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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생태복원] 도시재생과 생태복원(1) 파리 개조와 그랑프로제
  • 에코스케이프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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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역사 기능을 할 당시의 오르세 역 (자료: 7284grp.wordpress.com)

 

 

지난 2년간 생태복원 원리 및 사례에 대해 필자가 직접 참여했거나 답사했던 대상지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특히 일반적인 복원 이론과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태자원이 지니는 생태적 기능과 더불어 문화적 현상까지 포함한 생태문화라는 관점에서 생태계가 제공하는 문화서비스라는 측면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했다.


지난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신두리사구를 비롯한 일본의 돗토리사구, 유럽 최대의 사구로 알려진 프랑스 보르도 필라사구, 스페인을 대표하는 도냐나국립공원 내 사구 등 동서양의 대표적인 해안사구의 생태적 가치와 훼손 및 복원 노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도시재생이라는 시각에서 산업시대의 유산을 도시생태공원과 같은 현대적 유산으로 재탄생시킨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도시재생 사례를 소개한다. 19세기 오스만의 파리 개조와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프로제 등을 살펴보고, 철도역사와 폐선부지, 와인농장, 소시장(우시장) 등 산업시대 유산을 현대적 감각의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부 사례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소개된 바 있으나 이 글에서는 생태문화적 시각에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본다.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의 파리 개조

본격적인 도시재생으로서의 파리 개조 사업은 파리를 녹색과 빛의 도시로 탈바꿈시킨 노력으로서, 19세기 중엽 프랑스 제국주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업은 프랑스 제2공화국의 대통령이자 제2제국의 황제인 나폴레옹 3세Charles Louis Napoléon Bonaparte(샤를 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구상에 따라 파리시장으로 임명된 오스만Georges-Eugene Haussmann에 의해 진행된 새로운 파리 건설 사업을 의미하며, 이는 현대에도 그 기본적 흐름이 이어져 끊임없는 도시 개조 또는 재생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나폴레옹 3세는 1789년, 1830년에 이어 1848년에 발생한 2월 혁명 이후 혁명 주체인 도시 노동자들이 경제적기반이 부족해 그들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진 틈을 타 1852년에 황제에 오르며 제2제정 시대를 열었다. 그는 외국과의 교역과 군사적 전쟁 등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 국내외의 안정을 꾀했다. 산업혁명에 이은 공업의 급속한 발달과 철도, 은행, 공공사업 및 농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국력이 상승되었고, 대외적으로는 크림전쟁, 아편전쟁을 비롯해 1866년 강화도를 공격했던 병인양요도 이 시기에 일어났던 일이다. 1850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박람회가 열리자 파리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나폴레옹 3세는 오스만을 통해 파리 개조를 대대적으로 벌여 중세 시대에 머물러 있던 파리를 근대적인 도시로 개혁했다. 오스만 시장은 1853년부터 파리 도시 구조 개혁을 추진해 1870년에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1927년까지 계속됐고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현재의 파리의 기본 골격이 완성됐다. 좁은 골목을 넓은 도로로 바꾸고 상하수도 시설을 갖추었으며 도심부를 재개발하고 사회기반시설들을 갖추는 등 도시기반시설부터 도로체계, 녹지 조성, 미관 관리, 도시행정에 이르기까지 근대화된 새로운 파리를 창조했다. 

 

개선문과 콩코드광장을 건립하고 노트르담 사원 보수 등의 사업이 수행됐다. 기차역과 주요 광장들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대로가 만들어졌고 파리 각지에 크고 작은 녹지가 조성됐으며 공공시설과 문화시설, 상하수도망, 야경을 밝히는 가로등, 센강의 13다리, 파리 오페라 극장 등이 건설됐다. 특히 공원녹지 관련 책임자인 아돌프 알팡Adolphe Alphand은 불로뉴, 뱅센, 몽수리, 뷔트쇼몽 등의 공원을 조성해 지금까지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부르봉 왕가의 궁전이었던 루브르궁전을 박물관으로 전환시켰다.

 

 

구본학은 1959년 대전 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 설계, 시공, 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생태, 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 습지생태학』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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