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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6) 디테일: 작은 것에 대한 상상이 갖는 큰 힘
    공기처럼 가벼운, 투명한 존재감으로서의 프로그램에 대한 리플로 운을 떼며 “산소 같은 여자”라는 카피를 썼던 옛 광고처럼, “공기 같은 프로그램”의 메타포는 투명하고 가벼운 존재감이 주는 유연함과 생명력을 표현한다. 또한 프로그램의 진정성은 배치도의 도형과 작명술의 단순조합에 의해 설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는 즐거운 표제였다. 시간에 따른 경관의 변화, 이용자에 따른 공간의 진화를 다루는데 있어서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느슨한 프로그램”과 “조밀한 연출력”이 아닐까한다. 분위기에 녹아있는 프로그램은 결국 설계가의 사고가 아주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미쳤을 때만 가능한 것 아닐까. 강요되지 않았지만 걷고 싶고, 앉고 싶고, 뛰고 싶게 만드는 공간의 공기는 아주 미세한 설계적 장치와 배려들이 빚어내는 마법 같은 화학작용일 것이다. 프로그램의 가벼움이 공간설계에 있어 디테일의 가벼움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 오히려 더 촘촘한 설계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도로 연재순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디테일에 대한 운을 떼기가 한결 가벼워진다. 올해 초 정도 되었을까, 컴퓨터를 포맷하기 위해 백업받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해 지난 답사 사진들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피식 웃으며 재미있다고 느낀 점이 있는데, 해가 지날수록 전체 답사사진들 중에서 디테일을 찍은 사진의 수가 끊임없이 증가한 나름의 경향을 발견한 것이다. 회상해 보건데 학생시절 여행에서는 기념품 가게의 엽서에 나옴직한 구도의 사진들을 정신없이 찍어대며 꽤나 만족했었던 것 같다. 풍경화를 흉내내는 사진들이 대부분인 그때의 기록들은 다시 보니 남이 찍은 것 마냥 심드렁하기만 하다. 고백하자면 정작 디테일을 찍는 버릇은 거의 직업적 생존에 관련되어서야, 즉 디테일 설계를 스스로 직접 해야 하는 입장에 이르고서야 생긴 것이다. 요즈음 학생들과 함께 답사를 다녀오면 가끔 각자 찍은 사진들을 비교해서 보곤 한다. 여전히 그들은 나의 학생시절과 다름이 없다. 투시도에서 자주 쓰이는 구도의 풍경사진들과 꼴라쥬 소스로 쓸만한 사람들을 찍은 사진들, 그리고 물론 단연 학생들끼리 서로 돌아가면서 자신들을 찍는 미니홈피용 연출사진들이 대부분이다. 디테일이라는 주제를 돌덩이처럼 가슴 한켠에 가지고만 다니다가, 디테일에 대한 관심은 결국 설계과정의 학습 발달 단계와 연관이 깊은 것 같아, 즉 학생들이 디테일에 무심한건 그들의 나이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는 의심 때문에 글의 방향을 잡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한편, 학생시절의 나도, 지금의 학생들도 여전히 디테일을 어떻게 봐야하는지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는 단순가정을 해보니, 몇 가지 하고 싶은 얘기들이 생긴다. 디테일에 관한 개념: 전체와 부분의 관계 디테일(detail)의 어원은 불어인 “taille”나 라틴어인 “talea”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어의 “taille"는 어떤 것을 조각으로 자른다는 의미여서 재단사(tailor)”라는 단어와 같은 어원을 가진다. 덜 알려지기는 했지만 더욱 흥미로운 어원은 라틴어의 ”talea"인데, 이는 식물의 접붙이기에 쓰일 용도로 큰 나무에서 가지(twig) 등의 부분을 잘라내는 일을 의미한다. 건축이론가인 로빈 드립스(Robin Dripps)의 해석에 의하면 이 접붙이기로부터 출발하는 어원의 의미는 전체에서 부분을 떼어내도 그 부분이 자연적인 자기 복제과정을 통해서 전체를 다시 구성한다는 데에 있다. 옷감을 재단해서 나온 조각들은 전체의 부분으로서의 기능에 그치지만 나무와 같은 생명체의 부분은 그 자체가 전체의 질서를 이미 가지고 있는 소우주(microcosm)와 같은 것이다. 전체의 부분이 아닌 전체를 담고 있는 부분. 살아있는 시스템을 다루는 조경설계에 있어서 굳이 꼽으라면 불어보다는 라틴어적 의미계보를 계승하고 싶은 것은 억지스럽지만 자연스러운 욕구이다. 우리나라의 언어적 관습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디테일을 ”그린다” 혹은 “디자인한다”라는 표현보다는, 디테일을 ”푼다”라는 동사를 즐겨 쓴다. 이러한 숙어적 표현은 암암리에 디테일은 디자인의 일부라기보다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해결이라는 간편한 뉘앙스를 던져준다. 이러한 기술적 문제해결로서의 디테일이라는 관념이 우리의 외부공간에서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성의 없는 상세들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니얼 커크우드 디테일을 다루는 그의 저서 『The Art of Landscape Detail』에서 이러한 점을 명백히 반박한다. 디테일 역시 조경설계과정의 일부, 즉 창조적인 디자인 행위이며, 단지 이 창작활동이 특정한 스케일로 이루어질 뿐이라고 하였다. 또한 디테일은 설계가의 생각을 공간이라는 실체로 전환하는데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매개체임을 강조하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는 조경설계에 있어서 디테일을 두 가지 종류로 분류하였는데, 실행 디테일(implementation detail)과 설계 디테일(design detail) 그것이다. 전제가 어떻게 현장에서 제작되는가에 관련된 기술적이고 도구적인 개념이라면, 후자는 설계가의 아이디어를 핵심적으로 표현하는 표현적이고 생성적인 개념이다. 전자가 시공과정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설계과정에 더 중점을 둔 것이다. 결국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디테일이 도구적이지 않고 설계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창의적 요소로서 즉 “설계 디테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저서 『Detail in Contemporary Landscape Architecture』에서 저자 버지니아 맥리오드(Vrginia McLeaod) “디테일은 경관이 어떻게 조합되는지를 보여주는 진정한 재현 방식”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 역시 디테일이 부분 그 자체가 아니라 부분이 결합되는 방식, 즉 전체 경관을 구성하는 시스템에 관한 것이라는 확장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번호의 디테일에 관한 이야기는 결론적으로 디테일에 대한 개념의 업그레이드, 그에 근거한 창의적 실천과 정당한 평가의 필요성을 밝히는 것일 것이다.
  • 우연한 풍경은 없다(5) 면목동 동원골목시장, 그들만의 합리 그리고 우리의 활기
    시장에는 마케팅 전략이, 있다 vs 없다 ‘마케팅 전략’ 모든 상행위에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상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백화점에는 창문이 없다. 화장실은 꼭꼭 숨겨두어서 백화점 안을 더 둘러보고 찾을 수 있게 한다. 같은 이유로 엘리베이터는 구석에 두고 에스컬레이터는 잘 보이는 곳에 둔다. 또 식품매장은 지하에 있고 전문 식당가는 맨 위층에 둔다.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전략인데, 고객이 식사만 한 후 백화점을 나오지 않고 쇼핑까지 하게 되는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재래시장의 상인들도 물론 전략은 있다. 시장의 음식점들은 간판에 ‘원조’, ‘할머니’라는 단어를 넣어 역사가 있는 곳임을, ‘장충동 족발’, ‘명동 분식’, ‘전주 비빔밥’ 같은 상호로 ‘파스타는 이태리가 최고’ 같이 정통성이 있는 곳임을 내세운다. 어디가 더 합리적일까? 마트 vs 시장 고객을 더 이상 빼앗기고 싶지 않아 시장도 마트가 되고 싶어 한다. 비나 눈 같은 기후 변화에서 벗어나 언제나 상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뜨거운 햇빛을 가려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소위 아케이드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지붕을 씌운다. 그리고 마트에서처럼 카트를 끌고 다닐 수 있도록 바닥을 고르기도 하고 상인들은 옆 가게와 줄을 맞추어 물건을 진열한다. 물리적인 것만 바꾸는 것은 아니다. 쿠폰도 발행한다. 마트가 지향하는‘깔끔’, ‘편리’, ‘효율’, ‘쿠폰을 통한 사행심 조장’을 시장도 실현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시장도 마트가 될 수 있을까? 면목동의 동원골목시장을 보자. 여기도 ‘현대화’사업을 했다. 지붕이 덮여졌고 쿠폰을 발행한다. 진열된 물건도 간판도 줄 맞추어 있다. 바닥에 물도 고여 있지 않다. 쾌적하다. 그런데 문구점 앞의 저 장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알록달록한 장난감 옆에 젓갈병이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디 마트에서는 가능한 일일까? 젓갈을 장난감 옆에 둔다면 바로 항의가 들어갈 것이다. “물건 찾기가 힘들잖아요, 위생적이지도 않구요.” ‘같은 품목은 같은 곳’이라는 기준을 갖고서는 말이 안 되지만, 또 꼭 말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시장에서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우연하게도 문구점 주인은 젓갈에도 조예가 깊고 좋은 젓갈 구입처를 안다. 그래서 기꺼이 장난감 사이에 젓갈을 두었다. 고객들도 안다. 이 집 젓갈은 싸고 맛있다는 것을. 그래서 기꺼이 젓갈을 사기 위해 문구점을 찾는다. 어떤가? 말이 되지 않는가? 하버마스인가? 말을 통해서 서로간의 합리성이 형성되는 생활세계에 대해 말한 이가. 우리는 시장에서처럼 서로 ‘말’을 통해서 서로의 기준을 만들고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말이 필요 없어졌다. ‘합리화’라는 명분은 굳이 말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내판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상품이 있고, 거기 쓰인 가격대로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말’이 필요하다. 합리성, 그 이상의 기준과 가치로 운용되는 곳이 시장인 것이다. 또 모두 드러내놓고 말을 하는 곳이니 이미지로 사람을 현혹하기도 힘들다. 시장을 거니는 일은 즐겁다. 좀 진부한 표현이지만‘, 생동감’이 있다. 브랜드의 유명세가 아니라‘골라! 골라!’같은 호객행위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그 자체가 시장의 배경음악이 된다. 또 ‘욕망’이 아니라 ‘정서’를 자극한다. “마수걸이인데 깎지 말아요” “떨이라 배추가 시들시들한데 싸게 팔아요." 또 시장에는 정확한 가격표가 없기에, 있어도 그리 절대적이지 않기에 흥정과 실랑이가 필연적이다. “좀 깎아줘! 한 개 더 줘!” “이거 팔아서 남는 거 없어, 다른 데 가봐, 이만한 가격에 살 수 있나.” 그 과정에서 덤이 오가기도 하고, 그러면서 시장은 생동감을 갖는다. 기계적 합리성의 빈틈은 대화로 채워지고, ‘활력’이라는 매력적 부산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낙안읍성
    Naganeupseong 낙안읍성(樂安邑城)은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에 위치한 면적 223,108㎡, 둘레 1,410m의 조선조 군 청사 소재의 읍성으로 성곽과 객사를 비롯한 관아의 중심시설들 일부가 원형 상태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며, 현재는 남문인 쌍청루와 동문·서문, 동헌, 객사, 내아 등에서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 지형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1983년 6월 14일, 사적 302호로 지정되었다. 造營 _ 낙안읍성은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에 소재한 읍성으로 성곽과 그 내부의 주거지 객사를 비롯한 중심시설들 일부가 거의 원형 상태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성곽의 축성연대는 임경업 장군이 서기 626년(인조 4년) 군수 재직시 쌓았다고 하나, 1481년(성종 12년)에 편찬된『동국여지승람』에서 낙안성의 소재를 말하고 있고 성의 축조기법으로 보아 조선 초기보다 훨씬 이전에 축조되어 있었던 것을 임경업 장군이 개축한 것으로 추측된다. 立地 _ 읍성의 입지는 북방의 금전산(670m)을 진산으로 삼고, 동으로는 멸악산(오봉산)과 개운산이 위요하며, 서쪽으로 백이산(584m)과 금화산이 둘러싸고 남쪽으로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들판 가운데에는 약간 낮은 구릉(옥산 59m)이 있으며‘, 평지성(平地城)’의 유형을 보이고 있다. 풍수적으로는 북쪽의 옥녀(옥녀봉)가 남쪽의 장군(장군봉)을 맞기 위해 머리를 풀고 화장을 하는 중이라는‘옥녀산발형(玉女散髮型)’이며, 읍성 자체의 형국은 ‘행주(行舟)’형국이라 하여, 키, 돛, 닻, 노 등 배의 도구를 갖추어야 대길하다고 한다. 이러한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지형을 이용하거나, 수목을 많이 재식하였는데 마을 중앙의 은행나무는 돛을 상징하고, 대칭으로 재식된 은행나무는 배의 균형을 유지하는 닻으로, 성곽을 따라 조성된 노거수는 노를 상징하는 경관지표물이 된다. 하천으로는 금전산 동남에서 흘러들어오는 동천과 서남에서 흘러나오는 서천이 있는데, 모두 성곽 바깥 동서면을 흐르다가 옥산 앞을 지나 들판을 건너 남해로 흘러들어 간다. 성 주변의 문화재로는 낙안향교와 충민사(忠民祠: 임경업, 김빈길 장군의 사당)가 성의 동측에 있다.
  • 연속기획: 조경업, 위기를 기회로!(6) 새로운 길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막연한 불안감? “희망은 언제나 위기를 이긴다”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공익광고가 흘러나오는 시대다. “우리는 언제나 시련을 이겨내왔다”며 “우리 가슴에 희망이 있는 한, 우리 경제의 위기는 기회로 바뀔 거라고” 호소하는 공익광고는, 오히려 지금이 얼마나 어려운 시기인지를 넌지시 알려준다. 입으로는 희망을 되뇌어도, 마음은 불안에 잠식당한지 오래다. 높아지는 건 불안감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막연한 불안감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그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가 불황의 골을 더 깊게 만든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불안한 걸 어찌하랴. 감원 내지는 감봉 소식이 풍문으로 떠도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면,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겠지만, 자재를 수입해 무엇인가를 만드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면 요동치는 환율에 울고 웃겠지만, 매출이 뚝뚝 떨어지는 게 한눈에 들여다보이는 자영업자라면 불경기를 탓하며 업종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겠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배가 혹은 조카가 직장을 잡지 못하고 이른바 청년백수 생활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은 불황 체감 지수를 한껏 높여주지만, 매스컴의 불황 타령이 당장 자기 매출 혹은 수입과 직결되지 않는 이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그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언제 남의 불황이 자기에게 불똥을 튀길지, 탄탄해보이던 직장이 휘청거리게 될지, 매출 급감이 회사를 뒤흔드는 직격탄으로 날아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의 경기불황은 전 세계적인 것이라고들 하지 않나. 하여, 불황의 중심에 서 있건 아니건 사람들은 자연히 관련 뉴스에 귀 기울이고, 술자리에서도 경기 전망은 단골 안주감이 되고 있다. 그 자리에서 부정확한 정보들이 오가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경기를 체감하고 있는지, 어떤 준비들을 하고 있는지, 전망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 귀동냥하는 것은 때로 위안이 되기도 하고, 정보가 되기도 한다. 매스컴은 불황의 시기를 맞아 각종 경기지표를 알려주기도 하고 전문가의 입을 빌려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늘 빠지지 않는 건 사람들이 경기불황을 얼마나 체감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구체적 사례들이다. 전체를 대표할 수 없어도, 그들 일부의 이야기는 주목을 끌곤 한다. 어느 정도의 윤색은 있을지라도, 뜬구름 잡지 않는 생생함이 있기 때문이다. 2009년 1월호부터 시작된 연속기획이 이제 종착점에 도달했다. “불황탈출을 위한 지혜를 모아보자”는 기본 취지의 바탕에는, 최대한 다양하고 가급적 구체적인 우리의 이야기를 소개해보자는 의도가 있었다. ‘어디는 부도 직전이라더라, 누구는 직원을 확 줄였다더라’와 같은 이른바 ‘카더라’ 통신의 뜬소문이 아닌, 좀 다양한 업계의 동향을 그들의 목소리로 담아냄으로써, 독자들이 각자의 경우와 견주어도 보고 참고도 하면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했던 것이다. 이번 회는 그 마지막으로, 결산의 차원에서 1월부터 5월까지 수록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보았다. 앞선 5회의 연속기획에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었는지 훑어보며, 일반론적인 이야기일지라도 불황에 대처하는 각자의 자세와 전략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참, 이 지면을 빌어 그동안 인터뷰에 응해준 많은 업계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 은평뉴타운 2지구 B, C공구 미술장식품 공모전
    The Competition for Art Decorations on Eunpyeong New Town SH공사는 은평뉴타운 2지구 B, C공구 공동주택 단지에 적용할 미술장식품 공모전을 개최하였다.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공모전은 총 8개 단지에 설치될 단지별 조각 또는 환경조형물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본지에서는 각 단지별 당선작을 소개한다 _ 편집자주
  • 2009 AIA NEW YORK DESIGN AWARDS
    조윤철·기효순 씨 설계 참여한 ‘강북대형공원’ 프로젝트 부문 대상 수상 2009 AIA NEW YORK DESIGN AWARDS가 4월 22일 다운타운 치프리아니(Cipriani)에서 있었던 시상식을 시작으로 4월 23일부터 6월 13일까지 뉴욕의 Center for Architecture에서 열리고 있다. 이 상은 미국 내에서 가장 지명도가 있는 건축협회 중 하나인 전미 건축가협회(AIA; The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 뉴욕지부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작가들이 해마다 이 상을 받기 위해 출품하고 있다. AIA Design Awards는 건축과 프로젝트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건축 부문은 지어진 건축물을 그 대상으로, 프로젝트 부문은 주로 공모전과 마스터 플랜 위주의 아직 지어지지 않은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AIA NY Design Awards 출품작들은 그 어느 해 보다도 작품성이 높은 프로젝트들이 출품되었으며, 프랑스 국립 도서관 설계로 유명한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 등 권위있는 교수들이 심사를 맡았다. 수상부문 중 건축부문 대상 5작품, 프로젝트 부문 대상은 ‘강북대형공원’을 포함해 단 2작품만이 선정되었고, 참고로 2008년도 프로젝트 부문의 대상은 West8의 Governors Island가 수상하였다. ‘강북대형공원’은 에이치 어소시에이츠(H Associates), 조엘 샌더스 건축사무소(Joel Sanders Architect), ㈜해안건축, 그리고 조윤철·기효순 팀이 설계를 맡아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함께 협력을 한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는 뉴욕 건축·조경계에서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주도해 만든 설계작품이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 본 수상작은 서울 강북구에 있는 옛 드림랜드를 포함한 부지로 주변과 동떨어지고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강북공원의 복원사업 일환으로 도시의 중심 뿐 아니라 주위에 있는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주변의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주변인들의 안식처로서 “배우다”, “놀다” 그리고 “편히 쉬다”의 세 가지 테마를 가진 길을 만들어 다양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으며, 대지의 자연적인 지형에서 형성된 세 가지 문화적 다리를 놓아주며 사람들이 계곡을 건너거나 주변 도심 건물과 융화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강북대형공원’은 2008년 서울시가 주최한 국제설계공모에 출품한 작품으로 당시 우수작에 선정된 바 있다.
  • 지역활성화센터 오형은대표
    “농촌마을에는 어떤 자원들이 있는가” “그 자원들 중 무엇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과거 전문가들의 전통적인 영역이 여기까지였다면, 현재 농촌계획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지역의 주민들과 밀착된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 스스로가 자원을 발굴·계획하고, 실행하고, 또한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인 계획만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사업을 지원하는 주민참여형 계획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활성화센터”는 2001년 개인회사로 시작했던 “공동체네트워크”가 주식회사로 바뀌면서 2003년에 설립된 회사이다. 지역활성화센터의 오형은 대표는 “조경가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가 지역(농촌)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새롭게 확장되고 있는 이 분야는 그 누구보다도“사람”과 “공공”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온 조경가들이 매우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한다. 항상 “공공성”에 대해 공부를 해왔으면서도, 실제 현장에서는 세상과 소통하는데 인색해왔던 조경가들이, “잘 할 수 있고, 또한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진출해주길 소망했다. 과연 지역활성화 사업은 조경 분야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합니까 주로“농촌마을 계획”을 합니다. 최근에 농촌관광이나 농촌체험들이 많이 이루어지는데, 농촌마을을 농촌관광하는 마을로 계획해 주는 그런 일들을 하죠. 그간의 계획들은 계획가들이 만들어 주는 것으로 끝이 났잖아요. 계획가들이 계획을 세우면 그 다음은 행정이 하거나, 아니면 행정이 공공적인 차원에서 뭔가 만들어 주는 것으로 끝이 났는데, 최근에는 지역주민이 기초가 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단순히 그냥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 지역주민 스스로가 만들고, 만든 것을 직접 운영하고, 운영 방식이나 홍보 및 마케팅도 같이 논의하는 등,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5년 10년 후에 우리 마을을 어떻게 변화시켜갈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간에는 전문가가 들어가서 자원을 발굴하고, 지형도 놓고 지리적 특성 찾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방식과 더불어 지역민들 스스로가 지역의 자원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워크숍을 개최하여, 자기들이 알고 있는 자원들을 찾아서 발표도 하면서 우리 마을에는 어떤 자원이 있는지 서로 공유도 합니다. 지역주민들이 찾아내는 것이 있고, 전문가 나름 찾는 것도 있는 거죠. 자기 지역의 자원에 대해 서로 토론하면서 주민 스스로의 학습이 동시적으로 일어나기도 해요. 이렇게 자원을 찾아 분석을 하고, 그걸 가지고 비전과 방향을 만들고, 마을사람들이 연차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고, 그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고, 조직운영을 위해 정관 및 조례들을 만들고, 이를 위해 주민들과 워크숍을 하고, 그걸로 부족하면 교육도 하는, 그런 일들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 한 마을에서 “폐교를 사서 농촌체험학습을 하고, 환경 농업을 통해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회원을 통해 직거래를 하겠다”고 사업을 결정했어요. 이를 위해서는 폐교를 사고, 리모델링을 하고, 이곳을 찾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것을 좀더 많이 알리기 위해 축제도 하겠죠. 그럼 저희가 하는 일은 마을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세우고, 계절별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면 좋은지 주민들과 토론해서 프로그램 계획도 만들고, 주민들과 함께 시범운영하면서 스스로 기획한 대로 실행해 보는 교육형의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축제도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언제 어떤 축제를 해보고 싶다는 제안을 하면,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계획도 세우고, 팜플렛과 플랭카드도 만들고, 그날 줄 선물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학교를 운영하면서 손님이 찾아오게 되는데, 오시는 분 중에는 외국인도 있고, 식사의 단가를 좀 더 높여 달라는 주문도 들어오고 하니까, 주민들이 그에 맞는 식단도 만들어야 되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생산하고 있는 농산물이 뭐가 있는지 찾고, 식단을 짜서 그걸 직접 만들어 보고, 품평회도 하고, 가격을 결정해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것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거죠.
  • West Harlem Piers Park
    웨스트 할렘 피어스 파크W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ure, LLC 긴 선형의 공간이었던 West Harlem Piers Park가 할렘(Harlem) 지역과 허드슨강을 연결해주는 공공공간으로 거듭났다. 69,000평방피트(약 6,410㎡)의 좁다란 모양의 주차장은 105,526평방피트(약 9,800㎡)의 공원으로 확장되었고, 도시와 강을 연결해주는 의미있는 공간으로 변모되었다. 허드슨강의 129번가와 133번가 사이에 위치한 이곳의 폭은 테니스장 보다 넓지 않은 편으로, 인접한 도로와 위로 지나는 고속도로에 의해 주변으로부터 단절되어 왔다. 강으로 접근하는 주요 지점인 이곳은 역사적으로는 인접한 험한 강변 사이의 자연적인 만이었고, 보다 최근에는 산업부두로서 사용되었으며, 포장 및 펜스가 둘러진 주차장으로 사용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강을 따라 맨해튼의 선형 녹도를 연결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디자인 전략 적절한 모임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선형 녹도의 연결에 더하여 공원 면적의 확장이 필요했다. 공원에 할당된 공간의 크기를 늘리기 위해 몇 가지 전략이 적용되었는데, 첫 번째 방법은 말 그대로 지역사회의 오랜 소망이었던 새로운 부두의 건설을 통한 확장이었다. 역사적으로 부두는 도로 그리드망과 정렬되고 수변으로 뻗어나간다. 새로운 전략에서 우리는 부두에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래톱의 형성 원리를 적용했다. 좁은 보도들이 물 위에서 연결되어 순환하며 공간을 확장하게 된다. 또 다른 전략은 불필요한 차로 폭을 없애고, 인접한 차도를 좁게 함으로써 공간을 확장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도로의 재배치를 통해 공원면적의 25%가 증가되었다. 결국 공원공간은 긴 전망을 창출하는 사선의 산책로를 부두에 배치함으로써 시각적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이 사선의 구조물은 공원의 두 주요 지역인 Cove와 그늘진 Woodland의 경계를 명확히 한다. Landscape Architect _ W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ure, LLCProject Team _ Barbara Wilks, Tatiana Choulika, Johannes FederAlumni Contributors _ Alex Washburn, Kelly Fleming, Ken Mito, Judith Wong, Melissa YipClient / Owner _ New York City 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Location _ New York City, NY
  • Copenhagen Harbour Bath
    코펜하겐 하버(Copenhagen’s harbour)는 산업항이자 교통 환승장이었던 곳이 도시의 문화적·사회적 중심지로 변화하는 핵심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항만 수영장(Harbour Bath)은 이러한 변화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접근성, 안전성, 그리고 계획에 따른 활용성을 위한 요구와 실용적인 필요성에 의해 인접한 공원이 수면위로 연장된 것이라 볼 수 있다.전통적인 덴마크의 실내수영장을 모방하는 대신 항만 수영장은 건식 독(dry-dock), 부두, 배모양 경사로, 절벽, 놀이터와 평저선(平底船, pontoons) 등의 시설이 있는 도심항구 풍경을 제공한다. 테라스화된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항만 수영장은 육지에서 물로의 전이를 완성하며, 코펜하겐의 시민들이 도심 한가운데서 수영하는 것을 가능하도록 했다.Architect _ PLOT = BIG(Bjarke Ingels Group)+JDS(Julien De Smedt Architects)Client _ The Municipality of CopenhagenLocation _ Copenhagen, DKSize _ 2,500㎡Cost _ 580,000 euroCompletion _ 2003. 7
  • Gudbrandsjuvet -Viewing platforms & bridges
    구드브란스쥬베 전망대와 전망교량Architect _ JSA(Jan Olav Jensen (pl), BØrre Skodvin, Torunn Golberg,Torstein Koch, AnneLise Bjerkan, Sigrid Moldestad)Landscape Architect _ Jensen & SkodvinStatic Consultant _ Siv. Ing. Finn Erik NilsenClient _ Roads deptLocation _ Gudbrandsjuvet, NorwayArea _ 350㎡Year Built _ 2006 ~ 2007Cost _ 1 Million EuroEditor _ Park, Kwang YoonEditorial Design _ Heo, Ok KyeongArrangement _ Kim, Kyu HyungTranslation _ Cho, Soo Yeon 주 전망대는 레이저로 커팅된 25mm 판상의 강철로 제작되었으며, 한쪽 끝이 절벽쪽으로 연결된 켄틸레버(외팔보) 다리의 형태로 되어 있다. 난간은 장소마다 요구되는 매우 다양한 안전강도를 모두 만족시키면서도 서로 연결이 가능한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설치되어 있다. 안쪽으로 크게 휘어지도록 하여 관람객이 계곡의 실감나는 경관을 바라보기 위해 상체를 내밀더라도 안전하도록 설계되었으며, 교량들은 각 장소마다 가장 적합한 서로 다른 재료들을 사용하여 제작되었다. 주차장 측의 전망대는 조립식 콘크리트로 제작되었는데, 마치 자전거 체인처럼 각 조각들이 끝단에서 연결되고 있지만, 대상지에 맞추어 코너에서는 순환된다. 재료들이 대상지에 적합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캔틸레버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립식 조각들이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장점들을 갖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하학적 개념은 서비스센터에도 적용되었다. 글·자료제공 JSA(Jensen & Skodvin Archit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