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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비스타
The Bloomvista
  • 김기천, 노동균
  • 환경과조경 2015년 5월
BLOOM01.JPG
ⓒ유청오

 

콘도에서 연수원으로 

기본설계와 설계변경


처음 이곳은 콘도 시설로 계획되어 건물과 외부 공간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후 이런 저런 사정으로 발주처의 직원들을 위한 연수 시설의 성격이 가미되었다. 이 시점에 우리는 조경 계획을 맡게 되었다. 시설의 목적이 변경되면서, 야외수영장으로 단일하게 계획되어 있던 기존 외부 공간의 변경이 필요했다. 이미 건물과 외부 구조물은 어느 정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설계안의 결정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설계 시 주로 고민했던 부분은 콘도와 연수원, 서로 상충될 수도 있는 이 두 가지 기능을 외부 공간에서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였다. 고급스러움과 다소 사적인 공간이 보장되어야 하는 콘도와 다수를 위한 연수원의 성격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공간의 기능과 커뮤니티의 성격ㆍ규모, 그리고 그에 따른 경관이 상황에 맞게 탄력적이어야 했다.


다양한 목적과 규모의 활동을 위한 계획

건물의 성격이 변하기 전 외부의 주 공간은 야외수영장이었다. 유아와 성인을 위해 사각형과 원형의 야외수영장이 인접해 있었고 그 주위로 경사 지형을 활용한 계단식 테라스에 선베드와 자쿠지 등 수영장의 부대 공간이 배치되어 있었다. 반면 연수원은 큰 규모의 인원을 수용하고 조직의 단합을 비롯한 다양한 목적의 활동을 소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므로 중심에 위치한 원형 수영장은 비워두기로 했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원형 스탠드를 두르고 가운데는 한여름 밤 소규모 공연도 가능한 콘서트 무대로 계획했다. 주변으로 물을 둘러 마치 물위에 떠있는 광장을 연출하고 싶었으나 실제로는 경계부의 수로 폭이 너무 좁게 시공되어 그러한 분위기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계획의 의도를 실시설계 시 좀 더 정확하게 전달했다면 잘 구현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일반 이용객을 위해서 시선을 끌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바닥 분수를 계획했는데 관리상의 이유로 없어진 것은 아쉽게 느껴진다. 선베드 테라스는 중앙 공연장의 추가적인 객석이 되거나 직원 연수 시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탠드가 된다. 비정형적으로 계획된 패턴은 개인부터 단체까지 커뮤니티에 따라 다양한 규모의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많은 인원이 줄지어 앉게 되는 답답함을 피하고 ‘야외’가 제공할 수 있는 여유와 빈틈을 주기 위함이며 소규모 그룹 단위의 이용도 고려했다.


큰 경관, 작은 경관

대상지에는 크게 두 개의 경관축이 있다. 하나는 대상지 내부에서 남한강을 바라보는 축이고, 다른 하나는 건물 내 카페테리아에서 수영장을 조망하는 축이다. 이 두 경관축은 원형 광장에서 교차한다. 대상지 앞을 흐르는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은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별다른 시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외부의 계단형 테라스는 남한강변의 멋진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장소이지만 야외수영장이라는 장소적 특수성으로 내외부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다. 우선 남한강으로의 조망을 가로막는 폐쇄적인 수영장의 벽들을 어떻게든 열어야 했다. 시선을 방해하는 반원형의 벽체를 절개하여 열었으며 주변 구조물들의 높이도 전반적으로 낮췄다. 계단식 테라스에서는 소나무숲 사이로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으며 내부에서 외부의 자연 경관까지 이어지는 시원한 개방감을 확보했다.

평지가 아닌 탓에 계속 시야에 들어오는 회색 구조물의 입면은 경관적으로 부담이다. 대상지를 방문했을 때 눈길을 끄는 것은 육중한 건물의 매스와 인근에 가식해놓은 흰색 자작나무 줄기의 강한 대비였으며 설계 시 이 점을 활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일부만 반영되었고, 이와 별도로 시공 과정에서 선택된 개비온의 입면은 무채색의 무거운 건축입면을 잘 받아내고 대상지 전체에 통일감을 주고 있다. 아니 오히려 자작나무보다는 좋은 선택이었던 듯하다. 건축의 매스가 너무 육중하여 얇고 가벼운 자작나무와 대비시키기 무리였을 듯하다. 건물에서 외부를 바라보면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경사로를 따라 조성된 옹벽과 터널의 거대한 벽면과 마주하게 된다. 옹벽은 건물 1층 마감에 사용된 개비온을 활용하여 통일감을 주었고 터널의 벽면은 장소를 상징할 수 있는 벽천으로 계획하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벽천은 규모가 크고 수직의 입면임에도 디테일이 잘 풀려 물이 흩날리지 않고 물의 양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마약 같은 설계

처음 사진으로 받아본 완성된 모습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설계의 디테일을 풀어내기 위해 실시설계와 시공코디네이터를 맡았던 노동균 과장이 고생을 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생각했던 공간의 이미지와 실제 시공된 현장의 괴리가 크지 않아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그동안 계획 중심의 페이퍼 디자인을 주로 진행했던 탓에 현장을 완성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기회가 별로 없었다. 작은 공간감과 디테일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조경설계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조경시공 환경그룹 자연누리

건축설계 H.A.M 건축사사무소

건축 리노베이션 최작

시공 파라다이스 글로벌

시행 현대종합연수원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1235

대지면적 31,585.00m2

조경면적 10,482.41m2

준공 2013. 10. 24.

 

그룹한(대표 박명권)은 1994년 창립 이래, 경제 발전의 피로에 찌든 도시인에게 자연과 호흡하는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제시해 왔다. 그룹한의 디자인은 삭막한 주거 환경의 한복판에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린 시절의 추억, 그리고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가치를 구현해 왔으며, 여유와 즐거움이 넘치는 문화 환경을 헌정해 왔다. 김기천은 1977년생으로 2002년 그룹한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2007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국제 공모전 이후 현재까지 국내외 주요 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서울대공원 재조성 국제 공모, 시흥 군자 배곧신도시 수변공원 공모, Brunei Sungai Kedayan Eco-Corridor Artist Impression 국제 공모 등이 있다. 노동균은 1980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했고 씨토포스를 거쳐 그룹한에 입사하여 9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계획본부에서 책임디자이너로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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