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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 유랑 인 호주] 항구도시 시드니(2) 버려진 도시 인프라의 재생
    시드니 산책 셋, 시드니 올림픽 파크 1) 그린 올림픽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그린 올림픽Green Olympic’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지난 2000년 9월 15일 열린 시드니 올림픽의 슬로건으로, 과거 쓰레기 매립장 지역을 환경친화적인 경기장으로 조성하면서 붙여진 애칭이다. 올림픽이 열리던 당시만 하더라도 시드니에서 가장 오염되고 지저분하다는 홈부시 베이Homebush Bay가 ‘지상 최대 축제의무대’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공원을 거닐어보니 잠시나마 고민했던 흔적이 괜한 우려로 여겨질 만큼 수려한 풍경이었다. 세월의 흐름 때문일까? 브라운관을 통해 생중계되던 장면보다 한층 더 풍성해진 이 공원은 지금으로부터두 세기 전만 하더라도 호주 토착민인 어보리진의 삶의 터전이자 맹그로브숲이 무성한 습지였다. 하지만 유럽인들의 정착과 함께 농경지로 개간되었고, 그로부터 머지않은 시점에 지역 최대 규모의 도살장과 매립지로 변모되면서 이 일대는 오염의 상징으로 각인되고 말았다. 그리고 매립이 끝난 1990년, 환경복원을 통해 밀레니엄 올림픽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려던 공원 계획은 개성 넘치는 건축물과 소규모로 분산된 옥외 공간의 부조화로 난항을 겪게 되었다. 환경맥락적 설계로 정평 난 조지 하그리브스George Hargreaves에 의해 새롭게 계획된 올림픽경기장 마스터플랜은 전체를 하나의 맥락으로 통합하고 올림픽 취지를 살리기 위한 설계 개념으로 재구성되었다. 또한 가변식으로 설계된 주경기장Telstra Stadium을 비롯하여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스탠드 계획, 빗물과 폐수를 정화시켜 선수촌의 중수로 활용하는 수질 정화관리 시스템은 환경 올림픽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요소로 손꼽힌다. 2) 벽돌 채취장 관찰대 시드니 올림픽 파크에서 주경기장과 반대 방향으로 십 분쯤 거닐다 보면 벽돌 채취장 관찰대Brickpit Ringwalk를 만날 수 있다. 말끔하게 정돈된 올림픽 파크와는 달리 다듬어지지 않은 물웅덩이와 관찰대가 전부인 이곳은 20년 만에 다시 나타난 희귀종 개구리 때문에 예정되었던 테니스 코트를 이전하고 개구리 서식지로 복원한 지역이다. 과거 모래와 자갈이 퇴적되어 형성된 트라이아스기Triassic Geological Period의 암석 지대였던 이 일대가 지금처럼 움푹 패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11년 시드니의 거주자가 늘어남에 따라 부족한 건축 자재를 공급하기 위한 채석장이 들어서면서부터다. 1930년대에 이르러 주 정부의 주도 아래 경영되던 벽돌 공장The State Brickworks은 이윤이 감소하고 사유 기업으로 이전되면서 잠정적으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찾아온 건설 호황으로 연간 3백만 장에 달하는 벽돌을 생산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감소하는 수요와 급증하는 생산 비용으로 1988년에는 영구적인 폐쇄에 이르렀다. 그리고 시드니 올림픽 개최 장소의 부지 정비가 진행되었는데, 채석장 바닥에서 그린골든벨개구리Green and Golden Bell Frog의 개체군이 발견되어 서식처 복원을 위한 생태연못으로 새롭게 조성되었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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