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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대강 살리기 수생태복원 국제심포지엄
환경부, 한국환경기술진흥원, 수생태복원사업단이 주최하고 강원대학교, 한라건설(주), 신강하이텍(주), 한설그린(주)가 주관한 “2009 4대강 살리기 수생태복원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2월 2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수생태복원 정책방향 및 기술사례 등을 가까이서 접하고 교류함으로써, 정부에서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계획”이 생태계 건강성 회복으로 가는 기회를 갖고자 기획되었다. 행사는 박종화 교수(서울대)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전용호 수생태복원사업단장은 개회사에서 “직접적이든 혹은 간접적이든 4대강 사업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관련 업종 간의 긴밀한 토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격려사와 환영사에서 김상일 한국환경기술진흥원장은“다분야 전문가의 참여가 수생태복원을 선진화로 이끈다”고 언급했으며, 김홍두 대표이사(한라건설(주))는 하천 재생기술 발전의 초석이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Plenary Session과 2개의 Session, 그리고 종합토론 순으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좌장을 맡은 황순진 교수(건국대)의 진행으로 시작된 Plenary Session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4대강 건강성 추진과 관련한 주요 정책이 소개된 후 일본, 독일, 미국의 하천 복원정책과 자연 재생 현황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이날 토론을 통해 참석자들은 여러 분야의 많은 전문가가 모여 토의하고 지역 주민을 비롯한 시민단체들 역시 동참해야만 4대강 살리기가 올바르고 한국적인 수생태복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입을 모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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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우수공공디자인 인증제
서울의 공공디자인 개선을 통한 ‘디자인 서울’ 한 걸음 다가서기
서울시에서는 공공디자인 개선을 통하여 편리하고 안전한 공간을 조성하고, 나아가 ‘디자인 서울’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하여 제1회 우수공공디자인 인증제를 실시하였다. 펜스ㆍ벤치ㆍ휴지통ㆍ방음벽ㆍ조명 등 접수된 276점의 작품 가운데 1ㆍ2차 심사를 통해 지난 2월, 총 10점을 선정하였다. 서울에 어울리는 공공디자인을 선별하고, 업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여 제품의 질을 확보하며, 서울을 비롯한 국내 공공디자인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이번 인증제의 인증마크는 서울상징 BI 개발이 완료된 이후에 수여될 예정이며, 수여일로부터 2년간 활용 가능하다. 서울시에서는 향후 우수 공공디자인에 대한 인증을 확대하기 위하여 이번에 탈락한 비인증품에 대한 디자인 자문인 ‘디자인클리닉(가칭)’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최종 선정된 10점의 작품과 심사평을 함께 소개한다. _ 편집자주
펜스오이코스코리아
벤치디자인다다박선후예건산업(주)예건산업(주)
휴지통디자인다다
방음벽퓨어텍인터내셔날(주)
조명(주)수퍼플랫(주)수퍼플랫(주)성훈이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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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기 <환경과조경> 통신원 간담회
지역소식 전달, 우리의 손으로
지난 3월 14일 ‘<환경과조경> 제25기 통신원 간담회’가 2009년의 봄과 함께 파주출판단지내 환경과조경 사옥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에는 전국 34개 대학의 신임 통신원과 전임 통신원, 환경과조경 및 랜트 주식회사 직원 등 약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사회적인 불황임을 감안하여 이전과 다르게 하루 일정으로 행사를 계획하였다. 그러나 짧은 일정임에도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25기 통신원들의 가슴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으리라.
오전 11시, 서울역에 집결한 25기 통신원들은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탑승하여 행사 장소인 파주출판단지의 환경과조경 사옥으로 향했다. 사옥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마친 후에는 사옥 야외 테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즐거운 휴식시간을 보냈다.
이후 네 조로 나뉜 25기 통신원들은 편집·출판기획실, 총무·관리실, 업무기획실, 인터넷사업부, 디자인부 등을 돌며 환경과조경 사옥을 차례로 견학하였다. 우리가 매달 접하는 월간<환경과조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어떻게 우리들 손에 들어오게 되는지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뿐만 아니라 조경전문 포털사이트 ‘라펜트’의 일과도 잠시나마 둘러볼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사옥을 모두 둘러본 후, 회의실에 모여 본격적인 간담회 행사를 시작하였다. 남기준 편집장의 사회로 직원소개와 임명장 및 기자증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통신원 임명장 및 기자증은 한정현 통신원(강릉대)을 시작으로 참석한 모든 통신원들에게 박찬욱 사장이 직접 수여하였다. 박찬욱 사장은 “멀리서 간담회 참석을 위해 출판도시를 찾아온 통신원들을 환영하며, 환경과조경> 뿐만 아니라 조경전문 포털사이트 라펜트의 행보도 지켜봐주길 바라며, 지역소식 전달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을 전하였다. 이어서 발행인 겸 편집인인 오휘영 회장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오휘영 회장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이지만 얼마만큼 치열하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며 “여러분이 보내는 학창시절을 얼마만큼 알차게 사느냐가 여러분 인생에 크게 작용하게 될 것이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며 중요한 화두들을 던져주었다.
다음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가장 활동을 열심히 한 통신원에게 주는 우수통신원상에 제24기 통신원 기장을 맡았던 김건영 통신원(경희대)이 선정되었으며, 우정상은 제24기 공동기장을 맡았던 최윤경 통신원(서울여대)과 영남지역 기장을 맡았던 손대곤 통신원(계명대)에게 돌아갔다. 좋은뉴스상은 <조경생태시공>지에 “호주의 국립공원 보존활동”에 대한 글을 기고했던 박민정 통신원(순천대) 이 수상하였으며, 지난 한 해 활발한 활동을 펼친 호남지역이 우수지역상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공식행사를 마치고 통신원들과 환경과조경 임직원들의 기념촬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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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Nicolai
1850년대부터 성 니콜라이 학교(Nicolai School Centre)는 체육관과 운동장을 포함한 전통적인 덴마크 학교로서 가졌던 모든 것을 지속적으로 재생, 변화시키고 있다. 이곳은 새로운 기능을 가지게 될 5개의 예술극장과 함께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단지로 거듭나, 새로운 상징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역사적인 해석에 치중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기능의 결합, 보다 즐거운 운동장을 위한 자유로운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공간의 중심으로서의 운동장이 되는 개념을 발전시켰다. 즉, 영화, 문학, 어린이, 장인정신 및 음악과 같은 서로 다른 건물 프로그램의 본거지로 창조되는 운동장인 것이다.
서쪽을 따라 연속되는 코르텐강의 벽은 두 개의 테라스와 무대 옆으로 조성되었고, 강단도 코르텐강으로 제작되었다. 그에 더해 동화의 정원, 도시 정원, 시장광장과 Katrinegade쪽으로 개방되는 플라자 같은 다양한 외부 활동공간들이 운동장에 더해졌다. 운동장의 경사진 지형은 극복되었고, 새로운 검은색 아스팔트의 포장이 펼쳐졌으며 열가소성수지와 페인트로 문양이 그려졌다.
아스팔트는 전체 운동장을 덮는 재료로 작용하며, 밝은 하얀색 열가소성수지는 각 건물들 간의 연결을 만들어준다. 이 하얀색 점들은 사람들이 점에서 점으로 걷도록 하거나, 단지 아스팔트 위에 직접 그림으로써 만들어보도록 유도한다. 오렌지색 코르텐강은 다양한 건물들을 하나로 연결하며 둘러싸는 벽이 되어 준다. 이외에도 테라스나 무대 같은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공간도 코르텐강으로 조성되었다. 정원에 쓰인 파랑, 노랑, 그리고 붉은색은 모래상자, 수반 같은 놀이를 위한 요소로서 사용되었다.
Designer _ Arkitekt Kristine Jensens Tegnestue, DenmarkCollaborators _ Dorte Mandrip ArkitekterClient _ The Municipality of KoldingLocation _ Kolding, DenmarkArea _ 3,800㎡Design period _ 2003~2007Cost _ 1mill. euroCompletion _ 200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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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다 가든
Baroda Garden
조경은 강한 공간감을 창조하는 힘을 갖고 있다. 1955년 건축가인 퀸시 존스(A. Quincy Jones)와 조경가인 가렛 에크보(Garrett Eckbo)는 연기자인 게리 쿠퍼(Gary Cooper)의 집을 설계하기 위해 함께 일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모던할 뿐만 아니라 전망이 좋은 실내외 겸용의 생활공간을 창조하는 것이었는데, 특히 주변의 훌륭한 숲과 계곡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했다. 모던하고 기하학적인 조합은 주거건물의 건축 형태로부터 대상지로 연결되었고, 인테리어 재료들은 외부공간에 놓였으며, 석물 같은 조경요소들은 실내공간으로 반입되었다.
조각품처럼 모던한 건축, 대상지 주변의 아름다움, 그리고 거주하기 좋은 장점이 현재의 소유주가 이 토지를 구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소유주는 지난 몇 년 동안 두 개의 인접한 토지까지 구입하였고, Rios Clementi Hale Studios(이하 리오스 스튜디오)의 디자인 지침 아래 현재와 같은 5에이커 면적의 정원으로 포함시켰다. 리오스 스튜디오는 대상지 공간을 통합하고, 소유주와 방문객들의 포괄적인 체험을 위한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현저한 지형의 변화, 동선의 순환, 포장 공간, 식재 등을 두루 검토하였다.
이 정원에 대한 착상은 주택의 모던한 형상과 건물이 대상지에 잘 보이도록 자리 잡은 방식으로부터 출발하였다. 기하학적 형태와 최소한의 식재 색조(palette)로 표현되는 모던한 정원언어는 입구와 주택의 접근로 부분에 반영되었다. 뒤편의 잔디정원은 이 현대식 정원을 대상지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적인 배경과 통합되는 절정을 보여준다. 계곡의 아래, 그리고 새로운 토지 부근의 자연적인 풍경은 점점 증폭되며, 방문자들은 확장된 규모에 빠져들게 된다.
Landscape Architect _ Rios Clementi Hale StudiosOriginal Architect of house _ A. Quincy JonesRenovation / Restoration Architect of house _ Rios Clementi Hale StudiosClient _ David BohnettLocation _ Beverly Hills, California,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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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윌키의 그레이트 포스터스
킴 윌키(Kim Wilkie)는 현재 영국을 대표하는 조경가 중 한 명으로 평범하지 않은 이력의 소유자이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킴은 8살 때 이라크의 바그다드로 이주하였는데, 당시에 그가 경험한 사막 기후와 사막 속의 많은 고대 유적들은 그의 경관 이미지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후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킴은 옥스퍼드에서 역사를 전공하였고 언어학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1980년대 남미 여행 도중 발생한 사고로 투병을 하던 중 괴저병에 걸려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기도 하였다. 기적적으로 다리 절단의 위기에서 벗어난 그는 보다 가치 있고 즐거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조경학을 공부하였다. 이곳에서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 교수인 마이클 로리(Michael Laurie(1932-2002)) 밑에서 공부하면서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킴은 로리 교수에게서 일에 대한 명확한 사고적 작품의 합리적 아름다움도 영향을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인간적 성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1984년 영국으로 돌아온 킴은 토지이용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1989년 그의 이름을 딴 킴 윌키 어소시에이츠 (Kim Wilkie Associates)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조경가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회사 설립 직후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담당하였는데 그중 1990년대 초 런던을 관통하는 템스강에 대한 100년 정비계획인 템즈 랜드스케이프 스트레티지(Thames Landscape Strategy)가 대표적이다. 또한 써리(Surrey)의 에그햄(Egham)에 위치한 그레이트 포스터스(Great Fosters)정원의 복원 작업이 유명하다.
그레이트 포스터스 정원은 무려 14년 동안 그가 심혈을 기울인 정원으로 역사정원의 복원과 현대의 수요를 위하여 조성된 새로운 공간과의 적절한 조화, 그리고 역사정원 복원에 있어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정원이다. - 중략 -
서클리프(Sutcliffe) 집안으로 저택의 소유가 넘어간 후 이곳은 호텔로 개조되어 1930년 새로이 문을 열었다. 당시에 그레이트 포스터스는 호텔로서 명성을 이어갔다. 영화배우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1889-1977))은 언제든지 본인이 이곳을 이용하기 위하여 스위트룸을 영구적으로 예약해 놓기도 하였다. 호텔로 개조된 뒤에도 정원은 잘 유지되어 오다가 1970~1980년대의 고속도로 건설과 1987년 있었던 대폭풍으로 인하여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다. 하지만 대폭풍으로 인한 심각한 훼손은 오히려 정원에게 있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계기가 되었다. 호텔의 소유주인 서클리프 집안이 1990년 정원 복원을 킴에게 의뢰하면서 그가 그레이트 포스터스 정원 복원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의 복원 작업 중의 하나는 로매인워커 시대의 정원을 복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복원 계획은 20세기 초반의 정원 형태로 단순히 회귀하는 것 보다 더 의욕적으로 계획되었다. 킴은 이 복원작업을 위하여 깊이 있는 사회역사적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1년이 넘는 시간을 단지 그레이트 포스터스에 관련된 정보를 찾는데 보냈다. 그는 장식화단을 복원하면서 현대적 가치를 결합시키기도 하였다. 정원의 주 동선은 본래 저택에서 라임나무 가로수 길의 시각 축과 같았다. 하지만 킴은 원래대로 복원을 할 경우 정원 전체의 동선이 너무 단순해지고 방문자들을 장미정원이나 다른 정원으로 이끄는데 저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기존의 시각축선상에 있던 다리를 없애고 다리가 있던 곳에는 조망 테라스를 설치하였다. 대신 동선은 장식화단에서 일본식 다리를 지나 장미정원을 통하여 라임나무 가로수 길에 이르도록 조정되었다. 장미정원과 장식화단의 복원과 함께 킴은 저택의 남쪽 면에 작약원 등 여러 개의 새로운 정원을 첨가하였다. 또한 서클리프가를 설득하여 인근의 버려진 땅 46에이커(약 5만 6천평)를 매입하여 호수와 연못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 옛 윈저 숲의 한 부분으로 가치를 가지도록 재조성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새로 조성된 공간들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곳이 원형극장이다. 라임나무 가로수의 끝부분, 즉 저택에서 바라보이는 시각 축의 맨 끝부분, 고속도로에 인접하여 위치한 원형극장은 잔디를 활용해 계단식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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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인 것, 사라지면서 존재하다
A temporary thing, exist while disappearing
크리스토 & 장 끌로드는 정말 독특한 작가들이다. 포장 예술가라고 해야 할까? 프랑스의 퐁네프 다리나 독일의 의회건물 라이히스탁과 같은 건축물부터 강의 물줄기나 해안가의 절벽과 같은 자연지형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불가능해보이는 대형 스케일로 사물을 덮어 씌운다. 때론 섬을 빙 둘러 싸기도 하고, 계곡을 가로막기도 할뿐 아니라, 마치 만리장성처럼 보이는 끝없는 펜스를 설치하기도 한다. 공통점이 있다면, <Wrapped Trees>처럼 직설적으로 랩핑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를 덮거나 감싸거나 가린다는 점이고, 그 규모가 매머드급이며, 특히나 천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거대 규모는 그들의 작품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덮어씌움으로써 역설적으로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리고 천은 그 재질의 특성상 나무나 철과 달리, 덮어씌운 사물의 형상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무엇을 덮었는지를 알려주면서도 정작 그 안에 숨겨진 대상의 정확한 디테일은 감추어, 익숙하고 낯익은 대상의 정확한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저건 분명히 퐁네프 다리인데, 다리의 난간은 어떠했더라,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그들 작품의 목적이 이러한 갸웃거림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정재윤 씨 원고의 마지막 대목인“물리적인 공간의 변화가 아닌 기억을 통해 반추되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 여러가지 의도 중의 하나이겠지만, 그들의 작품을 보며 정작 그 안에 감추어진 익숙하고 낯익은 것의 상세가 어떠했더라 하는 궁금증이 떠올랐다. 이른바 낯설게 하기(일상화되어 친숙하거나 반복되어참신하지 않은 사물이나 관념을 특수화하고 낯설게 하여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표현하는 것 _ 네이버 백과사전) 효과를 느낀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도 한 적이 있다. 6년여간 다녔던 대학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숱하게 드나들었던 마로니에 공원이건만, 그곳에 어떤 조각품이 있는지는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었다. 어떤 조각이 있기는 했었나 싶었는데, 2003년 전시회(‘공원 쉼표 사람들전’) 취재 때문에 찾은 마로니에 공원에는 제법 많은 조각작품들이 ‘나 여기 있으니 좀 보아 달라’는 투로 서있었다. 그 넓지 않은 공원의 곳곳에 그렇게 조각작품들이 있었는지, 한마디로 놀라웠다.
그날의 조각작품들은 형형색색의 얼룩무늬 천을 뒤집어 쓰고 있었는데(박용석 作, <공공조형물을 위한 추상적인 옷>), 작가는 일반적으로 무엇인가를 감추고자 할 때 사용하는 위장무늬천으로 조각작품을 뒤덮어, 장소와 아무런 관련도 없고 의미도 알 수 없는 작품들이 그저 무덤덤하게 공원 내 자리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드러내었다(월간 <환경과조경> 2003년 10월호, p.119 참조). 공원 내 작품과 설치물에 무심한 사람들의 무관심을 질책하고자 한 것일 수도 있을텐데, 알록달록한 천으로 덮이기 전까지 익숙하고 평범한 배경에 불과하던 추상조각이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 나는 더 새로웠다.
전시회가 끝나고 조각에 입혀졌던 다양한 색깔의 천은 벗겨졌고, 적벽돌로 지어진 건물 외벽을 수놓았던 색색의 스트라이프 무늬(각종 문화 예술 관련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 놓은 양주혜 作, <소요>)도 사라졌지만, 이후로 마로니에 공원을 찾게 되었을 때 나도 모르게 당시에 천을 뒤집어쓰고 있던 조각들에 눈길을 주고, 스트라이프 무늬의 외벽이 있던 모습을 떠올리곤 했었다(물론 어쩌다 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막상 천이 벗겨지자 감추어졌었던 조각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이제는 부재중인 형형색색의 천 조각이 눈에 아른거렸다. 배경처럼 뒤로 물러나 있던 조각들은 예전처럼 다시 무대 아래로 사라졌는데, 정작 눈앞에서 없어진 일시적인 것들이 머릿속에 남아 버린 것이다. 무엇인가를 환기시키는 힘이 있는 경우에 더욱 그렇겠지만, 이처럼 익숙하고 낯익은 공간에 일시적으로 출현하는 어떤 새로운 요소는 제법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마로니에의 경우처럼 조각작품과 같은 오브제가 아니라, 센트럴파크를 무대로 한 크리스토 & 장 끌로드의 작품처럼 공원이나 광장, 가로와 같은 공간을 무대로 한 일시적인 것들은 공간에 대한 집단적 기억을 새롭게 해주고, 무엇보다 공간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또 익숙한 풍경을 뒤흔드는 유쾌한 파열음은 일상을 보다 풍요롭게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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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Landscape - 더 게이츠
The Gates
총 4,799톤의 철재 기초, 96.5km의 특수 제작 비닐관, 각각 15,006개씩의 상단 구조 지지대·기둥 연결관·철재 바닥판·비닐 볼트 덮개, 165,132개의 볼트와 자동 잠금 너트, 총 연장길이 187,311km에 달하는 주황색 실 등.
에펠탑 제작에 사용된 재료들이 아니다. 단 16일 동안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전시된 크리스토 & 장 끌로드(Christo and Jeanne-Claude)의 “The Gates”에 사용된 재료들의 양이다. 사실, 총 4,799톤의 철재 기초의 중량은 파리의 에펠탑 건설에 들어간 전체 철재의 중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거대한 양이다.
“The Gates”는 한날한시에 태어난 부부 예술가, 불가리아 출신의 Christo Vladimirov Javacheff와 모로코 출신의 Jeanne-Claude Denat de Guillebon에 의해서 뉴욕 센트럴 파크 내 산책로를 따라 2005년 2월 12일부터 2월 27일까지 16일 동안 전시된 설치미술 작품을 말한다.
무관심과 관리소홀로 인해 센트럴 파크가 가장 쇠잔한 시기를 겪고 있던 1979년 센트럴 파크 재정비 사업과 더불어 공원의 중흥 노력의 일환으로 작품의 기본 개념, 설치 세부 계획이 뉴욕시에 제출되었으나, 시의 허가를 받기까지 무려 26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2003년 1월 22일,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뉴욕시장이 이 작품의 실현에 동의했고, 2005년 1월 3일 마침내 크리스토 & 장 끌로드 커플의 오랜 숙원이었던 ‘더 게이츠’프로젝트가 뉴욕 센트럴 파크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2005년 2월 12일, 공식명칭 “The Gates, Central Park, New York, 1979~2005”, 5m 높이에 총연장거리 37㎞에 달하는 총 7,503개의 주황색 게이트가 3.65m 간격으로 공원 전체의 산책로에 설치되었고, 2월 27일까지 16일 동안 대중에 공개되었다. 현란한 색상의 역동적인 직물 판넬은 공원 산책로의 구불구불한 유기적인 형태를 부각시켰으며, 게이트의 사각형 틀은 격자형의 독특한 도시구조를 닮아있었다. 낙엽이 진 수목들의 가지 사이로 The Gates의 황금빛 물결은 출몰을 반복하며 장관을 이루었다.
“The Gates”의 특징 중“, 일시성”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작품의 일시성은 작품을 보다 가치있게 하고‘일정 기간 동안만’이라는 제한을 통해 사람들을 조급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사람들을 직접 현장에 오게끔 독려하며, 현장에서는 최대한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작품을 즐기는 동안 사람들은 다음에 방문할 때는 이 작품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한 예술작품을 통한 공간에 대한 경험의 변화, 즉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가 아닌 기억을 통해 반추되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 예술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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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Landscape - 파리 플라쥬
Paris Plage
‘플라쥬(Plage)’는 프랑스어로 ‘해변’이라는 뜻이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극작가인 장 콕토(Jean Cocteau)가 “내 귀는 소라껍질, 바다의 소리를 사랑한다(Mon Oreille est un Coquillage, qui aime le bruit de la mer)”라고 노래한 것처럼 바다에 대한 향수는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본성과도 같다. 파리는 지리적으로 바다에서 약 200km 떨어져 위치하므로 여름이 되면 파리 시민들은 바다를 찾아 북쪽의 노르망디(Normandie)나, 서쪽의 브로타뉴(Bretagne), 남쪽의 지중해 부근으로 바캉스를 떠난다. 매년 7월 초면 바다로 향하는 고속도로들은 주말마다 북적대고, 파리는 눈에 띄게 한산해 진다. 그러나 파리 시민 10명 중 3명은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다고 한다. 바캉스를 떠나지 못하는 이들은 안정된 직장을 다녀서 보장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직장 생활을 불안하게 이어가는 사람들이거나 혹은 직장이 없는 실업자들이다. 2001년에 파리 시장으로 당선된 좌파 출신 베르트랑 들라노에(Bertrand Delano)는 우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2년부터 이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파리 플라쥬’이다. 이 프로젝트의 내용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되어 있는, 아름답고 볼 것 많은 센 강변을 해변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이에 파리시는 2002년부터 약 한 달 동안 강변도로를 모래사장이 펼쳐진 진짜 해변처럼 꾸미는 ‘파리 플라쥬’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대상 지역은 루브르에서 쉴리교(Pont Sully) 부근까지 약 3.5km에 이르며, 파리 시청 앞 광장 역시 이 기간 동안 해변가로 변한다. 이후 2006년 처음으로 센 강에 배처럼 떠 있는 수영장이 개장하면서 13구의 국립도서관 부근이 대상 지역에 포함되고, 2007년에는 19구에 위치한 라빌레뜨 운하(Bassin de La Villette) 주변까지 확대되었다. 2006년부터는 파리 중심부 지역과 13구 수영장을 오가는 유람선이 운행되는 등 ‘파리 플라쥬’는 이제 센 강변에 한정되지 않고 전 파리 시민이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리 플라쥬’의 공간 구성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해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3천 톤의 모래를 사용하여 노트르담다리(Pont Notre-Dame)에서 아르콜다리(Pont D’Arcole)까지 700㎡에 이르는 모래사장을 설치하였을 뿐만 아니라, 샹쥬다리(Pont au Change) 부근에 600㎡의 녹지 공간과 퐁네프다리 부근에 500㎡의 나무널판으로 짜인 휴식 공간을 마련하였다. 이 외에도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과 암벽 등반을 위한 공간, 안개처럼 물을 뿜는 샤워 공간, 콘서트를 위한 무대, 책을 빌릴 수 있는 간이 도서관, 파리 시청 앞의 비치발리볼 경기장 등이 조성되었다. 이들 공간에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안락의자와 해먹(hammock), 파라솔 등이 설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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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Landscape - 뉴욕 인공폭포
Temporary Water Fall
문화의 중심지 뉴욕 로어 맨해튼(New York Lower Manhattan) 이스트 강가(East River)의 또 하나의 볼거리가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었다. 브루클린 다리(Brooklyn Bridge) 주변을 거닐다보면 언뜻 보아선 번지점프대처럼 보이는 몇 개의 철골 구조물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맨해튼의 한여름의 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주었던 Olafur Eliasson의 Temporary Water Fall이다. Temporary Water Fall(이하 인공폭포)은 이스트 강가 브루클린 다리 주변에 만들어진 크고 작은 4개의 인공폭포이다.
인공폭포는 브루클린 교각 하단부, 브루클린 하이츠 서쪽 프로미나드의 브루클린 피어, 맨해튼 다리 북쪽 피어, 그리고 북쪽 해안가 거버너스섬에 위치해 있다. 크기는 대략 90~120피트로, 가장 큰 폭포는 stand를 제외한 자유의 여신상과 비슷한 크기이다. 인공폭포는 이스트강이 주된 수원이 되어 폭포를 이룬다. 이스트강은 허드슨강(Hudson River)으로부터 흘러오는 강물과 대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다양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서식지를 형성하고 있으며, 2백여 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다.
인공폭포의 구조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작동원리는 첫째, 이스트강으로부터 끌어올린 물은 물밑에 감추어져 있는 “intake filter pools”에 모이게 된다. 둘째, 펌프가 pools에 있는 물을 끌어당기는데 이때 물고기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낮은 속도를 유지한다. 셋째, 펌프에 의해 물은 scaffolding의 꼭대기에 있는 파이프로 끌어 올려진다. 넷째, 물은 trough를 밀고 내려오면서 폭포를 이루며 강으로 떨어진다. 이때 사용되는 물의 양은 1분당 3만5천 갤론, 시간당 2백1십만 갤론이며, 인공폭포가 작동되는 동안의 모든 전력은 100% 재활용된 전력이다. 이렇게 떨어진 물은 다시 처음 과정을 거쳐 재순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