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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모로코: 양방향 도시화: 도시농업 기반의 통합적 도시 개발을 위한 혁신적 발상
Dual Track Urbanism: An Innovative Concept for IntegrativeUrban Development Based on Urban Agriculture인구가 100만 명이 넘는, 미래 거대 도시가 직면하게 될 일들을 몇 가지 정도로 꼽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부분적으로 통제 불가능하지만 엄청난 면적의 증가, 파편화된 공간, 상당한 인구의 증가, 양극화 현상의 심화, 시민들에 대한 적절한 주택 공급, 온전한 환경 및 생활 수준의 보장,그리고 기술적 기반 기설의 유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심상치 않은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도 적지 않다. 또한 현재 한창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거대 도시들의 개발 과정에는 공지空地가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그곳에서 살아갈 시민들의 삶의 질에 장기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도심 지역 내에서 공지가 보존될 수 있게 해줄 탄탄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도심 개발 거점 지역을 위한 공지 체계에 대한 토론이 으레 사치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순전히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래 도시의 생활 수준이 어떻게 변모할지는 현재 도시 개발의 역동적 과정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의문을 떠올릴 수 있다. 미래 거대 도시에서 공지는 어떤 모습을 갖게 될 것이며, 그 기능은 무엇이 될 것인가? 계획만으로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도시에서, 또한 대개의 경우 비공식적인 공간 개발이 그 주요한 특징이 되는 도시에서, 공지는 어떻게 이러한 공간의 필수적인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오늘날 도시 주변 지역에서 농지를 확보하고 배분하는 방법을 살펴본다면, 미래 거대 도시의 공지 체계를 가능 케 해줄 접근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The challenges faced by future mega cities, to list but a few, include considerableand partially uncontrollable-spatial growth, fragmented spaces, substantial population growth, the increasing divide between rich and poor, problems of providing adequate housing, of guaranteeing appropriate environmental and living standards, and of maintaining technical infrastructure, as well as the challenges posed by looming climate change. At the same time, in the current developmental processes of emerging mega cities the foundations are being laid so that open space can be preserved within these urban regions in order to make a long-term contribution to the sustainability of cities and the quality of life in them. Although the discussion about potential open space systems for urban growth centers may seem almost a luxury it would be misleading to see it in this light. The course of how urban standards of living will develop in the future is being set in today’ dynamic process of urban development. This raises the following questions: What will open space in the mega cities of the future look like? What is its function? And how can it become an integral part of cities which are growing at a pace that cannot be controlled through planning-in as far as it exists and which are characterized to a large degree by informal spatial development? Securing and allocating agricultural land in periurban areas today could be a possible approach to future mega-urban open space syst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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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케냐: 복원력을 갖춘 도시 개발을 위한 인센티브
An Incentive for Resilient Urban Development개요케냐에서의 도시농업은 단지 식량 생산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깨끗한 공기제공, 경사면과 하상 보호, 그리고 도시의 녹색 이미지 구축 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토지와 밀착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도시 농부들은 버려졌을 수도 있는 땅을 가꾸고 관리하는 데 열심이다. 사례 연구는 이러한 내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례 연구는 NGO운두구Undugu에 의해 나이로비Nairobi의 슬럼가들 가운데 한 곳에서 시행되었으며, 도시농업을 통해 농사짓는 여성들과 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프레데릭 그루텐휴이스 Fréderique Grootenhuis와 잉그릿 뒤케르트Ingrid Duchhart 이들 두 명의 조경가가 사례 연구의 디자인을 맡았으며, 운두구협회Undugu Society의 쿠리아가투라Kuria Gathura가 주의 깊고 인내심 있는 디자인 실행을 지원해 주었다. 이들의 의견에 따르면, 지속적인 도시화가 이뤄지고 있는 지구상에서 조경가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인간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도시환경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와 같은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감에 있어서 도시농업 및 도시 농림업은 중요한 기술적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다.
서론지난 20여 년에 걸쳐 도시농업은 아프리카의 도심지 및 촌락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 되었다. 이 글에서 필자는 주로 케냐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데, 프레데릭 그루텐휴이스와 필자가 그곳에서 오랜 기간 살면서 일했기 때문이다.
AbstractWith this paper, it is stated that in Kenya, the importance of urban agriculture does not lie only in food production, but also in the provided landscape services such as, fresh air, protection of steep slopes and riverbeds, and green image of the city. Through their attachment to land, urban farmers care for and maintain otherwise dilapidated land. A case study illustrates these propositions. A case study is carried out in one of the slums of Nairobi by the NGO Undugu and shows how urban agriculture changed the life of the farming women and their direct living environment. The landscape architects (Fréderique Grootenhuis and Ingrid Duchhart) played a role in the design of the case study, while Kuria Gathura from Undugu Society carefully and patiently guided the implementation of the design. It is in their opinion, that in an increasingly urbanizing world, landscape architects have to take the responsibility in designing urban landscapes that provide for basic human needs. Urban agriculture and urban agroforestry can form an important technology in living up to this responsibility.IntroductionFor over 20 years urban agriculture has become a common practice in villages and urban centres in Africa. In this paper, I focus on Kenya, because Fréderique Grootenhuis and I lived and worked there for many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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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네덜란드: 대도시의 농업
Metropolitan Agriculture초록네덜란드는 농업 역사가 강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이다.산업화되고 진보한 기술을 가진 농업으로 유명하다. 최근의 다양한 발전은 로컬 푸드 계획의 출현을 이끌었다. 본고에서는 네덜란드의 맥락 안에서의 대도시 농업의 사례 5개를 서술하고, 대도시 농업에서의 조경가와 계획가의 미래의 역할에 대해 숙고해본다.네덜란드의 사례네덜란드는 1㎢에 402명이 살 정도로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 중에 하나이다. 인구의 거의 절반이 란트스타트 지역에 산다.란트스타트는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헤이그,위트레흐트를 포함하는 네덜란드 서쪽 부분의 도시 밀집 지역을 말한다. 이들 도시에는‘그린 하트’라고 하는 넓고 중앙에 위치한 오픈 스페이스가 있다. 이 지역은 대부분 낙농장을 위한 초지로 덮인 이탄지 토양으로 되어 있다. 란트스타트는 중앙에 녹지가 있는 거대한 대도시로 볼 수도 있는데, 이는 분명 독특한 결합으로 로컬-어반 푸드 시스템을 위한 충분한 기회가 된다. 하지만 영국이나 미국 같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네덜란드의 로컬 푸드 운동은 최근에서야 시선을 끌었다.초기의 느린 진전은 네덜란드의 농업 역사로 설명될 수 있다. 농부들은 높은 인구 밀도의 결과인 높은 지대地代와, 시장에서의 상품 가격 하락 때문에 생산량을 늘려야 했다. 합리적으로 수입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 혁신과 규모 확장이 요구되었다. 오늘날 네덜란드는 헥타르당 수확량을 많이 내는 산업화되고 기술적으로 진보한 농업으로 유명하다. 많은 생산물이 주변 국가나 전 세계로 수출된다(Verhoeff et al. 2007).
AbstractThe Netherlands is a densely populated country with a strong agricultural history. The country is famous for its industrial and technological advanced agriculture. Recently, various developments have led to the emergence of local food initiatives. This article describes five different cases of metropolitan agriculture in the Dutch context and reflects upon the future role of landscape architects and planners in metropolitan agriculture.
The Dutch CaseThe Netherlands is one of the most densely populated countries in the world, with 402 inhabitants/㎢. Almost half of the population lives in the Randstad area. The Randstad is a conglomeration of cities in the Western part of the Netherlands, including the cities of Amsterdam, Rotterdam, The Hague and Utrecht. The cities enclose a large, centrally located open space called the ‘reen Heart’ The area consists mostly of peat soils with grassland for dairy farms. The Randstad can be regarded as a large metropolis with a green area at its centre; a unique combination which could arguably give plenty of opportunities for local and urban food systems. However, the local food movement in the Netherlands has only recently gained more attention, compared to other countries, such as UK and USA.The slow progress in initiatives can be explained by the Dutch agricultural history. Due to high land prices, as a result of the high population density, and decreasing product prices on the market, farmers were forced to increase their production.Technical innovations and scale enlargements were needed to maintain a reasonable income. Nowadays, the Netherlands is famous for its industrial and technological advanced agriculture with high yields per hectare. Many of the products are exported to surrounding countries or even further around the globe (Verhoeff et al.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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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미국: 커뮤니티 가든의 폭넓은 역할
Various Roles of Community Garden미국에서의 도시농업은 영리 및 비영리 단체, 정부 기관 그리고 비공식 조직 등 다양한 형태의 기관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가든community garden, 청소년 트레이닝 프로젝트, 수경 재배 농장 등 다채로운 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미국 내 11개 도시에서 커뮤니티 가든 활동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커뮤니티 가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커뮤니티 가든은 식량 재배라는 측면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특히 저소득 도시 거주민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가든은 이웃들이 한 데 모일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마련해주는 한편,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범죄를 줄이는 동시에, 정치적 조직화의 장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점을 갖고 있다.커뮤니티 가든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는 토지 이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경쟁이다. 몇몇 경우를 살펴보면 지가가 낮으면 커뮤니티 가든 도입이 가능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는 개발 이익을 위해 용도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과 개발 이익을 노리는 사람들 사이의 충돌은 몇몇 도시에서 심각한 정치적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는데 뉴욕시의 사례가 그렇다. 뉴욕시장이 개발업자들의 편을 들어주자 정원을 가꾸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정원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뜻을 모았다.그리고 때마침 비영리 단체가 개입해 해당 토지를 매입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Urban agriculture in the United States embraces a wide range of organizational forms (nonprofit, for-profit, government, and informal) and a range of activities (e.g., community gardens, youth training enterprises, aquaculture farms). This section will focus on community gardens, based on interviews with leaders in community gardening operations in eleven American cities. Community gardens serve the useful purpose of growing food, especially for low-income urban residents, but they also provide a gathering place for a neighborhood with many other benefits, including building social networks, reducing crime, and providing a site for political organizing.Community gardens face a wide range of challenges, among which one of the most difficult is competing uses for the land. In some cases community gardens were initiated when land values were low, and as values have increased, pressure from development interests has increased to change the use of gardens. The clash between gardeners and development interests has resulted in some intense political conflicts in some cities, among which NewYork is a well-known example. In that case the mayor sided with development interests, and gardeners mobilized to stop the destruction of their land. The solution that emerged in that case involved the intervention of a nonprofit organization, which purchased the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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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특별기고: 도시농업, 소통으로의 새로운 가능성
산업사회를 거치며 생산성과 경제성의 원칙으로 재편된 우리의 도시 구조는 이제 급변하는 정보사회의 조류 속에서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에 대한 성찰과 새로운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인류가 땅에 정착하며 농지를 일구어오던 전통적 농경사회는 경제적 생산성과 무역, 그리고 이에 따른 인프라와 토지 이용의 변화로 급격히 해체되기 시작했고 이제 우리의 밥상은 국적 불명의 수많은 야채, 고기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함께 모를 심고, 수확을 하며 음식을 나누고, 이웃간의 정을 나누던 소중한 공동체 의식 또한 도시화와 농지의 감소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편리성과 경제성이 빚어낸 도시의 기형적 팽창은 농촌의 상대적 몰락과 이에 따른 농산물 생산의 기계화, 대형화를 유발하게 되었고, 이는 전통적 농경사회의 핵심적 가치인 소통과 가치 공유의 근간을 흔들어 놓기에 이르렀다. 이젠 과거 농업사회처럼 이웃과 함께 일하거나 도울 일도, 그래서 어떤 공통 관심을 나누며 보람을 찾는 일도 적어졌으며, 간혹 재산권이나 이익에 관련된 사안으로 결집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삶의 일상적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소통을 나누고 유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이 오늘날 도시 사회의 현실이다. 땅이 주는 본래의 가치를 다시 찾아 위협받고 있는 식량의 원천을 살리고, 잃어버린 땅과 사람들과의 소통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기존 도시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진지한 반성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계획 및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도시농업의 움직임은 이러한 측면에서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던져준다. 기후 변화와 대량 생산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의 취약성은 보다 안정적인 농산물 보급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으며, 도시 내 버려진 땅이나 공공용지를 활용한 농산물의 재배와 보급은 이에 대한 하나의 흥미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대량 생산과 관리에 수반되는 화학약품의 이용을 지양하는 도시농업은 유기농 재배를 통해 지역민들의 건강을 증진하는데도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는 농약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은 유기농 농작물의 섭취가 매우 중요한 에이즈 환자들을 위해 도심 내 공동 정원을 만들어 농사를 짓도록 배려함으로써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을 개선하고 환자들간의 유대 관계를 높여주는데 크게 기여했다. 도시농업의 가치가 지역주민들의 소통과 공동체 의식, 그리고 사회적 가치의 창출과 공유에도 적지 않게 기여한다는 것은 실제로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뉴욕의 한 형무소에는 공동 농장을 만들어 수감자들로 하여금 시에서 배출된 생활쓰레기로 직접 비료를 생산, 이를 농산물 재배에 활용하게 함으로써, 유기농 야채와 과일 등을 생산해 홈리스들에게 무상으로 배급하거나 도시 저소득층에 싼 가격에 공급해 사회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농업의 이 같은 활용은 범죄자들이 사회에 보다 잘 적응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미 전역의 여러 형무소에 적용되었는데, 실제로 1992년 샌프란시스코의 카운티 형무소에 의하면 형무소에서 도시농업에 참여했던 수감자들이 다른 수감자들에 비해 출소 후 재수감될 확률이 25%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감자들이 농작물의 재배를 통해 갱생과 회복의 과정을 배우게 되고, 이에 필요한 전문적 농업 기술과 경험을 얻게 됨으로써, 출소 후 사회에 보다 긍정적으로 잘 적응하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도시농업은 교육적 차원에서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북미의 여러 도시들의 경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는데, 이들은 가정 환경이 불우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작물의 생산과 분배에 대한 살아있는 지식을 체득하게 함으로써 가정 환경의 부정적 영향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한때 청소년 범죄로 몸살을 앓아왔던 미국 보스턴 중부 지역의 한 마을은 지난 10년간 매 여름마다 1백40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도시 내 여러 부지에서 도시농업에 직접 참여하도록 했으며 수확한 농작물은 도시 내 저소득층에게 무상으로 분배하거나 판매하도록 했다. 청소년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농작물 재배 기술을 자연스레 습득하고 또 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보람과 자부심을 얻는 중요한 경험을 쌓았으며 이로 인해 지역 전체의 청소년 범죄는 급격히 줄어드는 효과를 보았다. 이렇듯, 도시농업의 효과는 지역 사회의 건강과 결속력 증진은 물론, 그리고 심리적 교육적 혜택으로까지 확대되며 그 활용 가능성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더욱 주목하고 있다. 도시농업이 지역사회 소통의 매개체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화합과 결속, 그리고 공공복지의 근간이 되는 지역사회 자본(community capital)의 구축이 강조되는데, 이는 7가지 구성 요소 즉, 인간 자본(human capital), 사회 자본(social capital), 정치 자본(political capital), 경제 자본(economic capital), 문화 자본(cultural capital), 건설 자본(built capital), 자연 자본(natural capital) 등에 대한 이해와 발전을 통해 가능하다. 도시농업의 구체적 방향과 디자인, 실행, 평가 방법 등은 바로 이들 7가지 구성 요소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여건과 기회, 그리고 이에 부합하는 공동의 목표 설정을 통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도시농업의 가능성은 단지 도시에서의 농산물의 공급이라는 생산적 가치를 넘어 인간과 땅, 인간과 인간과의 소통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익명성과 속도에 휩쓸려가는 도시의 삶이 흙과 땅, 시간, 그리고 이를 통해 서서히 피어나는 생명의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인간과 대지의 소중함을 배워갈 때 아마도 오늘날의 도시는 보다 희망적인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옥상 한 켠이나 앞마당, 동네 입구, 혹은 도시의 어느 후미진 땅 한 켠을 농지로 일구어 밥상에 오를 채소나 곡식을 심어보는 건 어떨까? 어느덧 시간이 흘러 땀이 스며든 한 켠의 농지와 각종 채소를 함께 재배하며 정을 나눈 이웃들. 도시 속에서도 흙 냄새를 맡고 땀의 가치를 발견하며 이를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공유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훗날 내가 “이곳에” 살아야 할 이유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도시농업의 목표와 가치는 분명해지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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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특별기고: 쉬울 것도 같고 어려울 것도 같은 생태적 도시농업
마치 명절 때 몰리는 귀향 행렬처럼 흙에 대한 그리움이 도시농업에 몰리고 있다. 농촌으로 귀농하는 것보다는 좀더 손쉬워 보이는 도시농업에 대한 유혹이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 같다. 그렇지만 초보 농부가 제대로 농사짓기란 쉽지 않다. 자칫 “이 정성이면 차라리 돈을 주고 사먹겠다.”며 포기하기도 한다.초보 농부가 지은 농산물이 크기도 작고 벌레에도 먹혀 구멍이 숭숭 뚫려있지만 그게 더 맛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어떻게 보면 과잉 양분으로 키운 달달한 기존 시장 농산물에 입맛이 들어서 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작고 못생긴 그 놈을 먹어보면 반응이 달라진다. 게다가 자기가 키운 것이니 그 맛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초보 농부가 키운 것은 의외로 맛있다. 작물은 자신을 정성껏 돌봐주지 못하는 초보 주인을 만나게 되면 스스로 커야 한다. 거름도 덜 주고 벌레와 풀도 잘 잡아주지 않고 가뭄에도 물을 주질 않으니 작물은 본래의 생명력이 살아나는 것이다. 바로 잊어버린 옛날 맛이다.그러나 농약과 축산 분뇨에 찌든 땅에서는 병충해가 커서 거의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작물을 망가뜨린다. 그럼에도 절대 농약을 치지 말라고 권한다. 약을 치면 천적도 함께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을 치지 않으면 당장 다음 해에는 거미 같은 천적이 나타나 점차 밭은 균형을 찾아간다. 그래서 흙이 살면 작물도 본래의 생명 에너지가 살아나 초보 농부를 만나도 그 땅에선 최소한의 먹을 것을 준다. 진정한 농부는 흙을 살린다 했다.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농약보다 더 무서운 사실은 바로 흙이 콘크리트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심각한 콘크리트 피복으로 서울의 녹지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한강을 빼면 60~70%가 콘크리트로 막혀 있다고 볼 수 있다. 도시는 사막과 다름없거나 사막보다 더한 곳이 되어 가고 있다. 사막처럼 물도, 먹을 것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는데, 그나마 오아시스가 있는 사막과 달리 그조차도 없는 것이 도시인 것이다. 콘크리트를 깨고 흙을 살려 텃밭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 구경하고 산책하는 것밖에 할 일이 없는 공원보다 흙과 작물과 이웃이 활발하게 소통하는 텃밭 공원을 만들자는 것이다. 거름을 만들어 땅을 비옥하게 해주고 씨앗을 심어 싹틔우는 생명의 신비를 경험하고 수확물을 거둬 나눠 먹는 일련의 농사 행위야 말로 창조적인 행위이고 흙도 살리고 녹색도 살리는 공동체 문화이다.농사가 사라지면서 공동체도 사라졌다. 사람들만의 공동체는 비현실적이다. 진정한 공동체는 사람만이 아닌 모든 생명이 함께 공생을 누리는 흙 위에서나 가능하다. 콘크리트 위에서는 개인주의적인 삶을 속성으로 하지만 흙에서는 협동의 두레 삶을 속성으로 한다. 흙과 자연에서는 함께하는 삶이 아니면 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도시농업을 통해 토종을 살려보자는 일이다. 토종은 약성과 기능성이 뛰어나다. 또한 병해충에 대한 내성도 강하다. 맛도 우리 입맛에 맞다. 단지 수확량이 떨어지고 균일성이 떨어져 상품성이 떨어질 뿐이다. 토종은 가임종자다. 농부가 채종을 할 수 있는 씨앗인 것이다. 토종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게 약점이라 농업인들이 외면하곤 한다. 그런데 상품성보다는 그 생명성과 유전자원이 더 중요하다. 상품 농사를 하지 않는 도시 농부들이 이를 보전하기에 더 적당하다. 그래서 우리의 도시농업이 토종을 살린다면 이는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될 일이다.
땅이 부족한 도시에서 새로운 도시농업의 한 방법으로 상자텃밭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계가 많은 방법이다. 사실 상자텃밭은 필자와 전국귀농운동본부가 처음 개발해서 보급한 것으로, 당시 토지공사에서 하는 초록사회 만들기 공모에 선정되어 3년 동안 전국을 돌며 보급했다. 이 보급 활동으로 상자텃밭은 금방 도시농업의 아이콘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전국귀농운동본부에 처음 상자텃밭이 제안되었을 때 인공 흙으로 화분 같은 상자에 담아 재배하는 게 무슨 농사냐는 비판을 무릅쓰고 강행한 것이 약간은 후회스럽기도 하다. 흙이 없는 도시에서 불가피한 측면은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도시의 흙을 살리는 일이 더 늦춰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한계를 뚜렷이 알고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며 보완책을 분명히 갖는다면 의미는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옥상 텃밭도 유행이다. 방수 공사하기 힘든 경우에는 옥상에 상자텃밭을 올려놓기도 한다. 그래도 상자형보다는 화단식으로 밭을 펼쳐놓는 게 훨씬 좋다. 상자는 사실 폐쇄형이라 흙을 매년 갈아주어야 한다. 그에 비해 화단식은 개방형이어서 흙 관리도 좋다. 상대적으로 농사도 잘 된다. 덜 가물고 거름 효과도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인위적인 텃밭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우선 비용이 비싸다. 고추 하나 키울 상자텃밭 한 개의 값이 1만 원 정도 한다. 옥상에다 녹화하듯이 밭을 일구면 평당 가격이 몇 십만 원 수준이다. 고추 한포기 키워 먹으려고 1만원이나 투자해야 하고, 옥상 위의 밭 조성비가 시골 농경지 땅 값보다 훨씬 비싸다면 이는 분명 모순이다.두 번째는 생태적이지 않은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상자를 플라스틱 화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플라스틱 자체도 문제지만 뙤약볕에 놓고 재배하면 금방 삭는다. 곧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농산물 맛도 떨어지고 재미도 덜하고 다양한 생명이 살아숨쉬는 생태 공간을 만들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농산물이란 깊은 흙 맛을 보고 자라야 맛이 있다. 또한 밭에는 작물만 있는 게 아니라 지렁이 등 다양한 벌레와 절로 얻는 들나물이 있지만 상자에는 이런 것이 없다.
얼마 전 광화문광장에 논을 만들자고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조성 비용이 300평에 1억 5천만 원이나 든다고 하여 비판 여론과 함께 취소가 된 적이 있다. 보통 시골의 논처럼 만든다면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경관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도시 한복판이어서 많은 비용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비싼 비용을 치르면서 도시농업을 한다면 이로 인해 농사에 대한 열기가 식어버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도시농업의 일부 목적이 먹을거리를 자급하려는 것도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게 밭도 자급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도시농업을 건강하게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방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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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특별기고: 도시농업, 조경을 말하다
산업화 이전 1960년대는 경제력이 매우 취약했던 시절이다. 먹고 살기에 급급했었다. 당시 조경은 미미하거나 아예 개념조차도 보이지도 않았다. 대신 텃밭은 생활의 중심이었고 이를 배경으로 마당과 꽃밭, 장독대, 변소, 우물, 초가집, 그리고 이를 에워싸고 있던 울타리가 지금 생각해 보면 조경의 영역을 대신해 주었다. 잠시나마 텃밭 속에 조경이 묻혀 있었다고나 할까? 먹을거리의 비중이 컸던 시절인지라 텃밭만이 크게 보였다. 피부적으로 조경을 느끼건 한참 후 도시화에 따른 대한민국의 아파트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였다.지난해 2010년 초부터다. 텃밭으로 상징되는 도시농업 열풍이 갑자기 일기 시작했다. ‘텃밭회복 운동’이랄까? 지금까지는 관행처럼 있어 왔던 주말농장 정도가 도시농업의 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그게 아니다. ‘집집마다 텃밭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먹혀 들 정도였다. 서울시에서 분양한 팔당 지역 주말농장과 상자텃밭 5천 개가 순식간에 말끔히 처리됐는가하면 최근 부산시 보리텃밭 나누기 행사에도 수천 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서울 도심 ‘도시농사꾼학교’에 대기업 CEO들이 텃밭 공부에 ‘열공’ 중이고, 각 지자체마다 도시농업육성조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하여 올 6월 ‘도시농업지원육성법안’을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왜 이리 아우성일까?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 때문일까? 아니면 총체적인 잿빛 도시화의 갈래 속에 있을까? 요즘 식탁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가중된 것은 사실이다. 누구의 말을 빌면 우리 식탁의 90% 이상이 수입이거나 출처불명이다. 불량식품 범람과 오염으로 이제 시민들은 불신과 불안을 넘어 공포의 대상으로 먹을거리를 걱정한다. 또한 잦은 기상이변으로 1만 5천 원짜리 배추를 ‘내 손으로’ ‘우리가 직접’ 핸드메이드, 홈메이드 GIY 농산물을 찾는 분위기까지 역력하다. 그러나 이는 도시농업 열풍의 일면일 뿐이다.도시농업과 조경의 출발점은 모두 도시화와 밀접한 관계성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 배경은 사뭇 다르다. 잿빛 팽창 도시에 대한 회복 운동이 텃밭-도시농업이라면 조경은 도시를 만드는 핵심, 쾌적한 녹색 도시 만들기에 액센트가 주어진다. 그래서 조경은 건설 붐에 힘입어 진작부터 잘 나간 상품이다. 시멘트 문화를 자연친화적 녹색 도시로 바꾸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으레 도시건축물이 들어서면 고급 잔디가 깔리고 심지어는 수억 원을 호가하는 조경수와 조경석이 옮겨져 위풍당당한 도시 풍경을 순식간에 만들어 낸다. 내가 사는 목동아파트단지만 보더라도 눈으로 느끼는 녹지화율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30% 이상의 공간이다. 모두 한국 조경의 빼어난 노력과 기술 덕분이다. 아쉬운 게 있다면 너무 기계적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삶을 중시하려는 콘텐츠와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1960년대 방식의 매너리즘 녹화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그 예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옥상 녹화 사업을 보고 기겁을 했다. 잔디 깔고 나무 심고 분수대에 조약돌 붙이고 원두막 짓는 조경업의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더 가관인 것은 홍보안이다. 옥상 녹화의 필요성을 설명했는데 열섬현상 완화, 옥상 경관, 에너지 절감, 커뮤니티의 장, 생태징검다리 공간만으로 표현되었다. 의당 있어야 할 커뮤니티 가든-에더블 가든의 텃밭 개념은 쏙 빠졌다. 뭐랄까? 밀가루 반죽에 베이킹파우더를 넣어 잘 구웠는데 정작 팥소가 빠진 경우(?)라고 할까. 아직도 고착화된 이미지와 매너리즘이 조경에는 잔존해 있다. 2년 전 가을 오사카 남바파크를 방문하고 감동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한된 시각이 생각난다. 오 시장은 남바파크 잔디밭 위에서 이런 말을 했다. “옥상 녹화 사업이 엄청나게 진화하고 있다” 조경의 1차원적인 ‘녹화’만 바라 본 것 같아 안타까움이 들었다. 도시농업이 지니는 최고의 가치가 있다. ‘즐길 수 있는’ 락(樂)이다. 가꾸는 즐거움, 소통하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 땀 흘리는 즐거움, 나누는 즐거움이다. 이른바 ‘오락(五樂)’의 도시농업이 ‘텃밭 DNA’이다. 돈 천원이면 손바닥 텃밭에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즐거움이 있고 세살부터 여든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 도시농업이다. 도시농업포럼은 이번 가을에 ‘인사동거리텃밭 전’을 연다. 도시를 아름답고 푸르게 챙긴다는 목표도 있지만 최고의 가치는 즐거운 '텃밭 DNA'의 도시 접목이다. '텃밭 DNA'의 가치가 도시민에게 접목되어야 도시는 즐거워진다. 광화문광장을 지날 때마다 느끼는데, 세종대왕을 모시고 고급 대리석에 고급 잔디, 화려한 초화로 조경을 했지만 늘 그게 우울증으로 다가 온다. 즐거움의 '텃밭 DNA'가 배제되었다.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 잔디를 걷어내고 텃밭을 만든 이유는 더 나은 조경을 위해서도 아니고 꼭 내 입에 넣을 유기농 채소만을 얻기 위함도 아니다. 영혼 없는 ‘잔디’에 비해 ‘텃밭’이 지닌 가치가 1만 배는 더 커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성한 나의 4.9㎡ 마늘 텃밭에는 마늘만 자라지 않는다. 열무도 소복하게 자라고 상추 토마토 가지 파프리카 돌나물. 그리고 텅 빈 공간의 여유까지 부린다. 권위와 매너리즘에 푹 빠진 단순 조경이라면 사막이나 다름없다. 생명의 환희도 휴식도 살 수 없다. 브레이크! 깨야한다. 조경과 도시농업은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 같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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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특별기고: 도시농업의 매력과 가치
아파트 주변 주말 농장이나 도심 텃밭, 옥상의 채소 정원. 요즘 부지런한 도시 농부들이 밭을 일구고 고추, 상추 등 신선한 채소를 심느라 한창이다. 가족의 먹을거리를 안전하게 내 손으로 생산한다는 뿌듯함, 농사일을 하면서 어느덧 이마에 송송히 맺히는 땀방울 덕분에 건강해지는 몸과 마음, 텃밭 주변 다른 이웃과의 즐거운 대화, 이와 함께 얻어지는 공동체 의식의 되살아남 등 도시농업을 함으로써 얻는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 도시 공터나 근교에 농원 단위의 텃밭이나 주말 농장에 힘들다고 생각해 왔던 농사일을 여유로 즐기는 도시 농사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살아 있는 녹색의 생명체와의 끊임없는 교감을 이루는 일이다. 기존의 농사 활동이 수량을 높여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도시 농사의 목적은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는 인간성의 회복, 나아가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이다. 밭에 상추를 심고 상추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풀을 뽑아주고 땅이 마르면 물을 주고 척박한 곳은 거름을 주면서 녹색 생명체를 보살피는 일, 이것은 자연에 순응하는 가장 인간적인 활동으로서, 이 과정을 통해 도시민들은 그동안 잃고 살았던 생명이라는 참된 가치를 깨닫게 되고 자신의 본래 심성을 되찾게 된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 농사를 지어본 도시민들은 체험을 통해 농업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되고 결국 농업을 사랑하게 된다.
도시농업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는 도시농업의 형태만큼이나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다. 정부기관 중 도시농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농촌진흥청에서는 도시농업을 ‘도시민들이 농사 활동을 통해 먹고 보고 즐기는 인간 중심의 생산적 여가 활동을 말하며 이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한 삶을 꾀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농업의 소재는 먹을거리인 채소류도 포함되지만 정원을 가꾸며 꽃과 잎, 줄기를 돌보는 가드닝, 초등학교의 스쿨 팜, 스쿨 가든, 도심의 옥상 정원, 허브원, 원예 활동, 도시 화단 등은 물론 학교나 가정에서 교육용으로 쓰는 곤충이나 새, 물고기, 일부 가축까지 광의의 농업으로 볼 수 있는 모든 생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도시농업을 하나의 농산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10㎡ 정도의 지극히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짓는데 산업으로의 경쟁력을 얘기하기란 참 어렵다.
사실 선진국일수록 먹을거리 외에도 머무르면서 사계절 꽃을 즐길 수 있는 농원, 정원, 베란다나 발코니 가든 등 원예가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시민농원,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등이 바로 그것으로 주말이면 농원에 머무르면서 채소 가꾸기는 물론 초화류나 허브 등을 기르면서 녹색 식물체와 교감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거주자가 많아 도시농업을 할 베란다 등의 실내 공간이 많다. 베란다는 아파트 안에서 농작물이 가장 자라기 좋은 곳으로 여기에 미니 농원을 만들면 웬만한 엽채류와 과채류는 연중 생산할 수 있다. 신선 채소를 기르면서 좋아하는 화초도 가꾸고 거실, 부엌, 방 등에는 공기 정화용 실내 정원이나 화분 등을 배치하면 아파트 안은 그야말로 쾌적한 자연이 된다. 채소 생산 및 화초류 가꾸기는 가급적 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것이 좋다. 역할을 조금씩 분담하거나 공동 작업을 하면서 식구들 간에 정도 생기고 화목해지며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화력도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농진청에 별도의 전문연구팀을 신설했다(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내 도시농업연구팀, 박사급 10명, 2010. 4. 1.). 3개의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식물의 공기 정화, 음이온 배출 등 식물이 갖는 다양한 기능을 밝히고 실공간에 이용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하는 환경개선연구실, 옥상 및 벽면 등의 인공 지반을 농원, 자연학습장, 사계절 정원으로 활용하고 도시 조경 및 녹화, 수질 정화를 위한 식물의 이용 효과를 구명하는 도시녹화연구실, 그리고 실내 정원, 실내외 텃밭, 원예 활동 프로그램 개발 등을 연구하는 사회원예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개발된 기술들은 농진청 원예특작과를 통해 전국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다양한 시범 사업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소개 확산된다.
한편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로컬 푸드(local food)의 중요성이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농산물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여 물류 이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각종 에너지 소비와 비용을 줄여보자는 것으로 로컬 푸드 확산과 함께 근교 농업의 발달도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수직 농장(vertical farm)에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모델 개발 및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직 농장은 빌딩 안에서 식물 생장에 필요한 각종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농산물을 공산품처럼 연중 생산하는 것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첨단 농업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비영리를 전제로 펼쳐지는 현재의 도시농업과는 다소 개념이 다르며, 식량 위기 해소는 물론 첨단 융복합 기술의 확보 및 교육,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미래형 복합도시농업 모델로서 신성장동력의 원천 기술 선점이 가능한 분야이다. 현재 한국형 수직 농장 모델 개발을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수직 농장을 설치하고 다양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도시농업은 선진국형 산업이다. 전 세계 선진국들을 보면 농업, 특히 도시농업이 발달되지 않은 나라는 없다. 도심에서 농사 활동을 통해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볼거리나 느낄꺼리를 찾을 수 있는 도시농업은 분명히 인간중심의 생산적 여가활동이다. 도시에서 농사짓는 것, 그 과정을 통해 웰빙, 웰다이, 더 나아가 그 어렵다는 웰에이징까지 할 수 있으니 확실히 축복받은 일이다. 도시농업은 도시민들에게 행복이고 도농소통의 창구가 되어 농촌농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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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특별기고: 도시농업과 생활 속 녹색 인프라 구축
도시농업은 도시의 녹색 인프라 구축이라는 큰 틀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녹색 인프라는 “시민 건강, 환경 복지, 생태 환경”을 추구하는 보다 종합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2010년 기준 지자체가 고시한 전국의 공원 면적은 1,034㎢이며 이 중 미집행 면적은 823㎢로 80%에 달한다. 공원 일몰제로 2020년 7월 1까지 미집행공원 면적이 집행되지 못하면 사라지게 된다. 이는 여의도 윤중제 2.9㎢ 283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며, 이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약 55조가 소요되어 지자체가 매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공원 일몰제로 사라지는 공원 면적 일부를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사)한국조경학회는 공원 일몰제로 사라지는 공원 면적의 일부를 정부가 국가공원으로 지정하여 조성할 필요가 있어 대형 국가공원 조성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가공원에는 시민 체험과 휴식을 위한 도시농업 활동 공간이 포함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매년 정부와 지자체가 공원, 녹지 등 녹색 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은 도로, 교량 등 회색 인프라 투자 비용에 비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공원 일몰제가 잘 말 해주고 있다. 녹색 인프라 구축은 다양한 공원, 녹지, 농지, 텃밭, 하천, 습지, 농지, 그린벨트를 유기적으로 배치하고 녹색길로 이들을 연결하여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녹색 인프라는 시민 누구나 자연에 쉽게 접근하여 산책과 운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고, 온난화를 감소시키고, 생물 다양성을 증가시키며, 홍수 등 자연 재해를 줄이는 기초 시설이다. 저탄소 녹색 성장에 기여하며,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삶의 질 개선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아울러 관광과 고용 창출, 토지의 가치 상승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녹색 인프라는 현 세대는 물론 앞으로 100년 후의 시민 건강과 환경 복지를 위해 필수적인 기반 시설이다.도시농업이라는 또 하나의 화두가 우리 조경에 주어졌다. 도시농업을 생활 속 녹색 인프라를 구축하는 구성 요소로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녹색 인프라 구축의 종합적 통합적 틀 속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작물을 가꾸고 생산하는 실천을 지향하는 포괄적 접근으로 도시농업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도시농업을 통한 도시 경관과 환경의 지속가능한 개선을 위한 조경 분야의 리더십과 역할, 사회적 봉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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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특별기고: 도시농업은 삶의 미적(美的)실천이다
요즈음 도시에서는 농(農)을 즐기(樂)는 일이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도시민들이 도심(都心)에 농업을 끌어들여 즐기고 이용하며 뭔가를 생산하고자 하는 도시농락(都市農樂) 행위가 스스럼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좀 더 발전하게 된다면 도시농업을 하나의 비즈니스 형태로 개발하여 상품화하는 과정이 나타나서 도시락(都市樂)을 판매하는 사업이 될 터인데 아마도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도시농업의 발달은 농업 국가에서 산업 국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했던 인구의 도시 집중화 현상과 도시의 과밀화 그리고 도시의 생활환경 악화가 도시민의 인내 한계를 넘게 하였고, 이에 도시민들이 삶의 수단으로서 도시에 농업을 불러들이게 된 것이 현 시점이라고 본다.통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도시화율(都市化率)은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인 1950년대에 21.4%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83%가 되었고 앞으로 40년 후인 2050년이 되면 90.8%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쯤 되면 우리의 삶은 도시라는 한정된 울타리 속에 갇혀버리게 되는 것이다. 과거, 중세 유럽의 성곽 속에 꽁꽁 묶여 제한된 삶을 살던 성곽 도시 사람들이나 다름이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다. 그렇지만 고대(古代)나 중세(中世)의 성곽 시대에도 채원(菜園), 과원(果園), 약초원(藥草園) 등 도시농업은 존재해 왔었다. 특기할 점은 중세에 삶의 미적(美的)실천을 위한 정원(庭園)이라는 것이 성곽 내에서 발달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대도시에서의 도시 조경이나 도시농업의 발전 과정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사실이다.도시농업이란 도시를 삶의 터전으로 하여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도시민들이 주체가 되고 도시 내의 토양과 물 그리고 기타 도시 자원을 이용하거나 재활용하여 농작물을 가꾸고 생산하는 농업 활동이다. 도시민들은 이러한 농업 활동을 통해서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증진시키고 건전한 여가 활동을 영위하면서 삶을 즐기며 교육과 체험을 통하여 지식을 습득한다.도시농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 내 녹지 공간의 확보를 통한 쾌적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고 에너지의 절약과 도시 자원의 재활용을 통한 에너지 재생산과 순환 체계의 개선, 도시 내 에코시스템(eco-system)의 구축을 통한 생태적 삶의 구현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연계를 통한 도농간 문화적 교류와 전승, 도시민 계층 간의 공동체 문화 형성과 이해를 통해 도시민의 상호 관계를 증진시키는데 있다.