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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경찰청 옥상조경
부산시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지방경찰청 옥상은 ‘2014년 생태계보전협력금반환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4층 공간에 기후변화 대응형 옥상녹화, 인공지반 상부 토양 생태계 복원, 도심 내 소생물 서식처 마련 및 생태복지 서비스 강화 등을 내용으로 조성됐다.
도심 속 작은 생명의 공간 만들기
도시는 인간의 사회·경제 활동 무대이자 삶의 터전으로 철저하게 인간 중심적 개발 논리에 의해 성장하고 발전돼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과밀화된 도시 공간에서 새로운 자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땅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옥상녹화 사업은 그 대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녹지의 확충이나 도시 경관 개선 등의 효과를 거두며 많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 공간에서 옥상은 다양한 소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쉽고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측면에서 도시의 생태적 기능을 강화시키는 중요한 장소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부산광역시청, 부산시의회와 함께 공공청사 단지에 입지해 있다. 부산광역시청 옥상은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녹지 공간으로 옥상공원이 이미 조성된 상태였다. 따라서 부산경찰청 옥상은 복원을 통해 생태적 네트워크 형성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공간이었다.
대상지는 부산지방경찰청 4층의 중간 옥상으로 채광창, 환기설비, 실외기 등이 설치돼 있고 고층부 건물에 의한 그늘로 음지, 반음지, 양지 등 일조 시간의 차이가 나타나 도입 수종에 대한 검토가 필요했다. 기존 슬래브에 대한 방수, 허용 하중이 200kg/m2 정도로 식생 기반의 토심 확보(경량토 사용 시)가 최대 50cm 정도라는 제한 등을 고려한 설계가 요구됐다.
시행자부산광역시
설계자㈜현우그린, 한울림조경설계사무소
대행자㈜현우그린
국비지원환경부
위치부산광역시 연제구 중앙대로 999 부산지방경찰청 옥상부
녹화면적3,200m2
사업기간2014년 2월 ~ 2014년 12월
주요사업내용
- 옥상녹화를 통한 비점오염원 저감 및 우수 유출량 감소
- 탄소 흡수능이 우수한 식물과 토양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질소화합물 등을 흡수
- 도심 내 소형조류, 곤충류의 서식 환경 제공 및 생태적 징검다리
형태의 거점 마련
- 안정된 생물종 서식을 위한 생물터 조성
- 경찰청 직원 및 방문객을 위한 자연 속 쉼터 공간 마련
- 생태 학습 및 교육을 위한 생태 체험의 기회 제공
남상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4월에 현우그린을 설립해 사람을 위한 것이 자연에게도 이롭다는 이념을 바탕으로‘사람이 곧 자연이다’라는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훼손 지역의 복원 녹화에 우리나라 최초로 생태복원 개념을 도입해 이에 부응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생태복원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다양한 국책 과제 수행과 산·학·연 연구로 기후 변화 대응 및 생태복원에 관한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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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기법] 그늘정원 조성 기법(6)
양치식물의 생태
기온이 한랭한 극지방이나 고산지역보다 난·온대에서 열대지방으로 갈수록 양치식물의 종다양성은 높아진다. 특히 일 년 내내 강수량이 풍부한 열대다우림 지역에서는 그 다양성이 최대치로 올라간다. 우리나라에는 약 300여 종의 양치식물이 자생하는데, 기후대나 토양조건 등에 따라 분포하는 종이 달라진다. 고산지역의 숲은 분비나무나 구상나무, 전나무와 같은 침엽수가 우점한다. 침엽수림의 하부에는 구실사리속Selaginella 을 비롯해 주저리고사리Dryopteris fragrans var. remotiusculum, 만년석송Lycopodium obscurum, 부시깃고사리Cheilanthes argentea, 우드풀Woodsia polystichoides , 큰처녀고사리Thelypteris quelpaertensis , 진저리고사리Athyriorumohra maximowiczii 등이 서식한다. 그중 주저리고사리와 부시깃고사리, 만년석송 등은 정원식물로 애용되는데, 흔히 분화용이나 암석원용으로 쓰인다.
온대지역의 졸참나무나 신갈나무가 우점하는 낙엽활엽수림에는 청나래고사리속Mat teuccia , 관중속Dryopteris , 나도히초미속Polysticum 등 비교적 다양한 양치식물이 서식한다. 이 중에서 관중Dryopteris crassirhizoma, 개면마Onoclea orientalis , 일색고사리Arachniodes standishii , 골고사리Asplenium scolopendrium, 공작고사리Adiantum pedatum, 나도히초미Polystichum polyblepharum는 그늘정원에 많이 이용되는 식물이다. 특히 호습식물Water loving plants인 청나래고사리는 숲 가장자리는 물론 습지정원 주변부에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원예식물이다. 또한 넉줄고사리Davallia marieesii 와 애기석위Pyrrosia petiolosa 등은 착생하는 종류로서 고목이나 바위에 붙여 심거나 행잉 바스켓hanging basket용으로도 유용하다. 우리나라 남부도서와 제주도 등 난대지역에는 주로 상록성 양치식물이 서식한다. 특히 제주도에는 국내에 자생하는 양치식물 중 약 70% 정도가 분포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섶섬이나 천지연폭포, 돈내코 계곡 주변에는 가는쇠고사리속Arachniodes을 비롯해 제비꼬리고사리Thelypteris esquirolii var. glabrata, 주름고사리Diplazium wichurae, 더부살이고사리Polystichum lepidocaulon 등 희귀한 난대 및 아열대성 양치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이곳의 양치식물들은 남부지방에서는옥외 정원용 지피식물로 이용 가능하고 중부지방에서는 내한성을 고려해 실내 관엽식물로 사용할 수 있다.
양치식물의 재배
1) 광조건
대부분의 양치식물은 음지full shade나 반음지semi shade에서 잘 자란다. 음지 중에서도 낙엽수림 하부와 같이 직사광선이 없고 나뭇가지 사이로 빛이 걸러져 미약하게 들어오는 그늘에서Dappled shade 최상의 생육 상태를 유지한다. 양치식물을 재배할 때에는 가급적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반음지의 경우 오전에는 햇빛이 들어오고 오후에는 햇빛이 가려지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도서의 난대림 즉 상록활엽수림 하부에 자라는 난대성 양치식물들은 깊은 음지deep shade에서 서식한다. 반대로 식용으로 사용되는 고사리Pteridium aquilinum var. latiusculum를 비롯해 난대지역에 자생하는 점고사리Hypolepis punctata 와 별고사리Thelypteris acuminata 등은 햇빛이 비치는 양지를 선호한다. 종마다 서식하는 환경이 다르므로 각종의 자생지 환경을 고려해 식재조건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 단 양지에 서식하는 점고사리, 별고사리 등은 대부분 잡초성이므로 이용하지 않고 정원에서 발견될 경우 제거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고산성 양치식물 중에는 주저리고사리, 부시깃고사리, 우드풀 등이 양지성이다.
김봉찬은1965년 태어나,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설계,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그리고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상남수목원 암석원(2009),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및 고층습원(2014)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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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파크
고령화사회 우리가 책임진다
대한민국, 고령화 속도 세계 1위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쏟아지는 기사와 글들은 노동력 감소로 장기적 경제 성장률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만, 당장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일차적인 고민은 수입 감소라는 절벽 앞에 서있다.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의료비로 지출할 수밖에 없는 노인들에게 이는 결국 건강한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의료비 부담은 비교적 건강한 은퇴자들에게 서서히 밀물처럼 들어차지만 건강을 담보할 수 없는 노인들에게는 쓰나미 같은 파력으로 경제력을 갈아먹는 요인이 되는 것은 자명한일이다.
‘어떻게 하면 노인들의 의료비용을 줄이고 개인의 경제적 부담, 더 나아가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 아래 조경시설물 업체인 ‘아이디플러스’는 건강을 잘 유지관리하는 것이 의료비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 결과 물로 ‘시니어파크’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노인들에게 적합한 공원 휴게 운동 시설물을 연구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뒤로 걷기 보행로, 뒤를 보지 않고 뒤로 걷다
‘뒤로 걷기’는 의학적으로 퇴행성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운동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원이나 보행로에서 뒤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고르지 못한 노면상태와 부딪힘으로 인한 낙상사고 같은 안전 문제가 있어 왔다. 이를 해결하고자 보행자의 동선에 핸들레일을 만들고 평탄한 노면을 조성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뒤로 걷기가 가능한 ‘뒤로 걷기 보행로’를 개발했다. 특히 ‘뒤로 걷기 보행로’는 공원 보행로 동선을 따라 일정 구간을 설치할 수 있어 어떤 공간이나 적용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야외용 운동기구, 감각을 일깨우다
아이디플러스는 퇴화된 감각을 일깨우며, 퇴행성 질병을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특화된 시니어 운동기구를 개발했다. 운동뿐 아니라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 요소까지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 문의: 02.3661.2040, id-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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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정원] 일본의 명원26
메이지 시대의 정원(1)
개관
메이지 시대明治時代는 메이지유신 이후 메이지 천황이 통치하던 시기로 1868년 1월 3일 왕정복고 대호령王政復古大號令에 의해 메이지 정부가 수립된 이래 메이지 천황이 죽는 1912년 7월 30일까지 44년의 시간적 범위를 가진다.1 이 시기에 메이지정부는 근대화 정책과 중앙집권화 정책을 폈고 부국강병 및 식산흥업 정책殖産興業政策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메이지 정부는 영주적 토지 소유제를 폐지하고 농민들에게 토지를 유상 분배했으며 지조개정地租改正을 통해 국가 재정을 충실히 다져 나갔다. 또한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해외에 견물사절단과 유학생을 대대적으로 파견했다. 아울러 서양 기술자들을 초빙해 서양의 근대화된 제도와 과학기술을 도입하고 습득하는 데 전력을 기울임으로써 일본의 근대화를 앞당길 수 있었다.
건축분야에서도 서구의 진보적 건축문화를 도입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심지어 유럽의 건축기술 도입을 위해 관청 관계의 건물을 석조나 벽돌조의 서양식 건물을 짓도록 권고할 정도였다. 정원 역시 이러한 서양 건축에 어울리는 서양식 정원이 유행하는 경향을 띠었다. 그러나 서양문화의 급진적인 도입은 일본의 전통문화를 밀어내는 풍조를 촉발해 일본의 전통문화가 경시되는 시대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건축계와 조경계의 선지식들은 이러한 양풍화洋風化 속에서도 일본의 전통건축과 전통정원을 지키고 계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견지했다. 건축과 정원의 조영에서도 일본성을 지키고자 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렇게 일본의 전통성을 지키고자 노력한 작정가들 가운데에서도 메이지 시대부터 타이쇼大正 시대에 걸쳐서 활약한 우에지植治
2 오가와 지헤에小川治兵衛는 특히 기억할 만한 인물이다. 지헤에는 만엔万延 원년(1860), 교토부京都府 오토쿠니군乙訓郡 코우타리 마을神足村3에서 태어났다. 그는 에도 시대부터 일본정원 작정의 정통성을 지켜온 교토 오가와 가문의 데릴사위婿養{子로 들어가 메이지 12년에 오가와 가문의 7대목으로 지명되었다. 우에지植治는 오가와 가문의 옥호屋戶인데, 지헤에를 통칭하는 말로 쓰였다. 지헤에에 대한 가문의 신뢰도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의 작풍은 일본의 전통문화를 내팽개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당시의 정·재계 유력자와 문화인에게 크게 환영받았다. 그는 배후의 경관을 차경해서 정원의 배경으로 삼고, 지천池泉(못)과 계류를 중심으로 정원을 만들었다. 밝고 개방적인 넓은 뜰과 소담한 경관이 보이는 다실, 경쾌한 물의 흐름, 원지형의 부드러운 기복을 그대로 살리는 등 에도 시대의 정원과는 또 다른 신선한 감각을 정원에 도입했다. 특히 그는 교토의 동산지구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県有朋의 별장인 무린안無鄰庵을 조성한 경력이 이 지역에 별장을 가진 유력자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에지 지헤에에게 정원을 맡긴 대표적인 인물로는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県有朋(산현유붕), 스미토모 하루 미도리住友春翆(주우춘취), 노무라 호토쿠안野村得庵(야춘득암)4 등이 있다. 그의 활약이 관동지방에 영향을 미치면서 근대 정원의 문도 열렸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헤에는 일본정원사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무린안 정원, 헤이안진구平安神宮 정원, 다이류산조對龍山莊 정원, 스미토모가住友家 정원, 마루야마코엔円山公園, 헤키운조碧雲莊 정원, 큐후루카와테이엔旧古河庭園이 있다西桂(2005).
무린안 정원
무린안無鄰庵은 메이지明治유신의 일등공신元勳(원훈)인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県有朋가 교토에 만든 별저의 정원이다. 아리토모는 생전에 도쿄, 오오이소大磯(대기), 오다와라小田原(소전원) 교토 등지에 별장을 경영했던 사람이다. 그중에서도 도쿄의 친잔쇼春山荘(춘산장)와 무린안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岡野敏之(1994). 무린안 정원은 그 당시 최고의 작정가인 오가와 지헤에小川治兵衛가 아리토모의 설계에 따라 작정했다. 정원 요소요소에 지헤에가 당시 사용했던 작법이 고스란히 발견되는 것을 보면 아리토모의 의도와 지헤에의 작정 기법이 동반돼 만들어진 정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5 지헤에는 아리토모를 만나면서 시서화詩書畵와 골동품을 보는 눈이 떠지고 풍류를 즐기는 아취雅趣를 갖게 됐다岡野敏之(1994). 이것을 보면 아리토모는 정치가인 동시에 예술가적 성향을 지닌 풍류객이었음이 분명하다.
메이지 24년(1891) 5월 총리대신을 사임한 아리토모는 교토 니조 키야초二条木屋町의 스미토모가住友家의 별저를 사들여 교토로 거처를 옮긴다. 이 별저는 부지 안에 타카세강高瀬川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리토모는 이곳 별저에 무린안無鄰庵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경치를 즐겼다고 한다. 일찍이 케이오慶応 3년(1867) 30세의 나이로 결혼한 아리토모는 조슈 요시다長州吉田의 청수산淸水山 기슭에 별저를 설계하고 무린안이라고 호를 붙인 적이 있었다. 아리토모는 무린안이라는 옥호를 교토의 별저에 다시 사용했다. 그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리토모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메이지 27년(1894) 아리토모는 다시 육군에 복귀해서 제1군 지령관指令官으로 만주에 출정한다. 그가 출정한 사이에 현재의 무린안이 들어선 자리에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이 땅은 당시 시가 소유했던 시유지였다. 공사는 아리토모와 동향 사람同鄕人인사업가 하라슈 자부로久原庄三郞가 맡아서 진행했다. 자부로는 훗날 아리토모에게 당시의 유명한 작정가 오가와 지헤에小川治兵衛를 소개하게 된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의 무린안 정원을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을 보면 아리토모와 지헤에는 만나야만 하는 운명을 지녔던 모양이다.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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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디자인의 발견] Case Study: 메이저 존스톤 & 비타 섹빌웨스트
잉글리시 가든 양식 식물 디자인
코티지 가든과 식물 디자인
코티지cottage라는 단어는 ‘작은 시골집’을 의미한다. 16세기 영국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재임 시기로, 이 시기는 영국을 대표하는 문인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가 활동했던 때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즈음을 영국 시골에 이른바 ‘코티지 가든’이라는 독창적인 정원 양식이 정착된 시점이라고 본다. 식물 디자인 관점의 코티지 가든은 ‘꽃을 피우는 나무, 풀, 덩굴식물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식물이 중심이 되는 정원’을 말한다. 그러나 16세기의 코티지 가든은 당시 귀족이 만들고 즐겼던 이탈리아르네상스 정원을 이어받은 정형성―기하학적 패턴의 공간연출이 중심이 된―이 강조된 바로크 양식의 정원에 밀려주류의 정원이 되지는 못했다.
코티지 가든이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잉글리시 가든’ 이라는 정의로 다시 떠오른 것은 19세기로 윌리엄 로빈슨William Robinson(1838~1935)의 힘이 컸다. 그는 저널리스트이자 정원사로 정형성이 강조된 프랑스의 바로크 정원1을 비판하면서 “식물들이 자유롭게 자라고 꽃을 피우는 영국 시골의 코티지 가든이야 말로 정원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지”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런 윌리엄 로빈슨의 정원 문화 사상은 프랑스 절대 왕정에 반기를 든 영국인들의 정치적 배경에 힘을 받으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그런데 19세기에 다시 부흥한 영국식 코티지 가든은 16세기 영국 시골 정원에 모태를 두긴 했지만 그 특징은 조금 다르다. 16세기 코티지 가든이 이름 없는 농부에 의해 만들어진 특별한 양식이 없는 정원이었다면, 19세기와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전문 디자이너에 의해 그 양식과 식물 디자인의 체계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이 체계를 완성한 대표 디자이너로는 이미 앞선 장에서 소개한 거트루드 지킬2과 함께 히드코트 매너 가든을 조성한 메이저 존스톤, 시싱허스트캐슬을 디자인한 비타 섹빌웨스트 등을 들 수 있다.
메이저 존스톤과 비타 섹빌웨스트
메이저 존스톤Major Lawrence Waterbury Johnston(1871~1958)의 존재는 그가 40년간 조성한 정원, 히드코트 매너를 내셔널트러스트에 기부하기 전까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정규 원예 학교를 다닌적이 없었고, 당시 영국의 원예문화를 이끌었던 왕립원예학회와도 아무런 연관이 없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가 조성한 히드코트 매너 가든이공개되면서 식물 디자인에 대한 그의 엄청난 내공은 이후 많은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교과서가 됐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 인물 중에는 당시 영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여류 시인 비타 섹빌웨스트도 있다. 메이저 존스톤은 살아있는 교과서와 같은 정원을 생생하게 남겼지만 그가 왜 이런 정원을 만들었는지, 어떤 원리가 그 안에 숨어 있는지에 대한 생각과 식물디자인의 노하우를 정리한 그 어떤 글도 남아 있지않다.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그의 디자인을 직접 보며 해석할 수 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다행히 그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고, 메이저가 살아 있는 동안 절친한 사이였던 비타 섹빌웨스트가 남긴 히드코트 매너 가든에 대한 글3이 있어 그의 디자인 철학을 짐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비타 섹빌웨스트Vita Sackville-West(1892~1962)는 우리에게는 여류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가든 디자인계에서는 시싱허스트 캐슬 가든Sissinghurst Castle Garden을 디자인하고 조성한 가든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그녀의 식물 디자인 노하우는 단순한 취미의차원을 넘어 깊은 원예 지식을 바탕으로 식물을 예술적으로 연출한 진정한 ‘잉글리시 가든’ 디자인의 백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박사 과정 중에 있다.『가든 디자인의 발견』,『정원의 발견』,『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현재 신문,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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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A to Z] 정원이와 알아보는 옥상녹화의 모든 것(6)
옥상녹화설계를 위한 지식들
정원 어느덧 6월입니다. 정말 화려했던 꽃들의 계절이 지나가서 아쉽습니다. 역시 꽃은 4~5월이 제일 화려하죠? 꽃이 화려한 5월이 가정의 달이라 여행하기 좋은 시기인데 팀장님은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나요?
팀장 조경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봄이 가장 바쁜 시기인지라 가정에 충실하기 쉽지는 않네요. 가족들과는 다녀오지를 못했습니다. 지난 4월에 행사가 있어 1박 2일로 천리포수목원에 다녀왔답니다. 천리포수목원에는 정말 근사한 한옥으로 된 숙소도 있고 4월에는 특히 목련이 아름답죠. 정원 양은 천리포수목원에 가본 적이 있나요?
정원 아쉽게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은 어떤 곳인가요? 목련은 보통 4월 초에 반짝 화려했다가지는 꽃이 아닌가요?
팀장 많은 사연과 특징이 있는 수목원입니다. 수목원의 역사에 대해서는 다음에 알려 주기로 하고 천리포수목원의 목련에 대해 말해 줄게요. 천리포수목원은 전 세계에서 목련 품종을 가장 많이 보유한 유명한 수목원입니다. 목련의 종이 몇 종이나 되는지 아세요?
정원 글쎄요.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데요? 한 100여종이요?
팀장 천리포수목원이 보유한 품종만 약 600여 종이됩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는 약 900여 종의 목련이 있답니다. 굉장하죠?
정원 목련의 종류가 그 정도로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어떤 목련이 있나요? 그리고 언제가 목련을 보기에 가장 좋은가요?
팀장 천리포수목원은 목련이 조금 늦게 핍니다. 4월 초순부터 시작해서 4월 말까지 목련을 볼 수가 있는데 4월 중순 경이 여러 가지 목련을 한꺼번에 보기에 좋은 때입니다. 백목련, 별목련, 노랑목련, 색이 아주 빨간 벌컨, 꽃이 엄청나게 큰 자목련, 함박꽃나무 등 정말로 종류가 다양하고 화려한 목련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정원 내년에는 시기를 맞춰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사진을 좀 보여주세요.
팀장 그러죠. 사진(사진1~4)만 감상해도 멋질 거예요.
정원 아! 제가 목련을 좋아하는데 정말 화려합니다. 내년에 꼭 가보도록 하죠. 지난 번 배운 것 중에 태양광이나 에어컨실외기 등 보기 좋지 않은 경관을 펜스를 이용해서 가린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태양광시설이나 에어컨실외기의 하부에는 옥상녹화를 하지 않나요?
팀장 아주 중요한 질문을 했어요. 현재는 태양광시설 하부에 옥상녹화를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답니다. 일부 건축심의위원회에서 권고를 하기도 하지만 조경면적이 모자라지 않는 경우에 추가적인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 이유겠죠. 하지만 태양광 패널은 주변의 온도에 따라 에너지 변환 효율의 변화가 크답니다. 그걸 모르는 거죠. 쉽게 말하면 태양광시설은 주변의 온도가 높아지면 에너지 변환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옥상의 복사열은 여름에는 주변의 온도를 50℃ 이상으로 올려주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을 대부분 모른답니다. 그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옥상에 태양광시설을 설치하면 필수적으로 옥상녹화를 함께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태양광시설의 효율은 올라가고 옥상녹화의 장점은 장점대로 살릴 수 있으니 이중의 효과가 있는 셈이지요. 사진(사진5~8)을 좀 볼까요?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 오고 있다.현재(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독일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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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태복원] 도시 유휴 공간의 복원(3)
폐도·폐선 복원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지난호 원고에서는 도시 유휴공간으로서 폐도로와 폐철도의 개념과 유형, 의미와 사례 등을 살펴봤다. 이 원고를 작성하기 위해서 여러 사례를 조사하면서 필자가 폐도나 폐선 복원 관련 설계나 모니터링에 관여한 것이 적지 않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짧게는 3~4년이 지났고 과거에 진행한 작업이 대부분이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생태복원 분야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번 원고에서는 폐도·폐선 복원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폐도나 폐선의 복원과 관련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선형의 공간으로서 접근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짧게는 수백 미터, 길게는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선형적 공간으로서의 특성을 고려해서 계획, 설계하는 것이 좋다. 이런 접근을 하다 보면 주변의 토지이용과 밀접한 관련성을 고려하게 된다. 즉 도심지역을 지나는 곳에서는 휴식 중심의 공원형 공간으로 만들어지겠지만, 자연지역을 접한 곳은 생태적 접근을 하거나 최근의 주요 이슈인 치유의 공간으로 접근하는 대안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철도 교량도 하나의 좋은 설계 아이템이 된다. 또한 긴 선형 공간의 특성을 활용해 구간마다 스토리 텔링을 도입하는 것도 좋다. 무조건 생태적일 필요는 없다. 이곳과 관련된 역사나 문화, 주변의 주요 자원,복원된 지역의 내부 환경과 생물종, 그리고 특색 있는 주제들을 엮어서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도 좋다.
선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폭이 좁은 특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폐도로나 폐선로의 규격에 따라서 폭의 차이가 천차만별이지만 주변의 토지이용에 따라서 적절한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조동길은1974년생으로,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조경,환경디자인,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R&D사업을 이끌고 있다.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저서로는『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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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도시에서 하늘 바라보기
하늘을 얼마나 자주 올려 보시나요? 질문이 좀 막연한가요? 그럼 질문을 조금 바꿔서 오늘 하늘은 보셨나요? 아마 많은 분의 대답은 ‘먹고 살기 바쁜데 하늘 볼 여유가 어디 있어’, 아니면 ‘빌딩 숲에 둘러싸여 있어서 하늘을 보기가 어려워’ 정도가 아닐까요? 네 맞습니다. 바쁜 도시 생활에서는 하늘을 바라본다는 건 이젠 정말 사치가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몽골 사람들 시력이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지요? 평균 시력이 3.0이라고 하고 또 어떤 설명에서는 4.0이라고도 합니다. 숫자야 어찌 되었건 분명한 것은 그들이 도시인들보다 월등히 좋은 시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왜 그럴까요? 아마도 넓은 초원에서 말과 양을 기르며 사는 그들의 생활환경 때문이라는 게 가장 그럴듯한 설명 같습니다. 광활한 초원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가까운 곳보다는 먼 곳을 바라보는 생활에 익숙하고, 또 가족과 가축들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멀리까지 볼 수 있는 좋은 시력의 눈이 필요했다는 얘기지요. 거기에 초원에 있는 녹색의 풀이나 나무가 눈의 피로를 덜어주기 때문에 더욱 시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도 합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도시인들의 시력이 나빠지는 것은 도시 안에서는 시야 거리가 짧아지고 자연물보다는 인공물을 많이 접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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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 오키나와의 거목 순회(3)
오키나와현 야에세쵸·요나구스쿠의 대만고무나무 요나구스쿠 대만고무나무는 오키나와현에서 주간 둘레가 가장 굵은 대만고무나무이다. 2000년 환경성거목·거목림 조사에 따르면 주간 둘레가 23.5m로 일본 전체에서 3번째로 주간 둘레가 큰 수목이다. 그러나 주간 형태가 특수하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거목목록에서는 제외됐다. ‘요나구스쿠 대만고무나무’를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여러 정보가 나온다. 실제로 본 사람 중에는 이것이 정말 오키나와에서 제일 큰 대만고무나무냐고 의문을 갖는 이가 많다. 필자도 사전에 그 정보를 확인하고 크게 대단한 나무는 아닐 것이라는 선입견을 품고 현지로 향했다.
인터넷에 지도가 실려 있었지만 주위에 눈에 띄는 시설이 아무것도 없는 장소였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주소를 검색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내비게이션 등록 목록에는 이곳 주소(야에세초 코친다지 요나구스쿠 590 八重瀬町 東風平字 世名城590)가 찾아지지 않았고 정말 아무것도 없는 장소인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가장 가까운 번지를 선택하고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운전했지만 결국 사탕수수밭 한가운데에 도착해 ‘안내를 종료합니다’라는 음성을 듣게 됐다. 곤란한 표정으로 동행한 I씨와 얼굴을 마주 봤다. 사진을 통해 작은 언덕 같은 곳에 나무가 서 있는 것을 알고 있어서 차창에서 보이는 언덕을 한쪽부터 무작정 가 보기로 했다. 제일 가까운 언덕에 올라가 보니 오키나와에서 흔히 보이는 호국 신사만 서 있었다. 다음에 간 장소는 인가 뒷산 같은 곳으로, 대만고무나무와는 닮아도 잘 어울리지 않는 나무가 서 있을 뿐이었다.
역시 전략 없는 행동은 힘만 들고 얻는 것이 적다. 더욱이 이런 장소에는 반시뱀이 서식할 가능성이 있어 아마추어가 함부로 걸어 다니기에는 위험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의 종착 지점으로 돌아가 다시 주위를 살펴보기로 했다. 그때 행운처럼 근처 밭에서 농사일을 하는 노인을 발견했다. 오키나와의 지역 정보는 현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묻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방언이 심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때도 “큰 대만고무나무가 있는 장소는 어디입니까”라는 문장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고, 몇 번인가 주고받기를 거듭한 뒤에 인쇄된 문자를 보여주고 나서야 간신히 “그건 저기에 있다”는 대답을 듣는 것에 성공했다.
멀리서도 울창한 모습이었지만 오키나와의 수림은 어디든 초록이 짙다. 그래서 대만고무나무를 사방의 풍경으로 특정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할아버지를 만난 장소에서 5분 정도 달려가니 벌써 대만고무나무 아래였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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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랑 인 호주] 숨겨진 보물, 퍼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찾아서
퍼스 풍경읽기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도시’라는 닉네임처럼 퍼스Perth는 보통의 여행객들이 마주하기 어려운 미지의 도시다. 서울을 출발하는 비행기에 올라 경유지를 거쳐 기내박을 경험해야만 다다를 수 있다. 호주의 타도시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 호주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도 생소한 도시다. 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숨겨진 이야기로 가득한 이곳이야말로 진정한호주가 아닐까?
눈이 시릴 만큼 화창한 날씨와 산뜻한 바람, 적당히 늘어선 고층빌딩과 도시를 굽어 흐르는 스완 강의 첫인상은 투명하고 건강한 도시처럼 포근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도심 곳곳에는 대도시만의 코즈모폴리 턴적 매력이 빠짐없이 스며있으며, 지척으로 시선을 돌리면 번잡스러운 도시의 모습과 다른 한적한 전원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길 위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과 세련된 도시 풍경, 잘 보존된 자연환경은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퍼스만의 매력이다. 한 마리의 백조가 헤엄치듯 도시를 유유히 흐르는 스완 강은 북동부 지역에서 발원해 남서부를 가로지른다. 퍼스를 둘러보는 내내 강의 한 자락을 만날 수 있을 만큼 도시의 중심이 되는 스완 강은 퍼스의 도시경관을 형성하는 데 주요한 구성요소다. 기회가 된다면 밤하늘의 별처럼 서호주를 밝히는 이곳에서 기분 좋은 강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나들이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퍼스 산책 하나.
킹스 파크와 서부오스트레일리아 식물원
여느 도시나 우거진 녹음 하나쯤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퍼스의 킹스 파크Kings Park는 그 이름처럼 웅장하고 특별하다. 여의도보다도 넓은 이곳은 퍼스도심과 스완 강이 한눈에 조망되는 풍경, 유칼립투스 가로수길, 전쟁기념관과 식물원까지 관전 포인트가매우 많다. 오죽하면 그 이름이 왕의 공원일까 킹스 파크는 퍼스를 대표하는 장소이자 시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도시의 아이콘이다. 이곳이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827년 제임스 스털링 선장과 식물학자인 찰스 프레이저가 엘리자 산에 올라 이 일대의경관적 가치를 알아보고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지정한 데서 시작됐다.
유칼립투스 가로수길을 지나 산보를 즐기다 보면 서호주의 고유 식물을 주제로 한 서부오스트레일리아 식물원West Australian Botanic Garden을 마주하게 된다. 아카시아 가든, 그레빌레아, 아케아 가든, 방크시아 가든 등 주제정원 뿐만 아니라 워터 가든과 로 가든, 보존원 등 테마정원까지 다양한 정원을 경험할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스완 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로터리 웨스트 산책로와 나무 가까이에서 숲 위를 거니는 우듬지, 곳곳에 세워진 재미난 조형물들은 서부오스트레일리아 식물원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명소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