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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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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 사람과 땅이 어울린 이야기 (14) - 7월, 외부공간의 별난 재료들
목재 - 바깥으로 나온 우물마루 나무는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하다. 과학적인 용어로 얘기하자면 열전도율이 낮은 재료다. 반면 콘크리트와 금속재는 여름에 뜨겁고 겨울에 차다. 돌은 여름에는 시원하지만 겨울에 너무 차다. 사람 몸이 직접 닿을 때 느껴지는 촉감이 그렇다는 얘기다. 예로부터 사람 몸이 직접 닿는 곳의 재료는 천이거나 목재였다. 온돌바닥처럼 온기가 일부러 주어지는 경우가 아니면 말이다. 현 시대에도 외부공간의 의자, 벤치에서 사람의 몸과 맞닿은 부위에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가 그래서 목재다. 통나무를 흉내 낸 콘크리트 벤치가 한때 유행한 적이 있지만 그 조악한 형태와 겨울의 차가움 때문에 일찌감치 사라졌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옛날에는 지붕이 있는 정자(亭子)나 루(樓)를 제외하곤 외부공간의 바닥에 나무를 깔지 않았다. 나무는 쉽게 망가지고 또 쉽게 썩는 바람에 비바람에 씻기고 발에 밟히는 외부공간에 두지 않았다. 대신에 신을 벗고 올라서는 집안의 바닥, 즉 신체가 직접 접촉하는 바닥인 마루에는 나무를 깔았다. 마루는 땅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냉기와 열기를 차단하는 기능을 했다. 대청마루에서 여름에 웬만한 더위가 아니면 마루의 나무면에 등을 대고 눕는 것만으로도 시원했다. 나무를 지붕이 없는 외부공간에 쓰는 방식은 물 건너 저쪽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북유럽이나 캐나다 쪽의 목재들은 외부공간에 견딜 정도로 단단하기도 했고 우리처럼 따뜻한 지방에서 자란 나무와는 달리 쉽게 무르지도 않는다. 물 건너 저쪽에서 집의 거실에 붙여 나무바닥면을 외부에 깔 때 그네들은 실내의 공간을 외부로 확장시킨다는 개념을 담았다. 실제로 나무바닥면은 우리가 실내에 있거나 아니면 실내로 들어가기 직전의 중간공간에 놓여 있다는 느낌을 - 일종의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인데 - 전해준다. 우리의 벗은 몸과 친했던 목재의 속성 때문일 것이다. 외부공간의 나무바닥을 밟을 때 들리는 소리, 즉 나무가 끌리는 소리라든지 나무에 힘이 전달되면서 생겨나는 뻐근한 소리들도 과거 실내에서 우리가 마루를 밟을 때 들었던 익숙하고 친근한 소리들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나무바닥면을 볼 때 여차하면 앉아도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변공간주변으로 나무바닥면을 - 조경하는 이들은 이걸 목재데크 또는 목재테라스라고 부른다 - 많이 두는 것도 물 쪽으로 발을 내리고 걸터앉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 쪽이 아니라도 나무바닥면은 언제든지 퍼질러 앉아도 좋을 거라는 느낌을 전해준다. 우리는 예부터 우물마루라는 아주 예쁘면서도 쓰임새도 좋은 마루가 있었다. 우물마루는 먼저 세로로 길게 이어지는 장귀틀을 두고 가로에 일정간격으로 동귀틀을 배치한다. 동귀틀과 동귀틀의 사이에 마룻널(널빤지)을 끼우면 우물마루가 완성된다. 장귀틀과 동귀틀의 만남의 모양이 우물 정(井)자를 닮았다하여 우물마루라고 불린다. 못을 사용치 않는 우리의 전통마루이고 그 형태가 친근하면서도 빼어나다. 아쉽게도 외부공간에서 우물마루와 같은 정교한 목재바닥면을 주기는 쉽지 않아서 통상 좁고 긴 판자를 길이로 못으로 이어가는 방식을 사용한다. 우물마루의 모티브를 부산국악원의 마당에 시도했는데 아직 준공전이라 실제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르겠다. 시공후의 모습을 나중에 다시 소개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금속재 - 간결함과 둔중함의 이중성 금속은 재료 중 아마 가장 복합적인 성격을 지닌 재료가 아닐까 싶다. 아주 무겁고 둔중한 느낌을 주고 싶거나 또는 정반대로 아주 간결하고 날렵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 외부공간을 만드는 이들은 금속재를 고려한다. 금속재를 외부공간의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정말 최근의 일이다. 금속재를 외부공간에 쓰기 시작하는 경향은 다음에 얘기할 플라스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외부공간에 요구되는 표현력의 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고 또 우리가 늘 새로운 것, 즉 특이성을 추구한다는데 그 원인이 있다. 목재나 금속재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한계는 비바람과 세균에 의한 부식에 약하다는 것이다. 목재나 금속재가 외부에 쓰이기 위한 첫 조건은 부식에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재는 벌레나 세균에 취약하고 금속재는 산화에 의한 부식에 취약하다. 외부공간에 목재를 사용하기위해 여러 가지의 목재방부방법이 개발되어 쓰이고 있다. 간혹 독자여러분들이 외부공간에서 약간 청색 끼가 도는 나무 바닥이나 목재시설물들을 만난다면 이는 크롬과 구리 그리고 비소 등의 화합물로 방부처리 (CCA방부)를 한 것으로 보면 된다. 금속재의 경우에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아예 녹이 슬지 않는 금속을 쓰거나 녹이 슬더라도 녹이 내부까지 침투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금속표면에 페인트칠 등의 도장(塗裝)을 하여 금속표면이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도장의 경우 어차피 금속재의 표면에 색을 준다든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금속표면에 칠함과 동시에 금속표면의 부식을 방지하는 이중의 효과를 노리게 된다. 목재의 방부처리도 겉만 도포하는 방식과 압력을 주어 방부제를 목재내부까지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 있듯이, 금속재의 도장도 겉만 칠하는 방식과 열처리를 하여 표면과 도료의 접착력을 높이는 방식이 있다. 도장을 하지 않고 금속자체의 표면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은 경우에는 붉은 녹이 쉽게 스는 일반 철재를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붉은 녹 자체가 고르지 않고 불규칙하게 앉아 보기에 좋질 않고 녹이 내부까지 들어가 결국 철 자체를 무르게 한다. 산화과정에 의해 부스러지는 철의 본질적인 약점은 철과 다른 금속을 합금형태로 섞음으로서 해소된다. 합금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스테인리스강(剛)이다. 스테인리스강은 이름그대로 녹(stain)이 없는(less) 철재를 말한다. 스테인레스강은 철에 크롬을 섞은 합금인데 크롬은 대기 중에 노출되면 산화 막을 형성하여 내부의 원판을 보호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강도도 일반강보다 높고 가공성과 용접성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표면이 미려하고 밝아 금속재의 깔끔함을 대표하는 재료다. 가격이 높은 것이 흠이고 때에 따라서 표면의 지나친 밝음과 깔끔함이 오히려 다른 공간요소들과 이질감을 초래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 중략 … 공간을 만드는 이에게 재료의 선택은 공간의 나눔이나 짜임새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자신이 사용할 그림 재료가 목탄인지 수채화물감인지 아니면 유화물감인지를 모르고 있다면 그 그림이 잘 그려질 턱이 없다. 예를 들어, 수채화물감이 갖고 있는 여러 성질, 즉 물의 양으로 색의 농도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든지 또는 다른 색과 같이 섞일 수 있다든지 등의 성질은 그것을 사용할 화가에게 기본적인 지식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경주 힐튼호텔의 외부공간을 설계한 이원조경의 작품들이나 도곡동의 아크로빌 외부공간을 설계한 오이코스의 작품들처럼 설계가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재료에 대해 탁월한 안목과 철저한 이해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적지 않다. 이원조경의 작품은 다른 재료보다 특히 돌과 수목에 대해 설계가가 탁월한 안목을 갖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이원조경의 설계가가 다른 설계가들과 교류를 갖지 않고 있는 것은 양쪽을 위해 참 아쉬운 일이다. 다음달에는 재료의 마지막 항목으로 수목, 그중에서도 주로 키 큰나무만 중점적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수목은 조경가들만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재료이자 무기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조경가들이 가장 다루기 어려워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수목으로 여러분들을 뵙는 다음달까지 건강하시기를. 진 양 교 Chin, Yang Kyo·(주) 토문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무소 부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제11회 건설기능경기대회
- 조경직 처음으로 개설, 기능인력의 자부심을 키우자 - 지난 5월 23일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전문건설공제조합 직업전문학교에서는 제11회 건설기능경기대회가 열렸다. 건설관련 협회와 조합 등 16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는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회장 마형열)가 주최하고 건설교통부와 노동부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는 거푸집, 건축목공, 미장, 조적, 철근, 타일, 건축배관, 전기용접, 도장, 전산응용 건축제도(CAD), 전산응용 토목제도(CAD), 측량, 조경 등 총 13개 직종에서 299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량을 겨뤘다. 특히 조경직은 올해 처음으로 신설되었는데 애초 12명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예정인원의 절반인 6명이 나오지 않아 가장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이에 홍보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는 판단아래 내년부터는 적극적인 홍보로 현장의 조경 기능인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한다. 이 대회의 각 직종별 1위 수상자는 100만원의 상금과 상패, 그리고 건설교통부장관상을 받게 되며, 2위 2명에게는 70만원과 상패, 3위 3명에게는 5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무엇보다 입상자 모두에게는 기능사 자격증이 주어지게 되는데, 이는 현업에서 자격증 없이 종사해 온 기능인들에게 기술자라는 공식적인 이름을 줌으로써 일의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 근본 취지라는 설명이다. 조경직은 수작업 조경제도, 수목감별, 조경시공의 3과목으로 진행되었다. 수작업 조경제도 과목은 조경기사 실기시험(설계)보다 매우 쉬운 난이도로 출제되었으며, 어려운 설계시험이 현장 기능공들의 조경기사자격증 취득에 가장 큰 장애가 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조경기능공들의 기술자 등용문으로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경시공 과목은 보도블럭 포장을 채택하여 2×1m의 격자 안에 직접 포장을 하는 것을 측정하였다. 그러나 조경시공은 잔디식재, 수목식재 등 다양한 공정을 포함하고 있는 특성상 기능공 대회의 취지에 적합하게 좀더 세분화된 응시체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식재, 전산응용 조경제도(CAD) 등으로 분리하여 대회에 응시한 각 기능공들의 현실에 맞는 시험과목이 체계화되어야 할 것이다. 평가는 수작업 조경제도 50%, 수목감별20%, 조경시공 30%의 비율이 적용되었으며, 13개 직종 총 75명의 입상자 명단이 5월 29일에 발표되었다. 조경직은 6명밖에 참가하지 않아 4명의 수상자가 발표되었는데, 조경직 최초 1위는 임현택 씨((주)장원조경, 67년생)가 차치하였으며, 2위는 이기향 씨((주)영원산업개발, 56년생)와 김기성 씨((주)영원산업개발, 56년생)가, 3위는 정일호 씨(신한그린텍, 57년생)가 수상하였다. 시상식은 7월에 열릴 계획이다. 특히 이번대회는 철근부문 범유붕 씨(중국)와 이안상 씨(중국), 거푸집부문에서 신흥덕 씨(중국) 등 외국인 산업연수생 3명이 입상하여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국적을 넘어 초여름의 더위속에 간질거리듯 흘러내리는 땀방울에도 아랑곳없이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참여자들 중에 젊은 사람의 모습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1년 이상의 경력자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으며, 내년에는 조경 기능공들이 많이 참여하여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조경인 체육대회
지난 5월 31일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 축구경기장에서는 (사)한국조경사회(회장 유길종)가 주최하는 조경인 체육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13번째 맞는 이번 행사에는 37개의 조경관련 업체에서 약 460여명의 인원이 참여하여 역대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로 치루어졌다. 37개 업체가 회사를 상징하는 피켓을 앞세워 차례로 입장을 하여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개회식 행사가 진행되었다. 유길종 회장((사)한국조경사회,)의 개회인사, (사)한국조경학회의 김세천 부회장(전북대 교수)의 축하인사에 이어 이용훈 수석부회장((사)한국조경사회)의 "오늘 하루 잘놀다 갑시다!"라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의 개막선언으로 공식적인 체육대회의 막이 올랐다.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경기장 입장식은 각 업체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홍보 기획으로 올해도 많은 볼거리를 남겼는데, 유니폼을 맞추어 입는 것은 기본이고, 구호와 축포, 의상 퍼포먼스 등으로 회사도 알리고, 결속도 다지는 등 조경인의 화합의 장을 여는 서막으로서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푸른 요정복을 입고 등장하면서 부터 주목받았던 (주)씨토포스가 예상대로 1등 입장상에 선정되었으며, 폭죽을 터트리며 요란하게 등장한 (주)한설그린이 2등, 한림조경기술사사무소가 3등상을 받았다. 경기는 모두 4개 팀으로 나뉘어 족구, 축구, 줄다리기, 릴레이와 공동체 게임 등이 진행되었다. 모든 경기에 열의와 열정이 대단했지만 축구와 족구에 대한 관심은 무엇보다 지대했다. 특히 작년 월드컵 이후 남녀 모두에게 최고의 인기종목으로 부상한 축구는 동인조경마당기술사사무소, 서영기술단 등이 속해 있는 3조가 우승을 하고, 조별대항이 아닌 회사별 대항경기로 치루어져 어떠한 경기보다 높은 관심도를 나타낸 족구는 (주)씨토포스가 결승전에서 신화컨설팅(주)를 맞아 이기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장 여기저기서 "씨∼토포스"라는 구호가 울려퍼질 정도로 그칠줄 모르는 응원과 직원들의 단합으로 경기장 입장상과 함께 족구까지 우승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하면서, 조경인 체육대회를 (주)씨토포스의 날로 장식했다. 줄다리기에서는 4조, 릴레이는 1조가 우승을 하였으며, 최종결과 종합우승은 4조가 차치했다. 공동체 놀이와 상품권 추첨을 끝으로 공식적인 행사는 끝이 났고, 잔디밭에서는 예전 직장 상사·동료와 동문 선·후배들이 오랜만에 만나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좀 이른 시간부터 이미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사람들도 자주 보였다. 운동장 사용시간 때문에 예정된 행사를 좀 축소하면서 좀 이르게 막을 내리게 되어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행사 내내 시골 마을 잔치와 같은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매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예전보다 빨리 찾아온 여름의 무더위와 작열하는 태양속에서도 전혀 지칠 줄 모르는 조경인들의 인내와 패기가 돋보인 날이었다.
제2회 100만평문화공원 학생설계경기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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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복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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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옥천 공원(玉泉公園)
계획의 배경2002년 북경시 "만미녹지"(万米綠地 년 일만㎡씩 녹지 확보 시민운동으로, 녹지와 녹지와의 연결 기능을 목적으로 함) 사업에서 완성한 제일 큰 도시 공원이다. 면적은 약 220000㎡로서 자금성안 중산공원의 규모와 비슷하며 지난해 준공 기념으로 이곳에서 국제 조각전이 개최되었다. 생태, 경관, 시민건강 등 3개의 기능을 갖춘 문화 휴식공원으로 북경시 장안거리 서쪽 연장선에 위치하고 있다.천안문을 중심으로 서쪽 석경산구의 동쪽 끝으로 주변의 녹화율이 높고, 경치가 좋아 공원과 도로 경관의 연속, "백리장가"(百里長街, 천안문 좌우 42km 직선도로인 동·서 장안거리를 지칭함) 시작점의 경관제고 등을 고려하여 공원 건설계획사업에 포함시키게 되었다. 아울러 뒷면 도로변의 미개발지구와 불량한 공장시설들을 차폐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이기도 하다.이용객을 위한 12개의 경관구(景觀區) 와 동서남북으로 뻗은 두개의 축선을 중심으로 한 옥천공원의 탄생은 조경문화건설의 출발점이자 북경도시 환경 개선의 주목받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공원내 주요 공간북쪽 주입구 옥천광장 양쪽에는 노인과 아동들을 위한 도연원(陶然園)과 소하원(小荷園) 공간을 배치하여 휴식광장, 비 동력 놀이기구 등을 설치하였다. 녹음수로서 은행나무 열식에 9개의 화강암 석주가 둘러싸고 있어 가로변 광장으로서의 위치를 강조하고 있다.입구를 들어서면 "봄의 의식"을 주제로 한 선큰 형 문양 화단으로서 만훼원(万卉園)이다. 주경(主景)은 나비의 의미를 갖는 전시장으로 철 골재에 막구조의 현대적인 동감을 지니고 있다. 이 곳을 지나면 6000㎡의 호수 면에 반사되는 모습과 대형 음악분수가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주는 미래 광장이다.남쪽 끝 후문에는 "수마의 계시"(數碼의 啓示 Bar code를 주제로 한 추상조각으로서 투시벽 기능을 하고 있음) 반원형(弧形)의 광장으로 이루어져 남북의 주 축선을 갖추고 있다.혼경원(婚慶園)은 공원의 서남쪽 끝에 위치하며 목제데크, 장미와 오동등 경축을 뜻하는 식물들이 식재되었다. 높이 5m정도의 동산을 조성하여 무대를 설치하였고 국포원(菊圃園)이라는 별칭으로 시민들의 문예활동에 재미를 덧붙였다. 이와같은 지형변화는 공원밖 불량공장시설을 차폐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였지만 부감경(俯瞰景)의 효과로 수평적인 도시경관에 부대적인 변화를 얻게 되었다.동서축의 서쪽끝은 대형 서비스 센타를 건설할 예정으로서 전정은 연못과 잔디밭이 교차한 축선광장으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청리원"(廳 園)이다.서북쪽은 춤과 무예를 익힐 수 있는 국술원(國術園)으로 전통 무도를 위한 공간이다.특별히 강조되는 것은 공원을 가로지르는 붉은 포장의 유선형 조깅코스로 기대이상의 호응을 받고 있다.그 외에 14개 국가에서 온 138개의 현대 조각은 각 경관구(景觀區)에 분산되어 우아한 문화와 공원의 예술활동에 활력을 가해 주게 될 것이다.옥천공원은 "세개대표"( 선진적 생산력의 발전에 대한 요구, 선진적 문화의 발전방향 추구, 시민들의 근본적 욕구 충족을 목적으로 한)를 추구함에 있어 조경분야의 하나의 실천이며 "문화건원"(文化建園)의 사상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하겠다.추가적인 계획 개념이나 설계 설명을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첫째, 공원의 성격과 기능은 장안거리와 주변의 도시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고,둘째, 국내의 각종 도시광장에 대한 비평과 의견들을 참조, 휴먼스케일의 공간감 조성을 전제로 하였다.이에 의한 구상단계에서는 우선 주축을 이룰수 있는 동선과 공간배분, 그리고 이용객을 위한 요구와 행태예측에 의한 편익시설 배치 등을 고려하였다.이를 실천하기 위하여1) 새로운 것의 창조, 즉 개성 있는 환경설계로서 조깅코스의 긍정적 도입.2) 새로운 수법으로서 공간의 에워싸임과 분할 기법.3) 처음 시도한 환경조각과 조경의 조심스러운 조화.4) 시설 관리 및 설비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 강구.5) "나비화원"主景 탄생과정에서 설계, 업주, 시공자들의 공통된 감각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유수진 (劉秀辰 - 중국 북경시 원림국 부국장)장태현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김선희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3년, 유학생)(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한택식물원
- 식물로 세계를 겨냥한다- · 위치 :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옥산리 산 153-1· 면적 : 20만 여평(공개면적 : 7만 여평)· 식재규모 : 700만주 (자생식물 2400종, 외래수종 3600종)· 개원일 : 2003년 5월 1일 식물을 모아 놓았다고 식물원은 아니다. 식물원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교정될 필요가 있다. 가든, 수목원, 식물원 사이의 위계를 놓고 보았을 때 식물원은 가장 높은 위계를 가진다. 나무, 꽃, 풀 등 식물의 모든 종이 체계적으로 포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b>종의 확보에만 걸린 24년</b>식물원은 다양한 종을 확보하는 것이 1차적인 기능이다. 식물원을 평가할 때 얼마나 다양한 식물종을 보유하고 있는가로 가름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예를 들어 영국의 큐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Kew)은 전세계 식물 2만 5천여종을 보유하고 있다.확보된 식물종을 생태적으로 전시해 주는 것도 식물원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 중 하나다. 수생식물은 수변에, 음지식물은 음지에 식재하고, 경쟁수종은 혼식을 피하며, 기후대에 맞지 않는 수종은 온실에서 관리하여 전시하게 된다. 그래서 식재지와 식재방법 등에 따라 월가든, 락가든 등의 매우 다양한 형태의 가든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한택식물원은 이택주 원장이 지난 24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온 집념과 노력의 결과다. 현재 자생식물 2400종과 외래수종 3600종을 확보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대의 식물원이다. 외래수종은 외국에서 사들이면 되지만 자생식물은 전국의 산야를 헤집고 다니면서 직접 채집해야 했다. 그래서 자생식물에 대한 애착이 매우 깊으며, 현재 한택식물원이 자생식물로 유명해 진 것도 이러한 노력의 자연스런 결과일 것이다.용인시와 안성시의 경계를 이루는 비봉산(372m) 자락 20만평의 터에서 한국 식물의 미래를 가꾸어 가고 있는 한택식물원을 다녀왔다. <table width="400" align="center" border="0"><tr><td align="center"><img src="prephoto/dnp/200307hantaek.jpg" border="0"></td></tr></table><b>자연생태원</b>개원을 하여 방문객이 많아지면 식물의 훼손이나 도난 사건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한번은 식물원을 찾았던 방문객이 전화를 걸어 식물을 캐갔다는 것을 밝혀 온 적이 있단다.자생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자생식물이 이곳 식물원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화가나서 훔쳐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택식물원이 자생식물 복원사업 등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알고 나서 식물에 대한 값을 보상해 주겠다고 자진신고를 한 사건이었다. 이렇게 자진신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문 예라면서 식물에 대한 소중함과 방문객들의 절제된 행동이 요구된다고 전한다.자연생태원은 한택식물원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이곳이 바로 1000여종이나 되는 자생식물을 전시해 놓은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식물원은 서원과 동원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서원은 자연생태원(동원에 위치)의 모태로서 현재 식물종 보호와 번식장소로 사용되고, 일반에는 개방되어 있지 않다. 자연생태원은 식물원의 동원 계곡을 옆으로 끼고, 기존의 소나무림과 참나무림을 보존하면서 잡목제거와 토양개량을 통해 지역별로 3∼5차에 걸쳐 생태환경을 고려한 식재를 하였다. 단일종 식재와 혼식의 방법으로 식재하여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자연생태원 숲길을 지나 식물원의 높은 곳에 위치한 전망대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식물원의 멋진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b>월가든과 암석원</b>전망대의 아래쪽으로 기존의 절개지와 급경사지을 이용하여 월가든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돌을 쌓아올리면서 돌틈 사이에 식재를 하는 방법이 조성되었다. 돌쌓기는 우리의 전통적인 기법인 바른층 쌓기를 하였으며, 올려다본 모습이 마치 성곽을 보는 듯 하다.그 아래로는 암석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의 조성을 위해 1998년부터 암석원의 식물 채집 및 번식이 시작되었으며, 서향으로 인한 양지의 입지상 지열이 높아 암석원의 표토층 밑으로 배수로를 만들어 항상 물이 흐르게 하였고, 중간 중간에 관목을 식재하여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이 결과 500여종이나 되는 고산성 식물의 식재가 가능해 졌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경상북도 경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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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극동 삼성래미안
· 위치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682번지· 대지면적 : 45,939· 조경면적 : 15,268· 세대수 : 1,129세대· 시공사 : 삼성물산 주택부문(조경담당 정재욱 대리)· 조경설계 : 김종해조경설계(주)(대표 김종해)· 조경시공 : (주)고운조경(대표 이주호, 현장소장 이재동) 한남대교를 지나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다보면 반포인터체인지를 조금 지나서, 도로 오른쪽으로 경사가 급한 녹지 상부에 삼성 래미안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서초 극동 래미안아파트는 조합원 구성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주민들의 요구와 설계의도를 조율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많은 세대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 이번 설계에서는 높은 단차를 극복하면서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얼마나 높여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해결점을 찾아가는 키워드였다. 이 단지 공간설계의 가장 큰 매력은 중앙에 대단위 녹지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넓은 잔디면 위 가장자리는 소나무 군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전체적으로 정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리고 부지 경계와 접한 시설녹지부분 녹화를 구청과 협의하면서 단지와 연계한 점도 특징이다.당초 시설녹지의 수림을 살리고 싶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아카시아, 참나무류, 낮은 잡목들이 방치되어 있었던 현장의 시설녹지 상태에서 기존의 큰나무는 존치시키면서 산책로를 조성하여 산딸나무, 벚나무, 무궁화, 스트로브잣, 중국단풍, 소나무, 메타세콰이아, 화관목 등을 심었다. 지금은 그리 크지 않은 이 나무들이 세월이 지나면 풍성한 방풍림과 경관림이 될거라 기대해 본다. 중앙공원부지의 중앙부분에 위치하며 대단위 잔디밭과 소나무 군락으로 조성되어 정적이고 고요한 아침에 소나무 사이로 이슬이 내리는 풍경이 그려질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1층부 필로티 사이로는 동선의 연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소나무 숲 사이로는 휴게시설을 두었다. 휴게시설은 상부를 열어주어 개방감을 주었고, 대적송 아래에는 휴식의 장소를 마련하여 소나무 가지 사이사이로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중앙광장중앙광장은 노인정, 유치원, 관리시설 등이 자리한 앞쪽에 위치하며 피로티를 통하여 중앙공원을 바라볼 수 있는 일직선상에 있다. 작은 수반을 중심으로 넓은 광장을 두었고, 팔각 정자와 괴석, 낮은 화목류가 어우러져 있다. 중앙공원에 비해 동적인 흐름이 발생되도록 구성하였으며, 노인층과 유아층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도모하였다. 유치원생의 놀이시설도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문화·정자마당문화마당은 삭막한 아파트 거주환경을 완화시키기 위한 환경조형물을 중심에 설치하고 가장자리에 느티나무를 식재해 그늘을 드리워 휴식의 장이 되도록 하였으며 동선의 원활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포장면을 두었다. 또한 정자마당은 중앙에 휴게용 정자를 두고 주변에 대형 느티나무를 식재하여, 아파트 측면의 수직선을 완화시키며 휴먼스케일에서 녹음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김 종 해 Kim, Jong Hae · 김종해조경설계(주)(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신구대학식물원
· 위치 :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산 121번지 외 13필지· 면적 : 전체면적 49,393㎡, 1차 조성 면적 : 14,941평· 설계 : 삼성에버랜드(주)· 시공 : 삼성에버랜드(주)· 공사기간 : 2001. 11. 30 ∼ 2002. 11. 30· 개원일 : 2003. 5. 20 8가지 테마로 구성된 공원 같은 식물원신구대학식물원(원장 황경선, 신구대 도시원예과 교수)을 방문하고 든 생각은 기존의 식물원과는 달리 곤충생태관, 어린이정원, 계절초화원 같은 다양한 시설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공원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보통 식물원하면 갖가지 희귀한 식물종이나 수목이 한 장소에 모여 심겨있고, 그 앞에는 팻말이 붙어 있어 길을 따라 가며 식물을 감상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지만 신구대학식물원은 처음 진입부터 이런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서양정원이 신구대학식물원으로 진입하면 처음 만나게 되는 공간이다. 기존의 단차가 있는 지형을 이용해 앞쪽에는 분수와 함께 프랑스의 평면기하학식 정원을, 뒤쪽에는 이탈리아의 노단식 정원을 조성해놓음으로써 식물원의 진입부에서 독특한 서양정원 양식을 접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곤충생태관은 노단식 정원에서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만나게 된다. 유리 온실로 지어진 곤충생태관의 실내에는 외곽으로 녹지를 조성하고 화관목을 심었고, 나비를 방사해놓았다.덕분에 안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종류의 나비가 허공을 떠다니는 모습을 자연스레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딱정벌레등 여러 가지 곤충을 전시해 이곳을 찾는 어린이들에게도 직접적인 환경교육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계절초화원에서는 봄, 여름, 가을 계절별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화초와 화관목류를 식재해놓았다. 또한 한켠에는 분수가 조성되었고, 휴식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계절초화원은 식물원 내 거의 유일한 건물이라 할 수 있는 에코센터의 전정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어린이정원은 계절초화원 옆에 위치하며 나비정원, 잠자리정원 등 곤충모양을 바닥에 형상화한 소정원과 관목에 의한 미로원, 목재로 된 놀이데크 등이 조성되어 어린이들이 자유스럽게 뛰어 놀며 꿈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에코센터는 1,000㎡의 넓이에 높이 19m의 온실 건물로 특이한 외형으로 멀리서도 눈에 잘 띄인다. 온실인만큼 대나무 등 남부지방에서 서식하는 식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식내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또한 지하에는 시청각강의실, 전시실, 환경체험학습실 등 교육시설이 마련되어 신구대학 도시원예과, 조경학과의 강의도 진행되고 있다.나무놀이터에는 여러 단의 높낮이가 다른 데크가 연결되어 어린이들이 데크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어린이들의 신체활동을 왕성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설치된 것이다. 한켠에는 끈을 잡고 매달려 오르기를 할 수 있는 배 모양의 놀이시설도 설치되었다.허브원에는 인간생활에 유용한 약초, 향미채소, 향신료 등 갖가지 허브를 심어놓았다. 백리향, 로즈라미, 라벤더, 페퍼민트 등의 향을 느낄 수 있다.철쭉원은 식물원의 진입부에서 우측으로 난 산책로의 옆쪽 경사면에 조성되었다. 산철쭉, 진달래, 꼬리 진달래, 참꽃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철쭉이 한자리에 모여 선보일 예정이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대학로, 북촌
대학로 이런 길 저런 길을 걷고, 생각하고, 느끼고 하는 것이 도시민들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걸어서 도시를 음미하는 사람에게 대학로처럼 다양한 삶의 무대가 펼쳐지는 길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대학로는 서울의 삶의 결을 더욱 더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대학로의 역사는 19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은 이 때 동숭동과 연건동에 경성제국대학을 짓고, 이화동, 동숭동, 연건동에 일본인 교수들의 사택 촌을 만든다. 서울에 최초로 조그만 대학마을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던 것이 해방이후 서울대의 문리대, 법대, 의대, 미대 캠퍼스가 동숭동 주변으로 포진하면서 현대식 대학가로서의 외관을 갖추어 나간다. 지금 말하는 캠퍼스 타운인 셈이다. 서울대가 관악으로 이전하기 전 까지 문리대 캠퍼스는 토론, 비판, 항거, 낭만이 숨쉬는 공간이었다. 서울 문리대라는 문화적 요소가 동숭동이란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대학로는 동숭동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태생된 것이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대학로와 같은 거리에 대한 애착이 강할 수밖에 없다. 1980년대에 들어와 대학로는 커다란 탈바꿈을 강요받는다. 계획적인 설계에 의해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시정부의 노력이라고나 할까. 대학로는 도시설계가인 양윤재 교수의 도시설계 철학과 의지가 농축된 작품이다. 튀는 젊음과 일반시민들의 문화적 욕구에 대한 공간적 수용, 그리고 전통건물과의 조화 등의 설계요소를 적절히 반영시킨 설계이다. 도시와 건축학도들이 성지순례 하듯이 반듯이 들리는 곳이 되었다. 대학로가 어색하지 않고 친근히 다가오는 것은 아마 설계자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까운 안목일 것이다. 오늘의 대학로가 애당초에 도시설계자가 구상했던 대학로의 모습인가? 많은 거리감이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까지 천박한 자본이 밀려들어올지는 아마 설계자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길을 걸으며 내 스스로 말한다. “참을 수 없이 가벼운 도시의 정신”,“아 안타깝다”, “전통은 죽어 가는데 이 곳에는 천한 상업주의만 홀로 살아남았나?”. 그러면서도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대학로의 넓이와 폭에 푹 빠져 버렸다”. 북촌 잿빛 기와지붕 위에 시커먼 먹구름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서울 600년 역사의 고유한 정취가 북촌을 껴안으면서 한옥보존 동네와 맞닥뜨리는데, 아! 하는 탄성이 나오기 마련이다. 개화사상의 산실인 박규수의 집터, 근대산업의 터전인 풍년상회, 김옥균, 손병희의 집터, 그리고 윤보선의 옛집 등을 만나면서 파란만장한 근대사와 그 속의 인물들과 조우한다. 여기서는 실제 사람의 체취가 밴 고택들과 숨결을 같이 할 수 있다. 근세가 남기고 간 힘으로 버티는 동네, 북촌. 북촌은 예로부터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있는 전통 주거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경복궁과 창경궁은 도선성리학 사상에 의해 설계된 궁궐로서 도선왕조의 자연관과 세계관이 설계에 녹아들어가 있다. 이 두 궁궐 사이에 끼어있는 공간에 귀족들의 주거를 위한 주거지역이 형성된 것이다. 한옥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이 한옥마을을 가꾸기 위한 시민적 공감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다. 1977년 이 지구를 최고 고도지구로 정하여 한옥보다 높은 건축물이 들어서지 못하게 하였으며, 1983년에는 집단 4종미관지구로 지정하여 관리를 해왔다. 개보수 금지와 건축규제 일변도의 한옥보존정책은 거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기에 이르렀다. 90년대에 들어서자 일부 한옥거주자들의 반발이 있었다. 지원과 혜택이 없이 규제위주의 시 행정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다. 1991년 서울시의 규제완화를 계기로 한옥이 헐리고 다세대와 다가구 주택이 들어서면서 한옥의 숫자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동안 눌려왔던 개발에 대한 욕구가 봇물 터지듯 솟아 난 것이다. 2003년 현재 19만 5천 평의 북촌지구에 약 2천2백 여동의 건축물 중 40%인 860 여동의 한옥이 남아있다. 도시에서의 전통주거지는 이방인에게는 등대이기도 하다. 그 도시의 전통을 보면 현재의 도시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서울시의 끈질긴 설득과 대화로 한옥마을을 보존하기 위한 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한옥마을이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지난 2000년부터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주도로 북촌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주민 스스로 북촌마을 보존에 앞장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북촌프로젝트의 핵심은 전통주거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시 정부의 지원책들이다. 예컨데, 한옥 등록제, 소공원조성에 대한 보조금지원, 주차장 건설, 등록된 한옥의 개보수 비용에 대한 부분 보조, 한옥 신축 시 비용의 일부 지원 등 다양하다. 북촌사업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여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원 제 무 Won, Jaimu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