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ster Plan and Schematic Design for Central Open Space in Multi-functional Administrative City, Korea
홍수기와 갈수기의 하천 수위변동폭이 세계 최고치에 근접하는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하천의 제방이란 생활기반의 안정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시설로 인식되어왔고 현재도 그러하다. 수많은 홍수와 태풍을 경험해 온 우리에게 하천이란 생명보다 방재의 의미가 더 큰 목소리를 내어왔다.
많은 비용을 들여 조성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해 온 제방의 철거를 주장한다는 것. 변화를 제시한 것만큼 그에 대응하는 충분한 설득과정과 검증과정이 필요했기에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부터 한편에서는 철회와 변경을 요구받고 다른 한편에서는 계획을 유지하도록 권고받는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었다. 당선작 선정 이후에 논란의 원인을 제공한 것도 어느 정도는 예견되었고 반대의견 역시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의견으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입장이었다.
팀 내부적으로도 단순히 당선작에 반영된 내용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고집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증요구에 기꺼이 응하여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합리적인 프로세스라고 판단하였다.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보다 완화된 표현이 필요하였기에 ‘제방의 철거’는 ‘제방의 후퇴’ 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었다. 제방의 후퇴에 대한 검증과 설득과정은 2007년 8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만 1년이 소요되었고 2008년 8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의 승인을 득하였다. 승인 당시에는 변화의 물꼬를 텄다는 생각과 당선안의 주요전략을 현실화하는데 가장 어려운 고개를 넘기 시작했다는 팀 내부의 자평이 있었지만, 이어진 새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시범 사업 대상지로 중앙녹지공간 금강구역이 선정됨에 따라 최종적으로는 승인이 철회되어 중앙녹지공간 전체 계획에 대한 조정과 변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승인의 철회는 현실에 비추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만 4대강 사업이 완료된 현재 시점에서도 이 땅과 물이 만나는 일이 가능하고 그로 인해 촉발될 많은 가능성들이 여전히 살아있기에 먼 미래의 변화를 희망하며 애써 ‘절반의 계획’ 이라는 소제를 달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