 평민들의 주거지에 정원을 만드는 일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당시 소수에 불과하던 작정가들로서는 그 많은 일들을 충분히 소화할 수 없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급기야 엄청난 작정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정원을 만드는 지침서들이 발간되기 시작하는 특이한 일이 벌어지게 되며, 일반 대중들은 이러한 지침서를 통해 정원을 만들게 된다. 이것은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많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편법으로 나타난 결과로, 정원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순기능도 있었지만, 작정가에 의해서 발현됐던 창작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역기능을 낳기도 했다. 당시 평민가에 만들어진 정원들을 보면 석조石組가 줄어들고 식재가 풍부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지침서에 의해서 만들어진 작정의 결과로 보인다. 즉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석조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비교적 쉬운 식재 기법을 통해 정원을 조성했던 것이다. 쿄호享保 20년(1735)에 발간된 기타무라 엔킨北村援琴의 『축산정조전전편築山庭造伝前編』은 그 당시의 작정비전서作庭秘傳書의 대표적인 것이다. 이 책의 이름은 본래 『축산정조전』이었으나 후에 아키사토 리토秋里籬嶋가 같은 이름의 책을 펴내고 후편이라고 칭하자, 엔킨이 본래의 『축산정조전』을 증보해 『축산정조전전편』으로 이름을 바꿔 간행하게 됐고, 그 후 바뀐 이름이 통용된 것이다(西桂, 2005). 이 책을 보면, 모범이 될 만한 뛰어난 경승지, 석조와 수목의 배치법, 진·행·초眞·行·草 1의 격을 분별하는 법 등 총론적인 것에서부터, 지천池泉과 폭포, 축산의 야쿠이시役石 2와 야쿠기役木 3의 해설, 수목이나 초화류의 유지관리에서 주의할 사항, 석등롱과 쵸즈바치手水鉢 등 각론까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자연을 떠나서는 정원이 존재할 수 없다는 기본론이 강조돼 있고, 작정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곧 공간 분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정원의 정체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결과적으로 볼 때 이들 작정비전서들이 일본정원의 정형화를 초래해 이전의 정원에 비해서 일본정원의 격을 낮추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원을 대중화, 생활화했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작정이 지방에서도활발하게 일어나게 했고, 그 지방의 소재를 사용한 독특한 정원들이 나타나게 됐다는 점은 작정비전서가 일본정원문화사에 기여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교쿠센엔 정원 교쿠센엔玉泉園은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인 에도 초기에 가가 마에다加賀前田 번藩의 중신 와키타脇田 가家에서 조성한 무가정원武家庭園이다. 정원의 조성은 초대 나오가타直賢로부터 4대 쿠헤에九兵衛에 이르기까지 약 100년 동안 진행해 에도 중기에 완성됐다. 이 정원은 남동쪽 언덕 위에 조성된 가가번주 마에다 도시나가利長의 겐로쿠엔兼六園보다 약 120년 정도 오래된 역사를 가진다. 이 정원은 총면적이 2370m2으로 언덕을 잘 이용해 상하 2단으로 조성됐고 못을 중심으로 하는 지천회유식정원 양식을 보인다. 정원은 본정本庭, 서정西庭, 동정東庭으로 구성된다. 와키타 가 2대 나오요시直能는 우라센케裏千家의 시조인 천선수종실千仙叟宗室로부터 차를 배운 인물로, 정원의 최상단에는 천선수종실이 차를 지도한 쇄설정灑雪亭(사이세쓰테이) 노지가 있다. 약 400년 전에 건축한 것으로 알려진 이 쇄설정은 가나자와 金沢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알려져 있어 정원의 역사를 가늠케 한다. 또한 옥천저玉泉邸 내에는 교토에 있는 우라센케 한운정寒雲亭(간운테이)의 건립 당시 모습을 그대로 모방해 지은 다실도 있어 이 정원이 노지정원으로 기능했음을 알 수 있다.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도시농업과 정원 활성화 연구] 도시농업과 텃밭정원
도시농업은? 1990년 중반 무렵부터 우리나라에도 도시 주변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집과 가까운 작은 텃밭에 봄이면 상추, 가지, 고추, 토마토를, 가을에는 무, 배추 등을 심는다. 텃밭 이외에도 건물 꼭대기의 옥상텃밭에서 고추, 오이를 재배하고 심지어 아파트 베란다에도 상추, 쑥갓, 셀러리 등을 심는 다. 도시의 다양한 공간이 텃밭으로 활용돼 도시농업 참여자의 취미, 여가, 학습, 체험 등을 돕고 도시를 한층 푸르게 만든다.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도시농업’이란 도시 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행위다. 다시 말하면, 도시농업은 도시 지역에 있는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취미, 여가, 학습 또는 체험등을 목적으로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재배하는 행위를 말한다. 도시농업은 텃밭에 식물을 직접 재배해 먹을 수 있으므로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 도시 지역 자투리땅의 이용, 식물을 가꾸는 즐거움과 여가 활용,어린이 및 청소년의 관찰과 체험 학습, 도시 생태환경의 유지 보존 등의 효과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도시농업으로 불리는 텃밭농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2014년 기준, 도시텃밭 수는 69만244개소, 재배 면적은 668ha이며, 텃밭 참여자 수는 108만4000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그 수가 조만간 우리나라 농가 인구인 275만2000명(2014)을 넘어 400~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텃밭농사가 이루어지는 지역은 서울, 경기, 부산, 인천, 광주, 대구 등 대도시 인근으로 텃밭 위주의 도시농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텃밭 종류로는 소규모의 도시텃밭에서부터 주말농장, 학교텃밭, 옥상텃밭, 베란다텃밭 등 다양하다. 텃밭정원kitchen garden, vegetable garden 키친가든은 우리말로 ‘먹거리정원’, ‘식용정원’, ‘채소정원’, ‘텃밭’ 등으로 번역되는데, 부엌에서 요리에 이용할 채소를 키우는 단순한 텃밭에서 채소뿐만 아니라 과수, 허브, 식용꽃, 약용식물 등을 얻을 수 있는 정원이다. 즉, 키친가든은 집터에 딸려 있거나 집 가까이 있는 기존의 텃밭과는 달리 꽃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먹거리 정원이거나 정원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텃밭이다. 그래서 키친가든은 채소뿐만 아니라 과수,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수와 초화류와도 조화를 이룬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는 2010년 도시농업 연구팀으로 시작하여 2015년 5월 도시농업과로 정식 직제화 되었다. 도시농업과에서는 농업 기술을 활용하여 일반 도시민들이 식물을 통해서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식물 디자인의 발견] 디자인 개념으로 식물 이해하기(4)
질감의 이해 식물 디자인에 있어 질감은 식물이 지니고 있는 잎, 꽃, 줄기의 크기에 의해 구별이 된다. 이 크기가 크다면 ‘거칠다’, ‘성글다’의 질감을 갖게 되고, 반대로 작다면 ‘가늘다’ 혹은 ‘곱다’의 질감을 느끼게 된다. 잎 혹은 꽃의 크기에 의해 이렇게 질감이 달라지는 것은 빛과 그림자의 현상 때문이다. 즉 크고 특징적인 잎을 지닌 식물은 그만큼 어둠도 굵직하게 갖는다. 바로 이 굵직하게 듬성듬성 드리우는 그림자가 전체적인 식물의 느낌을 거칠게 보여주는 셈이다. 반대로 질감이 고운 식물은 잎과 꽃이 작고 한들거리기 때문에 여기에 비쳐지는 어둠도 커다란 덩어리가 아니라 작은 점과 같은 느낌으로 남게 된다. 결론적으로 좀 더쉽게 이 질감을 설명하자면 옷감을 고를 때 우리는 비단이나 면직물과 같은 질감에 대해서는 ‘결이 곱다’라고 하고 마직물의 경우는 ‘결이 성글다’라고 하는데 바로 이 차이를 식물의 질감을 결정하는 데도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1) 가늘고 고운 질감 식물의 잎, 꽃의 크기가 작고 촘촘하다. 이 그룹에 속하는 식물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① 갈대류의 식물: 길고 가는 형태의 잎을 지니고 있다. 사초과Cyperaceae에 속하는 식물들로 대표적으로는 갈대, 억새, 수크령, 잔디가 있다. ② 작고 촘촘한 꽃을 피우는 작은 관목식물: 에리카Erica, 코포르시Corporsima, 제니시타Genista, 시티수스Cytisu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③ 상록침엽수: 주목, 향나무, 전나무, 소나무와 같이 뾰족하면서도 가는 상록의 잎을 지닌 식물군을 말한다. ④ 한들거리는 잎을 지닌 낙엽수: 자작나무, 포플러, 단풍나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 가늘고 고운 질감을 지닌 식물군을 이용한 디자인적 활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우선 정서적으로는 고요함, 평온함, 고급스러움, 가벼움, 부드러움 등을 느끼게 한다. 디자인적으로는 트인 공간보다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효과가 극대화되는데 이것은 마치 방 안에 잔잔한 식물 문양의 벽지를 바른 효과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가까이에서 관찰하기보다는 멀리서 하나의 덩어리로 식물 전체를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디자인의 형태로는 담장의 느낌으로 만들어지는 ‘산울타리’를 꼽을수 있다. 유럽의 정원에서는 이 가늘고 고운 질감을 이용한 정형화된 화단 구성의 사례가 아주 많다. 가장 흔한 예로 회양목, 주목 등을 이용해 패턴이나 형태를 잡는 데 패턴과 문양의 정원 형태인 17세기 바로크의 ‘파르테르Parterre’ 화단이 대표적이다.잔디밭은 잔디라는 곱고 가는 질감이 수평으로 펼쳐진 것으로 돋보이는 주인공의 역할이 아니라 채우지만 공간을 비워내는 배경의 역할을 한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가늘고 고운 질감’의 식물 연출은 그 자체가 눈길을 잡아끄는 디자인적 효과가 크지않다. 대신 마치 정물화의 배경과 같은 역할을 하기때문에 정원 안에서 눈길을 끌어 도드라지는 요소들을 때로는 순화시키고, 때로는 더욱 극대화시켜주는 조연 역할을 한다. 좋은 극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혼자서는 극의 완성을 가져올 수 없다. 주인공을 받쳐주는 좋은 조연이 있어야만 극의 완성도가 살아나듯이 가늘고 고운 질감의 연출은 배경 즉 조연의 역할로서 매우 중요한 식물 디자인의 요소가 된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빗물침투시설의 설계용량과 백분위수 강우사상 관리율 산정 방법
빗물침투시설의 설계용량 개별 빗물침투시설의 설계용량을 나타내는 방법은 일정량 차감 방식, 저류-침투 연계 방식, 목표 강우 깊이-집수면 연계 방식, 유출곡선지수(CN) 방식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간편한 방법은 목표 강우 깊이(mm)와 집수면(m2)의 곱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녹색건축물 인증기준 등에서 빗물이용시설의 용량을 건축 면적(m2)×5mm 또는 대지 면적(m2)×2mm 이상으로 나타내거나, LH에서 침투 시설의 용량을 대지 면적(m2)×5mm 이상으로 표현한 것이 그러하다. 이 방식은 다른 방식에 비해 시설 규모를 집수면에 기반을 둔 목표 강우 깊이로 간단명료하게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 목표 강우 깊이에 부합하도록 설계된 빗물침투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강우사상을 전체 강우사상의 비율로 표현한 것이 백분위수percentile 강우사상 관리율이다. 연간 총강수량 중에서 소규모 강우사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크다는 점에 착안해, 소강우 관리를 통해 많은 유출수를 현지에서 일시 저류 후 침투, 증발산하는 침투 시설의 기능을 집수 면적에 연동해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서울시 저영향개발 사전협의 제도상의 ‘빗물분담량’은 개별 침투 시설의 설계용량을 mm/h 또는 m3/h 단위로 나타내고 있다. 침투 시설에 유입되는 유량 수문곡선의 기저 부분을 침투 능력에 상당하는 양만큼 차감하는 일정량 차감 방식을 적용한다. 일본 우수저류침투기술협회와 도쿄도東京都에서 사용하는 방식인데, 우리나라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에서 우수유출 저감시설의 계획단위로 받아들였으며, 서울시에서 이를 용량 산정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서울특별시, 2013 東京都, 2009). 침투 시설의 침투능이 연속적인 강우사상에 대해 나타남에 따라, 첨두유량 저감에 기여하는 것을 잘 나타낼 수 있다. 서울특별시의 『저영향개발 사전협의제도 안내』에 제시된 빗물침투시설의 규격과 단위 설계침투량으로 표현된 설계용량을 집수 면적 강우 깊이와 강우사상 백분위수로 나타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방법으로 환산하는 방법(권경호·송혜진, 2015)은 아래와 같다. 이를 바탕으로 침투 시설에 의해 관리될 수있는 연간 강우사상을 기존 방법보다 더 직접적으로 추정하고 제시할 수 있다. 강우사상 분포 서울 지역의 최근 10년 동안의 일강수량(그림1) 중에서 손실을 고려한 유효강우량 2.5mm 미만은 배제하고(USEPA, 2009) 오름차순으로 정렬하면 <그림2>와 같다.이 기간 동안 유효강우 2.5mm 이상 강수일수는 총 642일이며, 최대 강수일은 2011년 7월 27일 301.5mm였다. 이 강우사상 분포를 백분위수로 나타내면 <그림3>과 같다. 강우 깊이 수질처리용량과 강우사상 백분위수 일정 불투수 집수면 위에 내린 강우의 누적 깊이와 집수 면적의 곱으로 형성시킨 유출량이 일시에 해당 침투 시설로 유입되며, 이 침투 시설은 집수면에 균등하게 분포해 있다는 전제 조건 하에 침투 시설의 설계용량을 강우 깊이와 집수면으로 나타낸다.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응용수문학·도시물관리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관심 분야는 저영향개발(LID)과 그린인프라(GI), 저개발국 기초식수공급, 독일 통일 전·후의 도시 인프라 계획 등이다.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내의 도시물순환연구센터에서 분산형 빗물관리의 도시홍수 방재,물순환,비점오염 저감 효과 측정 및 수문모델링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생태문화·생태복원] 도시재생과 생태복원(1)
지난 2년간 생태복원 원리 및 사례에 대해 필자가 직접 참여했거나 답사했던 대상지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특히 일반적인 복원 이론과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태자원이 지니는 생태적 기능과 더불어 문화적 현상까지 포함한 생태문화라는 관점에서 생태계가 제공하는 문화서비스라는 측면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했다. 지난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신두리사구를 비롯한 일본의 돗토리사구, 유럽 최대의 사구로 알려진 프랑스 보르도 필라사구, 스페인을 대표하는 도냐나국립공원 내 사구 등 동서양의 대표적인 해안사구의 생태적 가치와 훼손 및 복원 노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도시재생이라는 시각에서 산업시대의 유산을 도시생태공원과 같은 현대적 유산으로 재탄생시킨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도시재생 사례를 소개한다. 19세기 오스만의 파리 개조와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프로제 등을 살펴보고, 철도역사와 폐선부지, 와인농장, 소시장(우시장) 등 산업시대 유산을 현대적 감각의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부 사례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소개된 바 있으나 이 글에서는 생태문화적 시각에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본다.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의 파리 개조 본격적인 도시재생으로서의 파리 개조 사업은 파리를 녹색과 빛의 도시로 탈바꿈시킨 노력으로서, 19세기 중엽 프랑스 제국주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업은 프랑스 제2공화국의 대통령이자 제2제국의 황제인 나폴레옹 3세Charles Louis Napoléon Bonaparte(샤를 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구상에 따라 파리시장으로 임명된 오스만Georges-Eugene Haussmann에 의해 진행된 새로운 파리 건설 사업을 의미하며, 이는 현대에도 그 기본적 흐름이 이어져 끊임없는 도시 개조 또는 재생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나폴레옹 3세는 1789년, 1830년에 이어 1848년에 발생한 2월 혁명 이후 혁명 주체인 도시 노동자들이 경제적기반이 부족해 그들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진 틈을 타 1852년에 황제에 오르며 제2제정 시대를 열었다. 그는 외국과의 교역과 군사적 전쟁 등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 국내외의 안정을 꾀했다. 산업혁명에 이은 공업의 급속한 발달과 철도, 은행, 공공사업 및 농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국력이 상승되었고, 대외적으로는 크림전쟁, 아편전쟁을 비롯해 1866년 강화도를 공격했던 병인양요도 이 시기에 일어났던 일이다. 1850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박람회가 열리자 파리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나폴레옹 3세는 오스만을 통해 파리 개조를 대대적으로 벌여 중세 시대에 머물러 있던 파리를 근대적인 도시로 개혁했다. 오스만 시장은 1853년부터 파리 도시 구조 개혁을 추진해 1870년에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1927년까지 계속됐고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현재의 파리의 기본 골격이 완성됐다. 좁은 골목을 넓은 도로로 바꾸고 상하수도 시설을 갖추었으며 도심부를 재개발하고 사회기반시설들을 갖추는 등 도시기반시설부터 도로체계, 녹지 조성, 미관 관리, 도시행정에 이르기까지 근대화된 새로운 파리를 창조했다. 개선문과 콩코드광장을 건립하고 노트르담 사원 보수 등의 사업이 수행됐다. 기차역과 주요 광장들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대로가 만들어졌고 파리 각지에 크고 작은 녹지가 조성됐으며 공공시설과 문화시설, 상하수도망, 야경을 밝히는 가로등, 센강의 13다리, 파리 오페라 극장 등이 건설됐다. 특히 공원녹지 관련 책임자인 아돌프 알팡Adolphe Alphand은 불로뉴, 뱅센, 몽수리, 뷔트쇼몽 등의 공원을 조성해 지금까지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부르봉 왕가의 궁전이었던 루브르궁전을 박물관으로 전환시켰다. 구본학은1959년 대전 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 설계, 시공, 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생태, 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습지생태학』등의 저서가 있다.
[도시생태복원] 도시생태축 복원(2)
지난번 원고에서는 도시에서의 생태축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개괄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생태 네트워크의 구성요소들을 적지적소에서 갖추고, 그 요소들에 대한 수용 능력과 연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생태축의 조성 사례를, 도시를 만드는 초기 단계의 경우, 이미 만들어진 도시에서의 경우, 그리고 기존의 공원·녹지 공간의 생태축 조성 사례로 구분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생태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공원·녹지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도시가 만들어진 곳에서는 지가地價 상승 등으로 풍부한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공원과 녹지 등 생태적으로 잘 만들어진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해 주어야 한다. 도시 조성초기 단계에서 도시 전체의 생태 네트워크를 계획해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지구 단위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서 소개할 지역 중에 하나가 바로 오산 세교 지구이다. LH 공사에서 조성한 오산 세교 지구는 단지 전체에 걸쳐서 충분한 녹지와 그 내부에 자연수로를 조성해 블루-그린 네트워크를 조성해 주었다. <사진1>과 같이 조성되었는데, 기존의 완충녹지대를 조성하는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즉 기존에는 완충녹지 대를 마운딩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그 안에 식재를 하는 방식이었다면, 여기서는 반대로 역마운딩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그 안에 물길을 만들어 준 것이다. 도로변으로부터의 오염물질이나 소음 등의 차단 역할만이 아니라 완충녹지대를 생태·경관적으로 조성하여 주민들이 쉽게 접근하여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수로의 물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을 최고 지점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쨌든 이러한 생태 네트워크의 구축 방식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각종 신도시나 단지 개발 사업에 적용돼오고 있다. 그리고 주변의 기존 자연지역과 서로 연계시키면서 도심까지 자연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진 것이다. 오산 세교 지구의 사례처럼 단지를 만드는 단계부터 생태 네트워크를 고려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다. 이미 도시가 만들어져 있어서 새로운 축이나 망을 형성하기 위한 토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물론 최근에 폐도로나 폐선로 등을 활용하여 공원과 녹지를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으나, 그러한 사례는 특별한 경우라고 봐야 할 것이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Image Evolution
“사진을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잘 찍지 못하는데요?” “그래도 멋진 사진들 많이 올리시잖아요.” “ 아… 그런 사진들이라면…우선 많이 찍으시면 됩니다.” 바야흐로 온 국민이 사진가인 시대입니다. 며칠 전 기사를 보니 스마트폰 유저 중 트위터 사용자보다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더 많아졌다고 하더군요. 사용자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더 자주, 그리고 더 오래 사용한다고 합니다. 정말 이미지가 텍스트를 압도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코너의 제목은 정말 잘 지었습니다!)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끔 제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저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게는 참 난감한 질문입니다. 사진 좋게 봐 주시는 것은 정말 고마운데, 저도 답을 잘 모르는 질문이거든요. 하여간 그럴 때마다 많이 찍어보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많이 찍다 보면 한두 개쯤은 마음에 드는 게 있지 않겠어요? 물론 사진은 사진기라는 기계를 통해 결과를 만드는 것이니 만큼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그리고 기술적인 지식이 있습니다. 노출이니, 셔터스피드니, ISO니 하는 것들을 잘 알고 있으면 좋겠지요. 조금 예술적인 욕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구도나 색감에 관한 이론들도 많이 접해 보시면 좋을 거예요. 또 잘 찍은 사진들을 많이 접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때로는 순전히 우연하게 찍은 사진이 걸작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연’이 생길 정도로 충분히 많이 찍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벨파라이소 호텔의벽면녹화 파이프 재배 방식 사진은 2010년 12월 오키나와 현沖縄県 북부 나키진촌今帰仁村에 위치한 벨파라이소 호텔에서 발견한 벽면녹화다. 사진에서는 일부분만 보이지만, 전체 벽면녹화는 높이 6m, 폭 70~80cm로 상당히 큰 규모다. 이곳은 모토부本{部 반도의 북측 해안가에 세워진 전형적인 비치 리조트다. 호텔 앞은 개인 비치로, 호텔정원의 하트형 수영장에서 곧장 해안으로 나갈 수 있다. 또한 앞바다는 해초장으로 듀공(해양 포유류 동물)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아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12월 한겨울에 이런 호텔에 숙박하는 상황에서는 전혀와 닿지 않는 얘기다. 오키나와沖縄를 잘 알지 못하는 동행자에게 여행 계획을 전적으로 맡겼는데, 엄청 값싼 요금으로 ‘항공권+렌트카+숙박 패키지’를 예약했지만, 결국 이런 곳에 숙박하는 처지가 됐다. 이곳은 놀랄 정도로 시골이라서 호텔 주변에는 음식점은 커녕 가로등조차거의 없는 동네였다.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 음식점이 하나 있었지만, 이렇게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낯선 곳에서 어둠 속을 걷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일부러 택시를 불러 이동했을 정도였다. 이러한 입지를 고려하면 호텔에서 녹화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말하는 도시녹화와는 전혀 무관할 것으로 판단된다. 호텔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이 벽면녹화는 호텔 입구를 꾸미는 것이 최대 목적일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대로라면 식재화단을 설치하기에는 폭이 좁기 때문에 꽃이 피는 덩굴식물로 벽면을 녹화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에 식재된 것은 뽕나무였다. 오키나와에서는 섬뽕나무島桑로 불리지만 외형이나 성질은 본토의 산뽕나무와 거의 동일하다. 이 뽕나무는 염화 비닐 파이프 안에 심어져, 벽면을 따라서 쇠장식에 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고정시키고 있었다. 아마도 파이프 안에는 인공경량토양과 같은 것이 채워져 있고, 위에서 주기적으로 물을 흘려보내 관수하는 시스템인 듯 보였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디자인 유랑 인 호주] 여유가 넘치는 도시 케언즈
케언즈 풍경 읽기 공항을 벗어나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상쾌한 공기와 청아한 하늘, 경쾌하고 활기가 넘치는 거리는 화려하면서도 소박하다. 이른 아침이면 시민들과 함께하는 요가와 아쿠아에어로빅, 늦은 오후 잔디에 누워 낮잠을 청하거나 가족과 함께 바비큐파티를 즐길 수도 있으며, 때로는 대자연의 경험을 통해 언제나 상쾌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하늘을 향해 우후죽순으로 솟아오르는 마천루나 고층건물은 찾아볼 수 없지만 유난히도 아름다운 케언즈의 자연 경관과 산업 유산을 활용한 복합 문화 공간, 그리고 도시의 상징이자 시민을 위한 공공 수영장은 무엇을 상상하든 언제나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케언즈를 둘러보는 내내 고민한 기억의 흔적은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에 관한 방법과 방식에 대한 문제였다. 물론 각자가 처한 환경이 상이하며 이러한 간극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더라도 자연을 보존하려는 그들만의 노력, 다양하지만 넘치지 않는 삶과 품격이 이곳에는 존재한다. 케언즈 산책 하나. 에스플러네이드 라군 아마도 에스플러네이드 라군Esplanade Lagoon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다와 마주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황홀한 바다의 낙조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새하얀 고운 모래와 중앙에 솟아 있는 물고기 조각상까지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은 케언즈의 랜드마크이자 누구나이용할 수 있는 도심 속 휴양지다. 우리의 서해바다 처럼 조석간만의 차가 큰 케언즈 연안의 지역적 특성으로 이처럼 아름다운 휴양 공간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게 됐다. 아열대 기후이자 과거 홍수림으로 둘러싸인 습지대였던 이 일대는 바다에 악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수영이 금지됐고, 간조 시 800m까지 드러나는 넓은 갯벌로 인해 물놀이를 즐길 만한 모래사장이 없어 관광객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게다가 매력적이지 못한 도시해안 경관과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로 향하는 관문으로 발달한 관광산업이 1990년대 이후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침체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설계공모가 개최됐으며, 지난 2003년 3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 조성되며 오늘날도시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됐다. 도심 해변에 조성된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은 해수를 이용한 공공 수영장으로 배치가 산호초의 모습처럼 삼각형상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으로 연결되는 도시 공간에서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통로 역할을 한다. 또한 갯벌보다 높게 들어 올려진 까닭에 간조 시에도시민들과 관광객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라군 너머로 확장된 수 공간을 조망할 수 있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2015 서울정원박람회
서울시는 지난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2015 서울정원박람회’를 평화의공원에서 개최했다.2015 서울정원박람회는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15명의 작가정원을 중심으로 초청작가정원 2개소, 스타정원, 어린이정원까지 총 19개의 정원을 시공해 전시했다. 정원 전시는 서울의 과거, 현재, 미래의 세 개 분야로 구분해 서울에 숨겨진 정원의 주제를 디자인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공모 선정작은 ▲윤영주·강연경 작가의 ‘내 아이의 그림 그린 정원’ ▲정은주·안종하 작가의 ‘우연히 본 서울’ ▲김효성·안명준 작가의 ‘말하는 취병, 꿈꾸는 담장’ ▲정나라·정명일 작가의 ‘이야기가 있는 엄마의 뜨락’ ▲박아름·안선이 작가의 ‘신명나는 서울’ ▲박경탁·차용준 작가의 ‘마당에서 발견한 계란’ ▲김태욱·손우진 작가의 ‘꽃은 핀다’ ▲김지영 작가의 ‘지하철에서 한강을 보다’ ▲박은영 작가의 ‘대대손손-서울 장인 정원’ ▲박공영 작가의 ‘엄마의 보석함 –미소’ ▲이호우 작가의 ‘움직이는 정원에서 놀자 ‘꿈틀정원’’ ▲정소영 작가의 ‘88 손에 손잡고’ ▲방선영 작가의 ‘안녕 서울, 안녕 미로’ ▲정주현 작가의 ‘소우주 서울정원’ 정성훈·전지은 작가의 ‘힐링정원’ 등 15개 작품이 전시됐다. 개막식 전날 심사가 이뤄져 최종 수상자가 가려졌으며, 대상에는 ‘내 아이의 그림 그린 정원’이 선정됐다. 금상에는 ‘우연히 본 서울’이, 은상에는 ‘말하는 취병, 꿈꾸는 담장’, ‘이야기가 있는 엄마의 뜨락’, ‘신명나는 서울’이 선정됐다. 그 외 10개 공모 선정작에는 동상이 주어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초청작가 2명과 공모작가 15명의 완공작품을 소개한다. — 초청작가 모퉁이에 비추인 태양_황지해 — 대상 내 아이의 그림 그린 정원_윤영주·강연경 — 금상 우연히 본 서울_정은주·안종하 — 은상 말하는 취병, 꿈꾸는 담장_김효성·안명준 — 은상 이야기가 있는 엄마의 뜨락_정나라·정명일 — 은상 신명나는 서울_박아름·안선이 — 동상 마당에서 발견한 계란_박경탁·차용준 — 동상 꽃은 핀다_김태욱·손우진 — 동상 지하철에서 한강을 보다_김지영 — 동상 대대손손-서울 장인 정원_박은영 — 동상 엄마의 보석함-미소_박공영 — 동상 움직이는 정원에서 놀자 ‘꿈틀정원’_이호우 — 동상 88 손에 손잡고_정소영 — 동상 안녕 서울, 안녕 미로_방선영 — 동상 소우주 서울정원_정주현 — 동상 힐링정원_정성훈·전지은 — 초청작가 다연(차를 마시며 즐기다)_황혜정 “ 이번 행사의 핵심 취지는 정원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2015 서울정원박람회 이정철 감독은 “정원은 차를 마시는 문화”가 담겨 있다며 다른 박람회와 차별화 하는 방편으로 의도적으로 먹거리 장터를 마련하지 않았던 것이 이번 박람회의 의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행사의 주제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행태까지 정원 문화에 부합하도록 고려했다는 것. 올해 처음으로 열린 서울정원박람회는 서울의 공원을 리모델링하는 목적으로 진행돼 전시된 정원은 영구 존치된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박람회 기획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운영관리 방안을 마련했고 도시정원사와 시민정원사를 적극 활용해 정원 하나하나 세심히 관리할 예정이다. 행사에 맞춰 심어진 1년초 등은 이후 공원과 융화하도록 보식해 정원에도 변화를 주게 된다. 이정철 감독은 이번에 전시된 정원들이 구조물에 초점이 맞춰져 아쉽다고 전했다. “가을에도 정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물이 많은데 단풍, 억새, 그라스류가 많이 쓰였다. 또한 기존 수목을 활용하지 않고 작가 대부분이 공터를 원했다. 아무 것도 없는 평지에 하다 보니 구조물에 기대고 디자인을 강조하지 않았나 싶다. 식물의 비중을 높였더라면 더 좋았을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정철 감독은 “디자인보다는 정원의 영속성이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하게 될 작가들에게 “식물을 단순히 소재로만 생각하지 말고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제3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지난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안성맞춤랜드에서 열린 ‘제3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예년에 비해 작품 수준이 높아졌다는 호평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경기도와 안성시가 주최하고,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공원에서 정원문화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모델정원 10곳, 실험정원 9곳, 참여정원 2곳, 시민정원 1곳 등 총 22개의 정원이 선을 보였다. 이번에 전시된 정원들은 작년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품들로, 지난해 세월호 사건으로 갑작스럽게 행사가 취소되면서 일 년이 지난 올해에서야 그 결실을 보게 됐다. 국내 최고의 작가들이 참가한 모델정원에는 ▲권혁문 작가의 ‘우리 가족의 쉼터 뜰’ ▲김상윤 작가의 ‘돌, 철, 나무 그리고 나-두개의 정원Dual Garden’ ▲김수연 작가의 ‘일상이 시가 되다’ ▲김신 작가의 ‘화기활원’ ▲김하양 작가의 ‘특별한 일상정원’ ▲이규철 작가의 ‘AZIT_garden for men’ ▲이대영 이상기 조성희 김지환 작가팀의 ‘숲 속 파렛트 카페 정원’ ▲이상국 작가의 ‘제3의 자연Third Nature’ ▲이주은 작가의 ‘포레스트 시네마’ ▲주광춘작가의 ‘異空beyond space’ 등 10개 작품이 전시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작가들이 조성한 모델정원 10곳을 소개한다. — AZIT_garden for men_이규철 — 제3의 자연Third Nature_이상국 — 우리 가족의 쉼터 “뜰”_권혁문 — 일상이 시가 되다_김수연 — 화기활원_김신 — 특별한 일상정원_김하양 — 숲 속 파렛트 카페 정원_이대영·이상기·조성희·김지환 — 포레스트 시네마_이주은 — 돌, 철, 나무 그리고 나-두개의 정원Dual Garden_김상윤·박지호 — 異空beyond space_주광춘 “도시, 정원을 꿈꾸다” 대한민국 최초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고 명실상부 최고의 정원박람회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경기농림진흥재단의 최형근 대표와 녹화사업부. 그 어느 해보다 쏟아지는 호평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최연철 부장은 이어지는 호평에 “참여해주시고 함께 해주신 분들이 예년에 비해 더 열정적으로 준비해 주셔서 감사했다”며 공을 작가들과 스태프에게 돌렸다. 또한 “끝까지 변함없이 서로에게 위로가 돼 주고 힘이 돼 준 참여 작가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주최하고 있는 경기농림진흥재단의 녹화사업부는 모두 4명이다. 매회 도내 지자체를 돌며 협업을 통해 개최하고 있는 일이라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율할 일도 많을 텐데, 공모전 개최에서부터 작가와의 소통은 물론 개막식 및 전시회 준비까지 직접 발로 뛰며 일당백을 해내고 있다. “정원 관련 박람회나 문화가 좀 더 확산이 되려면 정원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원과 관련된 문화나 프로그램, 아니면 관련 산업들이 연계 발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요즘 저희 재단과 경기도의 고민이에요.” 날로 확산돼 가는 정원에 대한 관심을 산업과 문화로 발전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는 경기농림진흥재단에게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박수를 보낸다.
시흥시 미래도시개발사업단
사업성에 얽매인 신도시와는 급이 다르다. 배곧신도시는 시흥의 백년지계百年之計를 세우는마음으로 지자체에서 직접 시행하는 도시다.배곧신도시에서 미래의 도시를 보다. 지난해 ‘시흥’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지 100년을 맞이한 시흥시가 앞으로의 100년을 계획하는 도시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바로 배곧신도시다. 배곧신도시는 시흥 발전의 디딤돌을 기대하는 사업이라 당장의 수익보다는 살기 좋은 미래형 도시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의 글로벌 캠퍼스 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교육도시로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명품아울렛을 추진하고, 바다에 접한 생태적 환경을 이용한 중앙공원 조성 등을 통해 융복합형 도시의 발전적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가 매우 크다. 배곧신도시는 여의도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약 490만m2의 면적으로, 기초지방 자치단체가 직접 시행하는 도시개발 사업으로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다. 아파트 개발 면적이 전체 10%밖에 안되는 토지이용계획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사업에서는 결코 가능한 결단이 아니다. 넓은 보도와 쾌적한 녹지 환경, 특별한 교육 여건 등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 개발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시흥시의 최정예 멤버들로 구성돼 중책을 추진하고 있는미래도시 개발사업단’을 찾아보았다.허허벌판에 도시를 만드는 기적 시흥과 서울을 잇는 23.8km의 서해안로를 달리다보면 줄 지어 서 있는 크레인 무리를 만나게 된다. 수많은 덤프트럭이 왕래한 탓에 아스팔트 도로는 잿빛 흙으로 덮여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흙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살수차가 다닌다. 미래도시 시흥의 비전과 염원을 품고 시흥시 서해안로 405 일원에 건설되고 있는배곧신도시 현장이다. 배곧신도시가 들어서는 이 자리는 과거 폐염전 등을 매립해 화학성능시험장으로 사용하던 곳으로, 활용도가 소멸되면서 나대지로 방치되다가 2006년에 시흥시가 매입하게 된 시유지다. 2009년 2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고 2011년 10월에 경기도로부터 허가가 떨어지면서 신도시 개발이 본격화됐다. 신도시에 대한 계획은 이미 오래전에 나왔지만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사실 몇 년 되지 않은 셈이다. 아직은 기반시설이 조금 부족하지만 이미 입주한 세대들이 있으며,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서 곧 친환경 저밀도의 미래형 신도시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이 본격화된 지 불과 몇 년 사이에 확 달라진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시흥시 미래도시개발사업단의 노고가 제일 크다. 아무도 이 사업에 뛰어들려 하지 않았던 10여 년 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사실상 허허벌판에서 기적을 이루고 있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미래도시개발사업단은 전체 33명으로 구성됐으며, 모두 시흥시 공무원들이다. 이 중 10명이 도시재생 파트여서 실제적으로 20여 명의 인원이 일당백의 자세로 신도시 사업을 챙기고 있다고 하니, 이 또한 기적적인 일이다. 사실 일이 힘들다 보니 중도 포기하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현재는 도시를 직접 만들어 간다는 자부심과 보람으로 일에 열정을 다하는 직원들이 많아 팀웍이 많이 안정화됐다는 설명이다. 배곧신도시, 서울대학교를 품다 배곧신도시의 최대 개발 호재는 뭐니 뭐니해도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설립이다. 시흥시는 서울대 시흥캠퍼스 및 글로벌 교육·의료 산학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배곧신도시를 세계적인 지식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도 지금까지 흩어진 캠퍼스를 관악으로 모으는 일을 했는데, 이제 더 이상 추가로 확장할 공간이 없어서 연구실 확보가 힘든 상황이다. 이미 2007년 1월에 글로벌 캠퍼스 유치를 시작했고, 당시 시흥시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현재까지 사업 추진을 위한 조율을 진행해 왔으며, 현재 최종 협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경기도와 서울대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시흥시는 배곧신도시를 교육국제화 특구로 지정하고 서울대도 시흥캠퍼스 조성 외에 대학교육 관련 국제협력사업, 외국어 전용타운, 문화체험마을 등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서울대학교로 개발되는 면적은 66만여m2로 배곧신도시 전체의 13.5%에 해당하며, 2018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병원, 기숙형 캠퍼스Residential College(이하 RC), 연구단지 세 개의 콘셉트로 진행된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시흥시는 국제화 시대를 대비하고 교육 인프라 구축에 있어 대한민국 최고 도시가 될 수 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자연스럽게 서울대학교 협력 초·중·고 신설로 이어지고, 이는 도시의 교육 전반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수첩] 장관고시 ‘무섭네’
요즘 장관고시의 위력을 실감하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특히 조경분야는 더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건이 온 국민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고, ‘조경기술자 인정 범위 확대’가 온 조경인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사건이 모두 장관고시로 처리될 예정이거나 처리됐다고 하니, 도대체 그 ‘장관고시’란 게 뭔지 궁금해진다. ‘설마 장관 마음대로 하는 게 장관고시인건가.’ 법률을 만드는 것은 국회다. 그렇다고 법률을 만드는 것을 국회의원 마음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맞는 제정 절차가 있으며, 복잡한 이해관계들을 조정하는 과정이 있다. 법률만 그런 것은 아니다. 법률에 큰 틀의 내용을 담는다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게 되는데, 이 세세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정부기관의 소관부처에서 담당하게 된다. 예들 들어 국정교과서 문제는 교육부고, 건설기술자 문제는 국토부다. 이 법안들을 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장관고시로 정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말 그대로 장관 이름으로 고시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행정청에서 정하는 시행규칙이나 행정규칙도 알고 보면 반드시 거쳐야 할 행정절차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정은 ‘의견 수렴’일 것이다. 헌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열렬히 반대하는 여론이 50% 이상이라는 결과들이 언론에 줄을 이어 발표되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내용을 행정예고했고, 심지어 다음달 5일에는 ‘확정고시’를 하고 집필진을 구성해 강행한다는 방침이라니, “장관고시는 장관 마음대로”라는 말이 맞는 듯도 하다. 그래도 이번 교육부의 장관고시 강행에는 대통령의 의지가 아주 잔뜩 실린 사안이라 가능했다고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경기술자 범위에 산림, 종자 등 타분야 자격증을 대거 집어넣은 것은 도대체 어떤 ‘강자’의 의지가 실린 것일까. 조경인들은 조경분야의 뻔한 반발이 보이는 데도 사전 의견 청취 과정을 거치지 않은 국토부의 비상식적인 행위에 불만이 높다. 또한 호시탐탐 조경업으로 업역 확대에 나서고 있는 산림청에 대한 성토도 나온다. 행정규칙 개정 시 국토부 전체가 열람을 진행한다고 하니 소관부처가 게을렀거나 공조했다는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조경과 산림이 비슷한 분야라고 오해한 무지의 결과일 수도 있다. 사실 뭐니 뭐니해도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행정예고 기간을 놓친 조경인들 스스로에게 있다. 어쨌든 잘못된 상황은 빨리 되돌려야 놓아야 한다는 게 조경인들의 일치된 생각이다. 절망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여론’의 힘을 만드는 일이다. 누구보다 몇 달만에 수십 년 가꿔온 자격증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 조경인들이 나서서, ‘장관고시’보다 우월한 논리와 단결된 ‘여론’을 모아가야 한다. 우리들의 희망은 결국 우리 스스로의 토양에서부터 꽃피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