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d Ashraful Azad
기술의 발전으로 항상 디지털 기기에 사로잡힌 채 지내는 현대인은 심심할 틈이 없다. 하지만 적당한 심심함은 창의성, 독창적 사고를 유발하는 데 긍정적 자극을 주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어 건강한 정신 유지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심심함을 느끼고 장시간 앉아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정원을 조성하고자 했다.
식재 계획
정원에 앉으면 보통 높게 자란 수목이 시야를 가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 혹은 지면에서 자라난 식물만이 시야에 가득 찬다. 다채로운 식물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아름다우나 그만큼 각 식물의 특성을 섬세하게 살피기는 어렵다.
이 정원에는 단일 수종을 심어 사람들이 하나의 식물에 집중하게 했다. 선정한 식물은 수크령 ‘하멜른’이다. 하멜른은 늦여름부터 피는 은백색 이삭의 질감이 매력적이다. 군락으로 식재하면 푸른 초원에 온 듯한 느낌을 낼 수 있다. 단일 수종과 시설물로만 구성된 정원에 들어서면 자칫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머릿속에 묵혀두었던 고민이나 생각을 떨쳐버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명상을 즐길 수 있다.
명상 스크린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타원형의 거대한 스크린 벽을 설치했다. 덕분에 정원에 들어서면 고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유지·관리가 쉬운 래커 코팅이 된 산화 금속 시트를 스크린 재료로 활용했다. 이 재료는 나무껍질과 질감이 닮아 있어 주변 자연과 매끄럽게 연결되어 시각적으로도 만족스러운 효과를 낸다. 정원 모퉁이의 정보 패널에는 정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새겨 넣었다.
* 환경과조경 434호(2024년 6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 Md Ashraful Azad
시공 제이제이가든스튜디오
아슈라풀 아자드(Md Ashraful Azad)는 방글라데시 공과대학교(BUET)에서 건축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면서 사회적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야외 공공 공간과 정원이 일상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을 토대로 건축사무소 아코르 건축 워크숍을 설립했다. 창의적 디자인을 통해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 작용을 장려하는 설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