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폭10미터, 높이 7미터, 총길이 3백50미터에 달하는 천연방파제를 소개하는 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지난해 연말 환경운동연합에서 선정한‘98 녹색시민상 수상자인 안종훈 옹(78세)의 극진한 애정이 조약돌 하나하나에 깊이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조약돌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안종훈옹이 방파제가 있는 내파수도(충남 태안군 안면읍)를 찾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전인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파수도는 외파수도와 더불어 파수도를 구성하고 있는 섬으로 육지로부터 10여㎞ 떨어져 있다. 당시 안옹은 미역 양식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안옹은 뜻했던 미역양식은 제대로 추진하지도 못하고 다른 일에 매달리게 되었다. 인근 해상에서 어로작업을 하는 소형 어선에게는 기상악화시 유용한 피난처가 되고, 내파수도 주민(3가구)들에게는 선착장으로 소용되는 천연방파제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천연방파제를 구성하고 있는 조약돌, 일명 구석(球石, 반질반질하고 은빛이 나는 타원형의 희귀한 조약돌)이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되는 고급재료였기 때문에 일부 업자들이 이 돌을 반출하려 한 것이다. 업자들은 허위자료를 통해 내파수도에 규사광맥이 있다고 신고한 뒤 당국으로부터 허가권을 받아내려했고, 안옹을 비롯한 주민들은 즉각 방파제 지키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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